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외교관이 '그렇습니다'라고 말하면, 그건 '고려해보죠'를 의미하고, '고려해보죠'라고 말하는 건 '안 됩니다'를 의미한다. 하지만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외교관이 아니다.
샤를모리스 드 탈레랑페리고르, 프랑스 왕국 초대 총리 겸 외교관[1]
외교적 수사(外交的修辭, diplomatic rhetoric) 또는 외교사령(外交辭令)[2]이란 국가원수 등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나 외교관 등 공무원이 국제 무대에서 사용하는 우회적이고 유화적인 수사법을 일컫는다. '외교사령적'이라는 형용사적 용법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이는 외교의 접대적 전통이 가지는 안전주의에서 유래한 일종의 예우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다.샤를모리스 드 탈레랑페리고르, 프랑스 왕국 초대 총리 겸 외교관[1]
2. 해설
외교관은 본인의 국가를 대표해서 간 사람이기 때문에 본인이 하는 말 한 마디가 국익을 아주 크게 좌지우지하고,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른 직업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높다. 역사적으로도 말 한 마디 잘못했다가 전쟁이 난 경우가 상당히 많다. 때문에 외교에 있어서는 표현으로나마 자신의 감정을 감추면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부드러운 표현을 선택하는 상당히 신중한 조치가 관습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그래서 외교 무대에서는 자신의 속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없고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깊이 음미해 봐야 뜻을 새길 수 있는 경우가 많으며 속되게 말하면 '장황하고, 밀도가 낮고, 답답하게' 들리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보니 외교관계자들은 아주 중요한 회담장에 가서도 정작 하나마나한 덕담만 하고 돌아오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며 그 속뜻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다.
따라서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말과 행동, 발언과 정치적 입장이 전혀 다르게 나오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노련한 외교 전문가마저도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모호한 말과 행동을 보이면서도 일이 끝난 다음에 해석해 보면 항상 말이 들어맞게끔 하는 것이 외교적 수사의 목적이며 정수다. 쉽게 비유하면 외교적 수사는 한 나라의 국익을 건 극도로 고도화된 완곡어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개개인의 사회생활에서도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돌려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 단위에서도 완곡어법을 쓰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표현을 해석하기 위해 각국의 외교관들은 표현 뒤의 본질을 찾는 훈련을 충분히 받고 외교에 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설적으로 매우 수위 높은 수사를 써서 입장을 내는 경우도 이따금 있는데, 핵심 국익이 침해당할 중대한 위기에 있어 해당 국가의 매우 단호한 입장을 낼 필요가 있을 때에 쓰인다. 물론 이는 제한적으로 쓰이며, 외교적 보복이나 나아가 전쟁까지도 불사하면서 메시지를 견지하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쓰인다.
그러한 깊은 각오나 고려 없이 직설적 비난성명을 내는 것은 외교적인 실책에 가까운 행위가 된다. 이러한 성명이 국민 여론이나 국가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려 어떤 후폭풍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소 경제 및 무역 보복을 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그걸 명분 삼아 전쟁까지 일어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교과서적인 예시가 바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다. 9.11 테러가 벌어지자 이에 대해 후세인이 "신의 응징이다!"라는 기절초풍할 성명을 발표하는 바람에 안 그래도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진 초대형 테러에 눈이 돌아가 있던 상황에서 이전부터 후세인을 제거하고 이라크를 장악할 필요를 느꼈던 미국은 이 망언을 들어 개전 여론을 이끌어냈고 2년 후 이라크 전쟁 개전까지 이어졌다. 그 결과 이라크는 초토화되었고, 후세인은 전범재판을 받아 처형되었다.
반면 중국, 이란, 팔레스타인, 북한 등 다른 반미 국가들은 속으로는 미국이 얼마나 밉든지 간에 테러를 반대하고 미국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과격한 발언을 서슴치 않는 북한도 이때는 미국이 크게 분노하자 테러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눈치를 살폈을 정도였다. 특히 팔레스타인에서는 국민들이 9.11 테러를 기뻐하는 축제를 벌일 정도였지만 지도자였던 야세르 아라파트는 9.11 테러 희생자를 돕겠다고 7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헌혈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국의 노여움이 자국으로 향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렇듯 외교적 수사는 상대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분쟁을 만들지 않는 효과가 있다. 이를 보면 외교적 수사가 애국적인 기술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외교적 수사에는 돌려 말하기(완곡어법), 점잖게 말하기, 격식 있는 단어 선택과 패러프레이징,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 사용 등이 모두 포함되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모호함과 직설성의 적절한 조화이다.[3] 첨예한 이해관계에 관한 외교적 언행은 국내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호한 어구를 사용해서 일부러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만들면 양 국가 지도부 모두 정치적 운신의 폭이 넓어지며 이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다양한 해석이 오히려 양 국가간 신뢰나 이익을 침해할 경우가 있는 사안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모호한 표현 대신 직설적인 어구 사용으로 곡해를 방지하기도 한다.
