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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간(태조 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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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종간(태조 왕건)1.jpg
1. 개요2. 극중 행적
2.1. 궁예와의 인연2.2. 궁예의 책사2.3. 왕건과의 대립2.4. 아지태와의 대립2.5. 몰락과 최후
3. 평가
3.1. 긍정3.2. 부정
4. 여담5. 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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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KBS 대하드라마태조 왕건〉의 등장인물. 배우김갑수.

역사상의 기록이 아주 소략하기 때문에 대중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종간이라는 인물은 드라마 〈태조 왕건〉 방영 이후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궁예의 책사이며, 죽을 때까지 궁예를 끝까지 지지하고 돕는 인물이다. 세달사에 있던 승려이며, 왕씨 가문과 함께 방문한 궁예를 만나게 된다. 세달사의 주지인 범계와 궁예와의 대화를 통하여 궁예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고 그를 섬겼다. 궁예가 세상의 어려움을 바로잡고, 백성들을 구하고자 절에서 나오면서 그도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궁예의 정신적, 사상적 뒷받침을 하는 인물로 많은 공부를 통하여 지략이 뛰어나고 무예에 소질이 있었다. 술을 하지 않고, 차를 즐기며 청렴하게 살긴 하였으나, 관상을 볼 줄 아는 능력으로 인하여 몰락의 길을 자초하였다고 볼 수 있다. 왕건이 자신이 보좌하는 궁예와는 상극(相極)의 운명을 타고 났다는 것을 알아채고 끊임없이 왕건을 견제하고, 여러 차례 계획을 꾸며 왕건을 위험에 빠트린다. 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하자, 무리수를 둘 정도에 이르렀고 결국 918년, 왕건의 역성혁명(易姓革命)으로 궁예가 몰락하게 되자, 미리 독약을 마신 상태에서 궁예의 마지막 명예를 지켜달라고 왕건에게 부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 극중 행적

2.1. 궁예와의 인연

종간은 범교 밑에서 궁예와 함께 세달사(世達寺)에서 동문 수학한 사이로 나온다. 궁예가 처음에 세달사에 왔을 때부터 이미 세달사의 스님으로 등장하였다. 범교를 만날 때 아역 배우가 연기했던 궁예와는 달리 종간은 처음부터 성인의 김갑수가 연기하였는데, 이 때부터 최후를 맞을 때까지 얼굴이 그대로다. 변한 거라면 머리카락만 민머리에서 장발이 된 것 뿐이었다. 따라서 궁예보다는 나이가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많은 인물들이 캐스팅 문제로 초반부터 종반까지 이랬다.[1]

세달사 시절 궁예를 주인으로 모시게 되는 자리에서 그의 과거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종간의 이야기에 따르면, 궁예처럼 종간 역시도 신라 왕실과 관련되어 있었으나 역모의 누명을 쓰고 3대가 도륙당해 종간 혼자만이 살아남아서 세달사로 숨어 들어왔다고 한다. 종간은 세달사에서 자신의 주인이 될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실제 기록이 매우 짧은 만큼, 궁예와의 동질성과 연관성을 만들기 위한 극중 장치에 불과하다.

그래서 궁예는 자신의 선배인 종간에게 사형(師兄)이라 칭했다. 종간은 궁예가 삼한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이라고 보았으며, 궁예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궁예가 세달사를 나와 세상을 구하겠다는 발걸음을 내딛은 이래 마지막 순간까지 궁예와 동행했다. 궁예가 종교적인 카리스마와 인덕으로 사람들을 휘어잡는 역할을 맡았다면, 종간은 그러한 궁예의 후광을 뒷받침하는 책사이자 전략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궁예 정권이 정식 출범한 이후에는 다른 벼슬을 받지 않는다. 대신 궁중에 ‘내원(內院)’이라는 곳에 머물면서 궁예의 심복으로서 실질적으로 조정의 여러 업무에 관여한다. 그가 머무르고 집무를 보던 장소의 이름을 따서 ‘내원(內院)’, '내원어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것으로 묘사했다. 작가인 이환경도 인터뷰에서 흐름 상 궁예의 책사가 필요해서 각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드러난 벼슬은 없지만[2], 나라의 2인자로의 권력을 독식했다.

종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궁예를 필사적으로 보좌했다. 심지어 궁예가 맹목적인 충성에서 답답함을 느낀다고 할 정도로 궁예만을 보고 살았다. 종간은 왕건과 아지태가 궁예에게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이 들자 저 둘을 견제하고 제거하려 한다. 그저 궁예에게 충성하는 신하들 중에서 자신의 관상학이나 사상과 다르다고 여기는 인물들은 모두 견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궁예의 정책을 폐쇄적으로 몰아넣었다고도 볼 수 있다. 궁예가 처음에 세상에 뜻을 내보일 때와 달리 심신에 병이 들고 점차 타락할때도 궁예에 대한 충성심은 변함이 없다. 궁예 또한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킬 때에도 종간에 대한 신뢰는 변함 없으며, 그 충성심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결국 왕건이 여러 사람들의 권유로 역성혁명을 일으키자 도망치는 궁예를 따라가지 않고 철원의 궁궐에 남아 있다가 왕건에게 궁예에게 욕된 일을 삼가달라고 부탁하고 미리 먹어둔 독약의 효과로 의연한 죽음을 맞이한다. 죽는 순간까지 왕장군이라고 할 정도로 오로지 궁예를 위해 살았으며, 저승에 가서도 주인을 만나겠다고 하였다.

2.2. 궁예의 책사

파일:궁예와 종간.jpg

작중 책략가 이미지가 강하기는 하지만 의외로 무예 실력 또한 매우 출중하다.[3] 궁예를 따라서 서라벌을 향할 때 초적떼들이 습격했을 때도 궁예와 함께 석장만으로 초적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죽주에서 기훤의 부하 도적들이 주막에서 행패를 부릴 때 궁예가 이를 막아섰고 도적들은 궁예를 공격하는데 궁예와 종간은 변변한 무기 없이 도적들을 일방적으로 두들겨팬다. 이후 빡친 신훤원회가 궁예한테 시비를 걸고 원회와 종간이 1:1 대결을 하게 되는데 결국 원회는 종간에게 제압당한다. 행정 능력과 군사 참모로서의 능력도 있어 가히 만능 캐릭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무력 쓸 일이 없어서 공부만 해온 책사의 모습으로 일생을 산다.

궁예가 세달사에 있을 때부터 함께 했고 궁예가 큰 뜻을 품고 세상에 나올 때 궁예를 위해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궁예와 늘 함께 하며 책사 역할을 담당하고 궁예가 국가를 세울 때에도 제도와 체제를 정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궁예가 국가를 세운 후에는 관직을 맡지는 않지만 궁예를 도와 정치적인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 종간은 은부와 함께 국내외의 첩보를 수집하고 내군을 실질적으로 지휘하여 정국을 장악하는 한편 궁예의 ‘미륵 신앙’을 체계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무엇보다 자신이 보좌하는 궁예의 권위와 지위에 위협이 되는 세력들을 견제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했으며 궁예를 위해서는 온갖 부도덕한 음모와 공작을 서슴지 않고 시행한다. 양길 세력을 멸망시키고 나서는 양길의 세력 기반이었던 북원죽주를 황폐하게 만들어 버린다.

