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대한 비판을 정리한 문서이다.2. 미비한 갱신
국립국어원에서 관리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은 표제어의 갱신 속도가 느리다. 예를 들어 '해독약', '수입산' 같은 기본적인 상용 어휘조차 없다. 국립국어원은 분기별로 새로운 어휘를 등재하는데, 그 등재어들이 하나같이 옛날 옛적에 상용어가 된 말들인 걸로도 모자라 추가되는 개수도 20개 안팎이다. 더구나 '석식'(저녁밥)처럼 오래 누락된 적이 있는 말도 있고, '미주'(주석)#, 훈음처럼 아직까지 누락된 말도 있다.그리고,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새로운 어휘, 학술, 사회 신개념이 마구 쏟아지는 시대이다. '신어(新語) 등재'라면 이렇게 다채롭게 새로 만들어지는 말들을 바쁘게 등재해야 하는데 국립국어원은 오히려 한국어의 오래된 상용어조차 겨우겨우 등재해 놓는 수준이니 새 낱말은 말할 것도 없다. '포퓰리즘' 같은 말도 없다.
한국의 국어사전이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네이버에서도 지원되는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는 '해독약', '수입산', '포퓰리즘' 같은 말들 역시 착실히 등재되어 표준국어대사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단 '훈음'은 여기에도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국어의 표준, 대표 국어사전이라 할 수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어휘 수집이 이렇게 부실한 건 문제가 있는 일이다.
금도 논란도 이런 점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 교열자들은 메이저급 언론사에서도 한자어를 잘못 쓴다고 누누이 지적하지만, 기자가 본래 쓰고자 한 단어는 '옷깃 금', '법도 도' 자를 쓰는 '금도(襟度)'가 아니라, '禁度'일 가능성이 높다. '금도(襟度)'를 써야 할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도량(度量)'이라는 말을 쓰며, 해당 뜻의 '금도'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이 아닌 사어가 된 지 오래된 단어이다.
반면, '금(禁)하다', '도(度)가 지나치다'는 아직도 쓰이는 말이기 때문에 이 말들에 바탕해서 '禁度'라는 신어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로 널리 쓰인다고 하면 새로운 단어로 '금도(禁度)'를 등재할 만한데 아직도 등재되지 않는다. 그만큼 국립국어원이 시대 변화에 둔감하다는 증거인 셈.
참고로 등재된 '금도'라는 단어들은 모두 5개로, 앞서 언급한 도량을 의미하는 '금도(襟度)' 밖에도, 도둑질을 금하는 '금도(禁盜)', 돈을 변통하여 쓰는 연줄을 의미하는 '금도(金途)', 거문고에 대한 이론과 연주법을 말하는 '금도(琴道)', 복숭아의 한 품종인 '금도(金桃)' 등으로, 복숭아 품종인 '금도(金桃)' 말고는 실제로 쓸 일이 거의 없는 사장된 단어들이다.
3. 돌림 풀이
전반적으로 단어의 뉘앙스를 해설하기보다는 비슷한 의미의 다른 단어로 돌려막는 경우가 많다. '기준'과 '표준' 같은 일부 단어의 뜻풀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참조하는 순환 정의를 볼 수 있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한 예로, '마지막'의 뜻풀이로 "시간상이나 순서상의 맨 끝."이라고 '끝'을 이용했지만, '끝'의 뜻풀이로는 "시간, 공간, 사물 따위에서 마지막 한계가 되는 곳."이라고 '마지막'을 사용했다. 더구나 '맨 끝'은 겹말이다. 일부 단어는 아예 설명을 포기하고 '=비슷한 말'만 덩그러니 두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그 단어를 참조하라는 것 같지만 정작 그 단어를 찾아봐도 대부분 비슷한 수준의 단순한 설명만 찾을 수 있다. 이런 비슷한 단어들은 각각의 어감별로 쓰임새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도 많은데, 그걸 설명해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적당히 비슷하게 가지고 다루니 사전으로 각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하기 어렵다(이는 연세 현대 한국어사전, 고려대사전도 마찬가지인 듯하다).3.1. 반론
사실 돌림 풀이는 말을 말로만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사전에서 어느 정도는 어쩌기 어려우며, 여러 사전에서 보인다.국립국어원은 순환적인 뜻풀이를 지양하나 편찬 지침상으로 다음의 경우에 순환적인 뜻풀이를 일부 허용한다고 한다.
