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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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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리르
Fenrir
파일:Odin_und_Fenriswolf_Freyr_und_Surt.jpg
《Odin and Fenriswolf, Freyr and Surt》
에밀 되플러 作, 1905년
1. 개요2. 이름3. 계보4. 전승5. 라그나로크6. 해석7. 창작물
7.1. 개별 문서7.2. 기타 창작물

[clearfix]

1. 개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을 잡아먹는 늑대.

2. 이름

국내에서는 '펜릴'이라고 적는 사례도 많으나, 이는 과거 일본어 가타카나 표기인 'フェンリル(휀리루)'를 중역하는 과정에서 알파벳 스펠링을 확인해보지도 않고 ル(루)를 별다른 고민 없이 ㄹ받침으로 섭입시켜 번역했던 명칭이 어중간하게 정착한 것이다. 궁니르를 궁그닐, 묠니르를 묘르닐, 슬레이프니르를 스레이프닐으로 표기하는 것과 같은 사례이다.

3. 계보

로키와 여성 거인 앙그르보다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식들 중 장남으로, 남매로는 남동생 요르문간드, 여동생 이 있다. 로키의 자식들을 총통틀어서 보면 오딘의 애마인 슬레이프니르늑대로 변하게 된 형과 그 형에게 죽은 동생으로 구성된 형제도 로키의 자식이며 태어난 순서로 따지면 펜리르의 형이다.

미드가르드의 동쪽에 있는 철로 된 숲, 야른비드르에 사는 트롤 혹은 거인족 여자 사이에서 두 자식을 보았다. 펜리르의 아내가 되는 이 거인은 '야른비댜'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늑대는 해와 달을 쫓는 늑대, 스콜하티다. 무녀의 예언(Völuspá)에서 등장하는, 이 늑대 형제를 키운 여인이 둘의 어머니인 야른비댜라는 설이 있고, 할머니라 할 수 있는 앙그르보다라는 설도 있다.

4. 전승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Fenrir_bound_manuscript_image.jpg
글레이프니르에 묶인 펜리르.
누구도 제어할 수 없을 만큼 흉폭해서 결국 있을 수 없는 물건들로 만든 글레이프니르에 매이고 만다. 펜리르는 힘이 엄청난 늑대였을 뿐이고 악행을 저지른 일은 없다. 펜리르가 라그나로크 때 오딘을 죽인다는 무녀의 예언과 탄생 과정 때문이 신들이 지레 겁을 먹고 펜리르를 묶어 놓았는데 펜리르는 이 일로 신들에게 원한을 가진다. 라그나로크 때까지 묶여 있다가 결국 풀려나서 예언대로 오딘을 죽였다.

신들은 펜리르에게 "너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이 밧줄도 묶여 봐라. 묶인 밧줄을 힘으로 끊어버릴 수 있다면 충분한 과시가 되지 않겠느냐"며 꾀었다. 그 밧줄, 레이딩(Leyding)은 펜리르가 보기에는 별 것이 아니었기에 펜리르는 순순히 묶였고 가볍게 끊어버렸다. 이에 더 놀란 신들은 훨씬 두껍고 튼튼한 밧줄인 드로미(Dromi)를 가지고 와서 같은 방식으로 꼬셨다. 펜리르는 이번에는 조금 고민했으나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명성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묶이는 데 동의했다. 처음에는 펜리르조차 벗어나기 힘들어했으나, 강하게 힘을 주자 그 튼튼하던 밧줄이 산산조각나서 멀리 날아가버렸다. 이 설화 때문에 북유럽에선 굉장히 힘든 일을 해내는 것을 이르러 레이딩에서 풀려나기(Loose from Leyding), 혹은 드로미 벗어나기(Dash out of Dromi)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제 정말로 심각한 위기감을 갖게 된 신들은 결국 회의 끝에 난쟁이에게 찾아가서 절대 끊어질 수 없는 끈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했다. 난쟁이는 세상에 없는 재료들[1]을 이용하여 글레이프니르를 만들어 준다. 신들은 이 밧줄로 펜리르를 묶기 위해, 암스바르트니르 호수[2]에 있는 링비 섬[3]으로 펜리르를 불러내어 "네가 정말 대단하다면 이 밧줄에 묶인 다음에 벗어나봐라. 이건 가느다랗지만 우리 중 누구도 풀어내지 못했다!"며 도발했다.

