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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2 03:28:39

영춘권

[1]
언어별 명칭
표준중국어 咏春拳(yŏng chūn quán)
광동어 (wing6 ceon1 kyun4, 윙천퀸)
영어 Wing Chun Kuen, Wing Chun

1. 개요2. 역사3. 특징4. 투로5. 실전성
5.1. 맨손 격투 대비 부재5.2. 수동성5.3. 강타 훈련 부재5.4. 그라운드 대처법의 부재5.5. 정리
6. 팔참도(八斬刀)7. 미디어에서의 영춘권
7.1. 영춘권을 사용하는 캐릭터
8. 종합격투기에서의 영춘권9. 대한민국에서 영춘권 수련관 현황10. 관련 문서

1. 개요

중국권법의 한 문파로, 광둥과 푸젠 지역을 대표하는 권법이기도 하다.

뿌리는 중국 광둥 지방이지만 사실상 꽃피운 곳은 홍콩이기 때문에, 수많은 중국권법 중에서 서양에 가장 잘 알려졌다. 특히 이소룡이 배운 권법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남방 지역의 대표적인 무술이며, 북파 계열 무술과 비교해서 진각 등의 어려운 개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현재도 광둥성, 푸젠성, 홍콩 등의 중국 남부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대만에서도 태극권, 태권도와 함께 어린 아이들의 생활 체육 도장으로 흔하게 보급되어있다.

2. 역사

기원에 관해서는 이설이 여럿 있어 대표적인 것만 추린다.

우선 청나라조에 저항했던 무술가 가운데 오매사태(五枚師太)가 창시해 엄영춘(嚴詠春)이란 여인에게 전했다는 설이다. 오매사태는 청나라의 공격으로 소실됐다고 전해지는 복건 소림사의 소림오조의 일원으로 무술이 매우 뛰어난 비구니(여승)였다.

명나라 말 청나라 초 소림사의 비구니 오매선사가 마을에서 아버지와 두부 장사를 하던 엄영춘에게 전해주었다는 설인데, 엄영춘은 마을에서 지조와 품위가 있기로 유명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불량배가 엄영춘에게 자신과 결혼할 것을 강요했다. 그러자 오매선사가 소림의 권법으로 불량배들을 물리치고, 영춘에게 일부 기술을 알려준 뒤 엄영춘이 부단한 수련으로 다시 찾아온 불량배들을 무찌르고 영춘권이 만들어졌다는 설이다.

엄영춘 관련으로 이설이 여럿 있다. 엄영춘과 정략결혼하려는 한 장군이 있었는데 엄영춘이 싫어서 거절하려 했더니 이 장군이 격투로 자신을 이기면 결혼을 파기하고 물러나겠다는 조건을 걸자, 엄영춘 스스로 영춘권을 창시해 장군에게 격투를 걸어 박살내버렸다는 기원설도 있다. 가능성은 한없이 낮지만, 이 설을 따르자면 중국권법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한 '여성이 창시한 무술'이다.

오매사태는 소림오로(少林五老) 가운데 한 사람으로, 사실이라면 영춘권과 홍가권은 형제뻘인 셈이지만 당연히 근거는 없다. 혹은 오매사태가 묘순(苗順)에게 전했고, 묘순은 엄이(嚴二)에게, 엄이는 딸 엄영춘과 사위 양박주(梁博儔)에게 전했다는 설이 있다. 마지막으로 영춘현에 사는 엄씨 집안의 셋째딸이 아버지에게 무술을 배우고, 스스로 백학권을 만들었다가 이를 개량한 형태라는 설이 있다. 위 인물과 행적은 모두 실재 여부가 불확실하며, 광동성 불산[2]에서 행제당(杏濟堂)을 운영하던 의원 양찬(梁贊)이 황화보(黃華寶)에게 영춘권을 전수받은 뒤부터 유명해졌다.

영춘권왕이라 불린 양찬은 생업이던 의업에 바빠 평생 제자를 아들 둘을 포함해 네 사람만 길렀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진화순(陳華順)이다.[3] 이후 진화순은 도장을 열고 영춘권을 가르쳤지만, 기술마다 교습법이 따로 있어서 스승이 제자 옆에 붙어서 일일이 가르쳐야 했다. 이 때문에 어지간해선 멀티를 돌릴 수 없었고, 세간에선 권법 하나 가르치면서 더럽게 비싸게 군다고 소야권(少爺拳, 도련님 권법)이라 조롱하는 실정이었다.[4][5] 이건 비단 영춘권만 그런 게 아니라 현대 태극권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양로선양식 태극권도 주로 부잣집 자제들을 위주로 가르쳤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진화순이 말년에 거둬들인 제자가 바로 이소룡의 스승으로 유명한 엽문(葉問)이다. 이쪽도 나름대로 사연이 파란만장했다. 부자집 자제였던 엽문은 어려서 몸이 허약해 영춘권을 배웠다. 그런데 미처 다 배우기도 전에 진화순이 죽는 바람에(…) 사형 오중소(吳仲素)에게 배웠고, 그나마도 엽문이 도중에 홍콩으로 유학을 가버리게 되어서 다 배우지 못했다. 이후 엽문은 타고난 기질 때문에 홍콩에서 길거리의 불한당들과 싸움을 벌이고 다녔는데, 양찬의 큰아들이자 네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양벽(梁璧)이 그 싸우는 모습을 보고 엽문을 쓰러뜨린 뒤, 영춘권을 배운 사연을 듣고는 그의 스승이 되어 영춘권을 모두 전수했다.[6] 그 후 엽문은 유학에서 돌아와 양벽에게서 배운것을 동문들에게 보여줬다가 오중소에게 크게 혼났다고 한다.

엽문은 국공내전 당시에 국민당경찰이었기 때문에 공산혁명 이후 불산을 떠나 홍콩으로 도피했다. 거기서 생계를 위해 도장을 열었는데, 제자들이 길거리 대련에서 연승을 거두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자 영춘권은 홍콩을 중심으로 급격히 뻗어나가게 된다. 영춘권도 분파가 여럿 있지만 엽문파 영춘권의 지명도가 가장 높다. 현재 엽문의 아들인 엽준 노사가 대를 이어 영춘권의 종사로 있다.

