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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문서: 한국 드라마
1. 과거
1.1. 가족극, 막장 드라마가 많다
한국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장르별로 분류했을 때, 한국 드라마는 작품의 줄거리가 고부갈등, 애증, 혼인, 상속, 출생의 비밀과 같이 클리셰적인 플롯으로 이루어진 가족극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트렌디 드라마가 꾸준히 만들어졌고, 가족 이야기보다 주인공들의 멜로에 집중하는 드라마, 또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늘어났다. 사극은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면서 일정 파이를 차지하였고 2010년대 들어서 종합편성 채널이 생기면서 소수의 취향에 맞는 소재를 강조한 드라마들이 늘면서 장르의 다양성이 생겼다. 수사물들이 많이 생긴것도 이 때다.멜로물에 가족 이야기가 조금, 혹은 가족 이야기를 중심으로한 소재의 드라마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술한 가족극의 필수요소들이 장르불문 삽입되는 것까지 포함하면 한국 드라마에서 사실상 높은 시청률을 뽑아 낼 수 있는 방법은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필수요소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것들 없이 대박을 치는 경우는 매우 적으며, 스타 작가들 중 이런 요소가 없이 드라마를 써본 사람은 없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탄탄한 설정과 스토리를 주무기로 장착한 웹툰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런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가 진부하고 초라해 보인다는 비판을 많이 받게 되었다.
사실 이러한 비판은 TV방송 초창기때부터 존재했던 비판점이다. 1970년대에는 TV의 보급에 따라 방송 시장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일일 연속극이 크게 인기를 얻었는데 일일연속극의 인기가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각 방송사에서 일일연속극을 하루 3회씩이나 편성되는 일이 벌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에 반해서 내용의 차이점은 적어지면서 매너리즘이 심해진다거나 내용 전개가 억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당시 신문사가 드라마를 비판했던 원인 가운데서 한 요인이 방송사에 대한 질투였음은 부정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당대 기준으로도 장르가 편향되어있다는 점은 분명했다. 물론 다른 장르의 드라마라도 한계점이 없던 건 아니었고, 대안으로 내놓은 드라마도 시대 환경상 청와대나 정부 부처의 눈치를 볼수없었던 시절인 만큼 정책홍보성 의도가 짙게 깔렸기 때문에 반공드라마를 편성한다면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들을 버젓이 삽입하거나 아니면 팔도강산 시리즈처럼 정책 홍보에 치중한다거나 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여하튼 이러한 비판이 당대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 먹힌 데다가, 당대 TV방송사들의 오락일색의 편성에 대한 비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국에서도 방송국에 대해 이런저런 눈치를 주었고 그래서 방송 규제로 통속극, 가족극의 과다한 편성에 대해 규제가 이루어진다거나, 198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농촌 드라마가 편성되는 계기가 되었기도 했고, 민주화 이후로 한 동안 《논픽선 드라마》나 《TV 손자병법》 등 당대로서도 현재기점에서도[1] 상당히 혁신적인 내용의 드라마가 편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내용의 드라마는 그 이후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데다가[2] 통속극과 가족극들이 계보를 이어가면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이어갔고,[3] 특히 2000년대 들어서 단막극과 어린이 드라마, 농촌 드라마가 사라지거나 한 동안 사라지는 등 지상파 드라마들의 장르가 축소되어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러한 양상이 강해졌던 것이었다.
반면 그러한 비판을 받는 한국 드라마의 주요 수요층은 중년 여성이고, 중국, 한국의 중년 여성들이 결혼, 상속 등 가족문제, 치정 갈등, 출생의 비밀, 고부 갈등과 같은 이야기를 현재 흥미로워하기 때문에 그러한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탕주의를 꿈꾸는 시청자가 많은지 최근 한국드라마 등장인물을 보면 죄다 가난하지만 활기찬 젊은 여성이 마음의 상처가 있는 상류층 남성과 어떻게든 맺어지는 전개가 대부분이다.
물론, 모든 드라마 시청률의 수요가 중년 여성층인 것은 아니다. 고로 시청자 전체에 있어서 다른 시청자들의 수요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령 시청률이 40% 이상씩 되는 드라마의 그 시청층이 중년 여성층만이 아니라 다른 연령층들도 복합적으로 많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중년 여성만을 위한 드라마 플롯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으로 봤을 때 그 옛날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신파극의 성향이 강한 치정 싸움, 눈물 젖은 사랑, 고부갈등 등의 소재가 대부분 등장한다. 이러한 플롯으로 매번 이야기를 풀어가거나 아니면 조금 젊은 층의 드라마의 경우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를 주무기로 사용하면서 주제로 채택한 소재는 날려먹는다. 항상 비슷한 스토리 전개의 문제점은 국내에서도 날선 비판이 날아들어오고 있다.
