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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8 02:37:43

필리핀 무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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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
2.1. 필리핀 무술의 이름: 에스크리마, 아르니스, 칼리2.2. Doce Pares
3. 기술
3.1. 보편적인 특징3.2. 무기
3.2.1. 무기의 종류
3.3. 맨몸3.4. 수련
4. 계열
4.1. 발린타왁 에스크리마4.2. 페키티 티르시아 칼리4.3. PTTA4.4. 칼리 일러스트리시모4.5. LSAI, LESKAS, MK4.6. 모던 아르니스4.7. DBMA(Dog Brothers Martial Arts)
5. 한국에서
5.1. 단체5.2. 입문 전 주의점
6. 매체 속 필리핀 무술7. 관련 문서

1. 개요

일본 검술의 지겐류의 내려치기가 통하지 않고 북진일도류의 찌르기가 쉽게 막힌다는 걸 알 수 있다.
[youtube(C9P-VB5HW80?si=Ue2rASAHWRlHzf_S)



필리핀 무술, Filipino Martial Arts

필리핀의 전통 무술이며 칼리(Kali), 아르니스(Arnis), 에스크리마(Eskrima, Escrima)로도 불린다.[1]

고대부터 내려져 왔을 것으로 추정되며[2] 중남미에서 몇 백명의 병사들로 거대 문명들을 무너뜨린 스페인 병사들이 필리핀 막탄 섬의 소영주인 라푸라푸에게 무너졌을 때 당했던 검술이기도 하다. 또한 스페인은 필리핀 정복원정을 최소 5번 이상 실패하였다. 스페인의 회유를 거부하고 스페인을 상대로 300년간 전쟁을 했던 술루 술탄국, 라나오, 마긴다나오 등 필리핀 제도의 이슬람 국가들 또한 이 검술에 능통한 병사들로 이루어진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군의 훈련시 이 실전 검술이 훈련 스케줄에 자주 들어간다. 유튜브 동영상도 꽤 많은 편이다. 미군의 군사훈련 플랜에 유일하게 들어가는 실전 동양 검술이기도 하다. 사실 현대 미군은 물론이고 16~17세기 중반까지 당대 유럽 최강의 육군이었던 스페인군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필리핀에 주둔하던 스페인군이 산페드로, 인트라무로스 요새에서 현지인 군대와 오랫동안 같이 수련했고 칼리 아르니스라는 이름도 스페인이 지어준 것. 스페인과 미국 모두 당대 최고의 군사력을 가졌고 효율과 실전성을 중요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검술이 세상에 알려지게된 계기는 스페인 식민지 후기에 총기를 바탕으로한 전술과 펜싱이 발달하면서 이 검술 자체가 서서히 잊혀지다가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일본군을 상대로한 백병전에서 필리핀 민병대가 우위를 점하는 것을 미군들이 목격하였고[3] 이후 미군(미합중국 해병대, 특수부대)의 훈련 스케줄에 자주 들어가는 무술이 되었다, 현대에 와서 과학화된 무술분석에 있어서도 실전성을 검증 받으면서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미군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찰, 특수부대들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 검술의 그랜드 마스터들 중에 2차 대전 참전 민병대 출신들이 많다.

동영상을 보면 막대기로 수련하지만 저것이 칼이라고 생각해 보면 속도가 빠르고 무시무시한 실전 검술이란 걸 알 수 있다. 실제 필리핀 전통 칼들은 각도가 휘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수련한 고수가 페이크를 섞어가며 정신없이 휘두를 때 동체시력이 좋지 않으면 착시효과로 인해 공격해 오는 각도를 가늠하기 힘들고 빠른 스피드로 인해 방어하기 어렵다. 위에 업로드된 영상들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혀 고수들이 아니다.

공격 루트가 매우 다양한데, 기본적으로 베이스가 쌍검으로 공격 주체가 두 개다. 거기다 무릎을 굽히고 다리를 어깨너비 이상 벌리는 기본 스탭은 전후좌우 대각선 8방향으로 움직인다. 다양한 변칙 리듬과 각도에서 방어와 반격, 공격이 스탭과 엉켜 페이크와 혼합되면서도 동작들이 서로 분리되어있지 않고 매끄럽고 안정되게 이어진다. 그리고 칼들이 중형·소형이라 양손장검에 비해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필리핀 무술의 기본 베이스는 중형·소형의 쌍검이고 다양한 각도에서 공격과 방어, 반격을 연습하고 중형이나 소형의 검들로 할 수 있는 속도감 있는 대련을 통해 동체시력을 키울 수 있고 검이 짧은 만큼 다양한 공격각도에 대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첫 일타 공격을 상쇄 방어 또는 회피한 후에(혹은 아예 선공으로 상대를 위축시킨 뒤에) 이어지는 반격은 초근거리에서의 손목 베기, 찌르기 및 꺾기 등의 연타 동작들을 중요시한다.

캄필란[4] 같은 긴 장검보다는 주로 중형·소형 크기의 쌍검을 연습의 베이스로 선호하며 실전에 중점을 두면서도 꽤나 현란한 검술이다. 중간 길이의 칼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상대방과 원거리에서의 거리 싸움이 끝나고 좁혀졌을 때 근접 거리에서의 싸움에서는 짧은 칼들에서 보다 다양한 공격 각도가 나오기 때문이며 칼을 이용한 호신술과 연타 등을 사용하여 상대를 제압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5][6]

또한 필리핀 전통 칼 손잡이들의 모양을 보아 던지기 좋게 만들어진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흔하지 않은 필리핀 전통칼들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이다. 그에 따른 검을 투척하는 전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창술, 투창, 검 투척, 도끼술, 그리고 방패와 한손검을 겸한 검술과 진형을 짜는 게 있었지만 필리핀 도독령 후기쯤 되어 총기가 발달되면서 전통이 거의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현재까지 중소형 검을 위주로 한 쌍검술이나 장검술이 의미 있는 형태로 남아있다.

일본 검술의 전설적인 달인이자 검술 연구가였던 미야모토 무사시오륜서에서 쌍검 또는 이도류 검술을 강조한 이천일도류 유파를 창안했는데, 사실 필리핀은 쌍검술을 고대, 중세부터 깨닫고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일본과 달리 아이언 우드로 만든 방패와 한손검으로 무장하는 것도 선호했다.

스페인이 필리핀 병사들에게 금전을 주고 몇 백 년간 해군으로 고용을 할 정도로 검술 그 자체로써는 완전한 편이지만 칼들이 중형으로 짧아 기병들에 맞서기엔 평균적인 칼들의 길이가 짧은 검술이다. 물론 장검술도 존재하지만 중형의 쌍검술을 선호하는 병사들의 비율이 많았다. 정글과 섬들로 쪼개진 군도 지형의 섬나라라는 특성상 필리핀은 고대부터 기병이 발달은커녕 존재하지 않았고, 기병으로 이루어진 군대의 침략을 받지 않아도 되는 우거진 정글의 섬나라였다. 사실 기병들로 이루어진 적들과의 뒤엉킨 싸움에서는 긴 장검을 사용하는 일본 검도의 양손 내려치기 위주의 검술이 더욱 유리하다. 벌판 같은 개활지가 적은 정글 섬나라의 특성상 창술 또한 기병부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창보다는 보병을 상대하는 중형의 짧은 창 위주로 발달했는데, 나무가 많은 정글에서는 장창 보다 중형의 창이 더 유리하다. 또한 기다란 장창을 사용한 밀집대형보다는 우거진 정글에서 산개, 매복하여 밀집대형의 적들에 집중적으로 화살을 쏘는 전술을 사용하였다. 필리핀 창술 또한 필리핀 무술에 있었지만 현재는 전통적인 원형이 어떠하였는지는 알기 어렵다. 필리핀인들은 해양민족이지 기마민족이 아니었다.

물론 필리핀엔 캄필란, 몇몇 대형화된 크리스, 탈리봉, 바롱 등등 기다란 장검도 존재하나, 이는 지역 및 사용자들 개개인의 검술 스타일에 맞춰 검을 제작하던 전통이다. 필리핀 전통 검들은 종류는 같아도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크기가 제각각이다. 실제 바롱과 같은 검은 일반적으로 작다고 알려져 있지만 카타나만큼 긴 것들도 존재한다. 아예 칼 다루는 문화("칼의 문화", Blade Culture)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남자아이가 크면 사춘기 때 한번, 성인이 되면 또 한 번 덩치에 맞는 크기의 칼을 맞춰주는 전통이 있을 정도이다.

근거리에서의 다채로운 공방기술을 활용하는 철학 때문인지, 수련자들은 근접전 및 레슬링식 운용을 중시하는 리히테나워 롱소드 검술과 유사하다 평하기도 한다. 실제로 HEMA 수련자들 중 FMA 또는 일본 고류 무술 수련자들도 종종 찾아볼 있다. 검술, 무술 좋아하는 사람들 판이 다 거기에서 거기라 수련자 레벨에선 상호 교류가 있는 편이다. 검+단검 쌍수 운용 및 입체적인 풋워크를 통해 스페인 데스트레자를 비롯한 유럽 근세 검술과도 유사성을 느끼는 수련자도 있다.

주로 칼이나 짧은 봉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순 무기술에 그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고전 무술답게 엄연히 다양한 무기와 맨손 타격 및 유술기까지 포함된 무술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실전을 통해 증명되었다. 특히 2차 대전일본군을 상대로 그 실전성과 효용성을 인정받았다. 나이프 파이팅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호신술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2. 역사

과거 필리핀 무술의 역사 및 여러 그룹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다.(영어)

"The Way of the Warrior: Eskrima, the Filipino Way"
러닝타임 38분

"ESKRIMADORS"
러닝타임 62분

"The Bladed Hand"
러닝타임 74분

2.1. 필리핀 무술의 이름: 에스크리마, 아르니스, 칼리

요약하자면 '아르니스'와 '에스크리마'는 에스파냐 문화가 많이 남아있던 시절 검술, 펜싱과 같은 맥락으로 필리핀 무술을 통칭하던 이름이며, 이를 필리핀 독립 이후 '칼리'라는 표현으로 대체하는 단체들이 많다보니 현재에는 칼리, 아르니스, 에스크리마, 필리피노 마셜 아츠라는 표현을 제각기 다양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에스파냐식 이름을 쓰면 마스크와 보호구를 갖추고 라탄 스틱으로 대련하는 스포츠 종목을 부를 때, 칼리라는 이름을 쓰면 무술 전반을 부를 때 쓴다는 이미지도 있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고 단체마다 선호하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칼리(Kali)라고 알려져 있으나 칼리라는 이름은 현대에 와서 만들어졌다. 에스크리마 마스터인 플라시도 얌바오(Placido Yambao)가 1957년 출판한 아르니스 경기 지식(Mga Krunungan Sa larong Arnis)이라는 책에서 칼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여기서 에스크리마, 아르니스로 불리는 필리핀 무술의 명칭을 고찰하고 고대에는 칼리라는 이름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칼리라는 단어의 기원은 비사야어 "칼리 라도우망" 에서 유래되었고 1853년 스페인 사람들의 탄압으로 잊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사야어(語)에는 "칼리 라도우망"이라는 단어가 없고 "카히라도우망" 이라는 단어가 있을 뿐, 이조차도 "바닥이 깊은 곳" 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무술과는 관련이 없다. 당시는 필리핀이 독립하고 서구의 잔재를 처분하려고 한 시절이기 때문에 스페인어인 아르니스(Arnis), 에스크리마(Eskrima, Escrima)라는 단어를 타파하고 전통적인 단어를 사용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칼리라는 단어를 전파한 마스터 프로로(Frolo)는 유명한 무술가 댄 이노산토의 스승으로, 그는 칼리라는 단어의 기원으로 다음 3가지의 주장을 했다. 칼리는 필리핀 남부 이슬람 모로족의 무술이며 현재 전해지는 쿤타오(Kuntaw), 에스크리마, 아르니스, 얌바오가 주장하는 칼리 라도우망까지 모두 칼리에서 갈라진 무술이고, 자신(프로로)는 이슬람의 공주 호세피나에게 칼리를 배웠으며, 칼리의 어원은 비사야어 Kamot(손)과 Lihok(움직임)의 합성어라는 것. 이 설이 댄 이노산토가 1980년 출판한 "the Filipino Martial Arts"를 통해 서구에 널리 알려지면서 칼리라는 이름이 80년대에 필리핀으로 역수입된다. 하지만 이 설도 허점이 많은데 이슬람의 공주가 호세피나라는 스페인 이름을 가질 리가 없으며 이슬람 모로족의 무술에 모로어는 단 한마디도 없고 스페인어와 비사야어로만 이름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대에는 칼리라는 이름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인도의 고대무술인 칼라리파야트(Kalarippayattu)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거나 힌두교의 여신인 칼리에게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을 하지만 칼리라는 단어 자체가 20세기에 창작된 단어일 뿐인 만큼 유의미한 연관성은 없다.