1) 표제어의 중심 성분을 뜻풀이에 사용해야만 표제어의 뜻을 이해하기 쉬운 경우
2) 중심 성분을 다른 유개념으로 대치하는 것으로 불가능하거나 어색한 경우
3) 표제어가 복합어인 경우
4) 생산적인 접사(-답다, -스럽다, -롭다, -님, -질)에 의한 파생어의 경우
형체가 있는 것, 곧 물건을 일컫는 말이면 좀 낫겠지만, 움직임 표현과 느낌 표현은 매우 어렵다. 그림이나마 있으면 좋겠지만 국립국어원에서는 신경 안 쓰는 듯.
4. 누락된 뜻풀이
사동사와 피동사, '-어지다' 꼴 몇몇 가지는 등재되어 있는데, 사동사와 피동사의 뜻풀이는 "'○○다'의 사동사.", "'○○다'의 피동사." 꼴로 많지만, 그 일부랑 '-어지다'의 뜻풀이는 어떤 말의 피동 표현이거나 형용사 변화 표현임은 없고 단지 기본형과 비슷한 수준의 뜻풀이로만 있다.활용형은 몇몇 가지뿐인데, 어떤 말의 활용형이라는 내용도 없고 비슷한 수준의 뜻풀이만 있다. '특별히'와 '특히'도 등재되어 있는데(관련 내용은 '-이'와 '-히'의 구별 문서로), '특히'가 '특별히'의 준말이라는 내용은 없다. 또, 기본형으로의 넘겨주기조차 없어 검색만 해 봐서 안 나오면 그른 표현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한 예로서 '아니오'를 검색하면 해요체 '아니요'의 잘못만 나오고, '아니요'를 검색하면 해요체만 나오는데, '아니오'는 '아니다'의 하오체 종결형이기도 하고(하오체 종결 어미 '-오'), '아니요'는 '아니다'의 부사형이기도 하다(연결 어미 '-요').
형태론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많은 학회에서 논란을 벌이는 부분을 서슴없이 단안을 내려 등재한 부분들도 있기에 미흡한 점이 상당한 편이다. 또한 단어 구성 성분조차 전혀 알려주지 않고, 뜻풀이가 이상하게 되어 있는 등의 이유로 '표준'으로 불릴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꽤 많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은 합성어인지 파생어인지, 자동사인지 타동사인지 같은 아주 간단한 정보조차 알려주지 않는다.[1]
규칙, 문법, 예외, 활용형 따위의 관련 내용은 따로 없어서 찾으려면 어휘를 일일이 찾아야 할 수 있다.
5. 오류
사전의 뜻풀이와 예문 같은 내용마저 틀리기도 하고 뜻풀이와 국립국어원의 답변조차 어긋나기도 하는데, 이는 자주 틀리는 한국어와 틀렸다고 오해하기 쉬운 한국어가 생기는 원인이다.국어사전이 틀렸다는 것이 '독자 연구'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는데, 그러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적힌 이런 오류를 지적하는 것 또한 오히려 독자 연구에 가까운 셈이다.
- '-게 되다'는 피동은 아니고 "어떤 상황이나 사태에 이르다."라는 뜻이지만, 몇몇 피동 표현의 뜻풀이는 '-게 되다'로 끝나 있다. 단어에 따르면 '-게 되다'를 피동 표현으로 봐야 하고, 뜻풀이에 따르면 '잊혀지다'와 '쓰여지다' 같은 표현들은 이중 피동 표현이 아니게 되어 쓸 수 있어야 한다.
- '최전(最前)'과 '최초(最初)'의 뜻풀이는 "맨 처음."이고, '최후(最後)'의 뜻풀이는 "맨 마지막."이지만 '전(前)'의 뜻은 '앞'이고, '초(初)'의 뜻은 '처음'이며, '후(後)'의 뜻은 '뒤'이고, '처음'과 '마지막'은 각각 '맨 먼저/맨 앞', '맨 나중/맨 뒤'로 바꿀 수도 있으므로 '최초'와 '맨 처음', '맨 마지막'은 겹말이다. 반대로 '최초'의 반대말이자 같은 겹말인 '최종(最終)'의 뜻풀이는 "맨 나중."이다.
