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bgcolor=#2a57a5> 세계의 우주왕복선 | ||||||
미국 | 엔터프라이즈 | 컬럼비아 | 챌린저 | 디스커버리 | 아틀란티스 | 엔데버 |
소련 | 부란 |
1. 개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패치 |
컬럼비아 우주왕복선의 역사적인 첫 발사. 이 발사를 시작으로 우주왕복선의 시대가 열렸다. | 최초의 우주왕복선 야간 발사를 수행 중인 챌린저 우주왕복선의 모습. |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한 엔데버 우주왕복선의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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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우주 망원경을 전개하는 디스커버리 우주왕복선의 모습. | 아틀란티스 우주왕복선의 마지막 착륙. 우주왕복선의 시대가 끝나는 순간이다. | }}} |
NASA 항공우주공학 기술력의 정수이자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재돌입 비행 우주선. NASA에서 아폴로 계획으로 대표되는 1960년대 말~1970년대의 달 탐사 계획 이후, 후속 우주 탐사를 위해 등장한 우주선이다. 본래는 유인 화성탐사 프로젝트에서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재사용 발사체 연구에서 유래했으며, 지구 주변 궤도를 왕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많은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부분이지만, 최첨단 항공우주과학/공학의 상징과도 같은 우주왕복선은 1970년대 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다. 내장된 컴퓨터 시스템 등은 당연히 지속적인 개량이 있었지만, 본질적인 기술 요소들은 1970년대 기술 그대로이다. 존 영이 달 표면을 걷고 있을 때 우주왕복선 계획과 펀딩이 발표됐고, 1970년대에 개발해 1981년에 처음 쏘아올린 게 우주왕복선이다. 많은 음모론자들이 "당시 기술로 불가능" 어쩌고를 입에 달고 살지만, 이건 미국의 1960~1970년대 항공우주기술의 수준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이다. 우주왕복선의 시작은 아폴로 계획과 불과 약 10여년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 미국 항공우주기술의 놀라운 성취라 아니할 수 없다.
2. 재사용
소련이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만든 부란도 있지만, 소련이 해체되면서 실제로 우주비행사를 태워 날리진 못했기 때문에 스페이스X의 드래곤 V2 우주선이 데뷔하기 전까지 유일무이한 재사용할 수 있는 유인 우주선이었다.우주왕복선이라고 해서 모든 구성 요소를 재사용하는 건 아니다. 우주왕복선은 비행기 모양의 궤도선(Orbiter Vehicle) + 외부 연료 탱크(External Tank)[1] + 고체 로켓 부스터(Solid Rocket Boosters)로 구성돼 있는데, '부스터'와 '궤도선'만 재사용하고 '연료 탱크'는 버린다. 극궤도, 몰니야 궤도 등 경사각이 높은 궤도로 발사할 때는 미국 서해안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바다를 향해 남쪽으로, 국제우주정거장 등 경사각이 낮은 궤도로 발사할 때는 동해안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바다를 향해 동쪽으로 발사하기 때문에 부스터나 연료탱크가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지는 일은 없다.
착륙할 때는 달려있는 날개로 활공해 활주로에 착륙한다. NASA는 되도록이면 한 번 비행할 때마다 올려놓는다 날린다 해서 돈 왕창 깨지는 셔틀 전용 수송기를 쓰기 싫다 보니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 쪽에 착륙하려 했지만, 미션 프로파일이 특이하거나 동해안 기상이 안 좋거나 해서 어쩔 수 없을 때는 얄짤없이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에 내려야 했다. 이 외에 STS-3 미션에서 에드워즈 기지 주변의 날씨가 안 좋아 뉴멕시코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시험장에 착륙한 일도 있고, 이외에 비상시 유럽, 아프리카, 인도양 공군기지, 심지어는 남태평양 이스터 섬 마타베리 국제공항에도 착륙을 대비해 놨다. 미국의 1980년대 첩보소설 중에 군사임무 수행 도중 문제가 생긴 우주왕복선이 이스터 섬에 비상착륙하자 우주왕복선 임무의 비밀을 캐내러 몰려온 KGB의 방해를 뚫고 우주왕복선을 미국으로 모셔가려는 미국 요원들의 사투를 그린 소설이 있다.
3. 위상
"Go at throttle up"
"출력 최대로."
- 우주왕복선을 상징하는 대사. 우주왕복선 발사에 한번은 무조건 나온다.
한국 언론에서는 이 우주왕복선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우주왕복선을 우주선의 동의어로 쓰거나, '소유즈 우주왕복선 '같은 부적절한 명칭이 나오기도 한다. 소유즈나 아폴로는 1회용 로켓에(소유즈 로켓, 새턴 V) 사령선을 싣고 발사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건 사령선뿐이기 때문에[2]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과 묶는 건 모순이다. 그 위상은 단순히 원통형의 로켓과는 완벽히 차별화되는 독특한 형태에다가 비행기를 닮은 멋진 궤도선의 형태 덕분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주 탐사의 로망으로 각인되어 있다. 매체에서의 취급은 물론 대학교 전공서적에서도 우주왕복선 발사의 간지폭풍은 표지 디자인에서 즐겨 쓰였다."출력 최대로."
- 우주왕복선을 상징하는 대사. 우주왕복선 발사에 한번은 무조건 나온다.
특히 2020년대 초 기준, 40대 이상 연령층이 우주왕복선에 대한 기억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 저 세대 중에서 과학 기술 분야에 관심이 약간 있는 사람이라면 우주왕복선의 기본 개념도(주 오비터와 연료탱크 그리고 좌우 부스터) 정도는 쉽게 그려내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는 1986년의 챌린저 우주왕복선 폭발 사고 영향도 컸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미국 내에서도 3대 지상파밖에 없던 시절, TV 생중계하다가 불꽃과 함께 폭발해버려서 그 충격은 엄청났다. 게다가 한창 1980년대 냉전 막바지에 미-소 양국이 으르렁대던 시점이었던 것도 영향이 크다. 1980년대 중반에는 면소재지 시골 벽촌 학교 앞 문방구에서도 스티로폼으로 된 우주왕복선 장난감을 조악하게 찍어내서 팔고 있을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는 높았다. 그리고 용자 시리즈의 한국 내 흥행 또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데, 한국에서 용자 시리즈 열풍을 이끈 양대 작품인 태양의 용자 파이버드와 전설의 용자 다간 모두 우주왕복선이 모티브인 기체(그랑버드/셔틀 세이버)가 존재한다.
현재는 실용화된 우주왕복선이 미국의 다섯 대(지구를 떠난 적이 없는 엔터프라이즈 제외)밖에 없기 때문에, 우주왕복선이라 하면 그 다섯 대의 우주선을 지칭하며 혼동의 여지가 없다.
4. 비행 원리
우주왕복선 발사 순간. STS-134 미션으로 엔데버의 마지막 비행이었다. 발사 장면은 10:00에 나온다.
멀쩡하게 발사되는 모습이 익숙하기 때문에 그냥 그렇구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세히 보면 도대체 이런 물건을 어떻게 띄우는지 의문이 드는 외계인 고문의 결정체.
먼저, 발사체의 질량중심과 추력중심이 크게 어긋나 있다. 누리호와 같은 일반적인 모습의 로켓의 경우, 로켓의 몸체와 추진력이 나오는 엔진이 상하 직렬로 연결되어 있어 질량중심과 추력중심이 일직선상에 있게 되어, 로켓이 상승 중에 뒤집어지거나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주엔진은 궤도선의 뒤에 달려 있지만 연료탱크는 궤도선의 배 밑에, 고체로켓 부스터는 연료탱크 좌우에 달려 있다. 우주왕복선은 비대칭의 매우 특이한 형상을 취한 것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로켓은 단 분리를 해도 이 질량중심-추력중심의 방향축이 계속 유지되는 데 반해 우주왕복선은 1단에 해당되는 그나마 로켓답게 붙어있던 고체 로켓부스터를 분리하면 그때부터는 정말 특이한 모양의 비행체가 되어 버린다.
다른 우주발사체들과의 크기 비교. |
좌: 우주왕복선 고체부스터를 직렬로 연결했을 경우 우: 좌우로 붙일 경우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주왕복선의 주엔진(SSME[3]: RS-25)은 하늘을 향해 직선상으로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무게중심을 향해 사선상으로 달려있다. 이렇게 하면 발사 초기에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로켓엔진이 연료를 소모함에 따라 무게중심이 변하기 때문에 질량중심은 다시 어긋난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SSME의 추력편향 각이 약 15도로 매우 크고, 우주왕복선은 변화하는 질량중심을 향해 추력중심을 계속해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추력 편향을 통해 자세 제어까지 할 수 있다. 그야말로 항공우주기술의 결정체인 셈이다.
기체의 형상에 비해 크게 어긋난 우주왕복선의 추력중심(CoT)-질량중심(CoM) 축 |
이뿐 아니라, 지상과 진공 상태에서 연소 조건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로켓은 해수면 엔진과 진공 엔진을 따로 구비한다. 그러나 SSME의 경우 발사대부터 지구궤도까지 계속 연소를 진행하면서도 효율 감소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SSTO 연구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주왕복선에 결집된 항공우주기술이 워낙 대단한 탓에,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NASA의 신형 우주발사체들은 대부분 SDLV(Shuttle-Derived Launch Vehicle, 우주왕복선 파생 발사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대표적으로 차세대 초중량급 발사체인 SLS의 경우 고체 부스터는 우주왕복선의 고체 부스터를 조금 키운 것, 주엔진은 우주왕복선의 주엔진을 1회용으로 코스트다운한 것, 연료탱크는 우주왕복선의 연료탱크를 개량해 사용하고, 심지어 상단부 엔진인 J-2X에도 SSME의 기술이 대량 반영될 정도로 아주 마르고 닳도록 우려먹고 있다.
연료 탱크의 강렬한 주황색은 'Cryogenic Orange'라고 불리는 극저온 단열재의 색상이다. 연료탱크를 단열재로 처리한 이유는 우주왕복선의 메인 엔진인 RS-25는 끓는점이 영하 252도인 액체수소를 연료로 쓰기 때문이다.[4] 우주왕복선뿐만 아니라 Delta IV, SLS 등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로켓도 해당 색으로 단열처리된 연료탱크를 볼 수 있다. 첫 STS-1 미션에서는 만일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해 연료 탱크까지 흰색의 발포단열재로 칠을 싹 했지만 처음 두 번의 비행 이후로는 칠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무게가 줄어서 약 272kg의 짐을 더 실어나를 수 있게 되었으며 이후에 경량연료탱크(LWT) 초경량연료탱크(SLWT)로 개량을 통해 더 많은 화물이 운송 가능해 졌다.
우주왕복선의 개발과 완성, 앞으로의 기술 활용 방향 |
착륙도 일반적인 비행기와는 매우 다르다. 착륙할 활주로가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가 궤도 밑으로 올 때까지 지구를 돌며 대기하다 궤도를 수정해 대기권에 진입한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는 우주왕복선의 속도를 착륙이 가능할 정도로 줄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궤도선에 달린 메인 엔진은 연료 부족으로 사용할 수 없다. 외부 연료 탱크는 이미 분리해 버렸으니까.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궤도 수정용 엔진은 전체 추력의 1%도 안된다. 하지만, 속도를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우주선을 단열재로 빵빵하게 무장시킨 뒤 지구의 대기권으로 진입시키면 지구의 두꺼운 공기층이 엄청난 감속을 일으켜 알아서 속도가 줄어들게 된다. 속도는 줄였으니 궤도는 엔진으로 보정해나간다.
그런데 우주선이 밑으로 하강할수록 공기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속도도 더 잘 줄겠지만 동시에 날개에 양력이 생기고, 그렇게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중력에 이끌려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물수제비마냥 반복하게 된다. 그렇다고 양력을 줄이기 위해 기수를 올리면 우주선이 녹아내리거나 조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주선을 옆으로 돌려서 양력의 방향을 위쪽이 아닌, 옆으로 바꾼다. 그렇게 하면 또다른 문제가 하나 생기는데, 우주선의 진행 방향이 같이 틀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구로 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목적지인 플로리다가 아닌 대서양에 처박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우주선을 반대쪽으로 뒤집어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우주왕복선은 연속되는 s자 곡선 궤적을 그리며 하강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은 메모리가 겨우 1메가짜리인 컴퓨터 5대가 오토파일럿으로 수행한다. 그래도 우주비행선 날리기엔 충분하다고...[5]
이후 플로리다 인근에서 착륙하기 위해 활주로와 정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부터는 사령관이 수행한다. 하지만, 유압계통이 아닌, FBW 시스템, 즉 전자식이라[6] 앞서 언급된 1메가짜리 컴퓨터가 사용된다. 그리고 글라이드 슬로프를 따라 하강한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벽돌에 날개를 달아놓은 것마냥 공기역학적이지 않다. 우주비행사들은 개조된 걸프스트림II를 이용해 조종 훈련을 하는데, 이들은 우주왕복선의 비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재현하기 위해, 랜딩기어를 내리고 엔진 역추진 상태로 착륙하는 연습을 한다. 때문에 왕복선의 글라이드 슬로프는 일반 항공기들의 3도가 아니라, 20도 경사이다. 그리고 강하율은 분당 1만 피트로, 이는 일반 항공기들의 강하율인 분당 200~300피트의 약 50배이며 스카이다이버의 종단속도와 같다.
이 정도 속도면 착륙보단 그냥 활주로에 들이박는 수준이기 때문에, 2,000피트 정도에서 기수를 들어올리는 Preflare Manuver를 시행한다. 300피트에서는 다시 집어 넣을 수 없는 랜딩기어를 꺼낸다. 안 그래도 공기역학적이지 않은 디자인 때문에 저항을 발생시키는 랜딩기어를 최대한 늦게 꺼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집어넣는다고 해도 어차피 엔진을 쓸 수 없어 고어라운드 즉, 착륙에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복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퀴를 접어넣는 기능은 필요가 없다. 그리고 땅에 닿은 뒤에는 낙하산을 펼치고 천천히 기수를 내려 앞바퀴를 땅에 닿게 한다.
