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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향

북원부인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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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극중 행적
2.1. 결혼2.2. 최후2.3. 사후
3. 평가 및 후일담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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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의 등장인물. 가공의 인물로, 양길의 셋째 딸이다. 배우는 유민주.

2. 극중 행적

2.1. 결혼

극중 이름은 '미향'이며 제15회에서 궁예양길에게 투항했을 때 그를 마음에 들어한 양길이 자신의 셋째 딸 미향을 시집보내는 것으로 처음 등장한다. 극 중에서 묘사되는 바에 따르면 첫째와 둘째도 다른 장수들에게 시집을 보낸 듯. 이 드라마에서 왕건이나 견훤이 호족들과 혼인 정책을 편 것을 소개할 때 '누구 하나 믿을 수 없는 이 난세에서 가장 강력하게 신뢰 관계를 맺는 방법은 가족이 되는 것'이라고 종종 설명되는데 궁예와 미향의 사례를 보면 가족이 되든 뭐가 되든 결국 배신할 사람은 배신하는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신뢰 관계로 묶어두고자 하는 양길의 의도에 따라 미향은 궁예의 아내가 되었으나 승려 신분인데다 그 때까지 세속적인 삶을 살아 본 적이 없었던 궁예는 아내를 그야말로 지나가는 보살로 대했고 기껏 첫날밤을 지새라고 마련해 준 신방에서 수계식[1]을 하는 무덤덤한 태도로 일관한다. 이후로도 보살로서 공부를 하라며 불경 등을 주는데 결국 부인으로서 할 일은 없고 그래도 몇 자라도 읽었는지 어느 정도는 궁예 앞에서 그 내용을 인용할 정도까지 된다.

이후 백성들과 숙식을 함께 하는 남편을 따라 자신도 비단옷 대신 다 해진 소박한 옷을 입는 처지가 되어서 처음에는 당황하고 내키지 않아 했으나 제16회에서 친정 아버지인 양길이 찾아와서 딸의 몰골에 경악하자 "이 곳에는 아무도 굶어죽는 사람이 없으며 장군에서 백성까지 모두가 예외 없이 일하는 대로 밥을 먹는 곳"이라며 남편을 힘써 변호한다. 양길도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사위인 궁예를 마음에 들어한 데다가 궁예 본인도 미향처럼 다 해진 옷을 입고 나타났기에 "이 애는 내 딸이고 자네는 장군인데 거지 꼴을 해서야 되겠냐?"고 툴툴거리기만 할 뿐 더 화를 내지는 않았다. 게다가 궁예도 "모두가 이를 장군의 덕이라고 칭송하는데 그만두오리까?" 하니 더더욱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궁예를 따라 낮은 위치로 내려오는 데에는 크게 불만이 없었지만 남편의 사랑을 갈망하는 평범한 전근대 여자였을 뿐이기 때문에 아무리 해도 궁예가 요구하는 보살은 될 수가 없었다. 결국 아버지 양길이 "남편은 부인이 하기 나름"이라고 조언한 바를 되새겨 궁예에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사랑을 줄 것"을 간청한다. 목숨까지 걸고 나오자 궁예는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들어주나 이 일로 인해 커다란 번뇌를 자초하게 될 것[2]이라고 예언한다.

제19회는 미향의 으로 시작되는데 지금까지 이 드라마에서 궁예가 얼마나 무정한 사람이었는지를 이후 소름끼치는 행적들을 익히 알고 있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심히 어색함과 오글거림을 참을 수 없는 닭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아시발꿈이었고 깨어 보니 남편은 이미 온데간데 없고 주변에 물어보니 어젯밤 자신과 함께 잔 남편이란 사람은 새벽 참선을 마치고 평소처럼 밭을 갈러 나갔다고 한다. 멘탈 붕괴된 표정으로 "참선...? 밭에...?"를 되뇌인다.

