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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Réaction de Maillard / Maillard reaction / Maillard 反應프랑스의 의사 겸 화학자 루이 카미유 마이야르(Louis Camille Maillard, 1878~1936)가 1912년 발견해 공표한 화학 반응이다. 한국에서는 스펠링만 보고 영어 발음으로 마일라드, 메일라드 등으로 발음하기도 하지만[1], 원래 이름의 국적에 맞게 “마이야르”라고 표기하며 발음하는 것이 옳다.[2]
요리에서 흔히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마이야르는 요리엔 아무 관심없이 인체 세포 속에서 아미노산과 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하다 발견한 것으로, 나중에서야 이 반응이 요리에서 늘상 일어난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마이야르 자신도 150여 편의 논문 가운데 하나 정도로 생각했던 마이야르 반응 논문은 그러나 20세기 중반 식품업계에서 음식이 요리될 때 일어나는 화학반응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면서 재조명됐다. 특히 1953년 미국 농무부의 화학자 존 호지가 마이야르 반응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힌 논문을 발표하면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그래서 지금도 그의 업적을 인정해 ‘마이야르-호지 반응’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석기 #
강석기 #
2. 원리
2.1. 발생 조건
- 반응물
환원당과 아미노기를 가지는 화합물(단백질) 사이에서 일어난다. 식품의 가열, 조리 또는 저장 중 일어나는 갈변이나 향기의 생성에 관여한다. 우리 몸에서도 일어난다. 다른 말로는 아미노 카보닐 반응이라고도 하며 아미노기와 카보닐기가 합쳐져 특유의 색과 향을 생성하는 반응이다.
- 온도
마이야르 반응은 최초로 발견된 사례가 체온 하에서의 반응이었고, 간장 및 된장을 만들 때 발효와 함께 일어나는 숙성과정의 정체 역시 마이야르 반응이란 점에서 알 수 있듯 저온에서도 발생한다. 그러나 요리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식품 표면의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충분한 반응을 일으키려면 120°C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며, 175~180°C 정도에서 그 속도가 가장 빠르다. 그리고 이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당이 혼자서 갈변하는 캐러멜라이징 반응이 강해져 마이야르 반응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튀김을 180°C 이상에서 조리하고, 오븐의 기본 예열 온도가 180°C로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2.2. 발생 과정
1단계 | 아미노기 + 카보닐기 > 글루코실아민 > 케토세아민 (이때 케토세아민으로 변하는 도중 아마도리 전위에 따라 반응속도가 결정되며 이 반응의 반응속도가 이후 전체의 반응 속도를 결정한다.) 케토세아민은 케토 폼과 에놀 폼으로 구성되는데 에놀 폼의 반응성이 더 커서[3] 케토 폼만 남게 된다. |
2단계 | 케토세아민이 산화되어 3-데옥시오존 > 3.4-다이데옥시오존 > 5-hmf > reductone 순으로 변화한다. |
3단계 | reductone과 나머지 산화생성물들이 멜라노이딘 반응을 일으켜 색소를 생성하고 반응이 끝난다. aldol : reductone > 알코올 + 카보닐 strecker : reductone + 아미노기 > 알데하이드 + 기타 생성물 |
2.3. 타는 것과의 차이
열을 가해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 때문에 일반인들의 이해 방식으로는 '약하게 타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이야르 반응과 타는 것을 가르는 것은 곧 굽는 것과 태우는 것의 구별이라고도 할 수 있다.마이야르 반응은 화학반응 후 색소와 다른 몇몇 물질이 생겨 음식의 풍미를 더하지만 음식을 태우는 것은 더 높은 온도에서 연소가 진행되어 그을음 등이 생기는 것이다. 200°C 까지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지만 그 이상의 온도로 올라가게 되면 마이야르 반응이 약하게 일어나다가 타기 시작한다.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 결과 환원당이 산화된다는 것은 연소와 같지만 연소는 중간과정 다 제끼고 산화가 끝까지 진행되어 이산화탄소와 물, 그리고 그을음으로 나오는 탄소 덩어리만을 남기는 것이라면 마이야르 반응은 여러 종류의 산화반응들 중 풍미와 색을 나타내는 화합물이 만들어지는 단계까지만 진행되고 더 이상 산화가 진행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엄밀한 의미에서 '약하게 타는 것'은 고기의 매우 적은 부분이 산화가 끝까지 진행되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산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면 마이야르 반응은 넓은 부분에서 산화가 일부만, 그것도 특정한 경로로 진행되는 것이다.