5. 개발 역사
5.1. 개발 배경
우주왕복선의 개발은 무려 나치 독일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베르너 폰 브라운과 함께 우주덕질을 하던 국방군 장교 발터 도른베르거는 독일 시절부터 전쟁통에 V-2를 쏴제끼면서도 짬을 내어 우주비행체 연구를 했는데, 이후 영국에서 전범 혐의로 인해 2년간 복역한 후 미국에서 초음속 항공기 제작사 벨에 스카우트되어 "대륙간 탄도 여객기"의 개념을 제시했다. 이후 도른베르거와 전쟁 이전 독자적으로 진행되던[7] 미국 내 우주비행기 연구의 성과는 X-20 다이너소어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되는가 했지만 문 레이스가 시작되고 미 공군이 MOL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후순위로 밀렸으며 도른베르거 역시 나이를 먹어서 은퇴했다.하지만 미국의 문 레이스 승리가 확정된 뒤 NASA의 달 탐사에 대한 지원은 줄어들었고, NASA는 우주개발에 대한 로망을 아직 버릴 수 없었기에 지구 궤도상의 우주정거장 운용을 꾀하는 차원에서 새턴 로켓과 맞먹는 대규모의 재사용 가능한 우주발사체에 대한 복안을 내놓는다. 그것은 과거 도른베르거가 꿈꾸던 연료탱크 - 양쪽 부스터 - 리프팅바디 오비터 아이디어를 채용한 스페이스 셔틀. 이 예산 의결 소식은 전 NASA를 들썩였고, 다음 날 달에 막 도착한 존 영, 찰스 듀크, 그리고 달을 돌고 있던 켄 매팅리에게도 전해졌다. 듀크의 말에 따르면, 존 영은 3피트[8]를 방방 뛰며 엄청나게 기뻐했다나. 특히 비행기라는 특유의 형상 때문에 테스트 파일럿이었던 우주인들 대다수가 매우 즐거워했다. 이전까지는 생명유지에 급급한 캡슐이나 탔지만 이제는 비행기답게 조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달 위에서 점프하면서 경례하는 포즈로 사진을 찍는 존 영. 사진을 찍어준 사람은 우주비행사 찰스 듀크. 이 사진을 찍은 이후, 두 우주비행사는 CAPCOM으로부터 우주 왕복선 예산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애써 정신승리하는 격. 사실 우주왕복선은 우주수송시스템(Space Transport System)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인데, 이 우주수송시스템은 지구궤도와 달궤도의 영구적 우주정거장, 지구와 지구 저궤도를 왕복하는 우주왕복선, 지구 저궤도와 지구정지궤도, 달궤도를 왕복하는 화학연료 우주수송선, 지구와 화성 등 행성간을 왕복하는 핵추진 우주수송선 등으로 구성되는,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말 그대로의 "우주수송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다른 모든 구성요소는 폐기되고 지구 저궤도 우주왕복선 하나만 완성된 것이니, 켄 매팅리를 비롯해 많은 우주인들과 NASA 관료들의 입장에선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당시 기술로 대부분 구현이 가능했고 상당 부분 성과까지 거뒀던 우주수송시스템이 잘려나간 것은 문 레이스에서 승리한 당시 미국 정치권이 더 이상 우주개발에 예산을 쏟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를 위해 개발 중이던 열핵 엔진 NERVA(Nuclear Engine for Rocket Vehicle Application)는 누적 17시간 정도의 가동실험을 성공하며 완성 직전이었으나 관련 예산이 취소되며 잊힌 기술이 된다. 이후 열핵 엔진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NASA 등의 우주개발 타임테이블을 보았을 때 열핵 엔진이 실제로 등장하려면 빨라도 2030년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2. 설계 변경
NASA는 이 셔틀이 제안된 시기에 구체적인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겁나게 쏘다 보면 싸진다. 대략 1년에 50회. 요즘 쉬지도 않고 로켓을 쏘는 것 같은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 시리즈가 100회 성공 발사 기록을 찍는 데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12년의 시간이 걸렸다. 옛날부터 X-15가 크게 흥했고 전무후무한 로켓 새턴 V도 만들어봤으니 비행기 버전 새턴 V도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셔틀 개발사업은 시작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2020년 현재 NASA가 만들고 있는 SLS 로켓은 사실상 우주왕복선 버전 새턴V가 되어버렸다. X-15 시절부터 로켓비행기에 재미를 붙이고 아폴로 사령선을 만들었던 노스 어메리칸 록웰(훗날 보잉에 흡수)이 비행기 모양 궤도선을, 우주왕복선 연구의 기초가 된 X-24 실험기를 만들었던 마틴 마리에타(현 록히드 마틴)가 연료 탱크를, X-15의 기똥찬 XLR99 엔진을 만들었던 모턴 타이오콜[9]이 고체 로켓 부스터를 만들기로 계약을 완료하였다.하지만, 셔틀 개발은 예전에 스카이랩과 MOL 예산 배정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미합중국 공군과의 합작 프로젝트로 전환되었고, 공군의 장대한 참견질이 시작된다. 그 첫 타자는, 바로 날개였다.
날개는 원래 리프팅 바디 오비터에는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 공군이 극궤도 위성 미션을 딱 한 바퀴 만에 완수할 수 있게 만들어내라는 강짜를 놓으며 셔틀은 있어봐야 우주선에게는 비용과 무게만 늘어나는 델타윙을 도입해야 했다. 극궤도란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되어 남북극 상공을 지나는 위성 궤도로, 약간의 기동만으로 지구상 전역을 관측할 수 있는 궤도라서 첩보위성 갖다놓기에 딱 좋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 유인 우주선을 갖다놓으면 99%는 군사용 미션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소련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었다. 그래서 소련이 미국에서 뭔 짓을 하는지 알아채기 전에 궤도 진입 - 화물칸 뚜껑 열기 - 위성 갖다놓고 - 있던 거 회수하고 - 뚜껑 닫고 - 집에 오는 절차를 지구를 딱 한 바퀴만 돌면서도 완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당초 계획되던 케네디 우주센터, 에드워즈 공군기지뿐만 아닌 전 세계 동맹국의 1,000피트 이상 활주로 어느 곳에라도 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도 했었다. 심지어는 이스터 섬 마타베리 국제공항이 규모에 비해 활주로가 매우 긴 것도 반덴버그 미션시 TAL에 대비한 우주왕복선 비상착륙지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위성 갖다놓고 말고 가져오고도 있다. 이 말인즉슨, 빨갱이 위성 훔쳐와!라는 말이다.
일반적인 재돌입 절차에서도 셔틀은 델타윙의 끝부분만 조금 쓰는 정도인데, 이 극궤도 위성을 전개하고 회수하고 하려면 거기까지 갔다오는 기동에서 상당한 비행성능이 필요했다. 극궤도 위성 역시 고도상으로는 대부분 저궤도에서 도는지라 지구의 자전 때문에 그냥 한 바퀴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결국 프로그램의 주요 물주였던 공군이 빠지지 않는 한 델타윙 또한 빠질 수 없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공군의 참견을 오비터 디자인 단계의 일선에서 접하던 켄 매팅리는 '아폴로보다 셔틀 만들 때가 훨씬 힘들었다'라고 회고할 정도였으며 결국 우주왕복선의 부활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에선 날개는 무자비한 칼질을 당해 우주왕복선의 최초 컨셉으로 되돌아가버렸다.
풍동 실험도 곤란했다. NASA의 Ames Research Center에 있는 세계 최대 풍동이 유명한데, 이러한 규모에도 초음속, 초고고도 공기역학 연구를 셔틀의 발사/귀환 상황을 가정해서 하기엔 그 풍동도 너무 작았다. 아무리 축소판으로 실험을 해도 갖가지 오차는 줄어들질 않았다.
또한 소프트웨어도 문제. 아폴로 시절에는 저성능에 단순한 처리장치에도 신뢰성과 안전성에 터무니없는 예산을 퍼부으며 에러 나는 일을 매우 적게 했지만, 컴퓨팅 성능의 발전에 따라 첨단 장비들을 쑤셔넣고, 그 과정에서 컴을 여러 대 굴리며 4대가 만장일치가 아니면 컴퓨터끼리 다수결로 결정하는 식의 시스템을 만들었다.[10] 처음엔 그래도 좀 안전할 줄 알았지만, 에러는 아폴로 시절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그래서 뭔가 외부에 더 달아보고도 싶지만, 풍동에서 고생하는데 뭘 더 달겠는가. 콕핏에 달 수도 없었는데 콕핏 복잡하면 누워있어야 하는 파일럿들이 싫어한다. 이 시절의 경험은 훗날 NASA뿐만 아니라 여러 항공전자, 체계공학,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반면교사가 되었지만, 전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아폴로 만들던 엔지니어들이 적은 예산으로 이걸 만들면서는 답답해서 속터진다.
이러한 설계 변경과 부족한 자원으로 인해 우주왕복선이 사고 발생 시 얼마나 생존율이 낮았는지는 5번 문단에서 후술.
6. 활공 시험
엔터프라이즈 우주왕복선 참조7. 비행
우주왕복선을 활용한 일련의 우주 미션은 정식 프로젝트명이 STS-X였다. 공식 명칭인 Space Transportation System의 약자였지만 아무도 트랜스포테이션 어쩌고라 안 하고 '스페이스 셔틀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단지 미션 명칭만 STS-X. 그러다가 1983년 하반기, 1984 회계년도부터 NASA는 미합중국 공군의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도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계획을 잡는다. SDI 때문에 군사위성 마구마구 쏴제끼려던 공군과 예산다툼이 생기자 NASA에서는 "까짓거 우리가 셔틀 자주 쏴서 올려줄게!" 하며 높으신 분들을 감동케 했다. 이때부터의 미션 명칭을 STS-4-B,C,... 같은 식으로 지었다. 미션이 확정된 연도 기준. 84년에 확정되었으면 4로 시작하는 식. 평소대로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하면 1,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하면 2. 정작 미 공군 주도의 미션을 고려하여 이렇게 미션 명명법까지 뜯어고쳤건만 미 공군의 위성 발사는 NASA가 국회의원을 우주에 보낸다거나 하는 기이한 이유를 들어가며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결국 서부에서 발사하는 일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일설에 의하면 그런 거 없고 당시 NASA 국장 제임스 벡스가 아폴로 13호의 사례를 보고 13이란 숫자를 두려워해 STS-13을 피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한다. 참고로 STS-13...이 아니라 STS-41-G가 된 이 미션은 최초로 2인의 여성 우주 비행사가 탑승(샐리 라이드, 캐스린 설리번)하고 그중 설리번이 미국 여성 최초의 우주 유영을 수행했던, 꽤 성공적이었던 미션이다. 참고로 이 미션 역시 챌린저 미션이었다. 다만 이상한 명명법 도입 이전에 STS-13으로 코드명이 정해져 있던 미션은 11번째의 STS-41-C였다. 이 미션 역시 챌린저 미션으로, 이는 솔라맥스 위성 수리를 수행했고 후일 케슬러 신드롬 연구에도 영향을 끼쳤다. 또한 STS-51-L의 희생자인 딕 스코비가 처음 수행한 미션이기도 했다.
우주왕복선 탑승은 대개 발사 4 ~ 5시간 전부터 시작되는데, 정비사와 함께 용품을 장착한 후 좌석에 앉기 때문에 매우 오래 걸린다. 발사 10 ~ 15분 전에 탑승이 모두 끝난다.
7.1. STS-1
유리 가가린의 우주비행 20주년, 30년 하고도 석 달의 역사가 시작하였다.STS-1 항목 참조.
7.2. STS-135
한 세대의 상상을 쏘아올린, 그 어느 것와도 비교할 수 없던, 역사에 길이 남을 배, 우주왕복선이 마지막으로 항구로 돌아옵니다. 항해가 막을 내립니다.
Having fired the imagination of a generation, a ship like no other, its place in history secured, the space shuttle pulls into port for the last time, its voyage at an end.
- NASA 존슨 우주센터 홍보팀 해설위원 롭 네이비어스(Rob Navias)
(위 영상의 10분 10초 정도부터 나온다.)
Having fired the imagination of a generation, a ship like no other, its place in history secured, the space shuttle pulls into port for the last time, its voyage at an end.
- NASA 존슨 우주센터 홍보팀 해설위원 롭 네이비어스(Rob Navias)
(위 영상의 10분 10초 정도부터 나온다.)
Thank you Columbia, Challenger, Discovery, Endeavour, and our ship Atlantis
- 크리스 퍼거슨(Christopher Ferguson), STS-135 사령관
부르는 순서와 달리 실제 데뷔 연차는 아틀란티스가 넷째, 엔데버가 막내다. 프로그램은 당초 디스커버리의 STS-133으로 끝날 예정이었지만 NASA가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의회의 펀딩을 받아내며 셔틀 제작 위탁회사 United Space Alliance와의 계약을 6개월 연장, 엔데버와 아틀란티스를 한 번씩 더 날렸다.
- 크리스 퍼거슨(Christopher Ferguson), STS-135 사령관
부르는 순서와 달리 실제 데뷔 연차는 아틀란티스가 넷째, 엔데버가 막내다. 프로그램은 당초 디스커버리의 STS-133으로 끝날 예정이었지만 NASA가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의회의 펀딩을 받아내며 셔틀 제작 위탁회사 United Space Alliance와의 계약을 6개월 연장, 엔데버와 아틀란티스를 한 번씩 더 날렸다.