전자는 대개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것이라면 후자는 실무적인 무역/통상 분야나 군사적인 사안에 주로 사용한다. 한 예로 조지 W. 부시는 걸프 전쟁, 이라크 전쟁에서 일어난 민간인 피해를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라고 지칭해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시키기도 했다. 만약 이에 대해 '민간인 학살'이라고 했다면 당사자들의 심기가 훨씬 불편해지고 외교 부담이 가중되었을 것이다.[4]
때문에 외교적 수사가 적용된 말을 보면 평범한 수준의 말이라도 외교적 수사를 치우고 보면 굉장히 강도 높은, 수위 높은 말이 된다. 아래 예시에서 볼 수 있다.
3. 분석
홀로코스트가 세계적으로 지탄받는 악행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나치 독일이 지금까지도 존속하고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면 타국으로서는 외교 채널에서 "이 나치 놈들이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천인공노할 대학살을 저지르다니 용서할 수 없다. 당장 멈추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항의문은 대체로 아래와 같이 외교적인 수사를 사용한 형식이 될 것이다.우리는 대독일국의 행동을 항상 존중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과격한 단체들이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유대인들이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희는 이 유감스러운 사건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만을 희망합니다. 만일 필요하다면 사건 해결에 저희가 최대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의 이면에 숨은 뜻에 대해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대독일국의 행동을 항상 존중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외교에서는 항상 모든 대상에 대해 정식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이며 대상을 찬양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위 예시에서 상대를 '나치 독일' 등으로 칭하는 등 외교적으로 상대의 정식 명칭을 사용하지 않으면 너희들을 정식 단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지독한 모욕의 뜻이 된다.[5][6]
▶︎ "존중한다"는 말은 진짜 존중해서 쓰는 표현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의례를 의미하는 것이며 여기에서 변형된 표현이 등장하면 숨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대체로 외교적 수사에서 존중한다는 말은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더라도 딱히 환영하지도 않는다는 말과 거의 같은 뜻이다.
▶︎ 본 예시처럼 "존중하려 노력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도발의 의미가 있다. 존중하기가 힘드니 존중받을 만한 행동을 보여보라는 뜻인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존중하겠다"라는 표현은 자국의 이익이나 가치에 반하는 상대의 입장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의 아주 강경한 표현이 된다.
▶︎ 외교에서는 항상 모든 대상에 대해 정식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이며 대상을 찬양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위 예시에서 상대를 '나치 독일' 등으로 칭하는 등 외교적으로 상대의 정식 명칭을 사용하지 않으면 너희들을 정식 단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지독한 모욕의 뜻이 된다.[5][6]
▶︎ "존중한다"는 말은 진짜 존중해서 쓰는 표현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의례를 의미하는 것이며 여기에서 변형된 표현이 등장하면 숨은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대체로 외교적 수사에서 존중한다는 말은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더라도 딱히 환영하지도 않는다는 말과 거의 같은 뜻이다.
▶︎ 본 예시처럼 "존중하려 노력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도발의 의미가 있다. 존중하기가 힘드니 존중받을 만한 행동을 보여보라는 뜻인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존중하겠다"라는 표현은 자국의 이익이나 가치에 반하는 상대의 입장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의 아주 강경한 표현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과격한 단체들이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유대인들이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 상대국이 주도적으로 유대인 학살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격한 단체"라는 표현을 써서 해당 문제가 외교 상대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고 있다.
▶︎ 인류와 인권 등의 보편적인 가치를 내세움으로써 상대국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비화될 리스크를 줄이려고 했다.
▶︎ 확실한 사실이더라도 '이러한 소식이 들린다' 정도로 부정확한 표현을 일부러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이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준다. 유대인 학살이 실재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해버리면 혹시 모를 상대방의 변명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 어떤 유대인들이 무슨 위험에 어떻게 노출되었지에 대한 디테일은 역시 상대의 민감한 이익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의도적으로 모조리 생략되었다. 외교적 언사에 있어서는 때로는 사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강경한 태도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정보를 알고 있다는 티를 내는 행위 자체가 자국의 첩보 자원을 노출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으므로 국익을 위한 외교 문서에서는 더더욱 생략한다.
▶︎ 상대국이 주도적으로 유대인 학살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격한 단체"라는 표현을 써서 해당 문제가 외교 상대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고 있다.
▶︎ 인류와 인권 등의 보편적인 가치를 내세움으로써 상대국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비화될 리스크를 줄이려고 했다.
▶︎ 확실한 사실이더라도 '이러한 소식이 들린다' 정도로 부정확한 표현을 일부러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이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준다. 유대인 학살이 실재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해버리면 혹시 모를 상대방의 변명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 어떤 유대인들이 무슨 위험에 어떻게 노출되었지에 대한 디테일은 역시 상대의 민감한 이익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의도적으로 모조리 생략되었다. 외교적 언사에 있어서는 때로는 사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강경한 태도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정보를 알고 있다는 티를 내는 행위 자체가 자국의 첩보 자원을 노출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으므로 국익을 위한 외교 문서에서는 더더욱 생략한다.