2.2. 최후

궁예가 양길을 배반하고 수도를 정해 으로 등극한 뒤에는 고향의 지명을 따 '북원부인'이라 불리게 된다. 궁예의 측근인 종간은 적의 딸이 황후가 될 수 없다 하여 새로 연화를 정식 황후로 들이게 했는데 어찌보면 연적[3] 사이지만 그녀의 성품이 강건하고 곱기도 한데다 이미 미향 본인은 남편으로서의 궁예를 포기한지 오래이며 오히려 똑같이 무정한 남편에게서 진짜 지옥을 보게 될 그녀에게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한지라 금방 친밀한 사이가 된다. 좋든 싫든 남편이 된 사람은 사랑을 주지 않고 자기 아들은 낳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빼앗겨 어미의 손을 떠나 에 맡겨져 양육하게 되고 조정의 신료들은 적의 딸인 자신을 대놓고 따돌리고[4] 아버지인 양길은 사위에게 배신당한 끝에 처형당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런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이 때부터 슬슬 세상사에 지칠 대로 지쳐 해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순행길에 오르기 직전에는 아예 식음을 전폐하고 계속해서 나무아미타불을 외우거나 천배(千拜)를 해댄다. 이 때 "죽은 아버지와 숙부님들이 보인다" 운운하는 거 봐서는 헛것이 보이거나 들릴 정도로 정신이 나간 모양.

궁예의 순행길에 동행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염불을 외우면서 은부의 말대로 진짜 보살이 다 되어간다. 자신의 고향이자 아버지, 형제자매가 몰살당한 북원에 이르러서는 연회를 벌인 궁예[5] 앞에서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로 나타나 최초로 "폐하는 미륵이 아니다"라며 폭언을 쏟아붓는 위업을 달성한다.[6] 미향이라는 캐릭터가 양길의 딸로서 처음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여인상이었는데 이 때는 발성이며 연기며 독기 어린 열연의 표본을 보여준다. 특히 연회장에서 핏기 없는 얼굴로 은부를 향해 비웃음과 함께 쏘아보는 눈빛은 섬뜩할 정도. 이렇게 정신이 피폐해진데다 궁예에게 도륙을 당한 혈육들과 북원 백성들의 혼령 소리가 들린다며 환각환청 증세까지 더 심해지게 된다.

북원 다음으로 당도한 곳은 명주였는데 자신의 아들이 이 곳에서 양육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성주 김순식에게 간청하여 아들을 1번만 보게 해 달라고 빌었지만 자신의 처지가 곤란해지는걸 피하려는 김순식의 명령으로 내쫓겼으며 이어 은부가 이전과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억지로 숙소에 감금하기에 이른다.[7] 그 후 제40회 후반에 아들의 환청을 듣고 착란에 빠져 온 방 안을 헤매다 그만 탁자 위에 있던 등불을 잘못 건드려서 떨어뜨리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고 하필 밖에서 문을 막은 통에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질식사하면서 제41회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만다. 김순식이 아버지인 허월과 왕건의 충고를 받아들여 아이를 데려오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 소식을 듣고 모두 화재 현장에 달려와서 미향을 구해내려 하나 불길이 너무 거세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였고 결국 현장은 불에 다 타 버리고 미향도 어이없게 숨지고 만 뒤였다.[8] 궁예, 강비, 왕건, 김순식도 모두 충격을 받아 멍하니 서 있기만 하는데 그 와중에 김순식의 부하와 그 아이가 뒤늦게 도착한다.
김순식: 폐하... 신의 아버님 절에서 맡고 있었던 그... 아기씨옵니다.
궁예: 이 아이가... 그 아이란 말인가...?
김순식: 자 어서 대왕 폐하게 인사를 드리시지요.
궁예: ....법명이 무엇인고?
동자승: '효선'이라 하옵니다.
궁예: 효선이라... 효선... 네 부모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가?
동자승: 예. 주지스님께서 일러 주셨사옵니다. 어머님은 관세음보살님이시고 아버님은 미륵부처님이시라 하셨사옵니다.
궁예: (눈물이 고인다) 그래... 그랬구먼... 미륵과 관세음보살이라...[9]

누군가: 시신이 한 구 있사옵니다. 북원부인 마님 같사옵니다.
은부: 폐하, 황후마마와 함께 어서 이 곳을 떠나시오소서... 보실 일이 아니옵니다.
궁예: (돌아보지 못하고) 아이부터 여기를 떠나게 하게...
동자승: 누가 죽었나보옵니다. 대사님... 누가 죽었나 보옵니다...?
궁예: 어서 데리고 가지 않고 무엇 하고 있는가!
(제41회 중)

2.3. 사후

궁예도 북원부인이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10] 알고 있었으나 어쨌든 부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는 것은 자기 자신도 인지하고 있는지라 이튿날 하루 종일 술만 마시며 고뇌한다. 인간을 초월한 미륵을 지향하고 있는데 인간의 감정 때문에 고통스럽자 고뇌하게 된 것. 술에 취한 데다 남편 노릇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 인간과 미륵 사이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 등으로 인해 마음이 약해진 궁예는 그날 밤 강비와 합방을 한다.