카운트 다운마저 비범했던 마지막 발사였다. 발사와 함께 한 마디 정도 남겨두는데 이번 발사의 한 마디는 우주덕들을 울리기에 충분했었다. 6명이 아닌 4명의 우주인과 함께 아틀란티스가 날아오르자 발사 매니저는 "미국은 꿈을 계속 도전할 것입니다"라는 한 마디를 남기며 발사 시퀀스를 이어갔다.
위는 STS-135 아틀란티스의 발사와 귀환 영상이다. 이 역사적인 마지막 비행에 전 세계 언론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였으며, 심지어 AFKN을 비롯해 전 세계 미군 방송에서도 발사가 생중계되었다. 이후 상업 승무원 수송 프로그램 시험비행 임무에 선발된 우주인 덕 헐리(STS-135 파일럿)도 이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며 반드시 상업 승무원 수송 프로그램을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외에 STS-133 디스커버리의 파일럿 에릭 보 역시 상업 승무원 수송 프로그램에 선발되었으며, STS-135 사령관 크리스 퍼거슨은 보잉으로 이직하여 CST-100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STS-135 미션 스페셜리스트 중 렉스 월하임은 오리온 다목적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의 주임으로 근무 중이다.
8. 퇴역한 이유
8.1. 경제적 문제
흔히 우주왕복선은 소유즈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사양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우주왕복선은 애초에 소유즈와 경쟁하도록 만들어진 발사체가 아니다. 궤도선만 비교하더라도 웬만한 로켓들에 비해 작지 않다. 문제는 이 커다란 비행기 자체를 우주에 올렸다가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점이다.다른 로켓들의 경우 2톤짜리 위성을 발사한다고 가정하면 위성을 제외한 모든 부분은 발사과정에서 단분리해서 폐기하면 되지만, 우주왕복선은 2톤짜리 위성에 더해서 109톤짜리 궤도선까지 우주에 올려야 하는데 이쯤 되면 작은 우주선을 달에 보낼 목적으로 만든 괴물 로켓이었던 새턴 V 보다 조금 작을 뿐이다. 실제로는 아폴로의 모듈조차 다른 유인 우주선에 비하면 큰 편이다. 달착륙미션 기준으로 사령선+기계선이 29t 달착륙선이 16t으로 합치면 45t에 달하며 연료와 페이로드를 뺀 공중량만 해도 합쳐서 16t이다. 새턴 V는 약 3000t의 발사중량으로 TLI[11]에 48t, LEO에 140t을 올릴 수 있다. 우주왕복선의 SSME + SRB는 약 2000t의 발사 중량으로 LEO에 약 109t의 오비터를 올리게 된다.
위성 하나 쏘고 우주정거장에 사람 한 번 보낼 때마다 새턴 V를 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반면 소유즈는 5톤이며, 이 5톤이 전부 궤도에 올라가야 하는 최종 페이로드이다. 또한 귀환할 때는 궤도모듈과 서비스모듈은 버리고 재진입모듈만 돌아오면 된다. 우주발사체는 최종페이로드의 제곱에 비례하는 만큼, 체급상으로는 거의 자전거와 덤프트럭만큼의 차이가 있다. 만약 21세기의 로켓들처럼 부스터와 연료탱크까지 죄다 멀쩡한 수준으로 회수할 수 있다면 그래도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었겠지만 연료탱크는 재진입 과정에서 소실되고, 부스터는 낙하산 착수를 하는데 회수를 한다고 해도 부품 손상이 심각해 수지가 맞질 않게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우주왕복선이 그런 비효율적인 방법을 택한 이유가 있다. 사실 우주왕복선의 당초 목적은 초대형 우주정거장을 만들기 위한 초중량급 발사체였다. 24톤의 최대 페이로드부터 현존 어떤 우주발사체와 비교해도 1~2위를 다투고, 페이로드를 실을 수 있는 카고 베이의 크기는 비교할 상대조차 찾기 힘들다. 보통 로켓의 제원표에 나오는 페이로드는 유인우주선이든 인공위성이든 궤도에 도달하는 대상의 총 무게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의 24t은 그 궤도에 도달한 오비터가 싣는 페이로드이다. 아폴로 계획에서는 연료와 공중량을 제외한 1톤 남짓한 탑재량이 페이로드가 된다. 이동이 아닌 탐사 목적을 위한 장비인 착륙선을 페이로드에 포함해도 약 17t.
우주왕복선의 궤도선까지 페이로드로 계산할 경우, LEO 페이로드 중량 약 109t이라는 수치가 나오는데, 현재 우주왕복선급의 수송 능력을 갖춘 차세대 발사체는 SLS 블록 2[12] 또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13] 정도 뿐이며, 이 둘은 2023년 기준 아직 상용화되지도 못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의 개발은 1972년 아폴로 후기 미션부터 첫 삽을 뜬 장기 프로젝트로, 엔진부인 SSME + SRB만 따진다면 전술했듯이 우주왕복선 시스템은 LEO궤도에 109t을 올리는 초대형 발사 시스템이다.[14]
그런 수송능력을 가졌으니 설계시점에서도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재사용 가능하게 만들어 최대한 많이 발사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비용을 현실화하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체급을 고려할 때 1회용 경량 발사체보다 값싸게 만드는 건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았다. 그저 현실적으로 운용해서 이득을 볼 수 있을 정도까지 비용을 낮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여러 부분에서 한계에 부딪힌다.
일단,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부스터와 궤도선도 한 번 사용할 때마다 대규모의 정비 및 보수를 시행해야 했다. 낙하산을 이용해 바다에 착수하는 부스터의 경우, 아무리 낙하산을 사용한다 한들 그만한 크기와 질량을 가진 물체가 바다에 착수할 때의 충격은 결코 작지 않다. 게다가 해수에 머리끝까지 잠기는 만큼 아무리 방염처리를 했다 해도 부식을 피할 수는 없으며, 낙하산을 다시 검사하고 장착하는 데에 필요한 인력도 엄청나다. 하다못해 저거 건지자고 바다에 뛰어드는 잠수부들도 빨리빨리 건지지 못하면 영영 잃어버린다는 강박감 때문인지 우주인들 못지 않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깜깜한 밤에도, 풍랑 때문에 도저히 잠수 못 할 날씨에도, 잠수사들은 바닷속에 뛰어들어 복잡한 작업을, 그리고 비상시에 대비한 우주인 구조 대비까지 실시했다. 그 결과 135회의 미션 중 테스트 비행이었던 STS-4와 부스터 자체가 터져버린 STS-51-L 외에는 전부 어떻게든 회수에 성공했다.
한편 궤도선의 경우, 우주왕복선의 메인엔진인 RS-25는 새턴 V의 F-1에 비견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강력한 엔진이며, 따라서 매번 우주에 다녀올 때마다 정밀한 검사를 해야만 했고, 좀 미심쩍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통째로 갈아버려야 했다. 이는 궤도선 바닥의 방열타일도 마찬가지였는데, 한 번 발사 시마다 최소 수백 개씩은 깨졌다. 1988년 12월 6일 STS-27 아틀란티스의 경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발사시 약 700개의 타일이 손상되었다. 그중 1개는 완전히 왕복선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버렸다. 다행히 이탈 부위가 L-밴드 안테나를 지지하는 강철판 밑이어서 재돌입은 별 탈 없이 이루어졌으나, 당시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재돌입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죽을 각오를 하고 돌입했다고... 만약 이때 재돌입이 실패했다면 셔틀 프로그램은 그냥 다 폐지되었을 테고, 이 미션이 펜타곤의 기밀 미션이었다는 점에서는 끝물이긴 하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던 냉전에마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 심각한 손상은 고체연료 부스터의 노즈콘이 상승 중 깨지면서 파편이 날개를 때려 발생했다. 연료탱크의 발포단열재 때문에 거의 동일한 이유로 발생한 것이 STS-107 컬럼비아 사고. 다만 이들은 STS-27 승무원만큼 운이 좋지는 못했다. 다른 우주발사체의 경우 재진입 모듈을 종 모양으로 만들어 방열타일의 면적을 최소화 하거나 아얘 에블레이터를 이용하여 한번 쓰고 버리도록 할수도 있지만, 궤도선의 경우 날개를 가진 비행체 형상이라 그마저도 불가능. 그렇다고 이런 유지보수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는 순간 챌린저와 컬럼비아의 비극이 벌어진다.
또한 미국의 정치인들도 비용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그들은 케이프 커내브럴 인근에서 셔틀의 부품이 조립, 점검을 한번에 하지 않고 미국 전역에서 조립되어 발사대로 이송하게 만들어 운송비 부담을 높였다. 모두 자신의 지역구에 일자리를 창출하기 원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F-35 전투기를 생산하는 록히드 마틴은 정치권 로비 목적으로 생산공장과 부품 조달처, 시험비행과 훈련 장소 등을 미국 본토의 46개주에 분산시켜 놓았다. 텍사스 포트워스의 록히드 마틴 공장에선 최종조립만 할뿐이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생전에 군수산업과 우주개발에 걸쳐있는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군-산-의회복합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셔틀의 업그레이드(5 세그먼트 SRB, 액체연료부스터, 항전장비, 타일 신소재 등)를 대부분 취소시켜, 최약점이 개선되지 못하고, 정비비용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되었다.
지구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특성상 인간이 만든 탈것 중 최악의 연비를 보여준다. 발사 한 번에 필요한 연료의 양만 봐도 그 연비 나쁘다는 항공기, 선박은 몇 수는 접어줘야 할 정도다.
그래도 효율은 생각보다는 좋다. 대략 자중포함 100톤 가까이 나가는 우주왕복선이 고도 111km에 궤도 속도 30000kph 에서 운동에너지 3 테라 줄과 위치에너지 200 기가 줄 정도인데 초기 연료가 가지는 화학에너지 20 테라 줄을 고려하면 에너지 효율은 약 16%가 나온다. 주변에 흔한 가솔린차의 WtW(웰 투 휠)효율과 딱히 큰 차이도 없다.
게다가 착륙 장소도 골때리는 문제. 보통의 셔틀 활주로 착륙은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 케네디 우주센터와 서부의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이뤄졌다. 딱 한번 STS-3이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즈에 착륙한 적은 있다. 이때는 테스트 비행이라 꼭 서부에 내려야 했는데 그 곳 날씨가 너무 구려서... 문제는 에드워즈에 내릴 경우 전용 수송기를 반드시 써먹어야 했다는 것. 그런데 이것도 셔틀을 어부바하는 작업이 보통 과업이 아니었다. 그걸 집어올릴 기중기만 해도 충격과 공포의 스케일이었다.
[15]
그렇게 공기역학적으로 위태로운 상태로 마하 0.7씩이나 찍어 주면서 북미 횡단비행에 나서는 것도 엄청 힘들었다. 그나마도 재급유를 위해 중부지역에서 한 번 착륙했다가 다시 뜨는 방식.
그런데 가끔씩 보통의 정비장소인 케네디 우주센터가 아닌 드라이든 비행시험센터(現 암스트롱 비행시험센터) 등에서의 작업이 필요해서 셔틀이 무조건 에드워즈 기지에 내려야만 하는 경우가 있었다. 드라이든 비행시험센터는 NASA의 테스트 비행 연구시설로, 에드워즈 공군기지에 파입되어 있다. X 실험기 시리즈 상당수가 이곳에서 테스트를 실시하고 소장 중이며, 척 예거 등의 초창기 초음속 비행 테스트 파일럿들도 에드워즈 기지에서 주로 활동했다.
아니면 착륙 예정일은 다가오고 우주에서 더 버틸 수도 없는데 플로리다 주 날씨가 워낙 나빠서 별 필요도 없는데 에드워즈에 내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셔틀을 서부에서 동부로 한 번 옮길 때마다 백만 불 이상이 깨져나갔다. 게다가 냉전 시절엔 상황이 정말정말 안 좋을 경우에 한해 영국, 스페인 등의 유럽 공군기지에의 착륙 또한 검토하기도 했다. 게다가 프로토타입인 엔터프라이즈를 이런저런 엑스포나 에어쇼에 보내기도 했기 때문에 우주왕복선의 지구상 여행(?)은 그냥 말뿐만이 아니었다. 이쯤되면 등짝에 저런 것을 짊어지고 다니는 셔틀 수송기에게도 경의를. 그래도 셔틀 수송기는 셔틀 외에도 여러모로 쏠쏠하게 써먹은 편이다. 미 해군의 무인 함재기 등 다른 미완성 비행기를 옮길 때도 셔틀 수송기가 유용하게 동원되었다.
결국 셔틀 시대 초창기에처럼 최대한 많이 자주 발사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로망은 산산조각났다. 우주왕복선 취역 이후 NASA는 다른 모든 우주발사체를 폐기하고 오직 우주왕복선만 운영했으며, 심지어 군사위성까지 우주왕복선으로 전담할 테니 미 공군의 신규발사체 개발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는 당초 우주왕복선은 1년에도 몇 번씩 발사하기로 계획되어 있었으며, 그런 계획하에서만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현실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재사용 과정에서의 검사가 복잡하고 방대해서 도저히 그런 스케줄을 맞출 수 없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우주왕복선의 설계목적이었던 초대규모 우주정거장 건설계획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통폐합되기에 이른다.
결국 미 공군은 1990년대 초반부터 Evolved Expendable Launch Vehicle, 일명 EELV 프로그램으로 별도의 일회용 발사체를 개발하며 NASA와의 노선 분리를 선언했다. 전세계 위성발사 시장에서 달러를 긁어모았고 NASA마저도 외행성 탐사선 쏠 때 애용하는 아틀라스 V, 델타 IV가 이 프로그램의 산물이다. 물론 2019년 현재는 팰컨 9가 아틀라스 V를, 팰컨 헤비가 델타 IV 헤비를 열심히 털어먹고 있다. 덕분에 우주왕복선의 가성비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필요도 없는 날개를 달게 만들 정도로 프로젝트에 간섭해서 비용을 끝도 없이 올라가게 만든 원인의 반 이상은 결국 공군이었다.