궁예가 종간이 부담스러워하는 왕건이나 아지태를 가까이 하자, 종간으로서는 상당히 고뇌에 빠지기는 하지만, 종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궁예를 위해서 쏟아 붓는다. 충성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극중에서 최고의 인물이다. 궁예 역시도 종간에 대해 변함 없이 신뢰하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궁예가 날이 갈수록 실성하고 의심증이 높아져, 황후 강비와 두 자식들을 죽이는 것은 물론 여러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지만, 종간에 대한 신임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그리고 책사로서의 전략 수립과 정적 견제 이외의 역할도 담당하는데, 궁예가 자객들로부터 독화살에 맞아 사경을 헤맬 때는 어떻게 해서든 궁예를 살리기 위해서 백방으로 의원과 약을 구하기 위해서 애 쓴다. 이후에도 궁예가 건강과 함께 정신이 피폐해졌을 때도 어떻게 해서든 궁예의 회복을 위해서 모든 정성을 쏟는다. 직접 궁예에게 탕약을 떠먹여주는 장면도 등장할 정도. 이와 더불어 궁예가 적적할 때마다 그의 말 동무가 되어주기도 했다. 궁예에게는 책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 인물이었는데, 궁예가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형과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116회 강비 처형 사건 이후에는 불면의 밤을 보내며 왕건 제거의 절호의 기회를 놓쳤음을 한탄한다. 이때 "위기야. 엄청난 태풍이 몰려오고 있어."라고 독백하며 왕건의 혁명을 예견한다. 형미대사가 강비와 태자들의 상여를 태워 철원 저잣거리를 돈다는 소식에 궁 밖으로 직접 나와 내군들을 투입하여 상여를 빼앗고 행렬하던 백성들을 해산시킨다. 이 당시에 "이것이 바로 폭동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백성들의 저항이야."라고 민심이 궁예 정권을 완전히 떠나버렸음을 인지하지만 "명을 내리게. 저 상여들을 빼앗고. 형미라는 중을 잡아들이게. 백성들을 해산시켜! 어서!"라고 은부에게 명한다. 민심이 떠났지만 궁예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종간은 안간힘을 쓴 것이었다. 118회에 고경참문을 통해 왕건 제거를 시도해보나 최응과 학자들이 해석을 조작해 올려 궁예가 그걸 믿어버림으로서 실패하고 결국 120회에 음독자살하는 것으로 극중 등장이 끝난다.

2.3. 왕건과의 대립

종간은 세달사를 나와 세상으로 나오면서 궁예와 함께 어린 시절의 왕건을 만나게 된다. 종간의 특기는 사람의 관상을 읽는 것인데 예지력을 갖고 있었던 그는 왕건궁예가 서로 상극의 운명을 타고났음을 알게 된다. 그 때문에 궁예 정권 초기부터 왕건의 지지 기반이 되는 패서(浿西) 일대의 호족들을 경계하였으며 일찍부터 왕건의 위험성을 알아 오랜 기간 왕건과 대립하게 되고 왕건을 제거하기 위해서 온갖 음모와 계획을 꾸며낸다.

극중 23회에서 궁예철원을 차지한 이후 송악에 항복을 권유하는 사신으로 종간과 은부를 보냈는데, 이 때 송악에서 마중나온 왕평달(王平達) 일행이 과거에 만난 적이 있던 종간을 알아보며 반갑게 맞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때 종간은 "난 사신으로 왔지 한가하게 잡담하러 온 게 아니오."라며 왕평달 일행을 싸늘하게 대한 적도 있었다.

그 이후에도 시종일관 종간은 특히 왕건을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그 세력을 억제하기 위해서 애쓴다. 왕건의 아버지 왕륭이 근거지인 송악을 바쳐 귀부해오자 종간은 왕륭금성의 태수로 임명하여 본래 왕륭의 본거지와 분리시키고 아들인 왕건에게는 모든 재산을 털어 송악에 궁궐과 성을 쌓게 하였다. 나아가 왕건의 정혼녀인 연화궁예의 황후로 적극 추천하면서 왕건을 국혼도감의 집사[4]로 임명하도록 했다.

그리고 궁예후백제최승우가 보낸 자객들에게 보낸 독화살을 맞고 사경을 해매었을때 왕건에게 조작된 죄명을 씌워서 죽이려고 했다. 그 후에도 궁예의 황후 강비가 처형당할 때와 그 이후의 고경참문 사건을 통해 계속해서 왕건을 죽이려고 한다. 왕건의 입장에서는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법한[5] 위협이 되는 일을 왕건에게 계속 저지른다. 같은 작가시라소니와 같은 시대에 살았다면 시라소니에게 종간나새끼로 불리며 정신없이 쳐 맞았을 테지.[6]

하지만 사실 종간도 왕건을 경계했던 것도 사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가 자신의 주군을 몰아내고 왕이 될 운명임을 예견했기 때문이었다. 즉 궁예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견제하고 경계했다는 것이다. 종간이 행하는 대부분의 공작들이 궁예 정권을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것을 감안하면 그 목적에 반하게 될 왕건을 견제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 일방적인 견제 대상이 되었던 왕건 역시 사적으로 종간을 높이 평가했었다. 사실 주인공인 왕건이 대놓고 싫어한 대상은 아지태가 유일하다. 아지태가 물귀신작전으로 왕건을 모함하자 종간이 변호해준 적도 있다. 그리고 나주 정벌을 떠나기 전에 왕건궁예에게 간하기를, 모든 것을 내원에게 맡기고 쉬라면서 “신(臣)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 나라 마지막 남은 충신”이라고 변호한 바 있었다. 나중에 궁예가 종간에게 “왕건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 전해주자 종간은 약간 당황하면서 자못 의외라는 듯한 복잡한 반응을 보인다.

사실 이 드라마 내의 주요 인물 중 순수하게 악인인 인물은 아지태기훤 밖에 없기는 하다. 은부금대의 경우 원래 황제끝까지 함께 해야 할 인물들이고, 환선길이흔암은 차별 대우[7]및 숙청이 시급한 상황[8]이라 어쩔 수 없었으며, 임춘길 역시 청주 출신이라는 페널티에 아지태 밑에 있었던 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친 것이며, 강 장자신라 관련 인물들 및 양길과 그 부하들은 딱히 비전도 없고 무능해서 그렇지 악인 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우며, 도우나 궁예 암살단은 원래 후백제에 충성한 사람이고, 궁예에게 돌을 던진 일당들의 경우 애당초 궁예가 해먹은 짓이 많으니 그에 대한 분풀이로 던진 것이다.