무술 자체는 확실히 이전부터 존재했다. 다만 이름이 따로 없었을 뿐이다. 1521년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막탄섬에 상륙해 가톨릭을 전파하고 스페인과 동맹관계를 요구하면서 필리핀 정복을 시도한다. 막탄 섬의 부족장 라푸라푸(Lapu-Lapu)가 이를 거부하자 섬을 무력으로 점령하기로 결정한 마젤란은 얕은 해안의 간조때문에 배로 기슭에 접근할 수 없어 함포 사격을 할 수 없어 상륙전을 벌이게 되는데 여기서 스페인 원정대의 단단한 투구와 갑옷이 방어 하고 있지 않은 다리를 집중 공격받아 퇴각하던 도중 다리에 부상을 입어 뒤쳐진 마젤란은 라푸라푸에게 살해되는 최후를 겪게 된다. 여기서 라푸라푸는 양손으로 쓰는 큰 칼인 캄필란(Kampilan)으로 죽였다는 설과 커다란 몽둥이로 때려죽였다는 설이 있다.

스페인이 1571년 필리핀을 점령한 이후 스페인의 중개 무역을 노린 해적들의 준동과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내며 저항하던 모로족들과의 전쟁이 격화되었다. 스페인 총독부가 있던 루손 섬은 상대적으로 방어가 튼실했지만 최전선에 해당하는 비사야 지방은 모로족과의 전쟁이나 해적들의 약탈에 보다 심하게 노출되었고 이에 따라 푸에블로의 카톨릭 사제들은 총독부와 협력하여 이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군사 훈련을 시작한다. 푸에블로에서 스페인 군사 전법을 전수받은 자들은 지역 행정단위인 "바랑가이"로 파견되어 주민들에게 무술을 가르치고 자경단을 결성하게 했다. 스페인어로 검술을 뜻하는 "에스크리마"라는 단어는 여기에서부터 퍼져나간 것.

아르니스(Arnis)라는 단어는 갑옷(Arnes, 영어의 Harness와 같다.)과 무기를 들고 하던 연극인 모로모로에서 나온 것으로, 1960년대에 필리핀 정부가 에스크리마를 보급할 때 아르니스라는 단어로 보급을 시켜서 널리 알려진 것이다. 정확히는 19세기에 모로모로를 본 시인이 자신의 책에 Arnes라고 쓴 것이 퍼져나가면서 대중적으로 정착되었고 그 단어를 필리핀 전통 무술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채용했던 것. 스페인 지배층이 무술을 금지하면서 모로모로 연극을 통해 비밀리에 위장해서 무술을 수련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지만 그 금지령은 18세기에 내려진 날붙이 소지 금지령이 있을 뿐이며 이조차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명칭들은 잘 사용되지 않았고 일부에서 에스크리마 혹은 아르니스로 불리던 무술들은 동네마다 이름 없이 전해져 내려왔으며, 그 과정에서 제각기 특색을 가지고 발전한 것들도 있었다.

2.2. Doce Pares

이처럼 에스크리마는 전통 무술로 각 가문에서 독자적으로 전수되던 것이었다. 이것을 현대적인 단체화시킨 것은 테오도르 사베드라 도링이라는 무술가로, 그는 삼촌인 로렌조 사베드라에게 검술을 전수받았다. 로렌조 사베드라는 원래 사베드라 가문의 무술의 달인으로 싸움을 벌여서 상대를 때려눕힌 죄로 체포되었다. 감옥에서 그는 수감된 프랑스인 마스터를 만나 그에게 도전했지만 연전연패를 거듭한 후 스승으로 모시고 기술을 전수받았으며, 이때의 경험으로 프랑스식 검술과 자신의 가문 전래 검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체계를 만들게 된다. 여담으로 그 프랑스인 마스터는 카롤루스 대제12성기사의 검술을 자신이 계승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의 방식은 플로우 드릴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필리핀 무술 단체들에 남아있는데 이 교육방식은 전형적인 18~19세기 유럽의 검술훈련 방식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근대 검술을 바탕으로 전통 검술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유행을 타고 있었는데, 로렌조의 스승은 이 영향을 받아 자신의 무술이 중세 프랑스 무술이라고 믿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몸의 양 측면을 자유롭게 변환하거나, 무기를 걸어서 상대를 긋고 테이크다운하는 등의 특징은 서양 근대 검술보다는 중세 검술과 유사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걸 가지고 칼리와 서양 중세 검술 간의 직접적 관계가 있다고 판단하면 큰 오판이다. 칼싸움이 잦은 환경 때문에 수렴진화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 뿐이다.

테오도르 사베드라는 로렌조가 프랑스식과 전통방식을 조화시켜 정립한 체계를 전수받았으며, 처음에는 이것을 바탕으로 1920년 라방온 펜싱 동호회를 창설하고 여러 단체와 교류하다가 1932년에는 최초의 연합 단체인 도세 페레스(Doce Pares)를 창설하였다. 도세 페레스란 카롤루스 대제12성기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프랑스인 마스터를 기리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도세 페레스는 에스크리마뿐만 아니라 필리핀에 전파된 펜싱 등등 다양한 무술들을 통합하는 느슨한 연합 단체의 성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마스터들이 자기 가문의 에스크리마 기술을 가지고 참여했고, 테오도르 사베드라는 자신의 체계를 카네테 가문에 전수하게 된다. 여기서 도세 페레스의 운영을 맡은 마스터 모모이 카네테가 등장한다.

본래 도세 페레스에서는 봉을 2개 사용하는 더블스틱이 유명했지만, 모모이 카네테는 크고 작은 칼 2개를 사용하는 에스파다 야 다가(Espada ya Daga : 검과 단검)검술이 주특기였다. 또 사베드라 가문의 제자였던 안총 바콘은 봉을 1개 쓰는 싱글스틱 기술로 유명했다. 테오도르 사베드라가 일본군과의 게릴라전에서 전사한 이후 90살이 넘은 로렌조 사베드라는 도세 페레스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점차 도세 페레스는 카네테 가문의 특징을 띠게 된다. 이에 따라 도세 페레스에 가입했던 마스터들이 점차 탈퇴하고, 안총 바콘은 세부 발린타웍 거리에 도장을 열고 발린타웍 호신술 교실을 연다. 다른 마스터들도 제각기 빠져나가 자신만의 교실을 세우기 시작했고, 여기서 분화된 에스크리마 단체들은 현재에 이르러서는 매우 많다.

도세 파레스의 이름으로 정립된 필리핀 무술계에서는 각 마스터들마다 주특기가 달랐고, 또 도세 페레스 분열 이후 1960년대부터 돌풍을 일으킨 중국무술과 일본무술, 복싱의 체계를 각기 충실히 흡수하여 현재는 동북아 스타일의 도복과 단 체계를 흡수한 곳도 있고, 본디 자유분방한 타격과 느낌을 이용한 공방을 중시했던 초창기 시절과는 달리 몇가지의 상황을 설정하여 카타처럼 시나리오화한 그룹핑을 하는 곳도 있다. 처음에는 봉술이 검술을 훈련하기 위한 도구였으나 이제는 단봉 그 자체에 특화된 기술로 변화된 곳도 있으며, 수준과 스타일도 천차만별이다.

3. 기술

맨손 기술보다 6~70cm 정도의 막대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배운다. 이후에 해당 레벨에 다다르면 나이프등의 무기를 사용하는 법을 배운다. 이러한 과정 때문에 FMA를 검술이나 봉술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무기술을 먼저 수련하여 기초를 마련한 뒤 동일한 원리로 맨손 기술들을 수련한다. 따라서 무기를 들거나 들지 않거나 어떤 종류의 무기를 드나 몸의 움직임과 쓰임은 큰 차이가 없다. 역으로 생각하면 맨손에 무기를 들면 그대로 무기술이 되고, 무기술 동작에서 무기만 내려놓으면 그대로 맨손 기술들이 되는 것이다.

기술체계는 필리핀 무술의 특성상 그룹마다 현격한 차이가 있다. 모든 FMA 그룹들이 이러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래도 최소한의 공통점은 일단 기초 단계에서는 스틱으로 훈련한다는 것, 제자리에서 가만히 막지 않고 최대한 공격하거나 반격하는 기법을 연구한다는 점이다. 칼 상대로는 가만히 막고 있으면 어떻게든 따이기 때문이다. 쓰는 무기에 서양 도검처럼 가드가 달린 경우가 잘 없으므로, 무기를 몸에 붙여서 타점을 줄이는 경향도 있다.

바로 이웃 동네(?)인데다 훈련용구도 라탄으로 만들어서일 수 있지만, 태국의 크라비 크라봉과 유사하다 보는 의견도 있다. 물론 지역적 차이가 있기에 세부적인 원리 및 사용 무기는 다르다. 타이 무술은 모두 알다시피 독자적으로 맨몸 격투술에 특화된 부서가 따로 독립했고, FMA는 아직 맨몸 격투술과 무기술이 통합된 성격을 지향한다 보면 된다. 현대화된 FMA 단체는 전통무술에 가까운 단체, 아예 맨몸 격투술이나 현대 군용 나이프나 경찰봉을 다루는 데 특화된 단체 등으로 다양하게 분화되었다.

전승된 지역이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용어가 단체, 또는 시대별로 다른 걸 지칭하기도 한다. 예컨대 Juego Todos는 요즘은 프리 플레이같은(스페인어로 ‘모든 놀이’이므로 유사한 단어이다.) 자유 플로우 스파링을 뜻하지만, 옛날에는 도장, 문파 간 목숨을 건 도장깨기 내지는 결투를 뜻했다. Sombradas(그림자)를 약속대련과 같은 훈련을 뜻하는 말(그림자처럼 두 사람이 딱 맞춰서 움직이므로)로 쓰는 단체도 있고, 몸을 방어하는 개념(양산 그림자처럼 몸을 가려주므로, 이걸 우산이라는 뜻의 '빠용'이라 하는 곳이 많다)을 뜻하는 말로 쓰는 단체도 있다.

3.1. 보편적인 특징

단체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인 특징들을 꼽자면 대충 다음과 같다.
1. 2시-8시
2. 10시-4시
3. 4시-10시
4. 8시-2시
5. 6시-중앙 찌르기
이마저도 3,4번을 하단 후리기처럼 먼저 가르치거나, 5번 찌르기도 해머그립 올려치기를 먼저 가르치느냐, 비교적 길게 찌르기를 먼저 가르치느냐가 다 다르다. 5가지를 넘어가는 넘버링은 단체별로, 같은 단체 내에서도 목적에 따라 판이하므로 일반화할 순 없다. 머리 수직치기, 각종 연격, 쌍검 등은 이 나침반 동선의 변형에 가깝다. 1234번 컷 각도로 찌르거나 치는 것 역시 거리와 상황에 따라 당연히 된다.

3.2. 무기

무기술은 가볍고 빠른 한손 도법+검법의 혼합 양상을 띤다. 상대가 한 방에 저지되지 않을 것을 고려하며, 다양한 사거리에서 다양한 길이의 무기를 섞어쓰는 데에 대비한다. 역사적으로 근세 스페인, 근대 유럽, 중국무술의 검법 같은 몸놀림에 후려치기 좋은 정글도류 무기가 결합한 형태다.

안전을 위해 단봉을 기본으로 수련하며, 나이프 및 한손검에도 단봉의 동작이 그대로 적용된다. 같은 무기를 들어도 거리에 따라 도검의 포이블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타격할 것이냐, 힐트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역수로 찍을 것이냐, 디스암이나 그래플링으로 들어갈 것이냐 등등을 결정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해당하는 동작들은 무기의 종류와 유무에 따라 세세한 부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같은 기본 동작을 모두 공유한다.

현대적인 호신술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는 쪽에서는 무기 대신 우산, 열쇠, 볼펜 등의 생활용품을 쥔 채로도 공격 및 방어가 가능하다고 가르치기도 한다. 실제로 작은 볼펜을 역수로 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한 "쿠보탄"이라는 호신용품도 존재한다. 그래도 이러한 생활용품은 바요넷 그립으로 잡고 찍어버리는 게 아니라면 충격력을 크게 살리기는 힘들어 한계가 크고, 현실적으로 21세기에도 원리를 적용하기 좋은 무기들은 결국 정글도, 손도끼, 총검, 경찰봉 등이다. 무엇보다도 수련으로 길러지는 자신감, 사거리 감각 등의 정신적 실전감각의 비중이 클 것이다.