반면 이러한 드라마 형태는 우리나라만의 특색이 아니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사실 미국과 같은 서구 국가들도 '소프 오페라'에 한정한다면 한국의 주부용 드라마들과 크게 다를 것 없다. 일본의 아침드라마는 한국 아침드라마는 우스울 정도의 막장성으로 유명하다. 소비자층이 같으면 생산되는 물건은 지역을 막론하고 비슷해지기 마련이다. 다만 미국이나 영국 등은 시장이 넓고 유통 경로도 세분화되어 있는 만큼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드라마는 영화처럼 일정한 러닝타임 동안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므로 촘촘한 플롯과 연출을 선보이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다른 나라 드라마들과 비교해서 한국 드라마의 장르적 특이점을 몇 가지 꼽으면, 1. 다른 장르극들의 요소가 뽑혀나가 막장 드라마로 빨려 들어가는 경향이 있으며[4], 2. 철저하게 방영 시간대에 장르가 통일되어 있다(특히 지상파의 경우)는 점이 있고, 3. 저예산 문제 때문에 특정 장르를 아예 배제하고 드라마를 철저하게 작가와 캐릭터 위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5]
이 '캐릭터로 밀어붙인다'라는 점 때문에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주역이고 조역이고 할 거 없이 전부 다 지극히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모습만을 보인다. 예를 들어, 악역들의 경우 그냥, 오로지, 다른이유 없이 인성이 쓰레기라 수단방법 안 가리고 주인공을 괴롭히고 짓밟으려 든다. 악역에게도 주인공을 괴롭히는 사정이 있다든가, 주인공과 다른 신념을 가졌다든가, 자신의 행동이 나쁘다는 건 알지만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 괴로워하면서도 악행을 한다든가, 기타 등의 '복잡하고 매력적인 악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6] 아니, 그런 악역을 만들려는 시도조차도 거의 없다. 그저 오만하고 인성이 개판이라 주인공을 괴롭히는, 철저하게 평면적인 욕풀이용 악역으로만 등장한다.
같은 맥락으로, 주인공과 대립. 혹은 경쟁하지만 주인공과의 관계나 행동 등이 나쁘지는 않은 '라이벌 포지션'의 캐릭터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주변인물은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인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주인공의 친구 캐릭터는 주인공과 원하는 것도 다르고, 러브라인도 주인공과는 전혀 무관한, 전혀 다른 사람과 이어지기에 애당초 주인공과 경쟁하거나 대립할 여지조차 없는 게 대부분이고, 어쩌다가 주인공과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대립할 여지가 생기더라도 그 순간부터 악행을 일삼으며 '친구가 아닌 적'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다.
위와 같은 한국 드라마의 특징을 미국 코미디 프로그램 MADtv의 태도에서 풍자하기도 했다.
이러한 클리셰 떡칠, 막장화의 주된 원인은 제작진들과 더불어 이런 질떨어지는 드라마를 그래도 시청해주는 의식부족한 시청자들이다. 명작을 만들던 저질 막장 드라마를 만들던 "그냥" 봐주는게 문제.[7]
리셴룽 일가에서 왕자의 난 비슷한 일이 벌어지려 하자 싱가포르의 한 야당 인사는 아예 대놓고 "이건 한국 드라마가 아니다. 나라의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일."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
1.2. 자주 쓰이는 클리셰
막장 드라마의 클리셰는 막장 드라마/특징 문서에 작성이 되어 있지만 이 클리셰들은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는 드라마가 아님에도 줄기차게 쓰이는 클리셰들이다. 이런 클리셰들이 나도는 이유는 한국 드라마의 장르가 로맨스에만 쏠려 있고 이러한 설정들이 특히 여성들이 보기에 로맨스를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기 때문. 가부장제가 뿌리잡혔던 예전부터 주부들이 드라마를 많이 보면서 막장스러운 설정에 사랑 타령이 많았다. 사실 이런 설정에 대한 지적은 예로부터 진부하다면서 줄기차게 지적되어왔고, 지상파 방송사 내에서도 실험적인 드라마를 편성해보기도 했지만 실험적인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생각만큼 높지 않았다는 점이나 막장 드라마를 편성하면 최소한 시청률적인 면에서 기본빵을 보장할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 방송사 내부의 관성때문에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의학에 대한 소재로 드라마를 방영할 때 미국 드라마는 환자를 치료하고 일본 드라마는 교훈을 주고 한국 드라마는 연애질한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는 만큼 한국 드라마의 사랑 타령은 심각한 편이다. 이는 생사를 다투는 전쟁 드라마도 마찬가지.
그래도 미생, 시그널, 38 사기동대, 보이스 등이 로맨스 요소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끄는 등 이러한 행보가 줄여질 조짐은 보인다.
내용들을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꽃보다 남자에서 많은 클리셰들이 양산되었다.