우주왕복선이 이 분야에서 더 절망적이었던 것은 EELV 로켓들이 유럽이나 러시아 로켓보다 가성비가 좋은 편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반 로켓이라는 기준에서 EELV 로켓들의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었고 우주왕복선은 이런 가성비 최악의 로켓과도 경쟁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비용들을 고려하더라도 전부 버리는 것과 다름없는 다른 로켓들에 비하면 우주왕복선은 개념상으로는 충분히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우주왕복선의 개발 목적 그 자체에 있었다. 우주왕복선은 기본적으로 우주정거장 건설 및 운용을 전제로,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기 위한 부품을 실어나르거나 우주정거장에 물품과 사람을 실어나르는 임무를 목적으로 개발된 기체이며, 이러한 목적으로는 우주왕복선은 최고의 가격 경쟁력을 자랑한다. 또한 이러한 임무에서 대용량의 화물칸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며, 궤도상에서 조립하기에 무리가 있는 대형 물체인 허블 우주 망원경 같은 크고 아름다운 것들을 전개하고 그 뒤로도 몇 번씩 우주비행사를 보내서 수리하는 등의 무지막지한 일들은, 정말로 우주왕복선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과업이었다.
예컨대 흔히 우주왕복선보다 싸다고 칭찬받는 소유즈의 경우 저궤도에 6,450kg을 올릴 수 있고 정지 트랜스퍼 궤도에는 도달할 수 없다. 더구나 그 6,450kg은 소유즈 우주선 자체의 무게인 5,600kg도 포함한 수치이므로, 우주정거장에 사람과 보급품을 올려보내는 미션의 경우 소유즈 우주선에 실을 수 있는 850kg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우주왕복선은 저궤도에 24,400kg을 올릴 수 있고 정지 트랜스퍼 궤도에도 3,810kg을 올릴 수 있다. 당연히 그 24,400kg은 우주왕복선 궤도선 자체의 무게와 연료 등은 제외한 수치이다. 우주왕복선은 최종 궤도 돌입 및 이탈용으로 별도의 OMS라는 로켓을 추가로 갖추고 있다.
우주정거장에 대규모 화물을 수송하는 상황이라면 850kg을 수송하는 소유즈가 24,400kg을 수송하는 우주왕복선의 1회 발사비용 자체를 직접 비교해서 소유즈가 싸다며 우주왕복선을 비난하는 것은 타당한 비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주왕복선은 우주에서 인공위성이나 대규모 화물을 수납해서 지상으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해서 실제로 케슬러 신드롬이 STS-41-C의 솔라맥스 위성 회수에 의해 검증될 정도로 이런 위성 회수 능력은 우주개발사에 끼친 영향도 상당하다. 하지만 소유즈에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규모 우주정거장이 실현되었다면 이러한 수송능력은 분명한 장점이 될 수 있었다.
또한, 허블 우주 망원경의 발사 및 수리 미션과 같이 우주정거장이 아니더라도 일반 우주선으로 발사가 곤란한 대형 구조물 및 수리 작업 등에는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다만 그 당시에 당장 쓸 수 있었던 발사체중에 우주왕복선만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이지, 우주왕복선이 역대 최고라는 얘기까진 아니다. 차라리 미국이 아폴로 계획 이후에 계속 1회용 발사체에 연구개발 투자를 했더라면, 우주왕복선보다 경제적인 1회용 발사체로 동일한 미션을 충분히 수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우주왕복선 개발 당시에 전제로 했던 크고 아름다운 우주정거장 건설은 끝끝내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주왕복선이 실제로 임무를 수행한 우주정거장은 소련의 미르나 후에 건설된 국제우주정거장 등으로, 우주왕복선 개발 당시에 구상했던 것보다 '터무니없이 소규모였기 때문에 우주왕복선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릴 수 없었다. 개발 당시의 구상 주준은 미 공군이 꿈꾸던 SDI의 완성과 군사적 목적의 우주 정거장 운용, 그리고 NASA가 꿈꾸던 항구적 우주정거장 운용과 달 재방문에 이은 월면 기지 건설과 그로부터 출발할 소행성, 화성 유인 탐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유즈와 계속해서 비교되며 경제성 논란을 빚은 건 우주왕복선 제작 비용이 냉전경쟁의 최정점이었던 미국 기준으로 봤을 때도 지나치게 큰 것이기도 했다. 7기의 실사용 우주왕복선을 제작하는 데 소요한 비용은 1982년 미의회 회계연도 기준으로, 62.5억달러로, 2020년 기준으론 300억달러 정도로 평가된다. 반면에 동시기 소유즈는 우주선 및 로켓 가격을 모두 포함한 1회 미션 비용이 8백만 달러 내외로 안정화 돼 있었다. 아무리 용도와 콘셉트가 다르다 하더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단순 우주인 수송 기능만을 담당할 땐 경제성 측면에서 소유즈와 경쟁이 아예 안 되는 것이 맞았다.
결국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간 컨셉으로 우주선을 만들었고, 냉전이 끝나버리며 NASA에의 예산 지원이 점점 줄어들자 괴리는 커져만 갔다. 실제로 존재하는 우주정거장은 쬐끄만한 현실에서, 인공위성을 제외하고 허블 우주 망원경과 같은 대형 위성의 발사가 없는 만큼 실질적으로 소수의 사람과 소규모의 화물을 올려보내는 정도가 주요한 목적이 된 상황에서는 우주왕복선의 규모와 기능은 오히려 비용 상승을 낳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우주왕복선은 많은 짐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찬사를 듣는 대신 짐칸이 텅텅 빈 채로 우주정거장에 왔다갔다한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게다가 그나마도 우주왕복선의 135번의 임무 중에서 우주정거장 관련 임무는 40회 정도에 불과했다. 우주왕복선이 NASA의 유일한 발사체가 됨에 따라서 우주왕복선은 인공위성 발사와 같은 임무에서 다른 발사체들과 경쟁해야 했는데, 이러한 임무 중 상당수는 굳이 유인 우주선으로 발사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STS-34의 갈릴레오 발사 임무는 아틀라스, 타이탄 같은 다른 로켓 빌려가지고 충분히 쏠 수 있었고 그것이 더 경제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어영부영 비효율적으로 일처리를 한 덕에 임무 수행 도중 슈메이커-레비 혜성의 목성 충돌이라는 희대의 빅 이벤트를 생생히 목격했으니 뭐 결과는 좋았다 한편으로 보자면, 이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고 빠른 인공위성, 탐사선이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셔틀의 운용 목적은 결과적으로 시대를 앞서간 개념이었음에도 기술의 발전이 우주왕복선을 활용할 시간도 주지않고 빠르게 발전해버려서 시대에 뒤쳐진 개념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무인 우주선은 기본적으로 유인 우주선보다 저렴하므로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탈냉전기 셔틀의 주요 떡밥 중 하나가 ESA와 공동으로 진행한 스페이스 랩 프로젝트로, 셔틀에 태워서 우주에 들락거리는 실험실을 만든다는 아이디어였다. 우주정거장 프로젝트가 꼬이면서 그냥 그때그때 실험장비 적절히 띄워서 써먹자는 의도였다. 뭐 취지는 좋았지만, 챌린저 참사 이전까지의 소규모 위성 설치와 마찬가지로 스페이스 랩 역시 셔틀의 재능낭비 사례로 꼽힐 만한 프로그램임을 반박하기는 힘들다.
결국 가뜩이나 비싼 발사비용을 퍼부어서 궤도에 올려봤자 이에 걸맞은 일거리가 없었다.
8.2. 위험성
It is important to note at the outset that Columbia broke up during a phase of flight that, given the current design of the Orbiter, offered no possibility of crew survival.
현재의 오비터 디자인으로는, 컬럼비아의 승무원이 재돌입에서 생존할 가능성은 없다.
— 컬럼비아 사고 조사위원회 보고서(Columbia Accident Investigation Board Report)
현재의 오비터 디자인으로는, 컬럼비아의 승무원이 재돌입에서 생존할 가능성은 없다.
— 컬럼비아 사고 조사위원회 보고서(Columbia Accident Investigation Board Report)
우주왕복선의 위험성 역시 상당했다.
셔틀도 발사 도중 문제가 생길 경우 탈출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머큐리와 아폴로는 로켓 꼭대기에 고체 로켓을 달아서 필요하면 발사대로부터 탈출을 시킬 수 있었고 제미니도 사출좌석을 갖고 있었는데, 그건 이런 로켓들이 셔틀과는 달리 직선형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힘세고 강한 로켓 1단이 추진중일 때 우주인이 탑승하는 캡슐은 로켓엔진에서 가장 먼 곳에 있으며,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어 있으므로 잽싸게 분리해서 1단보다 더 빠르게 가속이 가능한 탈출용 로켓을 작동시키면 안전거리까지 도망가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셔틀은 알다시피 괴상한 형태를 하고 있고, 승무원 탑승구역과 로켓엔진의 위치가 가까운데다가, 고체로켓은 비상상황에서 끌 수도 없다. 일반 액체로켓은 연료 밸브 잠그면 되지만 고체는 통째로 고체가 타는 것이라서 이걸 잘라내지 않는 한 끌 수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잘못하면 탈출하자마자 고체부스터의 초월적인 화력에 직격당해 분해당할 판. 그렇다고 고체로켓이 전소된 이후에 캡슐로 탈출하자니 그때는 이미 우주로 반 이상 나간 다음이라 정식 재돌입 캡슐만큼의 내열성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느니 셔틀 오비터 자체로 착륙하고 말지...
결국 셔틀은 로켓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괴이한 절차, 이름하여 Return To Launch Site(RTLS)를 만들어냈다. 간단히 말하면, 고체 로켓 부스터를 끌 수가 없으니 날아가던 도중에 기수를 180도 돌려서 거꾸로 날아가면서 앞으로 로켓을 분사해서 감속한다는 엽기적인 발상이다. 척 예거나 스캇 크로스필드 같은 레전드들이 조종한 1950~60년대 X 실험기 시리즈의 일환이자 셔틀 연구의 기반이 된 X-20 다이너소어 프로그램의 탈출 절차 연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나마도 고체부스터가 아직 작동 중일 때에 분리했다간 고체부스터와 우주왕복선이 충돌해서 박살날 것이 뻔하므로, 고체부스터가 전소되어 출력을 잃을 때까지는 탈출하지도 못 하고 계속 상승해야 한다. 찰스 볼든[16]에 따르면, "초장부터 10분 이상을 뒤집혀 올라가는데 부스터 떨어지고 탱크 짊어진 비행기로 날다가 탱크 떨어진 다음에야 활주로에 글라이더 착륙을 하라니, 컴퓨터 에러라도 나면 어쩌라고? 연습하면서도 정말정말정말 싫었어요"라고.
셔틀의 탈출 시나리오. 위에 소개된 발사 영상에서 캡콤이 Press to ATO(궤도 진입 중단), Press to MECO(메인 엔진 끄기), Negative Return(RTLS 실행 불가) 따위의 이상한 말을 계속 하는 게 들리는데 그것이 RTLS 단계에서 시시각각 탈출 필요하면 이런이런 버튼 누르라는 지침을 변경하는 것이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 ATO(Abort To Orbit)
- 예정보다 좀 낮은 고도까지만 올라가는 것이다. 탈출이라기보다는 계획변경에 가깝다. 원래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로 했는데 중간에 차가 퍼져서 그냥 대구에서 세우기로 한 것 정도로 비유할 수 있으며 GTO 위성 전개나 우주정거장 도착 등 목표 고도에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미션이 아니면 그냥저냥 되는대로 미션 완료하고 와도 될 정도. 실제로 우주에서 실험만 하는 미션인 STS-51-F에서 딱 한 번 실행된 적이 있다. 유사한 사례로 보잉의 유인우주선인 스타라이너 무인 비행 테스트가 있는데, 버그로 인해 추진체를 낭비하여 우주정거장보다 낮은 궤도에 머물러 간단한 테스트만 하고 잽싸게 귀환했다. 이 경우 궤도 도달 실패로 우주정거장 도킹이라는 중요 미션을 포기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임무 실패에 해당된다. - AOA (Abort Once Around)
- 지구 한 바퀴 돌고 케네디 우주센터로 돌아오기, - TAL (Trans-Atlantic Landing)
- 대서양 건너서 유럽 공군기지에 착륙'. 글에서 가장 흉악하게 서술되고 있는 RTLS만큼은 아니지만 TAL 역시 방향 정반대로 U턴하는 괴악한 기동만 없다 뿐이지 RTLS에 버금가는 무시무시한 매뉴얼이다. 자동차 여행으로 친다면 서울에서 부산을 가려다 천안쯤 가서 차가 퍼져 급정거하는 꼴. U턴만 없지 급강하는 그대로이며, 활주로 선정에 따라 난이도와 후속 조치가 굉장히 아스트랄해진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쐈을 때 디에고 가르시아에 떨어지는 것도 충분히 경악스러운데, 만약 반덴버그에서 남쪽을 향해 극궤도, 태양동기궤도로 쏘는 미션이 정말 실행되고 TAL을 했다면 빨갱이 위성 대신 모아이 석상을 보러 가야 한다. - RTLS(Return to Launch Site)
- 상승하던 중에 되돌아서 케네디 우주센터에 착륙하기.
이 중 최악최흉의 절차가 바로 부스터 분리 직후, 발사 초기의 RTLS다. 미션 스페셜리스트 마이크 멀레인은 이를 두고 물리 법칙 ㅈ까네라 평가했고, 어지간한 파일럿들도 치를 떨었다. STS-1에서는 일부 항알못들이 일부러 RTLS를 해보자고 했다가 존 영에게 러시안 룰렛 지랄이라 까이고 데꿀멍했다고. 6.25 직후 시절부터 테스트 파일럿으로 잔뼈가 굵은 NASA 내 최고의 백전노장 존 영이 못할 짓이라고 했으니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고체부스터 분리 전에는 탈출절차는 없고 그때 사고가 나면 타 죽는 것만이 답이었다. 애초에 그 시점에선 탈출이란 게 무의미하다.