-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탄피'는 "탄환이나 포탄의 껍데기."로 되어 있는 것으로 설명 끝. 이 설명만 보면 마치 탄피가 총알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가 있다. 더 엉뚱한 사실은 잘 쓰이지도 않는 단어 '약협'의 설명에는 "총포 탄알의 화약을 넣은, 놋쇠로 만든 작은 통. 안에 든 화약의 폭발로 탄알이 발사된다."로 비교적으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데다가 '탄피'와 '약협'이 같은 뜻임도 써지지 않은 것이다.
- 각종 버섯(예컨대 '표고버섯')이 『식물』로 등재되어 있었다.[2] 버섯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버섯은 동물도 식물도 아닌 균류다. 2019년에 개편되면서 분류가 『생명』으로 변경되었다.
- '주아'는 "자라서 줄기가 되어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는 싹."으로 되어 있지만, '주아'는 싹이 아닌 육아나 잎이 다육질로 달라진 비늘눈을 말하는 것이다.
- '강선포'에는 "강철선으로 몸통을 감아서 만든 포(砲). 포를 쏠 때 발생하는 압력을 줄여 준다."라는 엉뚱한 개념이 써져 있지만, '강선포'란 '활강포'의 반대말로서 강선을 파놓은 포를 말한다.
- 데카르트 좌표와 같은 뜻의 '평행 좌표'의 뜻풀이는 "좌표축이 서로 수직으로 만나지 않는 좌표 평면에서의 좌표."이다. 당연하지만 데카르트 좌표계는 우리가 흔히 아는 직교 좌표계를 포함한다.[참조] 심지어는 국립국어원이 만든 사전인 우리말샘의 정의에도 모순됐다.
- RDX를 뜻하는 트라이메틸렌트라이나이트라민과 헥소젠은 완전히 같은 물질이지만, 트라이메틸렌트라이나이트라민이 헥소젠보다 폭발력이 강하다고 적혀 있다.
- '시숙'은 '숙부'에 '시집 시'가 붙은 말이다. 즉, 남편의 작은 아버진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남편의 형'으로 정의했다. 다만 이 경우는 주의해야 할 것이, '시숙'이란 단어는 본 문단에 언급된 다른 단어들과 달리 일상어의 면모가 강하여, 국어사전에서 뜻을 찾아보고 어휘를 습득하는 경우보다 일상 회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시숙'을 '남편의 형'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용례는 아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시숙'을 '남편의 형'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언중들이 과연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에 영향을 받아서 어원과 달라진 의미로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어원과 실제 쓰임이 어긋나있던 단어이고 표준국어대사전은 실제 쓰임을 기반으로 뜻풀이를 한 것에 불과한지 그 선후 관계를 확실히 증명할 수 있어야 표준국어대사전이 잘못되었는지를 가릴 수 있다.
- 검독수리는 수릿과인 새이지만 '독수리'를 이름으로 얻었다.
- 고추냉이와 와사비는 다른 식물인데, '와사비'가 일본어라는 이유로 토종 식물인 '고추냉이'로 이름을 바꿔버렸다. 이 탓에 진짜 고추냉이는 '참고추냉이', '토종 고추냉이'라는 이상한 명칭으로 불린다.
- '것'의 파생어에 대한 설명이 일관적이 아니다(#). '거'는 '거'와 '-이'가 결합하면 '게'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거, 저거, 그거'는 '이것, 저것, 그것'이 '-이'와 결합하면 '이게, 저게, 그게'가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별거'는 '-이'와 결합할 때의 규정 설명이 없으며, '딴것'은 구어적 표현 '딴거' 표제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지만 예문에는 '딴게'가 있어 일관성이 매우 부족하다. 국립국어원은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는데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 '장기간'은 명사로만 되어 있으나 예문에는 부사로만 쓰였다. 게다가 반대말인 '단기간'은 예문에 부사어 '단기간에'로 쓰여 대조되었다. '장기간에'로 고치면 '에'를 지우거나 뒤에 '걸쳐'를 쓰는 사람도 있다.
- '오랫동안'과 '한동안'도 명사로만 되어 있으나 예문에는 부사로도 쓰였다.
- '월남'은 '베트남'의 음역어로 되어 있으나, '越南'을 우리식으로 읽은 말이라고 해야 한다.
- 중(中)폭격기 예시에 B-29가 올라와 있다. 알다시피 B-29는 중(重)폭격기. 핵폭탄 투발 폭격기가 그렇게 작을 리가 없다. 동형 이의어를 혼동한 듯하다.
- '-하다', '-되다' 등의 특징 때문인지, 단어의 뜻풀이를 단어 대신은 넣으면 주어/목적어/부사어가 어긋나기도 한다.