그렇지만 수준 이하의 막장 드라마가 아니라면 수출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먼저, 이 클리셰들은 주인공들의 성별을 바꿀 경우 전형적인 일본계통 오덕문화 클리셰가 된다. 한국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는 여성향이 강한 반면 일본 서브컬쳐는 남성향이 강하다는 점이 차이날 뿐 본질적으로는 성적환상을 채워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기 때문. 실제로 일본 오덕 문화와 한국의 한류 모두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중국의 경우 남성계층은 오타쿠 문화에, 여성계층은 한류 문화에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수출된 드라마 중 가장 성공한 굿닥터는 한국에서는 식상할 수 있는 낙하산 채용, 재벌에게 아부떠는 높은 직책의 의사 역할이라는 클리셰가 미국에서는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는 평가가 있다.[8] 즉, 드라마의 클리셰는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듯, 한국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고,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 장점이 단점으로 보일 수도, 단점이 장점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개연성이 없고 클리셰를 남발하면 모든 것이 단점이 될 뿐인 것. 일본만화도 패턴이 정해져있어서, 소비자들이 캐릭터 상성을 맞추는등 진부한 길을 걷고 있다.
외국에서 정리한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
- 남자 주인공
- 재벌 2세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돈이 매우 많은 부자다.[9] 이렇게 설정되는 이유는 여초 시청층을 겨냥해서이기도 하지만, PPL에 등장하는 물품들이 고가품일 경우 가난한 주인공이 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색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 성격적인 부분에서 모난 부분이 꼭 하나씩은 있는 편. 대체로 까칠하거나 어리버리한 구석이 있다. 단, 어리버리하더라도 말은 매우 잘하는 달변가일 수도 있고 성격이 까칠한 경우엔 여주인공에게는 츤데레다.[10]
- 아니면 성격이 너무 완벽하다. 특히 여주인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11]
- 자신의 위치와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예시: 부자이지만 어울리지 않는 저렴한 소비나 취향을 지닌다.)
- 부자일 경우 상당히 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란 집을 가지고 있고 역시 말도 안 될 정도로 돈을 낭비한다. 특히 사랑을 위해서.
- 집 구조는 공간은 넓은데 동선이 상당히 불편하다.
- 여자 주인공
- 남주랑은 다르게 가난한 서민 또는 평범한 중산층 위치에 있다.
- 무능하고 민폐를 저질러서 남주에게 의존한다. 이 때문에 남자에게 질타당한다.
- 설정상 외모는 평범 이하거나 혹은 작중에서 외모로 까이는 묘사가 나온다. 다만 외모 설정과는 반대로 배우는 청순한 미녀이며 경우에 따라선 설정상으로도 굉장한 미녀인 여주인공도 있어 불문율은 아니다.
- 남주의 어머니가 헤어지라고 돈을 주어도 단칼에 거절할 수 있을 만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
- 하지만 남녀 관계에 있어서는 똑 부러지지 못해서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남들한테 휘둘려 다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생인 경우 높은 확률로 왕따를 당한다.
- 가난하게 자라서 그런지 대체로 생활력이 강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지도 않고 응원해줄 이유도 없어지니까.
- 배경이 여름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때도 꼬박꼬박 양말을 신는다.(근데 또 수면양말은 아니다.)
- 기타
- 위의 두 주인공을 토대로 한 로맨스가 드라마의 핵심이 된다.
-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을 만한 어떠한 인물이나 사건이 등장한다. (예시: 남자 주인공의 어머니.)
- 남주, 여주 혹은 서브 주인공들이 키스하는 장면이나 사랑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를 다른 누군가가 숨어서 지켜보는 장면이 나온다.
- 여주의 손목을 잡거나 뒤돌아서는 여주를 잡아채서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12]
- 키스를 하게 될 것 같은 장면들이 나올 때 높은 확률로 전화가 오거나 해서 분위기가 깨지고 결국 키스를 하지 않는다.
- 첫 키스를 할 때는 매우 긴 시간 동안 느린 장면으로 오랜 키스를 한다. 그리고 또한 키스를 하고 난 후 여주는 그걸 잊지 못하고 오랜 시간 동안 생각을 하고 더 나아가서 한동안 남주와 어색해하기도 한다.
-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지게 되어서 둘 중 한 명이 쫓아가려 할 때 바로 앞에 있어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 여주인공이 넘어지려 할 때 남주인공이 멋있게 잡아주거나 또는 같이 넘어져서 실수로 키스를 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 2010년 이후로 흙수저 주인공의 복수극, 자수성가 스토리가 기본으로 장착됐다. 복수나 자수성가 이전의 말도 안 되는 시련들이 연거푸 벌어지는 것이 특징.
- 주인공 측이 아닌 정치인, 재벌, 언론, 공권력 등은 쓰레기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주인공 측일 경우 말도 안 될 정도로 주인공에게 헌신적이다. 이건 사실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특정 직업군이 전체적으로 일반화되는 게 절대로 좋은 현상이 아니다.
- 극악무도한 무개념 악역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많다. 그 중에서 입체적인 악역도 찾기 어렵다. 쉽게 얘기하면 드라마 자체가 사이다를 위해서 다소 작위적으로 악역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분명 다른 소재로도 재밌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한국 드라마는 로맨스와 악역과의 전쟁이 큰 비중이 차지한다. 남자 주인공은 이러한 악역과 대비되게 일침을 가하면서 여주인공을 보좌하는 역할이 되는 경우가 많다.