챌린저 사고 바로 다음 미션인 STS-26 팀의 SSME 이상을 가정한 탈출 훈련과 그 훈련을 오비터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로 재구성한 영상. 부스터가 고체 로켓이다 보니 결국은 부스터 떨어뜨리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못 하고, 자기보다 큰 탱크를 달고서 탱크에게서 연료를 뽑아먹으며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으로 뒤집은 끝에 케네디 우주센터까지 가야 한다. 그냥 우주로 뿜어내는 데만 써먹도록 설계된 SSME를 OMS[17]처럼 써야 한다는 말인데, 이건 고속도로 한가운데에서 유턴하는 것만큼 위험한 개짓거리였다. 저런 지랄을 실제 했더라면 SSME의 이상이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 케네디 우주센터 접근 이전에 탱크 때문에 폭발, 아니면 오비터 자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공중분해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훈련에선 중간에 SSME 하나가 또 나가버려서 결국 활주로에 내리지 못하고 디스커버리도 포기한채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지못미. 이런 짓거리를 보면 셔틀 파일럿들이 미국 최고의 파일럿들이라 하는게 빈말이 아닌 것 같다. 위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목소리는 승무원이 아니라 휴스턴의 관제사들이다. 관제팀부터가 부스터 분리조차도 제때 알려주지 못할 정도로 경황이 없는 것이다.
RTLS의 대략적인 개념도. 초록색 선이 왕복선의 경로, 삼각형의 방향이 오비터의 기수 방향, 흰색 막대들이 SRB,주황색 타원이 보조 연료탱크.[18]
왜 다들 물리 법칙을 X깐다고 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비유가 다소 억지스러운 감은 있지만 아폴로 13호 달 착륙선이 전원 싹 꺼버린 사령/기계선을 짊어진 채 궤도를 수정하는 꼴보다 어렵다고 보면 된다. 무중력 우주공간과 지구 상공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아폴로의 쬐끄만한 사이즈와 저 어마어마한 탱크와 오비터의 사이즈를 비교하면 아폴로 13호보다 더한 짓거리를 셔틀에서 해야 했던 프레드 헤이즈, 영과 매팅리도 지못미. 몇 분 만에 시속 수천 km에 달하는 감속을 단행하여 골골대는 로켓비행기와 파일럿들이 이제는 뒤돌면서 직각에 가까운 급강하 글라이딩을 해야 한다. 파일럿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게다가 저때의 속도는 족히 마하 10이 넘을 것이다. 대기가 아직 있기 때문에 날개가 공기의 저항을 받아 쉽게 뒤집어지지 않는다.
또한, 이런 미친 짓을 가능케 하려면 인프라에도 엄청난 돈을 퍼부어야한다. 아래는 탈출 가능성에 대해 정말이지 강박적이다 싶을 정도의 신경을 썼던 2005년의 리턴 투 플라이트 미션 STS-114의 NASA 발사 당일 중계방송.
중계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영부인 로라 부시와 플로리다 주지사 젭 부시도 발사장에 찾아왔다.
케네디 우주센터 일대가 크고 아름다운 레이더와 장거리 추적 망원경으로 도배되고, 부스터 회수선에도 레이더를 달아놓는다. 발사를 감독하기 위해 T-38이나 F-16 따위가 아니라 U-2급 초고고도 항공기 WB-57에다 우주복 입힌 파일럿을 태워 발사 두시간 반 전부터 띄워놓고 일대를 점검한다. 이게 다 컬럼비아를 잡아먹은 탱크 파편과 셔틀 방열판을 째려보기 위함이다. 평소엔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굴진 않았다.
TAL을 위해 유럽의 사라고사, 모론, 이스트리스 공군기지를 섭외했다. 모르고 본다면 위의 STS-135 발사 영상에서도 투 엔진 모론 등의 콜이 뭔 말인지 모를 것이다. 알고 보면 시시각각 TAL 실행시 어느 활주로로 향하라는 지침임을 알 수 있다.[19] 그리고 기상팀, 의료지원팀, 엔지니어와 테크니션들을 보내놓는다. ISS를 향해 51.6도 경사각으로 쏘아올릴 경우 유럽 공군기지나 공항을 섭외하고, 다른 저각 발사의 경우 반줄(감비아), 벤 구리어(모로코), 디에고 가르시아 등 아프리카/인도양 기지를 섭외하는게 원칙이다. 쾰른 같은 곳의 민간 공항이 섭외될 경우 뻑하면 무더기 결항되고,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이라던지 런던 히스로 국제공항 같은 특정 항공사의 허브공항인 곳이 섭외되면 그날로 헬게이트. 거기에 평소보다 훨씬 살떨리는 오버홀을 진행한건 인지상정. 솔직히 이 정도면 의원들이 돈 많이 든다고 화낼 만도 하다.
어쨌든 RTLS를 비롯한 이런 돈지랄은 팰컨 9 등의 후세대 재사용 발사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그리고 한 시대를 풍미한 시행착오이기는 하다. NASA에서 우주왕복선과 아폴로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베테랑들이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팰컨 재사용 컨셉을 보면 알겠지만 탱크 짊어진 여객기 형태가 아니었다면 셔틀 RTLS도 어떻게든 해볼만 했을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팰컨처럼 NASA 전용 항공모함 같은 것을 만들어서 해상 착함을 시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탈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블록 2라는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고체로켓부스터를 액체로켓으로 교체해서 일단 문제가 생기면 끌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데 결국 탈출방법은 마땅한 게 없었는지 콕핏을 별도 분리 가능한 조그마한 우주선으로 만들어서 우주선째로 탈출해 활공 후 착륙하는 엽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우주왕복선은 발사 도중에 문제가 생기면 기본적으로 부스터와 연료탱크를 분리한 뒤 활공해 착륙하는 것이 우선시되었고(이런 짓을 너무도 고집한 절차가 바로 RTLS), 그러지 못할 긴급 상황에서야 우주선을 버리고 승무원이 비상 탈출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근데 이 비상탈출이란게 뭐냐면....
- 사고가 나면 우주왕복선의 해치가 열리고 긴 장대가 튀어나온다. 이 해치는 우주왕복선의 머리부분 사진을 보면 화살표로 가리켜진 해치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것이 비상구 겸 우주왕복선 승무원들이 발사 앞두고 들어가고 돌아와서 나오는 출구. 비상탈출만을 위해 만들어진 장치는 원래 없었다
2. 승무원은 어마어마한 중력가속도를 악으로 깡으로 견디고 안전밸트 풀고 장대있는 곳까지 걸어서 가서
3. 장대를 잡고 그대로 스카이다이빙하면 된다. 참 쉽죠?
상상하는 보통 우주선의 사출 발사형 비상탈출과는 달리, 건물 비상구의 고공낙하 버전이다. 이런 식의 비상탈출은 순식간에 벌어지는 사고상황에서 결국 탑승자 중 한 명도 살리지 못했다.
과거 미국의 제미니나 소련의 보스토크 같은 우주선에는 개별 승무원용 사출 좌석이 있었고, 미국의 머큐리나 아폴로, 소련의 소유즈 같은 우주선에는 비상탈출용 고체 로켓이 있었던 데 비해 우주왕복선은 놀라울 만큼이나 비상 탈출에 대비한 고려가 없었다. 이는 계획 단계에서 존재했던 비상탈출 장비(즉 캡슐)를 예산상의 이유 즉 캡슐질을 하려다가는 재사용을 못 한다는 이유로 삭제했기 때문에 벌어진 참사인 것. 일단 개발 초기에는 소련의 부란 처럼 대기권 비행용 제트엔진을 장착하는 것도 고려했으나 중량 등 여러 문제로 취소되었고, 첫 비행인 컬럼비아의 STS-1부터 STS-4까지 시험비행 기간에는 사출좌석이 장착되었다. 그러나 정규 미션인 STS-5부터 사출좌석이 제거되고 일반 좌석으로 변경되었다. 즉, 셔틀 5대 중 컬럼비아 말고 다른 4대는 사출좌석 자체가 설계에서 배제되었다는 말이다.
사실 사출좌석이라는 것도 딱히 실효성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셔틀의 좌석배치를 보자. 셔틀은 수송기나 폭격기마냥 조종실에만 4명이 사각형으로 타는 게 아니라 스페이스 카우보이 같은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여객기마냥 조종실에 4명, 조종실 아래층에 3명이 타도록 좌석이 구분되어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B-52 스트라토포트리스 마냥 사출이란 것이 아주 불가능하진 않겠으나, 셔틀은 공기 빵빵한 데만 돌아다니는 B-52와 달리 우주에 가까운 초고고도에서 탈출해야 할 비행기다. 거기서 사출한다고 뻥 쏴봤자 당연히 죽음이다. 즉, 발사 중 탈출해봤자 SRB 연소화염에 타 죽겠지? 용케 안 죽어도 낙하산이 무사할 수가 없다. 실제로 우주왕복선 SRB(고체 연료 부스터)를 3단에서 5단으로 늘려 1단 로켓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던 컨스텔레이션 계획의 아레스 I 로켓이 이 문제에 부딪혔다. 고체연료 부스터를 사용하는 델타 II 로켓의 폭발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수직형 로켓에서도 고체연료가 폭발하면 로켓 전체가 단번에 날아가버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폴로나 오리온에 장착된 고체연료 탈출 로켓도 무용지물이며 탈출에 어떻게 성공했어도 낙하산 고장이 심히 우려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리고 부스터 떨어진 시점에서는 사실상 우주나 다름없는데 거기서 뛰어내리면 안 타 죽을 수가 없다. 돌아올 때 탈출해도 죽는다. 있어봤자 짐덩이만 되고 의미없다. 이게 당시 승무원들의 평가였다.
특히 STS-1의 존 영 같은 경우는 제미니-타이탄을 타던 시절부터 사출좌석의 무의미함을 체험했던 사람이라 더욱 싫어했다. 참고로 SRB가 분리되는 높이가 40km 이상이고, 분리 후에도 조금 남아있는 연료를 마저 태우며 최고로 상승하는 높이가 65km 이상이며, STS-107 컬럼비아가 공중분해된 높이도 60km 정도다. 펠릭스 바움가르트너가 온갖 최신 기술이 들어간 우주복을 착용하고 세운 초고고도 낙하 기록이 꼴랑 39km 정도임을 생각하면 정말 사출좌석을 써도 생존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할 수 있다.
그래도 문제는 그것이라도 없으면 탈출 시도조차도 불가능했다는 것. 첫 실무 미션인 STS-5부터는 승무원들에게 여압복도 안주고 비행복과 (응급 산소호흡기가 있는) 헬멧만 주고 우주비행을 시켰다. 그러다가 STS-51-L 미션 참사 이후 탈출 절차가 개발되며 탈출 시 생존에 필요한 여압복을 다시 지급했다.
또한 캡슐을 달아야 했다는 주장도 말만 쉽지 굉장히 어렵다. 원리상으로 아주 못할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하느니 차라리 우주선 버리고 새로 만드는게 싸다. 캡슐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크고 아름다운 탈출용 로켓, 그리고 착지/착수용 낙하산과 에어백 등을 덕지덕지 붙이다보면 셔틀의 자체 페이로드를 싹 잡아먹는다. 이러면 셔틀을 쏠 이유가 없다. 또한 사람들은 발사 중 탈출만 주로 생각하곤 하는데, 귀환 중의 글라이딩에서 탈출하는 경우도 생각해보자. XB-70, F-111 등 캡슐로 탈출하도록 설계된 일반 고정익 항공기가 없진 않았으나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사례가 드물다.
STS-118 엔데버의 타일. |
또한, 우주왕복선은 기체의 구조와 형상 때문에 귀환 시에 생명줄과도 다름없는 열방패(heat shield) 역할의 방열타일을 이륙순간부터 노출시킨 채 운용하게 된다. 하지만 STS-107 사고에서도 드러났듯이, 가장 격렬하고 파손위험이 큰 발사과정에서 이렇게 노출되어 있는 방열타일이 손상을 입어버리면 재진입 시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나 우주왕복선에 사용된 방열 타일은 당시 기술적 한계 때문에 가볍고 단열성능이 우수한 대신 매우 강도가 약한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얼마나 약한지 사람이 맨손으로도 부서뜨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이 타일들 각각의 형태가 다 틀리고, 장착되는 위치가 형태마다 정해져 있다. 따라서 타일 하나하나를 번호를 붙여가며 관리하였다. 사진의 타일의 번호는 그 관리번호다.
STS-1 발사 전 이송 도중 벗겨진 방열타일 |
대표 사례가 1978년 첫 발사 전에 케네디우주센터로 공중 이송 이후 발생한 방열타일 파손 상황이다. 원래의 발사 예정일은 1978년도였으나 B747로 이송 도중 100장이 넘은 타일이 실종되고 없어졌다. 이로 인해 발사는 약 3년 가량 지연되고 말았고 컬럼비아의 발사만 기다리던 스카이랩은 결국 대기권에 돌입하며 파괴되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STS-107 재진입 당시 컬럼비아는 발사 시에 연료 탱크의 조각이 떨어져나가면서 왼쪽 날개의 영 좋지 않은 곳을 후려쳤다.