- '가열하다'와 '가열되다'는 타동사, 피동사로 되어 있으나, 뜻풀이는 "어떤 물질에 열을 가하다.", "어떤 물질에 열이 가해지다."로 되어 있다. 예문인 '물을 가열하다'에 그대로 적용하면 '물을 열을 가하다'가 된다.
- '~에 대한'처럼 쓰이는 '대하다3'는 자동사로 되어 있으나, 뜻풀이는 타동형인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로 되어 있다. 의미를 따지고 보면 '~를/을 관하여(서)', '~를/을 대하여(서)'로 고치는 것이 바르다고 할 수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널리 퍼져 굳어진 바람에 이런 식으로만 쓰인다.[4]
- '응고점'은 "「1」 『물리』 일정한 압력에서 액체나 기체가 굳을 때의 온도. 보통 액체의 응고점은 그 물질의 녹는점과 같고, 기체의 응고점은 승화점(昇華點)과 같다."로 정의되는데, 이 중 '승화점(昇華點)'은 등재되어 있지 않다.
- '큐값'은 "「2」 『매체』 핵반응 또는 핵붕괴에서 방출 또는 흡수되는 에너지."라는 풀이가 있는데, 이의 바른 분류는 '매체'가 아니라 '물리'이다.
- '가방끈'은 외래어인 '가방(네덜란드어 kabas)'과 고유어인 '끈'이 합쳐진 혼종어이지만 고유어로 분류되어 있다. 이런 단어를 꽤 많이 찾을 수 있다. 어찌보면 '가방'을 외래어 가운데 차용어가 아닌 귀화어로 보아서인지도 모른다.
- '감광막'의 설명에는 '광감제'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표준어가 아니며, 실제로는 '감광제'가 표준어이다.
- 뜻이 완전히 같은 단어의 의미를 복사 붙여넣기 하는 식으로 뜻을 작성하다 보니 '무당'과 뜻이 같은 '호서미'의 설명에는 '무당'에만 해당하는 "한자를 빌려 ‘巫堂’으로 적기도 한다."라는 설명까지 넣어 버리는 오류가 생겼다.
6. 증보판 개념 부족
사전을 수정할 때, 언제 수정했는지를 명시해 줘야 하지만 몰래 수정하는 양심 없는 짓을 저지른다.분기별로 공지 사항 페이지(#)를 통해 변경 사항을 알리기는 하는데, 항목마다 그 흔적(개정 연혁)을 남겨 놓지는 않는다. 그래서 혹시 수정된 것이 있나 없나 확인하려면 찾는 사람 본인이 리스트를 일일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 다음 분기로 지난 지 한참 지나야 공개하는데, 어쩐 일인지 2018년 1분기 수정 내역은 공개하지 않다가 2018년 10월에 2·3분기 수정 내역과 같이 공개했다. 다음은 이게 왜 문제인지를 다룬 상황극이다.
연구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거하여 글을 쓴다.)
국립국어원: (몰래 수정한다.)
연구자: (수정된 것을 미처 모르고 발표한다.)
청중: (수정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고) 여기, 틀린 표현이 있습니다.
연구자: (당황하여)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청중: (수정판을 보여주며) 이곳을 보십시오.
연구자: (더욱 당황하여) 하지만 제가 봤을 땐 분명히 저런 내용이 없었습니다!
청중: (단호하게 못을 박고) 예고도 없이 사전이 바뀔 리가 없잖습니까? 원래부터 이러하였을 터입니다. 변명하지 마십시오.
연구자: (말문이 막힌다.)
국립국어원: (몰래 수정한다.)
연구자: (수정된 것을 미처 모르고 발표한다.)
청중: (수정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고) 여기, 틀린 표현이 있습니다.
연구자: (당황하여)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청중: (수정판을 보여주며) 이곳을 보십시오.
연구자: (더욱 당황하여) 하지만 제가 봤을 땐 분명히 저런 내용이 없었습니다!
청중: (단호하게 못을 박고) 예고도 없이 사전이 바뀔 리가 없잖습니까? 원래부터 이러하였을 터입니다. 변명하지 마십시오.
연구자: (말문이 막힌다.)
사실 저게 학술 발표회이면 그렇다 쳐도, 진짜 문제는 연구자가 박사 과정 대학원생이고 청중이 심사위원일 땐데, 물론 잠수함 패치의 문제성을 인식하고 감안해 주는 교수도 있을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깐깐한 교수가 "그러니까 다시 써 와." 같은 식으로 말하기라도 하면 답이 없다.
