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국회의원 송영길의 전직 정책비서관이자, 네이버 정치 블로그 및 카페를 운영하는 김병로가 쓴 역사 관련 저서이다. 저자는 조선시대, 특히 조선 말기에 나라가 열강에 의해 망해가는 상황이 한미FTA를 체결한 현 대한민국의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책에서는 조선 건국 이전 고려 말부터 다루지만 주로 다루는 시기는 강화도 조약 이후이다. 강화도 조약과 조청 상민 수륙 무역 장정 등을 현대의 FTA와 비교하며 쓴 대목이 독특하다. 영조/정조 시기를 기점으로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어 있다.
2. 문제점
비전문가[1]가 쓴 역사 저서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별로 좋은 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니, 거의 먼나라 이웃나라나 십자군 이야기 수준이다. 읽다보면 저자가 역사에 대해 무지한 부분이 곳곳에서 드러난다.2.1. 한국사 관련(상권)
- 한국사 최악의 폭군으로 꼽히는 충혜왕이 살해당한 주 원인이 그의 반원 사상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단, 충혜왕 문서에도 있지만 이런 주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p.38)
- 신돈은 공민왕에 의해 등용된 시점에서 환속했으므로 승려가 아니다. 많이 오해하는 부분.(p.50)
- 위화도 회군 때와 정도전이 요동 정벌을 준비하던 때, 저자는 조선이 만주로 땅을 넓힐 좋은 기회였다며 책 여러 부분에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 조선은 성종 이후 신하의 권력이 비대해져 신하가 왕을 고르는 나라가 되었다고 적어 놓았는데 정작 그런 사례는 별로 없다. 특히 효종 이후부터는 왕실에 아들이 아주 귀해져 신하가 고르고 말고 할 겨를도 없었다. 다만 저 신하가 왕을 고른다는 것을 '택군'으로 이해하면 이야기가 좀 많이 달라지는데, 이는 예송논쟁에서의 효종의 정통성 논란 같은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 고구려와 발해가 만주를 지배한 시기가 중국이 만주를 지배한 시기보다 '훨씬' 길다고 되어 있다.(p.86) 저자가 고대사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이 드러나는데, 고구려 건국 이후 발해 멸망(926년)까지가 천 년이 조금 안 되고 그 이후로는 요나라-금나라-원나라-명나라-청나라-중국으로 이어진다. 발해 이후 정안국 등을 합쳐 봤자 몇십 년 되지 않는다.
- 조선의 서얼금고법 등 신분제가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능가하는 세계 최악의 신분차별이었다는 주장이 실려 있다. 실제 저자가 세계 각국의 신분제를 얼마나 알아보고 썼는지 알 수가 없다. 그 근거가 "동족을 노비로 팔고 산 전 세계 역사상 조선이 유일하다(p.99)"는 것인데, 당연히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적이나 범죄자의 가족들이나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은 동족이라도 쉽게 노비가 되었다. 당장 한국사만 따져도 고조선의 8조법에서 "도둑질을 한 사람은 노비로 삼는다"라고 명백히 적혀 있다. 뒤에 가면 "자신이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이민족도 아니고 동족을 노비로 사고 팔았다는 건 조선 말고는 못 들어봤다"(p.240)는 식으로 적혀 있는데, 저자의 세계사 관련 지식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장 영국의 아메리카 식민지에서만 해도 같은 동족인 백인, 그것도 영국인들을 속여 억지로 끌고와 무보수로 강제노동을 시키는, 소위 백인노예들이 있었다.[2]
- 책 여러 부분에서 세종대왕 시절 조선이 명나라에 이어 세계 2위의 과학, 국방 강국이라고 언급된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저자가 잘 알지도 못하고 별 근거도 대지 않으면서 과장된 수식을 남발해서 문제가 된다. 저자는 같은 시기 티무르 제국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쓴 듯하다.
- "서북지방은 조선 초부터 차별을 심하게 받아서 전쟁 날 때도 의병 한번 일어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p.149)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휴정은 엄연히 평안도 지역인 묘향산에서 활동했으며, 정묘호란 때에도 평안도에 의병활동이 있었다.
- 관학파와 훈구파를 구분하지 못하고 관학파라고 써야 할 부분을 전부 훈구파로 써 놓았다. 나무위키의 관련 문서 참조.
