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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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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프란
saffron | زعفران(za'ferân)
파일:external/botanyboy.org/CrocusSativusCLMP.jpg
학명 Crocus sativus
L.
분류
<colbgcolor=#d7ffce,#0f4a02> 진핵생물역(Eukaryota)
식물계(Plantae)
분류군 관다발식물군(Tracheophytes)
속씨식물군(Angiosperms)
외떡잎식물군(Monocots)
비짜루목(Asparagales)
붓꽃과(Iridaceae)
크로커스속(Crocus)
사프란

1. 개요2. 향신료로서의 이용

[clearfix]

1. 개요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Illustration_Crocus_vernus0.jpg

비짜루목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 크로커스(Crocus)라고 부르는 꽃 중 향신료로 가공할 수 있는 것을 특정한 이름으로 사프란, 또는 사프론이라고 부른다.[1]

국내에서는 샤프란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섬유유연제 상표가 더 유명해진 탓이다. 영어 발음은 sæfrən(새프런). 스페인어로는 azafrán(아사프란), 이탈리아어로는 zafferano(자페라노)로 표기해, 몇몇 라틴 계통 언어에서는 아예 z로 표기한다. 페르시아어 원어 발음을 살린 것이다.

레몬이나 코르크와 더불어 지중해 근처 남부 유럽에서 많이 자란다. 주로 향신료 목적으로 재배하지만 꽃 자체도 볼 만해서 관상용으로도 재배된다. 하지만 세계 사프란의 90% 가까이는 이란에서 재배된다. 왜 하필 이란이냐면 사프란 수확에 노동력이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에[2] 인건비가 매우 싼 이란이 가장 적합한 것이다.[3] 한국에서는 2021년 경상북도 청송군에서 노지 재배에 성공했다.

식물 자체는 독초다. 독성이 크지 않고 가격도 비싸며, 향신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위험할 정도로 많이 쓸 일이 없어[4] 무시되지만, 추정 반수치사량은 약 20 g이다.

3배체 식물로, 불임이지만 품종이 여러 개 있는데, 구근이 분열할 때 생기는 돌연변이나, 화학물질, 방사능을 이용한 돌연변이 유도, 콜히친으로 처리해 생식 가능한 6배체로 만드는 방법 등으로 품종 개량이 가능하다.

사프란과 매우 비슷하게 생겨서 나도사프란(제피란테스 카리나타), 흰꽃나도사프란(제피란테스 칸디다)[5]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사프란과 달리 붓꽃과가 아닌 수선화과 제피란테스 속에 속하며, 각각 멕시코, 남미가 원산이다. 그래도 양쪽 다 아스파라거스목에 속하니 친척인 셈이다. 인간에 대입하면 인간과 원숭이 정도의 차이라 보면 된다.

튀르키예의 유명 관광지이자 전통 마을인 사프란볼루(사프란 + 볼루)의 어원이다. 볼루는 그리스어로 '도시'인 폴리스의 튀르키예어 발음이다.

꽃말환희, 지나간 행복, 후회 없는 청춘이다.
Saffron
(#f4c430)
웹 색상에서 사프란(saffron)은 #f4c430을 가리킨다. 링크

2. 향신료로서의 이용

파일:external/botanyboy.org/Saffron.jpg

사프론 크로커스 꽃의 암술을 건조시켜 향신료를 얻어내는데, 에 3개의 암술밖에 없다. 1그램을 만들려면 500개의 암술대(위 사진에서 붉은 부분)를 건조시켜야 할 정도로 생산량이 적은데다 그 작업을 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향신료 중에서 가장 비싸다. 다만 사프론 크로커스 자체는 번식도 굉장히 쉽고, 그만큼 싼 데다가 꽃을 키우기도 쉽다. 때문에 여름이 건조한 온대지방에선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라지만, 꽃송이마다 암술대를 일일이 핀셋으로 따내야 하므로 원가의 대부분은 인건비다. 향신료 중에 단연 비싸서, 사프란 다음으로 두 번째로 비싼 바닐라의 10배 이상이다. 금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위상은 많이 떨어졌지만, 과거엔 같은 무게의 금보다 더 비쌌던 향신료이다. 주요 원산지는 스페인으로, 이 전통으로 인해 스페인의 요리인 빠에야에 반드시 넣어야 하는 필수 향신료이다. 가정집에서는 육류나 생선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재울 때 종종 사용한다. 무려 전투식량에도 첨가된다. #

독초라는데 어째서 암술이 향신료로 쓰이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으나, 식물은 조직에 따라서 독성이 다른 경우가 많아 생기는 일이다.[6] 애초에 사프란으로 죽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반수치사량인 20 g씩이나 사려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지기 때문이다. 대략 30만 원 언저리.

