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새롭고 놀랍다'란 뜻으로 신기하면서도 참신한 경우에 사용되는 형용사인 '신조어' 이다. 멘붕, 레알 등 딱 봐도 속어처럼 보이는 유행어들과는 달리 마치 원래 있던 단어인 것처럼 자연스럽기 때문에, 표준어인 것으로 생각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신조어인 것을 아는 경우에도 '신기하다+쌈박하다(혹은 신선하다+대박이다)[1]'의 줄임말로 알지, 디시 출신 단어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되도록 공식 용어를 사용하는 방송가나 뉴스 기사 에서 조차 쓰이고 혹은 신조어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도 별 거부감 없이 사용하곤 하는 용어이다.그 유래는 디시인사이드의 WOW 갤러리에서 사용되던 유행어였다. 네이버 국어사전의 최다 추천 설명인 '신기하다. 디시인사이드 와우 갤러리에서 성기사를 성바퀴라고 부르던 중, 신성 특성 성기사의 줄임말인 "신기"도 신박으로 바꿔 부르면서 생긴 표현.'이 가장 맞는 유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 생길 당시에는 소위 말하는 첩자 색출이나 뉴비 판별을 위해 사용되던 멸칭이었다. 그러나 세대가 바뀌며 그 유래가 되는 게임 문화가 서서히 잊혀졌고, 단어 자체에는 별다른 비하의 뜻이 없고 어감도 좋다보니 뜻이 바뀌어 반쯤 표준어가 되었다. 언론에서 보도할 때도 비하적 목적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전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냥 게임 유행어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사례로 퉁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표준어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고, '허접하다'처럼 유행어가 표준어로 편입된 사례도 있으므로, '신박하다'도 계속해서 표준어처럼 사용될 경우 진짜로 표준어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2. 유래
자세한 내용은 성박휘 문서 참고하십시오.기원은 디시인사이드 WOW 갤러리에서 오리지널 당시에 유행하던 기사 드립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직업 중 성기사는 오리지널 시기에 얼라이언스/호드를 가리지 않고 욕을 먹던 직업이었다. 상대 진영인 호드 유저들은 성기사 특유의 강력한 생명력[2]을 보고 학을 뗐고, 같은 진영인 얼라이언스 유저들은 성기사가 아무 아이템이나 다 주워먹는다며[3] 싫어했다.
이 때문에 와우 갤러리의 얼라이언스 유저들은 성기사가 모든 클래스의 장비를 다 처먹는다고, 호드 유저들은 성기사가 더럽게 안 죽는다고 성기사를 바퀴벌레라고 비하하곤 했다. 이것이 순화(?)를 거치며 바퀴벌레→바퀴→박휘의 변화를 거쳐[4] 성박휘라고 불리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오리지널 시기 와우 갤러리는 얼닥눈이라면서 호드가 얼라이언스를 배격하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얼라이언스 전용 직업인 성기사 역시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와우 갤러리 유저들은 성기사들을 바퀴, 박휘 등으로 부르며 '성기사'라는 용어를 꺼내면 얼라이언스 첩자라며 배척했다.
오리지날이 출시되고 2년 후 확장팩 불타는 성전이 열리자 문화가 조금 바뀌게 된다. 캐릭터와 아이템 효율이 정립되며 성기사들이 욕심을 덜 부리게 되었고, 호드에도 성기사가 생기면서 '더러운 박휘'에서 '귀하신 힐러님'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성 성기사가 강력한 힐러로 완성되었지만 나머지 특성인 보호와 징벌은 성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신성기사님-보호박휘-징벌레의 비칭 삼단 구조가 성립되었다. 거기에 당시 와갤과 격렬하게 대립하던 와우 플레이포럼의 경우 비칭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때부터 신성기사를 제외한 성기사를 박휘로 부르지 않는 유저를 와우 플포의 첩자라고 몰고가는 문화 역시 만들어졌다.
또 다시 약 2년이 흘러 리치 왕의 분노가 열리면서 이런 복잡한 비칭 구조는 사라지고 전부 박휘로 통일되었다. 그리고 여느 게임에서 긴 단어를 두세 글자로 줄여부르듯이 와우에서도 직업명과 전문화명을 두 글자로 줄여 부르는 관습[5]이 있었는데, 이에 따라 원래 신기/보기/징기로 줄여 부르던 성기사의 세부 전문화는 신박/보박/징박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기사 때문에 괜히 옆에 있던 죽음의 기사도 죽박으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와우의 직업을 줄여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제 불문하고 기사, 신기, 보기, 징기, 죽기라는 단어가 보이기만 하면 기계적으로 박휘, 신박, 보박, 징박, 죽박으로 치환하는 문화로 발전한다. 예를 들어 신문 '기사'를 신문박휘라고 불렀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문장으로 '죽기 전에 신기한 징기스칸의 기사 보기'라는, 상기 다섯 개의 단어가 모두 들어가는 문장이 있었고, 당연히 '죽박 전에 신박한 징박스칸의 박휘 보박'이라는 신박한 문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는 반대로도 적용되어 연예인 박휘순은 '기사순'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여기에 따르지 않는 유저들은 타 커뮤니티 첩자라고 배척하는 등 일종의 친목질을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되었다. 그리고 위에 나온 것 처럼 이 시점 부터 '신기하다 -> 신박하다'가 사용 되기 시작했다.
