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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비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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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민족(ethnic)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내셔널리즘인 에스닉 내셔널리즘의 사례가 많지만 미국 내셔널리즘, 프랑스 내셔널리즘, 싱가포르 내셔널리즘, 대한민국 내셔널리즘, 중화민국 내셔널리즘 같은 국적자/시민권자(citizen)를 중심으로 한 시민 내셔널리즘의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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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파시즘과의 차이3. 문제점4. 유래5. 용어의 확장6.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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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쇼비니즘(Chauvinism) 또는 배외주의(排外主義)나 관문주의(關門主義), 폐쇄주의(閉鎖主義)는 극단적이고 폐쇄적애국심을 이르는 말로, 소속 집단에 대한 애국(愛國), 애족(愛族) 및 애향(愛鄕)심이 전체주의로까지 치달은 것을 의미한다.[1]

2. 파시즘과의 차이

쇼비니즘은 내셔널리즘의 가장 극단적이고 강압적인 형태이다. 내셔널리즘 중에서도 질이 안 좋은 부류가 범민족주의인데, 학술적으로는 매우 이질적인 집단들끼리 동일정체성을 주장하며 상호 간의 연합하는 자체는 '주변에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그것이 역사적으로 진실에 기반하든 거짓에 기반하든 딱히 저지할 명분이 비교적 약하다. 물론 압도적인 다수의 상호동의 하에 갖게된 공통정체성이 결국 그에 해당하지 않는 내부의 소수자들에게까지 강요되기 때문에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이는 역사상 나치 독일이든, 일본 제국이든, 공산 중국이든 피할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 또한 다수의 동의에 기반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쇼비니즘은 다민족 다문화국가에서 국가권력을 쥔 소수 민족집단이 내셔널리즘 노선을 채택했을 때 발생하는 무리수이며, 사실상 프랑스 근현대사의 민낯이라고 봐도 좋다. 프랑스는 원래 시작부터 다문화국가였으며, 유전자나 외모의 차이와 별개로 언어문화적 정체성이 워낙 다양한 나라였다. 다만 군주정이 이러한 다문화국가를 효율적으로 통합했을 따름이다.[2] 그러나 프랑스 혁명으로 왕과 귀족을 싸그리 박살내면서 혈통에 기반한 왕조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정체성이 필요해졌고 결국 갈리아 계통의 파리지족과 프랑크 계통의 살리족이 오랜 상호동화를 통해 합쳐진 프랑스인이라는 내셔널리즘정체성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그런 프랑스인은 전체 대비 소수였고, 정통 프랑스인에 어떻게든 포함될 수는 있는 노르망디나 부르고뉴까지 합쳐도 국가적 다수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뼈대있는 정통 갈리아인이라고 할수 있는 프로방스인이나 아키텐인은 프랑스어를 쓰지도 않았다. 이런 지역들은 아예 프랑스어와 상위 단계에서 완전히 구별되는 오크어를 사용했었다. 그러나 소수의 '프랑스어' 사용자들은 조국 '프랑스'의 수호를 위해 프랑스어를 사용하지 않는 민족집단들에게 억지로 프랑스어 사용과 프랑스 정체성 주입강요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것이 쇼비니즘의 시초인 것이다.

물론 프랑스어가 영어나 독일어나 스페인어처럼 비교적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배우기 쉽고 이해하기 쉽거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언어였다면 오히려 용인되었겠지만 거의 북프랑스 구석의 파리 시민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프랑스어는 타지역민들이 익숙해지기 힘들어 수도시민들에 의해 2등 신민 내지는 식민지 원주민 취급을 받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의 프랑스론은 어떠한 면에서는 하나의 중국론보다도 훨씬 더 악랄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짱깨 '주류' 프랑스인들은 오늘날까지도 정치에서 쇼비니즘의 지속적 실현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3. 문제점

이러한 쇼비니즘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위대한 국가의 가치'로 포장된 맹목적인 수도권 추종만이 강요되며, 이를 비판하는 것은 원천봉쇄하고 반대 의견을 매국노 혹은 역적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고를 견지하는 사람을 \'쇼비니스트(chauvinist)'로 부른다.

쇼비니즘 성향을 띠는 발언의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 수 있다.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변호한다니 너는 위대한 프랑스를 좀먹는 유태 스파이가 틀림없다!"[3]
이 발언은 다분히 전체주의적인 문장으로서, 특정 민족집단만이 가진 배타적인 가치만 옹호하고, 내가 속하는 집단을 불가침의 영역으로 평가한다. 동시에 반대파를 특정 반역세력으로 매도하여 그 발언이나 비판을 원천봉쇄한다. 쇼비니스트의 목적은 원활한 토론과 합리적인 결과의 도출 말고 정치적인 승리의 달성에만 있으므로, 반대파를 매도하는 데에 전념하게 된다.