2.4. 캐러멜라이징과의 차이
조리 중 음식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설명할 때 캐러멜화(caramelize)와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데, 캐러멜화는 단백질 없이 당분만 있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별개의 현상이다.2.5. 최종 당화 산물
이 반응의 결과로 일명 '당독소(glycotoxin)' 라고 불리는 최종당화산물이 생성된다. AGE(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에 대한 의학 연구에 의하면, 이 물질이 신체의 노화와 각종 대사 질환을 유발하거나 촉진시킨다고 한다.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적색육은 WHO IARC에 의해 2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는데, 그 핵심적인 이유는 가열할 때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이지만 이 밖에 같은 메커니즘으로 아크릴아마이드와 많은 양의 최종당화산물도 발생한다. 이 모두 고열에 본래의 구조가 변성되어 발생하는 화합물이다. 직화>팬에 굽기>삶기 순으로 가열 온도에 따라 최종당화산물의 발생량이 달라진다.
2.6. 생기는 맛과 향
감칠맛, 꽃향기, 양파향, 고기향, 녹색채소들의 향, 초콜릿향, 감자향, 흙냄새 등등 다양한 맛과 향을 발생시킨다.
고기를 구울 때 생기는 갈색 크러스트나 식빵의 갈색 껍질이 마이야르 반응의 결과물이다.
3. 대중화
마이야르 반응은 본래 대중들과는 거리가 먼 용어였다. 마이야르 반응이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퍼진 것은 스테이크의 조리법에 관련 된 이야기인데 이에 대한 역사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1847년에 발표 된 "유스투스 폰 리비히"와 "윌리엄 그레고리"의 저서 researches on the chemistry of food에 기반해서 고기의 겉면을 바싹 익히면 육즙이 가둬진다라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바 있었으며 이 것이 곁 면을 구웠을 때 맛있는 이유라는 통념이 생겼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부분적으로만 맞는 설명이었다.고기의 겉을 바짝 익혀서 육즙을 보존하는 벽을 만든다는 맥락인데 실제로는 열을 가하면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서 조직 안에 갇혀있던 수분, 즉 육즙이 손실된다. 수분분자에 비해 단백질분자가 더 크기 때문에 아무리 곁 면을 크러스트하게 굽더라도 수분은 빠져나갈 수 밖에 없으며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기 시작하면 단백질은 코일형상으로 수축을 하게 되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수분이 유출되는 것 으로 결국 고기의 내부 온도가 어느정도이냐에 따라서 수분량이 결정이 되는 것 이지 곁 면이 크러스트해진다고 하여 수분이 갇히지는 않는 것이 약 100여년이 지난 1930년대 실험결과로 발표되며 깨지게 되었다.
이후로도 여러번 실험을 거쳐 1970년대에는 오히려 곁면을 태우듯이 구운 고기가 수분을 더 잃기도 하는 실험결과가 나오게 되며 유스투스 폰 리비히의 주장은 설득력을 이미 잃어버렸다. 스테이크의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 그리고 일반적으로 강불이라고 불리는 온도차와 굽는 시간에 따라 고기 내부에 열 전달이 달라지기 때문에 약불에 장시간 구워 심부온도를 70도 이상으로 맞추게 될 경우 육즙이 손실된다고 정리가 된 바 있던 것이[4] 1800년대의 통념과 겹쳐 겉면을 크러스트하게 구우면 육즙이 나가지 않는다고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심부온도를 정하는 기준이 바로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졌냐에 따른 것을 바로 마이야르 반응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육즙을 잃지 않으면서 마이야르를 만들어내는 것이 스테이크의 조리를 할 때 강불로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즉 높은 온도에서 고기를 굽는 것은 마이야르 반응을 유발해서 감칠맛을 살리고 단시간에 고기를 익혀서 육즙의 손실 및 단백질의 변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최근에 밝혀졌다고 오해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유스투스 폰 리비히의 주장은 이미 1900년대 초에 설득력을 잃은 주장이기에 굉장히 오랜 옛날 부정 된 이론이다. 대중적으로 육즙에 관한 통념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마이야르 반응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풍미를 위해 고기의 크러스트한 면을 만드는 요리방송등 대중매체에서 육즙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하게 되었고 이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축약돼서 나가며 이런저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오해의 근원에 대해 짚은 사람이 헤럴드 맥기로서 세계적으로 마이야르 반응이 고기 굽기의 핵심적인 화학 반응이라는 것은 해외에서는 2004년, 한국에서는 2017년에 번역본이 출판 된 헤럴드 맥기의 음식과 요리(On Food and Cooking: The Science and Lore of the Kitchen.2004)라는 책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육즙론에만 매몰된 시류에 반기를 든 이용재라는 음식 평론가가 2012년 육즙에 대한 비정상적인 환상에 격분하면서 고기를 시어링하는 것은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고 몇몇 요리에 관심있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네이버 전면에까지 그의 글이 실렸다출처.