2019년 3월에 표준국어대사전이 개편되면서, 2017년 이후 수정 내역은 '편집 이력'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편집 이력 기능 유무와 관련 없이 인터넷에서 확인한 자료를 활용할 때 검색일을 명기해야 시점에 따른 정보 차이의 문제에 최소한의 변명이라도 가능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로 차단할 수 있다.
7. 부족한 표제어 수
표제어 수는 약 51만 개로서 한국어 사전 사이에는 가장 많은 수이긴 하지만 전문 용어는 고사하고 아주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조차 없기도 하다. 가령 '신내림'은 2016년에야 추가되었고, 훈음, 왕중왕전 등은 아직까지도 없다. 네이버 사전의 국어사전 표제어 수가 91만 개로 나오는 것은 표준국어대사전 외에 별도로 추가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의 표제어 40만 개를 합산했기 때문이다.생물종 쪽은 더 심각해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생물임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가령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은 있지만, '구름버섯', '노루궁뎅이' 등은 등재되어 있지 않고, '벵에돔'은 등재되어 있지만, '긴꼬리벵에돔'은 없고, '꼬리치레'는 있으나, '수염꼬리치레'는 없는 등 생물종의 학명 또한 거의 없다. 또한 종이 등재되어 있지만 종의 설명에 써있는 과는 미등재된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다듬이벌레목을 보면 책다듬이벌레가 속한 책다듬이벌렛과, 분다듬이벌레가 속한 가루민다듬이벌렛과, 집쥐이가 속한 쥐잇과, 개이가 속한 개잇과가 등재되어 있지 않다.
흔한 감기약 성분인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또한 없다. 무슨 마이너한 화합물도 아니고 약국으로 가서 3,000원으로 살 수 있는 약들이다. 물론 화합물명인 '이소부틸프로판페놀산'으로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화학명인 데다 한국 고유어/한자어도 아닌 만큼 등재할 필요가 없다고 반론할지도 모르겠지만, 정작 '아세트아미노펜'과 '아세틸살리실산'은 등재되어 있다. '매그넘', '머스킷', '성형작약탄', '날탄' 등도 물론 당연하다시피 없다. 엉뚱한 건 '고폭탄'[5]은 있는 것이다.
국내 지명 분야에서는, 도 산하 시들의 경우 'OO시'는 표제어로 없고 'OO'만 표제어로 있다. 예를 들면 '군산'만 있고 '군산시'는 없다는 것. 독립시들의 경우 'OO'과 'OO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 두 가지가 다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한편 군의 경우, 군청 소재지인 읍면의 이름이 군의 이름과 같은 경우에 한해서만 'OO'과 'OO군'이 둘 다 있으며, 'OO'은 'OO군'의 동의어가 아니라 'OO군에 있는 읍'이라고 풀이해 놓아 현시대 언중들의 지역 인식과 괴리가 있다.
줄임말만 수록하고 본말을 수록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일례로 '지방의원'이 있는데, 법률상 정식 명칭은 '지방의회의원'으로 이것이 본말이다. 그런데 또 '지방' 대신 행정단위인 '시', '도', '군', '구'가 들어간 경우는 줄임말과 본말이 다 있다.
그 밖의 예시들은 다음 표에서 볼 것.
