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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23:35:46

북경 오리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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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조리법4. 특징5. 호불호6. 매체7. 여담

1. 개요

Peking (Beijing) Roast Duck

흔히 '북경 오리'(Peking Duck), 베이징 덕 이라고 불리는 이 요리는 중국에서는 '베이징 카오야'(, 北京烤鴨 / běijīng kǎoyā, ㄅㄟˇㄐㄧㄥ ㄎㄠˇㄧㄚ)라고 부른다. 해석해보면 '북경식 구운 오리'다. 원나라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베이징의 대표적인 요리이며,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중국 요리 중 하나이다.

2. 역사

중국의 오리 요리는 남북조 시대에 남경에서 먼저 시작되었지만 명나라 황제인 영락제는 남경에서 북경으로 천도했고 이 황실 요리사들도 북경으로 이주함에 따라 , 대의 궁중 요리 형태로 자리잡게 되었다.

겉에 설탕 혹은 물엿 옷을 입힌 후 껍질과 속살 사이엔 펌프로 공기층까지 만들어서 바싹 말리는 과정을 거친 후 구워내기 때문에 껍질이 노릇하게 구워져 부드럽고 진한 맛이 난다. 이를 통째로 내놓든지, 아니면 먹기 편하게 조각조각 썰어서 내 주는데 일반적으로는 얇게 썰어서 건자두 소스를 찍어 오이채를 비롯한 채소와 함께 '바오빙(薄餠)'이라는 밀 전병에 싸서 먹는다. 한국보쌈과 비슷한 방식이다.

북경 오리 구이는 다양한 음식과 함께 제공된다. 보통 오리구이와 함께 소고기와 야채를 후추 등의 조미료와 함께 넣어 볶은 흑숙우류(黑椒物流), 궁보계정에 넣는 궁보 소스에 새우를 버무린 궁보하(宫保虾), 마늘에 콩깍지를 넣고 볶은 산룡화두(蒜龍和豆), 사천성의 야채 피클이라고 볼 수 있는 사천보채(四川泡菜) 등의 요리가 나온다.

3. 조리법

오리의 깃털을 뽑고 물갈퀴와 내장을 제거하는 손질 과정[1]을 거친 뒤 대통(빨대)을 꽂고 풍선처럼 불어 공기를 주입한다. 이로 인해 껍질과 고기 사이에 공기층이 생겨 구웠을 때 껍질이 더욱 바삭하게 변한다.

그리고 끓는 물로 살짝 데친 뒤 맥아 엿으로 코팅하고 갈고리로 건조대에 걸어 며칠간 바싹 말린다. 껍질이 바싹 마른 오리는 주문이 들어오면 은은한 숯불에 오랫동안 조리하거나(먼루-민노), 직화 구이(과루-괘노) 등을 거쳐 손님상에 오르게 된다.

생후 약 65일 된 오리를 이용하여 요리하는데 45일 동안 방목하고 15-20일 동안 강제 급식(Force feeding)[2]한 뒤 오리의 목숨을 끊는다. 이렇게 푸아그라 먹을 때와 비슷하게 오리를 강제로 살 찌워 도축하는 것도 고역인데 도축한 다음에도 지방과 피부층을 분리하기 위해 공기를 주입하고 캐러멜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맥아당을 들이붓는 등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굽기 전에 껍질에 끓인 물을 뿌리고 말리는 데만 10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이 또한 굽기 전에 거치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중국인들이 호평할 만한 맛이 나기 위해서는 위의 동물 학대가 필요한 점이나 절차가 번거롭고 복잡한 점 등 집에서 흔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탓에 전문 식당에서 숙련된 조리사들만이 북경 오리를 제대로 요리할 수 있지만 위의 복잡한 절차를 가진 카오야 말고 간단한 양념을 한 채로 숯불이나 전기구이로 과정을 간소화해 파는 서민 카오야도 있는데 이런 일종의 유사 카오야에는 당연히 그냥 대충 키웠던 혹은 공장형 축산체계 속에서 평범하게(?) 고통스레 살다가 도살된 오리를 쓴다.

냉장식품으로도 나와 있고 마트나 백화점, 가판점에서도 이런 류의 카오야는 싸게 팔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매우 값싸게 먹을 수 있다. 서민 식당이나 마트의 하급 카오야는 가격대가 고급식당 카오야 가격 대비 1/5~1/10 수준까지도 떨어진다.