2.4. 아지태와의 대립

궁예가 세달사에서 나올 때부터 함께 했고, 처음 군사를 일으키고 나라를 세우고 영역을 확장해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청주의 호족 아지태가 궁예의 신임을 얻고 북벌을 추진하며, 더 나아가 궁예에 대한 미륵 신앙을 광신적으로 만들면서 심각한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세상에 나온 이래 백성을 위하고 그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륵 신앙'을 내세워 온 종간과는 달리 아지태는 그야말로 북벌 계획과 철원 천도 등과 같은 현실성이 결여된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였고, 대의를 위해서는 백성들의 희생 쯤은 당연시 여기는 사고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지태는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갔다. 종간은 그 때문에 왕건 못지 않게 아지태와 갈등을 빚게 된다. 아지태를 처음 만났을때부터 그의 관상을 보고 어떤 인물인지를 알게 되고 아지태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 종간과 은부로 대표되는 세력, 왕건 세력, 아지태 세력으로 대표되는 3세력 간에 갈등과 투쟁이 벌어진다.

종간은 언제나 왕건을 위험 인물로 간주했으나, 아지태를 우선 제거할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은부와 함께 철원에 새로운 황궁을 조성하는 공사장에서 사고를 가장하여 아지태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이후 최승우가 보낸 암살자들이 궁예를 독화살로 저격해 궁예가 중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종간은 붙잡힌 암살자들의 거짓 진술을 바탕으로 삼아서, 왕건과 아지태를 한꺼번에 죽이려고 억지로 일을 끼워맞추려 했다.

그러나 일을 채 마무리짓기도 전에 궁예가 병상에서 일어나게 되고 지금껏 종간이 맡아 왔던 이 사건을 궁예가 대신 맡게 되었고, 궁궐의 형장에서 관심법을 앞세워 사정없이 암살자 두명을 쳐죽인다. 이에 겁을 먹은 마지막 남은 암살자가 거짓 진술을 했음을 자백하고 궁예왕건과 아지태를 모두 풀어주면서 이 또한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후 아지태가 실제 반역을 획책한 흉계가 드러나자 처형당했고, 이 때 아지태가 왕건은 물론, 궁예의 황후 강비, 강 장자, 두 태자 등에도 위협이 될 만한 말을 남기자 왕건을 변호하면서 왕건과 함께 아지태를 즉결 처형할 것을 간언한다. 결국 이로써 아지태는 처형당하게 된다.

2.5. 몰락과 최후

이후에는 궁예가 심신이 모두 무너져가고 결국은 태봉국마저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마음 속에 품은 이상과 달라지는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도 북벌과 천도, 미륵 신앙을 내세우면서 궁예를 이용해 자신의 야심을 채우려는 아지태에 맞서 백성의 고단함을 내세워 반대하기도 하고, 아지태에게 심취하여 더욱 무리한 일을 추진하는 궁예를 진심으로 걱정하여 이따금씩 진언을 올리는 등 모습을 보이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시적으로 아지태를 제거하기 위해 평소 극도로 경계했던 왕건과 일시적으로 연합하기까지 한다. 이후 궁예의 장인이던 강장자를 처형하는 자리에서, 왕건과 함께 강 장자를 용서해줄 것을 간청하는 일도 있었으나 대역죄라는 이유로 강장자를 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궁예는 아지태가 제시한 허상과 같은 북벌과 대동방국[9] 건설에 지나치게 집착해 가며 초심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후백제최승우가 양길의 잔여세력으로 하여금 궁예를 암살하도록 한 공작이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 사건으로 궁예는 사경을 헤매고 간신히 살아나게 되는데 이후 궁예의 심신이 망가지고, 급기야는 정신 이상 증세까지 생겼다.[10]

결국 종간은 현실을 선택하고 궁예의 왕권 강화를 위해서 충성을 다하기로 결심을 굳히면서 궁예를 위해 무슨 짓도 마다하지 않는 빌런이 되어 버린다. 왕건 입장에서는 최악의 악역 가운데 한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궁예가 제정신이던 때부터 '미륵'의 현신을 주장하는 궁예가 하기 껄끄러운 일들을 뒤에서 처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긴 했지만, 이 때부터는 궁예의 악행을 또 다른 악행으로써 수습하고 은폐하는 '진짜 악역'이 된 것이다. 종간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신료들과 백성들을 휘어잡기 위해, 그리고 후환이 되리라고 여긴 왕건을 제거하기 위해 온갖 뒷 공작을 시행한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궁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의원과 약을 구하려고 애쓴다. 종간이 데려온 도인이 처방한 약이 당장 복용할 때에는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복용 시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궁예가 도인을 자신을 암살하려한 자로 여겨 죽일 것을 명령하자 그 도인의 약만이 궁예를 살릴 수 있으리라 믿고 애절한 모습으로 도인을 감싸려하는 종간의 모습은 사뭇 감동적일 정도였다.