7.1. 반의어 누락
등재된 단어 | 등재되지 않은 단어 |
개가(開架)[6] | 폐가(閉架)[7] |
노코멘트 | 코멘트 |
더운철 | 추운철 |
뒷좌석 | 앞좌석[8] |
문어(問語) | 답어(答語) |
상술(上述) | 하술(下述) |
시작종 | 끝종 |
열등감 | 우등감[9] |
해단식 | 창단식 |
7.2. 유의어 누락
등재된 단어 | 등재되지 않은 단어 |
고별인사 | 작별인사 |
띄어쓰기, 띄어쓰기하다 | 띄어쓰다[10] |
머그잔 | 머그컵 |
부실시공 | 부실공사 |
성깔머리 | 성질머리 |
수료증 | 이수증 |
숨쉬기, 숨쉬기하다 | 숨쉬다 |
쓰레기봉투 | 쓰레기봉지 |
앞자리 | 앞좌석 |
업소(業所) | 업장(業場)[11] |
응고점 | 승화점 |
저명인사 | 유명인사 |
7.3. 상위어 누락
등재된 단어 | 등재되지 않은 단어 |
남성성 여성성 검사 | 남성성, 여성성 |
미군정 시대 | 미군정 |
옥외 광고물 | 광고물 |
우주 비행장 | 우주 비행 |
중장기 연불 수출 보험 | 중장기 |
폐가식(閉架式) | 폐가(閉架) |
학술 용어 사전 | 학술 용어 |
훈음종편 | 훈음, 종편(宗編) |
7.4. 조어 원리가 같거나 비슷함에도 누락된 단어
등재된 단어 | 등재되지 않은 단어 |
공학도, 과학도, 문학도, 법학도, 어학도, 의학도 | 약학도, 사학도, 수학도, 철학도, 화학도 |
금관, 왕관 | 화관(花冠)[12] |
맥주병, 소주병 | 양주병 |
맥주잔, 소주잔, 양주잔 | 와인잔, 포도주잔 |
미대, 음대, 예대 | 체대[13] |
밀떡, 쌀떡 | 밀빵, 쌀빵 |
봄눈[春雪] | 가을눈[秋雪] |
봄꽃, 가을꽃 | 여름꽃, 겨울꽃 |
상동(上同) | 좌동(左同)[14] |
서명 운동 | 서명지, 서명대, 서명란 |
시간제한 | 제한시간 |
식탁보, 테이블보 | 탁상보, 탁자보 |
앞차기, 옆차기 | 돌려차기 |
야구팬 | 축구팬, 농구팬 |
한식, 양식, 일식 | 중식[15] |
8. 미흡한 등재 기준
근거가 불분명한 민간 어원을 부정하면서 정작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단어를 등재하기도 했다. '배달'이 그 예. 심지어 표준어 규정 제5항대로 어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누가 나중에 이들에게 자문하면 이들은 잊어 버린 등으로 말미암아[16] 사전에 없으니 어원을 모른다는 식으로 빠지기도 한다.일단 사용되었음이 확인되기만 하면 그 단어를 언중이 언제부터 어느 빈도로 사용했는지를 따지지 않고 싣고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용 빈도가 적은 일본식 한자어와 일본인이 순우리말을 억지로 바꾼 한자어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 결착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되 20세기까지만 해도 실제 사용례는 극히 드물었지만, 2000년대 이후 오타쿠들이 즐기는 서브컬처를 거쳐 사용 빈도가 늘어났다. 이런 한자어들은 당연히 일본에서 유입된 단어로 봐야 합당하지만, 실제 용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사전에 실린 표준어'라는 논리로 일본식 한자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논란이 증폭되기도 한다. 또한 사용 빈도가 높은 흔히 쓰는 단어가 동음이의어 중 맨 아래에 실려 있는 경우도 있다.
결국 사전 등재 여부에 일관성이 없고 필요하나 등재되지 않은 단어가 너무 많다. 국가에서 만드는 대표 사전이 이 모양이니 국립국어원을 상대로 비난하는 수위가 큰 것은 당연하다.
8.1. 사어를 표준어로 등재
심지어 사실상 사어를 표준어로 등재하여 스스로 규정을 어기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얼레리꼴레리 문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 아무도 쓰는 사람이 없는 알나리깔나리를 여전히 표준어로 등재해 놓았다.
반면, 이미 전 국민이 두루 쓰는 얼레리꼴레리는 표준어로 등재해 놓지 않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얼레리꼴레리의 정확한 뜻이나 어원을 알 수가 없다.
얼레리꼴레리가 알나리깔나리의 잘못이라는 것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서만 나온 내용이다.
그런데 현재 국민들이 아무도 안 쓰는 말은 절대로 표준어가 될 수가 없다. 표준어는 현대의 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서도 명시한 것이다. 즉, 국립국어원은 한 세기 전에 태어나신 분들도 안 쓰는 19세기의 언어를 여태껏 고집하는 것이다. [17]
그런 점에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미 원칙을 어긴 것이다.