- 특정 직업군이나 특정 상황에 대한 묘사들이 재미를 위해서 다소 축소되거나 과장된 경우가 너무 많다. 단적인 예로 회사에 대해서 제대로 묘사한 드라마는 미생, 좋좋소[13]를 제외하면 드물다. 미국 드라마들이 같은 상황이어도 스토리에 신경을 써서 재미를 이끌어내고, 일본 드라마가 교훈을 남기는 쪽이라면 한국 드라마는 그냥 그 상황을 강조해서 재미를 이끌어내는 성향에 가깝다. 한국 드라마가 한국 영화보다 소위 연극톤스러운 연기 기법이 남아있고 감정 과잉이 심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청자들(특히 전업주부)도 거기에 맛들려서 담백한 드라마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
- 등장인물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경우, 멀리서 차량이 하이빔을 쏘며 달려온다. 가해차량은 높은 확률로 5톤 이상의 트럭이며, 피해자는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절대 차를 피하지 않는다.
- 등장인물 사이의 갈등 해소에 과음으로 인한 주사가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경항은 2021년부터 방송통신위원회가 도수 17도 미만의 주류 품목에 대하여 오후 10시 이후 시간대 PPL을 허용하면서 더욱 심해졌다. 예전에는 여러 극중 장치를 통해 순차적으로 해결했을 갈등을 취중진담이나 취중 고백 등으로 한순간에 해결하는 경우가 빈번해졌고, 스토리의 완성도 저하에도 영향을 미친다.
1.3. 고정된 주 시청층
한국 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여성으로 고정되어 있다. 과거 한국 드라마는 주말극이든, 일일극이든, 평일극이든 간에 주 대상은 주부였다. 그러다 보니 어떠한 소재를 써도 기승전 로맨스로 가게 된 것이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14], 한국의 경우에는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 법정 드라마는 법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 수사 드라마는 경찰서에서 연애하는 드라마', 스포츠 드라마는 선수들끼리 연애하거나 산수와 관계자가 연애하는 드라마, 또는 '미국 드라마는 본업에 충실히 진행하고, 일본 드라마는 교훈을 남기는데, 한국 드라마는 연애만 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주객전도가 심하다. 심지어 사랑 이야기의 비중이 거의 없는 원작을 드라마로 리메이크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러브라인을 늘려 비판받는 경우도 매우 많다. 그리고 아래에 있는 클리세를 보면 알겠지만 그 로맨스물조차도 대부분 여성을 위한 판타지가 점철된 로맨스 드라마들이다. 특히 남자 캐릭터들이 재벌 2세인 경우가 많은 만큼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짙게 끼어있는 스토리들도 많다. 이것에 대해선 샘 해밍턴도 이야기한 바 있다.사실 이건 2000년대에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공포물, 청소년 드라마 등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사라지고, 애정극과 사극 위주로 수렴되면서 발생한 문제점이다. 물론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많이 편성되어왔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편성되었을 때는 분명히 존재했었는데, 1990년대에 수사극이 먼저 쇠퇴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정치극이나 대하사극, 사회비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사라졌다. 이후 청소년 드라마와 어린이 드라마도 사라지고 단막극과 농촌드라마도 폐지되어가는 등의 수순을 밞았으며 시청률이 잘 나오고 수출도 되는 애정극 위주로 편중되다보니까 드라마 장르가 줄어나갔던 것이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전제작의 확대, 웹드라마/케이블 드라마의 흥행 등으로 드라마의 소재도 다시금 다양화되는 추세지만, 지상파 드라마의 장르는 기존 관성 때문인지 크게 늘어날 기미가 늘어나지 않는다.
아시아권에서는 현대극이 주로 인기가 있는 편으로, 특히 JTBC, tvN에서 제작하여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응답하라 시리즈〉, 〈미생〉, 〈치즈인더트랩〉 등이 인기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데, 중국은 일당 독재 국가답게 국가적으로 창작물에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시대를 반영하는 경향이 짙은 현대극이 제작되기 어렵다. 거기다가 일본, 대만, 홍콩 드라마의 질 저하로 퀄리티 높고 정서도 비슷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배경은 2000년대 후반까지 실제 역사 속의 시대나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시크릿 가든》 등의 흥행으로 2010년대부터는 시간여행, 육체전이, 유령, 만화 속 세상, 초능력 같은 판타지 소재를 많이 채용하기 시작한 것도 특징.[15] 소설이나 웹툰 원작의 실사화도 어느 정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예외도 있어서, 《제5공화국》은 일본 중년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2000년대 중반에 나왔던 드라마이며 요즘 이러한 시대극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2. 현재
2.1. 가족물, 로맨스물 탈피
최근 한국 드라마의 가장 큰 특성은 가족물, 로맨스물에서 탈피했다는 점이다. 드라마 주 시청층이 중년 여성에서 청소년 및 청년, 그리고 노년층까지 폭넓게 확장되고 있는 추세에 JTBC와 tvN을 주축으로 한 비지상파 방송국이 다양한 시청 연령층을 겨냥한 과감한 시도를 했고, 그에 따른 성공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과거에는 시청률을 집계하는 방법은 TV밖에 없고, TV의 채널선택권을 쥐고 있는 것은 중년 여성이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사람들은 TV로만 시청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보급이후에는 TV로만 시청하는 인구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하는 인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는 시청인원구성을 다양화했다. 이러한 주 시청층의 확대는 한국 드라마의 성장가능성을 높여주었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OTT와 한류를 틈판 판권시장의 확대로 인해서 더이상 드라마가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아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했다.그 결과 현재 한국드라마는 과거의 가족물과 로맨스 물에서 탈피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국내에서 흥행했던 작품들을 보면, 로맨스나 로코물이 아닌 작품이 상당히 포진해 있다. 입시 스릴러인 스카이 캐슬과 블랙 코미디 액션물인 열혈사제, 스포츠물 스토브리그, 휴먼물 슬기로운 의사생활, 청춘극/자영업 활극인 이태원 클라쓰, 미국식 법정물[16] 하이에나 등,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을 겨냥한 판타지 학교물인 어쩌다 발견한 하루나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좀비 아포칼립스 사극인 킹덤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전부터 한국 드라마가 갈수록 러닝타임이 길어져 작금에는 중간광고때문에 한편당 70분씩 때려박아왔던 제작환경이 오히려 20~30분컷 드라마에 익숙해온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드라마 한편보는데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몰입감과 꽉찬 스토리, 시간을 뺏기는 마력으로 다가온 것.