엄연히 말하면 궁예가 고통스러워 하면서 죽이라는 말을 하며 기절할때 종간이 못 죽이게 말렸으나, 옆에 있던 은부가 독약이 아니고서는 폐하가 이럴 수가 있냐고 버럭하면서 끌고 가서 처형하게 했다. 궁예가 앓던 병은 끊임없이 유발되는 가슴앓이였다. 결국 도인이 지은 약 덕분에 궁예의 병이 낫고, 궁예가 다시 업무를 보게 되자 종간은 '일시적으로' 희망을 가질수 있었다. 하지만 해야할 업무는 많은 마당에 궁예는 계속해서 작은 일에만 신경을 썼는데 이에 대해 이전에 궁예가 종간에게 해야할 일은 많은데 자꾸 작은 일들이 발목을 잡는다고 말한적이 있었다. 궁예의 병이 나은 이후로는 반대로 종간이 궁예가 자꾸 작은 일에만 신경쓴다고 한탄하는 상황이 된다. 이 가슴앓이만 사라지면 궁예가 예전의 초심을 되찾을 것이라 생각한 도인이 지은 약을 먹고 병이 나았지만 몸만 나아졌을 뿐 정신적인 면에서는 달라진게 없었다. 여전히 궁예관심법을 앞세워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인하는 악행을 멈추지 않았는데, 강장자를 시작으로 마침내 궁예강비와 두 태자들을 끔찍하게 죽이는 사태에까지 이르는데 그 냉혹했던 종간마저도 이에 충격 받아 결국 은부에게 좌절하듯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 폐하께서는 실성하셨네. 병이 나으신 것이 아니야. 더해지셨어."라고 한탄하였을 정도였다. 이때가 116회로, 종간은 이때부터 불면의 밤을 보내며 위기를 직감한다. 참고로 종간은 강비의 목숨보다도 왕건을 어떻게든 죽이는데 더욱 집중하였는데, 그런 종간마저도 충격 받을 정도로 궁예의 행동은 도를 넘어서 나락으로 파고들만한 일이었다. 종간은 아무리 그래도 황후와 두 태자들을 궁예가 죽이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민심과 장수들, 신하들의 인심이 궁예를 떠나 왕건에게 몰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왕건을 특히 경계하여 그를 실각시키고 제거하기 위해 온갖 공작들을 꾸미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하고 만다. 거기다 궁예가 도읍을 평양으로 옮기고, 상주[11]를 점령하여 바로 신라후백제를 멸망시킨 다음, 곧바로 북벌을 한다는, 꿈꾸는 듯한 소리를 하자 종간의 절망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 와중에 강비와 두 태자의 장례식을 치르던 형미대사가 붙잡혔는데, 이 때 종간은 허월로부터 형미대사가 처형당하는 순간 그것이 태봉국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듣게 된다. 굳이 경고 때문은 아니더라도, 형미대사는 명망 있는 고승인 만큼 그를 처형한다는 것은 민심이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기에 종간은 궁예에게 형미대사를 용서해주거나 정 죽일려거든 나중에 기회를 봐서 죽이자고 간언한다. 하지만 결국 궁예초파일을 기하여 형미대사를 저잣거리에서 대놓고 처형해 버린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왕건이 반란을 일으킬만한 결정적인 명분까지 생긴 것이나 다름없게 되자[12], 종간은 당장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해 왕건을 제거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을 동원한다. 그것은 임춘길과 도우를 이용해 고경참문을 조작하여 왕건을 반역죄로 처형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고경참문을 해석하게된 최응과 학자들은 궁예를 자극하면 관심법을 앞세워 자신들을 죽일 것이라고 두려워하며[13] 일부러 '고경참문'을 궁예를 찬양한다는 내용으로 해석하여 보고한다. 그리고 궁예는 그걸 그대로 믿어버린다. 직후 종간은 최응과 독대하자 왜 고경참문 내용을 조작했냐고 추궁하는데 이때 최응은 '평소의 내원이라면 쓰지 않았을 어설픈 책략'이라 평하며 종간이 심적으로 벼랑 끝에 몰려있음을 간파하자 자신이 얼마나 무리수를 뒀는지를 자각하여 그저 헛웃음을 내며 사실상 최응과의 마지막 만남을 끝낸다. 궁예의 최측근이던 최응과, 태봉 최고의 학사들 마저도 궁예의 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종간은 이제 민심은 완전히 돌아섰으며, 이제 어떠한 희망도 없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며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결국 왕건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나고, 궁성이 포위당했을 때에는 쿠데타를 보고하는 은부 옆에 나타나서 궁예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리는데, 이때 인사를 마치고 떠나는 종간을 향해 "어딜 가는게요, 사형!"이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궁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왕건과 수하 장수들이 반정에 성공하고 종간이 머물고 있는 내원에 쳐들어왔을때 이미 종간은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독을 마시고 소복을 입은 채로 태연자약하게 왕건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왕건에게 궁예의 자리를 빼앗으면서 그가 이루어놓은 것들을 모두 가지게 되었으니 그것에 대해 고마워 할 줄 알아야 하고 다시 궁예를 만나게 되거든 궁예를 욕되게 죽이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다.[14] 이렇게 의연한 모습을 보였으나, 잠시 후 독이 효과를 보이면서 그대로 피를 토하며 쓰러져 죽게 된다. 그리고 왕건은 종간에게 감정이 없다면서도 같은 이환경 작가의 작품인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이 그의 원수인 정도전을 처형했을 당시 비록 처형은 했어도 그 이전에 지속적인 설득을 통해 끝까지 살려줄려고 노력했고, 정도전이 끝내 단호히 거부하자 어쩔 수 없이 처형했었지만 이 직후 매우 슬퍼했고 또 죽은 정도전의 시신을 욕보이지 않은 것[15]과는 대조적으로 궁예가 타락하여 폐주가 된 원인과 백성들의 생활을 피폐하게 했다는 거짓 죄목을 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그의 목을 효수하라는 명을 내려 결국 백성들에게 악역 간신으로서 본을 보이게 된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이방원이 정도전을 처형했을 때는 본인도 적통인 왕자였기에 명분이 충분했기에 자식들은 건드리지 않고 정도전 본인만 죽이는 선에서 그칠 수 있었다.정도전이 간신으로 폄훼되긴 했지만 그가 일족을 멸할만한 대역죄인까지는 아니었던 것이고, 실제로 자손 중에 고위직에 오른 인물도 있다. 그러나 같은 정통성을 갖고 있는 아들과 아버지 및 그의 신하가 대립한 위 케이스와 달리 왕건은 역성 혁명이었다. 기존의 확립된 왕조를 엎는 것이었으므로, 신하였던 자가 군주를 폐한 것에 정당성을 더하기 위해 폐주인 궁예는 사실이지만 완전히 미친 놈+폭군이었다고 할 필요가 있었고, 궁예의 오른팔인 종간 역시 천하의 나쁜놈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종간의 경우 사실과 다른 걸 왕건 본인이 잘 알고 있었으므로 효수하라는 명을 내리면서도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124화에서 왕건고려를 건국하고 왕위에 오른 이후에, 종간이 평소 즐겨 찾았던 철원의 한 정원을 찾게 되었을 때 자신과는 악연이었지만 맑고 청렴한 사람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3. 평가

3.1. 긍정

트레이드 마크인 차분하면서도 냉기 어린 목소리와 섬뜩한 눈웃음,[16] 자비라고는 전혀 없는 냉혹한 성격, 그리고 주군을 향한 절대적인 충성심 때문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당시 각종 MMORPG나 기타 게임 등에는 궁예와 함께 종간, 종간군사 등의 닉네임이 홍수를 이뤘다. 당시에 인기 투표를 했다면 적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었을 캐릭터. 이 배역으로의 열연으로 김갑수는 이름이 크게 알려지게 되었고 각종 드라마에 활약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주인공에게 패배한 악역이 되긴 했지만, 따지고 보면 작중에 종간 만큼이나 좋은 부하도 드물다. 정사에 유능할 뿐더러 자신이 보좌하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도 절대적이다. 궁예가 순행을 가거나 병중으로 정사를 돌보기 어려울 때에는 종간이 대신 국사를 처리했고, 궁예가 철원성 공략 때까지는 같이 종군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종간이 유능했고 사심이 없이 주인에 대해서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여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관상을 지나치게 믿고 포용력이 부족한 게 흠.

성품이 냉정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궁예를 위한다는 정치적인 입지에서 그런 것이지 사람 자체의 성격이 나쁘진 않았다. 평상 시에는 인자하고 너그러운 편이다. 다만, 궁예를 위해서 악역을 도맡아할 때는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앞서 서술되어있다시피 왕건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갈등이 있었을 뿐 그 능력을 인정하였고, 비록 끝내 화합하진 못했지만 중간은 일시적으로 나름대로 왕건과 힘을 합치기 위한 시도를 취하는 등 그리 경직된 자세를 보인 것도 아니었다. 다만 왕건하고 손 잡고나서도 몇 번이나 뒤통수를 치는 등 편협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그리고, 양길의 딸이자 궁예의 첩이었던 미향이 명주에서 불에 타 죽자 안타까워 하며 정치적인 문제로 사라지길 바랐을 뿐 사람이 싫어서 그런건 아니었다고 한다. 그리고 순행길을 간 궁예를 대신해 국정을 살피던 중이라 국가적 차원으로 위령제를 지내고, 전국에 49재 동안 금주할 것을 지시한다. 주인공과의 대척점에 서 있을 뿐 사악한 악당은 아닌 인물.

