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역의 실존인물에 대한 내용은 허월 문서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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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의 등장인물. 배우는 원로 배우인 곽경환으로 이 드라마가 마지막 작품이며 2022년 4월에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2. 극중 행적
태조 왕건에서는 가끔씩 등장하지만 등장할 때마다 상당히 중요한 인물로 나온다.아직 양길의 휘하이던 궁예가 명주성을 공격하기 직전, 양길의 호출로 북원으로 돌아가던 중에 처음 등장한다.
허월은 미친 중같이 행동하며 궁예에게 위선 떨지 말라느니 계속 호통을 치거나 하는데, 궁예에게 스승인 범교 스님이 열반에 들었다는 소식을 전하거나, 은근히 현 상황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하는 등 뭔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암시한다. 허월에게 술자리도 제공하던 궁예는 이 사람이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고 계속해서 허월이 어디서 온 인물인지 물어보지만, 일단 허월은 다음날 알게 될 거라며 대답하진 않는다. 여기서 허월은 독주를 엄청나게 마시는데, 단순히 술이 좋아서 계속해서 마시는 것이 아닌, 뭔가 괴로운 선택[1][2]을 해야하기에 이러는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였고, 결국 마지막에 명주를 너에게 주겠다는 발언을 한다.
그 다음 날 허월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사실 허월은 김순식의 아버지[3]였다. 일부러 미친 척하고 궁예 진영에 돌아다녔던 건 사실 궁예의 됨됨이를 알아보기 위한 것. 당장은 궁예가 눈 앞의 영화에 탐욕을 부리지 않는 호걸이라고 판단한 허월은 아들 김순식을 설득해 궁예에게 항복하게 한다. 이 때 궁예의 군대은 군량이 다 바닥난 상태였기에, 당장 명주를 점령하지 못한다면 그냥 죽을 수밖에 없었고[4] 그만큼 궁예 측은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었는데, 허월 덕분에 죽다 살아난 셈이었다. 다만 신라 조정에 대한 분노가 굉장히 큰 백성들이 점차 궁예에게 모여 생긴, 미륵성전이라 지칭하는 광신집단이다시피 한 궁예군인데다 형세가 속히 점령해서 사느냐, 아니면 전멸이나 아사 둘중 하나이다. 이렇게 독이 바짝 오른 집단이다 보니 정면으로 맞섰다간 김순식 측도 피해가 컸을 것있만큼, 살생을 기피한 불교에 귀의한 허월 입장에서는 누가 승리하건 그들의 싸움 시작으로 인한 양 측의 사상자 발생 자체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낀 것.
이후에 소식이 끊겨졌다가 궁예가 송악으로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연 후, 그 곳의 팔관회를 구경하러 오는데, 이때 왕건에게 도선 대사가 입적했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그리고 호족들과의 잔치 때 왕의 기가 서린 송악은 궁예의 땅이 아니라 왕건의 땅이라며 호족들을 당황하게 하더니, 호족 유천궁에게 기왕 딸을 시집보낼 거면 빨리 왕건에게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조언을 해준다. 이 유천궁의 딸이 왕건의 첫째부인인 유씨 부인(박상아 분).
왕건의 나주 상륙 작전이 실행되고, 아지태의 참언으로 인해 궁예가 망상에 사로잡혀 철원으로 도읍을 옮긴다는 발언을 하여 정치판이 흉흉할 때 다시 등장하는데, 이때 허월은 종간에게 학자 박유를 추천해준다.
64회에 석총과 친구 사이임이 밝혀지는데, 왕건에게 가출한 유씨 부인이 어디있는지 알려준 다음, 석총과 함께 궁예의 법회에 참석한다. 석가모니를 도둑이라고 비하하는 궁예의 망언에 분노한 석총이 일어서서 반박하려고 하자 허월은 석총을 말린다.
67화에서 석총과 허월이 궁예의 타락을 탄식할 때 석총이 허월에게 그때 명주성을 주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때 허월은 사실 궁예가 진짜 미륵의 재목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며, 그저 진짜 미륵이 오기 전에 세상을 맡을 인물에게 명주성을 준 것이라고 말한다.
정신승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미래를 보고 아들을 진짜 미륵의 부하로 출세시키기 위해 그랬다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행동이다.[5]
이후 궁예가 폭정을 펼치다 결국 강비와 아들들까지 죽였을 때, 형미와 함께 다시 등장하는데, 형미는 처형되었으나 허월은 명주를 얻을 수 있게 해준 공로와 아들인 김순식의 존재를 감안해 그냥 풀려난다.[6] 이때 종간에게 형미가 유명한 고승이라는 걸 알려주고선, 형미를 처형할 경우 민심이 더욱 흔들려 태봉국이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경고를 한다.