이후 2015년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한 백종원이 마이야르를 소개하였고, 2018년 말 승우아빠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스테이크 강의의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 영상에서 승우아빠는 마이야르 반응의 원리를 상세히 설명하고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스테이크 굽기를 시연했는데[5], 해당 영상이 4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요리와 거리가 멀던 일반인들에게도 용어가 많이 알려졌다. "마이야르"를 구글에 검색했을 때 동영상이 올라오기 전과 후의 검색 결과 개수를 비교하면 후자가 약 2배 정도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헤럴드 맥기를 비롯하여 당시 여러 기자나 언론등이 유스투스 폰 리비히의 실험이 잘못 되었다고 근거를 잡은 이유 때문에 마치 최근의 실험결과처럼 잘 못 알려져 있으나 유스투스 폰 리비히의 실험은 1930년대에 이미 부정이 된 실험으로 1930년대부터 논파 된 이론이 어째서 퍼지게 되었는가에 대해 승우아빠는 방송이 '육즙'에 기반을 둔 낭설을 재생산하게 된 연유가 셰프들이 마이야르를 몰라서라기보다는, 그것이 방송의 생태이기 때문이라 해석했고 실제로도 그렇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주 시청자가 요리에 관심있어도 과학에 관심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데, 기존 속설이 틀린 걸 모르는 사람이 적지않더라도 '어려운 과학'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것부터가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라는 것. 게다가 그런 내용을 셰프들이 주절주절 설명하게 놔두는 것보다는 그냥 간단한, 그렇지만 잘못된 지식을 재확인시켜주는 자막으로 때우는 편이 영상 제작에 있어서도 편하리라는 점도 있다고 보았다.
백종원이 골목식당 미로시장편에서 고온과 기름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마이야르 반응을 언급했는데, 마이야르 반응과 별개의 결과인 부드러운 식감이 하나의 결과로 방송되었다. 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은
4. 기타
고든 램지가 전자레인지를 극혐하는 이유가, 전자레인지로는 마이야르 반응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암물질인 당독소가 생기기 힘들기에 건강에는 좋은 것이다.[1] 실제로 일본에서 메일라드 반응(メイラード反応)이라고 부른다.[2] 영어권이나 독일어권 등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동일한 라틴 알파벳을 사용하는 경우, 프랑스 단어와 고유명사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자기나라 방법으로 바꿔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작곡가 드뷔시(Debussy)를 맘대로 “데부시”라고 읽고, 파리(Paris)를 “파리스/패리스”라고 읽는 식이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같은 알파벳을 사용하는 모든 국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이는 같은 한자 표기를 두고 서로 각자의 발음으로 읽는 동북아 언어 습관과도 유사한 면이 있다. 물론 근래에는 현지음 그대로 읽기도 하며, 문자도 간체, 신자체 등으로 조금 달라졌다.) 하지만 한국어는 자체적인 문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프랑스 이름을 제3국가인 영미식으로 읽을 이유가 충분하지 않고, 우리의 문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본래 단어나 고유명사의 국적과 발음을 살리는 선택지가 있다. 따라서 외래어 표기법/프랑스어에 맞게 데부시가 아니라 드뷔시, 패리스가 아니라 파리라고 표기하는 것이다. 마이야르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는 프랑스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고, 혹시 영어권 국가나 독일어권 국가에 방문하거나 타국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 그 언어의 발음에 맞게 바꾸어 말해줘야 하니, 영어로는 발음이 바뀌겠다고 참고만 해두면 된다.[3] 양 자체가 적게 형성되며, 형성되는 즉시 산화된다.[4] 그렇기에 레스토랑등 에서는 심부 온도를 미리 맞추는 저온조리 기법인 수비드등을 진행하여 큰 고기를 조리하기도 한다.[5] 잘못된 설명이나 편집 과정에서 지나치게 축약된 부분이 있었기에, 추후 본인이 직접 자신의 영상을 샐프디스하고 보충설명을 하는 영상을 업로드 하였다(#).[6] 참고로 백종원은 다른 건 몰라도 스테이크와 관련해서는 지식이 얕은 편이다. 과거 스테이크 잘 굽는 법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었는데 내용 대부분이 엉터리라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