사망한 이후에는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었다는 거짓죄목으로 부당하게 효수당했지만 사실 잘 살펴보면 종간은 그 반대로 백성들을 위하고 나라를 지키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다. 3화에서 궁예에게 궁궐을 짓고 궁녀와 내관들을 채우고 옷도 화려근엄하게 바꾸자는 사치를 제안한 적은 있지만 궁궐에 궁녀와 내관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히 필수인데다 궁궐과 옷을 새로 바꾸자고 한 것은 어디까지나 군주로서 필요한 위엄을 갖추자는 의도로 단순 사치라기보다 실용적인 면을 중시한 제안이었다. 정작 궁예는 우리가 뭘 얼마나 했다고 벌써 그러면 비웃음을 듣는다고 점잖게 거절했지만 훗날 종간도 골머리를 썩을만큼 사치를 부리게 된 장본인은 바로 궁예 자신이다. 천도를 하려던 궁예를 백성들의 고단함을 이유로 들어 계속해서 막으려 했고, 궁예를 등에 업고 날뛰는 아지태의 무리한 천도와 북벌을 막기 위해 아지태를 암살하려는 계획까지 꾸몄다. 극 중 궁예 정권의 몰락 원인에서 종간의 책임으로 궁예의 신격화를 비롯한 과보호 정도는 들 수 있어도 백성과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사적으로도 부정부패나 사치는 전혀 행하지 않았으며 차를 마시는게 유일한 여흥이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였다.

자신이 예견을 근거로 정적인 왕건에 대한 과도할 정도의 견제를 행한 것은 왕건이 주인공인 만큼 악역으로 비춰질 만 하지만 종간 입장에선 자신의 예견에 확신을 갖고 있었으며 실제로 왕건이 민심을 얻고 군부와 신료들 사이에서 세력을 키워가며 왕권과 대립되는 호족세력의 수장격으로 급부상한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며, 그럼에도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국가를 정상화 하기 위해 그동안 몇번이고 왕건과의 연계를 시도해 보기도 했다. 위에 서술되다시피 왕건조차 종간을 높게 평가했다.

거기에 주군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도 아니라서, 궁예의 무리한 북벌을 말리거나 간신인 아지태를 암살하려고 하는 등 주군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려고 했다. 덤으로 개인적인 권력욕이나 금전욕도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궁예를 완전무결한 미륵으로 지키고 병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악역을 자처했고 아지태나 왕건을 제거하려 했지만, 궁예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과보호였고 여러 가지 일들이 꼬여 도리어 좋지 못한 결과를 낳게 된다. 예를 들어 궁예가 독화살을 맞은 사건 당시 이것이 후백제의 계략임을 알면서도 이 기회에 궁예 정권에 해가 되는 왕건과 아지태를 일망타진하려 했는데, 스스로는 걸려준다고 했지만 이는 깨어난 궁예가 이 일련의 사태들을 보고 깊은 인간불신에 빠지게 되면서 오히려 정말로 나라를 사분오열시키고 후백제의 의도대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게다가 왕건을 대역죄로 감옥에 잡아넣을 당시 왕건은 상주 전선에서 견훤과 대치 중이었는데, 하필 이런 때에 왕건을 가둠으로써 상주 전선에서 마진군이 견훤에게 패퇴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결국 이러한 일들이 겹쳐 궁예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졌으니, 자기실현적 예언의 한 예시라 볼 수 있다. 의도는 좋았다의 케이스.

3.2. 부정

내원은 황제와 황실만 알았지. 세상은 너무 모르는것 같아요.
허월 117화 中

운명론과 관상학에 집착하여 매번 큰 공을 세우는 왕건을 병적으로 의심하고 모함하여 정작 궁예에게 해가 되는 결과를 낳았다. 궁예의 몰락이 곧 자신의 몰락임을 잘 알기에, 패서 지역의 구심점인 왕건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철저히 짓밟으려 했다. 왕건이 중요한 전쟁에서 무패행진을 거듭하며 태봉국을 위기에서 구할 때도 종간은 그저 트집잡을 건수만 노리고 있었다. 그가 진정 바라는 것이 태봉국의 번영인지 왕건의 몰락인지 분간이 안갈 지경이다. 정확히 말하면 종간과 은부는 태봉국이라는 나라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철저히 궁예 한 사람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개처럼 충성한 인물이다. 종간이 진정 태봉국과 가난한 백성을 위한다면 왕건과 패서 지역 사람들을 짓밟기보다는 포용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결국 최전방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장수들은 내원을 포함한 궁예의 최측근들을 정권 유지에 급급한 간신배들이라며 불만을 표출했고, 그들의 마음은 왕건을 향하게 됐다.

문제는 궁예가 이런 종간의 충언을 죄다 무시하고 아지태를 가까이할 정도로 미쳐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백날 좋은 말을 해도 듣지를 않으니 답이 없다. 결국 종간은 아지태의 간신짓을 타파하고 의심병 등으로 미쳐 날뛰는 궁예의 절대황권을 지키면서도 국가를 정상적으로 유지 시키려는, 당시 상황으로서는 불가능이나 다름없던 일을 위해 노력했던 충신이었다. 이미 궁예가 가망이 없다는 걸 내심 알면서도 궁예를 버리지 못하고, 어떻게든 궁예를 구해보려고 발버둥을 친 셈. 사실 왕건 역시 역성혁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종간을 효수한 것이지, 종간이라는 인물 자체는 오히려 좋게 보았다.

한편으로 모든 행동의 포커스가 왕건의 견제와 제거에 맞춰져 있다보니 부수적인 피해와 궁예의 의심병을 부추기게 만든 측면도 있다. 최초의 궁예 암살 미수 때도 왕씨 가문을 엮어 제거하기 위한 백제의 수작이라는 걸 본인조차도 뻔히 인지하고 있음에도[17] 왕건과 아지태를 제거할 호기로 여겨 진실을 외면하였으나 마침 회복한 궁예 덕분에 이는 저지되었다. 동시에 그의 이런 조급한 숙청시도와 모함은 궁예로 하여금 '가장 믿었던 종간마저 내가 없으니 이렇게 사리분별을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내가 없으면 이 나라는 분열되고 무너질 것이다'라는 편집증에 사로잡히면서 정신적으로 점점 무너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이후부터 궁예 자신이 나라를 더욱 강력하게 통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되었으니, 결론적으로 종간의 조급한 왕건 제거 시도가 궁예의 공포정치를 초래한 것이나 마찬가지. 또한 왕건에게 궁예를 위해 폐기했던 북벌을 재개해준다면 왕건을 믿겠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음에도 또 왕건을 제거할 기회가 오자 바로 그 말을 저버리는 행동을 보였다.