옷감에 천연 노란색을 낼 때의 염료로도 쓰이지만, 워낙 귀하고 비싸 색을 낼 용도로만 쓰려면 차라리 인공색소 쪽이 가격 대비로 훨씬 우수하기 때문에 1차 소비는 대개 향신료로 이루어진다. 스페인과 북부 이탈리아에서 쌀요리의 착색, 착향에 주로 쓰이고 프랑스에선 소스 재료로 사용한다.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강황이나 치자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으나[7] 착색 효과는 비슷하여 향을 맡기 전까지는 잘 모르지만, 사프란을 먹어본 사람이거나 카레를 먹어본 사람이면 그 향을 단번에 구분할 수 있다. 강황, 치자, 사프란의 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요리사에 따라선 그나마 치자 쪽이 가성비로 따지면 색과 향 측면에서 사프란 대체용으로 괜찮다고 보는 편이다.

여타의 향신료들이 그렇듯 사실 맛 자체는 무미(無味)거나 아주아주 살짝 복잡한 맛이 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독특한 향이다. 사실 인간이 맛을 느끼는 데에는 맛 자체보다 향이 훨씬 중요하므로 향신료로서의 위상을 아직도 굳건히 지키고 있다.[8]

향은 대체 불가한 사프란 고유의 향으로서, 트러플(송로버섯)이나 캐비어의 풍미처럼 다른 재료로는 절대 낼 수 없다.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향을 무조건 좋아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살짝 내는 것과 많이 내는 것의 차이가 크다. 더군다나 트러플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이라면 사프란의 향이 별로 맘에 들지 않을 수 있으니 도전할 때는 주의하자.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한약이나 락스 비슷한 향이 난다고 하는 편이다.

옛날 대항해시대도 아니고 유통과 물류 시스템이 급격히 발달한 현대에도 이 정도 가격을 가진다는 것이 이 향신료의 위상을 알려준다. 지역과 유통과정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보통 20 g짜리 한 통에 소매점 기준 17~20만 원에 거래된다.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는 그램당 4~5유로 정도이다.

튀르키예에서 관광용 기념품으로 흔히 파는 5리라짜리 12종류 향신료 팩에는 오레가노와 함께 사프란이 꼭 들어간다. 게다가 흥정을 잘 한다면 1리라 정도는 깎을 수도 있다. 2013년 기준 환율로는 1튀르키예 리라가 약 620원이니 꽤나 저렴하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은 '이 정도면 사프란 향도 충실하고, 소량만 넣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관광지 향신료의 정체는 착색시킨 꽃의 수술이다. 향은 비슷하지만 암술에 비해 향의 수준이나 품질은 매우 떨어진다. 착색은 잘 나오지만 향은 거의 없다. 싼 물건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참고로 상술했듯이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가는 튀르키예 북서부의 작은 마을 사프란볼루(Safranbolu)가 이 향신료의 특산지로 유명하다. 그리스어로 '사프란의 도시'라는 뜻의 사프람볼리(Σαφράμπολη)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됐을 정도인데, 사프란을 가지고 비누, 향수같은 기능성 제품이나 마을의 특산품인 로쿰에 사프란을 첨가한 상품도 팔고 있다. 그냥 사프란도 파는데, 2016년 기준으로 그램당 3,000~4,000원 꼴이다.