3.2.1. 무기의 종류

필리핀 무술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무기들은 다음과 같다. 다만 훈련 스타일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일반적이라는 거지, 뭘 사용할지는 지도자 및 수련생의 재량에 달렸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장도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거나, 토마호크를 사용하는 방법을 지도하는 지도자도 있다. 정글 헤드헌터 부족 무기를 꼽자면 진짜 돌도끼나 원시적인 철기도 튀어나오기 때문에 나름 역사성까지 있는 응용이다. 게다가 필리핀에 섬 및 부족이 하도 많아서, 비슷한 무기를 부르는 명칭이 매우 다양하다. 아래의 ‘탈리봉’과 유사한 형태의 무기가 TFW(Traditional Filipino Weapons)사 카탈로그를 보면 무지막지하게 다양한 이름으로 올라와 있다.

일단 대부분의 무기들이 군사용 도검이라기보다는 실생활에서 벌채, 요리 등 작업용 공구로도 쓰이기 때문에 민중무술스러운 성격도 띤다. 당장 코코넛 장수들이 코코넛 쪼갤 때 이탁, 순당, 탈리봉 등을 쓰기도 하고, 이런 칼들은 공구로 유명한 칼인 쿠크리와 비슷하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기눈팅은 톱날 없는 전지톱 그 자체다. 리커브 칼날은 도끼처럼 휘둘러서 힘을 싣기에 딱 좋고, 발톱형 칼날은 과일을 돌려서 깎기에 딱 좋다. 전사 계급을 위해 전투용으로만 만든 도검은 캄필란, 깔리스(사실상 크리스와 구분하기에도 애매하다) 정도다.

여타 지역에서는 도끼로 대체하거나 그냥 칼 대신 전문 공구를 쓸 작업도 숏소드급 칼로 해결하는 필리핀 시골 환경 덕분에 칼 쓰는 문화가 보존이 잘 되었다 볼 수도 있다. 즉 유럽에서 행어, 커틀러스, 메서 등 작업용으로 큰 칼 쓰던 시절과 비슷하다. 90년대만 해도 시비 붙으면 나이프로 치명상만 안 입히는 선에서 분 풀리도록, 또는 퍼스트 블러드 식으로 결투했다는 썰도 나올 지경이다. 비교적 안전하게 스틱으로 수련하는 도장들도 자존심 걸고 각서 쓰고 죽어라 때리는 시기를 거치기도 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스틱(=한손검), 나이프, 쌍스틱(=쌍검), 스틱+나이프(Espada y Daga, Sword and Dagger, 검과 단검)를 중점으로 쓴다고 보면 된다. 스틱과 진검의 관계는 일본 무술에서 죽도+목검(스틱)과 일본도 진검(검)의 관계와 같다. 스틱은 대부분 가볍고 유연성 있는 라탄으로 만들어서, 죽도처럼 사용자 안전을 위해 만든 수련도구이다. 맨살에 맞으면 아프긴 하지만 도검보다는 느낌이 가벼운 편이다. 말하자면 스틱의 무게감=(진검) 단검의 무게감 정도라 보면 된다. 당연히 무게중심이나 그립감 등 세부적인 사항은 또 다르다. 라탄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단점을 메꾸기 위해 필리핀 흑단(Kamagong) 나무 등, 무거운 목재 스틱을 쓰거나 날 죽인 도검을 쓰는 식으로 힘 키우는 수련을 하기도 한다.

지역색이 강한 무기는 즐겨쓰는 그룹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예컨대 세부(와 중부 비사야), 서부 비사야, 민다나오, 루손 등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3.3. 맨몸

순수 맨몸격투 기술만 놓고 보자면 오래된 동작들도 많다. 하지만 무기술 맨몸 가리지 않고 적용되는 일종의 철학, 요령은 일관적이다. 서구 펜싱의 영향을 많이 받은 무기술과 달리, 도세 파레스 정립 시절에도 이 쪽 마스터들은 조금 더 날것의, 동남아 특유의 개성을 유지했다. 말하자면 중국 남부 및 인근 말레이 제도 무술 느낌이 더 강하다. 일본 무술을 아는 사람들은 오키나와 테와 유사하다고도 평하는데, 아시아 남부 무술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아무 배경지식 없이 보면 실랏과 구분이 힘들기도 하고, 실제로도 기술 체계 자체가 매우 닮아 있기 때문에 현지 마스터들도 민족 정체성이나 종교 정체성 등에 따라 자기가 칼리를 한다/실랏을 한다 하고 정의하며, 수련자나 선수들이 상대방의 대회에 참가하기도 하는 등 상호간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 기묘하게 몸을 비틀어 팔굽치기를 넣거나, 슬립하며 칼로 담그듯이 바디블로를 넣거나, 팔꿈치로 커팅하며 목을 잡으러 들어가는 등의 기술들은 실랏에서도 절찬리에 쓰인다. 필리핀 무술에서는 현실적으로 무기의 쓰임새가 더 많으므로 무기술을 먼저 익힌 뒤, 맨몸 운용을 병행수련하게 된다.

칼리 수련자들도 맨손격투 심화를 위해 다른 격투기나 무술을 병행해서 배우기도 한다. 타격기로는 복싱이나 킥복싱 또는 무에타이, 그래플링으로는 주짓수나 레슬링을 병행 수련하는 식.[18] 아예 동남아 무술 연구하는 김에 이웃집 무에타이를 무아이보란, 크라비 크라봉까지 세트로 즐긴단 마음가짐으로 배우기도 한다. 동작 특성이 정반대같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상호보완이 되며, 클린치 거리에서 쓰는 스윕이나 팔굽치기 등은 서로 통하기도 한다.

한 때는 지역별 단독 무술이었던 것들이 FMA의 깃발 아래 통합되었다고 대충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레슬링, 씨름 계통은 섬마다 다르며 음악, 주술 등과 연계된 향토문화 형태였다. 중앙아시아의 다양한 그래플링 전통무술 성격들을 떠올리면 된다. 한국인 입장에선 이해하기 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비유하자면 누군가가 조선세법, 격검, 국궁, 씨름, 태껸 등을 전부 뒤섞은 한국 종합무술 단체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씨름, 태껸이 그 종합무술의 종목 이름처럼 되어버린 것이라 보면 된다.

특징은 대충 다음과 같다.

3.4. 수련

세상 무술이 다 그렇듯이, 혼자 하는 수련과 같이 하는 수련이 같이 있다.

수련시에는 상대의 공격을 힘과 스피드로 빠르게 차단하고 반격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기존 격투기 기술로 표현하자면, 일반적인 가드보다 패링과 피닝 등과 함께, 동시에 카운터를 넣는 것을 중요시하는 체계가 특이한 점. 물론 이 체계는 맨손과 무기술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맨손 체계와 무기술 체계의 차이점은 구체적인 타점이나 스텝, 몸이 돌아가는 범위가 상황에 따라 조절된다는 것 정도. 무기술 기반으로 설명하자면, 공방 시 상대의 머리나 몸통 등의 타점뿐만 아니라, 상대가 공격에 사용하는 사지[21]를 유연하고 정확하게 공격해서 무력화시키는 것을 기본 교리로 한다. 날붙이를 든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공격에 사용하는 손목을 통째로 베어서 공방 일체를 이루는 식이다.[22] 기민한 동작을 통한 패링과 카운터가 중시되는 만큼, 상대의 공격을 흘리고 공격을 넣는 것을 2인 1조로 반복하는 훈련[23]으로 맨손이나 나이프 기술을 수련하기도 한다. 유연하고 정확한 대처와 함께, 공방에 쓰이는 힘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을 주 목표로 한 훈련(Sensitivity Drill)이다.

두 명이 마주보고 서로의 무기를 쳐내면서 공방을 연습하는 방법도 있다. 서양 검술에서 플로우 드릴(flow drill)이라 하면서 중시하던 기법이며, 국내에 들어와 있는 LSAI-LESKAS-MK 계열의 그룹들에서는 비가이 타마(Bigay Tama)라고 부른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대타, 서양 르네상스 검술에서 프리 플레이라 부른 슨도메식 대련도 유사한 면이 있다. 몸 대신 무기를 치는 의의도 있고, 무기끼리 부딪힐 때에 쓸 수 있는 기술을 연습하거나 부딪히는 상황에 당황하지 않기 위한 힘과 반응을 만드는 의의도 있다.

대체적인 경향을 본다면 초창기에는 원주민들 사이의 분쟁에서 발생한 무기술이 기본이었으나, 스페인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18~19세기의 유럽 검술 커리큘럼을 받아들여 시스템을 체계화시켰다. FMA 그룹에서 하는 8방향 베기라든가 스페니쉬 써클을 이용한 보법 훈련은 명백히 근대 유럽의 것이고, X자로 서로 무기를 부딪치는 플로우 드릴이나 런지, 시프트 개념과 패리&리포스트 개념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플로우 드릴로 연습하는 기술은 원래는 손, 팔을 써는 기술이지만, 아무리 라탄 스틱을 써도 잘못 때리면 부상당할 수 있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유럽 식으로 무기끼리 부딪히는 걸로 안전하게 대체해서 훈련한다. 특히 손가락 보호용 가드가 달린 유럽 도검과 달리, 가드가 없거나 작은 동남아 도검의 특성상, 손을 썰어버릴 기세로 질러야 상대의 작고 빠른 도검을 묶거나 느려지게 만들 수 있었다. 애매한 거리에서 작은 동작을 노리거나 내밀어서 압박하다가는 역으로 손가락, 손목을 공격당할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기를 시원시원하게 때리는 훈련으로 상대 압살하는 기세를 익히는 부가 효과도 있다.

거기에 원거리전에서는 펜싱식 전후스텝 및 패리/리포스트, 작고 정교한 손 공격 역시 유럽식으로 가드가 있는 칼을 쓰거나, 수준이 맞는 상대끼리 1:1로 대치중이라면 분명히 유용하다. 손이 좀 위험하다는 단점은 필요할 때에만 원거리 메타 기술을 쓰거나 손 위치를 옮기고 페인트를 주는 식으로 사용자가 알아서 벌충한다. 이럴 때에는 공방을 돌아가며 주고받거나 풋워크로 타점을 옮기고 피하는 종류의 반응훈련이 유효하다.

이렇게 동, 서양, 중, 근세의 훈련체계가 혼합되어 짧은 칼로도 원, 중, 근거리에 대비하는 체계가 만들어진다. 이에 대해 원래는 무술만 있고 체계는 잡혀 있지 않던 FMA가 유럽의 체계를 들여와 비로소 체계화에 성공했다고 보는 시각이 대세이다.

20세기에 이르러서는 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근대 유럽적인 커리큘럼에 더해, 투로 스타일의 훈련을 도입하고, 무기도 전통적인 중형 도검보다는 단봉과 발리송이나 카람빗 같은 짧은 나이프, 총기류와의 연계, 상황설정을 통한 훈련 등 단체별로 동아시아·유럽 무술의 특징을 섞거나, 군, 경찰조직의 요구에 맞게 개량하는 등 변형이 다양하다. 한편 가겸류 제작기술도 발달해 스틱은 스파링이나 일부 위험한 훈련용으로 쓰고 검으로 수련하는 그룹들도 있다.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보호구, 라탄 스틱을 이용해 풀 컨택 스파링을 하는 단체들도 있는데, 충분한 감독 없이 라탄의 가벼운 특성만을 이용해 검리에 맞지 않는 타격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어 비판받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심판이나 사범이 제대로 판정을 내 줘야 한다. 라탄 자체가 안전을 위해 도입된 훈련도구인데, 이것만으로 우슈처럼 퍼포먼스에 집중하거나 스파링에서도 라탄 무게에만 적응된 얍삽이가 나오는 것 때문에 FMA가 라탄 스틱만을 쓰는 무술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쌍팔년도처럼 도장들끼리 시비 붙어서 스틱으로 때려죽일 각오로 싸우는 게 아닌 이상(...) 훈련 도구는 훈련 도구이다.[24]

아무리 스포츠화되어도 들러붙어서 싸움을 끝낸다는 원칙을 위해, 아예 상대 스틱을 놓치게 하거나 빼앗는 디스암에 큰 점수를 주기도 하고, 제대로 붙어서 때려야, 검도로 치면 격자부위에 해당하는 급소를 제대로 쳐야 포인트를 주는 등의 조치를 통해 필리핀 무술만의 개성을 살리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현지 경기는 룰에 따라서 발리 투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명백한 디스암 빼고는 항복이나 KO가 나야만 판을 갈라주기 때문에 기세가 실린 묵직한 타격을 넣거나, 그런 타격조차 킥캐치처럼 묵직하게 잡아서 그라운드로 가거나, MMA로 치면 파운딩과 같은 다운어택을 봉으로 때려서 준 구타를 가하거나, 단검이라 치고 단목봉을 차고 있다가 뽑는 걸 허용하는 등, 무시무시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반대로 보호구+경량스틱 경기나 스파링은 준 펜싱화가 다 되었지만 포인트제가 아니라서 초고속 아바니코 연타와 점프어택이 오가는 등, 유럽 지팡이술, 특히 깐느 드 꽁바와 유사해지기도 한다. 무술로서의 묵직함은 좀 줄어들지만 반응속도와 피지컬만큼은 괴물이 되는 방식이다.