저희는 이 유감스러운 사건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만을 희망합니다. 만일 필요하다면 사건 해결에 저희가 최대한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희망한다는 표현은 상대방에게 직접 행동을 촉구하지 않기에 가장 소극적이고 안전한 표현이다. 해결해 주길 바란다는 말도 엄청 나간 것이고 보통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로 끝맺는다. 물론 도와주겠다는 말도 확약한 것이 아니고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 자체에 상대방이 먼저 해결을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는 것이다.
▶︎ 희망한다는 표현은 상대방에게 직접 행동을 촉구하지 않기에 가장 소극적이고 안전한 표현이다. 해결해 주길 바란다는 말도 엄청 나간 것이고 보통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로 끝맺는다. 물론 도와주겠다는 말도 확약한 것이 아니고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 자체에 상대방이 먼저 해결을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는 것이다.
위의 텍스트 상에 나타난 외교적 수사를 일반적인 수사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현재 당신들 나치 독일의 행동을 존중해주기 어렵다. 당신네 국가가 하는 짓으로 인해 많은 유대인들이 위험에 빠졌으며, 이는 국제적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다. 우리가 개입하기 전에 당신들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라.(당장 중단하라)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결국 나치 독일의 학살 행위를 비난하는 말이지만 외교적 수사의 사용을 통해 매우 완곡한 어투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강대국의 뜻을 거스르려는 뚜렷한 의도가 없고, 너희들 모두가 나쁜 놈들인 것은 아니며 너희의 심기가 불편하다면 우리는 조용히 덮고 지나갈 것이라는 의미를 넘치도록 담아 놓았다.
이러한 성명을 받은 국가는 약간 심기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이 발언을 빌미로 하여 전쟁을 선포하거나 비난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설령 초강대국이라 해도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보통 이를 무시해 버리거나 "당사국의 의견을 존중한다" 또는 "당사국의 의견을 고려해 보겠다" 정도의 답변으로 끝낸다. 물론 이것도 외교적 수사로 실제로 존중이나 고려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둘러대는 의례적인 수사다.
4. 예시
외교와 관계없는 완곡표현에 대한 내용은 완곡어법 문서 참고하십시오.
이하의 해석은 역사, 정치, 외교적 맥락에 따라 나온 추론일 뿐, 공인된 내용은 아니며 이해를 돕기 위해 다소 과장되었거나 거친 표현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즉, 실제 각국의 의사는 본문에 나온 것보다 다소 순화된 것일 가능성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4.1. 일반적 표현
- 여권 첫 표지에 쓰인 소지자의 신변 보장 요청 문구[7] → 이 여권 소지자는 우리 국민이다. 우리와 척지고 싶지 않으면 이 자가 귀국할 때까지 정중하게 대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로마 시대 통행증에도 적혀 있을 정도로 유명한 문구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권에도 외교부 장관 명의의 문구가 쓰여있을 것이다. 여권 소지인의 범죄행위 등 정당한 이유 없이 지키지 않으면 당연히 정치적, 경제적 대가가 따른다.
- 제3국 → 외교문제에 있어서 해당 외교문제 당사국이 아닌 국가들을 지칭한다.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도 적혀있을 정도로 외교적 수사의 기본적인 어휘 중 하나다.
-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 대가를 치를 것(You'll pay the price) → 그 행동 우리한테 거슬린다. 좋은 말로 할 때 하지 말아라.
- 미국에서부터 중국, 북한, 그리고 대한민국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범용성 있게 쓰이는 상대국에 대한 위협/경고 표현. 사실상 외교적 수사 중 가장 많이 쓰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 뉴스에서는 심심찮게 해당 표현을 볼 수 있다. # 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과거에는 주었던 최혜국 대우를 주지 않거나 규제에는 상호주의를 적용하여 규제로 맞대응하는 등 간접적인 불이익을 줄 가능성은 있다.
- 결정을 존중한다(respect the decision) → 그 결정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 그 결정이 좋긴 하지만 대놓고 환영하기는 상황이 애매하다.
- 바로 맞대응하는 조치는 없지만 향후 외교에 있어 부정적인 평가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 중국 전승절 참석 논란, 한국-쿠바 수교 당시 미국의 입장이 이러하였다. #1 #2 반대로 대놓고 지지 의사를 밝힐 때는 '결정을 환영한다(welcome the decision)'는 표현을 쓴다.
- 유감을 표명한다(to express regret over) → 미안하다. / 너희의 행동에 크게 실망했다.
- 문제의 책임 소재가 자국에게 있는 것이 명백하여 사과의 의도로 사용할 경우. 미안하다는 뜻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만 내놓고 아무런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건 미안하긴 한데 우리가 알 바는 아니다의 의미로 읽힐 수도 있다.