한편 북원부인의 최후를 황도에서 접한 종간은 대미륵을 자처하는 궁예가 인간의 정이라는 약점을 내보이게 될 것을 우려하였으나 적의 딸은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했기에 안도하기도 하며 천도제까지 지내주었다.[11] 무엇보다도 이 사건은 강비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자신과 그 부인의 최후를 심각하게 동일시하면서 비관에 빠지게 되어 훗날 궁예에게 직접 잔인하게 국문당하는 자리에서 그 가엾은 북원부인을 기억하냐며 신첩은 북원부인의 최후를 보고 언젠가 같은 꼴을 맞이할거라는 걸 예감했다고 말하였으며, 궁예와 합방한 이후 임신 후 출산할 때까지의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우울증 말기의 환자 수준이다. 그녀의 예감은 이후 북원부인의 최후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형태로 실체화되기에 이른다.[12]

제72회에서 독화살에 맞아 혼수 상태에 빠진 궁예는 경문왕, 양길, 미향이 등장하여 함께 저승에 가자는 악몽을 꾸는데 궁예가 이들에 대해 트라우마나 죄책감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드라마의 장치이다. 제113회 연화[13]와 궁예의 대화 장면에서도 불타 죽는 미향의 모습이 회상으로 등장했다. [14]

3. 평가 및 후일담

궁예가 양길에게 투항했다 배신하여 독립하고서 적대관계가 되어버렸다는 단촐한 기록을 매끄럽게 전개하기 위해 탄생한 가상 인물이지만 태조 왕건 초반부를 흥미있게 이끈 완성도 높은 캐릭터로서 완전무결한 미륵을 목표로 하던 궁예가 결국은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서서히 타락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미향은 정말 극에서 딱히 스스로 무언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무정한 남편 궁예와 정략혼을 하고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줄 아들은 일찌감치 빼앗겨 의지할 곳이 없어지더니만 아버지 양길과 외숙부들은 하루아침에 죽어버리며 고향까지 초토화되는 불행만 겪다 견디지 못해 정신 붕괴를 겪은 끝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 어찌 보면 작중에서 나오는 가장 불쌍한 인물. 미향과 사실상 유일한 벗이던 강비를 비롯해서 본작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인물들은 여럿 있지만, 미향은 본작에서 가장 불행하고 비극적인 삶과 최후를 맞이한 캐릭터로서는 반드시 거론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궁예가 양길로부터 독립한 이후 미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챙겨주던 사람은 복지겸강비 뿐이었고, 접점조차 없었던 인물 중에서는 그나마 허월이나 왕건 정도가 미향에게 동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실 궁예의 휘하 지휘관들이나 관료들 중 미향과 이렇다 할 접점이 있는 인물 자체가 별로 없었기에 이는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다. 김순식을 제외한 명주 세력출신들이나 왕건이 천거했던 장수들, 각지에 흩어져있던 지방 호족들만 해도 궁예의 아내가 되기 이전의 미향을 본 적조차 없었고[15], 은부나 환선길, 이흔암은 접점이 있었긴 했지만 원래부터 궁예가 양길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으며, 싹을 자르고자 미향을 없앨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내군은 미향을 언제 죽일까 벼르고 있었다. 훗날 기침한 신하나 석총을 즉결처형하라는 명령을 간접적으로 거부한 염상마저도 이 당시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미향 암살을 시도했다.

미향의 아들은 어느 날 어느 늙은 고승이 데려가버린 뒤 소식이 끊겼다고 한다.[16] 이것을 끝으로 전혀 언급이 없기에, 종간 등이 후환의 싹을 뽑아버리기 위해 없앤 건지, 복지겸이나 허월 등 미향을 동정했던 이들 중 한 명이 세상에서 숨겨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미향도 그렇지만 사생아인 아들도 가상인물인데다 궁예의 어두운 부분을 부각시키는 장치로서 그 역할을 다한 만큼, 더 이상 극중에 나올 이유가 존재하지 않으니 결국 시청자들의 상상에 운명을 맡기게 된 격.

미향의 아들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인 이재응은 이후 2009년작 영화 국가대표에서 강칠구의 동생인 강봉구[17] 역할로 출연했다.

