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장편 연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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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
<colbgcolor=#3aa1a8><colcolor=#000000>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000) Die or Bad | |
장르 | 드라마, 액션, 범죄, 스릴러, 느와르, 피카레스크 |
감독 | 류승완 |
각본 | 류승완 |
제작 | 김순국, 이진숙, 김성제 |
기획 | 강혜정 |
조감독 | 김원석, 김경수, 박정 |
주연 | 류승완, 박성빈, 류승범, 배중식, 김수현 |
촬영 | 조용규, 최영환 |
편집 | 강명환, 안병근 |
음악 | 송창덕, 김성현, 김동규 |
조명 | 김성관, 김경선, 박연일 |
동시녹음 | 이태규, 윤혜진 |
미술 | 김혜진 |
음향 | 김동규, 김성연 |
제작사 | 외유내강, 콘텐츠 그룹 |
배급사 | 갤럭시컴퍼니, 라이크콘텐츠 |
화면비 | 1.33:1 | 1.44:1[리마스터판] |
스트리밍 | | |
개봉일 | 2000년 7월 15일 2000년 10월 12일 2019년 10월 10일 재개봉 |
상영 시간 | 98분 | 90분[리마스터판] |
대한민국 총 관객수 | 60,978명(서울) |
상영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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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류승완의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2000년 개봉했다. 류승완이 이전에 만든 단편 두 편과 이 영화를 위해 새로 찍은 챕터 두 편을 묶어서 개봉한 일종의 옴니버스 영화다. 1997년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 촬영 후 남은 자투리 필름으로 류승완 감독이 패싸움이란 단편을 만들었고, 이후 98년에 또 다른 단편 현대인을 완성하여 단편 영화제에서 상까지 타게되자 이 단편을 묶고 내용을 추가하여 한편의 극장용 영화를 만들어보자해서 완성된 작품이다. 첫 단편이 만들어지고 극장에 개봉하기까지 3년 걸렸다.[3]2. 예고편
3. 줄거리
4편의 단편으로 묶여 있으며 기본적으로 연대기순으로 내용이 쭉 이어진다.
3.1. 패싸움
사건의 장소인 당구장에서 주인공인 석환이 속한 공고생들과 예고생들 간의 패싸움이 벌어지는 모습과 살인 사건이 난 당구장의 사장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교차해서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류승완 감독이 가장 먼저 찍은 단편.졸업을 앞둔 공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 석환(류승완 분)과 성빈(박성빈 분)이 당구장에 가지만 평소 사이가 나빴던 예술고등학교 학생들과 시비가 붙게 된다.[4] 특히 예술고등학생 패거리들 중의 하나인 현수(김수현 분)는 계속해서 공고생들을 도발하고, 다혈질인 석환은 이들에게 덤벼들려다 성빈의 만류로 참기를 반복한다. 그러던 도중 석환과 성빈의 후배인 찐따라는 별명의 공업고등학생이 당구장에 피투성이가 된 채 찾아오는데, 이전에 현수와 오락실에서 시비가 붙었고[5], 현수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석환은 격노한다.
석환은 현수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만, 현수가 코웃음을 치며 거부하자 신발끈 풀렸다며 방심시킨 뒤 발길질을 얼굴에 날리는 것을 시작으로 격렬한 패싸움이 벌어진다. 패싸움 끝에 현수가 맥주병을 들고 성빈을 공격하지만, 역으로 이를 빼앗은 성빈이 현수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때리고, 현수는 머리가 깨진 채 당구장 바닥에 쓰러져 죽게 된다.
이 사건에 대해 당구장 사장은 요즘 애들은 명분도 없이 욱하면 싸운다는 둥 나때랑은 다르다는 둥 예전같이 하지 않으면 요즘 애들 버르장머리 못 고친다는 둥 푸념을 늘어놓다, 평소 경찰은 자기한테 뽀찌나 받으려 하지 이런 일이 터지면 사람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출동도 안하는 도움이 안되는 존재라며 비난을 퍼붓는 것으로 해당 편이 종료된다.
3.2. 악몽[6]
살인죄로 감옥에서 7년을 복역하고[7] 나온 성빈이 계속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폭력의 세계에 물들게 된다는 이야기. 감독의 의도로는 공포 장르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현수가 계속 귀신으로 출몰한다.7년간의 복역 기간을 마치고 출소한 성빈은 가족들과 함께 삼겹살 식사를 하지만 평소 고압적이고 권위적이었던[8] 아버지(이장호 분)가 성빈을 대놓고 무시하고 욕을 하게 되면서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버린다. 결국, 성빈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식당 밖으로 나가서 자신의 형이랑 같이 포장마차에서 같이 술을 마신다. 결국 형(정재영 분)의 주선으로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게 된 성빈은 어느 날, 자동차 정비소를 자주 들르는 폭력조직의 보스인 태훈(배중식 분)을 보게 된다.