- "조선의 사림파가 동서양 역사상 가장 악질적"이라고 써 놓았다.(p.161) 물론 외국의 비슷한 사례와 비교해 보거나 하는 건 전혀 없다. 그냥 사림파가 얼마나 맘에 안 드는지 강조해서 쓴 표현밖에 안 된다.
- 상, 하권 통틀어 "사림파는 전쟁이 나도 외세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도망이나 갔다", "조선 양반 유생은 외적과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는 식의 서술이 있다. 일단 저자는 문반과 무반을 합쳐서 양반이 되는 것을 모르는 듯하다. 그리고 수많은 사림 유생 양반 출신 의병들의 사례, 행주대첩을 이끈 권율이 문신이라는 점으로 간단히 논파 가능하다. 막상 이렇게 써놓고 하권에 가면 양반들은 의병 일으켜 놓고도 신분이나 따졌다는 식으로 깠다. 같은 책에서도 앞뒤가 안 맞는다.
- 폐비 윤씨가 성종의 얼굴에 생채기를 냈다는 야사를 그대로 실어놓았다.(p.163)
- 성리학은 아무 쓸모도 없고 인생에 도움도 안 된다는 식으로 매도하고 있다. 조선 성리학의 폐해를 지적하는 것과 아예 아무 쓸데없다는 식으로 쓰는 것은 전혀 다르다.
- 연산군이 할머니인 인수대비에게 박치기를 했다는 야사를 그대로 실어놓았다.(p.173) 이렇듯 애저녁에 논파된 야사를 실어놓은 부분이 많다.
- 조광조가 잎에 주초위왕이 새겨진 것 때문에 역적으로 몰렸다는 야사를 그대로 실어놓았다.(p.190)
- 인종의 사인은 독살이 유력한 견해라고 언급했는데 이덕일이나 주장하는 음모론이다.(p.201,203) 후술하겠지만 이 저자도 이덕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 "명종은 평생 어머니 문정왕후에 휘둘렸다"고 써 놓았지만(p.204), 실제 문정왕후는 수렴청정 이후 적극적으로 활동한 흔적은 없다. 문정왕후의 평가가 당대에 굉장히 안 좋았던 것도 사림의 영향이 큰데, 문정왕후를 공격할 때에는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 "명종이 쪼다라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띨띨한 선조를 차기 왕으로 임명했다"는 식의 뇌피셜을 써놓았는데(p.212) 물론 근거는 전혀 없고 다분히 본인 생각이다. 명종은 자신의 후계자를 당연히 지정하지 않았고, 선조는 명종 사후에 지명된 것이다. 또한 선조가 서손 콤플렉스에 시달렸다고 볼 근거도 없다.
- 노론>소론>남인>북인 순으로 보수적이라고 적혀 있다.(p.216) 다분히 자의적인 주장이다. 노론 음모론 참고.
- 이이의 10만양병설 관련 야사를 그대로 실어놓았다.(p.225)
- 김덕령이 모함을 당해 억울하게 죽었다고 적었다.(p.231) 정작 김덕령이 현재처럼 고평가를 받게 된 것이 서인들의 추숭 때문이다. 김덕령 문서 참조.
- 한민족을 '남의 나라를 쳐들어간 역사가 없는 깨끗한 민족' 이라고 한 해괴한 대목도 있다. 조선시대만 따져도 대마도 정벌과 4군 6진으로 간단하게 논파된다.
- 광해군의 외교정책에 굉장히 호의적이고 일반 대중 중에서도 그런 의식이 많이 있지만 학계에서는 논란이 상당히 많은 부분이다. 광해군 문서 참조. 또한 광해군이 대동법을 시행한 것을 높이 평가하지만 정작 그는 대동법에 호의적인 사람도 아니었다는 한계가 있다.
- 광해군의 궁궐 공사에 대해서도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고 큰 문제가 아니었는데 서인에게 쫓겨난 탓에 매도당했다는 식으로 써 있다.(p.257) 실제 광해군대의 궁궐 공사는 조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이었다.
- 선조나 영조 등이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새 왕비(인목왕후, 정순왕후)를 맞았다고 주책이라고 써놓았지만, 이는 왕실 법도에 따른 것으로 왕의 개인 성향과는 전혀 관련 없다.