하네스 없이 마스크, 장갑만으로 스파링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부상 없는 기술 수련을 위해 서로 부드럽게 끊어주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마스크 위에는 몇 번 더 쳐주거나 아예 자세를 무너뜨리고 급소 찌르기 직전 자세에서야 갈라주는 등, 스포츠 식으로 적당히 끊어주는 것 없이 고전 무술처럼 수련한다. 세미컨택 내지는 몸 안 때리기로 합의한 드릴에서도 실수로 손가락 맞는 사고 정도는 자주 나지만, 라탄이 워낙 탄성있어서 큰 부상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 편이다(...). 아프긴 더럽게 아프다.

FMA의 기술들은 그룹뿐 아니라 지역, 심지어는 지도자마다 다른데다가 수련자들이 자기의 해석을 더해 새로운 팀을 창설하는 등 '필리핀 무술'이라는 거대한 틀을 규정할 수는 있어도, 그 형태와 기술체계를 세세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같은 계열 및 사범이더라도, 군용으로는 살상 위주로, 경찰용으로는 상황대처 위주로, 스포츠용으로는 마스크+스틱 풀컨택트 스파링 위주로, 생활체육 삼아서는 전통음악 틀고 춤추듯이 슨도메 식으로 수련하는 등, 수련 스타일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4. 계열

20세기 중반 도세 파레스 이후로 수많은 단체들이 등장했다. 세부에서 성업한 도세 파레스도 그랬듯이, 비사야 제도의 많은 지역에서 전승되던 무기, 유파 등이 합쳐지기도 했다. 각 단체의 이름이나 용어 등에서 영어, 스페인어, 타갈로그어뿐만 아니라 비사야 서부 일롱고어 및 다양한 언어들이 들리는 이유이다.

예컨대 인지도가 상당히 큰 페키티 티르시아 투혼은 네그로스 섬 출신이고, 도세 파레스 및 발린타왁은 세부 섬에서 퍼져나갔다. 역사적 연원을 따지면 민다나오 섬 및 남부의 무기 및 전투술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해당 지역 단체들이 외부와 교류가 적은 관계로(…) 정보가 적은 편이다.

도세 파레스의 존재감이 큰 만큼, 세부 근처의 단체들은 작고 정교한 풋워크, 에스파냐 데스트레자 및 근대 스몰소드 펜싱 스타일이 필리핀 특유의 개성과 융합한 풍격이고, 세부에서 멀어질수록 실랏과 비슷한, 투박하고 야성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풍격을 볼 수 있다. 단체 간 경쟁, 교류도 있어서 절대적이진 않지만 느낌이 그렇다.

또한 해외로 진출한 필리핀 무술가들이 미국에서도 활약했는데, 댄 이노산토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의 제자 라인이 서양인 그랜드마스터급으로 크기도 했다. 해외진출 활발한 마스터로는 댄 이노산토, 레오 가헤 주니어, 레미 프레사스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 양반들은 영어를 꽤 하고 발이 넓어서(...) 비디오 시절부터 영상들도 많이 남겼다. 물론 실력도 있는 사람들이다. 그 외 필리핀 본토에서 영업 잘 하고 있는 카녜테 가문도 있고, 로델 다국, 칼라히 등등의 지도자들도 있다. 필리핀 현지 마스터들은 라탄 스틱, 필리핀 도검 등을 만드는 수공예도 겸하는데, 꽤 예쁜 스틱을 국내에서도 단돈 한 자루에 15,000원 꼴로 배송받을 수 있다.

각 단체들이 ‘필리핀 무술’을 부르는 명칭부터가 미묘하게 다른 편이다. 도세 파레스 쪽은 에스크리마를 선호하고, 페키티는 칼리를 선호하고, 아르니스, 칼리 아르니스, 그냥 FMA(필리핀 무술)이라 하는 곳도 있다. 대체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거나 일종의 민족주의 성향을 강조하면 칼리, 필리핀 내에서 스포츠화가 활발한 단체는 에스크리마 내지는 아르니스를 선호한다. '칼리 아르니스'라는 이름은 국내에 FMA를 알린 단체 중 하나인 대한'칼리아르니스' 협회 등, 몇몇 단체들의 성향에 따라 인터넷 및 나무위키 등지에서 잘 쓰이고 있다.[25] 영어권 및 일본에서는 대부분 FMA(필리핀무술)나 칼리로 지칭한다.

꽤나 관념적인 영역이지만, 대부분의 단체들이 삼각형을 로고로 많이 쓰며, 무기들을 삼각형 형태로 배열하거나 덕목들도 3가지식 꼽는 걸 볼 수 있다. 필리핀이 오랫동안 가톨릭 문화권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삼위일체가 가톨릭 교리의 핵심이다. 지구 반대편의 브라질에서도 브라질리언 주짓수 그룹 중 역사가 그레이시 급으로 오래된 단체들은 삼각형을 좋아하는 걸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다.

물론 종교, 철학적인 의미 외에도 칼을 든 신체 운용 원리를 보면 보법, 팔 모양, 양 어깨와 칼끝의 모양, 공격 동선 등등 삼각형으로 표현하기에 좋은 소재들이 매우 많기에, 일종의 정신교육 차원에서 도입한 상징이라 보면 된다.

또 다른 서구 문화의 흔적으로, 숫자 12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샤를마뉴의 팔라딘에서 따 온 상징이다. 당장 도세 파레스부터 12 pairs이며, 각 단체들의 훈련법을 봐도 Doce Methods(열두 기법) 등의 이름을 볼 수 있다.

계열 간 차이가 뚜렷하게 보이는 영상이다.

LSA의 벤 레마(하얀 옷, 백발)와 일루스트리시모의 타탕 일루스트리시모(까만 옷)의 친선교류 수련 현장이다. 벤 레마는 넓은 스탠스에 다리를 크게 후려치거나 복부를 찌르는 큰 동작을 넣고, 타탕은 특유의 춤추는 듯한 풋워크로 원형으로 베며 카운터하고 있다.

4.1. 발린타왁 에스크리마


Balintawak Eskrima

관련 인물: 베난시오 "안총" 바콘(Venancio "Anciong" Bacon), 엘라이자(Elizar) 가문, 바비 타보아다(Bobby Taboada)
키워드: 스틱, 싱글 스틱, 도세 파레스, 산 미구엘, 아바니코

역사 문단에도 언급된, 싱글스틱(Solo Baston)으로 이름을 날린 안총 바콘의 스타일을 이은 단체이다. 카녜테 가문의 도세 파레스와 함께 비사야 제도에서 경쟁했으며, 20세기 중반에 살벌한 도장깨기 결투(Juego Todos)를 주고받기도 했다. 바콘 본인부터 짤막한 싱글스틱만으로 더블스틱 사용자와의 결투에서 여러번 이겼다는 무용담이 있다.

여타 단체에도 널리 퍼진 ‘산 미구엘’ 기술을 유행시킨 걸로 알려져 있다. 자세 낮추고 왼손으로 잡아채고 체중 앞으로 실으며 파고드는 근접전용 기술체계들이다. 말하자면 멀리 있다가 순식간에 파고드는 반응속도가 핵심이다. 또한 칼리를 대표하는, 아바니코(Abanico, 손목을 틀어서 빠르게 타격하기)도 제일 먼저 퍼뜨린 단체 중 하나이다. 도세 파레스와 함께 스틱 대련으로 크게 번창한 단체답게, 한손검은 물론 한손 스틱을 활용하는 테크닉이 크게 발달했다. 순수 검으로 아바니코를 넣으려면 칼날과 뒷날을 고려해서 리히테나워 검술마냥 뒷날베기에 상당히 숙련되어야 하지만, 스틱으로는 그 어느 각도로 맞아도 상당히 아프므로 온갖 각도의 공방에 아바니코를 연계기처럼 섞어넣을 수 있다.

친척 격 단체로 Elizar 가문의 니켈스틱 에스크리마, 라푼티 데 아바니코 에크스리마가 있다. 모두 세부 발린타왁 거리를 중심으로 퍼져나온 단체들이며, 서로 사이가 긴밀하다. 국내 아르니스 지도자 중 전성용[26]은 라푼티 계열이다. 서울 화곡동의 발린타왁 도장에서도 싱글스틱 과정은 발린타왁, 더블스틱 및 도검 과정은 라푼티 기반으로 지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드니 빌뇌브의 영화 듄(2021)에서 홀츠만 실드 검술 및 크리스나이프 파이팅 액션을 연출할 때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2. 페키티 티르시아 칼리


Pekiti Tirsia Kali

관련 인물: 토르탈(Tortal) 가문, 레오 토르탈 가헤 주니어(Leo Tortal Gaje Jr.), 빌 맥그래스(Bill McGrath), 멜 토르탈(Mel Tortal) 팀 와이드(Tim Waid)[27]
키워드: 기눈팅, Tri-V, 사바얀, 세귀다-콘트라다-레콘트라

칼리의 무기 중 도검류에 집중하는 단체이다. 대표 무기는 비샤야 제도의 앞으로 굽은 칼인 기눈팅(Ginunting)이다. 필리핀 군용 교습과정으로 채택되어 해병수색대에 기눈팅 전투술, 일반 부대에 대검술을 교육하기도 한다. 군이랑 연이 깊어서 페키티 출신 사범들이 세계 각지에서 군•경찰용 교육을 많이 맡는다.

토르탈 가문에 전수되던 무술을 사위로 들어간 가헤 주니어가 세계화시키는 과정을 거쳤으며, 그 과정에서 필리핀 국뽕(...)이 약간 가미되었다 보면 된다. 물론 현대에는 전통적인 색채는 적당히 빼고 무예 그 자체에 집중하는 성향의 단체 및 지도자들도 많다. 투혼 가헤가 옛날에 찍은 영상들을 보면 전통무술 시절에는 이웃집 실랏과 유사한 면이 많았으며, 주술적인 의례들도 있다는 점까지 닮았었다. 예컨대 옛날 실랏 의례에는 약간의 이슬람교 영향+토착 사머니즘 영향이 강했다면, 옛날 페키티에는 가톨릭 영향+토착 샤머니즘 영향이 꽤 강했다.[28] 말레이 제도 문화권의 보편적 특징으로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모습이다.

투혼 가헤는 워낙 옛날 사람이라 역사 관련해서는 해동검도 급 뻘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칼 쓰는 실력은 확실하며, 가헤가 양성한 제자들이 국제적으로 페키티 칼리를 지탱하고 있으므로 무술로서의 완성도는 무시할 수 없다. 지도자가 좀 오락가락하지만 칼만 잡으면 제정신을 차리며 제자들도 실력이 좋고 무술 자체는 체계적인데다 사거리를 극복하는 비기 같은 것도 있다는 점에서 만화 속 무술유파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 존재감 덕분에 '칼리'라는 명칭을 쓰는 필리핀 무술을 대표한다고 봐도 될 정도다. 그래서 일러스트리스모한테 까인다. 필리핀인들끼리 흑역사 밝힌 바에 따르면 애초에 에스파냐어에서 파생된 Pequite Tercia에서 출발해 Pekiti Tirsia Arnis를 거쳐 Pekiti Tirsia Kali가 되었다고...

특수한 개념으로 Tri-V 시스템, 사바얀(콜 데 마마) 등이 있으며, 풋워크 체계가 복잡하다. 혹자는 풋워크 및 공격 각도, 타이밍 등을 기하학적으로 정의하는 게 스페인 데스트레자 레이피어 검술과 유사하다고 농담삼아 부르기도 한다. 투혼 가헤의 개인 성향일수도 있지만, 가헤나 맥그래스 등 원로 지도자들이 풋워크나 손의 위치, 공격범위의 관계를 데스트레자마냥 기하학으로 풀어내는 건 사실이다. 투혼 맥그래스 같은 경우는 여기에 교육철학 방법론 같은 것도 섞어서 블로그 글을 쓴다.

제라드 위홍기의 PTTA(페키티 티르시아 전술 협회), 더그 마카이다의 마카이다 칼리 등 기반으로 현대 사회에 맞게 퍼져나간 단체들도 많다.