물론 과거에 비해 다양한 장르가 늘었다는 것이지 여전히 상당수의 드라마는 로맨스물이며, 흥행작들에도 사이코지만 괜찮아, 여신강림, 부부의 세계, 사랑의 불시착, 김비서가 왜 그럴까, 동백꽃 필 무렵등 로맨스나 가족 관련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17] 가끔씩 D.P.처럼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이 나와서 해외의 찬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따지고 보면 오징어 게임도 현실/인간비판 적이긴 하다. 돈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등에 비수를 박는 인간/최후까지 인간성을 유지하는 인간 등으로 입체적인 전개를 보인다.
2.2. 다양한 클리셰 시도
〈동백꽃 필 무렵〉처럼 로맨스극에서도 한국의 전형적인 클리셰가 변주되고 있다. 큰 틀은 유사하지만, 그 구성원들의 세부적인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단적으로 한국 드라마에서 재벌을 찾기 어려워졌다. 〈파리의 연인〉, 〈커피프린스 1호점〉, 〈시크릿 가든〉의 특징은 재벌 쾌남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결혼이다. 일명 신데렐라 신드롬을 충족하는 것이 이 드라마들의 역할이었다.이에 반해 현재는 신데렐라 신드롬이 한국 드라마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뷰티 인사이드〉에서 안재현이 이다희의 우렁 총각 캐릭터로 설정되었고, 〈사랑의 불시착〉만 하더라도 재벌이 나오지만 남자가 아니라 여자다.[18] 아직 완전히 클리셰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또한 로맨스가 점차 극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할 만하다. 〈닥터 프리즈너〉, 〈스토브리그〉 등등.
최근에는 로맨틱 코미디가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경향도 보인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호텔 델루나〉 등
2.3. 주 시청자의 변화
2.3.1. 플랫폼의 다양화
2000년대 초만해도 지상파 말고는 드라마를 방영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 제작의 중심축은 지상파였다. 하지만 케이블 드라마가 치고 올라온 것은 물론이고, 웹드라마라는 장르가 새롭게 나타나는 등 다양한 곳에서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특히 넷플릭스라는 초대형 플랫폼이 등장한 상황에서 더이상 지상파는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중심축이 될 수가 없었으며 그 중심축은 제작사로 바뀌었다. 지상파는 그저 수많은 플랫폼 중에 하나로 전락했다. 현재 가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곳은 스튜디오드래곤.(#)미디어 오늘의 한 기사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들이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을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 반응은 하나같이 '지들이 방송을 재미없게 만들어놓고 호평 일색인 멀쩡한 플랫폼은 왜 건드리냐'였다.
그리고 네티즌들의 분석과 토론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는 해외 넷플릭스보다 심사 과정이 더 오래 걸려 그 일부 방송 프로그램만 시연하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방송 시장이 위협을 느낄 만큼 경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특히나 킹덤이 시즌2까지 모두 성공을 한 상황에서 넷플릭스도 한국 드라마에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한국 방송사와 같은 제작비를 준다고 해도 표현의 제약이 훨씬 적은 넷플릭스를 마다할 이유가 많이 사라진 상황. #1 #2
또 하나의 대체재로는 웹드라마가 있다. 네이버TV, 유튜브, 넷플릭스에서 1020세대를 대상으로한 웹드라마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 주로 연애 관련한 드라마들이 만들어지고 있긴 하지만 클리셰를 바탕으로한 로맨스 드라마라기 보단 연애를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현실적인 고찰이 중심이 되는 드라마로, 느낌이 많이 다른 편. 플랫폼이 안정화가 되고나서는 엄청난 화제성과 큰 인기를 얻는 웹드라마가 늘어났으며 웹드라마 주연진으로 주로 발탁되는 많은 신인배우들이 덩달아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또한 출연 배우들이 이를 발판으로 TV드라마의 주연진에 곧바로 캐스팅되는 경우도 많아졌다.[19]
2.3.2. 2040을 잡아라!
