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서리

나는 그 시절을 자주 떠올리곤 해···. 넓은 논밭의 모습과 향긋한 벼꽃의 향기를.

옛날 옛적에 '신농'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계를 정하고, 오곡을 분류했으며, 사람들에게 땅을 경작하고 그 결실을 얻는 방법도 가르쳤습니다.
그렇게 황량한 토지는 비옥한 논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재앙은 무심했습니다.

서리와 비바람, 수많은 재해는 너무나도 쉽게 농작물과 땅을 망쳐놓았고··· 그녀는 사람들이 굶주림을 겪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땅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유한한 시간 속에서 그녀도 어쩌할 방도가 없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언제나 남아 있는 법. 흥망성쇠의 반복 속에서도 사람들은 한 번 또 한 번 폐허 위에 새로운 고향을 지었습니다.

그렇게 수차례 바뀌던 계절 속의 어느날 신농은 사람들의 곁을 떠났습니다. 누군가는 그녀가 이 대지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저기 보세요. 수확을 기다리는 황금빛 논밭을. 저것이 바로 그녀가 다녀간 흔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