계속하여 왕건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황후 일가까지 궁예의 손으로 몰살하게 만드는 비극을 유발하였다. 또한 태봉국 최고의 무장이자 대신이었던 심지어 적국인 백제에서 조차 궁예와 왕건을 동급의 가치로 놓을정도로 중요한 인물인데 그저 예언에 매몰되어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백제의 모략에 그대로 따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국가내외부의 감시를 맡는 내군의 수장임에도 왕건과 관계된 일이라면 백제와 내통을 하는게 아닌가 싶은 정도. 궁예를 위해 예언에서 나온 찬탈자인 왕건을 제거하기 위해 발버둥쳤으나 정작 그런 행동들로 말미암아 내군을 제외한 모두가 등을 돌렸음에도 궁예에게 충성하던 왕건을 정말로 찬탈자로 만들어버린 1등공신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자신의 운명을 알아차리고 그걸 피하기 위해 했던 모든 행동이 결국 그 운명을 실현하게 되는 오이디푸스적 예언의 희생양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나라를 말아먹은 악신이 되긴 했지만, 이것은 종간이 충심을 바친 것이 태봉이란 나라가 아니라 궁예 개인이었기에 있는 어쩔 수 없는 한계였다. 종간은 자신과 승려시절부터 형제처럼 자란 궁예를 믿고 따른 자였기에, 궁예가 문자 그대로 미쳐 날뛴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몰아내긴 커녕 그의 정신병을 숨기고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왕건을 제거하려고 했다. 정신병자를 황제 자리에 둔다는 것이 나라를 위해 해가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종간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에게는 태봉보다도 궁예가 먼저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종간은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태봉의 신하'로선 태생적인 한계가 있던 인물이다. 궁예가 명석한 판단력을 유지하고 있을 때는 매우 뛰어난 신하로서 군주를 보필할 수 있지만, '미쳐버린 궁예와 그런 궁예를 쫓아내야 미래가 보이는 나라'의 경우와 같이 나라와 군주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가 문제이다. 그 경우는 본인도 나라에 해가 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궁예를 선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그는 궁예의 충복을 자처했고 실제로 그랬다. 아무리 명견이라도 도둑놈이 키우는 개면 경찰을 물 수 밖에 없듯, 그는 작중 나라를 살리는 길이 궁예를 쫓아내는 길 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궁예를 필사적으로 지키며 위협적인 자들을 쳐냈다. 종간의 비극은 당연한 얘기지만 그가 개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본인이 이렇게 하는 것이 의롭지 않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인간적인 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4. 여담

실제 역사에서 종간은 17관등 중 3위에 해당하는 소판이라는 벼슬에 있었다. 하지만 궁예와 어릴적부터 동행한 최측근이자 황제 궁예가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사형(師兄)이라는 설정이 붙으면서 종간은 이 드라마를 통해 실제 역사보다 매우 출세한 셈이 되었다. 비록 작가의 의도에 의해 벼슬은 떼어졌지만 모든 신료들이 벼슬도 없는 그의 눈치를 보며, 조정의 영수인 광치나/시중에게도 막말을 할 수 있는가 하면, 황제직속인 내군과 그 수장인 내군장군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내군으로 하여금 병부와 순군부를 지휘감독하게 하여 사실상 군권까지 통제하고, 궁예가 독화살을 맞아 유고 시에 섭정 역할까지 하는 등 드라마에서는 황제 다음가는 실권을 누렸으니 말이다. 물론 최후가 비극으로 끝난 것은 실제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차를 좋아하는지 유난히 차를 마시는 장면이 많다.[18] 궁예도 "내원이 차로 산다더라"라고 할 정도로 차를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출신도 그렇고 시종일관 침착한 캐릭터성을 돋보이게 한다. 극중 음주가무와 여자를 밝히는 모습이 전혀 없으니[19], 종간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유일한 여흥인 셈이었다.

후술할 명대사를 보면 알겠지만, 궁예는 마음이 약해진 상황에선 종간을 사형이라고 부르며, 종간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 궁예가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며 광폭화되었을 때에도 종간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으며, 그 충성심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가족 없이 자란 궁예 입장에선 사실상 종간이 친형과 마찬가지였던 것. 관심법으로 사람을 죽인 이후 궁예는 대신들에게 하대를 하는데 종간에게는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추어 말을 한다.

은부와 함께 대화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은부와 함께 궁예에게 절대 충성하는 인물로, 주로 시국에 대해 걱정하거나, 왕건이나 아지태와 같은 정적들을 경계심을 드러내는 대화가 많이 등장한다. 둘은 궁예는 물론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왕건아지태를 견제한다. 태조 왕건 종영 후 1년 후에 방송된 무신 정권을 다룬 드라마 무인시대에서는 최충헌을 연기했는데, 최충헌이 허수아비 왕으로 임명한 고종은 태조 왕건에서 어린 왕건을 연기한 오현철이라서 종간이 환생해 왕건에게 복수했다거나 왕건의 후손들 위에 군림했다는 배우 개그도 있다.[20]

이 드라마에서 종간을 맡은 김갑수와 궁예를 맡은 김영철은 2008년, KBS 대하드라마 대왕 세종에서 각각 황희이방원 역할로 다시 한 번 군주와 신하 역할로 호흡을 맞추게 된다. 황희 역시 이방원이 신임하는 신하 중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묘한 부분. 다만, 황희는 종간을 비롯해서 김갑수가 맡은 대부분의 사극 배역 캐릭터들과 달리 90대까지 장수한 인물이라는 점이 다르다.[21]

종간 역을 담당한 김갑수사망전대 연기자로 유명한데, 이 작품에서도 죽는 연기를 한다. 물론 실제 종간은 왕건의 즉위 후에 죽었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왕건의 쿠데타 당시에 죽었다.

극중 성인 남성 캐릭터 중 승려들은 대부분 수염을 기르지 않는데, 종간 역시 승려라는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장치인지 서라벌에서부터 속세의 옷으로 갈아입은 뒤에도 계속 수염을 기르지 않는다. 극중에서 종간을 비롯하여 궁예는 물론 도선, 경보, 허월, 석총, 형미, 도우, 심지어 법상종 산문에 이르기까지 승려들은 (허월처럼 머리를 기른 사례는 있어도) 항상 수염이 없이 등장한다. 사무외대사나 일부 단체 컷에서 보이는 무명의 승려들처럼 예외적인 사례도 있다.