과거에는 집계 방법이 정확하지 않았기에 시청률이 중요한 지표로 작용했지만, 이제 집계방법과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홍보대상이 변화했다. 먼저 기업들은 주 소비층인 20-40세를 타겟팅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사실 이를 정확히 타겟팅해서 집계하는 방법이 없었다.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타겟팅 세대의 시청률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는 드라마의 두 타겟층이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했다.또한 OTT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시청률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났다. 이제 국민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TV보다는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났다. 이 결과 TV채널 선택권을 지닌 주부들을 대상으로 타겟팅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MBC의 어쩌다 발견한 하루처럼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1020세대용 드라마를 평일극으로 방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20] 당연히 해당 드라마의 시청률 4%대로 저조한 반면, 주간화제성 1, 2위를 차지했고, 2019년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드라마에 선정되었다.
이는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이제는 시청률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시청률이 못나온 건 스토리가 부실하고 재미 또한 대중적이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말이다. 다시 말해 과거 40-50대 중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드라마제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TV채널 선택권을 차지하고 있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의 힘은 막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계기로 다양한 드라마가 제작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서 이제는 시청률 집계가 과거 TV수신기를 통한 집계에서 조회수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시청자의 범주가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4. 늘어나는 시즌제 드라마
국내 최초 시즌제 드라마는 2005년 MBC의 《안녕, 프란체스카》다. 이후 2007년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가 방영되며 본격적인 시즌제 드라마가 제작되었다. 이전에도 KBS2의 학교 시리즈가 있었지만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다 보니[21] 시리즈라고 부를 수는 있어도 시즌제라고 부르기는 힘들다. OCN 채널에서는 인기 있는 몇몇 드라마들이 시즌제로 편성되기도 했다. 《신의 퀴즈》,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전담반 TEN》, 보이스 시리즈, 구해줘 시리즈[22] 등이 그렇다.2010년 중반 이후로는 CJ계열 채널 뿐만 아니라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까지 확대되어 시즌제가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 KBS2 《추리의 여왕》과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이미 시즌2까지 방송을 끝냈고, 종편에서도 《청춘시대》,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시즌제로 만들어졌다.
MBC 《검법남녀》와 SBS 《미세스 캅》는 시즌2 방영을 끝냈고 tvN에서는 《시그널》이나 《비밀의 숲》이 시즌제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좌관이나 슬기로운 의사생활, 아스달 연대기 배가본드 같이 방영 전 제작 및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드라마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시즌제 드라마를 잘 만들지 않고 만들더라도 등장인물들이 대다수 갈려나가는 현상에는 이유가 있다. 이미 시즌제 드라마가 자리잡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계약서 작성부터 다르다. 미국에서는 한 명의 배우와 최소 5년까지 계약한다고 한다. 덕분에 전 시즌이 성공해 새 시즌을 만들더라도 출연료가 10% 안에서 차이가 나고 배우들의 스케줄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드라마가 성공하고 나서야 시즌제를 기획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스케줄을 조율해가며 다시 캐스팅을 해야하고 캐스팅에 성공하더라도 제작비가 엄청나게 뛰어 버린다. 시즌제가 기획된다는 것은 곧 드라마가 성공했다는 의미다. 역시 성공한 만큼 제작진들이나 배우들의 몸값이 뛰어버린다. 분명 시즌제라고 하지만 출연진이 전부 다르다거나 하는 이유가 거의 여기에서 나온다.[23]
한국에서는 앞서 말한 관행 때문에 시즌제를 원활하게 만들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 드라마가 경쟁력이 강해지려면 배우 계약 관행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2.4.1. 시즌제 과연 좋은가?