4. 기타

1959년 영화 왕자 미륵에서 궁예와 가공인물인 양길의 딸이 혼인하는데 미향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향 역을 연기한 탤런트 유민주(당시 21세, 숙명여대 공예과 3학년 재학)는 1997년부터 2000년까 활동했는데, KBS2에서 반영된 문성군부인 폐비 윤씨 역을 이후로 근황이 알려지지 않았다.#


[1] 受戒式, 부처의 가르침을 받드는 사람이 지켜야 할 계율을 받는 의식.[2]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가리키는데 결과론적이지만 결국 이것이 미향의 목숨까지 앗아가게 된다.[3] 두 여인이 다툴 연(戀)이 애초 없으니 연적이라기에도 애매하다.[4] 복지겸 외에는 신료들 중에 우호적인 사람이 없었고 따돌리는 것을 넘어서 죽임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 종간과 은부가 모의해(하술한 미향의 팩폭과 깽판 때 은부는 미향을 발칙하다고 표현하며 사람 취급도 해주지 않았다.) 당시 내군 소속이었던 염상에게 은부가 죽이라는 지시를 내렸고 비단줄로 목이 매여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때마침 강비가 찾아와 간신히 살아남았다.[5] 북원을 쑥대밭으로 만들라는 지시는 은부와 종간의 독단으로 내려진 것이었고 궁예 또한 이 시점에서는 아직 정신이 멀쩡했었는지라 "이런데서 연회를 연 자신이 경솔했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6] 사실 궁예에게 "너는 미륵이 아니다"라는 식의 말을 가장 먼저 한 인물은 허월이었다. 다만 그 때는 내심 미륵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부러 떠보기 위해 한 말이었고 궁예에게 진심으로 반발하는 장면은 이것이 처음.[7] 미향이 못 나오도록 아예 네모나게 만든 기다란 나무토막으로 방문까지 X자로 못박아 막아 버렸다.[8] 왕건이 어떻게든 구해볼려고 문을 뜯고자 했으나 너무 단단히 막아버린데다 꽤 강한 불이었는 탓에 병사들의 만류로 실패하였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달려온 은부와 김순식 역시 어찌 할 수 있는 건 없었고, 왕건과 김순식은 문을 막아버리며 이런 비극을 초래한 은부를 질책하는 것처럼 쳐다본다. 비록 궁예를 위해 냉혹한 일도 마다 않으며 미향을 성가시게 여긴 은부지만, 이런 일만큼은 본인의 의도가 아니어서였는지 착잡해하는 기색이 보였다.[9] 미륵은 물론 궁예를 가리키며, 관세음보살은 일찍이 궁예가 미향에게 강요했던 것이다.[10] 제41회에서 왕건과 궁예가 함께 을 마실 때 궁예가 많은 사람들이 북원부인이 죽기를 원한다고 언급한다.[11] 하지만 그렇게까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할 생각은 없었는지라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보고하러 왔던 내군의 부장 염상과 금대로부터 "일부러 그리한 것은 아니고?"하고 캐물었으나 두 부장 중 특히 금대가 "순행 중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서는 곤란하지 않느냐"며 발뺌했다. 그러나 은부의 내군이 북원부인을 감금하여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사실이다.[12] 나중에 강비 본인은 음부가 불에 달군 낙인에 지져져 살해당한데다 두 아들은 철퇴에 맞아죽으며 곧장 모친의 뒤를 따라가고 만다.[13] 드라마에서 강비에게 붙인 이름.[14] 1부 후반부의 궁예와 강비의 갈등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에도 미향의 최후를 언급하는 강비의 말에 일절 대꾸를 못하는 궁예의 모습에서, 정신이 나간 와중에도 여전히 미향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15] 미향이 그렇게 허망하게 사망한 후, 종간이 미향을 기리고자 천도제를 지내고 1달간 금주령을 내렸다. 이 때 충주에 나가 있던 장수들과 왕건의 의형제들은 가벼운 술자리를 마련하는데(이 장면에서 박술희가 뱀을 먹는 모습이 나온다.), 다들 미향의 죽음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박술희는 북원부인 초상하고 술하고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까지 보였다. 궁예 및 양길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 외에는 다들 미향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애초에 궁예의 나라 건국이나 왕건 개인의 인연으로 궁예 정권의 신하가 된 사람들로서는 철저히 그 존재를 은폐당한 미향에 대해 제대로 알 상황이 나오지 못했으니 종간과 은부가 얼마나 집요하게 미향에게 존재의 부정을 시도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16] 강 장자가 강비의 임신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언급하는데 자신의 딸이 낳은 아이가 궁예의 후계자가 될 터이니 정말 잘 됐다는 투다.[17] 형인 강칠구가 실존인물인 것과 달리 가공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