엽문파도 여러 계열로 갈라졌기 때문에 엽문파 영춘권을 찾기보다는 엽문에서 갈려져 나온 제자들의 성향에 따라 어느 계열이 본인과 맞을지 생각하고 수련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 들어온 계열은 주로 엽문파 도장들(서울기준)이다.

3. 특징

엽문: 제 사부는 '영춘권은 7할은 손을, 다리는 3할만 사용하고, 상대의 하체에 중점을 두라'고 하셨습니다.
양벽: 자네 사부가 틀린건 아니다. 전통적인 기준은 손을 쓰는 것에 있지, 허나 변화를 금지한 것은 아니잖나?
변화는 좀 더 유연해야 하는 법. 씨름의 다리 놀림과 같이 다양한 움직임으로 적용될 수 있는거고, 그게 더 효과적이지.
영화 엽문전전의 엽문과 양벽의 대화 中[7]
여타의 중국권법을 포함하여 영춘권은 타격과 금나술(꺾기)을 접목한 권법이라는 말에 그 성질을 잘못 이해하지만, 한마디로 근접격투술이다. 상대방의 팔을 타고들어가 상대방의 무게중심을 흐트러뜨린 후 타격, 꺾기, 바짝 붙어서 밀치기, 넘어지게 한다. 매우 근접한 거리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주먹공격의 루트를 한정하고 발차기를 봉쇄하여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쉽게 한다. 이는 영춘권 뿐만 아니라 중국권법 전반에 걸쳐 하이킥이 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상대의 발을 봉쇄하는 전법은 채리불권 등에서도 많이 쓰는데, 움직임이 제한된 배 위에서의 싸움을 상정한 남권의 특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영춘권은 초근접전을 추구하는 무술로, 여느 무술보다 상대와의 간격이 매우 좁을뿐더러[8] 곧게 나가는 짧은 공격을 선호한다. 일격에 모든 힘을 쏟지 않고 빠르게 연타하는 것이 기본이고, 보통 주먹질의 상식과 달리 정권을 쓰지 않고 손을 세우고 하삼지[9]를 쓴다. 즉 세운주먹을 사용한다.

자신의 간격에 들어온 상대를 빠른 손기술을 연타로 날려 무너뜨리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접근전과 중거리에서 발차기도 갖추고 있다. 속설과 달리 중국 남파 권법이라도 발기술을 경시하지 않는다. 단지 문파 특유의 전술 때문에 사용 빈도가 적을 뿐이지 배울 건 다 배운다. 크고 높고 화려하게 차지 않으며, 상체의 움직임과 콤비네이션으로 섞어서 사용한다. 쪼인트 차는 걸 생각하면 되며 실전 무술인 만큼 낭심차기(…)도 당당하고 유용한 기술이다. 목인장 투로에는 108가지 손기술과 8가지 발 기술이 존재한다. 발기술은 직접적인 타격보다는 상대의 발을 봉쇄하여 강력한 손기술로 끝내는 것을 보조하는 역할이라 보면 된다. 영춘권도 염연히 무기술을 상정한 전쟁기술이기 때문에 손을 많이 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영춘권 특유의 목인장[10] 투로와 치사오(黐手)[11], 라사오[12] 수련이 유명하며, 투로[13]가 소념두(小念頭), 심교(尋橋), 표지(標指) 딱 셋밖에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14] 보기 드문 트레이닝 도구로는 등나무로 만든 원형 고리인 묵완(rattan ring)이 있다. 영춘권 외에도 남파 당랑권, 소림흑호문, 태극권 등에서 쓰이는 도구로서,[15] 앉아서 다리 사이에 고리를 끼우고, 고리에 손을 넣은 뒤 손기술을 수련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손기술의 범위를 몸에 익히는 게 목적. 참고로 권법마다 묵완의 사이즈가 다른데, 영춘권용 묵완의 사이즈가 가장 작다. 치사오 말고도 '치거'라는 양손을 서로 맞잡고 하는 발기술의 수련도 있다.

또한 근대 중국 권법사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중국 권법의 비전'을 공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엽문은 몇몇 수제자를 제외하고는 '진수'를 모두 전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실 엽문은 세세하게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거 해봐 하고 알려준 뒤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게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하다보면 된다는 마인드로 가르쳤던 것 같고, 실제로 대표 제자인 황순량은 엽문의 명령으로 각종 비무 대회에도 수 차례 참가했었다. 황순량은 적어도 백 번이 넘는 실전(시합, 도장깨기 응대, 길거리 싸움 모두 포함)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무기술로는 팔참도(八斬刀)[16], 육점반곤(六點半棍, 2.75 m 창 길이의 봉)[17]이 있다. 옛날에는 한손검도 다뤘다는 자료도 있다. 사실 영춘권에서 무기는 팔꿈치의 연장선이며, 모든 동작들은 손동작과 비슷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한손검을 다루는 방법도 한손 치사오와 비슷하다.

상기 두개의 무기술의 의의를 종합 하자면 팔참도는 영춘권의 투로를 수련하기 위해, 육점반곤은 영춘권의 전투 자세를 수련하기 위해 배우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4. 투로

1. 소념두(小念頭, Siu lim tao)
영춘권의 첫 번째 투로. '작은(小) 생각(念頭)'이란 뜻이다. 제자리에 서 행하며, 팔꿈치를 중심으로 왼손과 오른손 수기(手技)를 차례대로 각각 연습한다. 대부분 기술이 몸통 안쪽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2. 심교(尋橋, Chum kiu)
영춘권의 두 번째 투로. '다리(橋)를 찾는다(尋)'는 뜻. 소념두와는 달리 양손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들과, 몸의 중심축을 이용한 방향 전환과 스텝이 포함된다. 대부분 기술이 몸통 바깥쪽까지 범위가 확장되도록 구성되어 소념두에 비해 훨씬 더 역동적이다. 소념두를 익힌 상대를 깨뜨리기 위하여 설계되었으므로, 이론적으로 소념두만 익힌 사람은 심교까지 익힌 사람을 이기기 어렵다.