한편, 이 형사(임원희 분)는 성빈을 찾아와서 보호관찰 기간까지 자신의 담당 구역에서 절대로 사고를 치지 말라고 엄포를 놓고 가고, 오랜만에 연락한 옛 친구 석환은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은근슬쩍 그를 등한시하는데, 일전에 예고생들과 함께 싸웠던 후배 찐따에게 전화해 성빈이 전화왔었냐고 물으며 은근히 따돌리는 모습까지 보인다.[9] 이에 성빈은 살인 전과자에 대한 세상의 가혹함에 지쳐가기 시작하고, 죄책감과 그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기가 죽인 현수의 환영을 계속해서 보기까지 한다. 어느 날, 골목길에서 다른 조직폭력배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태훈을 목격한 성빈은 태훈을 폭행하는 다른 조직폭력배들을 자기가 죽인 예고생으로 보는 착각을 일으켜 주먹을 마구 휘두르고 태훈을 구해주게 된다.[10] 하지만 결국엔 자기가 일하는 자동차 정비소에 담당 구역에서 사고를 치지 말라고 경고했던 이 형사가 찾아오면서 갑자기 뺨을 때리고 쌍욕을 퍼부으며 전과자라는 사실을 떠벌리자 결국 성빈이 살인 전과자라는 것이 드러나 자동차 정비소에서도 해고를 당하게 된다. 결국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한 성빈은 태훈의 권유로 인하여 조직폭력배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조직폭력배로서의 삶을 시작하면서 성빈은 자신을 괴롭혔던 이 형사를 아파트에서 칼로 찔러서 살해하게 되면서 두 번째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11]
3.3. 현대인
강력계 형사가 된 석환과 조폭 태훈의 인터뷰와 싸움을 교차로 보여준다. 류승완 감독이 두 번째로 연출한 단편으로 1부와 3부를 잇기 위해 2부에서 강력계 형사가 된 석환과 후에 성빈을 거둬 들이는 조폭 태훈을 등장시켰다.주차장에서 형사인 석환과 조직폭력배인 태훈이 일 대 일로 싸우는 장면과 석환과 태훈이 각자 자신이 걸어온 형사로서의 길, 조직폭력배로서의 길, 형사와 조폭이 된 계기와 각자가 하는 일, 애로사항 등을 인터뷰 형식으로 말하는 장면이 교차로 나온다. 한편 격투 장면에서 석환은 태훈에게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추적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고, 결국 악으로, 깡으로 버틴 석환이 태훈을 검거하게 된다.
작중 나오지는 않지만 정황상 태훈이 검거되면서 이후 성빈이 조직의 실세가 된 것으로 보인다.
3.4.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 시점부터 영화의 화면이 흑백으로 바뀐다. 막판에 잔인한 장면들이 나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석환의 동생인 상환(류승범 분)이 등장한다. 절친한 친구 셋과 어울려다니며 클럽이나 술집을 쏘다니고 온갖 비행과 삥뜯기를 일삼고 다니는 철없는 고등학생 양아치인 상환은 야간 고등학교를 때려 치우고 폼 나는 조직폭력배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다가 삐끼들과 시비가 붙어서 패싸움을 하다가[12] 파출소에 잡혀갔는데 이때, 삐끼들을 데려가려고 파출소를 방문한 성빈을 보고 조직폭력배에 대한 동경이 더 커지게 되었다.[13] 결국 상환은 성빈을 찾아가서 자신을 받아달라고 부탁한다. 성빈은 상환이 석환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상환에게 두둑하게 용돈을 주면서 "건달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돌려보낸다.[14] 하지만 예전에 자신이 죽인 현수의 기억이 계속 떠오르게 되어, 결국 석환에 대한 복수의 일환으로[15] 상환을 받아주고 나중에 칼받이로 보내게 된다.[16]
꿈에 그리던 조폭의 일원이 된 상환은 친구들 앞에서 기세등등하고 자기를 따라서 학교를 그만두고 같이 조직에 들어가자고 권한다. 그러나 창준(장건재[17] 분)은 "정신 차려, 이 새끼야! 너, 그따구로 조직에 들어갔다간 고기들 틈에서 칼받이 밖에 안 돼!"라며 충고하고 한바탕 싸운 뒤 상환 패거리와 결별한다.[18] 이후 창준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마저 죄다 자퇴하고 조직에 들어간다. 조직에 들어가고 무서울 게 없어진 상환은 평소에 자신을 구박하던 담임선생을 밤거리에서 린치해버린다. 한편, 창준은 혼자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다른 양아치 패거리들의 표적이 되어 린치를 당하지만[19], 상환의 패거리들 덕분에 구출된다. 상환은 자기 조직의 소주방에서 창준과 술을 마신다. 술자리에서도 창준은 상환의 처지를 걱정하지만, 상환은 "건달도 임마 다 똑같은 게 아니야, 어? 어느 정도까지만 올라가면, 큰 가게 하나 딱 꿰차면 그 다음부턴 완전 관리직이야. 그냥 말년 그냥 편하게 가는 거야."