물론 서민 식당에서 파는 카오야는 고급 식당에서 파는 카오야보다 맛과 질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냉장식품으로 된 것은 그냥 데우면 냉장 로스트 치킨과 식감상 별 차이는 없기 때문에 에어프라이기나 오븐에 데워먹어야 그나마 먹을 만한 맛이 나오지만 아무튼 최상급 카오야부터 보통급 카오야, 최하급 카오야까지 지갑 상황에 따라 먹을 수는 있다는 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다만 그럼에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파는 고급 카오야는 옛날은 물론이고 지금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비싼 축에 드는 음식이라 중국 직장인들은 접대할 때 법인비용으로나 얻어먹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일반 카오야도 2000년대 중순까지는 서민들이 아무때나 사먹지는 못하고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었던 진미였다. #

오죽하면 북경에 와서 만리장성을 보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고 베이징 카오야를 먹지 않으면 평생 여한으로 남는다는 말도 퍼졌을 정도로 지방 사람들이 베이징에 관광 오면 한번 해봐야 될 일 가운데 하나로 손꼽혔던 것이 북경 오리 구이 시식이었을 정도였다. 물론 이것도 2000년대와 2010년대 들어 중국의 베이징 카오야 프랜차이즈집들이 중국 전국 각지에 출점한 데다 다른 비싼 음식들도 많이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베이징 카오야도 급이 내려가서 중산층들이나 서민들도 무리 좀 하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음식이 된지라 과거만큼 와닿는 표현이 아니게 되었다.

위에도 나와있다시피 결코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닌데, 유튜버 화니의 주방이 가정집에서 만든 적이 있다. 하지만 이쪽도 '사 먹는 게 낫다'는 결론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손이 많이가고, 시청자들도 따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영상

이연복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나마 집에서 시도해볼만한 방법을 소개했다. 시판되는 훈제오리의 껍질에 기름을 바른 뒤 에어프라이어에 굽는 방법으로 특유의 바삭함을 구현했다. 영상

유튜버 마마요리도 간략화시켜 조리하는법을 소개했다. 에어컴프레셔가 있는 가정집은 거의 없을테니 이 과정은 생략했으며, 마찬가지로 겉에 설탕층을 입히는 과정을 생략하고 굽기 전 건조 시간도 매우 크게 단축시켰다. 제일 중요한 부분은 역시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는 것.영상

4. 특징

조리 시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노릇하게 구워진 껍질이 핵심이라 목 바로 아랫부분은 껍질만 내어 설탕에 찍어먹고 가슴부분은 윗가슴살만 붙여내며 나머지 부분은 대체로 푹 고아내서 탕으로 먹는다.

사실 이런 미칠 듯이 사치스러운 식사법이 된 것은 애초에 궁중 요리로 발전한 탓에 오리 전체를 먹기보다는 껍데기만 맛있게 만들어서 다른 요리와 함께 차려놓고 먹는 식이 됐기 때문이다.

조리와 식사법이 사치스럽다고는 해도 내륙 지방인 북경에서 일반 가축인 오리 자체가 사치품 대접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까놓고 말해서 그때 그 시절에 오리가 비싸봤자 남부 지역에서 진상해 온 생 열대 과일 한두 개보다 비쌌을까.

처음 먹을 때 로스구이나 주물럭처럼 촉촉하고 야들야들한 맛을 기대했다간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특히 다리나 날개 같이 원래 안 내놓는 부분 한 번 뜯어 본다고 달라고 할 필요 없다. 위와 같은 조리 과정을 제대로 거친 오리의 살은 기름이 아주 쫙 빠진 데다 상당히 딱딱해진 상태라 흔히 알고 있는 오리고기 요리보다 훨씬 맛이 없기 때문이다. 예시를 들자면 말라 비틀어진 데다가 밑간도 안 된 훈제닭 뜯는 기분이다.

이는 먹을 만한 살 부분을 전부 껍질에 붙여서 썰어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원래는 탕국용으로나 들어갈 짜투리를 굳이 뜯겠다며 달라고 했으니 맛이 없는 게 당연한 것. 말려서 구워낸 요리니 처음부터 삶아낸 족발과는 뼈에 붙은 고기의 식감이나 질이 다르다. 살이 거의 없는 등짝과 살을 다 발라낸 엉덩이는 고아서 탕으로 먹는다.

일부 오리집에선 '싼츠' 라는 방식으로 북경 오리 구이를 제공하기도 한다.[3] 이 싼츠가 뭐냐면 껍질과 일부 살코기[4]를 가장 먼저 손님상에 내고 남은 고기를 잘게 다져서 짭조름한 양념과 야채와 함께 볶은 것 + 뻥튀기[5] + 쌈용 양상추를 둘째로 내고 마지막으로 오리 뼈를 푹 고아 만든 국물을 내는 것인데 오리를 세 가지 방법으로 먹는다고 해서 싼츠라고 한다.

요리 가짓수가 늘면 쓰츠, 우츠 이런 식으로 바뀐다. 여러 명이서 북경 오리 구이를 시켜먹되 보다 다양하게 오리를 활용한 요리들도 함께 먹어보고 싶다면 싼츠로 주문해도 좋다.[6]

이러한 코스에 정해진 규칙은 없어서 남는 오리고기와 뼈를 어떻게 쓸 지는 식당의 재량에 따라 다르다. 가령 차이니즈 봉봉클럽에 나온 진북경은 깐풍오리를 내오고 신라호텔 팔선은 고추잡채를 만든다.