3. 표지(標指, Biu gee)
영춘권의 마지막 투로. '손가락(指)을 쏜다(標)'는 뜻. 소념두, 심교가 팔꿈치를 베이스로 양손수기와 체축이동, 보법이 구성되었다면, 표지는 손목을 중심으로 찌르고 베는 형태의 짧고 빠른 기술들로 짜여져있다. 소념두, 심교의 펀치가 팔이 교차되어 엮일것을 염려하여 앞손 위로 뒷손이 따라나가도록 되어있는 반면에, 표지는 뒷손이 앞손의 밑으로 나가도록 되어있다. 팔이 엮였을때의 상황까지 고려하여 설계된 것. 심교가 소념두를 깨뜨린 것과 마찬가지로 심교를 익힌 사람은 표지까지 익힌 상대를 이기기 어렵다. 또한 팔참도를 사용하려면 표지의 습득이 필수이다.

5. 실전성

역사적으로 영춘권 키우는 사람들은 그때는 중국 정부 반대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비밀로 연습하고 숨기면서 무술운동하는 거예요. 따라서 상대방을 빨리 극복(제압)하고 도망가려고 하는 무술이에요. 경기 대련 그런 것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영춘권 사범 박정수
우선 영춘권의 특징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영춘권은 연타를 통해 대미지를 주는 무술이기에 일격이 아니더라도 사각 또는 정면에서 연타로 확실하게 공격하면 타격이 크다. 또한 위에서 수차례 언급한 대로, 영춘권은 애초에 무기를 사용함을 전제로 하는 무술이다. 무기로 상대를 베고 찌르는 것에 있어서 단타인지 연타인지는 큰 의미가 없으며, 단지 영춘권에서 상정한 무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작이 단거리에서의 연타이기 때문에 그러한 동작을 바탕으로 발전해왔을 뿐이다.

이에 더해서 중국권법은 기본적으로 고류유술 또는 고대 레슬링의 흔적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타격의 개념이 때린다기 보다는 밀치는 것에 가깝다.[18] 영춘권을 포함한 고전적인 중국무술은 20세기 이내에 타격, 특히 맨손과 맨몸을 이용한 타격에 집중한 복싱, 무에타이에 비하면 비효율적이다. 영춘권은 어디까지나 무기술 및 중국권법 간 교류에 유리한 형태로 발전했고, 풋워크 및 상황판단, 주먹을 활용한 효율적인 타격 및 방어에 집중하는 현대 격투기에 비해 격투 쪽을 크게 강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춘권사와 권투 선수의 대련

영춘권사와 낙무아이의 대련
그러나 영춘권의 훈련체계에는 현대 격투기만큼 과학적인 체력훈련 및 스파링 시스템이 없다. 복싱, MMA, 무에타이와 영춘권으로도 맞설 만한 영춘권사를 양성하려면 지도자들이 알아서 (고전적인 환경이 아닌) 현대에 맞는 실전성 있는 트레이닝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상기 영상을 보면 영춘권사 쪽 훈련량 및 실전경험이 절대적으로 밀린다. 그래서 권투 선수는 카운터 위주의 소극적인 전략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영춘권의 기술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 해당 기술을 자기 스탠스 지킬 줄 아는 격투가에게도 쓸 만한 실력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종격투 경험 없이 옛 영춘권 방법론만 고수하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낙무아이와 한 대련에서는 거의 발차기 위주의 전략만으로도 공략당하는 굴욕적인 결과가 나왔다.

스파링 많이 하는 무술 치고 실전성이 뒤떨어지는 무술은 없다[19]. 복싱, 극진가라테, 무에타이, 주짓수, 유도, 삼보 외 여러 무술이 실전에 강한 이유는 스파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수련자들이 존재하는 영춘권도 국내나 서구권이든 풀컨택트 스파링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다른 중국권법과 마찬가지로 영춘권 또한 실전성 측면에서 고찰하면, 상술한 특징을 바탕으로 영춘권의 일반적인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태생적인 한계들이 상당히 많다. 나쁘게 말해, 무기술에서나 통용되는 전술을 맨손 격투에서도 고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미비점 때문에 타격과 그래플링을 모두 섭렵하는 종목임에도 실전성에서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5.1. 맨손 격투 대비 부재

영춘권은 애초에 링에서 맨손으로 일대일 승부를 펼치기 위해 개발된 무술이 아니라 진흙탕 개싸움 기술로서 나왔다. 대부분의 중국 권법과 마찬가지로 영춘권의 동작들은 무기술을 익히기 위한 전제 겸 비슷한 수준으로 수련한 상대와의 개싸움에서 조금이나마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왔다. 영춘권의 기술은 저 무기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영춘권의 공격의 유효사거리를 늘리고자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맨손 vs 맨손의 상황에만 비춰본다면 근접특화의 영춘권은 분명 한계가 있을지 모르나, 무기를 든다면 이야기 자체가 달라진다 정도가 영춘권의 홍보 포인트이다.

그러나 원래 무기술로 개발된 무술이기 때문에 무기 없이 맨손 격투에는 취약하다는 논지는 무술의 실전성에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무기가 없을 때도 타 무술과 겨룰 수 있는 체계를 별도로 발전시켜나간 것이 소위 실전 무술들의 시작이었다.

중세 기사들의 검술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였던 레슬링은 검 공방을 아예 소드 레슬링이라는 영역으로 분리시킨 뒤 맨손 체술을 발전시켜나갔으며 일본의 유술 역시 검술과는 별도로 나뉘어 유도검도라는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태국의 무에타이도 무기술인 크라비 크라봉을 별도의 영역으로 남겼으며 무아이보란 시절보다 구사가능한 기술의 수가 퍽 줄었음에도 실전성은 당시와 비교를 불허한다. 오히려 무아이보란 당시에는 스탠스나 기술의 밀도 면에서 허점이 많아서 복싱과의 교류에서 크게 밀리는 신세였다. 필리핀의 칼리는 초보 수련 단계에서는 무기술 숙달을 우선시하고, 무기술의 수를 활용한 격투 동작은 근거리에서의 소드 레슬링 상황, 나이프 파이팅 상황에 응용하는 고급 수로서 남겨두었다.

여기에서 언급된 무술들 전부 기본적인 복싱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수련자 개인 역량에 따라 격투 상황에 유용한 보조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무술들이나, 해당 무술 단독으로는 숙련된 격투가를 상대하기엔 약점이 있어 보완과 개량을 거치거나 현대 격투기와는 다른 길을 간다고 선을 그은 케이스들이다. 애초에 해당 무술 지도자들도 격투 환경에서는 현대 MMA를 배우라고 제안하거나, MMA를 염두에 둔 방식으로 지도한다.