위의 4종류의 '박'자 돌림 중 '보박'은 어감도 안 좋고 활용처도 별로 없어서 가장 먼저 사장되었고, 이후 역시 어감이 별로 좋지 않은 '징박'과 '죽박'도 탈락하면서[6] 최종적으로는 사용 빈도가 높으면서 커뮤니티 특유의 어감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신박하다'만이 살아남아 다른 커뮤니티에서 쓰이게 된다.
과거 디시의 일간베스트 자료 모음 사이트의 원조격이던 4camel의 운영자가 와갤러여서 글 제목에 이 단어를 자주 사용했기 때문에 더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4camel이 전성기에는 디시 메이저급 갤러리의 개념글 몇 개를 합친것 만큼의 조회수를 기록하던 사이트였던만큼 이 때문에 와갤을 안하던 사람들에게까지 이 단어가 널리 알려질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3. 용례
2018년 3월, 최경봉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이 단어를 분석하는 기사를 올렸다. 정작 '신박하다'의 기원에 대해서는 오류를 범하였으나[7], 이 단어가 '쌈박하다'를 연상시켜 빠른 속도로 널리 퍼질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실제로 일반 대중들이 '신박하다'에서 와우를 연상하는 일은 드무니, 전파 과정에 한해서만 일리가 있는 말이다.2018년 6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도 사용했다.
2019년 12월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이 단어를 분석하는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설 교수는 위의 최 교수와 달리 '신박하다'의 어원을 오류 없이 정확히 언급하였으며, 이에 집중하며 '칭박즈칸' '박절초풍'와 같은 기사드립의 다른 버전도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대중이 '새롭다'와 '대박이다'라는 뜻이 결합된 복합어로 '신박하다'를 정의하고 사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조만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표제어로 등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6월부터 tvN에서 방영중인 예능 신박한 정리는 아예 대놓고 프로그램 이름에 '신박'이 들어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신박은 신애라의 '신'과 박나래의 '박'을 합친 것이지만.
2020년 8월 22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편에서 유재석이 제시에게 신박한 계약서[8]를 만들어 오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신박이라는 단어에 꽂혀 기획사 이름을 신박기획으로 정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2020년 9월 16일 공개된 Apple의 iPad Air(4세대) 설명 페이지에서 '컴퓨터보다 간편하고 신박한 방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2021년 2월, 채널A 뉴스에서 "신박한 코로나19 백신 주사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공신력 있는 언론 매체에서도 '신박'을 표준어처럼 사용하고 있다.
2023년 3월 10일에 공개된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 - 13화의 10분 07초에서 '신박하네'라는 대사를 사용했다.
2023년 9월 공개된 Apple의 Apple Watch Series 9 설명 페이지에서 '시계를 다루는 신박한 방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9]
2023년 9월 Apple 이벤트 이후 iPhone 모델 비교하기 페이지에서 Dynamic Island 소개 문구로 'iPhone을 다루는 신박한 방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023년 9월에 공개된 드라마 한강 - 4화의 33분 43초에서 '신박한 계획'이라는 대사를 사용했다.
[1] 유래 자체는 신기하다 딱 한 단어임에도 실제 용례는 저 4단어를 다 합쳐 놓은 듯한 의미로 사용되기에 '신기하다'와는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본래의 뜻에 더해 '기발하다'는 의미가 강조되는 편.[2] 판금 갑옷을 입고 있어 방어력이 높았고, 기술들도 전체적으로 힐, 무적, 보호 등 방어에 치중했다.[3] 성기사는 와우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아이템을 어떻게든 쓸 수 있었다. 보통 성기사들은 자기 주력 특성에 어울리는 것만 노리곤 했지만, 일부 몰상식한 유저들은 탱템, 딜템, 힐템 할 것 없이 입찰해 빈축을 사곤 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켈투 앞 무득 기사 참조.[4] 또는 바퀴벌레+지휘크리=박휘라는 설도 있다.[5] '냉기 마법사'는 냉법, '암흑 사제'는 암사 등. 어감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예외로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도적은 암살/전투/잠행이었는데 어떻게 줄여불러도 이상하니 그냥 전문화 이름으로 불렀고, 수도사도 마찬가지다. 악마사냥꾼처럼 '악딜', '악탱'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고, 기원사처럼 용딜/용힐로 원래 특성/직업명이 하나도 남지 않는 경우도 있다.[6] 징박은 징벌 성기사가 성능이 영 좋지 않아서, 죽박은 죽음의 기사(특히 혈기)가 워낙 안 죽어서 비하용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오래 쓰였다.[7] 기원에 대한 설을 여럿 제시하면서 무엇이 맞는지 단정 짓기가 힘드니, 이 단어가 빠르게 널리 퍼진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게 생산적일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신박하다'는 기원이 명백하며 그 역시 조사 과정에서 이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처가 불명확한 인터넷 용어일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보이는데 학자로선 상당히 아쉬운 태도다.[8] 문맥의 흐름상 신기하다가 아닌 쌈박하다에 가까운 의미로 사용했다.[9] 참고로 애플은 '톺아보다'라는 사어에 가까웠던 순우리말 어휘를 다시 살려내는 등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밈이나 신조어도 거의 쓰지 않고 오히려 삼성보다도 정제된 한국어를 쓰는 편인데, '신박하다'는 표현은 바로 아래 사례까지 포함하여 두번이나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