그런데 이것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았다. 이걸 정밀 관측하려면 국가정찰국의 정찰위성을 불러와야 했지만 문의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관측해서 사태를 파악하더라도 구조 시도를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대기권 진입을 실시하다 이 손상된 구멍으로 대기권과의 마찰로 인한 고열의 공기가 유입되어 날개의 구조재를 녹여버렸으며, 이렇게 약해진 날개구조는 재진입 시 발생하는 공력을 버틸 수가 없어 결국 날개가 붕괴된 뒤 동체가 분해되고 말았다. 물론 2003년의 컬럼비아 참사 이후 우주왕복선 운용방법에도 변화가 생겨서 STS-114 디스커버리 미션부터는 국제우주정거장으로부터 분리하여 재진입 하기 전에 선체에 손상이 없는지 선체회전을 시켜 국제우주정거장 측으로부터 육안으로 점검을 받는 과정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점검절차만 추가된 꼴. 그 문제는 사고 다음 임무인 STS-114부터 재발했다가 EVA로 급히 수리했다. NASA의 임무 번호가 좀 꼬여서 STS-114가 STS-107 바로 다음 임무 번호가 되었다.
사실 우주왕복선의 귀환 방식 자체는 기존의 캡슐형 우주선보다 훨씬 진보한 방식이다. 자유낙하로 떨어지는 캡슐형 우주선에 비해 귀환 도중 조종을 할 수 있어 임무유연성과 안전성이 훨씬 증가하기 때문. 물론 캡슐형 우주선도 귀환 시에는 사전에 철저한 계산을 하고 계산된 대기권 진입 도중에도 캡슐의 자세회전으로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다. 아폴로와 소유즈 우주선에서 보듯, 캡슐형 우주선이 동그란 구형을 택하지 않고 종 모양을 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양력이 생기지 않는 구형과 달리, 기울어진 종 모양의 캡슐은 낙하 시 어느 정도의 양력이 발생하며, 선체를 회전시키면서 이 양력을 이용해 어느 정도 진입 경로를 수정한다. 소유즈 우주선이 재진입 시 경로를 조절하는 원리. 다른 캡슐형 우주선도 같은 원리이다. 사실 이 마저도 아르테미스 1의 오리온 우주선이 재진입 중 대기권을 벗어났다 다시 재진입 하는 기동을 선보이면서 캡슐형 우주선도 상당한 폭으로 낙하 궤적이 제어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날개가 있는 우주왕복선에 비하면 분명히 한계가 있으며 그나마도 어느 정도 감속이 이뤄진 후에는 제어가 불가능한 채 자유낙하하게 된다. 감속 역시 낙하산으로만 이뤄지며 경우에 따라 착지 직전에 역추진 로켓을 쓰는 정도가 다이다. 이런 점들로 인해 실제로 소련의 캡슐형 우주선 소유즈 1의 귀환 도중에 문제가 발생한 적도 있다. 주 낙하산이 오작동한 데다 이를 대비한 예비 낙하산마저 기존 낙하산과 엉키면서 지면과 그대로 격돌했고, 탑승한 블라드미르 코마로프가 즉사하는 참사가 일어난 것. 이런 심각한 인명 피해 외에도 예정된 낙하 지점에서 동떨어진 곳에 낙하해 수색대에 발견될 때 까지 고립되거나, 낙하 시 충격으로 승무원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등의 자잘한 문제는 자주 발생했다. 어디 떨어질지 모르는 우주선을 포착 추적하고 우주인과 우주선을 회수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수색 팀이 필요한것은 덤이다.
반면 우주왕복선은 재진입 중에도 그 조종성이 캡슐형 우주선을 상회하며, 활공시에는 우주선을 직접 몰아 정해진 활주로에 정확히 착륙하는 캡슐형 우주선으로는 상상도 못하던 일을 해낼 수 있다. 방향이 어긋나면 기수를 틀면 되고, 감속이 필요하다면 활공 도중에 S자로 선회하면서 속도를 줄이면 된다. 이러한 정확도는 냉전 당시 소련 영공이나 영토로 떨어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는 시각도 있다.
캡슐형 우주선은 fail-safe를 위해서는 같은 시스템을 2중 3중으로 다는 등의 방식을 써야 하지먼, 우주왕복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상당한 fail-safe 수준을 가진다. 다만 착륙 과정이 무동력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며, 우주왕복선 개발 당시에도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트엔진을 탑재한 안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비용 등의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우주왕복선 조종사들 중에는 U-2 조종 경력자가 꽤 많다. 무동력 글라이더 비행을 하면서 차근차근 엔진을 회복하는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항공기로, 우주왕복선 조종사들은 미군 테스트 파일럿으로만 구성된 인재 풀에서도 이 U-2를 조종해본 경력자들이 크게 유리했다. 게다가 비행기 자체만 좋아하던 조종사들이 U-2를 타고 경험한 우주의 황홀함에 매료되어 NASA에 원서를 쓰는 경우도 많았고... 해군과 해병대 출신 파일럿들도 선발 이후에라도 U-2를 한번쯤 배울 정도였으니 공군 출신자들에게는 거의 기본에 가까운 스펙이었다.
문제는 방식 자체는 진보했지만 대형 궤도선의 요구사항과 특유의 병렬 구조, 기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장점을 덮을 만큼 큰 단점이 발생했다는 것. 만약 우주왕복선이 그리 크지 않아 노출되는 단열 타일 면적이 작았거나, 병렬 구조가 아닌 상단부에 탑재되는 형태여서 단열타일이 손상되기 힘든 구조였다거나[20], 또는 충격에 견딜 정도로 충분한 강도의 단열 타일을 제조할 기술이 있었다면 우주왕복선의 안전성은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만약 비상탈출 캡슐이나 제트엔진을 달 충분한 돈이 있었다면 우주왕복선은 기존 캡슐형 우주선보다 확실하게 우월한 안전성을 자랑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요구사항은 과대했고 기술은 부족했으며 예산은 불충분했기 때문에, 결국 안전성은 후순위로 밀려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8.3. 관료주의-보신주의 문화? 우주 탐험의 로망?
NASA는, 기본적으로 제미니, 아폴로, 새턴을 만들면서 전국민적인 지지,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받던 조직이다. 그러다 보니 엄청나게 많은 공돌이들이 개떼같이 달려들어 우주탐사에 투신했다. 그러다 보니 NASA의 주요 지출 중에는 인건비 역시 징그럽게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국가적 사업들은 의외로 그걸 만드는 설비 자체는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으나 그걸 다룰 줄 아는 인재풀이 최소 경력직 박사 같은 엄청난 조건이기 때문. 사회주의 체제의 소련이 이 분야의 도사가 된 것도, 세계 최빈국 북한이 꾸역꾸역 ICBM을 쏘아올릴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인건비나 제반 시설이 아주 헐값이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NASA가 인력을 지나치게 보존하려던 것도, 결국은 인력이 없으면 자신들의 연구동량이 확 줄어들며 NASA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제 밥그릇 챙기기라 까기에도 억울한 것이, NASA가 달에 갔다오고 스카이랩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들을 로스트 테크놀러지로 잃어버릴 수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NASA는 1970년대 초반부터 우주탐사의 중단은 전혀 상상치도 못한채 전국의 우주센터, 연구소에서 1960년대에 뽑은 인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려 했다. 그렇게 많은 공돌이들을 고스란히 갈아넣은 결과가 우주왕복선이며, 장차 화성, 그리고 저 너머의 탐사에 쓰일 우주정거장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주왕복선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인력을 갈아넣었기에 어쩔 수 없이 집착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우주탐사에서 소련에 이긴 뒤라 이런 순수한 로망의 실현엔 관심이 없었다. 흔히 챌린저 참사 등 NASA의 관료주의, 보신주의 등 찌든 문화에 대한 비판이 오늘날에는 많이 인식되지만, 그것이 오로지 NASA의 책임이라 할 것은 못 된다. 까놓고 말해 위험성이나 비상탈출, 부스터, 탱크, 델타윙, 수송능력, 방열타일, 이것들 정치인들이 (실제 쏴줄 능력이 있는지와는 별개로) 아폴로 때마냥 무한으로 예산을 쏴줬으면 전부 전혀 손대지 못할 문제는 아니었다. 일례로, 셔틀의 4층짜리 부스터를 (SLS에 쓰이는) 5층짜리 부스터로 업그레이드한다는 떡밥은 챌린저 참사 이전부터 나왔던 것이며, 이것이 실현되었다면 부스터 자체가 매우 넉넉한 높이까지 올려주는 덕에 악명높은 RTLS는 물론 유럽/아프리카에 활주로를 대기시킬 필요도 없었다.
공돌이들이 자기들 기술력을 최대한 뽐내려 했지만 그걸 막은 것은 정치인들이었다. NASA의 이 시절 관계자들이 회고록에서 자주 하는 표현이, 의회들에게 영업을 한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말해 사우디 왕자나 국회의원들을 우주여행 보내준 건 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유지를 위해 정치질을 하기 위함이었다. 돈을 쥐고 있는 의원들에게 잘 보여야 예산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래의 유지비용을 줄일 방법 대신 제작비를 낮춰야 했고 이것이 훗날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말인데, 이러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비단 챌린저 참사나 컬럼비아 참사 뿐만 아니라 말년에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정치인들이 이 엄청난 시스템 운영비용을 감당하지 못했을 뿐, 투자한 결실을 일단 보기 시작하면 NASA는 2010년대에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1회당 발사비용도 줄이고 안전성도 좀더 높일 수 있었으며, 이후에는 더 많은 사항을 보정한 새 오비터를 취역시키며 ISS를 넘어설 대규모 궤도정거장 건설, 더 나아가 인류의 화성 진출이 더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었다.
제미니-아폴로 시절 관제실장으로 활동하고 셔틀 개발기에 존슨 우주센터장을 역임했던 크리스 크래프트, 아폴로 시절의 경험 또한 갖고 있는 프레드 헤이즈, 조 엥글, 존 영, 켄 매팅리 등 셔틀 시대 원로 우주인들은 마지막 셔틀 발사가 이뤄진 2011년에도 계속 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닐 암스트롱 같은 원로 우주인들은 우주왕복선이 취소되어 남는 돈을 줍줍해가는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리처드 브랜슨 등을 비난하기도 했다. 물론 그 때의 투자가 없었다면 팰컨 9도, 스타십도 없었고 과거의 우주 프로그램을 그저 연장하며 SLS 로켓 정도가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차세대 우주탐사의 유일무이한 선택지가 되어 우주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쪼그라들었겠지만 일단 당시 원로 우주인들의 관점은 그랬다.
9. 우주왕복선 목록
9.1. 미국
- 제작연도 순.
제식번호 | 명칭 | 상세 |
OV-098 | Pathfinder | 지상시험용. 현재는 앨라배마 주 헌츠빌 우주센터에 전시 중.[21] |
OV-099 | Challenger | OV-099라는 이름은 챌린저는 우주왕복선의 구조 시험체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기에, 그 구조 시험체의 번호를 그대로 따른다. 첫 미션은 STS-6. 초대 사령관은 스카이랩 출신의 폴 비츠. 마지막 사령관은 딕 스코비. 셔틀 시대 최초의 EVA, NASA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최초의 동양계 미국인,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의 야간 발사, 최초의 어보트[22] 등 화려한 기록을 남긴 궤도선. 10번째 미션 STS-51-L을 위해 발사 도중 부스터 O-링 불량으로 발사 73초 만에 오른쪽 고체 연료 추진기(SRB)가 외부 연료탱크(ET)에 충돌하면서 상공에서 폭발, 승무원 전원 사망. |
| Independence | 이 기체에 OV-100이라는 번호가 부여되었다는 얘기는 일본어판 위키피디아에만 있고 영어판 위키피디아 등 다른 자료에는 없다. 내부인테리어 시험용. 원래 이름은 'Explorer'로 시험 종료 후 케네디 우주센터에 전시했으나 2012년 아틀란티스호가 케네디 우주센터에 전시되자 현재는 텍사스 주 휴스턴 존슨 우주센터에 전시 중. 2014년부터는 퇴역한 셔틀 수송기 747 등에 업힌 모습으로 전시되고 있다.[23] |
OV-101 | Enterprise | 대기권 활강시험용. 챌린저 사고 후 원래 정규 왕복선으로 개조 예정이었으나 아틀란티스의 예비부품이 남아서 그걸로 엔데버를 만들기로 결정, 뉴욕 인트리피드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 중.[24] |
OV-102 | Columbia | 처음으로 우주에 나갈 수 있게 제작된 우주왕복선. 그러다 보니 오비터 중 가장 무거워 OV-103에 비해서 약 3.1톤, 새로 제작된 OV-105보다 3.6톤 정도 무겁다. 첫 비행은 STS-1. 초대 사령관은 제미니 2회, 아폴로 달 탐사 2회에 빛나는 존 영. 마지막 사령관은 릭 허즈번드. NASA 역사상 최초로 여성 사령관이 지휘한 STS-93 미션에서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을 전개한 궤도선. 2003년 1월 STS-107 미션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발사 중 연료 탱크의 단열재 일부가 왼날개와 부딪혀 단열재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 구멍이 생겼고, 2월 1일 대기권 진입 도중 공중분해되어 승무원 전원 사망. |
OV-103 | Discovery | 첫 미션 STS-41-D 사령관은 MOL 출신으로 STS-4 파일럿을 역임한 행크 하츠필드. 마지막 STS-133 미션 사령관은 스티븐 린지. 최초의 국방부 기밀 미션 STS-51-C에 투입된 이래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1986년 7월 15일 발사하기로 했던 STS-62-A 미션을 시작으로 SDI와 미국공군우주사령부를 위한 군사용 셔틀로 쓰일 예정이었으나 STS-51-L 챌린저 사고 이후 취소. STS-31 미션에서 허블 우주 망원경을 전개하고 이후에도 허블 서비스 미션을 2번 수행. NASA의 양대 참사에 이은 두 번의 비행 재개 미션에 투입된 궤도선. 허블 우주 망원경을 궤도에 전개하고 최초의 러시아인 Astronaut가 탑승했고 최초의 여성 조종사 아일린 콜린스가 탑승한 궤도선이다. 콜린스는 STS-107 이후의 STS-114 미션에서 사령관을 맡기도 했다. 현존하는 궤도선 중 우주에 갔다온 가장 오래된 궤도선. 챌린저와 컬럼비아의 문제 둘 다 경험해봤으며 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한 유일한 궤도선. 2011년 3월 9일 퇴역.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우드바-하지 센터 전시중. |
OV-104 | Atlantis | 첫 미션은 국방부 기밀 미션인 STS-51-J. 초대 사령관은 MOL 출신의 보 밥코. 마지막 STS-135 미션 사령관은 크리스토퍼 퍼거슨. 국방부 기밀 미션 STS-27에서 공중분해될 뻔 했으나 무사히 귀환. STS-30과 STS-34에서 마젤란과 갈릴레오를 발사하고미르와의 합작 프로그램에서 9번의 도킹 중 7번을 혼자 하는 등 크게 활약했으며 허블 우주 망원경 최후의 서비스 미션을 수행. 2011년 7월 8일 오전 11시 29분(현지시간)에 STS-135 미션을 위해 마지막 비행을 시작, 2011년 7월 21일 오전 5시 56분(현지시간) 성공적으로 귀환하고 퇴역. 플로리다 주 케네디 우주센터 전시 중. 작은 이벤트를 겸한 전시이므로 의외로 시간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입장권에 포함된 라운치 패드와 아폴로-새턴 V 전시장(!!)까지의 버스 투어까지 겸하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시간 계산을 잘 할 것. 우주덕이 아닌 일반인이라도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으니 꼭 보길 권한다. 인터넷에 수많은 스포일러가 있으니 지나친 검색은 하지 말고 관람하길 추천. '돌아오면 알려줄게요'에서 '집으로 온 것을 환영해 아틀란티스'라는 대사로 이어지는 연출은 관심 없던 사람도 나사뽕을 한 사발은 들이키게 된다. |
OV-105 | Endeavour | 사고로 파괴된 챌린저를 대체하기 위해 아틀란티스의 예비부품을 이용하여 제작된 5번째 우주왕복선. 첫 미션은 STS-49. 초대 사령관은 STS-8 챌린저 미션에서 셔틀 최초의 야간 발사에 참여했던 대니얼 브랜든스타인, 마지막 STS-134 미션 사령관은 역대 유이한 쌍둥이 형제 우주인 중 하나인 마크 켈리. 마지막 미션을 앞두고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에서 부인인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 중상을 입으면서 미션에서 빼느냐 마느냐 말이 좀 있었다. 결국 이 미션을 끝으로 은퇴했고, 2015년에는 우주에서 1년간 지내는 동생 스콧과 함께 노화 실험을 하고 있다. STS-88에서 ISS 자르야-유니티 모듈의 도킹과 함께 ISS에 최초의 승무원을 탑승시킨 바 있는 ISS 전용 셔틀. 2011년 6월 1일 퇴역. 2012년 9월 22일 보잉 747에 업혀 캘리포니아 주를 4시간 반 동안 돌았고 LA 국제공항에 착륙 후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 과학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로 옮겨져 전시되었다. |
모든 기체는 록웰(Rockwell)에서 제작했다. 이곳은 구 '노스 아메리칸', 현재는 보잉에 합병되었다.