5.2. 수동성

상대의 동작을 요격하며 들어가는 특징을 띠기 때문에, 풋워크에 능한 상대가 중앙 점하고 선타 치고 들어오거나, 각종 영춘권식 카운터를 뚫고도 반격하는 경우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맨손 격투의 간합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아우러진다. 능동적으로 치고 빠지거나 쳐들어오는 상대와 맞서는 훈련이 현대 격투기들에 비해서는 부족하다. 전근대에는 무예를 알지도 못하는 양아치들을 상대하거나, 전장에서 병장기가 꼬인 상황을 대비했기 때문이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즉 몸을 지키는 호신술을 지향한다는 권법의 성향 때문에 수동적인 파이터를 양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무술을 심신 단련의 수단으로 볼 때에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실전을 대비하는 무술로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도 가까이에서 반격하는 영춘권식 동작의 쓰임새를 찾아볼 수 있는 경우가 있긴 있는데, 그라운드에서의 파운딩 싸움이다. 하체가 묶인 채로 상체와 손짓만으로 상대에게 주먹질, 팔꿈치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하체 고정하고 들러붙은 순간 손기술을 쏟아넣는 영춘권 드릴과 거의 똑같은 상황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영춘권을 보조무기로 쓰거나 취미 삼아 수련하고 써먹는 파이터들도 가끔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다수는 타 무술이나 격투기가 영춘권과 유사하게 수렴하는 것이지, 영춘권 자체가 쓰이는 건 아니다.

5.3. 강타 훈련 부재

영춘권의 화려한 연타 공격은 그 어떠한 무술보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며, 이런 점에서 실전 경험이 부재한, 투기 종목 경험이 없는 문외한들을 상대로는 충분히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으나 애초에 투기 종목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효과적이라고 실전성을 증명하는 게 자랑이 아니다. 그나마 활용 가능한 건 힘이나 무기만 믿는 무모한 양아치를 상대할 때 정도이다. 애초에 무술이 강하지만 무식한 악당을 기술로 제압하라고 발달한 건 맞다.

영상에 찍힌 영춘권사들은 살아 움직이는 상대, 특히 숙련된 격투가를 다운시킬만한 강타 또는 연타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춘권 못지 않게 빠르게 연타를 날리고, 또 '타격은 빌드업일 뿐이고 본론은 테이크다운'이 모토인 삼보의 경우 연타이든 단타이든 간에 제대로 맞기만 한다면 상대방을 바로 그로기 내지 다운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것과 상당히 대조적인 면이다. 즉 절대적인 훈련량의 부족으로 인해 그냥 사람 잡는 힘이 안 나오는 것이다.

물론 영춘권이 맨손 격투가 아닌 무기 사용을 어느 정도 전제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무조건 비판받아야 할 점은 아니다. 팔참도 칼날, 칼끝으로는 가볍게 그어도 맨몸인 인간에게는 충분한 데미지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춘권은 그러한 무기 사용을 전제한 상황에서 발전된 체계를 맨손 격투기에서 고수하고 있다는 점부터가 문제이며, 펜싱, 검도처럼 무기술 자체를 스포츠화시킨 적극적인 대련 체계도 국제적으로 활성화가 안 되었다. 민간 호신술 레벨에서는 도검인 팔참도를 활용할 수 없고, 군/경용 단병기 및 단검술에도 여타 경쟁 무술이 상당히 많다.

이러한 특징은 그나마 가볍고 빠른 연타, 특히 무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맨손 격투체계도 섞여있는 칼리 아르니스와 유사하다. 하지만 칼리는 20세기 중반 이후 스틱 대련이 스포츠화되며 둔기/격투 타격술도 크게 발달했고, 경찰용 격투기술로 팔려나가며 관절기, 다리치기 등등의 사람 눕히기 좋은 타격기들도 발달했다. 수련량이 부족하거나 현대 격투기를 안 해봤다면 밀릴 수 있다는 약점이 유사하지만, 그냥 무술 자체가 현대화되면서 부족했던 타격 및 격투 분야가 보충된 사례이다. 역으로 필리핀 출신 복서나 교관들을 통해 격투기에도 먹히는 풋워크나 팔굽방어 등이 수출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칼리 쪽도 복싱 경험 없이 맨손격투에 들어가면 밀릴 수 있다는 약점은 동일하다.

무기와 맨손이 통합된 종합무술을 지향한다면, 맨손으로도 무기가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공격을 하기를 지향하는 게 옳다.

5.4. 그라운드 대처법의 부재

중국 권법에도 지당권이라는 그라운드 기반의 격투체계가 없지는 않지만, 이게 영춘권의 주 분야도 아니고, 기술체계의 발달도 현대 격투기에 비해서는 더디다. 일본의 몇몇 무술인들처럼 가라데가들과 강도높게 대련하며 수련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해당 무술인들이 개별적으로 훈련하는 것이지, 권법의 체계 자체가 변한 게 아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입식타격 무술들이 그렇듯이, 테이크다운에 능한 레슬러나 주짓떼로에게 땅바닥으로 끌려가면 약점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이에 영춘권사는 영춘권은 풋워크 칠 수 없이 손기술만으로 상대를 제끼고 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라운드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라운드 상황에선 단순히 주먹으로 치는 상황 뿐 아니라 관절기와 관절기 방어, 힘과 기술을 통한 우위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 레슬러들이나 주짓떼로들이 괜히 귀의 이문이 부르터서 만두귀가 될 때까지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영춘권 하나로 그라운드 상황에서 우위를 점할 수만 있었다면 당연히 주 종목으로 채택됐을 것이다.