파일:external/www.capriflavors.com/cannamela_zafferano_saffron.jpg

하지만 최고급 사프란은 사실 이란산이고, 튀르키예산 사프란이라고 파는 것들도 사실은 이란산이 많다. 수입해서 되팔기 때문이다. 사실상 80%의 사프란이 이란, 그것도 한 지역에서 나온다. 2015년 당시 유럽 지역의 판매가격이 킬로그램당 천만 원 정도였고, 이란 현지 수매가는 그 1/10이었다. 어쨌든 이로 인해 일부 국가들에선 수입에 문제가 있었는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겨우 초근래에서야 이란과의 무역제재가 사실상 해제되었기 때문이다. 이 무역제재는 지미 카터 대통령 때부터 이어졌다가 근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란의 핵합의에 의해서야 겨우 해제되었다.

파일:서피란 최고급 사프란 향신료.jpg

특히 유럽은 이 '수입 후 되팔기' 문제로 말이 많은데, 프랑스에서는 중국산 트러플을 들여와 재포장하여 프랑스산이라고 우기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재료를 표기해야 하므로, 제대로만 배우고 구한다면 피할 수 있다. 왜냐하면 프랑스산 트러플, 이탈리아산 트러플과, 중국산 트러플은 학명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내에서 사프란을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다면 이태원 등지의 외국 식자재 판매하는 곳을 찾아보면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아볼 수 있다. 1회분 분말 0.1g에 2,500원 정도라는 것이 문제지만 2020년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럽산 1그램 포장에 24,000원 정도에 살 수 있는데, 해외 구매라 배송료가 15,000원이나 되므로 손톱만한 양에 4만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가격이다. 이란산 최고급 사프란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5만 원대에 살 수 있고, 최근 들어서 이란산 최고급 사프란을 판매하는 여러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가장 인지도가 있는 제품은 바로 가장 먼저 이란산 사프란을 판매했던 서피란의 사프란 향신료이다. 사프란 1 g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암술의 수가 약 500개, 즉 꽃 170송이가 필요하다. 즉 그 1회분 분말만 해도 50개 암술, 꽃 17송이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워낙 강한 향신료라 1회분만 써도 파에야 6인분짜리는 거뜬히 나온다. 이란에서는 홍차를 우릴 때 사프란을 두세 개 넣고 함께 우리는데, 1 L 남짓한 티포트에 사프란 꽃술 두세 개만 넣었는데도 사프란 특유의 향이 날 정도로 강하다. 건강에 좋다고 홍차 대신 그냥 사프란만 뜨거운 물에 우려먹는 편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곁에 두고 싶은 향신료 중 하나로, 요리를 진지하게 취미로 두고 있는 사람이나 요리사인 지인이 있다면 선물용으로도 괜찮다. 같은 비싼 향신료인 바닐라는 이미 옛날 옛적에 합성 바닐라 향이 개발되었지만, 사프란은 개발이 용이하지 않은 건지 개발대비 가격이 시원찮은 건지 2020년대인 현재까지도 마땅한 인공 대용품이 없다.


[1] 그래서 대충 보기만 하면 크로커스와 매우 닮았음을 알 수 있다.[2] 재배 자체는 쉬운 편이다. 구근식물이라(씨앗을 받아서 심어도 된다) 심기도 편하고, 월동도 여유로운 편이라 가정집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다.[3] 사프란이 재배되는 양이 적은 것도 아니고, 키우고 번식시키기도 쉬운데 가격이 비싼 이유는 오로지 인건비 때문이다.[4] 차를 끓일 때는 1L에 꽃술 두세개만 넣어도 충분하고, 요리할 때는 대가족이 먹을 음식을 거하게 차려도 0.5 g도 안 들어간다.[5] 흔히 '실란'이라고도 부른다.[6] 가장 흔하고 명확한 예로, 가지과 식물인 토마토감자의 경우, 먹는 부위(토마토의 열매, 감자의 덩이줄기)가 아닌 다른 부분은 모두 솔라닌의 강한 독성이 있다. 독 없는 감자의 덩이줄기도 싹이 트면 독성 때문에 먹을 수 없게 된다. 가지도 익기 전에는 솔라닌이 많아 먹으면 탈난다.[7] 둘 다 노란색을 내고 착색력이 강해 사프란 넣은 것과 비슷한 비주얼을 낼 수 있다.[8] 예를 들어 사탕은 맛만 놓고 보면 다 똑같은 설탕 덩어리이다. 그렇지만 바로 향 때문에, 사람마다 좋아하는 사탕이 다 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