아무래도 비샤야 제도 위주로 발달한 만큼 해당 지역 도검 및 용어가 꽤 들어가 있다. 군, 경찰과 가까운만큼 필리핀 남부 이슬람 권역과는 정치적 문제로 갈등하기도 한다. 투혼 가헤가 페키티 이름으로 카람빗 좀 팔아먹지 말라고 디스하는 영상이 있을 정도이다(...). 디스의 수위가 매우 찰진데, "네 카람빗 무술은 좆같다(Your Karambit sucks)"부터 시작해서, 근본도 없는 카람빗 기술을 검증하고 싶다면 한번 찾아와서 대련으로 검증하자며 트렌치 나이프를 꺼내들고 카메라를 겨누며 이야기한다.

카람빗이 필리핀 포함 동남아 여러 지방에서 쓰이는 칼이 맞지만, 영화 보고 생각없이 따라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속이는 가라 지도자[29]들이 속출하기 쉬워서 수위높게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펑커 택티컬 카람빗 영상 하나로 수백만 조회수 쓸어담은 마카이다:ㅎㅎ ㅈㅅ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지역의 도검을 폭넓게 다루기 때문에, 모로인 전유물로 꼽히는 크리스, 바롱, 카람빗을 적극적으로 쓰는 지도자들도 있다. 아무튼 칼은 칼이고 무술 원리 탐구에 딱히 칼을 가릴 필요는 없다 보는 지도자들이다.

널리 퍼진 단체인만큼 뻘짓하다가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도 있다. 엘보우 디스트럭션으로 웃음거리가 된 팀 와이드 등이 있다. 와이드에 대한 비판 영상 단체의 자부심이 워낙 강해서인지 무술인들 사이에 이상한 밈도 있다. Elbow Destruction도 그렇고, 페키티 관련 영상에서 "페키티"가 들릴 때마다 한잔 하자는 술게임도 있다(...).

페키티 측에서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기술체계는 대충 다음과 같다.

(무기)
Solo Baston- 한손 스틱, 검 또는 창, 여기에 한손무기를 두 손으로 몰아잡는 파워 스트라이크, 손잡이로 찍는 뿌뇨(Punyo), 총검술처럼 넓게 두 손으로 잡는 바요넷(Bayonet, 총검) 등의 응용 체계도 있다.
Doble Baston- 쌍수 스틱 또는 쌍검
Malayu Sibat – 창 또는 장봉. 양손으로 잡는다.
Espada y Daga - 검과 단검
Daga y Daga - (쌍)단검(문자 그대로 Dagger and Dagger)
정수 단검은 Sak-Sak, 역수 단검은 Pakal로 부른다.
(인체)
Mano a Mano - 맨손(문자 그대로 Hand to Hand, 손 대 손)
Dumog – Grappling (유술기)

여기서 말하는 검은 대부분 기눈팅을 지칭한다. 날이 앞으로 굽은 특성상 찌르기 및 낫처럼 걸어서 당겨베는 공격 모두에 용이하다. 따라서 쌍검 및 에스파다 이 다가로 상대의 사지를 가위처럼 절단하는 느낌의 동작도 있다.
페키티 측에서는 고유의 무술 원리를 12가지(Doce) 기법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주요 개념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몇몇 투혼들의 개성이 담긴 비기(?)와 같은 기법들도 있다.또한 투혼 리오 가헤는 지도자들의 특기에 따라 A, B, C, D, E의 각기 다른 특화 분야가 있다고 한다.

특화분야: A
Thrust and Tapping, Break In/Break out, Five attacks, Seven attacks, and Clock system 등의 64 Attacks
고급기술 Sequidas, Contradas, Recontras
상기 공개된 기본기들이 거의 다 들어가 있다.

특화분야: B
12가지 기법들. Diagonal V and Reverse V의 독특한 구조를 이용.

특화분야: C
Tri-V 공식, 둔기류를 다루는 Contra Tirsia Dubla Doz.
대충 둔기 및 도끼류에도 검리를 적용하는 분야이다.

특화분야: D
TRi-V 공식과 Capsula Methodica를 합치는 고급 숙련법, Dagaso Tirsia, Qol De mama Daga
대충 칼 자체의 공방에 집중하는 분야이다.

특화분야: E
Contra Tirsia Dubla Doz 와 Tri-V 공식을 합쳐 Capsula Methodica 로 연결.
C, D의 종합 느낌이다.

풋워크 체계 역시 여타 단체에서도 보편적으로 하는 사이드스텝, 대각선 좌우변환과 함께 갈지자로 페인트 주며 들어가거나, W자 모양으로 위빙하는 등 복잡한 고급기술을 아우른다.

페키티 특유의 Tri-V에 대한 해설.

4.3. PTTA

Pekiti Tirsia Tactical Alliance
페키티 티르시아 전술 협회

관련 인물: 제라드 위홍기(Jared Wihongi), 더그 마카이다(Doug Marcaida)

PTTA는 투혼 제라드 위홍기[30]에 의해 2002년 창립되었다.

투혼 위홍기가 오래된 경찰 교관 경력을 살려서 페키티 티르시아를 기반으로 현대 전술상황에 맞게 컴팩트화한 칼리 계열이다. Tri-V, Sabayan 등 페키티 특유의 훈련법들을 지키는데, 비법을 인터넷에 공개하기도 하고 페키티 유니버시티라는 원격 강의 같은 것도 여는 등, 조금 덜 전통무술스럽고 더 개방적인 성격이다. 국내에도 지부가 있다. 그래도 페키티 투혼 가헤를 고문으로 모시고 있다는 듯. 투혼 위홍기가 투혼 가헤한테 새해 문안인사도 올리고 병문안도 가는 등 매우 훈훈한 모습이다.

PTTA는 Pekiti-Tirsia Global Grand Alliance 산하에 운영되는 여러 단체 중 하나였으며, 현재 GA는 WF로 재편되었다.


캡션

4.4. 칼리 일러스트리시모


Kalis Ilustrisimos
사실상 ‘일루스트리시모’ 처럼 읽는다. 앞의 칼리 역시 도검을 뜻하는 말인 Kalis다. 여타 그룹의 ‘칼리’와도 다르다.

관련 인물: 안토니오 "타탕" 일러스트리시모(Antonio "Tatang" Ilustrisimos), 리케츠 가문, 토니 디에고, 율리 로모 등
키워드: 에스파다 이 다가, 삼각형 보법, 에스트렐라, 프렐리야

해외 진출에 활발하면서도 필리핀 내 기술체계 집대성이나 대련에도 함께 신경쓰는 단체이다. 진검을 다루는 FMA 단체 하면 대표적으로 꼽히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칼싸움을 전제하고 직선적으로 쳐들어가고 칼날의 특성을 살리고 본능적으로 후려치는 기풍의 기술들이 많다. 스틱은 안전한 훈련 및 스파링 도구로만 여기며, 기술연습 및 단독연습은 거진 가검, 목검 등 최소한 칼 모양을 갖춘 도구로 한다.

시대상 시조인 타탕이 카녜테 도세 파레스, 발린타왁, Leskas 등 스틱 필리핀 무술의 전통이 있는 유파들과 경쟁하기도 했다. 특히 도검보다는 둔기술에 집중한 Leskas의 레마와는 라이벌이자 친구이기도 했으며, 마찬가지로 스틱 특성에 집중한 레미 프레사스와도 안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탕은 둔기보다는 검술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솔로 에스파다와 에스파다 이 다가가 위력적인 걸로 유명하다.

검법의 풋워크 및 거리감각을 유지하면서도 필리핀식 칼은 가드가 작고 도에 가깝다. 그래서 무기를 몸에 붙이는 식으로 가드가 없는 칼에 적합한 몸놀림을 강조한다. 거기에 상대의 팔이나 급소를 베러 가는 직선적인 인파이팅을 선호한다. 거기에 사거리 및 타이밍 싸움을 위해 몸을 꼬는 코어운용과 경쾌하고 춤추는듯한 풋워크가 섞여있다.

거리를 좁히고 빠르게 격살하는 방법론 위주로 발달했다. 스텝도 뒤로 빠지는 것 같다가도 급격히 나가거나, 미묘한 사선각도로 나는 안 맞으며 상대 팔은 베이게 쳐들어가는 등, 작고 정교하다. 가드가 없고 짧은 칼을 쓴다는 단점을 피격면적이 작은 자세로 극복하는 것이다. 위협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맞혀도 좋고, 상대의 공격이 위축되고 칼이 꼬이면 왼손을 이용한 유술기나 각도변형 추가타가 들어가기 용이해진다.

아무리 선빵으로 상대를 베는 게 좋다 해도, 마음대로 안 될 때를 대비해 칼이 꼬이는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한다. 상대방도 워낙 빠른 게 한손검 싸움이기 때문에 허튼 짓 못하게 위축시키는 방법론이다. 칼이 꼬인 이후 또는 첫타에 팔을 벤 이후에도 기세와 잔심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그 특징을 알 수 있다. 칼이 꼬이는 순간 얽히지 않게 옆면으로 흘리면서 바인딩해 팔이나 급소부터 베어들어가고, 근접 기술에서도 최대한 칼끝과 칼날을 신경쓴다.

특히 이 칼 옆면으로 흘리는 건 에스트렐라(에스파냐어 ‘별), 가볍게 튕겨내는 건 프레이야(에스퍄냐어 ’fragile’)라며 상당히 중시한다. 칼날과 칼배, 칼등을 고려한 개념이다. 상대가 멍청하다면 칼이 꼬일 것도 없이 그대로 일격에 끝나겠지만, 상대도 칼을 들고 반응을 한다면 에스트렐라로 흘리고 프레이야로 튕겨내며 상대의 몸을 공격하고 감속된 상대의 칼을 확실히 무장해제시킨다.

친척 격 단체로 세라다 에스크리마(Serrada Escrima)가 있다. 다른 길을 가기는 했지만 유사한 점을 찾아볼 수 있다.


4.5. LSAI, LESKAS, MK



Lightning Scientific Arnis (International)
LEma Scientific Kali Arnis System
Mandirigman Kaliradman 망디리망 칼리라도우망

관련 인물: 벤자민 루나-레마(Benjamin Luna-Lema), 마놀로 델 로자리오(Manolo del Rosario), 제이 파트리아카(Jay Patriarca), 김은섭
키워드: 스틱, 비가이 타마, 풀-하프 스트라이크, 깜비오-세귀다

스틱으로 중후하게 치는 스타일의 그룹이다. 에스크리마 감성을 간직한 벤자민 루나-레마의 라이트닝 사이언티픽 아르니스 스타일에 더해 세계적인 FMA 붐에 맞게 파생된 LESKAS. ‘칼리’ 스러운 면이 좀 더 강조된 MK로 이어진다.

특이하게 MK는 민다나오 섬 다바오에 큰 도장이 있다. 연대상으로는 마스터 루나-레마의 그룹(LSA)이 더 오래되었으며. 국제적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이 붙고 MK 및 LSAI로 재편되었다고 대충 요약할 수 있다.

국내에 “칼리 아르니스“라는 이름을 널리 퍼뜨리는 데 영향을 주었다. 국내 칼리 단체 중 대한칼리아르니스협회가 MK 제휴 단체이기 때문이다. LESKAS의 KA에서 따서 단체명도 자연스럽게 칼리아르니스 협회가 되었다. 대한칼리 총재가 MK 29기 지도자이자 MK 한국지부 책임자이며, 그 영향으로 국내 수련자 및 지도자들이 알음알음 퍼져있다.

스타일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스틱을 이용한 파괴적으로 강한 타격과 안정적인 풋워크로 정리할 수 있다. FMA 공통의 개성은 있지만, 풀-하프 스트라이크, 보폭이 다소 넓은 풋워크는 눈에 띈다. 검술 스타일의 일루스트리시모나 페키티 풋워크랑 비교해보면 잘 보인다. 이런 특징이 나온 이유로는 딱딱한 둔기, 도끼처럼 묵직한 칼(중형 바롱 등)을 생각하면 쉽다. 루나-레마가 정리할 때 필리핀 독립 이후 경찰봉술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2차대전 직전에는 사탕수수 밭에서 생계를 이었다는 일화도 있다.

기초 단계에서는 발을 고정한 상태에서 공격과 방어를 배우고, 기초 단계가 어느 정도 숙련이 되면 Cambio(영어로는 Change - 삼각형으로 발을 바꾸는 필리핀 무술 특유의 풋워크)스텝을 밟으면서 변형된 공격, 방어를 익히고 본격적으로 다양한 공방 수련에 들어간다. 스텝 전환이 추가되면 발동작뿐만이 아니라 찌르거나 타격하는 원리도 세세히 달라지는 게 깨알같다.