- 온건한 비난의 표현인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13년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했을 때 미국은 "유감"을 표명하여 항의의 뜻을 내보였지만 냉전 시절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소련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던 것을 보면 발언의 수위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 서로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frank exchange of views) →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다. 예시
-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의견만 교환했고 그 의견이 심지어 솔직하기까지 했다면 무슨 상황이었을지 상상해 보자. 여기에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는 멘트까지 첨가되면 그건 비공식적으로 욕설이 오간 레벨까지 간 것이다.
- 북한의 김정은은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는 외교적 수사를 사용했다. 둘의 의미 차이는 없다. 1 2 국무부도 쓴다. #
- 아베 신조가 "흉금을 터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한 것도 같은 뜻이다. #
- 조건만 된다면 XX하겠다(if certain conditions were met) → (조건이 안되니) XX하지 않겠다. 예시
- 보통 저 '조건'에 상대국에서 절대 들어줄 수 없는 것을 거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예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내려놓는다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부했다.
- 상당한 합의를 이루었다(to make significant progress) → 합의가 끝나지 않았다. 예시
- 다양한 옵션을 검토/고려하고 있다(to consider various options) →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예시
- 국익의 측면에서 유효한 옵션이 있었다면 이미 쓰고도 남았을 것이다.
- 긴장을 조성하는 모든 행위를 완고하게 반대한다(to firmly oppose any actions that could escalate tension) → 나쁜 짓한 쪽 편을 들고 싶다.예시
- 일반적으로 갈등 국면에서 양비론을 편다는 행위 자체가 더 나쁜 짓을 한 쪽을 최대한 옹호해 주는 행위와 다름없다. 옹호할 논리가 있다면 그 논리를 사용하면 그만이므로 이런 양비론적 수사는 주로 국제질서상 도처히 지지할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쪽을 어떻게든 감싸고 싶을 때 등장한다. 예를 들어 북한의 도발에 중국이 양비론을 펴는 것만 봐도 중국이 북한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24년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대한 한국 외교부의 입장 차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이란을 직접적으로 규탄한 반면#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공습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규탄을 했다.#[8]
- 국제사회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 어설프게 개입하지 말라. 예시
- 주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서방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나 결의안으로 압박을 가할 때 불쾌함을 나타내면서 하는 말이다.
- 포로에 대한 강도 높은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techniques)이 발생했다. → 포로에게 고문 및 가혹행위가 가해졌다.
- 군사작전 중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가 발생했다. → 군사작전 중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 논평할 가치가 없다.(not worth commenting) →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 정말로 논평할 가치가 없다면 논평할 가치가 없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떠한 논란성 발언에 대해 소문이나 추측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려는 의도가 있다.
- 여러분들은 독립적이며, 여러분들의 거취 문제는 여러분들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self-determination)을 가져야 한다. → 우리가 너희들을 지배하겠다.
- 극단적인 말이 외교에서 어디까지 수사적으로 표현이 가능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표현 중 하나로, 말만 들어보면 지역 주민들을 부당한 압제에서 해방시키고 주권을 온전하게 돌려주겠다는 의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기존 세력을 축출한 새로운 세력이 해당 지역에 대한 지배를 행사하겠다는 말과 같다. 다시 말하면 "기존 지배 및 우위 세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 우리 지배세력에 편입하는 것을 결정할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상호간 전쟁 중에 마을이나 도시를 점령했을 때 굳이 해방(독립)이라는 표현을 꺼내드는 것도 이러한 속내가 있다. 강화도 조약 제 1관에 "조선국은 자주 국가로서 일본국과 평등한 권리를 보유한다."고 쓴 것이 좋은 예다.
- 필요하다면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ready to aid on request) → 별 이유 없이 돕긴 싫다.
- 타국의 국가재난상황(지진 등)에 지극히 원론적인 표현. 필요하지 않으면 돕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내포하고 돕겠다도 아닌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설령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내뺄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정말로 도울 의향이 있다면 실무적으로 협의하여 지원을 먼저 보내고 나서 지원 사실을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모든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All options are on the table) → 강경책을 사용할 수도 있다.
-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것은 기존에 하고 있던 온건책이 아닌 또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바꿔 말하면 강경책을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이다. 엄중 경고에 대응하는 의미로 통한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심기를 건드린 반미국가나 러시아가 서방국가에 대해 사용하는 강경한 발언이다.
- 우리의 주권 문제다. → 우리 문제에서 너희는 빠져라. 너 죽고 나 죽을 자신 없으면 우리 일에 상관하지 말아라.
- 한국이 주변국 상대로 의외로 자주 사용하는 외교적 수사다. 타국의 행동이 국가의 주권을 침범, 내정을 간섭하는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는 매우 강경한 표현이다. 대한민국에서 이를 사용할 때는 한국이 법적으로 주장하는 주권 영역은 북한 영토를 포함하고 있고 이를 되찾기 위한 무력사용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총력전을 암시하는 배수진성 의미까지 내포된 꽤 강경한 의사 표시인 셈이다. 중국이 사드 포대의 철수를 요구하거나 일본과의 독도 문제가 불거지는 등 외교마찰이 발생할 경우 사용한다. 2022년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지 말라고 압박했을 때도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
- 해당 국가의 방문을 취소/무기한 연기했다. → 굳이 지금 만나서 상대방 체면 세워줄 때가 아니다.