시즌제 드라마가 반드시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막상 해외 시즌제 드라마중에서도 명작품이라고 부를 만한 작품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24] 특히 미국 드라마계의 장인인 HBO는 단시즌 전문이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체르노빌 등[25] 대부분 단시즌을 주로 만든다. 당연히 단시즌이기에 작품의 구성과 완결성이 이루어져있다.그에 반해 시즌제 드라마는 문제가 완결성이 없다. 드라마라는 것도 하나의 문학예술이라면 작품이 하나의 완결성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시즌제 드라마는 무조건 열린결말을 하기 때문에, 시즌 1이 흥행하지 못하면 그대로 종결되어 버린다. 그래서 뭔가 뒷끝이 좋지 않다는 평이 많다. 또 막상 시즌1에서 흥행하여 연장해도, 가면 갈수록 지루해지고 같은 내용이 반복되어 버리면서 작품이 산으로 간다.[26] 실제로 미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가 바로 시즌제이다. 도대체 작품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이고, 끝이 허무하거나 갑작스럽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괜히 HBO가 단시즌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시즌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사실 시즌제는 제작사 입장에서 좋은 것이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고 말이다. 제작사 입장에서야 어느정도 흥행이 보장되어 있고, 또 제작과정에 필요한 배우, 감독, 스탭모집을 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내용이 매번 나오고 같은 얼굴만 비추니 지루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청자 입장에서 시즌제는 결국 작품의 선택권이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모든 채널에는 방송표라는 시간의 제약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작품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시즌제를 하게 된다면 작품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이야 방송국이 수백개이기 때문에 규모상 시즌제를 해도 시청자는 다양한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한국의 채널은 많아야 10개 내외이다. 이 중에서 드라마만 하는 방송국은 없다. 당연히 시즌제를 하게 된다면 시청자의 선택권은 당연히 축소된다.[27]
또 이는 방송국의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 아닌데, 시즌제만 하다보면 다양한 플랫폼과 다양한 형태의 영상매체와 경쟁해야 하는 방송국의 입장에서 같은 내용만 한다는 것은 지루함을 유발하게 된다는 점이다. 어떤 분야든지 재미가 없거나 흥미가 없으면 도태되는 건 당연지사며 방송국은 시청자의 선택권을 강제할 수는 없다.
거기에 작품 내적으로도 후속시즌이 전 시즌을 뛰어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괜히 전편 보다 나은 후속작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시즌 이상의 퀄리티를 매번 뽑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으며 드라마의 퀄리티는 작가의 글빨, 배우의 연기력, 감독의 연출 이 3박자가 최적을 맞출 때 가능하다. 작가가 글을 잘써도 배우가 잘 살려내지 못한다면, 연출이 잘 표현하지 않는다면 드라마는 성공할 수 없다.[28] 이를 매번 매시즌마다 같이 이루어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결론적으로, 시즌제는 무조건 성공의 보증수표를 불러 일으키지 않는다.
2.4.2. 배우 관련
한국의 방송시스템은 급조한 성격답게 보조출연진들이 숙련된 연기자가 아니라 일반인으로 모집된 경우가 많다. 사실상 일용직이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강한 프로의식도 없고, 또 스탭들도 그들을 무시하기 일상이다. 그에 비해 미국의 경우에는 보조출연진도 다 배우이다. 그래서 모두가 배우이기에 그 과정에서 캐스팅 되는 케이스도 종종 있기도 하다. 그나마 미국 드라마가 다양한 얼굴의 출연진들이 등장하는 이유가 그 이유일 것이다.[29]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보조출연진이 일반인이다 보니 막상 무명배우들이 할일이 없다. 그렇다고 보조출연을 하자니 페이도 적고, 대우도 부당하고, 심지어는 경력을 쳐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보니 배우들의 지원도 적고. 당연히 보조출연자들의 전문성도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고 말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웹드라마의 성장으로 신인배우들이 채용되기는 하는데, 문제는 주로 2030세대라는 것이다. 40-50대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 예를 들어 한국드라마에서는 이사진들 회의를 하면 주로 나오는 그 아저씨가 이야기를 주도하면 주변사람들은 그냥 맞어맞어만 한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게 대사치는 아저씨만 배우이지 나머지는 일반인들인데 무슨 연기가 나오겠는가? 그냥 어색하게 맞어맞어만 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이사진 회의, 중역진 회의를 보면 뭔가 색채가 죽는다. 그에 반해 미국 드라마는 보조출연진도 배우이기에 그 색채가 풍부하다.
좀 더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서 실제로 당신이 공항에서 출국심사를 하는데, 누군가 나타나서 그 사람을 붙잡고 싸운다면 당신은 그들을 안보고 지나가는가? 당연히 한 번씩은 본다.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간다. 몇명 지시받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왜냐면 보조출연진들이 일반인이다 보니 배우를 보아야 하는데 배우를 보지않고 카메라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냥 신경쓰지 말고 지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김과장에서 마지막씬에서 박영규가 탈주하기 위해서 공항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그 것을 발견한 주인공들이 그를 붙잡으려고 하는데 옆에 줄서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다. 지금 눈 앞에서 싸우는데 말이다. 한두명 정도는 뭔일인가 하고 볼텐데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드라마는 색채감이 죽어있다.
다른 예시로 여신강림 4화 마지막씬에서 등교하던 중에 차은우가 문가영의 손목을 붙잡는다. 현실이라면 그 순간 지나가던 학생들이 둘러쌓고 난리가 나겠지만, 극에서는 학생들이 그 광경에 관심없듯이 지나간다. 왜냐면 그렇게 보조출연자들이 일반인이기에 그러한 연기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PD들도 바보는 아니기에 이러한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서 주로 인물에 포커싱을 해서 찍거나 아니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대사를 한다. 이것이 큰 차이이다. 참고로 한국 영화의 경우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기 때문에, 보조출연자에게도 어느정도의 연기력을 요구하고, 없는 경우에는 간단히 교육시킨다.