스틱을 반쯤 끊어치고 빨리 회수해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는 타격의 비중이 크다. 편의상 타겟을 치고 지나가는 타격을 Full strike라고 칭하고, 끊어치는 동작은 반만 친다고 해서 Half strike라고 칭한다. 물론 스틱을 돌리는 동작도 있지만 모던 아르니스 계열처럼 처음부터 중요하게 가르치지는 않는다. Half strike의 요점은 단순히 빠른 공격이 아니라, 적의 공격을 방어한 후에 순간적인 반격을 하는 것이다. 이 반격을 통해 틈을 만들고 그 후 Full strike로 연계되는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다. Bigay Tama 드릴(Drill)은 사실 방어와 Half strike를 이용한 방어 드릴이라고 할 수 있다. Cambio 스텝과 동시에 방어를 하여 조금 더 안전한 위치를 확보하고 Half strike로 상대의 빈틈을 만들어 내는 수련 방식이다. 이 하프 넣는 박자와 각도에 익숙해지면 단검 찌르기나 레슬링 걸 실력이 갖춰지는 효과도 있다. 12메소드 중에 마침 산미구엘 근접기술도 있고, 둔기술도 염두에 보다보니 발린타왁과 유사한 면도 있지만, 풋워크나 철학 등 디테일은 다르다.

대표적인 훈련법 중 하나인 비가이 타마(Bigay Tama), 동양 무술의 대타와 유사하다.


무기
개념
MK 초보자는 일단 싱글스틱으로 장거리 공방일체 방어 및 공격 동작을 익히고, 풀-하프가 오가는 비가이타마 공방 흐름을 익힌다. 초보자에게 나이프, 맨손 과정은 기초적인 맛보기 레벨로 들어가 있다. 스틱 기본기의 수준이 높아지면 싱글스틱을 더블스틱과 다가, 에스파다 이 다가로 확장하고 나이프 및 맨손 과정과의 통합이 더 이루어지는 커리큘럼이다. 계속 수련해나가면 여타 칼리 단체처럼 칼날의 특성 및 다양한 사거리에 대처하는 시스템이 완성되는데, 일단 출발은 스틱으로 빠르게 후려치고 흘리고 하는 것부터다. 일단 원거리에서 얻어맞지 않아야 디스암이든 테이크다운이든 뒷날베기든 쓸 수가 있다.

장점을 따지자면 초보들에게 근거리에 붙어야 쓸 수 있는 디스암, 무술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응용 가능한 파난투칸 및 두모그 드릴, 칼날 자체의 특징을 이용하는 나이프 교리 대신에 기초적인 스틱 공방을 먼저 알려준다는 것이다. 단점을 따지면 조금 지루할 수 있다(…). 전통무술의 수련방법론과 유사한데, 깜비오 밟고 스틱으로 풀 12방 방어, 13방 공격, 12메소드 넣을 때 몸에 익는 동작들을 활용해 추후 칼로 잘근잘근 긋거나 상호 공방 각을 잡는 심화 과정을 체득하라는 느낌이다. 군•경 조직의 수요로 칼부터 먼저 가르치는 스타일보다는 좀 더 전통무술스럽다 보면 된다.

스틱류로 강타하는 걸 전제해서 풋워크가 비교적 묵직하고, 도세 파레스 식으로 풋워크 작게 치고 경쾌하게 뛰거나 긋는 종류 기술들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다.

따라서 나이프 디펜스, 나이프 파이팅, 더블스틱, 맨몸 격투와의 연계 등에 관심이 간다면 MK에서 기본은 뗄 정도로 꾸준히 훈련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다른 유파를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 어느 칼리 단체에서도 스틱이 기본인 건 똑같지만, 단체의 성격이나 목적상 각 과정의 비중 및 철학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일종의 파생 무술로, 태권도와 경봉술이 혼합된 TKDD 역시 MK 쪽 무술인(대한칼리)들이 관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용으로 쓸 걸 상정했기 때문에 스틱을 넓게 잡은 걸 기본기로 삼는 게 차이점이다. 소총 파지법 및 총검술과 유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캡션

EBS 다큐멘터리 아틀라스 세계견문록에 나온 MK.

4.6. 모던 아르니스


Modern Arnis
관련 인물: 레미 프레사스(Remy Presas), 로델 다국(Rodel Dagooc)

스틱을 가볍고 빠르게 쓰는 데 집중하는 단체이다. 그래서 기초 과정에서도 충돌 후 스틱을 돌리며 회수하거나, 중간중간 탄성을 살려 치는 용법들을 먼저 알려준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프나 검술 분야가 없는 건 아니다. 주안점이 약간 다른 정도이다.

일러스트리시모와 교류한 흔적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스틱 쪽에 비중을 두었다. 무술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갈라졌다 요약할 수 있는데, 모던은 막대기 싸움 및 경기화에 조금 더 집중했다. 일러스트리스모가 전통적인 검술로서의 무술을 지향했다면, 모던은 말 그대로 현대(당시로서는 20세기) 해외시장에 팔리던 무술과 같은 형태를 지향했다. 레미 프레사스도 댄 이노산토처럼 해외 진출과 DVD 발매, 교습 등으로 유명해졌으며, 모던 아르니스 소속 마스터들 중에는 일본 무술과 교류한 사람들도 있다. 필리핀 무술이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성장한 단체로 볼 수 있다. '모던(현대적)'이라는 이름 역시 필리핀 특유의 환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에서도 보편적인 원리가 통하는 필리핀 무술 지향한다는 이름에서 붙었다.

조금 더 현대 무도에 가깝게 스틱에 집중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스틱 스파링을 살려 스포츠화할 수 있고, 스포츠화를 거친 무술은 사거리 감각과 때리고 맞는 감각을 길러주기 때문에 전통이 사라진다고 비난하기엔 조금 부적절하다. 무술로서도 둔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경찰이나 민간인들에게 조금 더 어울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둔기 자체의 탄성과 특징을 살리자면 칼날과 칼날을 얽는 검술의 특징은 못 살리지만, 그 대신 공격 강약과 각도에 따라 묵직하게 박히거나 튕겨나오는 특징을 활용할 수 있다.

미국 진출이 활발했으며, '현대화'된 면모가 큰 만큼 도복 입고 띠 매며 생활무술처럼 수련하거나, 경찰봉, 삼단봉 커리큘럼 등으로도 많이 진출했다.

국내 모 샵에서 볼 수 있는 보급형 스틱들은 대부분 모던 아르니스 마스터인 로델 다국의 작품이다. 다국이 "스모킹 스틱(Smoking Sticks)"이라는 이름의 공방 겸 다국 아르니스 유파를 따로 열어서 교습도 하고 스틱도 판다.

4.7. DBMA(Dog Brothers Martial Arts)




일반 칼리와는 다르게 스틱이나 나이프를 휘두르는 기술이나 스텝, 패링, 연계기는 지극히 단순해서 스틱으로 원거리,중거리에서 다투는 것만 보면 누구나 며칠 이내로 배울 수 있다.

칼리가 맞나 싶을정도로 현란하고 복잡한 공방보다는 이탈리아 스틱술, 서양스틱술, 한손검술(올드 스타일 헝가리 브로드소드 검술, 아밍소드 사이드소드 검술)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존재하는 휘두르기와 방어, 반격, 스텝 기술들만 사용하는데, 언뜻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보잘것 없고 실제로 "스틱을 휘두르는 것"만 보면 제 3세계의 연장에 익숙한 현지인들이나 외국의 피지컬이 강해고 운동신경이 좋은 조폭들이나 경찰들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 단체나 무술이 아직까지도 에스크리마를 영어를 쳐서 검색하면 가장 상위에 위치하고, 여러 서양검술 맨손격투기 등 타 단체에게 계속 리뷰의 대상으로 오르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종합격투기 훈련을 병행하는 이 단체는 서양 일본 등 타 지역의 스틱술 검술과 비교하여 중거리 공방에서 강하다고 평가받는 다른 칼리단체와는 달리 클린치 수준의 근접전에서 유난히 강한 편이고, 그 근접을 유도하는 클린치 상대가 중거리 난타를 못하도록 저지하는 백핸드 타격, 스틱 잡기, 카프킥, 딥(앞차기) 기술이 발달해있다.

더구나 숙련자가 휘두르는 나이프나 스틱을 실제 풀스파링을 통해 제압하거나 역으로 뺏어서 공격하는 것이 극히 일상화되어있는 몇 안되는 단체이며, 대부분의 칼리단체는 실제로 보여주는 사람이 많지가 않으나 여기는 대다수가 할 줄 한다.

대부분의 칼리단체 사범들이나 수련자는 기술만 보여주지 무기든 상대와 맨손으로 대련해서 이기거나 고전시킨 영상물은 거의 없다. 서양 검술 단체도 대거 방어 스파링을 하지만 중세대거는 상대가 나의 두꺼운 옷으로 인해 베기가 안 통해 찌르기로만 공격한다고 가정하기에 막아야 할 공격이 많지 않아 제압하곤 하고, 나이프디펜스를 컨텐츠로 연구해본 종합격투기 단체들도 칼든 손목을 잡고 몇초 버틸지언정 칼의 성질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는 없어서 결국은 전부다 베여서 사망판정을 받는데, DBMA는 찌르기 외에 베기나 발차기, 때리기 같은 것까지 모두 허용되어도 역으로 뛰어들어서 상대 손목을 자신의 손이나 팔 안쪽으로 잡는 클린치를 걸어서 칼을 못쓰게 만들거나, 유도기술로 넘기고, 상대 등 뒤에 붙어가지고 못찌르게 한 뒤 상대 칼을 가져온다. 단순 칼리의 방어기술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격투기들의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한다.

칼리 아르니스단체인 동시에 종합격투기 단체이기에 주짓수 레슬링 클린치 테이크다운 손가락 꺾기 마운트 니킥 무에타이 클린치 스틱방어 기술 복싱 이노키 포지션 나이프, 스틱 그래플링같이 별의별것을 다 가르친다. 어렵거나 복잡한 검술 스틱술 원리는 생략되어 있으며, 그 대신 종합격투기를 같이 가르치기 때문에 반대손 장타나 앞차기, 박치기, 니킥, 상대 스틱붙잡기, 다리걸기, 클린치로 붙기.드물긴 하지만 위빙 더킹이나 태클까지 사용해서 상대의 수준높은 스틱 타격, 검술을 무효하게 만든다.

여러 필리핀 무술단체에 가입한 이들 사이에서도 이와같은 난전을 실제로 벌일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실제로 맞는 얘기도 있긴하지만.
(예를 들어 급할 때 반대팔로 상대 스틱을 맞아주는 방어가 검싸움으로 가면 크게 베이지 않을까, 맨손 기술의 실패시 리스크가 두려워서 하기 어렵지 않을까)
적어도 대련상대로서는 내가 어느 기술을 가지고 있고를
항상 어렵고 까따로운 상대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남미 북미 영국 동남아 등지에서 벌목도로 싸움이
났을 때 머리를 향해 칼이 날아오고 내칼은 방어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닐때 반대쪽팔이 절단되는 대가로 머리를 보호하고 상대에게 반격을 가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도미니카 공화국 등 주민 중 상당수가 검술을 할 줄 아는 지역에서도 칼로 방어할 시기를 놓치기나 칼이 어디 부딫히서 날아가버리고 상대가 잡아버리는 등의 이유로
방어를 못하기도 하는데 그때도 팔을 만세자세로 수직으로 세워 막거나 칼 밑동을 잡아서 머리나 팔을 크게 베이는 참사는 막곤한다.
복불복이 좀 심한 방법이다.


할 수만 있으면 사선으로 걸어서 피하고 권투를 잘하면 위의 영상에 나온것처럼 위빙 더킹으로 피하고 반격할 수도 있으며, 정확히 못때리게 옆을 계속 빙빙돌고,
밑으로 재빨리 슬립핑을 해서 숙이며 다리를 때리기도
하고 이론상 방법은 많고 아까 설명했듯 클린치로 붙어서 막기도 하며. 잽이 닿는 지근거리면 상대 얼굴을 밀어서 검을 휘두르기에 힘이 안실리는 동시에, 팔 바깥으로 칼 옆면이 미끄러지게 할 수도 있지만 그게 불가능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팔로 정통으로 막아 방어하는 것은 어느 문화권에서든 실제 칼싸움에 쓰이곤 한다. 다만 이 단체는 약간이지만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검술은 스틱처럼 팔로 막기보다는
에스파야 앤 다거를 외부에서 빌려쓰곤한다.

검을 복잡하게 부딫히고 바인딩하며
작고 빠르게 치는 기술체계는 보통 근대나 르네상스시기에 가까울 수록 발달했는데
그와같은 체계는 되려 투구가 갑옷등에 잘 막히곤 한다.
무게중심이 밑으로 가는 무기인 검으로 치는 운동력은 그리 높지 않은지라 미동도 없곤하다.

하지만 중세 초기의 무술이나 dbma 같이
맨손격투기와 연계되는 무술은

갑옷을 입어도 오블리킥이나 딥 등 전신의 힘을 골반으로 찔러넣으면 뒤로 밀려나가서 관절이 다쳐서 못걷기도 하고. 클린치나 테이크 다운을 해서 넘겨버리면 갑옷 무게로 인해서 데미지가 더 심해진다.