5. 호불호

중국 요리의 대명사격인 명성과는 다르게 정작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으로 손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 생각보다 퍽퍽하거니와 기름도 많아 꽤나 느끼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먹은 후 많이 실망하는 요리 중 하나이다. 물론 취안쥐더(전취덕)[7], 볜이팡(편의방)[8], 다동 카오야[9], 스지민푸(사계민복)[10]같은 고급 카오야집이나 잘하는 카오야집에서 먹으면 살도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내지만 그런 집에서 먹어도 껍데기를 많이 먹으면 느끼해지기 마련이다.

훈제오리, 오리 로스구이, 오리 주물럭처럼 전반적으로 촉촉하고 양념이 좀 된 오리고기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겐 잘 안 맞을 수도 있다. 특히 오리 훈제마저 느끼하다고 평할 정도로 느끼한 것을 꺼리는 입맛이라면 북경 오리는 더 느끼하게 다가올 수 있으니 주의하자.

한국에서는 오리구이를 먹을 일이 좀처럼 없다 보니 기름이 쫙 빠져 담백한 통닭 구이를 생각하고 먹으러 갔다가 기름맛 밖에 나지 않는다는 평을 남기기도 한다.

느끼함을 잡아줄 채소가 부족한 것도 한 몫 하는데 한국의 육류 요리[11]는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해 쌈채와 절임류 등을 많이 곁들여 먹지만 북경 오리 구이의 경우 오이나 파 등을 같이 내오긴 해도 한국인에게는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지점별 편차도 심한 편이므로 사전에 한국인들에게 평이 좋은 요리집을 잘 알아보고 가서 먹거나 그냥 바비큐에 가까운 광둥식 거위 요리를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6. 매체

7. 여담



[1] 의외로 이 오리 물갈퀴와 내장도 요리에 쓰인다. 물갈퀴는 광둥 요리에서 새우 완자를 얹고 간장 소스를 뿌려먹는 요리로 만들어 먹고 오리 간은 북경 오리집 중 일부 요리집에서 내어주기도 하거나 빠데 등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나머지 내장도 탕 요리나 볶음 요리를 만드는데 쓰거나 아예 길거리 꼬치 구이 등의 요리로 탈바꿈한다. 혀도 먹을 수 있어서 일부 요리집에선 혀를 가지고도 이런저런 요리를 하며 살을 발라내고 난 다음의 뼈는 또 육수를 우려내는데 쓰거나 아예 탕으로 대접하기도 한다.[2] 가축의 자유 의지와 관계 없이 강제로 사료를 급식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예시로 거위나 오리의 식도에 튜브를 쑤셔넣고 사료를 '주입'하는 것이 있는데 푸아그라의 악명이 높다. 어감 상의 문제로 ‘정밀 급식’(Precise feeding)이라는 순화된 용어도 쓰이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3] 야왕(鴨王)이라는 오리집이 이런 식으로 오리 구이를 코스로 제공한다.[4] 껍질 바로 아래에 붙어나오는 살코기. 주로 가슴살 부위라고 하며 이 부분을 V컷이라고도 부르는 듯하다.[5] 큰 그릇 같은 모양의 뻥튀기가 아니라 밥알을 알알이 튀긴 모양새의 뻥튀기다.[6] 주문 방법은 차이니즈 봉봉클럽 북경편에 나와 있다.[7] 청나라 동치 3년(1864)에 개업한 고급 카오야를 표방하는 곳으로, 일부 지점에서는 직화 화덕을 버리고 전기구이로 전환하면서 그 시절 맛을 100% 구현하지는 못해 현지인들에겐 평이 갈리지만 그래도 한때 국빈 대접용 식당으로 쓰여서 이름값은 엄청난 브랜드다. 가격은 높은 편.[8] 인지도에서는 밀릴지언정 전통으로는 전취덕보다도 오래된 곳으로, 명 영락 14년(1416)부터 이어져 온 엄청난 역사를 가진 브랜드. 난징 카오야의 방식을 가져온 먼루 방식을 사용하여 과루 방식으로 굽는 타 식당과 다른 특색을 가졌다.[9] 현대적 인테리어의 고급 카오야 식당으로 현지인,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지점도 있다. 단 하나의 단점이라면 사악한 가격.[10] 가격이 괜찮으면서도 전통 방식을 고수하여 현재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평이 제일 좋다고 봐도 무방한 곳이다. 카오야 이외에도 주문 가능한 음식의 폭이 매우 넓으면서 다 일정 이상의 퀄리티는 뽑아주니 당연히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웨이팅은 상상초월.[11] 삼겹살 같은 것들.[12] 심장(염통)을 요리한 것, 오리 뼈 국물을 우러낸 것, 오리 혀 요리, 오리 발 요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