실제로 그렇찮아도 강비 처형 사건 때문에 반역을 모의하던 장수들이 이 사건 이후 더욱 반역 준비를 서두르게 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정확한 예측이긴 했다. 종간도 이를 받아들여 궁예에게 최소한 처형을 뒤로 미룰 걸 요청하나, 궁예는 그대로 형미를 그것도 초파일에 처형해버린다.[7]
왕건이 역성혁명으로 태봉국을 멸망시키고 고려를 건국한 이후 과거 자신이 추천했던 박유가 조정으로 돌아오자[8] 이를 맞이할 때 함께 했으며, 친 궁예계의 태봉국 잔당들의 반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제일 친 궁예쪽이었던 자기 아들 김순식까지 군사를 일으키려는 움직임[9]을 보이자 왕건의 요청도 있고, 자기 자신도 거기에 동의해서 명주로 가서 김순식을 설득하였다. 그 장면이 마지막으로 더 이상 등장이 없다.
소설판에서는 왕건이 김순식을 귀부시키기 위해 허월을 부르자 다음 날 바로 가려고 한다. 이에 왕건이 나이를 걱정하며 만류하자 어차피 손자들도 볼 겸 해서 가는 거라며 떠난다. 김순식은 허월의 설득에도 기어이 왕건과 전쟁을 하려고 하자 항의의 목적으로 병을 핑계로 누워버린다.
[1] 아무리 허월이 권력도 다 내던지고 야인으로 산다고 하지만, 생판 남인 궁예에게 자기 가문의 기반을 들어바친다는건 쉽지 않은 선택인건 당연한 일이었다. 후삼국시대의 세기말 풍토를 볼 때 궁예가 직접 명주의 주인이 되겠다고 하면 자기 집안은 그대로 거지꼴로 길바닥에 나앉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2] 물론 아예 남이 아닌게 멀디 멀지만 같은 신라 진골이나 조정으로부터 사실상 버림받은 상태여서 같은 처지인지라 김순식에게 이 점을 언급해서 설득했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궁예는 당장 급한 군수지원(군량과 장수들)만 받아가고 명주의 통치권은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않았기에 김순식은 그대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3] 당시 사자로서 그 장면을 목격한 원회는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했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안 궁예의 군대 또한 마찬가지였다.[4] 게다가 작중에서 궁예의 군대은 2천여 명에 불과한데, 명주에는 3천 명 이상의 군사가 있었다. 공방전은 공격 측이 엄청나게 많아도 불리한데 오히려 방어 측 군사가 더 많은 상황이었던데다, 궁예의 군대는 급조한 농민군에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른 적이 없었던 반면 명주의 군대는 강력한 정예병들이라고 언급된다. 김순식은 허월의 결정이 아니었다면 농성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군대를 내보내 야전에서 궁예군을 박살낼 계획이었다고.[5] 실제로 김순식은 나중에 태봉국의 국왕 궁예를 몰아내어 왕위를 찬탈하고 고려를 건국한 왕건에게 극렬히 저항하다가 허월의 설득으로 귀순한 후 개성 왕씨를 받고 후에 최고직인 대광을 역임했다. 이른바 왕순식이다.[6] 종간이나 은부도 허월에겐 예의를 갖추었는데, 궁예가 급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은혜를 알고 있음은 물론, 가뜩이나 조정과 민심이 흉흉해지는 답답한 상황에서 허월을 처형해 버린다면 똑같이 신라에게 버림받은 처지의 같은 왕족 집안 사람이라 가장 믿을만하며 가장 큰 세력 중 하나인 명주의 김순식을 적으로 돌려 버리는 셈이다.[7] 그런데도 형미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철원으로 온 것이라 자신에 대한 처형을 담담히 맞이한다. 물론 종간과 은부도 양심이 있는 터라 형미만 처형하고 따르는 승려들은 방면했다.[8] 박유는 사실 궁예가 철원에 들어오고 얼마 안 있어 도인을 찾아달라는 종간의 부탁을 핑계로 벼슬을 버리고 금강산에 들어가 숨어 지냈다.[9] 궁예가 명주까지 도주하는 데 성공하여 김순식과 합류하고 친 궁예 세력을 결집시킬 경우, 왕건의 역성혁명은 늦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진압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합류를 하기에는 당시 궁예의 방향이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