글레이프니르는 확실히 대단히 가늘었기 때문에 금방 끊어질 듯이 보였지만, 펜리르는 이런 가는 실은 끊어낸다고 해도 별 명성은 주지 않을 것 같았던 반면 이런 가는 밧줄에 힘이 있다면 그것은 마법의 물건일 것임을 의심해서, 자기가 못 벗어날 경우 다시 풀어준다는 보증으로 누군가 자기 입 속에 팔을 넣지 않으면 묶여주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자 전쟁의 신 티르가 용감하게도 펜리르의 입속에 팔을 넣었고 나머지 신들은 펜리르를 글레이프니르로 묶어버렸다.

그 후의 이야기는 모두가 짐작하는 바와 같다. 펜리르는 실을 끊을 수 없었고 신들은 당연히 이를 풀어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박장대소하며 펜리르를 비웃었다.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펜리르는 입을 다물어 티르의 한 팔을 삼켰고, 이후로 티르는 외팔이가 되었다. 일부 전승에서는 그래도 어릴 때부터 돌봐줬던 정 때문에 펜리르가 입을 다물기를 망설여하자, 티르가 '우리가 약속을 어긴 것이니 팔을 자르라'고 했다.

그 후에도 펜리르는 분노에 떨며 미친 듯이 날뛰었지만, 오히려 신들은 그 틈을 타서 펜리르의 위턱과 아래턱을 꿰뚫는 각도로 칼을 박아 넣어서 펜리르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고 그대로 매달아 놓았다. 펜리르는 이런 상태로 라그나로크까지 매여 있게 된다.

5. 라그나로크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Odin_and_Fenris.jpg
라그나로크의 때, 오딘을 잡아먹으려는 펜리르.
밧줄에 묶인 채 매달려서 끝 없는 분노와 복수심을 키워나가던 펜리르는 라그나로크가 시작되면 드디어 글레이프니르 에서 풀려나게 된다. 그동안 어마어마하게 불린 덩치를 바탕으로, 윗턱은 하늘의 끝에, 아랫턱은 땅의 끝에 닿아 그 사이의 모든 것을 먹어치웠다. 이런 미친 듯한 폭식으로 신들을 공격했고, 그 결과 신들의 왕 오딘을 한 입에 먹어치우는 혁혁한 전공을 세우게 된다.[4]

그러나 그 직후 오딘의 아들인 비다르에게 아래턱이 밟히고 위턱이 들려서 입이 찢어 죽는 최후를 맞이한다.[5]

라그나로크를 예언하고 있는 원전에서는 길피라는 주인공격 인간이 ‘그럼 왜 펜리르를 지금 죽여버리지 않냐’고 묻는데, 신들은 신성한 장소를 늑대 피로 물들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아스가르드에서는 누군가를 죽인다든가 하는 걸 기피하고 특히 피를 흘리게 하는 것도 원치 않는지 스카디의 아버지 티야치도 피를 흘리며 죽은 건 아니었다.[6]

다른 설화에서는 애초부터 죽일 수가 없었기 때문에, 펜리르가 위협이 되리라는 예언을 두려워하고 그에 따라 글레이프니르까지 만들어가며 펜리르를 구속했다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 죽일 수가 있었다면 예언 때문에 두려워할 이유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 또한 토르의 호전성을 생각하면 토르가 그 예언을 듣고 펜리르를 가만히 놔둘 이유가 없다.[7]

6. 해석

신들의 아버지를 단숨에 삼켜버린 전적이나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다는 것에서 군중이나 국민들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종종 있다. 아무런 적의도 없었지만 지배계층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억눌러 놓는다거나, 억눌린 상태에서도 꾸준히 성장하여 최후엔 글레이프니르조차도 묶지 못하는 수준으로 성장하여 입을 벌리자 천지를 뒤덮었다는 등.