- 일반적으로는 상대국의 특정 조치나 발언 등에 비교적 강하게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외교라는 것은 상호우의에 기반을 두는 만큼 단순 유감표명을 넘어 기존에 예정된 일정을 깬다는 것은 향후 관계를 재검토하거나 니들이 뭐라고 하든지 무시하고 진행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임과 동시에 철회나 사과를 이끌어내는 수단으로 쓰인다. 다만 탄핵, 내각 불신임 등 해당 국가 정권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임계치를 초과해 국민의 신임과 대표성을 잃었다고 판단될 때 외교가에서 나오는 제스처기도 하다. 단순히 지지율이 낮다 정도로는 어지간해선 나올 수 없으며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곧 갈아치워질 애들을 기껏 만나봤자 어차피 후임자랑 또 협의해야 하니 만날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정권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고 곧 망해 쫒겨날 처지로 간주하며 패싱하는 처사라 니들이랑은 두번 다시 볼 일 없다 수준의 개무시.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이후 각국 당국자나 정부수반 등이 보여준 사례가 있다.
4.2. 예시
소련은 현재 동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운동에 간섭할 아무런 정신적, 정치적 권리를 갖고 있지 않으며, 아울러 다른 나라들도 관여할 권리가 없다
1989년 10월 27일,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회담 내용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에게 간섭 안 한다. 사실 간섭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알아서 살아남아라"는 말. 해당 발언 및 해석은 금성출판사의 한국사 학습 만화에서도 다뤘다.1989년 10월 27일,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회담 내용
"자위대를 동원해 독도를 침공하려 한다면 우리와 전쟁할 각오를 하라"는 경고성 메시지와 물리적 도발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음으로써 '도발은 그만 하고 우리 같이 좀 살자'는 재차 촉구성 메시지가 함께 들어 있다.
"(보복하고 싶었는데 사정이 있었으니 이번에는 참아 준다.) 다음에도 무력으로 도발한다면 보복을 할 것이다."
"미국이랑 친하게 지낸다고 불량국가처럼 자꾸 윽박 지르지 좀 마라." 한국이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동참하는 사항에 대해 중국이 참견과 위협을 행하는 것에 대한 불쾌감과 불안감을 내포한 발언이다.
말로 알리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預)
"좋게 말로 할 때 양보하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응징할 계획이 있다." 중국이 사용하는 외교적 수사로 최후통첩에 해당하는 발언이다. #[9]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자 한다.
"우리도 너희 미국의 위치까지 올라가지 말라는 법 있냐?" 중국이 사용하는 외교적 수사로 미국이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에 주변 국가들이 동참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긴 발언이다. #미국은 동맹들에게 '미국 아니면 중국'이라는 선택을 강요하지 않을 것(The United States won't force allies into an 'us-or-them' choice with China). #
"어차피 우리와 한 배를 탔는데 이제 와서 선택이 가능하겠니? 어차피 중국 어그로 못 떨쳐내니까 '자발적'으로 협력해라."러시아가 이 선(핵무기 사용)을 넘으면 러시아에 치명적인 결과가 있을 것. 미국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If Russia crosses this line, there will be catastrophic consequences for Russia. The United States will respond decisively). #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첩보가 접수되면 러시아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니 판단 잘 해라." 단, '단호한 대응'이란 표현도 외교적 수사인 만큼 무조건적으로 미군이 참전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단호한 대응'은 극단적인 상황일 경우 미군의 참전이 될 수도 있지만 비교적 온건할 경우 단순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 많은 무기 공급이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뜻할 수 있다.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우리로선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우리는 (러시아와 관계는 유지하고 싶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준 적이 없는데, 너희는 북한산 무기를 구매하고 있다 이거지?" 러시아의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면 러시아와의 관계는 파탄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한 한국의 대답. 약 2주 뒤인 11월 11일 한국 정부가 미국에 155㎜ 포탄 10만발을 판매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 총영사는 필리핀 경찰청 차장에게 현지 경찰에 의한 사건인 점 등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철저한 수사를 하라고 촉구하는 문서를 송부했다. #
굵게 표시한 부분에 주목해 읽자면 "진짜 심각해지는 꼴 볼 수 있다고 내용증명 보낸다"고 협박하는 수준에 가깝다. 공기관에서 문서로 뭔가를 보낼 정도면, 이미 경고와 외교적 보복이 은밀히 개시되었을 것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한인 사업가가 필리핀 경찰 측에 피살된 사건에 관하여 이례적으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한국 외교관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유족에게 사과했고 해당 경찰관들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비슷한 의미. 얼마 후 그리스 경찰의 상위기관인 시민보호부 장관이 한국대사와 피해자를 직접 찾아 유감을 표시했다. #