5.5. 정리

정리하면, 영춘권의 실전성을 복싱, 무에타이 등의 태생부터 맨손으로 링에서 일대일로 승부를 겨루는 격투기들과 비교해서 깎아내리는 것은 영춘권이 지향하는 바나 영춘권이 등장한 배경 등을 고려했을때 가혹한 면이 있다. 다만, 영춘권이 상정하고 있는 실전 상황을 접할 일 역시 거의 없어졌기에, 이러한 현실의 변화에 맞춘 시합을 상정한 스포츠화가 더디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영춘권이 유명해진 일화로 시조 엄영춘이 불량배를을 물리쳤다, 엽문이 불한당들을 물리쳤다. 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위에 서술되어 있는 "개싸움 기술", "무예도 모르는 힘만 쌘 양아치를 상대한다." 는 특징의 무술이 맞으며, 고대 중국 무술은 대체로 무기술의 기본이기에 복싱, 레슬링처럼 육체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 아닌 무기를 다루기 위한 기초체력과 기술 단련 및 무기가 없는 비상시나 무기를 휴대하지 않은 때 호신으로 사용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20] 그마저도 병사가 무기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기에 유술, 소드 레슬링, 무에타이처럼 무기가 없어도 격투로 적을 팬다는 개념으로 발전하지도 않았다. 또한 스포츠가 아닌 죽고 죽이는 실전 중국 무술끼리라면 무기 대 무기로 싸우게 될 텐데 무기가 없을 때도 타 무술과 겨룰 수 있는 체계가 의미가 없다. 그라운드 기술이 미비한 것도 고대 무기 싸움에서 그라운드로 갔다는 것 자체가 죽음을 의미하기에 그라운드 싸움이 발전할 이유도 없었다.

아예 무기를 든 무술로서도 실전성을 검증하려면 검도처럼 스포츠화된 대련 종목과, 무기를 쓰는 자기수련 종목, 맨몸으로 무술원리 및 몸을 만드는 종목을 균형있게 섞어야 이상적일 것이다. 맨몸 격투든 무기든 사람 대 사람으로 쓸 줄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무도 역시 고류 또는 고무술에 발을 걸친 무술가들은 정신수양 및 이론 탐구만큼이나 실전과 대련을 중시했으며, 현대에 유도, 가라데, 검도, 거합도, 나기나타 등으로 갈라진 종목들을 종합적으로 수련하려 했다.

즉 영춘권도 스포츠화하지 않은 과거 전투기술로서 무술의 면모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어감 때문에 자주 오해받는 부분인데, 이 스포츠화 되었다는 표현은 생활 체육화를 위해 실전성을 포기했다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스포츠맨십에 입각한 대련이 활성화되어, 상대를 치고 막고 풋워크로 피하고 들어가는 실전감각이 크게 발달한다. 그리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전투기술로서의 요구가 생기면, 이런 스포츠로 발달했던 무술들은 얼마든지 실전무술로 돌아갈 수 있다. 이는 이전 시대 일본에서 에도 막부 시대가 끝나갈 무렵 갑자기 찾아온 동란 상황에서 전쟁수행능력을 상실한 무사들이 전투력을 겸비하기 위해 쓸만한 진검과 확실한 살상 검술로 복귀한 예, 또는 베어너클이 통용되던 시대에서 권투글러브의 도입을 계기로 전술의 폭이 확연히 넓어진 복싱, 타격 공방과 테이크다운이 있던 그레이시 주짓수에서 그런 부분들은 아예 다른 무술을 덤으로 배우는 것으로 해결하고 오로지 그라운드 상황에만 심혈을 기울이는 스포츠 주짓수가 탄생한 예를 통해 무술이란 당시 시대상황에 따라 실전성이란 다르게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비판받는 점은, 영춘권의 실전성에 의문을 가지는 경우에 제기하는 문제점은 무기 없이 신체적으로 단련된 상대방을 제압하는데에 영춘권 하나만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데에 있다. 문제는 영춘권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발전의 여지가 있다, 철학이 담겨있다, 과거의 실전성을 담은 무술이다. 하는 논지로 의문을 피해가려 한다는 것이다. 태권도와 택견, 기타 무술과 마찬가지로 격투와 무술은 다른 개념이며, 정신과 신체를 하나로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존중받아야 함은 마땅하나 지속적으로 실전성이 뛰어남을 어필한다면 비판을 받는 점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중국무술도 이러한 스포츠화의 요구에 맞춰 나온 게 우슈 산타이다. 우슈 산타는 본격적인 스포츠화된 중국무술이며 원본이 많이 희석되었지만 그나마 일반인들이 접하기 쉬운 격투기 시합에서 중국무술로서는 가장 탁월한 실전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권은 그 당시에 충분한 연구와 검증을 통해 체계를 잡은 것이고, 그렇기에 지금도 수련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의미를 갖는 것이다. 무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원초적인 격투시합에서 누가 이겼나 졌나로 무술 자체를 깎아내리는 것은 굉장히 부당하다. 이런 관점으로 무술을 대하면 세계 각지에 보존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통무술들을 없애버려야 마땅할 것이다.

오늘날의 중국무술을 강해져서 시합에 나가겠다는 용도로 익히려고 한다면 결코 좋은 선택이 되지 못한다. 그런 경우는 당장 중국무술을 가르치는 사범들도 말리는 편이고, 설혹 그런 생각이 있다면 우슈 산타 과정을 등록해서 정식으로 격투기 훈련을 받으라고 권장한다. 국내에 활동하는 수많은 중국무술 도장 사범들도 시합에 나갈 때에는 우슈 산타나 킥복싱을 사용한다. 대신 영춘권을 비롯한 중국무술을 우리나라의 택견이나 선무도와 같은 시각으로 보고 신체수련과 더불어 건강한 몸과 정신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아무리 스포츠로서의 위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엄연히 무술이므로 충분히 몸을 강하게 만드는 데 효과가 있고, 동양무술답게 무술에 있어서 상당한 철학적 커리큘럼이 포함되어 몸을 통한 공부를 하는 것도 무척 유익한 측면이다. 어쩌면 링 위에서의 싸움을 넘어서 일상생활에서 강한 몸과 더불어 양생에도 도움이 되는 전통권이 운동부족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들에 둘러싸인 현대인들에게 더욱 가치가 빛날 수 있다. 중국무술에 대한 현직 무술인의 답변#

한편, 위 쉬샤오둥과 딩하오의 경기를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서양의 영춘권 사부가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부는 Fernadez라는 50대 미국인으로 마스터 Wong과 더불어 유튜브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영춘권 마스터이다. 그의 말로는 "쉬샤오둥의 전통무술에 대한 태도는 잘못되었으며, 그는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쉬운 타겟들 하고만 경기한다. 그리고 이 경기들에는 거액의 돈이 연루되어 있다."라고 말하며[21] 유튜브영상에 공개적으로 대결을 표명하며 18년 4월까지 답변을 줄것을 요청하였으나 쉬샤오둥 쪽에는 이를 못 보았는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지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이와같이 주장하는 동영상 또한 현재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없어서 영춘권사가 쉬샤오둥에게 도전장을 낸 것이 확실한지 조차 확인할 수 없으며 쉬샤오둥이 답변을 하고싶어도 할수가 없는 상황이다.