또한, 표준어 규정 제5항을 보면, 어원에서 멀어진 형태로 굳어져서 널리 쓰이는 것은, 그것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나와 있다.링크
이러한 사례로 강낭콩이 있다. 원래는 강남콩이었으나, 아무도 중국 강남에서 온 콩이란 걸 의식하고 저 말을 쓰지 않기 때문에 표준어로 안정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얼레리꼴레리도 어원인 알나리깔나리와는 이미 별개가 된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애초에는 어린 나이에 벼슬을 산 사람을 놀리는 말이었다고는 하지만, 얼레리꼴레리는 저런 상황에서 쓰는 말이 아니라, 주로 연애에 관한 상황이나 성적인 상황에서 쓰는 말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알나리깔나리의 뜻을 풀어 주는 글을 찾아 보면, 어떤 책에서는 어린 나이에 당당하게 과거 급제한 사람을 옹졸한 어른들이 놀리는 말이라고 풀이한 반면, 어떤 방송에서는 매관매직에 관한 것이라고 풀이하는 등 제각각이라, 민간어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여러모로 본래 규정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어원의 신빙성도 의심스럽다는 점에서 이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9. 실제 언어생활과 맞지 않는 규정
'-ㅣ'가 '-ㅏ'로 교체되는 호격 '며늘아, 고양아, 흰둥아' 등은 표준어가 아니며, 모두 '-야'를 붙여 '며느리야, 고양이야, 흰둥이야'라고 사용하는 것만이 표준 용법이다. 다만 '며느리야'는 기본 명사가 '며늘이'가 아닌 '며느리'이기 때문일 것이다.[1] 문형 정보가 실려 있긴 하다. 문형 정보에 「…을」이 있으면 주어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타동사로 유추하는 식. 「…을 …으로」가 있으면 주어, 목적어, 필수 부사어를 필요로 하는 동사이다. 자동사와 타동사를 막론하고 주어는 본래부터 요구되므로 문형 정보에서 굳이 밝히지 않는다.[2] 표준국어대사전의 예전 데이터를 그대로 가져온 네이버 국어사전에 그 흔적이 남아있음. #[참조] 대한수학회 용어집, Wolfram Mathworld[4] 이는 번역체 관련 문제일 수도 있는데, 이 밖에도 '새로움에 호소하는 오류'와 '전통에 호소하는 오류'처럼 '~에'가 '~를/을'의 자리에 쓰인 표현이 많다. 이 항목 관련 내용은 '비문(문법)' 문서의 '올바른 비문' 문단에서 찾을 수도 있다.[5] 고폭탄은 화학 에너지탄과 운동 에너지탄의 분류에서 전자와 동치되며 성형 작약탄은 전자의, 날탄은 후자의 하위 항목에 들어가므로 적어도 해당 두 단어보다 고폭탄이 밀릴 이유는 없다.[6] 도서관에서 열람자가 자유롭게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서가.[7] '개가식(開架式)'과 '폐가식(閉架式)'은 한 단어로 등재되어 있다.[8] '앞자리'와 '뒷자리'는 한 단어로 등재되어 있다.[9] '등'은 '고등하다', '우등하다', '열등하다' 따위에도 쓰이고 '우등'의 '우'와 '열등'의 '열'이 합쳐져 '우열'로 불리기도 하는데 '우등감'만 없는 것. '우월감'은 한 단어로 등재되어 있다.[10] '띄어쓰기'를 '장난 전화' 같은 전문 용어로 여기는지 오히려 '띄어쓰다'를 잘못된 표현으로 여긴다.[11] '영업장', '영업장소'는 실려 있다.[12] 단어 자체는 등재되었으나 '꽃을 엮어 만든 쓰개'라는 뜻으로는 풀이하고 있지 않다.[13] 본말인 '체육 대학'은 등재되어 있다.[14] 공문에서 '표의 왼쪽에 적힌 사실과 같음.'이라는 뜻으로 자주 쓴다.[15] 중식(中食)이라는 단어 중 '점심밥'이라는 뜻의 중식은 등재되었으나 '중국요리'라는 뜻의 중식은 등재되지 않았다.[16] 특히 이 내용을 등재한 연구자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세상을 떠났다는 이유로 본인들은 모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17] 일제강점기 신문까지 검색 가능한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도 알나리깔나리는 1990년대 한겨레신문에서만 딱 한건 등장했다. 그런데 이 신문사는 본래 창사 당시부터 순우리말을 되살리려 했고, 그런 취지에서 저런 기사를 냈던 것이다. 물론 기사문에서는 보기 힘든 단어이긴 하지만, 적어도 문학작품에는 실렸을 법도 한데, 일제 강점기에 연재된 문학작품에도 안 나오며, 검색 건수를 보면 비표준어인 얼레리꼴레리가 압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