미국은 일본 지도부가 이웃나라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킬 행위를 한 것에 실망한다(The United States is disappointed that Japan's leadership has taken an action that will exacerbate tensions with Japan's neighbors). #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해서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이 불쾌해한다. 우리 힘들게 만들지 말고 적당히 해라." 미국은 역사 문제에서 한국, 일본 어느 한 쪽의 편도 들고 있지 않지만 한국 또는 일본이 한미일 안보 협력관계에 손상을 주는 행동을 할 경우 매우 강경하게 나서면서 해당 국가를 압박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은 친한, 친일도 아닌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그리고 민사작전에 서툰)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피터 레스쿠이에 대사는 한국과의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부인과 함께 즉시 귀국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너를 본보기로 처벌하겠다." 주한 벨기에 대사 배우자의 옷가게 점원 폭행 사건 당시 벨기에 외무장관이 내린 지시다. 사실 이 정도면 외교적 수사조차도 아니다.[10]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국제법을 준수하는 한 러시아 본토의 군사 목표를 타격하는 것에 간섭하지 않겠다. #
'간섭하지 않겠다'는 건 '(그렇게 하도록) 용인하겠다'는 의미인데, 이는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에게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 체계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당시 미 공군이 MQ-9 리퍼 무인 공격기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2023년 10월에 우크라이나에 ATACMS가 반입된 것이 확인되었다.중국은 정치체제와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력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이 국제 규칙과 규범을 지키는 책임 있는 역할을 할 때 우리와 가까워질 수 있다. #
"반국가단체 지원(해 내정간섭)하고, 일당독재나 하는 융적(戎狄)들이 어디서 우리 머리 위에 서려고 해?" 한국이 중국에 대해 국제 규칙과 규범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북핵 방조 및 김씨 삼부자에 대한 비밀 지원을 비난하는 데에 자주 (그리고 정말 가끔 대만 위협이나 동중국해·남중국해 분쟁 등을 에둘러 언급할 때) 사용하는 표현 방식이다. '협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정치체제와 이념을 든 것은 결국 중국이 자유화·민주화된 후에야 지금의 미국마냥 '형님 국가'로 모실 생각을 해 보겠다는 이야기로 위에서 언급한 '상대국에서 들어줄 수 없는 것(여기서는 독재 종식)'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우리는 북한과 중국을 막기 위해 (성능 좋은) 집속탄을 계속 구입하고 또 사용하겠다." 탄약의 불발률이 낮아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므로, 그 속뜻은 집속탄 입찰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주변국들이 우리에게서 어떤 대우를 받을 것인가는 그들에게 달려 있다.
"너희들도 조지아처럼 처맞기 싫으면 우리한테 알아서 기어라."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 개전 이후 조지아는 먼지가 날 정도로 확실하게 털어 버린 러시아가 국방장관이 TV에 나와서 이런 말을 한 것은 1991년에 소련 붕괴의 여파로 인해 독립한 중부 유럽, 동유럽, 구소련권 국가들에게 침략예고성 메세지를 날린 것과 다름없었다.우리는 당연히 전 세계에 탄약이 비축돼 있고 언제든지 꺼내 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결정을 할 수 있다. #
"그리고 급하면 우방국에게서 끌어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탄약 돌려막기 좀 할 수도 있지."나는 우리가 한국과 방위 동맹을 맺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우리는 그 조약을 매우,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거기까지 말씀 드리겠다(I would just remind that we have a treaty alliance with South Korea. We take that commitment very, very seriously. And I'd leave it at that). #
"한국은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러시아가 우리 영향권 아래 있는) 한국을 상대로 허튼 짓 하면, 우리 미국이 손 쓸 수밖에 없다. 무슨 말인지 알지?""(양안관계 문제에서) 타국은 빠져라. 계속 참견한다면 그 결과는 위험할 것이고 우리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대만 등 자국 내 '영토'로 간주하는 지역 문제에 대해 타국이 간섭할 경우 거의 항상 쓰는 외교적 수사. 중국 자신들에게 있어 대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고 타국이 대만문제에 계속해서 참견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는 강력한 경고 표현이다. 중국-인도 국경분쟁 당시에도 인도 정부를 향해 경고한 적이 있다. #
대통령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검증하는 시늉은 해볼게.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국민 문제지 우린 알 바 아냐." 상대국이 아니라 자국민을 향한 외교적 수사임을 알아야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전임과는 반대로 한일관계를 '회복'하는 게 윤석열 정부의 기조였으므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는 문제로 일본의 어그로를 끌 가능성은 애초에 별로 없었다. 실제로 약 한 달이 지나 후쿠시마 원전에 '시찰단'을 보낸 것이 사실상 방류를 방조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미국 연방정부 산하 언론인 미국의 소리도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칭찬하는 방식으로 윤석열 정부가 일본 (및 미국) 측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먼저 들어주는 기조였음을 나타냈다.대사의 역할은 주재국과의 우호를 증진하는 것이다. 오해를 확산시켜선 안 된다(2023년, 박진 외교부 장관).