6. 팔참도(八斬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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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Butterfly-Swords.jpg
[22]
보다시피 앞뒤가 살짝 다르게 생겼는데, 한쪽은 칼코등이 부분까지 완전히 평평해서 칼 두 개를 겹칠 수 있다.

파일:팔참도.jpg

톤파가라데의 관계처럼 중국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맨손 무술은 독자적으로 정립된 것이 아니라 특정 무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영춘권의 경우는 팔참도가 독문병기이다.[23] 주무기로 육점반곤도 있지만, 팔참도야말로 영춘권의 기술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병기이다. 팔참도는 원래 하나였던 칼을 세로로 반으로 쪼개놓은 형태로, 두 자루의 칼을 겹쳐놓으면 다시 완성된 하나의 칼이 됨을 알 수 있다. 칼등에는 상대의 무기를 걸 수 있는 가드가 있다. 상대방에게 바짝 달라붙어 상대를 제압하는 특징이 있는 영춘권과 마찬가지로 극단적으로 짧은 길이가 특징.

표준적인 롱소드의 검신 길이가 85 cm에서 길게는 110 cm까지 되는 반면, 팔참도는 사용자가 자신의 품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검신 길이가 사람의 팔 길이보다 짧은 30 cm 정도인 경우가 많다. 사용 방법은 영춘권의 연장선에 있어서 맨손 동작과 상당히 흡사하다. 원래 손과 팔꿈치가 있어야 할 위치에 도신을 가져다 대면 기본 동작은 거의 배운 수준. 전술적으로는 적의 공격을 막아낸 뒤 파고드는 방식도 있지만, 쌍검이라는 점과 공격속도가 극단적으로 빠르다는 장점을 살려 적의 공격을 막아냄과 동시에 다른 검으로 무기를 쥔 상대의 팔을 공격하는 방식도 자주 쓰인다.[24] 상대방의 체력 소모를 유도하는 영춘권의 기본과 같이 적이 공격할수록 부상만 입고 물러나는 상황을 유도하는 것이다. 참고로 수련용과 실전용 팔참도는 다소 차이가 있다. 수련용은 날이 없고 무거우며, 실전용은 당연히 날이 서있고 수련용에 비해 가볍다.[25][26]

7. 미디어에서의 영춘권

1978년 홍금보가 감독과 무술감독을 맡아 찬선생과 조전화(贊先生與操錢華)[27]를 찍으면서 최초로 영춘권이 주역으로 스크린에 등장하게 된다. 주인공 조전화 역은 태권도를 익힌 한국인 배우 왕호. 스승 양찬 역은 양가인[28]이, 양찬의 제자 비춘 역은 홍금보가 맡았다. 여담으로 왕호는 한달 가량 영춘권 손기술을 배우고 영화를 촬영했다고 하는데, 왕호의 강점인 발기술을 살리기 위해 '원래 홍가권을 익혔다가 영춘권을 배우는 도중 사부가 피살당하면서 홍가권과 영춘권을 섞어 싸우는 스타일'로 캐릭터를 잡았다. 양찬 역의 양가인이 보여주는 객잔 전투장면도 일품이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중력을 무시하는 듯한 왕호의 날아차기는 경이롭다.

1981년 홍금보는 원표를 주연으로 삼아 패가자(敗家仔)를 제작한다. 원표는 양찬 역을 맡았고, 영춘권을 가르친 스승 양이제 역은 임정영, 양이제의 사형이 황화보 역은 홍금보가 맡았다. 이때의 인연인지 이후 원표는 2005년 드라마 불산찬사부(佛山贊師父)에서 다시 양찬 역을 맡았다.

1994년 양자경이 엄영춘 역을, 견자단이 양박도 역을 맡은 '영춘'이라는 영화를 제작한 바가 있다. 영춘권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재해석해서 풀어내었는데 시원시원한 무술 연기가 일품이며, 견자단의 리즈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다만 감독이 원화평이라 특유의 액션과 코미디 장르로서의 재미는 뛰어나지만,[29] 영춘권을 다루는 영화로서 완성도는 떨어진다. 당장 영춘권의 트레이드마크 격 기술인 짠손 연타는 코빼기도 안 비추고, 오히려 발차기 위주의 액션만 연출된다.

한편 견자단은 후일 홍금보가 제작을 맡은 엽문에서 영춘권의 대가 엽문으로 다시 열연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 위에 설명한 그대로의 무술이 그야말로 배우들의 연기보다 영춘권이 눈에 각인될 정도로 제대로 나온다. 자세한 사항은 항목 참조.

2015년작 중국 영화인 〈사부: 영춘권 마스터〉[30]에서는 영춘권에서 팔참도 기술, 즉 무기술을 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마지막의 텐진 8문파 고수들과의 골목길 격투신은 절제된 동작으로 현실적인 무술 액션이라는 평을 받지만, 무술 자체가 완전히 영락한 청 말기의 배경을 다루는 만큼 스토리가 어둡고[31] 액션 자체가 너무 담백해서 무술을 보려는 게 아닌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본다면 재미는 덜한 편. 근접전을 추구하는 영춘권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결투에서 적들을 골목길로 유인해서 하나하나 물리치는데, 그 좁은 골목에서 9명 중 6명이 창이나 장병기를 들고 덤볐다가 순식간에 발린다. 가장 오래 싸우는 사람이 14초 걸린다. 이후 무기를 팔참도에서 자모원앙월로 바꿔들고 싸우지만 거의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 실제로, 중국 무술에서 쓰이는 팔참도, 건곤권, 원앙월 등의 단병기는 장병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체계를 충실히 갖추고 있기도 하며, 팔참도의 가드에 해당하는 부분과 넓은 칼날은 장병기를 붙잡거나 공격 방향을 바꾸는 데에 유용하다. 언뜻 희한해 보이는 형태는 이것을 위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배우 장혁을 통해서 추노뿌리 깊은 나무 같은 드라마에서 액션을 볼 수 있다.[32]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재활하면서 배운 무술이기도 하다. 덕분에 주연한 영화 <셜록 홈즈>에서 복싱 시합 장면에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영춘권 간지를 보여준다.[33] 첨언하자면 위에 서술했지만 근대 권투는 남파 권법과 유사하다. 붙으면 클린치가 아니라 붙으면 레슬링이 상식이었던 시대다(…). 즉, 당대 영국에 영춘권이 들어왔을 리는 없지만 싸움 기술 자체는 비슷하게 수렴진화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술 감독이 고증과 창작을 잘 섞어놓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로다주가 영춘권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이언맨3에서는 촬영 기간에도 사부를 모셔와 틈틈이 수련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영화에 목인장을 수련하는 장면까지 잠깐이지만 집어넣었다.[34]