라는 말과 자신의 포부를 말하는데[20] 여기서 창준은 상환이 곧 작업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 날 창준은 석환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환이 폭력 조직에 가입했다는 것과 조직들 간의 싸움에서 칼받이로 나갔음을 알려주게 된다. 분노한 석환은 성빈을 추격하여 예전에 사고를 냈던 그 당구장에서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상환은 다른 칼받이 인원들과[21] 함께 긴장한 모습으로 대기하다 마침내 나타난 상대방 1진 조직폭력배들과[22] 패싸움을 벌인다. 이 때, 석환과 성빈의 당구장에서의 일 대 일 싸움과[23] 상환을 비롯한 다른 칼받이 인원들과 상대방 조직폭력배들과의 싸움을 교차해서 보여준다.[24]
칼받이로 나갔던 인원들은 기세좋게 덤벼들지만 상대방 조직폭력배들에게 상대가 되지 못한 채 떡실신당하고 칼받이 인원들의 행동대장과 상환의 친구들은 모두 회칼에 찔려서 살해당한다. 사실 성빈은 칼받이들이 상대 조직의 주력인 1진에게 도륙당하는 동안 자신의 1진을 적의 본거지에 보내 기습했던 것이다. 애초부터 칼받이들은 모두 소모품에 불과했다. 위기에 처한 상환은 주먹을 마구 휘두르며 발악하지만 장발 사내가 휘두르는 회칼에 복부를 수차례 찔리고 치명상을 입게 된다. 상환은 자신이 꼬드긴 고등학교 친구들을 비롯한 나머지 칼받이 조직원들이 회칼에 난자당해 살해당하는 것을 바라보며 천천히 죽어가게 되고, 마지막에야 자신이 동경하던 조직폭력배들의 세계가 실상은 끔찍하고 비열한 폭력의 현장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야구방망이로 칼받이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던 다른 조직원(양지호 분[25])이 1진의 중간보스에게 "형님! 이 새끼들 칼받이에요! 성빈이 새끼가 1진들은 클럽으로 보냈답니다!"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창준이 충고하고 걱정한 대로 자신이 결국 칼받이에 불과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한편 석환은 성빈과 처절한 혈투를 벌인 끝에 두 눈을 잃게 되지만[26] 결국 완력으로 성빈의 목을 졸라서 죽이게 된다. 성빈은 죽어가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현수의 환영[27]을 보게 된다. 칼에 찔린 상환이 눈밭 위에 쓰러져서 형을 나지막히 부르며 죽어가는 광경[28]과 성빈이 죽은 뒤에 눈이 먼 상태로 홀로 당구장에 남은 석환이 울부짖는 광경이 교차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마지막 장면에는 성경 구절이 인용되며 상환이 형과 대화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4. 흥행 및 평가
류승완은 고상한 문화원 세대[29]가 아니었다. 주말의 명화를 보기는 했지만 그를 매혹시키지 못했다. 비디오로 복사해서 돌려 보던 제3세계 영화들은 그를 흥분시키지 않았다. 류승완이 홀린 것은 쾌감을 안겨주는 액션, 액션, 액션의 장면들이었다. 버스터 키튼과 성룡의 영화 사이에 놓인 어떤 차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영화들을 반복해서 보고, 그런 다음 장면들을 복기하고, 그리고 그걸 찍어보고 싶어졌다. 류승완은 영화를 독학으로 배운 사람이다. 스스로를 ‘표절의 왕’이라고 부른 그는 제도 바깥에 있었고, 문법을 배우지 않았으며,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네 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인데, 이 영화가 기이한 것은 영화 안에서 네 편의 영화가 차례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첫 번째 〈패싸움〉은 동아리 습작 단편영화의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두 번째 〈악몽〉은 어처구니없는 호러 영화 컨벤션을 액션 영화와 뒤죽박죽으로 섞어버렸다. 다만 한 가지는 알겠다. 류승완은 영화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신나는 것이다. 세 번째 〈현대인〉은 갑자기 훌륭해졌다. 잠복하던 형사와 건달이 만나서 다짜고짜 싸움을 벌이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그 싸움은 정말 육체가 소진되도록 이어진다. 그 육체의 충돌이 너무나 진지해서 액션 장면이라기보다는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정도로 피로해진다. 그런 다음 마지막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 오로지 자기 힘으로 스스로를 진정한 감독으로 도약시켰다. 이 네 편의 영화는 ‘열혈’ 시네필의 청춘에 관한 맹렬한 기록이며, 스스로의 성장에 관한 환희에 찬 인정투쟁이다. 그해에 21세기가 도착했다.