- 한반도의 주류가 서인노론당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한민당,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이어진다는 식의 노론 음모론을 설파한다.(p.271,274)
- 소현세자가 서양 문물에 우호적이었다는 점 때문에 조선의 쇄국을 막을 수 있었다며 과대평가하고 있다. 저자 스스로 조선 왕 권한 약하고 서인들 ㅎㄷㄷ 하고 있는데, 왕 혼자서 쇄곡을 막을 수 있다는게 말이 안된다. 이는 정조의 한계로 간단하게 증명된다. 또한 독살설이 정설이라고 썼지만 역시 논란이 많은 부분이다.(p.291)
- 효종이 송시열 등 서인 신하들과는 달리 진지하게 북벌을 준비해서 서로 사이가 안 좋았다는 투로 써 놨다. 현실은 그런 거 없다. 효종 또한 다분히 왕권 강화를 위한 행동이라고 봐야 한다. 비교대상이 송시열 정도 되어야 효종의 진정성이 말이 된다.(p.296)
- 효종이 송시열에게 독살되었으며, 현종 또한 독살되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고 언급했다. 실상은 이덕일 부류나 주장하는 음모론. 이렇듯 역사 지식이 별로 없으면서 이덕일의 조선왕 독살설에는 열심히 빠져 있다.
- 1671년의 기근을 조선의 무능 탓으로 돌렸는데(p.308) 이 때가 다름아닌 경신대기근이다. 당시 어느 나라라도 버틸 수 없는 수준의 기근이었기 때문에 피해가 큰 것이지 대비를 잘한다고 해결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 정순왕후 김씨에 대한 이덕일식 왜곡을 답습하고 있다.
- 사도세자가 노론의 일당독재에 비판적이고 소론과 가까워서 영조에게 살해되었다고 적혀 있다.(p.330) 역시 노론사관의 흔적.
- 영조의 업적은 균역법 하나밖에 없다는 식으로 적어놓았는데 그외에도 잔혹한 형벌 폐지나 속대전 편찬 등도 엄연히 업적이기에 과도한 평가이다. 영조의 업적들은 주로 재위 전반부에 몰려있다.
2.2. 한국사 관련(하권)
-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관련하여 이덕일의 왜곡된 해석을 그대로 적어놓았다.
- 이덕일의 조선왕 독살설 마니아답게 역시나 정조 독살설을 밀고 있다.(p.22)
- 조선 후기에 외침이 없었던 이유로 강희제, 건륭제, 옹정제가 문화군주였고 주변국에 온건한 외교정책을 구사하였기 때문이라고 적어놓았다. 정작 강희제는 대만과 티베트를 정벌했고 건륭제도 10차례 원정을 나서 준가르를 복속시키는 등 전쟁도 꾸준히 했다.
- 정약용이 신분제 폐지론자라고 써놓았다.(p.32) 물론 정약용이 신분제 개혁을 논하긴 했으나 폐지를 주장할 정도로 급진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애초에 실학자들에 대해서 현대에 이런 식으로 과대평가된 부분이 많다.
- 순조가 안동 김씨에 휘둘려 자폐증을 앓다 죽었다고 적었는데(p.34) 사서에 근거도 없고 무엇보다도 자폐증은 후천적으로 발병하지 않는다. 문서 참조. 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자기 생각대로 쓴 대목이다.
- 이병도는 식민사학자에다 본인은 부정하고 있지만 이완용의 조카이며, 이병도의 제자가 한국사학계의 주류라고 적혀 있다.(p.46) 같은 페이지에 조선의 내재적 발전론은 식민사관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주류인지 의심스럽다는 내용도 있다. 이병도의 학맥이 초기 한국 사학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이병도의 주장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 내재적 발전론은 식민사관의 정체성론에 대항하기 위해서 나온 논리이고, 이게 교과서까지 실린 것은 주류가 맞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무엇보다, 이병도는 이완용과 조카 운운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절대로 아니다.
- 흥선대원군이 집권하기 전 한량처럼 굴었다는 야사를 그대로 적어놓았다.(p.58) 또한 서원 철폐와 관련하여 "공자가 살아 돌아와도 용서치 않는다." 라는 야사를 그대로 적어놓았다.(p.67)
- 조선 말 양반이 인구의 70%였다는 과거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있으나, 연구의 신빙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다.(p.68) 신라 후기 민정문서만 보고 당시의 평민 대비 노비 비율을 추산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 신미양요와 달리 병인양요 때는 조선이 프랑스에 잘 맞서 싸운 것처럼 적혀 있다. 실제 프랑스군의 전사자는 단 3명으로 신미양요 때 미군 전사자 수와 같다.