슬리핑 독스의 주인공 웨이 쉔의 집에는 목인장이 있고, 액션 키로 수련을 할 수 있다. 게임의 격투 시스템에서 반격의 비중이 상당히 큰데, 액션들이 어느 정도는 영춘권의 영향을 받은 게 보인다. 발차기로 관절을 꺾고 빠지거나 상대 주먹 패링하고 들어가거나 하는 카운터 동작들이 있다. DLC 코스튬 중에는 아예 엽문 컨셉 복장도 있는 데다 착용하면 일부 공격 모션이 영춘권 특유의 두다다다다 하는 연타로 바뀐다.[35]

칠레 배우 마르코 자로도 영춘권을 쓰는 모습을 볼수 있다. 영화 리디머: 최후의 심판자와 언디스퓨티드3에서 영춘권 주먹을 사용한다.

7.1. 영춘권을 사용하는 캐릭터

8. 종합격투기에서의 영춘권

현역 종합격투기 선수 중에 영춘권의 개념을 활용한 타격을 선보이는 선수가 있는데, 바로 영국 출신의 조쉬 칼다니(Josh Kaldani)다. 단 베이스가 영춘권인 것은 아니다. 경기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엄연히 베이스는 레슬링. 대부분의 영상이 시작→테이크다운→파운딩[39]→판정승의 베이스를 밟는다. 따라서 스탠딩 상태에서의 펀치나 킥을 제대로 관찰하기 어렵다. 가끔씩 나오더라도 견제 목적의 로우킥이나 복싱 스타일 잽이 대부분. 태클이 껄끄러울 때 두 주먹으로 연타를 하며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 때 모습이 영춘권에서의 '연환권'에 가장 가깝다.

대만 RFC의 천즈황 선수가 영춘권을 베이스로 MMA및 입식 대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춘권 특유의 스탠스와 빠른 펀치 연타로 승부를 보는 편이지만, 단순히 영춘권의 스탠스만을 쓰는 것이 아닌 레그킥의 활용도 좋고 MMA에선 그라운드 상황 시 암바를 거는 등 영춘권을 베이스로 한 종합 무술인임을 알 수 있다. 다만 그라운드에서의 움직임이 좋지 않아 MMA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다.

UFC에서 토니 퍼거슨이 상대의 펀치를 흘리고 엘보로 상대의 얼굴을 걸레짝을 만들때 영춘권의 치사오나 봉사오, 가오젓사오 등을 활용한다.

투신 앤더슨 실바도 펀치 흘리기용으로 영춘권의 치사오, 봉사오, 박사오, 가오젓사오 등을 쓴다.

9. 대한민국에서 영춘권 수련관 현황

과거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영춘권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서울 뿐이었으나 2017년 4월 근처 시점부터는, 한국에서 영춘권을 배울 수 있는 곳은 꽤 늘어난 편이지만 아직도 서울 쪽에 한정된 편이다.
대부분 네이버 카페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검색해 볼 것. 그 밖에 영춘권을 가르친다 표방하는 여러 무술 도장이나 동호회들이 있고, 운영하는 까페나 홈페이지에 엽문부터 이어지는 계보도나 엽문으로부터 이어지는 제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모두 제시하는 곳도 있다.