4. 유래

쇼비니즘의 '쇼빈(Chauvin)'은 사람의 이름으로, 나폴레옹 전쟁에 참전하여 수십 차례 부상을 당하면서도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신과 같이 숭배하여 열광적이고도 극단적인 애국심을 발휘했던 니콜라 쇼뱅(Nicolas Chauvin)이라는 애국청년 병사의 이름에서 따 온 말이다. 이 이름은 프랑스의 연출가 코냐르가 지은 노래 "삼색모표(La Cocarde Tricolore)"를 통해 맹목적 애국주의자라는 뜻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 '쇼뱅의 죽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다. 단, 오늘날 역사학자들은 문헌상에서 니콜라 쇼뱅이란 인물의 기록을 찾을 수 없는 점을 들어 실은 그러한 파리 패권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파리 패권주의를 비난하고자 그 전형으로 창조한 캐릭터로 추정한다. 애초에 보나파르트 가문 자체가 프랑스인이 아닌 이탈리아인이며, 나폴레옹도 프랑스 영토가 된 지 고작 1년밖에 안 되었던 코르시카 출신이고 프랑스어에도 서툴렀기 때문에 정작 쇼비니스트 진영에서는 나폴레옹을 별로 높게 치지 않는 걸 보면 쇼뱅은 가상의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쇼비니스트 중에서도 상당수는 평범한 소시민 계층이다. 그들은 국가를 열성적으로 지지하지만, 국가는 그들에게 특별난 것을 해주지 않는다. 이용해먹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러나 보통의 쇼비니스트들은 특별한 보상이 없음에도 (자기 기준에선) 열성적으로 애국이라고 할만한 활동을 펼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사실 심리학적으로 보자면 충성에 대한 보상을 받는 계층은 오히려 배신하기도 쉬운데, 이들은 오히려 반대 케이스라 파시즘 정권 입장에선 가장 통치하기 쉬운 집단이다.

쇼비니즘은 국가 혹은 정부에 대한 어떤 이의나 비판조차도 허락하지 않으며, 정당한 국가의 잘못에 대한 비판조차도 반애국적이거나 반국가적으로 간주하여 그런 비판 세력들에 대해서는 물리력을 써서라도 철퇴를 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국내의 각종 보수단체들이 국가(실제로는 정권)를 수호한다는 명목 하에 펼치는 집회뿐만 아니라 SNS에서 펼쳐지는 진보층의 일방적인 특정 대통령 옹호에서도 나타난다. 그들은 혹여 같은 헤게모니를 공유하더라도 정권에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단체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모습은 파시즘과도 유사하며 실제로도 양쪽 성향을 동시에 가지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도가 지나치면 국가와 자신의 동일시로까지 발전해서 국가만 잘 되면 내 인생도 행복해질 거라는 턱없는 망상을 하기까지 한다.

결론적으로 국가의 존재 가치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서인데, 쇼비니스트들은 반대로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는데도 국가에 맹목적 충성을 바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 배타적 애국심이 '쇼비니즘'이란 단어로 칭해질 정도로 문제가 되는 것은, 도가 지나쳐 국가만이 절대가치라고 생각하고 그런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해서이며 완장 행세까지 자처하면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이다.

일반적으로 쇼비니즘은 전체주의 우파에서 나타나는 집단심리현상인데 예외적으로 20세기 초 제2차 인터내셔널 지도부에서는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계급철폐가 아닌 교전국에서의 조국방어를 태제로 걸고 "이 전쟁은 민족전쟁이며 지금 국민의 이익이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전쟁을 지지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개량적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이러한 정강을 지지하였고 블라디미르 레닌은 이를 '사회쇼비니즘'으로 규정하고 배외적이며 무지한 정책으로 좌익적 가치에 반한다며 강력한 비판을 가하였다.

5. 용어의 확장

20세기 이후 '쇼비니즘'은 모든 부문의 우월주의적인 배타주의를 이르는 말로 그 의미가 확대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영미권 커뮤니티에서는 남성우월주의자여성우월주의자도 남성 쇼비니즘, 여성 쇼비니즘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쇼비니즘을 기존 해석에서 더 넓게 확대하면 특정 집단에 속해있는 사람이 타 집단의 사람이나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을 배척하는 행위 또는 심리 그 자체를 쇼비니즘으로 볼 수 있다. '스포츠 쇼비니즘', '문화 쇼비니즘' 등의 합성어가 그 예시이다.

다만 이는 학술적 용어의 '쇼비니즘'은 아니다. 즉, 용어의 오용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학술적 의미의 파시즘과 일반적으로 비하적 용도로 사용되는 파시즘의 차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반적으로 쇼비니즘이 주로 우익적 사고 방식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단어이며 비율적으로도 이쪽 진영에 그런 경우들이 더 많긴 하지만, 파고보면 좌파 진영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하는 성향이다. 내부적으로는 좌익적 사상을 지지하면서도 외부적 문제에선 어떤 이의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배타적 성향을 나타내는 경우 역시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프랑스 현대정치에서 제도권 좌파들은 알제리와 베트남의 식민지 전쟁을 주도하고, 이후 드골의 핵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등 대외적으론 '위대한 프랑스'라는 기치아래 전형적인 쇼비니즘의 행보를 보여줬다.

6. 같이 보기


[1] Andrew Heywood; Palgrave Macmillan. "Global politics", Palgrave Foundations. Palgrave Macmillan, 2015. (ISBN 9781137349262).[2] 현재 유럽에서 입헌군주정을 하는 나라들이 공화정 좋은 줄을 몰라서 안 하는게 아니다. 다문화국가의 국민통합에는 군주정이 더 효율적이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일 뿐이다.[3] 드레퓌스 사건은 쇼비니즘의 악폐가 증명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며, 프랑스의 쇼비니즘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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