-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을 옹호하며 그에 관한 폐해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다.(p.78) 상권에서 광해군을 옹호하는 부분과 유사하다. 차라리 광해군의 궁전재건은 임진왜란 이후 뒷수습이라고 이해해줄 수 있어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은 득은 거의 없고 실만 넘친다.
- 서인 출신 중에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현한 유일한 가문은 이회영 일가밖에 없다고 쓰여 있다.(p.98)
본인이 모르면 없는 줄 아는 모양이다.한
예로 작위를 받아 호의호식할 수 있음에도 이를 버리고 망명한 김가진이나 대표적인 독립군 김좌진은 안동김씨다. 이런 류의 과장된 서술이 한두 번 나오는 게 아니다. - DJ의 "유일한" 실책은 IMF라고 적어놓았다.(p.124) 정치적 견해에 따라 논란이 있는 부분은 다 제쳐두고 김대중 정부 시절의 홍삼게이트, 진승호 게이트, 옷 로비 사건 등 수많은 부정부패를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오는 대목. 실제 저자는 김대중의 열렬한 지지자로, 스스로를 DJ광신도라고 칭할 정도이다.
- SOFA 협정의 각종 불합리함을 지적하며 "일제도 이러지는 않았다"고 되어 있는데(p.177), 도대체 일제강점기 때는 그런 불합리함이 적었다는 뜻인지 뭔지 이해가 안 가는 서술이다.
- 나당전쟁 이후 당나라가 한반도의 수십 배나 되는 땅을 전리품으로 가져갔다고 한다.(p.205) 게다가 (민족개념도 없던 시절의) 신라가 외세에 야합하여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렸다는 식의 주장도 빠지지 않는다. 더욱이 고구려 멸망 이후 얼마 안 가 발해가 등장하므로 나당전쟁 자체는 한민족의 영역 축소와는 별 관련도 없다.
- 갑신정변 때 청군을 상대하려면 최소한 청군의 3배는 되어야 했다고 적혀 있지만 물론 이 3배라는 수치의 근거는 알 수가 없다.(p.234)
- 스티븐스라고 썼다가 헷갈렸는지 동일 인물을 스티븐슨이라고 쓴 대목이 있다.(p.326-327)
2.3. 세계사 관련(상권)
- 몽골(원나라)에 굴복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일본이라고 되어 있다.(p.26) 저자의 얕은 세계사 지식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베트남과 맘루크 왕조도 엄연히 원나라와 싸워 이겼다. 특히 베트남의 쩐흥다오 장군의 활약은 유명하다.
- 몽골은 동족을 노비로 삼은 적이 없다고 적어놓았지만 원 제국에도 엄연히 노비제도가 있었다.(p.32,45) 원나라 이전 초원에 머물러 있던 시기의 몽골이라면 거의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애초에 유목민들은 유목생활 특성상 노비를 거의 두지 않았다.
- 이여송이 조선족 3세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5세였다.(p.227)
- 임진왜란이 명나라가 망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적어놓았는데 이건 너무 한국사 중심적인 시각이다.(p.239,269) 조선과 일본과는 달리 명나라 입장에서는 임진왜란이 그렇게까지 큰 부담도 아니었고 임진왜란에 쓴 비용보다 황제(만력제) 무덤 만드는 비용이 훨씬 많은 상황이었다, 만력삼대정을 묶어버리면 명나라의 여력을 갉아먹고, 여진족의 발흥을 손놓고 보게 만든 원인으로 볼 여지가 있는데, 직접적 원인까지는 아니다..
2.4. 세계사 관련(하권)
- 시오노 나나미를 인용하면서 로마 정치 전문가라고 썼다.(p.71) 문서 참조. 역사를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은 시오노 나나미 하면 아주 코웃음을 친다.
- 통킹만 사건 전체가 조작된 사건은 아니다.(p.112) 문서 참조.