ㅡ 정성일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네 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인데, 이 영화가 기이한 것은 영화 안에서 네 편의 영화가 차례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첫 번째 〈패싸움〉은 동아리 습작 단편영화의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두 번째 〈악몽〉은 어처구니없는 호러 영화 컨벤션을 액션 영화와 뒤죽박죽으로 섞어버렸다. 다만 한 가지는 알겠다. 류승완은 영화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신나는 것이다. 세 번째 〈현대인〉은 갑자기 훌륭해졌다. 잠복하던 형사와 건달이 만나서 다짜고짜 싸움을 벌이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그 싸움은 정말 육체가 소진되도록 이어진다. 그 육체의 충돌이 너무나 진지해서 액션 장면이라기보다는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정도로 피로해진다. 그런 다음 마지막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 오로지 자기 힘으로 스스로를 진정한 감독으로 도약시켰다. 이 네 편의 영화는 ‘열혈’ 시네필의 청춘에 관한 맹렬한 기록이며, 스스로의 성장에 관한 환희에 찬 인정투쟁이다. 그해에 21세기가 도착했다.
ㅡ 정성일 #
당시 기준으로도 적은 제작비인 6,500만 원으로 완성되었으며 16mm 필름 한국 영화 중에는 처음으로 극장개봉한 작품이다. 전국 4개관으로 흥행은 전혀 기대도 안하고 개봉했는데 2주 만에 손익분기점인 1만 명을 돌파하고 압도적인 좌석점유율을 기록해 후에 35mm 필름으로 블로우업하고 전국 20개관으로 관수도 늘여서 종영할 때까지 8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한국 저예산 영화계에서는 지금도 레전드로 회자되는 작품.
개봉시기가 하필 영화 〈비천무〉 상영시기가 겹쳐서 우려했으나, 기우였다. 비천무는 김희선과 신현준, 정진영 등 당대의 톱스타 배우 출연진에 유명한 원작 만화를 근간으로 하여 제작했고, 40억 원이라는, 2000년 당시 기준으로는 어마어마한 제작비[30]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이나 연기력 모두 엉망이라 많은 관객들이 실망감만 얻었다. 40억 원이라는 돈을 투자했음에도 6,500만 원밖에 안 들어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보다도 못한 작품성 때문에 더욱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관객들이 열광했다.
류승완이라는 이름을 단번에 충무로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게 만들었는데, 첫 작품에서 예상치 못한 대성공을 거두어서 이때부터 감독으로서 방황하게 되어 훗날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너무 성공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식으로 회고하기도 하였다.
류승완의 동생 류승범의 배우 데뷔작이기도 하다. 너무 리얼한 양아치 연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거 감독이 어디서 진짜 양아치를 데려왔나 하고 오해했을 정도. 류승완의 인터뷰에 따르면 캐스팅 당시 양아치 역 배우를 찾다 찾다 안 돼서 집에 돌아왔더니 역할에 완벽히 부합하는 생 양아치가 집에 누워 있었다고(...). 그리고 류승범은 그런 류승완을 보며 "이 형이 얼마나 돈이 없으면 나까지 배우로 끌어다 쓰나"라고 생각했다고(...). 다만 방구석1열에 따르면 류승완은 웃자고 했던 이야기가 너무 알려지며 동생의 양아치 이미지가 너무 굳어져 불만이고 동생은 원래 학교다니면서 사고도 거의 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캐릭터를 설정할때 말투나 행동양식같은거에서 류승범을 참고는 아주 쪼금은(?) 했다고. [31] 참고로 영화에서도 둘이 친형제 사이로 출연한다.
류승범뿐만이 아니라 정재영[32]과 임원희의 얼굴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정재영은 극중에서 성빈의 형으로 등장하고 임원희는 성빈을 감시하고 자기 담당 구역에서 사고를 치지 말라고 협박하다가 결국 성빈에게 끔살당하는 형사 역으로 나왔다.
또한 2번째 에피소드인 '악몽' 편에는 극중 성빈의 아버지 역에 〈별들의 고향〉(1974), 〈바람불어 좋은 날〉(1980), 〈바보선언〉(1983) 등의 영화를 만든 감독 이장호가 특별출연하여 명연기(?)를 보여주었으며, 성빈이 일하는 카센터의 사장 역으로 중견배우 기주봉이 특별출연하였다.
2016년 4K 디지털로 리마스터링되었다.