또 이 단체는 주짓수나 스틱, 나이프가 있는 디펜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기술은 과거에서 거의 없었고, 고양잇과 맹수처럼 무리에 떨어진 먹잇감을 확실하게 붙들고 처리하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과거에는 넘어지면 단검에 찔리거나 방패로 맞고 주변에서 일어선 적이 무기로 치고, 메치기로 인한 뇌진탕, 말밥굽에 죽는다고 보아서 극히 일부 중무장 기사들간의
결투외에는 그라운드가 없었고
다른 칼리단체의 그라운드도 그리 디테일하지는 않으나

요새는 대규모 백병전보다는 치안이 안좋은 지역에서
1대1 무기결투나 백병전도 아주 국소적으로 한둘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어서, 주짓수 기술이 특수부대 등지에서
일부 교육되고 있다.
따라서 넘어지거나 다운당한 상황에서, 상대를 다치지 않게 저지하는데, 그라운드 훈련까지 마친 상대와의 경기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섬세하고 다양한 공방을 하는무술이 아니지만

투박하고 무식하여 어느 상황에서나 상대를 타지 않고 잘 작동한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기술 자체가 대다수 칼리아르니스 숙련자가 섬세한 검술을 벌이거나 반박자 공격 등을 하기 어렵도록.
클린치로 붙어버리거나 바닥에 굴려버리고 반대손으로 상대의 칼이나 스틱 밑동을 잡아버린다.
검 싸움에서는 안하지만 스틱싸움에서는 그냥 스틱으로 막을 타이밍이 안나온다 싶으면 그냥 반대손으로 머리를 가린다.

문외한의 눈으로보면 대체 뭘 하는건지 이해가 어려울 정도로 하프스윙 반박자 속임수가 복잡하게 연계되어 진행되는 다른 페키티나 발락티왁 등의필리핀 무술 단체와는 달리.

그냥 막고 치고 반격하는 것이 서양의 세이버,브로드소드 검술처럼 원거리,중거리 공방과 관련한 기술체계가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외부의 단체에서 하프스윙을 배운 일부 인원들을 제외하고는 풀스윙(가장 강하게 휘두르는 식)으로 때려박는 식으로 공격을 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피오레 검술처럼 레슬링이나 킥 등 맨손격투기와 연계되어서.
루프 블록(행잉 패리)으로 받아치는 동시에 카프킥이나 딥
(딥 사거리가 생각보다 길어서 장병기간의 싸움이 아닌 이상 의외로 유효하다. 실제로 스틱을 휘두르는 것만큼의
사거리가 나온다)으로 걷어차서 상대가 넘어지거나 무방비 상태로 머리를 노출하게 만든다.

두모그나 파난투칸 등을 사용하여 만든 종합격투라고 하나 사범이나 관장님 등이 주짓수를 장기간 훈련한 경력이 있고 테이크다운 무에타이 클린치 등 현대레슬링도 곧 잘하며 나이프 파이팅 중 카프킥으로 상대를 견제하거나 넘어트린다.

또 하프스윙 위주의 단체에 비해 풀스윙인 만큼 섬세하고 빠른 공방이 불가능하지만 일단 머리 등에 맞추면 기절까지는 아니라도 빈사상태에 빠트릴 수 있고, 몸통에 맞아도 골절 위험성은 있기에 저지력 문제에서 약간 더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무릎에 맞추면 실제 흑단스틱 등 무기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위력이 약한 라탄임에도 불구하고
100kg이 넘는 거구가 한번에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물론 아주 정확한 타점( 손가락, 미간)에 짧게 하프로 치는게 더저지력이 높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정도 정확도는 쉽지가 않다.

5. 한국에서

5.1. 단체

어느 정도 무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알아보는 특성상 지도자 및 수련자들이 여타 현대 격투기/격투스포츠나 동남아 무술, 희귀 무술을 섭렵하는 경우도 있다. 현역/예비역 직업군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대부분 군•경 훈련 세미나 형식 또는 타 무술 도장 운영과 겸업하는 형편이다.

5.2. 입문 전 주의점

현실적으로 여타 메이저 격투기 또는 무술 수련 경험, 해외 지도자들의 콘텐츠를 비교/비판/검증할 수 있는 외국어 실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좋은 도장이나 마음에 드는 스타일, 믿을만한 지도자를 찾기가 꽤 어렵다. 본질적으로 외국 무술이면서 주짓수나 무에타이처럼 상업적인 쓰임새가 큰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입장을 뒤집어서,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는데다 국제공용어인 영어도 잘 모르는 외국인이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한다고 상상해 보자. 자신의 모국어로 태권도가 뭔지 들어는 보았을지언정, 인터넷에 태권도를 검색하면 일단 자료가 애매하게 뜰 것이고, 영어를 공부해서 써야 겨우 메이저 단체인 WT, ITF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어가 되는 상태에서도 미국 ‘당수도’나 겐포 등 태권도 탈을 쓴 방계 무술이나 사짜 지도자들을 걸러낼 선구안을 갖춰야 하며, 이 장벽을 뚫고 한국어를 좀 한다면 그나마 한국에서 태권도의 위상이 어떠하며 어떤 도장에 가고 싶은지 감이 잡힐 것이다.

국내에 수많은 그룹과 도장이 있으나 그 대부분이 지극히 최근에 도입되어 개관한 것이다. 외국무술은, 우리나라의 무술이자 국기인 태권도와는 전혀 다르다. 무술[35]마다 수백여개의 그룹이 난립해 있고 국기원과 같이 통일된 자격기준을 제시하는 단체도 없다. 주짓수, 실랏, 크라브 마가, 가라테 유파 항목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해외 무술에 국가 공인 혹은 통일 단체라는 것은 없다. 다만 태권도복싱, 유도 등의 스포츠화 된 무술의 경우에만 국가기구나 세계기구라고 할 만한 것들이 존재한다.

태권도 사범 자격증의 경우 최소 7~8년이 걸리지만, 외국무술은 매우 짧은 시간(3개월 내외, 혹은 그보다 더 짧은 시일 안에)안에 지도자 자격증이나 수료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 '자격증'도 자신이 수련한 그룹에서만 인정받는 것이고, 지도자 레벨이 매우 세분화 되어있다. 링크 참조페키티 티르시아 칼리 내부승급체계 즉, 지도자(Instructor / Guro) ㅡ Master 와는 다르다. 마스터는 해당 그룹을 창시하거나, 기술체계를 완성한 사람을 의미한다. ㅡ 자격증이 있다고 해도 높은 레벨의 지도자가 아닐 수도 있고, 해당그룹 기술체계의 지극히 일부분만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자격증'의 구체적인 레벨에 따라 단증이나 수료증을 발급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보통사람은 태권도를 배우려고 할 때, 태권도 종주국이 아닌 천조국에서 3개월 동안 태권도를 배워 자격증을 따온 관장님이 운영하는 도장을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외 무술의 경우 이런 지도자가 운영하는 도장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수련생의 절대 다수는 무술, 운동 알못이기 때문에 체육관 지도자의 실력이나 자격을 가늠할 식견이 없다. 이러한 정보 불평등은 소비자인 수련생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며 이는 일종의 소비자 피해를 낳는다. 따라서 필리핀 무술 접하고자 하는 초심자들은 해당 체육관이 필리핀 무술 전문도장인지, 그리고 지도자의 필리핀 무술 운동 경력과 지도경력을 잘 살피고 등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도자의 나이에 비해 이력과 자격증이 터무니없이 화려하거나, 단(Level)이 너무 높은 경우 의심스럽게 살펴봐야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실력이다. 즉 이 사람이 마스터한테 전수를 잘 받았나, 어디 대회라도 나가거나 스파링 자주 하는 모습 보여주나, 실력자들과 칼리의 검리를 살려서 대련이 되나, 자신만 운동하는 걸 넘어 타인을 지도할만한[36] 인성과 실력이 되나 등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일부 지방에서 타 무술 경력(검도, 택견 등)과 채 몇시간이 되지 않는 지도자 교육 경력을 내세우며 유튜브 강좌와 대면 강좌를 운영하는 지도자가 횡행하고 있다. 해당 무술(칼리)이 아니라, 그 무술과 관련 있어보이는 이런 저런 무술 경력을 내세우는 사람의 변은 한결같다. 내가 **단이다. 내가 **년을 수련했다. 하지만 결국 모든 무술에서 그러하듯, 지도자에게 중요한 건 어느 유파, 어느 스승 아래서 몇 단을 어떤 과정을 통해 취득했는가이다. 둘째는, 칼리 자체를 몇 시간이나 성실하게 "수련"했는가이다. 모든 무술이 그러하듯 칼리에도 계보가 있고 역사가 있다. 스승과 선배, 동료로부터 조언과 비판을 받지 않고, 타인과의 경쟁과 스스로에 대한 반성없이 혼자 수련했다고 "주장하는 이"는 정식으로 수련 과정을 밟은 이들과 감히 비교 조차 할 수 없다. 또한 충분한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도자의 보조로써 경험을 쌓지도 않은 자가 타인을 지도한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검도사범으로 활동했으면 검도를 가르치고, 택견 사범으로 활동했으면 택견을 가르치는 것이 옳다. 해외에서 방문한 칼리 지도자에게서 하루이틀 과정을 수료하고 구로, 마스터, 사범, 스승 행세를 하는 것은 본인 자유이나, 그 폐해는 선량한 수련생들과 입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세상 모든 무술, 특히 모의 병기 쓰는 검도, 펜싱 등의 운동이 다 그렇듯이, FMA에서 의도한 실제 병기(검, 둔기 등)에 비해 수련용 라탄 스틱, 스펀지 스틱 등은 매우 가볍다. 따라서 적절한 지도를 받지 못하면 혼자 연습해도, 스파링을 해도 비실전적인 습관이 몸에 배거나 스파링이 이상한 자존심 대결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좋은 지도자를 만나고, 혼자서 복습할 때에는 가벼운 연습용 칼이나 스틱에 너무 길들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프라와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에서 두드러지는 단점이다. 정 양질의 정보를 얻으려면 날 잡아서 멀리 있는 지도자를 만나러 가거나, 영어를 좀 해서 해외 콘텐츠도 많이 참고해야 한다.

결국 초국적적인 MMA 대회에 응용되는 무술이 아니므로, 좋은 지도자를 알아보고 배운 걸 심화, 복습하고 싶다면 세계 각지의 악센트가 들어간 영어 원어민 수준의 청해는 기본에, 가능하다면 에스파냐어, 타갈로그어 등도 귀동냥으로 대충은 알아야지 쉬워진다. 마이너 무술 중에서는 그래도 미국 포함 전세계에 퍼져있고 군, 경 코스로도 퍼져 있지만, 국내 도입은 안 그래도 필리핀 문화와는 거리를 두는 환경상 더디다. 영어 소스만 보고도 안심할 수 없는 게, 상술했듯이 미국에서도 3개월 배우고 관장 행세하거나 오리엔탈리즘 기공 장사 하는 엉터리 도장(이른바 맥도조)들이 하도 많아서 그들을 걸러낼 수 있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게다가 FMA 관련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발린타왁, 페키티 등 메이저 단체가 아니라면 영어보다는 필리핀의 수많은 전통 언어를 쓸 가능성이 높다. 영어가 좀 되더라도 인도 영어 뺨치는 필글리시(...)의 벽을 넘어야 하며, 아무리 이론과 정보를 잘 습득해도 결국 지도자, 수련자를 만나 교정받고 대련하는 과정을 어떻게든 거쳐야 한다. 현지에 가서 직접 전수받자. 필리핀 실탄사격과 마찬가지로, 싸가지 없게 굴면 수업료 없이 공짜로 칼을 맞을 수도 있다. 결국 신체적인 수련에 더불어 서양 검술 복원마냥 외국어 문서 및 강좌를 이해하고 외국인 지도자, 수련자와 교류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 빡센 과정이다.