- 미국이 세계 최고의 보호무역주의 국가라고 적혀 있지만 당장 북한 같은 나라만 생각해 봐도 '세계 최고' 일 리가 없다. 별 생각 없이 마구 과장해서 서술한 대목.(p.147)
- 박정희와 달리 피노체트는 신자유주의로 칠레 경제를 말아먹었다고 되어 있다.(p.156) 정작 이 시기 칠레 경제는 급성장했고 오늘날 칠레가 중남미 기준으로 상당히 높은 소득수준을 올리는 밑거름이 되었다. 괜히 적잖은 국민들이 지금도 피노체트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 미국이 국내 제조업에 완벽한 보호무역주의를 실시했다고 적어놓았지만(p.157) 실제 미국 제조업은 한국, 중국 등에 밀려 일찌감치 쇠퇴해 버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도널드 트럼프가 러스트 벨트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이 된 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 칠레의 아옌데가 세계 최초로 민주선거에 의해 당선된 사회주의 대통령이라고 적혀 있지만(p.240) 프랑스에서는 아옌데보다 훨씬 전에 사회당 대통령이 잘만 나왔다.
- 박정희, 마르코스, 피노체트가 세계적인 big 3 독재자라는 서술 또한 황당하기 그지없다.(p.240) 당시 독재자가 지구상에 이 셋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무슨 근거로 쓴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당장 아시아로만 따져도
당대 독재자의 수준이 아닌북한은 일단 넘어간다고 해도, 캄보디아에서는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의 독재를 시작으로, 우파 쿠데타 이후 친미우익 독재, 다시 좌익 쿠데타 이후의 크메르 루주의 킬링필드가 있었다.
2.5. 과격한 표현
저자는 전직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정치에 관심을 갖고 국회의원이 되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쓴 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과격한 표현, 욕설 등이 넘쳐난다. 특히 일본인 관련해서는 쪽발이라는 멸칭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연산군의 입장에선 "이 새끼들이~ 왕이 까라면 깔 것이지 어디서 개기고 지랄이야~" 는 것이었고, 훈구들의 입장에선 "지가 왕이면 왕이지 왜 남의 땅을 내놓으라고 지랄이야~" 하는 것이었다. (p.173-174, 상권)
- 이 쪽발이 풍신수길은 왜 전쟁을 생각했을까? (p.221, 상권)
- 이어 청태종의 참신한 멘트가 쩌렁쩌렁 울린다. "야 띠발놈아! 진지하게 안 박아? 혼을 담아서 대가리 더 쎄게 박아 개쉐이야!" (p.287, 상권)
- 니 뿡이다. 미국 가서 슈퍼할 수 있어서 좋겠다. 씨바. (p.146, 하권)
- 목인덕은 조선에서 월급 받으면서 중국과 독일을 위해 조선을 충실하게 갈라놓은 개 같은 놈이었다.(...)또한 원세개는 24살밖에 안 된 대가리 피도 안 마른 새끼가, 왕을 호위한다는 명목으로(...) (p.208, 하권)
2.6. 참고문헌 관련
유사역사학자 이덕일의 저서가 6권이나 포함되어 있다. 또한 김운회와 더불어 사이비 저술가로 악명이 높은 백지원의 왕을 참하라도 참고문헌 목록에 있다. 앞서 언급한 각종 사이비적 주장이 가득한 표현들 때문에 실제로 김운회나 백지원의 서적들을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경제 관련해서는 장하준의 저서가 4권이나 포함되어 역시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2.7. 기타
하권 38쪽에는 북한이 마약거래 하고 위조지폐 만든다는 확실하지도 않은 증거를 조작하여 북한체제를 위협하는 애들이 미국이라고 적혀 있는 등, 전반적으로 친북, 반미 성향의 저서이다.비정규직 폐지를 주장해야 진짜 정치인이라는 서술도 있는데(p.225, 하권), 애초에 가정주부 등 정규직으로 채용되기 어려운 사람들을 채용하기 위해 선진국에서 활용되던 게 비정규직 제도이다. 제도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것이 해결책일까?
[1] 저자는 경영학과 출신이다.[2] 참고로 동족을 노비로 사고 판 나라는 조선이 유일하다는 말은 유사역사학자 백지원의 불쏘시개 왕을 참하라에서 언급된다.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이 책의 말미에 언급된 참고 문헌에는 왕을 참하라가 당당하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