5. 명대사

종간은 점점 심신이 망가져가는 궁예를 보살피면서 충성심 넘치는 숱한 명대사를 남겼다.
"우리는 폐하의 충복(忠僕)임을 늘 자랑스러워하며 살아왔네. 충복이 무엇인가? ...'충성스러운 개'라는 의미일세. 개 말일세. 개에게는 의미나 도리 같은 것은 없네. 오로지 주인을 위해서 누군가를 물고, 죽이고, 또 자신도 그렇게... 죽어야 하는 것일세."
"개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네. 오로지 주인의 영을 지키는 고단하고도 슬픈 의무만 있는 것일세."(제74화 중)
누구냐? 누가 돌을 던졌느냐? 누가?!(제87화 중)
(환각에 빠져 내관을 죽인 직후 잠이 든 궁예를 뒤로 하고)
종간 : 그래도 나를 보고 '사형'이라고 하셨어. '사형'...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가?
은부 : 예, 내원 어른.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형님이라는 뜻이 아니옵니까?
종간 : 그래, 폐하께서는... 나를 보이지 않게 의지하고 계시네. 나를 형님처럼... 기대고 계셔.
은부 : 그러신 것 같사옵니다.
종간: (눈물이 고인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무너지실 수가 있단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제98화 중)[22]
(잠이 든 궁예를 바라보면서 독백)
"폐하, 얼마나 힘이 드시옵니까? 신은 아옵니다. 지금 폐하께서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우신지 아옵니다. 이대로 무너지셔서는 아니되옵니다. 다시 일어나셔야 하옵니다. 미륵으로서 처음에 세우셨던 그 대망을 이루셔야 하옵니다. 꼭 이루셔야 하옵니다. 이 종간이가 목숨을 불태워 폐하를 지켜드릴 것이옵니다. 약도 반드시 찾아내겠사옵니다. 폐하를 살려드릴 것이옵니다. 다시 이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서시도록 해 드릴 것이옵니다, 폐하." (제98회 중)
(왕건과 독대하면서)
"왕 시중이 북벌을 중단하자고 건의하였고 또 윤허를 받았소이다. 다시 말하자면, 폐하께서 유일하게 보고 계시는 희망 하나를 왕 시중이 빼앗아버린 것이오. 폐하께서는 마지못해 북벌을 중단하게 하셨지만 그 일마저 없으면 그야말로 폐하께서는 가실 길이 없소이다. 그 일마저 없으면 저 깊은 환후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하실 것이외다. 희망을 드려야 한다는 것이외다. 살아 계시다는 것을 확인해 드리고, 아직도 많은 백성의 미륵으로서 그 미륵이심을 믿게 하시고, 자신감을 심어드려야 한다는 것이외다.[23] 아시겠소이까?"
(고개를 끄덕이는 왕건)
"그렇소이다. 바로 그 길만이 폐하께서 병을 털어버리고 일어나실 수 있는 유일한 길이외다. 자신감 말이오. 그것을 우리가 만들어 드려야 한다는 말이올시다." (제103회 중)
(도인이 지어준 약을 먹고 3일 간 혼수 상태였던 궁예가 깨어난 뒤)
궁예 : 나 때문에 이곳에서 사흘씩이나 보내셨다니 참으로 민망하구려, 내원.
종간 : 아니옵니다, 폐하. 폐하께서 사경을 헤매시는데 신이 어찌 사흘이 아니라 3년, 30년, 아니 300년, 3000년인들 옆에 뫼시지 않으오리까?
궁예 : 고맙소이다, 사형. 역시... 내겐 사형이시오.
종간 :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폐하? 폐하께서 어려우실 때에는 늘 옆에 있는 신이 아니옵니까? (제107화 중)[24]
(동이 트지 않은 새벽, 최응에게 종간이 다가오며[25])
종간 : 어허허허허.. 원봉성령(최응)이 이 새벽에 아직도 잠을 안자고 계시는가?
최응 : 내원 어른께서 어쩐 일이시옵니까? 주무시지 않고..
종간 : 나이가 들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법일세. 어쩐일인가.. 이 새벽에?
최응 : 소생도 잠이 오지 않아 나와있었사옵니다.
종간 : 쯧쯧쯧... 자네는 아직 어린 나이야. 새벽잠이 없다니 곤란한 일이로군? 허허허허
최응 : 나이는 어리오나 세상 돌아가는 일이 자꾸만 눈에 보이오니 어찌 잠이 제대로 오겠사옵니까?
종간 : 그럴수도 있겠지. 자네라면.. 폐하께서 성인이라고 불러주는 천재요, 신동이 아닌가? 세상돌아가는 것이 아니 보일리 없겠지... 그래.. 그렇게 너무 잘 보여서 기군망상(欺君罔上)을 하였는가?
최응 : 기군망상이란.. 임금과 하늘을 속인다는 뜻이옵니다. 오히려 그 죄를 따지자면 먼저 내원어른께서 생각하실 일이 많으실 것입니다.
종간 : 어허허허.. 내가? 내가 말인가?
최응 : 고경참문은 어찌된 일입니까? 하늘이 거울에 그런 일을 새겨서 이 나라에 보냈다고 보는 사람이 과연 있겠사옵니까?
종간 : 후후후.. 글쎄 그보다도 폐하께서는 자네에게 참으로 잘해주셨네. 신하는 그 주인을 배반해서는 아니 되는 법이야. 자네는 언제부터 마음을 바꾸었는가?
최응 :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보면 이러한 말이 있사옵니다. 군주가 바르면 나라 백성들이 안락한 생활을 살 수 있지만, 군주가 사악하면 백성들이 고통의 나날들을 보낸다고 말이옵니다. 그리고 또 있사옵니다. 군주가 처음 나라를 세울때는 대부분 그 덕이 크게 빛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곤두박질 치는 예가 허다하다고 말이옵니다. 즉, 처음의 좋은 점을 끝까지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종간 : 그래서.. 그래서 폐하를 배신하였는가?
최응 : 군주는 백성들의 지지를 받아야 그 위엄이 서는 것이옵니다. 과도한 제국건설의 허상으로 인하여 나라와 백성을 피폐케하고 백성들의 존재를 잃어버린 군주는 이미 천자의 자격을 잃은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이미 인심이 폐하를 떠나버렸으니 저 혼자 충신을 가장한들[26] 어찌 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폐하께서 저를 예뻐하시는 것은 사사로운 것이요, 소생이 백성을 생각하는 것은 사사로움을 떠난 것이옵니다.
종간 : 허허허허허... 과연 최응이로구나. 조금도 겁이 없이 말을 하고 있구나. 허허허허... 아주 담이 크구나.. 허허허허... 좋은 새벽이야. 나는 이 새벽을 아주 좋아해.
최응 : 지금이라도 내원 어른께서 하실 일이 남아있지 않겠사옵니까? 폐하를 살리고, 제국을 살리는 길을 생각해보시오소서.
종간 : 잠시나마 무료함을 잘 달래었네. 지금이라도 눈 좀 붙이게나.. 허허허... (119화 중)
(왕건이 마침내 군사들을 일으켜 궁예를 축출하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키고 은부가 이를 보고한 뒤)
종간 : 폐하, 신(臣) 종간, 다시 한 번 인사 드리옵니다. 편히 가시오소서. (그러면서 자리에 일어나 절을 한다.)
궁예 : 이보시오, 사형... 사형, 지금 뭘 하시는게요?
종간 : 왕건이... 예정된... 그의 자리로 오고 있사옵니다. 폐하, 신은 머지 않아 다시 또 폐하를 뵐 것이옵니다. 안녕히 계시오소서. (그리고 퇴장을 한다.)
궁예 : 이보시오, 사형! 이보오! 이, 이, 이보오! 사, 사, 사형! 사형! (제119화 중)
종간 : 어서오시오, 왕 시중. 드디어 그토록 염원하던 옥좌를 얻으셨구려. 그대에게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나는 이미 20여 년 전에 알고 있었소이다.
신숭겸 : 시중께서 오셨는데, 그리 앉아서 말한단 말씀이오! 어서 자세를 바로하지 못할까!
종간 : 허허허허.... 나는 왕 시중을 황제로 보지 않는데 어찌 자세를 바로할까? 허허허허.... 잘 들으시오, 왕 시중. 오늘 같은 자리는 당신들이 폐주라 하는 바로 그 폐하께서 만들어주신 것이오. 사람은 무릇 신세를 지면 고마워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오. 혹 폐하를 그대가 다시 뵙게 된다면, 부디 욕된 자리를 만들지는 마시오. 그것을 부탁하고자 이렇게 남아있었던 것이오. 허허허허.....
복지겸 : 죄인을 끌어내라!
군졸들 : 예!
(이때 종간은 발작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면서도 손을 들어 자신을 끌어낼려는 군졸들을 제지하고 입에서 피를 흘리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종간 : 왕 시중...... 감축드리오.... 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저 세상에 가서.... 다시 나의 주인을 만나야겠소이다. 하하하하....... (그렇게 웃다가 이내 피를 토하고 쓰러진다.) (종간의 최후, 제120화 중)