"일개 대사 주제에 무슨 정치적 작당질이냐? 일국의 대사라면 대사답게 행동하고 함부로 설치지 말라."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베팅' 발언을 놓고 불쾌감과 경고를 동시에 표현한 것이다."가자지구까지 들어가지 마. 하마스만 때려. 민간인 사상자를 내지 마." 점령을 큰 실수라고 표현한 것은 오슬로 협정을 지키라는 의미이고,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이 뒤섞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만 골라서 궤멸시키는 건 불가능하므로 아예 확전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비호하면서도 이·팔 양국체제를 지지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수사이다.
엄정한 외국인 체류질서 확립은 국익과 주권에 관한 사항이며, 불법체류는 국내 노동시장을 왜곡하고, 마약범죄 등 강력범죄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너희 국민들의 불법체류와 마약 문제가 우리 한국 사회를 어지럽혀서 입국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어. 외국인인 너네가 끼어들 문제 아님." 한국에 입국하는 태국 국적자에 대한 K-ETA 허가와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져 태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자 한국 법무부가 발표한 입장이다. 상단의 "우리의 주권 문제이다"라는 발언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다.나(도미니크 퀼링바커 네덜란드 의전장)는 한국 의전팀의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 크게 감사했고 함께 일하는 것은 정말 즐거웠다. #
외교적 수사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발언. 한국 의전팀이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보였다는 건 안 되는 걸 무리하게 요구했음을 드러내며,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는 표현은 한국과 의전의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인 일이 많았음을 돌려서 말하는 표현이다. 알아듣기 쉽게 표현하자면 이 새끼들 재미있네 내지는 웃긴 친구들이네 정도가 된다.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우크라이나 전황에 따라서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다양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다. #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주기는 좀 그래. 지금처럼 미국과 유럽 수출을 통해 우회적으로 보내주는 건 계속할 테니까 좀 봐줘." 유리 김 미국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수석 부차관보의 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요청에 대한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이다.한국 정부는 상황을 우려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태가 더 이상 악화하지 않기를 바란다. 외교 영사·공관 등 비군사적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야, 그래도 그렇지 남의 나라 외교공관을 공습하면 어떡하냐?" 이스라엘의 주시리아 이란영사관 공습 당시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의 논평이다. 비록 이스라엘의 잘못이지만 한국과 이스라엘의 우호관계를 감안하여 직접적인 규탄을 피했다.동맹국의 상급자인 국방부 장관의 정당한 조치에 연합사령관이 제동을 걸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사항이다.
"대북 확성기 문제에서 미군은 빠져라. 라카메라는 지금 하는 행동이 명백한 월권 행위임을 알아라." 국방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에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이유로 우려의 뜻을 밝힌 데 대한 국방부의 논평이다. #윤석열 정부의 탄핵이 헌법에 입각해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동맹의 근본적 기둥이라고 보는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한국의 민주적 시스템과 절차가 승리하리라고 기대한다. 한미동맹은 특정 대통령과 정부를 초월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시련과 불확실성의 시기에도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에 대해 고무되어 있다. #
"우린 그냥 니 후임자 보기로 했다. 너 없다고 한미동맹이 망하는 거도 아닌데, 아무리 우리라도 법치와 민주주의 명분 걸고 하는 탄핵을 어떻게 막겠니?"- '특정 대통령과 정부를 초월하는 한미동맹'이라는 것은 얼핏 긍정적인 어구처럼 들리나, 반대로 풀이하자면 한미동맹은 특정 대통령이 없어도 유지된다가 된다. 비상 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전체 임기의 절반을 막 넘기던 시기, 즉 임기의 정중앙에 있는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정부가 교체되기까지 2년도 더 남은 상황인데, 그런 와중에 '특정 대통령과 정부를 초월'이라는 어구는 통해 현직 대통령을 무시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미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외교적 수사를 제하고 보더라도 굉장히 노골적인 표현이 된다.
