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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7 14:22:15

부끄러움

수치심에서 넘어옴
1. 감정 중 한 느낌
1.1. 성적 수치심1.2. 수치심과 죄책감의 관계성
2. 한국의 경수필

1. 감정 중 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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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 심리학자 수전 데이비드의 분류 결과와 칠정의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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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중 하나로 어떤 잘못을 저질러 큰 망신을 당했거나 남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혐오감, 짜증을 느꼈거나 주어진 일을 못해 본인에게 양심에 가책을 느끼던가 떳떳치 못한 것 또는 숫기가 부족해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이나 행동을 제대로 못 하거나 어색한 것. 당당하지 못하다는 공통 분모는 있지만, 보통 전자는 수치심(羞恥心, shame)이라고 하며 '수치스럽다.'의 동의어로 사용하고, 후자는 수줍음(shy)이라고 한다. 사생활 침해 당할 때도 부끄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속어로는 쪽[1]팔림이라고 하는데, 어느 쪽으로 사용되든 보다 노골적이고 강렬한 어감을 준다.

또한 수치심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의 유무에 큰 영향을 받는다. 즉,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 관종짓을 하거나, 사람이 아무도 보지도 듣지도 못 하는 곳에서 이상한 춤을 추는 것은 수치심을 일으키지 않지만, 모두가 바라보는 단상 앞에서 바보같은 말을 내뱉는 것은 수치심을 강하게 일으키는 것.

을 마시고 사고를 치는 이유가 바로 부끄러움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이런 수치스러운 감정이 계속되면 트라우마에 시달려 정신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내면아이 이론에서는 어린 시절에 성범죄나 가정폭력 등의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면, 그것에 대한 억압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몇 년, 혹은 몇 십년 뒤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당시의 상처의 기억이 나와서 재발이 계속되어 우울증, 편집증, 완벽주의 등의 성격장애의 원인이 되고, 이러한 수치심이 내면화 되었다면, 심리적 무감각 상태가 되어버린다고 한다.

이런 감정을 느낄 때 얼굴이 빨개지는데, 그 이유는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얼굴의 피부 혈관이 이완되어 혈액량이 늘기 때문이다. 특히 양 의 피부가 자주 붉게 변하는데, 이는 다른 부위보다 혈관 분포가 더 많고 피부가 얇아 잘 비쳐서 그렇다. 가 붉게 변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부끄러움을 한국적 정서의 주된 특징 중 하나로 보는 분석도 여럿 있다. 후술할 윤오영의 수필도 이러한 분석과 맥을 같이한다. 그렇다고 부끄러움이 한국인만의 정서라거나 번역할 수 없는 표현까지는 아니지만. 사실 '부끄러움'이라는 단어는 고대 한국어로 된 향가인 헌화가에도 '慚肸'(*PWUSgur-)이라는 형태로 등장할 만큼 유구한 역사를 지닌 것은 맞다.

2012년 10월 미 국무부의 브리핑 자리에서 어느 한국인 기자가 추가 질문 기회에서 강남스타일언급한 장면 때문에 불편한 심기를 느낀 사람이 많았다. 이와 관련된 유행어로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가 있다. 공감성 수치 문서 참고.

1.1. 성적 수치심

신체가 노출되거나 남에게 성범죄 등을 당했을 때 등의 느낌으로 인해 본인을 부끄러워하는 것을 뜻한다.

성범죄에 관한 법률에 해당 단어가 있는데, 2018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의 과반수가 성적 수치심을 다른 단어로 바꿔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 국회에서는 해당 용어를 성적 불쾌감 또는 성적 모욕감으로 고치자는 말이 나왔다. #

2021년 7월, 대검찰청은 내부 훈령과 예규 등에 쓰고 있는 ‘성적 수치심’이란 표현을 ‘성적 불쾌감’으로 바꾸었다. 성적 수치심이란 표현이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성차별적 용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조치였다. #

2022년 3월,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는 성폭력처벌법 등 법령에 남아 있는 ‘성적 수치심’ 등 부적절한 용어를 개정하라고 법무부 등에 권고했다. #

위원회는 “‘성적 수치심’은 성범죄 피해자가 경험하는 공포·분노·죄책감·무기력·수치심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소외하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성차별적 용어”라며 “이 용어를 삭제하면서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2차 가해로부터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8월, 성범죄 양형기준의 특별가중인자에서 사용하던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가 '성적 불쾌감'으로 변경되었다. 양형위원회는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가 마치 성범죄 피해자가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2023년 3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기재된 ‘성적 수치심’이라는 표현을 ‘성적 불쾌감’이나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 등의 표현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개정안을 심사했다.

하지만 법무부법원행정처는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수 있다며 ‘신중 검토’ 의견을 내놨다. 법무부 등은 지금도 ‘성적 수치심’ 해석에 있어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강요하거나 부끄러움을 실제로 느낄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

1.2. 수치심과 죄책감의 관계성

수치심, 죄책감 모두 "자신의 과오"와 관련된 감정이며, 동시에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을 만들고 지키는 규범의 한 장치로서 작동한다. 다만 둘은 서로 다르기도 한데, 학자들마다 다른 견해를 갖는다.