5. 여담
이 영화는 처음부터 장편으로 촬영한 영화가 아니었으며, 류승완 감독이 이전까지 찍은 단편영화들을 엮어 장편으로 구성하여 개봉한 영화이다.1부에 해당하는 패싸움이 단편영화로 먼저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개봉을 했으며, 이후 3부에 해당하는 현대인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개봉을 하였다. 이후 류승완 감독은 1부와 3부의 이야기를 연결할 2부에 해당하는 악몽을 촬영하였고, 본 영화의 결말인 4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촬영하여 붙이면서 한 편의 장편영화로 재탄생하게 하였다.충무로 액션키드라는 별명의 류승완 감독이지만, 정작 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꽤 진지하게 폭력의 연쇄를 다루고 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며 폭력의 결과는 자멸이자 공멸이라는 경고가 이 영화의 주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33] 2000년대 초반 충무로는 친구의 성공 이후 무수하게 쏟아져 나온 조폭물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조직폭력배를 다룬 다른 영화들이 조폭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그려내 조폭미화물이라는 비판을 받던 상황에서 류승완 감독은 리얼리즘에 가깝게 암울한 조폭의 현실을 여과 없이 묘사하여 호평을 받았다.[34]
현수가 성빈의 시선에서 갑작스레 다가오는 샷은 딱 봐도 여고괴담이 떠오를 정도로 섬뜩한데, 사실 류승완이 여고괴담 1편의 소품부로 있었다. 이 영화에 사용된 피도 여고괴담에서 쓰고 남은거라고(...).
칼받이 조직원들이 상대방 조직폭력배 1진들에게 완전히 패배하면서 비참하게 울부짖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35] 칼받이들 중에서 "오늘 일만 잘 치르면, 니들도 신세핀다."라고 말하며 칼받이들을 격려하던 행동대장은 상대 조직의 1진의 보스에게 회칼을 수 차례나 맞고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가고, 상환과 같이 조직에 들어갔던 친구의 경우 다른 칼받이 인원들이 구타당하는 것을 와들와들 떨면서 지켜보며 주님의 기도를 읊는다(...). 그리고 상환의 또 다른 친구 역시 야구방망이로 뒤통수를 맞고 다리까지 부러지자 "엄마!"라고 울부짖었다.
결국 최후에는 상환과 상환의 2명의 친구들 모두 적 조직의 1진 칼잡이인 장발 사내에 의해 비참한 결말을 맞이한다. 상환은 상술한대로 저항하다 수 차례 복부를 난자당하고, 기도를 읊었던 상환의 친구는 칼에 목이 그여지고 이후에 등을 수 차례 찔리고 나서 목을 붙잡은 채 쓰러져 피를 내뱉으며 죽어갔다. "엄마!"라 울부짖었던 또 다른 친구는 부러진 다리 때문에 벽에 기대어 그 곳에서 도망치려고 버둥거리다 장발 사내에게 잡혀 칼로 등을 4차례나 찔린 후 서서히 쓰러지며 죽어간다. 이 결투장면은 영화 제작 당시 개봉했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나오는 오마하 해변 상륙작전 장면을 오마주한 것으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개봉 당시 배우 최민식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과 유사하다며 이를 지적한 바 있노라고 류승완 감독이 영화 코멘터리에서 직접 언급했다.
다만 이러한 묘사들은 어디까지나 폭력의 잔혹한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 뿐, 현실성과는 당연히 거리가 멀다. 백주대낮에 으슥한 곳도 아니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현직 형사를 칼로 찔러죽이는 것부터가 말이 안되고, 그러고도 물증이 없어서 누구보다 뚜렷한 확신범인 성빈을 체포하지 못했다는 건 더더욱 현실성이 없다. 결말부 조폭들의 패싸움도 마찬가지로, 백주대낮에 공터에서 함부로 집단 패싸움을 벌이는 것도 목격자가 생기면 순식간에 언론을 타서 싸움에 참여한 조폭들 전체가 검거되기 십상인데, 여기다 대놓고 회칼로 상대를 찔러 죽이기까지 한다. 60~80년대 위세가 훨씬 높고 공권력과 밀착되기까지 했던 옛날 조폭들조차 저러지는 못했다.[36]
영화 맨 마지막에 구약성서 예레미야 10장 23절의 구절인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인생의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나이다."가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11장 23절이라고 잘못 표기되어 있다.
영화의 마지막 에피소드이자 맨 끝 장면의 상환의 비참한 최후에 등장하는 노래는 프라즈마, 스트레인저, 디오니서스, 사하라 등의 그룹에서 보컬로 활동했던 이시영[37]을 주축으로 하는 그룹 모비딕의 'It is the end'라는 곡이다. [38]
영화를 촬영하면서 화면에 흔히 '붐'이라고 불리는 마이크 봉이 잡혔는데, 돈이 없어서 그 숏을 그대로 영화에 썼다고 한다. 그리고 스토리와 정서를 봐야지 마이크 봉을 보는 사람이 이상하지!라고 제작진끼리는 합리화를 했다고(…).