[1] 사실 현재 기점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2010년대에도 이런 형식의 드라마는 결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는 송곳이고 후자는 미생[2] 전자와 같은 사회성 드라마는 윗선의 압력을 받기 좋 은데다가 시청률도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았다는 점때문에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별로 제작되지 못했고, TV손자병법도 시트콤류에 밀렸다.[3] 물론 양작인 경우도 충분히 많았지만 내용이 막장인 경우도 적지 않았기는 했다.[4] 특히 일상물, 수사물, 정치물 단독 드라마가 극히 적은 반면, 이른바 막장 드라마에 그 요소들을 양념처럼 끼얹는 형태가 많다. 막장 드라마 보면 어쨌든 일상물의 형태를 띠지만, 후반부에는 수사물이나 정치물이 되는 것처럼.[5] 단적으로 말하면 한국에 SF 드라마가 절대 나오지 않는 것이 한 예다.[6] 사실, '복잡하고 매력적인 악역'이라는 것이 남용되면 악역 미화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악역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공감을 못 받을지언정, '그 죄'에 얽힌 뒷사정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그 뒷사정이 본인의 업보로 생긴 거라면 그 뒷사정마저도 공감을 받지 못한다.[7] 다만, 종편 개국 전에 시청자들의 선택권이 적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8] 하이라이트-VLOG라는 유튜버가 미드보다 한드에 호평을 준 해외기사와 댓글반응을 다룬 동영상을 올렸는데, 기사는 미드의 시즌제 드라마는 풀시즌을 봐야 하고, 다음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전개가 한드보다 느리다는 것을 지적하고, 댓글들은 미드가 연애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침대신으로 때워버린다고 한다. 극단적인 경우는 이 단점이 통합되어 첫 시즌에 남주인공이 여주와 사랑으로 끝낸 뒤 전개를 위해 다음 시즌에 다른 여주와 사랑하고 그 다음 시즌은 다시 원래여주와 맺어진다.[9]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 재벌집 막내아들[10]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 캐릭터가 너무 밋밋하다보니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개성 부여를 위해 이런식으로 만든다.[11] 이런 캐릭터의 경우 배우의 매력이 대단하지 않으면 식상해진다.[12] 물론 손목을 잡아채는 걸 실제상황에서 하면 폭행죄로 벌금먹는다(…).[13] 심지어 좋좋소는 아마추어의 작품이다.[14] 다른 나라에서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들을 살펴봤을 때 거의 러브스토리가 메인인 드라마가 다수인 것을 보면... 2016년 외국에서 한류의 정점을 찍는다는 소리까지 듣는 드라마가 군대에서 사랑하는 드라마이니.[15] 물론 언제나 잘나가는 건 아니고 <오로라 공주> 같은 희대의 괴작도 나왔다.[16] 미국 법정물처럼 모든 캐릭터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17] 이 중에서 스토브리그, 킹덤, 하이에나, 동백꽃 필 무렵, 사랑의 불시착은 2020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18] 물론 남자 주인공 쪽도 재벌 버금간다.[19] 대표적으로 조회수 1억뷰를 넘기며 청소년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에이틴의 출연배우인 신예은, 김동희, 이나은, 김동희는 각각 tvN, JTBC드라마는 물론 지상파MBC와 넷플릭스 드라마에 주조연으로 발탁되었다.[20] 물론 과거에도 학교물을 평일극으로 방영한 적은 있지만, 말이 학교물이었지 실상은 로맨스에 중년 여성들이 보기 좋아하시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든지, 학원을 다닌다든지, 연애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든지 등.[21] 학교 1부터 3까지는 배경이 같고 교사 출연진이 이어서 나오고 있지만 앞 작품과 맞지 않는 설정이 일부 나타나기도 한다.(특히 학교 3)[22] 다만 이 시리즈는 '사이비 종교의 폐해'라는 주제만 비슷할 뿐 설정이나 등장인물은 서로 관련이 없다.[23] 특히 《나쁜 녀석들》에서는 마동석이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었는데 나쁜 녀석들의 성공으로 몸값이 뛴 것은 물론이고 38 사기동대, 베테랑 부산행, 범죄도시가 엄청난 대박을 쳤기에 카메오가 아니면 후속 시즌에서 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24] 브레이킹 배드같은 걸작이 있기는 하다.[25] HBO가 시즌제를 안하는 것은 아니다. 보드워크 엠파이어, 부통령이 필요해, 뉴스룸 등 작품들은 시즌제 작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비율이 다른 미국방송사에 비해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26] 대표적으로 왕좌의 게임이나 수퍼내추럴이 있으며 둘다 시즌의 장기화로 인한 스토리의 완성도에 비판을 받고 있다.[27] 킹덤을 한국 시즌제로 말하면서 이처럼 시즌제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적합하지 않다. 킹덤의 경우에는 넷플릭스라는 OTT 매체 특성상 제한이 없다. 쉽게 식당으로 비교하자면 OTT(넷플릭스 등)는 뷔페이고, 방송국은 정찬식이다.[28] 물론 작가가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스토리가 절반은 먹고가기 때문이다.[29] 물론 유명한 작품의 배우들이 겹치는 건 어쩔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