펜리르가 있는 링비 섬의 이름이 글레이프니르마냥 반어법[8]으로 지어진 게 아니라면 상당히 흥미로운 풍경이 나온다. 왜냐면 링비(Lyngvi)의 Lyng은 히스 꽃을 뜻하기 때문.1 2 [9] 즉 깊은 호수에 둘러싸인, 분홍빛 꽃이 만발한 섬에 거대한 늑대가 비단 끈으로 묶여있다는 그림이 된다. 대부분의 신화 속 펜리르를 묘사한 일러스트가 설원이나 황량한 바위섬에서 쇠사슬에 묶여있는 우중충한 분위기로 그려져 왔던 걸 생각하면 원전은 의외로 화사하고 예쁘장한 이미지가 되는 셈.

7. 창작물

늑대 캐릭터들, 그 중에서도 매우 강력한 캐릭터의 이름 등등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펜리르라는 정확한 표기와 펜릴이라는 오기가 별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편이다. 늑대라는 종의 특성상 아주 강한 개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아서 적군으로 나올때는 그다지 강한 몬스터가 아니지만 우군으로 쓰일때는 매우 강하고 믿음직한 동료로 묘사된다.

하지만 무려 최고신을 죽여 비교 대상이 손에 꼽는 존재인데 그 위상만큼 강함이 잘 표현되진 않는 편이다. 아무래도 늑대가 일반적인 잡몹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과거에는 북유럽 신화가 보편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던 시절인 탓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높게 쳐줘도 케르베로스와 동격의 취급을 하는 수준인데 북유럽에서는 엄연히 이 포지션을 맡은 괴수, 가름이 따로 있으며 가름은 펜리르보다 격이 낮은 존재이니 펜리르 입장에선 여러모로 억울할 따름.

그래도 북유럽 신화가 꽤 유명해진 이후로는 전설종으로써의 위엄을 보여주거나 신 살해자의 이미지에 걸맞은 서사와 능력을 보여주는 매체도 늘어나게 되었다.

7.1. 개별 문서

7.2. 기타 창작물


[1] 여자수염, 뿌리, 고양이 발소리, 물고기의 숨, , 의 힘줄.[2] Amsvartnir. 칠흑같이 까맣다는 뜻으로, 신 에다에서만 언급되는 장소이다.[3] Lyngvi. 히스가 가득 자라난 곳이라는 뜻이다.[4] 자신을 키워주다시피했던 티르는 정 때문에 죽이는 게 망설여지기라도 했는지 헬의 파수견 가름이 대신 죽여주고 그와 동시에 가름도 죽어버린다.[5] 토르 다음가는 장사라곤 하나, 비다르도 절대 찢어지지 않는 가죽 신발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이것이 아니었으면 펜리르에게 사망했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6] 물론 이건 완벽한 대답이 아니다. 아스가르드에서만 죽여야 한다는 법칙도 없기 때문. 물론 펜리르가 너무 커서 못한다면 말이 될수도 있겠지만.[7] 일단 펜리르나 요르문간드나 대단히 강한건 사실으로 토르와 요르문간드는 서로 싸워보았지만 무승부였고 라그나로크에서도 싸우게 되지만 요르문간드가 먼저 죽으나 토르 또한 싸우던 도중 요르문간드의 독에 당해 곧 죽는다고 하니 서로의 수준은 거의 무승부 수준이다. 세상을 휘감을 정도로 거대한 요르문간드가 이정도이니 윗턱은 하늘에 아랫턱은 땅에 닿는다는 펜리르의 강함 역시도 아무리 못해도 요르문간드와 비견되는 수준일 것이다.[8] 글레이프니르는 열린 것(open one)이라는 뜻이다. 목적을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하게 작명되었다.[9] 아이슬란드괴물 고래 중 하나인 링바쿠르(Lyngbakur)의 Lyng 또한 같은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