[1] 당장 주인공 왕건만 하더라도 1화 기준 한국 나이로 39살이었던 최수종이 19살 역할을 맡았다. 2011년 방영된 프레지던트의 회상 씬에서 무려 한국 나이 50(!)에 20대 후반의 열혈 환경운동가로 나올 정도로 최강 동안 최수종이라 크게 어색하진 않았다.[2] 기록 상으로는 소판 벼슬을 받았다.[3] 작중 세달사의 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술 수련을 하고 의료 교육도 받았다는 설정이 있다. 비슷하게 후백제능환도 마찬가지라 견훤과 함께 수달의 부하들을 맨손으로 제압했는데 견훤의 책사이기는 했어도 당시에는 엄연히 군인 신분이라 어느 정도 무력은 갖추는게 당연했다.[4] 장차 황후가 될 사람의 집에 방문하여 황명을 정식으로 전하는 직책이다. 즉, 과거의 정혼녀에게 찾아가 "그대를 궁예의 황후로 삼는다는 황명을 받드시오!"를 읊어야 한다는 소리.[5] 물론 극중의 왕건은 그야말로 성인군자라 종간에게 전혀 악감정을 가지지 않았다.[6] 참고로 개그 콘서트에서 태조 왕건을 모티브로 한 코너가 있었는데, 거기서 종간은 종간나 소릴 들었다.[7]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작중 보면 '역성혁명' 이후 환선길과 이흔암에 대한 차별대우는 함정수사나 다를 바 없었다.[8] 왕건의 입장에서. '궁예'의 핵심 지지자 중 하나였던 두 사람이 조정 요직을 차지하기엔 위험부담이 있었다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아닌 것이 환선길은 이흔암과 달리 분명히 왕건의 역성혁명에 가담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치면 명주김순식도 죽여야 했지만 고려 건국 후 11년뒤, 다른 말로 하자면 왕건의 공산 전투 대패 1년후 진심으로 투항해오자 김순식에게 왕씨 성을 내려주면서 극진히 대접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너무나 차별적인 대우였다. 또 견훤의 사위였던 박영규에 대한 대접도 김순식의 경우와 마찬가지였다. 환선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하고 분노할 만한 상황이다.[9] 참고로 드라마에서는 "'마진'이나 '태봉'은 대동방국이라는 뜻이다."라고 단정했지만 이것은 정설은 아니다.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는 다수설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설 중에 하나일 뿐이었다.[10] 후에 궁예가 쿠데타로 인해 축출되고 죽었으니 장기적으로는 최승우가 궁예를 죽게 만들었다.[11] 왕건과 박술희 등은 유혈 사태 없이 상주를 아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여가며 아자개의 환심을 사왔다. 궁예도 그걸 알고 있었는데, 그런 상주를 무작정 공격하라고 할 정도로 이미 궁예의 판단력이 흐려졌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12] 강비 처형 직후부터 이미 역성 혁명의 모의가 시작되었다.[13] 사실 최응과 학사들이 종간의 의도대로 고경참문을 해석했어도 궁예는 왕건을 죽일 마음이 없었기에 그냥 헛소리로 치부하면서 감히 왕건을 음해하려 든다는 구실로 끔살시킬 가능성이 농후했다.[14] 결국 종간은 죽는 순간까지도 궁예도 인정한 왕건을 끝내 인정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말을 하기 전에 신숭겸이 종간에게 무례하게 앉아서 맞는다며 자세를 바로하라고 하자 종간은 왕건을 황제로 생각하지 않는데 어찌 자세를 바로하냐고 답하였다.[15] 하지만 정도전 사후, 그의 일생과 사상은 폄하당하였다. 그렇게 간신의 상징으로 남았다가 조선 말기인 고종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회복되었다.[16]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고, 세달사에서 지내던 승려 시절에는 선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궁예를 위해 헌신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냉엄하게 변하며 익히 알려진 냉혹한 캐릭터로 변모했다.[17] 심지어 그 직전에 왕건과 힘을 합쳐 명백한 간신인 아지태를 몰아내자고 나라를 정상적으로 이끌어 가자는 약속을 했었다.[18] 작중에서는 문관들은 차, 무관들은 술이라는 법칙이라도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실제로는 풍류를 즐길 기회가 많은 문관 쪽에 오히려 주당이 많다.[19] 아지태 세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종간과 은부 등이 왕건 가문이 운영하고 있는 객관에 잠시 방문한 적이 있는데, 나름 높으신 분을 맞이하는 자리인 만큼 왕건과 숙부 왕평달은 가무를 베풀 준비를 해 놓았으나 종간이 물리는 장면도 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러 왔으니 저런 것보다는 이야기부터 하자는 것. 그러고는 용무가 끝나자 "그대들은 술이나 저런 것을 즐기니, 오늘은 나도 같이 앉아 있겠다. 다만 술은 됐고 아까 그 차나 한 잔 더 하고 싶으니 가져오라." 라는 식으로 요청한다.[20] 또 이 드라마에서 최충헌의 동생인 최충수로 출연한 김형일은 태조 왕건에서는 신숭겸 역할로 출연했다.[21] 위에 상술된 최충헌 또한 마지막 회에 사망한 모습이 뜨긴 했지만, 암살이나 자살 등과는 달리 노환(당시 최충헌의 나이가 70세)으로 자연사한 것이다.[22] 이 회차에서 누가 웃음소리를 내었는가 씬이 나왔다.[23] 막상 궁예의 근거없는 자신감의 토대가 되어준 건 어느 시점부턴 왕건이었고 그를 수시로 축출하려 했던 종간이라는 점에선 종간도 다소 경우가 없는 사람인 걸 보여준다. 어느 시점부터 되는 게 없었던 궁예의 인생에서 그나마 성공을 안겨주던 왕건까지 부정해버리면 자신에게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걸 궁예 스스로도 알았기 때문에 종간이 그렇게 노력을 해도 소용이 없었던 것이기도 하다.[24] 이때 은부도 함께 있었는데 궁예는 은부한테 신경도 안 쓴다. 당연한 것이 은부는 충성스러운 부하일 뿐이지만 정신병에 걸려 약해져 있던 궁예에게 종간은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였으며, 어린애처럼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25] 이전 상황을 보면, 왕건이 시중으로 복직되어 궁예와 자리를 가질 때, 동행해 온 태평은 최응과 차를 나누면서 '고경참문'을 비롯해 궁궐 내에 돌아가는 상황을 이야기 했었다. 이 장면에서 종간이 다가온 건 왕건이 퇴청한다는 소식을 듣고 태평이 물러난 이후라고 할 수 있다.[26] 종간과 은부는 종종 스스로를 폐하의 라고 자처하고 충성한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그 충성의 결과는 철원천도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과 관심법에 희생된 수많은 억울한 죽음이었다. 그 악행에 누구보다 앞장선 인물들이 내원 종간과 내군장군 은부이다. 진정한 충신이라면 임금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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