형식번호는 맨 앞자리 숫자가 0이면 우주비행용이 아닌 기체, 1이면 우주비행용 기체이다. 그런데 우주비행을 했던 챌린저가 099, 우주비행을 한 번도 안 한 엔터프라이즈는 101인 이유는, 챌린저는 셔틀의 기체 강성 실험을 위해 제작된 시험용 기체였는데 반해, 엔터프라이즈는 대기권 내에서 셔틀의 비행 시험을 하기 위해 제작된 기체이기도 하지만 추후 정규 왕복선으로 개조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엔터프라이즈보다 챌린저를 개조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는 사실이 밝혀져 챌린저는 컬럼비아에 이은 두 번째 정규 왕복선으로 완성됐고, 엔터프라이즈의 경우 개조보다는 예비부품을 가지고 아예 새 기체를 만드는 쪽이 경제적이라는 결론이 나면서 아예 개조 자체가 취소되는 바람에 계속 지상근무(?)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발사장 건설 등에 동원되었다. 엔터프라이즈의 개조 비용보다 챌린저의 개조 비용과 엔데버의 신조 비용이 더 싼 이유 중 하나는 엔터프라이즈가 안 그래도 무거운 컬럼비아의 원형기라 더 무겁다고. 만약 엔터프라이즈가 실제 우주선으로 개조되고, 그 이후로 NASA의 안전불감증이나 가라, 관료주의가 실제 역사와 동일했다면 STS-51-L의 희생양은 엔터프라이즈가 될 지도 몰랐을 것이다.
한편, 실제 우주 미션에 투입되었던 다섯 셔틀을 모두 타본 우주비행사는 딱 한 명 있다. NASA 우주비행사들 중 역대 최다 학위 보유 기록의 소유자인 스토리 머즈그레이브(Story Musgrave)인데, 1967년 뽑혀서 STS-6(컬럼비아), STS-51-F(챌린저), STS-33(디스커버리), STS-44(아틀란티스), STS-61(엔데버), STS-80(컬럼비아)에서 미션을 수행했다. 챌린저 사고 이후의 우주비행사 중에는 수잔 헴스 등이 챌린저를 제외한 모든 오비터에 탑승했다.
그 외에 NASA측에서는 과학 홍보용으로 1990년에 앰베서더(Ambassador) 라는 풀 사이즈 오비터 레플리카를 제작하였는데 세계 각국을 돌며 전시되었다. 해당 목업은 1993년 서울 올림픽 공원에 전시되어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목록에도 나와 있듯이 현재 모든 기체가 미국 전역에 전시 중인데, 발사 자세(패스파인더, 엔데버),[25] 궤도에서의 모습(아틀란티스), 착륙 자세(엔터프라이즈, 디스커버리), 수송기에 실린 모습(인디펜던스) 등 다양한 자세로 전시되어 있다.
9.2. 소련
우주 경쟁의 주축이던 구 소련에서도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를 입수하고 자체적인 우주왕복선 제작 프로젝트에 착수, 부란이라는 이름을 붙인 우주왕복선을 만들었다. 다만 개발 과정에서의 난항으로 실 제작이 늦어진 탓에 미국보다 근 10년 늦은 1988년 11월에야 실 기체가 완성되어 무인 우주비행을 성공한다. 이후 시제 2호기~5호기의 추가 조립이 진행되었고 1992년 유인 우주비행이 계획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1992년이 채 오기도 전인 1991년 12월 26일 소련이 무너지면서 유인 비행도 하지 못한 채 프로젝트가 공중분해되고 만다.
소련 붕괴 이후 시험비행을 했던 OK-1.01 및 조립 중인 시제 5호기까지의 소유권은 부란의 발사기지인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위치한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소련의 국력 대부분을 계승한 러시아도 앞가림 못하고 휘청이던 마당에 일개 위성국이던 카자흐스탄의 경제력으로는 그 미국도 부담스러워하는 돈먹는 하마인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를 감당할 재간이 있을 리가 없었으며, 조립중이던 2~4호기는 조립 공정이 중단된 채 방치되었고, 막 제작에 들어가 공정률이 낮았던 5호기는 스크랩 처리되었다. 심지어는 그나마 완성되어 시험비행을 했던 OK-1.01마저도 우주기지 한켠에 방치되는 신세가 된다.
컬럼비아 우주왕복선의 공중폭발 사고 이후 ISS에 보급물자를 운송해야 할 우주왕복선의 부족해진다. 컬럼비아 자체는 사실 우주왕복선의 초기 버전이라서 ISS에 도킹하여 임무를 수행하기엔 너무 무거워서(즉 비용 대비 운송 가능한 페이로드 중량이 적어서) ISS 미션에 투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컬럼비아의 폭발 이후 다른 셔틀들이 컬럼비아의 업무를 분담해야 했다. 그때문에 무인비행을 성공했던 시제 1호기인 OK-1.01의 오버홀 후 재취역 프로젝트가 계획되기도 했으나, 공교롭게도 OK-1.01를 보관중이던 셀터가 무너지며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손되어서 재취역 계획 역시도 공중분해되고 만다. 이 사고에 대해서는 '한때 국가의 명운을 걸었던 프로젝트의 중요물품을 그렇게 허술하게 보관할 리가 없다'는 점에서 우주왕복선 기술 유출을 우려한 러시아가 사고를 빙자해서 자폭시켰다는 소문이 도는데, 실제로 그랬을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소련 붕괴 이후의 러시아와 소련 위성국 출신 공화국들은 엄청난 막장상황이었기에 고의적 자폭이 아니라 실제로 엄청나게 관리가 부실했다고 봐도 이상할 게 없다. 실제로 시제기인 OK-MT, OK-1.02는 내부 부품이 전혀 철거되지 않은 상태로 우주기지 폐허에 아무런 감시 인력 없이 현재까지도 방치되어 있는 막장스러운 관리 상태를 자랑하기 때문.
실험기인 OK-MT, 시제 2호기인 OK-1.02가 2017년 시점에서 방치되어 있는 공장을 촬영한 영상. 미완성품이라고는 해도 최첨단 우주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우주왕복선을 보관중인 격납고(?)임에도 동네 폐공장을 방불케 하는 폐허 수준으로 방치되어 있으며, 부란 기체들 역시 막장스러운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OK-1.02는 외형에서 보이듯 공정률 97%까지 완성된 사실상의 완제품 기체였지만, 소련 붕괴 이후 막장스러운 상태로 방치되면서 도둑맞은 부품과 처참한 관리상태로 인해 거의 껍데기만 남은 폐품 수준이 되었다.
그나마 앞서 언급한 처참한 상태의 기체들과 달리, 대기권 비행 시험용 기체 세 대는 나름대로 잘 보존되어 있어서 지상 구조 시험기 OK-TVA는 모스크바 베데엔하 우주박물관에서, 한대는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한대는 독일에서 박물관 전시용으로 사용된다. 위 사진이 바로 독일 슈파이어 항공박물관에 전시된 대기권 비행 시험용 기체 OK-GLI로, 미국의 엔터프라이즈가 엔진이 없는 순수 활공기로 셔틀 수송용 보잉 747기 등에 업혀서 하늘로 올라간 뒤 분리하고 활공시험을 했던 대 반해, 이 기체는 사진에 나오듯 제트엔진 4기를 장착하여 단독으로 대기권 내 비행과 활공시험이 가능했다.
미국 우주왕복선과의 결정적인 기술적 차이점은 로켓엔진이 어디 달렸냐인데, 미국 우주왕복선은 로켓엔진은 왕복선 본체에 있고 로켓용 연료탱크는 전투기 외부연료탱크처럼 외부에 두는 복잡한 방식이지만 부란은 왕복선 본체에는 자세제어용 소형 로켓만 달려있고 미국 우주왕복선 연료탱크와 부스터 부분을 에네르기아라는 초대형 로켓 시스템으로 대신하여 시스템이 간단하고 안전하다. 엔진의 위치 차이 때문에 발사시 우주왕복선은 연료탱크쪽으로, 부란은 오비터쪽으로 밀리는 걸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로켓엔진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운용 비용이 더 비싸지게 되고 그럼 회수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굳이 만들 필요 없이 그냥 로켓 위에 일회용 캡슐을 탑재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9.3. 유럽
유럽의 우주왕복선은 Hermes라는 이름의 우주왕복선 계획으로 원래 1975년에 프랑스의 국립 우주연구센터에서 연구중이었던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으나 유럽우주기구가 출범한 뒤에 미국의 X-20 실험기에 영향을 받은 디자인으로 시작됐다. 이는 유럽우주기구의 유인 우주계획중 일부였다.
발사체는 아리안-5 로켓을 이용해 발사할 계획이었으며, 3명의 우주비행사와 3,000kg의 페이로드를 가진 여압실을 포함 총 발사중량 21,000kg의 무게를 가질 계획이었다.
귀환시 착륙지는 4개의 후보 착륙지를 선정했다.
-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
- 버뮤다
- 포트 드 프랑스의 마르티니크 국제공항
- 이스트레스 프랑스 공군기지
임무는 적도 상공 800km의 지구궤도를 선회하거나 ESA가 계획하던 유인우주 정거장인 콜럼버스, 혹은 NASA의 우주정거장 프리덤(나중에 국제 우주정거장 ISS로 변경)등에 도킹하여 보급등을 계획하였고, 무인 자동조종 비행능력을 이용한 지구관측용 플랫폼으로도 제안되었다.
원래 계획상은 6명의 우주비행사와 4,550kg의 페이로드를 계획했지만...챌린저가 터져버리는 참사를 보고나서 ESA는 탑승자 수와 페이로드를 줄여서까지 탈출 캡슐 등을 장착하여 위험성을 낮추려고 했다. 그리고 원래 계획상 헤르메스는 미국의 스페이스 셔틀처럼 전 부분을 완전히 재사용할 예정이었지만, 일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발사체인 아리안5를 사용하는지라 로켓 첨단부에 올라서는 구조상 이는 불가능해, 엔진부분은 재진입 시 분리해버리는 일회용으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원래 탐색연구단계는 1991년에 완료 될 예정이었으나..냉전이 끝나고 소련이 망해버렸다. 그리곤 물주를 찾던 ESA에 돈이 궁한 러시아가 눈에 들어오게 되고...새로운 파트너로 러시아를 맞이한다.
그리곤 1992년부터 실용개발 단계를 러시아의 우주개발기구인 RKA와 공동으로 시작했는데…이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이는 RKA와 공동개발을 합의한 시점에서 미르 우주정거장을 대체할 새로운 우주정거장까지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는데… 이때 ESA는 다시 소유즈처럼 캡슐형으로 할까...하고 방향을 선회하던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러시아와 ESA가 모두 미국의 ISS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이 계획은 때려 친다… 우주정거장 콜럼버스는 계획이 취소되었다가 ISS 계획에 포함된 ESA의 모듈에 콜럼버스라는 이름이 붙어 ISS에서 사용 중이다.