1. 과오가 사적인가 공적인가

- 국화와 칼을 쓴 루스 베네딕트는, 서구의 문화는 (신이나 자기 내면의 소리에 대한) 죄책감, 일본의 문화는 (체면의 상실로 인한) 수치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수치심은 타인이 그 행동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고, 죄책감은 타인의 시선과 관련 없이 오로지 혼자서도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또 그렇기에, 수치심은 집단주의적 문화,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집단 혹은 개인일수록 더 영향력을 갖게 되며, 죄책감은 개인주의적 문화와 사회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Benedict. 1946)

2. 과오적 행동에 무게가 쏠리는가, 자기 자신에게 쏠리는가

- 위의 이론보다 더 신빙성을 갖는 이론으로, 똑같은 과오를 저질렀더라도 자기의 내면화된 타인에 의해 자기의 어떤 면이 부정당한다면 수치심으로 연결되며, 반대로 자신의 과오적 행위에 무게가 쏠린다면 죄책감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Lewis, 1971)

또한 위에서 언급한 특성들로 인해 수치심은 죄책감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작동한다. 무가치감, 움츠러듦,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내면화 된 타인에게 받는 비난"으로 인해 자기 자신의 가치를 부정당하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죄책감은 자기 자신이 아닌 행위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행위를 수정하는 데에 더 적극적으로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의 잘못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수치심 유발보다는 죄책감 유발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집필: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인문과학- 죄책감과 수치심)

2. 한국의 경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으로 유명한 한국수필가 윤오영이 1974년에 발표한 수필. 한국의 고전적인 여인상의 아름다움을 담담한 시선으로 은은하면서도 멋스럽게 드러낸 작품이다.[2]

주인공인 화자는 당시 14살의 중학생으로 오래간만에 고향 마을에 돌아와 머물던 중 잠깐 먼 친척뻘되는 집에 들리는데 그 집에는 주인공보다 한 살 어린 친척 여동생이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반가워하며 스스럼없이 지내던 사이였는데 어느덧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소녀는 제법 처녀 티를 내고 주인공 앞에 나서기를 부끄러워 한다.

친척 아주머니는 밥이라도 한 끼 먹고 가라면서 소녀의 방으로 주인공을 안내하며 이윽고 소녀가 들어와 닭국물에 만 밀국수를 대접한 후 물러간다. 그런데 벽에 걸린 분홍색 적삼이 하필 주인공의 눈에 띈다. 소녀와 마찬가지로 사춘기였던 주인공은 먹으라는 밥은 안 먹고 묘한 호기심에 소녀의 적삼을 힐끗힐끗 쳐다보게 된다. 밖에서는 소녀의 다급한 목소리와 친척 아주머니가 웃음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친척 아주머니는 묘한 미소를 띠고 주인공에게 많이 먹으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적삼을 가져간다.

가장 유명한 구절은 마지막 문단으로 소녀가 싸리문 뒤에 숨어서 주인공이 가는 것을 엿보다가 주인공과 눈이 마주치는 장면이다. 이때 주인공은 그녀의 뺨이 붉어진 것을 보게 되며 그제서야 소녀가 자신을 꺼린 이유를 깨닫게 된다. 여기서 작가는 '그는 부끄러웠던 것이다' 라는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마침으로써 소녀의 아름다움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3].

작가가 추구하는 주된 주제였던 한국적 아름다움에 고전적인 멋을 더하였으며 더불어 사용한 어휘도 예스럽고 고풍스러워 한국의 경수필에 심미성과 전문성을 더하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친척을 좋아한다는 게 이상해 보이는데, 애초에 현대식으로 가족-친척이라는 개념이 서면 성적인 요소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4]. (당연히 부부관계는 예외) 게다가 만약 그런게 있다고 해도 여러가지 의미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일 뿐이다. 친족 관계가 약해진 현대에는 사귀고 봤더니 사돈의 팔촌이더라 하는 얘기도 존재하긴 한다.


[1] 얼굴의 비속어[2] 제목이 <소녀>인 경우도 있다.[3] 적삼은 한복에서 속옷의 개념으로 입는 것이다. 즉, 현대로 치면 사춘기 소녀가 실수로 친척 오빠가 앉아있는 곳에 브래지어캐미솔을 놔두고 온 격이니(...), 당연히 민망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4] 사실 원문에 보면, 주인공이 찾아간 친척집은 진외가, 즉 아버지의 외갓집으로, 생물학적으로 보나 사회적 인식으로 보나 말만 친척인 생판 남이다. 당연히 이 정도 촌수면 좋아하든 말든 집안에서도 상관할 리가 없다. 영화 황비홍 시리즈에서 주인공인 황비홍이 동년배의 친척 이모인 소균과 번번히 연애 플래그가 섰는데도, 촌수 상으로는 남이나 다를 바 없는 먼 친척이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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