다른 에피소드로, 류승범이 쓰러지는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 갑자기 눈이 와서 작품 속 계절이 바뀌기도 하는데, 영화를 촬영할 때 그 눈이 내리는 장면이 생각보다 미적으로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평론가들에겐 "처음부터 눈이 오는 것을 기다려서 영상미를 추구했다."며 말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영화와 비슷한 또 다른 영화는 고모라라는 이탈리아 영화이다. 사실상 이탈리아 판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해당될 정도다. 두 영화 다 청소년이 이기적인 범죄 조직의 추악한 계획으로 인해서 너무도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청소년이 죽음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을 무미건조한 방식으로 그려냄으로써 허무를 더 강조시켰다는 것도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5.1. 4K 리마스터판 관련
현재 국내 OTT로 유통되는 4K 리마스터 버전은 어째선지 기존 러닝타임 98분에서 8분 가량이 삭제되어 있는데,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후반부가 상환의 친구가 겁에 질려 주기도문을 외우는 장면 등 중요한 장면들까지도 꽤 칼질당했다. 그 외에는 화면비가 1.33:1에서 상하가 살짝 크롭된 1.44:1라는 문제가 있다.
류승완 감독 본인의 의견으로 편집된건지 리마스터 담당 측의 독단인지는 불명이다. 다만 OTT로 배급되기 한참 전인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될 당시부터 러닝타임이 줄어든 상태였고, 특히 결말부에서 목이 졸려 죽어가는 성빈이 현수의 환각을 보는 장면 등은 컷이 아예 바뀌어버린 것을 봐서는[39] 정말로 원본 필름의 훼손이나 유실 등의 이유로[40] 어쩔 수 없이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높다.
현재 원판 98분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은 개봉 직후 나온 VHS, VCD, DVD판을 찾아보는 것 뿐이나, 굉장히 오래 전에 발매된 탓에 중고 매물이 아예 씨가 말랐다.
[리마스터판] [리마스터판] [3] 그래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인트로 부분에 이 영화의 제목이 안 나온다. 단편을 하나하나 묶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단편 하나하나마다 내용의 제목들이 나온다.[4] 예고생인 현수 패거리가 양아치로 묘사된 것도 작품 배경이 90년대 초반보다는 90년대 후반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90년대 초반까지 예술고등학교는 극히 소수의 학생만이 갈 수 있는 곳으로, 양아치 학교와는 전혀 다른 소수정예 학교였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학교설립 준칙주의의 시행으로 예술고등학교 설립이 쉬워지면서 예고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들 대다수는 공부 생각없고 막연히 예체능이나 해보려고 하는 양아치들이 몰려들어 양아치 학교란 인식이 생기게 되었다.[5] 철권 3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6] '악몽' 시점의 배경이 약 90년대 말이라고 가정하면 전편 '패싸움'은 1990~92년 경이 되어야겠지만, 영화가 세세한 고증에 신경쓰는 편은 아닌지라 간간이 지나가는 배경에 패싸움 편이 1997년 경, 악몽부터는 98~99년 경이라고 표시된 날짜들이 등장한다. 설정은 7년 차이지만 배경은 그렇게 보기 힘든 것이다. 애초에 패싸움, 악몽 편을 만들 당시에는 후속편들을 만들 계획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고증오류가 생긴 셈.[7] 상대가 죽일 의도로 맥주병으로 공격한 걸 막고 우발적으로 맥주병으로 쳐 죽인 것이면 상해치사죄에 더 가깝고 본인은 살해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원인이 상대에 있었기에 잘만 증언했다면 7년은 커녕 1년 이하를 살다 나왔을텐데 7년이나 산 걸 보면 유일한 증인이었던 석환이 잠적해서 증언할 기회를 잃어 살인죄가 적용된 듯 하다. 만약 상해치사가 나올 수 있게 석환이 증언이라도 해줬다면 성빈이 이 정도로 원망했을 일은 없었을 것이고 하다못해 이 후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죄했다면 상환이 조폭이 될 일도 없었을 것이다.