10. 관련 문서



[1] 엽문이 죽기 며칠 전에 찍은 모습이다.[2] 황비홍 덕분에 친숙한 바로 그곳.[3] 사실 세 명만 키우려고 했지만, 진화순이 몰래 보고 훔쳐 배운 뒤 양벽과 시비가 붙어서 싸울 때 영춘권을 사용하다가 양찬에게 걸리는 바람에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4] 미국 무술 잡지에 실린 전 영춘권 수련자의 수기에 따르면, 어린 시절 이소룡과 친구가 되었고 그를 통해 영춘권에 입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엽문에게 다음 투로를 가르쳐달라면, '얼마 있어? 그걸로 뭘 배우려고 해!'라는 면박만 받았다고 한다.[5] 이를 반영하듯 영화 엽문전전에서도 엽문이 양벽과의 대련에서 패배하고 내일 다시 오라는 양벽의 말에 어리둥절해 하며 양벽이 엽문에게 "자신에게 영춘권을 더 배워보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엽문이 "저는 돈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 난감해 하자 "(자신은 영춘권을 좀 더 배워 보고 싶지 않느냐 물었지) 누가 돈 있냐고 물었느냐?" 하고 도리어 면박을 준다.[6] 양찬은 친아들이 아니었던 진화순에게 영춘권의 진수를 모두 전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기가막히게도 엽문은 모든 기술을 전수받은 양벽을 만나는 기연으로 영춘권을 모두 배울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전화위복이였던 상황. 다만 양벽은 엽문을 여전히 진화순의 제자라고 여겼다.[7] 양벽 역의 노인은 실제 엽문의 아들인 엽준 노사이며 그의 영춘권에 대한 철학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8] 이소룡이 영춘권을 중점적으로 배운 이유도 근시라서 근접전에 유용한 무술을 찾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9] 중지, 약지, 소지.[10] 목인춘이 아니다. 樁자를 椿으로 잘못 본 것. 간체자로는 木人桩.[11] 두 사람이 가까이 마주 보고 손을 맞대어 손기술을 연습하는 수련법. 대련과는 달리 상대를 직접 가격하지 않고 기술만 연습한다. 그러나 유파에 따라 부분적인 타격도 존재하는, 라이트컨택 스파링이라고 볼 수 있다.[12] 두 사람이 거리를 두고 접근해 치사오나 기술들을 구사하면서 실전 감각을 키우는 수련법이다.[13] 우리 식으론 품새.[14] 한국에서는 목인장이 영춘권에서만 쓰인다는 오해가 퍼졌는데, 채리불권 등 다른 문파에서도 널리 쓰이는 수행 도구이다. 채리불권과 영춘권이 라이벌 관계라는 오해도 마찬가지인데, 오히려 채리불권 쪽에서는 이소룡을 통해 자기네 문파도 알려졌다고 고마워한다. 이는 1980년대 서림문화사에서 나온 쿵푸 교본을 통해 퍼진 낭설인 듯하다.[15] 심지어 홍가권 계통의 무술 연기를 많이 한 성룡도 이걸로 수련하는 장면이 나오는 작품이 존재한다.[16] 홍가권의 호접쌍도와 비슷한 무기를 사용하는 영춘권의 쌍단검술.[17] 한때는 3.5 m였다고 한다. 뱃사공들이 젓는 노를 가지고 싸우기 위해서였다는데 자세의 보폭이나 용법이 영춘권의 기술들과 동떨어져 있다고 보기 쉽지만 이 장봉술의 의의는 영춘권의 전투 자세중 하나인 큰 보폭의 사평마(四平马) 자세의 수련에 있다. 물론 영춘권의 다른 전투 자세인 사평마 보다 더 좁은 보폭의 이자겸양마(二字拑羊马) 자세로도 사용은 가능하지만 보폭의 크기 때문에 사평마 자세 보다는 더 불안정하다. 중문으로 육점반곤을 유튜브에 검색해서 한번 보면 알겠지만 란나찰에서 파생되는 진짜 전형적인 중국 창봉술의 정수만을 모은 무기술인데 이러한 특징을 보이는 이유는 육점반곤은 영춘권 초기가 아닌 후기에 전투에서 영춘권의 부족한 원거리 타격력을 보강하기 위해 삽입된 병기술이기 때문이다.[18] 밀면 때리는 것에 비해 충격은 약할지라도 그 충격의 지속성은 길다.[19] 검도는 이에 대해 말이 많긴 한데, 이는 검술로서의 실전성 논란이지, 일반 무술들과 겨루면 당연히 검도가 압살한다. 애초에 검도는 무기술이다.[20] 대부분의 중국무술이 병기술을 포함하는 건 그러한 이유가 있다.[21] 이건 쉬샤오둥이 억울한 것이, 그가 저격한 것은 나무위키를 비롯한 국내외 중국권법 옹호자들이 말하는 생사결에서의 무기술로서의 중국무술이 아닌, 맨손 대 맨손으로 내공과 결합하여 종합격투기, 가라데, 복싱을 압살 내지는 양학한다고 선전하는 중국무술가들이며 웨이레이를 제외하면 대게 중국무술가들이 먼저 쉬샤오둥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다.[22] 첫번째 사진은 호접쌍도, 두번째 사진이 팔참도다.[23] 물론 홍가권에서도 호접쌍도처럼 팔참도와 비슷한 무기를 사용하는 무기술이 있기는 하나 독문병기는 아니며 오히려 반룡곤, 오랑팔괘권이나 철선권등 다양한 무기술이 존재한다.[24] 상대의 무기를 쥔 팔을 공격하는 것은 중국병장기술의 기본전술 중 하나이다. 중국무술은 상대의 기동력과 공격능력을 상실하게 한 상태에서 끝장내는 게 기본이다.[25] 영화 엽문3의 팔참도 대결장면을 보면 벽에 박힌 장천지의 팔참도를 엽문이 튕기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팔참도의 날이 가늘게 떨린다.[26] 물론 수련용이나 실전용 둘다 초심자 기준으로 본다면 무거운 감각은 똑같으니 자주 훈련하면서 무게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면 무게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27] 국내 개봉명은 '천하제일권', 비디오 발매는 '이대무사'[28] 액션 연기는 뛰어나지만 아저씨 같은 인상 때문에 주역으로 맡을 수 있는 배역에 한계가 있는 배우다. 대신 조연이나 악역으로 등장하면 상당한 포스를 뿜는다.[29] 전체적으로 주인공인 양자경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코믹하게 나사가 빠져 있다. 당장 메인 빌런부터가 양자경을 아내감으로 탐내면서 마구 덤벼들다가, 마지막에는 스스로 '내가 지면 너를 어머니라고 부르겠다!'라고 해 놓고서는 지고 나니 진짜로 양자경을 엄마라고 부른다(...).[30] 원제목은 師父. 영문제목 The Final Master.[31] 까놓고 말해서 주인공인 사부부터 고된 삶에 채인 루저로 나오고, 천진 무술계의 고수들도 하나같이 찌질한 속물들이다.[32] 장혁이 익힌 것은 절권도이긴 하지만 실상 이소룡 사후 흔히 절권도라고 통칭하는 무술 스타일의 손기술이 영춘권. 애당초 이소룡이 엽문의 제자였던데다 절권도가 일종의 종합격투기라 볼 수 있기에 그가 창시한 무술에 영춘권 동작이 포함되는 건 필연이었다.[33] 본디 셜록 홈즈가 익힌 무술은 복싱과 펜싱, 그리고 유도와 지팡이술을 결합한 '바리츠'이다. 실존하는 무술인 바팃츠를 모티브로 만든 코난 도일의 소설적 창작이다.#[34] 이 덕분에 배역인 토니 스타크까지 영춘권을 취미로 하는 캐릭터가 되었다.[35] 그리고 슬리핑 독스 실사 영화화에서 견자단이 웨이 쉔 역을 맡게 됐다.[36] 단 이쪽은 절권도가 주 베이스다.[37] 일본 게임에서 영춘권 캐릭터, 특히 모션 캡쳐 데이터가 적용된 캐릭터를 보기 힘든 이유는 영춘권의 일대종사인 엽문이 "일본인에겐 영춘권을 가르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겨 엽문의 뜻을 존중해왔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하라다 카츠히로(原田 勝弘)는 이 유언을 직접 언급하며 엽문의 후계자에게 어렵게 허락을 얻어냈음을 인터뷰에서 밝혔다.[38] 영춘권을 일부나마 사용한다.[39] 매체에서 묘사되는 영춘권 식의 파운딩이 아니라 팔꿈치, 해머(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 손가락 아래 불룩한 부분.)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종합격투기 식 파운딩에 가깝다.[40] 과거 도장 설립 당시 양상 계열의 추국충 노사로 부터 도장 라이선스를 받았었기 때문에 양상 계열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