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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범행 이후 오 씨는 랜덤 채팅에서 여성과 강간 상황극을 하자는 메시지를 나누고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 주장했으나, 알고 보니 해당 메시지는 실제 여성이 아닌 20대 남성 이모 씨가 보낸 메시지였다. 20대 남성 이 씨는 랜덤 채팅 어플에서 자신이 여성인 것처럼 가장하여 "강간 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린 뒤 자신의 집 근처에 사는 여성의 집 주소를 알려주어 남성 오모 씨를 유인하였고, 이를 믿은 오모 씨는 채팅과 전혀 관련이 없는 피해자를 찾아가 강간한 것이었다.
2. 사건 내용
2019년 8월 5일, 세종시의 한 원룸에 30대 남성 오모씨가 침입하여 여성을 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 당일로 강간범 오 씨를 체포했다. 하지만 이후 조사에서 오 씨는 자신이 '피해 여성과의 합의하에 강간 상황극을 한 것'이라는 믿기 힘든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20대 남성 이모씨는 랜덤 채팅 앱에서 35세 여성을 가장하여 강간 상황극을 하고 싶다는 내용을 올렸다. 오 씨가 이를 보고 관심을 가지며 연락해오자, 이 씨는 구체적으로 강간 상황극을 할 방법을 제의했다. 이 씨는 오 씨에게 문을 두드리고 옆집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면 문을 열어주겠다고 메시지를 보냈으며, 자신의 집 맞은 편 빌라에 사는 20대 여성의 집 주소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한 시간 뒤 오 씨는 이 씨가 알려준 주소지의 빌라에 도착해 현관문을 두드렸으나, 아무 인기척이 없자 잠시 망설이다가 발길을 돌렸다. 이 광경을 인근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 씨는 오 씨에게 '화장실에 있었다'며 '다시 올라가서 시작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집 안에 있는 여성이 오 씨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 '올라가서 시작하세요’가 아닌 '올라와서 시작하세요'가 되어야 옳을 터였다. 그럼에도 오 씨는 다시 건물 윗 층으로 올라가서 현관문을 두드렸고, 피해자는 지인이 찾아온 줄 알고 무심결에 문을 열었다.
그러자 오 씨는 피해자의 목을 잡고 방으로 밀고 들어가 침대에 눕힌 뒤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키가 190cm에 달하는 거구인 오 씨가 들이닥치자 혼자 있던 피해자는 공포심에 제대로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피해자는 계속하여 손으로 오 씨의 가슴을 밀어냈으나 오 씨는 피해자의 몸을 힘으로 누른 채 강간했으며, 끌려가지 않으려고 주저앉듯이 버티는 피해자를 거실로 끌고 나가 피해자의 입에 자신의 성기를 삽입해 구강성교를 하였다.
한편, 이씨는 해당 범행이 이뤄지던 시각 자신의 주소로 속여 알려준 범행 장소인 원룸을 찾아가 현관 앞에서 열린 문틈으로 성관계 장면을 지켜보다가 사라졌다. 이 틈을 타 피해자가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하려 하자, 오 씨는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은 뒤 집 밖으로 도주했고 휴대폰을 강물에 던져버렸다. 그는 자신이 사용한 랜덤 채팅 어플을 탈퇴하고 기록을 모두 삭제한 뒤 집으로 숨었으며, 약 2시간 후 집에 방문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3. 재판
3.1. 1심 대전지방법원
- 재판부 :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
- 사건번호 : 대전지방법원 2020고합50
2020년 5월 12일,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15년을, 오 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020년 6월 5일, 1심에서 재판부는 이 씨에게 주거침입 강간 교사가 아닌 주거침입 강간죄의 간접정범으로 유죄를 인정해 징역 13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기관 취업금지 10년을 선고했다.[1]
하지만 실제 강간범 오 씨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 씨가 이 씨와 강간상황극을 하자는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강간상황극이 아닌 강간일 수 있음을 알고도 이를 용인한 채 피해자를 강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오 씨는 이 씨에게 속아서 합의에 의한 강간상황극을 하는 것으로 알고 강간범의 역할을 하며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일뿐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오 씨가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실제로는 오 씨가가 제의한 강간상황극이 아닌 피해자에 대한 강간일 수 있음을 알았다거나 그럼에도 이를 용인하여 피해자를 강간하겠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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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상황극' 미끼로 성폭행 유도 징역13년…강간범役 남성 무죄(종합) 1심 판결문
이에 검찰 측에서는 항소하였으며,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이 씨도 항소장을 냈다. 피해자 측에서도 실제 강간을 저지른 오 씨 역시 처벌해달라 하였다.
3.2. 2심 대전고등법원
- 재판부 :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
- 사건번호 : 대전고등법원 2020노209
2020년 12월 4일,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오 씨는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오 씨를 유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던 20대 남성 이씨는 징역 9년으로 감형됐다. 1심에서 주거침입강간죄의 간접정범이 적용됐으나 2심에선 미수죄만 인정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씨는 원심에서 오 씨가 실제 강간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였고 피해자 뿐 아니라 함께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별건 범죄[3]의 피해자들과도 모두 합의가 이루어져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감형되었다.[4]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오 씨가 강간 상황극이 아니라 실제 강간이란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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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고를 막기 위한 목적 이외에 모종의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휴대폰의 절도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강간 상황극' 무죄 뒤집혀… 30대 男 2심서 징역 5년
2심 판결문
3.3. 3심 대법원
- 재판부 :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
- 사건번호 : 대법원 2020도17776
2021년 2월 25일,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변론 없이 피고인들과 검찰이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
3심 판결문
4. 기타
- 1심 결과 발표 당시 뉴스 댓글이든 인터넷 커뮤니티든 오 씨가 무죄인지 유죄인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상당했다. 유죄라는 측에서는 '오 씨도 자기가 하는 거 강간인 거 알고 있었는데 발뺌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무죄라는 측에서는 오 씨가 속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 자세한 사건경위를 알고 싶은 사람은 전체 판결문을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도록 하자. 1심 재판부는 경찰의 수사를 통해 얻은 모든 증거와 증언을 확인하고 종합해봤을 때 오 씨가 이게 실제 상황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2심과 3심에서는 오 씨가 실제 상황이라고 인식했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위의 기사 링크를 보면 알 수 있듯 현직 변호사 역시 이번 사건은 워낙 특이한 사건이라 재판부도 상당히 고심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 원한해결 사무소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나쁜 짓을 저지른 한 여성이 피해자의 의뢰를 받은 해결사와 정보원에 의해 가해자의 신상정보가 올라간 허위 블로그가 만들어졌고, 블로그에는 윤간 상황극을 하고 싶다면서 자기가 저항하는 것도 연기라고 적은데다, 가해자 번호가 복제된 폰으로도 해당 내용이 문자로 전송돼서 허위 블로그와 허위문자에 속아 이 가해자의 집에 집단으로 찾아온 남성들은 상황극이라 생각하고 가해자를 윤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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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접정범이란, 다른 사람을 도구로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살인범이 갑과 그 친구 을을 납치하고 갑에게 을을 죽이지 않으면 직접 둘 다 죽이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갑이 억지로 을을 죽인 경우 갑은 살인범의 살인도구와 같이 이용된 것으로, 간접정범 갑에겐 법적 책임이 면제된다.[2] 즉 재판부는 전화기를 가지고 나온 것 또한 오 씨가 상황극의 일환으로 여겨 그런 것이라고 본 것이다.[3]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등[4] 판결문에서 법원은 "당심이 피고인을 주거침입강간의 미수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의 불법성이 감소한다고 볼 여지는 없고,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것도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5] 생김새나 체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