6. 매체 속 필리핀 무술

2000년대 초반 이후부터 미디어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고, 그만큼 자주 볼 수 있다. 영화 더 헌티드(The Hunted)나 제이슨 본 영화 시리즈, 존 윅 시리즈, 한국영화 아저씨에 필리핀 무술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2015년작 킹스맨의 우산격투 장면에서도 사용되었다. 물론 영화인만큼 연출에 약간 과장이 섞여 있으므로 액션 그대로 받아들이진 말자. 인도네시아의 무술인 실랏도 혼용되거나 같이 나올 때가 많다.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주인공 라야도 필리핀 무술에서 따 온 액션을 펼친다. 용 모양의 크리스를 들고 다니며, 쌍봉으로 싸우는 장면도 있다. 배경 지역이 동남아시아 전반을 뭉뚱그린 가상의 국가이지만, FMA가 마인어권 전반의 무술과 겹치는 면이 있으므로 적절한 연출이다.
"May thy knife chip and shatter.(그대의 칼이 쪼개지고 부서지기를)"
-프레멘들의 단검 결투 전 인사. 영화의 인사 동작이 발린타왁 경례와 거의 같다.
드니 빌뇌브의 듄 시리즈 실사영화판(듄(2021), 듄(2024)) 검술은 대부분 에스크리마, 특히 발린타왁 에스크리마를 많이 참고했다. 크리스나이프가 숏소드와 단검 사이 수준으로 짧은 칼인데다, 프레멘 부족들의 단검 싸움, 홀츠만 방어막을 이용한 제국 상류층의 결투검술 모두 한손검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가 쌍단검을 쓰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 역시 필리핀 무술 스타일이다. 데이빗 린치의 듄에서도 어느 무술 참고했다고 명시는 안 했지만 폴과 페이드의 단검 싸움신은 다소 투박할지언정 FMA와 유사한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그 외에는 폴과 거니의 젤리같은 방어막 검투씬만 나오는 저예산 영화라서 확인하기는 힘들다. 듄 파트 2에서는 페이드 로타 하코넨이 검투경기에서 에스크리마식 검+단검 쌍검을 들고 나온다.

그라나도 에스파다에서도 단검 스탠스로 에스크리마와 아르니스 스탠스가 따로 나온다. 그런데 이 둘은 그냥 군대식이고 두발라다 코르테라고 하는 스탠스가 전통 무술로서의 필리핀 무술에 가깝다.

도사의 무녀의 등장인물인 시치노사토 코후키가 유파로 구사한다. 작품 특성상 일본도 및 탄토를 사용한다.

만화 도쿄 ESP의 주인공 우루시바 린카는 초능력말고도 경찰이던 아버지에게 배운 필리핀 무술 전투에 써먹는데, 주로 삼단봉 두개를 쌍검처럼 쓰지만 대부분 싸움 중간이 휘어져버린다(...)

이소룡이 배운 무술 중 하나로 용쟁호투에도 올리시를 사용한 장면이 등장하고, 사망유희에서는 아예 본인에게 필리핀 무술과 쌍절곤을 가르쳐준 댄 이노산토와 대결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게임 컨뎀드 시리즈의 1편인 컨뎀드 크리미널 오리진에 등장하는 최종 보스인 어둠의 감시자가 이 무술을 이용한 동작으로 공격한다.

배트맨의 파트너이자 양아들인 나이트윙이 전기가 통하는 에스크리마 스틱을 사용해 에스크리마를 한다. 몸이 좋은 나이트윙 특성상 아주 아크로바틱하게 쌍 스틱을 휘두른다. 관련 게임에서는 악당들의 소중한 곳을 두드려패기도 한다.

김성모대털에 등장하는 목포 살사 주형기가 칼리 아르니스를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 또 고교생활기록부에서 정기호가 사용하는 무술로 나오는데, 학생이라는 신분 상 볼펜(...)을 잡고 싸웠지만, 중반부에 강건마한테 진짜 칼을 선물받아서 쓰게 된다.[필리핀 무술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김성모의 망상과 뇌피셜로 만들어 갖다 붙힌 거다.]

박태준 유니버스에서 외모지상주의에서 나오는 인물 홍재열알렉산더 소피아로부터 시스테마와 함께 이 무술을 전수받은 것으로 등장한다. 같은 세계관인 퀘스트지상주의김수현도 이 기술을 습득해 사용하며, 싸움독학에서는 조슈아가 사용하는 무술로 등장한다.[37] 소년법칙에서는 , 라헬, 유진, 마리가 사용한다.

철권 시리즈의 신캐릭터 빅터 슈발리에는 슈퍼 스파이식 CQB란 유파와 현실적인 격투술과 거리가 먼 순간이동과 카타나를 사용하지만 컴뱃 나이프와 카람빗을 사용하는 모션이 필리핀 무술과 흡사하거나 스토리에서 과거 동양의 용병들에게 배운 격투술이라는 언급이 나오는 걸 보아 필리핀 무술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휴먼버그대학교 - 라이징 조직원 요시모토가 쌍봉을 이용한 칼리를 선보이나 사가라 소세이의 삼단봉 풀스윙에 기절한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두번 등장한다. 2편의 메인 빌런 강해상이 마체테를 들고 필리핀 무술을 사용하며 4편의 메인 빌런 백창기는 필리핀 무술외에도 픈착 실랏, 크리브 마가, 시스 테마가 혼합된 단검술을 구사한다. 특히 백창기의 경우 담당 배우 김무열이 필리핀 무술을 배운적이 있어 액션이 더욱 화려하면서도 사실적이다.

7. 관련 문서



[1] 명칭이 조금 많은데, 필리핀 문화권에서 행해지는 무술(Filippino Martial Arts, 필리핀 무술, 이하 약칭 FMA)이라 정의하는 게 그나마 중립적이다. 해외에서는 거진 'FMA'아니면 '칼리'를 제일 흔하게 쓴다. 후술 하겠지만 에스크리마, 아르니스는 에스파냐 색채가 좀 진한 이름이고, 현대에 와서 필리핀 민족주의 색채를 조금 더 가미하고 스포츠 외의 도검술 측면을 강조하면 칼리라고 부를 때가 많다. 칼리+아르니스는 국내에서 자주 쓰는 표현인데, 보통 칼리, FMA 등 더 단순한 말로 부를 때가 많다. 필리핀 내에서 혹은 단체명으로는 아르니스, 에스크리마도 여전히 쓰인다.[2] 또한 중근세 필리핀 해적 또는 용병들의 동남아 전역에서의 활약을 검술을 통해 엿볼 수 있다.[3] 각 섬마다, 모든 주마다 자체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민병대를 구성하여 일본군과 싸웠고 그 결과 일본군은 필리핀 전선에서만 50만이 훌쩍 넘어가는 수십 만명이 사망하였다. 미군과의 전투로 인한 사상자를 제외하면 전부 필리핀 민병대와의 전투로 인한 사망자들로 추정되고 있다.(특히 상당한 수의 실종자 숫자.) 미군에 의해 공로를 인정받은 필리핀 민병대 26만명은 2차대전 이후 보훈대상으로 간주되었고,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민병대들도 셀 수 없이 많았다. 특히 민다나오의 이슬람계 민병대들.[4] 같은 캄필란 중에도 중형과 대형이 존재한다.[5] 검이 길면 좋은 것 같지만 공격할 때 몸을 기준으로 삼아 회전축이라고 생각하면 검이 긴 만큼 반지름과 둘레가 길어진다. 그리고 길어진 만큼 회전 둘레가 길고, 검의 길이에 비례하여 철의 무게를 받아 공격 속도가 느려진다. 검이 길면 회전 둘레가 길어져 원거리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가까운 거리에서는 되려 공격과 방어, 반격이 모든 면에서 동시에 불리해진다.[6] 필리핀 검들은 대체로 검신의 상단이 굵고 하단부가 얇은 편이다, 칼의 종류마다 생긴 게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이 공식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 검신의 상단이 굵으면 연타 시에 회전둘레의 표면에 무게 중심을 실어주어 속도가 빨라지게 만드는 원리이다.[7] 삼국지연의의 등갑군의 등갑이 바로 라탄 갑옷이다. 물론 문학이라 그 성능이 과장되었지만, 가볍고 탄성 있는 목재로 유명하다.[8] 필리핀 토착 품종으로 흑단의 일종인 Kamagong이 있다.[9] 대나무 봉의 손맛(?) 덕분에 동네 문방구에서 파는 싸구려 단소들을 타격용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10] 가롯테, 스페인어로는 그냥 막대기이다. 영어 일반 명사로는 목 조르는 교살도구를 뜻하는 말이 되었는데, 라틴 문화권에서 줄과 막대기를 이용해 교수형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코드네임 47이 쓰는 피아노줄을 가롯테라고 부르는 이유이다.[11] 세이버그립-해머그립, Sak-Sak[12] 아이스픽 그립, Pakal[13] 대개 정방향 그립을 먼저 배운다.[14] 또는 이렇게 깊게 찌르려고 덤벼드는 상대에 맞서는[15] 지도자에 따라선 날을 완전히 죽인 칼(주로 정글도)을 쓰거나, 고무나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트레이닝 용품을 사용해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안정성과 무기 특유의 감각이 완전히 동일할 수 없기 때문에 무기를 사용하는 단체에서도 자주 겪는 딜레마기도 하다.[16] 칼리 스타일로 다루자면, 병이 깨져서 유리가 튀고 주변 사람들도 위험해질 수 있는 후려치기보다는, 병을 술 마실 때처럼 쥐고(이러면 제삼자가 보기에 살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병 바닥으로 역수 찍기를 가하는 게 낫다. 물론 이미 깨진 병이 손에 잡혔다면 나이프처럼...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17] 물론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동작의 기본적인 원리를 가르쳐주고 기초적인 연습을 한 후에 실제로 움직이는 상대를 대상으로 연습하며 동작에 숙달되도록 실전 중심적으로 가르치는 지도자들도 없진 않다.[18] 개인적으로 따로 병행 수련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체육관 차원에서 병행해서 지도하는 경우도 흔하다.[19] 현대 복싱은 사실상 파난투칸의 자세, 기술 체계 등이 20세기 미국의 필리핀 점령 시기에 미군에게 해당 자세와 기술이 유입되며 완성되었다고 본다. 이전까지 복싱은 근대 복싱의 형태였다. 자세한 건 아래 특징 항목 참고[20] 출처: By James B. Roberts and Alexander G. Skutt, The Boxing Register, McBooks Press, 1997[21] 일반적으로 무기를 잡은 손, 상황에 따라 손이나 발 등 자신에게 들어오는 모든 상대의 신체부위 중 가장 가까운 것[22] 이는 나이프 파이팅에 큰 영향을 주었다.[23] 이것을 Hubad & Lubud (묶다&풀다) 혹은 Drill으로 칭한다[24] 라탄 스틱으로 실제 길거리 싸움을 한다는 건 야구빠따나 죽도로 싸움을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둘 다 흉기이자 스포츠 훈련 용품이기는 하지만 정식 병장기는 아니다.[25] '칼리 아르니스'가 '역전앞'같은 겹말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타 국내 단체도 있다.[26] 모두를 위한 칼리 아르니스 저자[27] 인터넷 밈 엘보 디스트럭션(팔꿈치 부수기)의 주인공이다. 필리핀 해병대에 페키티 칼리 교육하는 영상인데, 영상 찍는 시점에 투혼 가헤한테 페키티 대표하지 말라고 파문(...)당한 상태였다. 뭔가 사짜같은 말투, 도수격투에도 순투칸을 그대로 팔아먹는 등 비판당하고 웃음거리 되는 지점이 많다.[28] 예컨대 성경 구절이 적힌 부적을 몸에 붙이고 대련, 싸움에 임하거나 부적 태운 물, 연기를 마신다.빅터 플래질런트 클래스[29] 해당 영상에서 대놓고 레이드 2 보고 따라한다고 저격한다(...).[30] 뉴질랜드 사람이다. 위홍기는 마오리계 성씨다.[31] 단, 슬슬 다른 사람을 공격하면서 연습을 시켜 줘도 될 법한 후배나 제자에게 '때려 주는 쪽'의 훈련을 시켜 주기 위해 선배나 지도자가 방어를 맡는 경우도 많다.[32] "It will KEAL" 이라는 명대사로 유명하다.[33] 실제로 검도 유단자 출신 수련자와 대련하거나, 아예 이종 무기 대련을 하면 빠용(payong, 우산, 즉 머리막고 흘리기)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 일단 무기 체급이 다른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쳐도, 절대적인 숙련도 및 대련경험 부족으로 더 노련한 검도가한테 뚫릴 수 있다. 일단 더 큰 무기를 든 상대와 싸우는 게 불리하긴 하지만, 칼리 교리 내에서도 빠용을 이상적으로 취하면 풋워크로 머리치기를 흘리며 파고드는 걸로 강한 공격에도 대처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도가의 실력이 더 좋다면 머리치기를 흘리고 접근하는 데 애초에 실패할 수 있다.[34] 결련택견호패술에 대한 재해석 창작에 가깝다.[35] 이는 필리핀 무술 뿐 아니라 최근 유행하는 크라브 마가나 시스테마, 실랏, 주짓수도 동일하다[36] 이게 중요한 것이, 본인의 실력이 뛰어난 것타인을 잘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시로, 국립대학의 교수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전문가들이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못 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흔한 것과 일맥상통한다.[37] 필리핀 무술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박태준의 망상과 뇌피셜로 만들어 이름만 갖다 붙힌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