헤르메스는 실기체는 커녕 목업만 완성되어 있었고, 풀스케일 목업이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 그리고 1/7 목업이 보르도-메리냑 공항에 있다.
ESA는 2000년대에 Hopper라는 무인 우주왕복선도 계획하였으나 이것도 역시 나가리… 이후 ESA는 IXV라는 X-38과 비슷한 리프팅 바디를 채용한 기술실증용 무인기를 제작하여 2015년 2월 베가 로켓에 실어 100분 가량의 준궤도비행을 실시[26]한 후 태평양 망망대해에 떨궈 회수하였다. 2018년 내지는 2019년경 더 개선된 버전으로 궤도비행, 활주로 착륙을 시도할 예정.
9.4. 아시아
- 일본
JAXA에서 HOPE라는 우주왕복선을 개발 중이었지만 취소되었다. 현재는 스페이스 워커와 PD 에어로 스페이스라는 민간기업에서 각각 나카모토와 페가수스라는 준궤도 우주왕복선을 개발 중인데, 나카모토는 2029년에 유인 비행을 시도할 계획이고, 페가수스는 2030년에 상업 우주 비행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 중화인민공화국
텅윈 프로젝트로 알려진 일반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우주비행기를 개발 중이다.
- 대한민국
과거 준궤도 우주왕복선을 개발하려다가 취소된 사례가 있었다. 그러다가 놀랍게도 다시 개발 중이라는 정보가 나왔다. 2021년 10월 고흥항공센터에서 기술실증형 22% 축소기에 전기 덕티드팬을 장착하여 자동착륙접근 시험비행이 진행되어 완료되었고, 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 2022년도 춘계학술대회에서 축소기의 형상이 공개되었다. 초기 계획과 달리 준궤도기가 아닌 누리호에 탑재되는 것으로 변경되었고 기초형상 개념도를 봤을 때 캐노피나 창문, 출입문이 안 보이므로 일단은 사람이 안 타는 무인기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후 유인우주선 사항을 개발할 지는 미지수이다.
10. 후계자
10.1. X-37
STS 계획에 사용되었던 것과 같은 대형 왕복선은 당분간 보기 힘들지 모르나, 왕복선 개념자체는 계속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이 채용하였고 이후 미 우주군으로 인계된 X-37 무인 우주왕복선이 그것이다.
2010년 4월 22일에 X 실험기 시리즈의 일환으로 첫 무인 우주왕복선인 X-37B의 발사가 이루어졌다. 7개월 10일 동안 지구 궤도를 돈 후 12월 3일 귀환했는데, 궤도를 추적해보니 미국의 적대국인 북한, 이란, 중국 등의 상공이어서 모종의 비밀 군사임무를 띤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X-37B 무인왕복선의 유인화 계획(X-37C)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군사용도로 활용 가능한 우주왕복선의 대안"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보잉과 미 공군에서 밝히고 있다. X-37B보다 1.8배 정도 확대된 형상으로, 화물칸은 포기하고 사람만 태울 경우 6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울 수 있다고 한다. NASA에서 포기한 우주왕복선의 개념이 이젠 공군에서 부활하게 된 것으로, 2019년 미국 우주군이 창설되면서 X-37B 프로그램은 우주군의 소관이 되었다.
X-37C의 승무원 배치 예상도 |
현재 오리온 다목적 유인 우주선은 개발에 계속 난항을 겪고 있는데, 특히 지구 귀환시 낙하산으로 내려와 바다에 착수하는 시스템은 마지막 아폴로 우주선이 귀환한 1975년 이후 40년 가까이 미국에서 사용되지 않아 그 노하우가 까맣게 잊혀져 버린 상황이라, 오리온 우주선을 위해 다시 바다 착수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상당히 까다로운 반면에, X-37C는 과거 우주왕복선처럼 활공하여 활주로에 착륙하는, 나사 우주비행사들에게 매우 익숙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보잉에서는 오리온 우주선 개발을 취소하고 X-37C를 채용해 줄것을 미 정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다. 이때문에 오리온은 ULA나 USA 명의가 아닌 록히드마틴 이름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우주왕복선 사고로 14명이나 희생된 NASA 입장에서는 개풀 뜯어먹는 소리(...)
여기에 더해서 우주왕복선의 포기로 NASA에서 숙련된 우주비행사를 현재와 같은 규모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우주왕복선은 대개 한 번에 7명을 태운다. 작정하고 사람 쑤셔넣으면 최대 11명까지 가능하다. 그나마 챌린저호의 STS-61-A 미션에서 8인 미션으로 진행되었다. 이외에 8명씩 태운 것은 STS-71 아틀란티스를 7명 태운 채 발사했다가 돌아오면서 NASA 출신 미르 승무원 노먼 태거드(Norman Thagard)를 귀환시킬 때가 전부. 각 우주왕복선은 대개 2년에 3번꼴로 발사되었지만, 차기 오리온 우주선에서는 이 정도의 인원을 우주에 내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리온 우주선은 원래 우주왕복선보다 단 1명 적은 6인승으로 개발이 시작되었으나, 개발에 난항이 심해 4인승으로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소유즈의 경우 3명까지 태울 수 있지만 조종은 결국 러시아인이 해야 하고, 스페이스X와 보잉이 만드는 드래곤 V2와 CST-100, 그리고 장기적으로 유인화를 도모하고 있는 드림 체이서 등의 상용 우주선들 역시 기본적으로 우주관광산업에도 쓰일 예정이라 NASA가 빌릴 수 있는 자리 역시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2000년대 말부터 셔틀 우주인들이 대거 퇴직한 뒤 빈 자리가 꽤 있음에도 NASA의 우주인 선발 인원은 확 줄었다.
10.2. 드림 체이서
자세한 내용은 드림 체이서 문서 참고하십시오.
10.3. 스타십 시스템
현재 미국 내에서 개발 중인 발사체들 중 규모와 재사용 가능성 때문에 사실상 우주왕복선의 재림이라 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로, 스페이스X의 2024년 유인 화성탐사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 중이다. 주요 목표는 화성 이주지만 지구 저궤도에서의 우주여행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주왕복선의 초기 계획인 행성간 우주여행 시스템인 Space Transportation System 컨셉에 더 가까운 것이다.10.4. SSTO(Single Stage to Orbit)
구체적으로 개발중인 모델은 없지만, 개념적으로 보아 우주왕복선의 최종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름 약자풀이에서 알 수 있듯이 단분리 없이 발사된 형태 그대로 궤도에 도달하는 우주선인데, SF에서는 밥먹듯이 나오는 종류의 우주선이지만 물론 현실에서는 시궁창. 개념만 들어봐도 굉장히 어려우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지만 이것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다.- 일반적인 로켓 추진방식으로는 필요한 연료와 산화제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빈 연료탱크를 분리하지 않으면 그 엄청난 부피가 다 항력덩어리가 된다.
- 일반적인 로켓은 대기중과 진공중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내는 노즐 모양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효율을 포기하거나 대기중과 진공중 엔진을 두 종류씩 실어야 하는데, 둘 중 어느 것을 택해도 가뜩이나 어려운 SSTO 설계에 더 큰 부담을 준다.
- 대기중에서는 제트엔진을 사용해서 필요한 산화제 양을 줄이자고 할 수도 있는데, 일반적인 제트엔진은 극초음속 이상의 속도에서는 작동하지 못하며, 극초음속 이상에서 작동하는 스크램제트 엔진이라고 해도 속도가 너무 높아지면 흡입되는 공기의 온도가 높아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상의 기술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실현된다면 100% 재사용 가능한 우주선으로, 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왕복시킨다든가 화물을 운송한다든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물론 실제로는 우주왕복선처럼 돈먹는 하마가 될 지도 모르지만.
한동안 그저 SF의 영역일 뿐이었으나, 대기중에서는 제트엔진처럼 공기중의 산소를 이용하고 우주에서는 로켓엔진처럼 탑재된 산화제를 이용하는 SABRE 엔진이 영국에서 개발 중이며, 이 엔진을 탑재할 Skylon 우주선은 예상대로 개발된다면 역사상 최초의 지구궤도 SSTO가 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영국에서는 이 사업을 위해 그 춥고 날씨 구린 고위도 섬나라에다 로켓 발사장도 만들어주겠다고 야심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의 영향으로 스코틀랜드 지역 후보지들이 간택에서 빠지는 등 혼란이 심하기는 하다만... 게다가 SABRE 엔진은 그 구조의 복잡성 때문에 유지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술한 스타십의 경우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이미 SSTO로 발사할 수도 있는 스펙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적은 중력에 대기가 옅어 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사에 큰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은데다 부스터를 생산할 여건도 여의치 않은 화성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운용될 예정이나 지구에서 일반적인 발사를 가정한 상황에서 재사용 1단 부스터 없이 SSTO식 운용은 경제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1. 대중문화 속의 우주왕복선
자세한 내용은 우주왕복선/대중문화 문서 참고하십시오.[1] 위 사진의 가운데의 큰 원통형 물체.[2] 사령선을 싣고 발사된 로켓들의 부품은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지거나 바다 한가운데에 버려진다.[3] Space Shuttle Main Engine[4] 발사 장면을 보면 탱크의 표면에 분명히 엔진의 열이 올라와 뜨거워도 이상하지 않을 곳에 얼음이 붙어있고, 응결된 수증기까지 보인다.[5] 사실 1메가바이트도 꽤 큰 편인데, 더 옛날에 날았던 아폴로 우주선은 고작 4KB의 메모리를 가진 컴퓨터 단 1대로 자동 재진입을 하였다. 이러한 캡슐형 우주선도 양력을 제어하기 위해 캡슐을 회전시킨다. 자세한 것은 대기권 진입 참조.[6] 조종면 자체는 유압으로 작동했다. 후미에 장착된 3대의 APU가 유압을 생산했다.[7] 첸쉐썬 등 미국 과학자들도 큰 틀에서 궤도상 비행체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었다.[8] 약 91cm. 꽤 높이 점프한 건데, 어디서 뛰었는지를 기억해보자.[9] 장대한 M&A의 물결을 거쳐 오비털에 흡수.)[10] 우주왕복선의 컴퓨터는 5대 였지만 1대는 백업용 컴퓨터였다. 사실 이러한 설계는 아폴로 시절에도 있었는데, 새턴 V의 컴퓨터인 LVDC는 3개의 같은 논리 회로를 두고 가장 많이 나온 결과를 이용하여 계산했다. 덕분에 신뢰성이 높았다는 듯.[11] 달 전이 궤도. 즉 달까지 직접 실어 나를 수 있는 중량을 말한다.[12] LEO 130t, TLI(달 전이궤도) 46t.[13] LEO 100t~300t, GTO 21t.[14] 다만 우주왕복선은 약 80톤을 고정적으로 차지해야 하는 오비터의 운용 중량이 있기 때문에 실제 사용 가능한 페이로드의 수치와는 다르다. 만약 SSME 3기와 SRB 2기를 오비터를 사용하지 않는 발사체를 따로 제작했다면 저 109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15] 왕복선 밑의 비행기는 우주왕복선과 발사 등에 필요한 화물들의 수송을 위해 NASA가 개조한 화물기 사양 보잉 747이다. 아메리칸 항공에서 운용하던 747-100을 개조한 것이며, 이후 1988년에 일본항공 출신 747-100SR을 1대 더 사들여 총 2대를 운영하였다.[16] 셔틀 개발이 거진 완료된 시점에서 우주인 후보로 선발된 셔틀 파일럿이다.[17] Orbital Maneuvering System. 셔틀이 궤도 진입 후부터 재돌입할 때까지 필요할 때마다 고도 유지나 궤도 수정 등을 위해 사용하는 로켓이다. SSME 노즐 위에 좌우 하나씩 배치된 그 엔진이 OMS. 참고로 실제 매뉴얼에서는 OMS 역시 연료 하중을 최대한 줄여야 하므로 꾸준히 태우고 있다.[18] 참고로 뒤집는 중에도 엔진은 계속 작동하는 상태이다. 주 엔진의 추력편향만이 자세 제어를 위한 충분한 모먼트를 제공 할 수 있기 때문이다.[19] 여담으로 이 기지들은 (하술할) ESA판 셔틀인 헤르메스 착륙용으로도 쓰일 예정이었다.[20] 아래에 나오는 유럽의 Hermes 계획이나 X-37은 이런 형식이다. 혹은 현대의 스타십이 이렇다.[21] 2023년 11월 기준 기골 수리를 위해 프레임 단위까지 분해 후 수리 중.[22] STS-51-F. SSME 이상으로 인해 발사 도중 ATO 절차를 실행하고 예정보다 많이 낮은 궤도에 진입했으나 이 미션은 위성을 쏘는 게 아니라 스페이스랩(우주 과학실험) 미션이었기 때문에 그냥저냥 예정된 실험 다 하고 집에 왔다.[23] 여담으로 영화 아마겟돈에 등장하는 우주왕복선 중 한 대가 인디펜던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해당 기체는 소행성에 추락하지만.[24] 원래는 현재 디스커버리가 전시되어 있는 우드바 하지 센터에 전시되어 있었다. 디스커버리의 퇴역 이후 뉴욕으로 옮겨진 것.[25] 둘 다 부스터와 연료 탱크에 붙어있지만, 패스파인더는 수평에 가깝게 전시되어 있고, 엔데버는 현재 수직으로 새로 전시하기 위해 보수 공사 중이다.[26] 재돌입 속도 등 여러 조건에서 최대한 궤도비행과 유사한 조건을 만들어놓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