[8] 식사자리에 함께 있었던 여동생 성희(이혜인 분)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내는 것에서 평소 집안 분위기가 어땠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심지어 딸이 조목조목 불만거리를 쏟아내는데 아버지는 어딜 감히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큰소리냐는 꼰대스런 말만 반복한다.[9] 참고로 패싸움은 석환이 화를 참지 못하고 먼저 시작한 짓이였다.[10] 상대도 싸움에 이골난 조직폭력배였지만 숫자도 불과 3명으로 그리 많지 않았고 광기에 사로잡혀 주먹을 휘두르는 성빈을 못 당하고 죄다 나가떨어졌다. 오죽하면 태훈이 성빈을 말리다 못해 각목으로 후려쳐 기절시키고 여관으로 데려갔을 정도.[11] 이 사건은 4부에서 석환과 선배 형사(안길강 분)의 대화에서 언급된다. 정황상 성빈이 저질렀을 것이라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아직까지 체포하지 못하고 있다고.[12] 이 때 상환이 삐끼 중 하나에게 멋들어지게 날아차기를 시전하지만 거리가 닿지 않아 코앞에서 바닥에 떨어지고 본인이 고통스러워하는 개그씬이 있다. 상환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어설프게 삐기들을 공격하다 빗나가 자기들끼리 부딫혀서 고통스러워하고 4:3인데도 도리어 밀리는 등 진짜 조폭들인 삐끼들에 비해 고딩 양아치에 불과한 상환 일행의 싸움실력이 많이 쳐진다는게 보인다.[13] 처음엔 석환이 보호자라면서 먼저 찾아왔고 나중에 성빈이 파출소에 들어온다. 그 와중에 애들 심문하면서 소리 고래고래 지르던 경장 한 명이 바로 성빈을 보고 안부 물어보는건 덤. 그리고 석환이 마치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라는 양 고개를 돌리고 성빈과 눈이 마주쳤을 때 보이는 표정이 압권이다. 그리고 상환은 이 모습을 보고 형이 잘나가는 조폭 두목 성빈과 친하니 형 빽으로 조폭에 가입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 흥분하게 된다. 물론 석환은 성빈을 피하고 있었고 성빈은 자신의 살인의 원인제공자면서 당시 증언은, 아니 최소한의 사과는 커녕 지금까지도 자신을 피하는 석환을 증오하고 있던 상황.[14] 성빈이나 태훈이나 과거 행적들을 보면 달리 갈 곳이 없어 결국 폭력 조직에 몸담은 사람들이다. 폭력 조직이 하는 온갖 막장스럽고 비열하고 더러운 짓거리를 참아낼 각오가 된 사람들로, 철없고 막연한 동경심이나 갖고 들어온 상환 같은 자들은 칼받이 외에는 쓸 곳이 없다.[15] 상술했듯 성빈은 당시 예고생들과 시비를 틀려는 석환을 계속해서 말렸지만, 석환은 기어이 선빵을 갈겼고 결국 일이 터진 것이다. 일은 석환이 시작했는데 일이 잘못되어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으니 복수심이 들 법도 하다. 게다가 출소 이후에도 석환은 성빈의 인생이 망가지는데 자신에게도 책임이 큼에도 성빈을 등한시했다.[16] 만약 석환이 뒤늦게라도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성빈 성격 상 애초부터 상환 일당을 받아주지도 않고 때려서라도 돌려보냈을 것이다. 아니면 신라의 달밤의 박영준처럼 반 20등안에 못 들면 조폭 안 시켜준다고 얘기하고 20등 되면 10등으로 올리고 그랬다면 석환이 성빈을 평생 떠받들였을 듯[17] 이후 독립영화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18] 창준은 이전에도 학교를 때려치겠다는 상환에게 "야! 아무리 X같아도 고등학교는 나와야지 새끼야."라며 상환을 다그쳤다.[19] 창준이 오락실에서 가만히 오락을 하는데 뜬금 찾아와 시비를 거는 것을 보면 상환과 어울려 다닐 시절에 벌인 악행 때문에 다른 패거리들의 원한을 산 것으로 보인다.[20] "나도 내일이면 이 바닥에서 확실히 뜬다."[21] 이들 중에는 과거 상환 패거리와 시비가 붙어 경찰서로 끌려갔던 성빈 휘하의 삐끼들도 끼어있으며 그 삐끼들 중 한 명이 행동대장이다. 이들은 자신이 칼받이임을 전혀 모르기에 스스로를 '1진'이라고 칭한다.[22] 무리의 보스로 보이는 콧수염 사내가 자신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드는 상환 무리를 보고 당황해서 "저 새끼들 뭐야, 저거?"라 묻는데, 익숙한 얼굴이 아닌 웬 어린 녀석들이 덤벼오자 당황해서 어리둥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성빈을 "성빈이 새끼"라 부를 정도로 면식이 있다.[23] 석환이 성빈을 죽이는 것으로 끝나긴 하지만 싸움 자체는 시종일관 성빈이 우세를 점하는 모습을 보인다. 1부 패싸움 편에서도 석환이 상대방의 거구 예고생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성빈은 예고생 2명을 상대로 우세를 점했고 맥주병 들고 덤비는 현수마저 간단하게 제압한 뒤 그 맥주병으로 머리를 때려 죽게 만드는 등 싸움에 훨씬 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체격 면에서도 성빈이 석환보다 확연히 크다.[24] 조직폭력배에 들어간 이후라 그런지 상환도 제법 잘 싸우긴 했다. 하지만..[25] 야인시대에서 청년기 이정재의 오야붕이었던 장도리 역으로 나온 바 있다.[26] 성빈이 두 눈을 손가락으로 짓이기듯 찔러버렸다. 하지만 막상 두눈을 잃고 울부짖는 석환을 보자 넋이 나가버린채 석환의 발악에도 저항을 하지 못한다. 자신을 외면했던 석환을 죽도록 미워했지만 그래도 한때 친구였던 그의 처절한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이 때 두 눈을 잃어서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음에도 처절하게 성빈을 죽이려고 이를 악무는 석환의 얼굴이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섭게 느껴진다. 저 씬 때문에 흑백화면으로 이 단락을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저 흑백화면으로 피가 더 선명하게 보여서 영화에서 더욱 더 무섭게만 느껴진다.[27] 죽기 직전에 보이는 현수가 지금까지 성빈이 본 현수와 확연히 다른 것이 지금까지 성빈이 본 현수는 단순히 공포스러운 귀신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의 현수는 자세히 보면 죽어가는 성빈을 보며 미소를 띄고 있다. 게다가 손을 앞으로 모으고 서 있는 것이 마치 죽은 사람을 조문하는 느낌이다. 즉 사후에 곧 다시 만나자는 의미. 이 영화에서 폭력의 악순환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28] "씨발... 형..." 그리고 이 마지막 말 후에 자신이 형과 지냈던 순간이 잠시 스쳐지나가더니 이내 마지막에 석환이 했던 말의 마지막 부분에서 정말로 상환이 죽는다.[29] 제5공화국 시절에 대학생 시네필들은 주한프랑스대사관으로 대표되는 유럽 대사관 산하 문화원을 통해 영화를 접했다. 대표적으로 박찬욱과 배창호가 바로 이 문화원 세대. 봉준호는 문화원 말기 및 직후 비디오 키드 1세대에 속한다. 류승완은 2세대.[30] 지금은 40억 원대가 평균 제작비지만, 2000년 당시에는 40억 원으로 보통 영화 3~4편은 만들 수 있었다.[31] 훗날 성공해서 둘이 같이 인터뷰했을때, 동생이 연기 안 했으면 뭐했을 것 같냐고 인터뷰어가 묻자 류승완이 주유소, 당구장이라 대답해 류승범이 쪽팔려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어느 정도 웃자고 하는 소리였겠지만 제작 당시엔 류승범 인생이 잘 안 풀렸던 상황이었던 모양.[32] 엔딩 크레딧에서는 정재영이 아니라 본명인 '정지현'으로 이름이 뜨며 우정출연이라고 되어 있다.[33] 실제로 작중 사태의 원인제공자인 현수는 찐따를 폭행한 것이 본인의 죽음을 불러왔고, 이들을 응징한 석환과 성빈 역시 그 일로 인한 연쇄가 둘 간의 공멸로 이어졌다.[34] 다만 시기적으로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친구보다 이전이 개봉했다.[35] 화면이 흑백인데다 딱히 정해진 복장이랄 것도 없는 건달 패거리들이라 싸움 중반까지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칼받이들이 정리되고 난 이후에 1진들이 그 장소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 1진들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다. 실제 시나리오에서도 1진 조직원들은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고 있다는 묘사가 나온다.[36] 정확히는 비슷한 사건은 많았으나 발생하면 언론에 대서특필될 정도였으며 범인들은 대부분 법의 처벌을 면할 수 없었다. 패싸움을 저질렀어도 법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라도 했지 현장에다 시체는 물론 범행 도구인 회칼까지 방치해두고 가버리지는 않았다.[37] 2015년 2월 현재 대구예술대학교 전임교수로 재직 중.[38] 곡의 이름부터 이것이 끝이다이다. 즉, 곡부터 비극적인 죽음을 암시했다고 볼 수 있다.[39] 원판에서는 현수가 마중 나온 듯이 손을 모으고 서 있는 원거리 샷(흑백)이 나오지만, 리마스터판에서는 뜬금없게도 1부에서 머리에 맥주병을 맞아 죽는 현수의 슬로우 모션 클로즈업 샷(컬러)이 복붙되어 나온다.[40]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16mm 필름으로 촬영한 단편들을 컴필레이션한 구성의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동시기 상업영화들에 비해 오리지널 네거티브가 온전히 보존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