-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논평이다. 이전부터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아예 외교적 수사를 배제하고 아주 심하게 오판(badly misjudged), 매우 문제가 있는(deeply problematic), 불법적인(illegitimate) 등의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재차 압박하였다. #
탄핵안 표결 결과가 부결이든 가결이든 이는 헌법에 따른 민주적 절차라는 점에서 미측 발언은 이러한 민주 절차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는 취지로 본다. #
"아무리 미국이라도 거 남의 나라 정치판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소?"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가 탄핵안 부결에 대해 "우리는 한국의 민주적 제도와 절차가 헌법에 따라 온전하고 제대로 작동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즉, '지금은 작동이 안 되고 있다. 표결 좀 똑바로 하지?')." 고 발언한 것에 대한 대한민국 외교부의 답변.“관련 상황을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 측의 발언에 깊은 놀라움과 불만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한국 내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지만, 한국이 내정 문제를 중국 관련 요인과 연관시키고 소위 중국 간첩을 과장하며 정상적인 경제무역협력을 비방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 이는 중·한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일관되게 해외에 있는 중국 공민에게 현지 법률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으며, 한국 측이 언급한 관련 개별사건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을 주목한다. 다시 한번 한국 측이 중국 공민 관련한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사건처리 상황을 제때 중국에 통보해 관련 중국 공민의 안전과 합법적인 권익을 확실하게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윤석열이 비상 계엄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중 12월 12일자 담화에서 “지난달 10일에는 40대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혔습니다. 이 사람은 중국에서 입국하자마자 곧장 국정원으로 가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현행 법률로는 외국인의 간첩행위를 간첩죄로 처벌할 길이 없습니다.” [11]라고 하면서 중국을 걸고 넘어지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이 해당 부분에 대해 위와 같이 언급했다. 평소의 중국이라면 감히 소국이 대국을 무시하니 운운하며 아주 발광을 했을건데 이례적으로 절제된 표현으로 에둘러 비판했다. 아무래도 한국의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운데 여기서 강한 표현을 썼다간 안 그래도 한국인의 극심한 반중, 혐중 감정을 자극할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5. 예외
- 강대국
강대국들은 외교적 수사 없이 자국의 호전성을 내비치는 특권을 누린다. 외교적 수사를 쓰며 몸을 사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외교 참사가 일어나면 어떤 나비 효과가 일어나서 강대국 사이의 분쟁으로 번질 줄 모른다는 것인데 강대국 스스로는 국제외교의 주도자이기 때문에 이런 고민에서 훨씬 자유롭다. 따라서 힘의 논리에 입각해서 비교적 더 편하게 발언할 수 있다.[12]
특히 냉전 시기에는 양대 초강대국은 양국간의 전면전이 터진다면 핵전쟁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공포로 섣불리 개전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더욱 강력한 발언을 일삼았다.[13] 적진 바로 앞에 미사일 기지를 세우는 초강수를 둔 적도 적지 않다. 미국과 소련의 기밀 해제된 외교문서들을 보면 강대국들이 말 안 듣는 다른 나라들에게 얼마나 더 직접적이고 무례한 외교언사로 협박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 소련
소련은 국가이념인 블라디미르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따라 서방진영을 자본주의의 최종진화 단계인 제국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미국에 주눅이 든다는 이미지가 씌이면 공산당 내부에서 상당히 불리해지는 정치적인 사정이 있어서 빈번하게 막말을 일삼았으며 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이 소련은 동물농장이란 식으로 되받아쳐 주는 일이 일상다반사였다. 그리고 양 진영은 자국 대표의 발언은 감추고 상대국 외교사절의 극렬한 언사들만 수집, 유포하여 이따금 제국주의자들의 탐욕과 공산주의자들의 호전성을 선전하였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수면 위의 다툼이었고 외교 실무진들은 뒷구멍으로 열심히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소련은 자기 위성국들을 상대로도 가차없이 직언과 막말을 일삼았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1981년에 폴란드 노조 사건이 터졌을 때도 소련의 국방장관 드미트리 우스티노프가 보이치에흐 야루젤스키 면전에서 "우리의 인내심도 이제 한계요!"라면서 대놓고 소련군의 무력진압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압박한 적이 있다. - 미국
국제적 막말에 있어서는 미국도 소련 못지 않았다. 1960년대에는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키프로스 군사개입을 고려하는 그리스를 압박하기 위해서 그리스 대사 면전에서 "당신네 의회랑 헌법 따위 좆까시오(Fuck your parliament and your constitution). ...(중략) 만약 벼룩 둘이 계속 코끼리를 가렵게 한다면, 한 방 제대로 맞을 거요."로 대놓고 욕설을 동반한 막말을 하는가 하면[14] 9.11 테러 직후 미국 국무부 부장관 리처드 리 아미티지가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섬멸하는 작전에 협조하지 않으면 "파키스탄을 폭격해서 석기 시대로 되돌려 버리겠소"라고 폭언한 것은 매우 유명한 사례다.[15] 미국은 이후에도 '악의 축'[16]이니, '폭정의 전초기지'[17]니, '폭정 3인방'[18]이니 하면서 주기적으로 타국에 대한 매도를 일삼는다. 다만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는 패권국인 만큼 패권국으로서의 품격 등을 갖추려고 하기 때문에 소련이나 중국처럼 매도를 일삼는 수준은 아니며 간혹 가다 한 번 정도 하는 수준이다. 참고로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도 외교적 수사를 버리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적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6월 항쟁 당시 전두환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반발해 대통령 친서를 보내 압박을 가하려고 해 이를 눈치 챈 전두환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주한 미국대사가 요청한 면담을 거부하자 정무참사관이 외무부에 전화하여 "귀국의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귀국의 대통령이 그랬다는 말을 접수하지 않겠습니다. 당신네 대통령이 그렇게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실 수 없어요. 빌어먹을, 누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이름을 대요, 당장!"이라고 갈궈 외무부를 뒤집어 놓은 사례가 있다. - 중국
21세기의 중국도 유엔 상임이사국이라는 국제적 위상과 경제규모 세계 2위, 군사력 세계 3위라는 국력을 바탕으로 자국의 호전성을 국제적으로 표출한다. 하나의 중국 관련해서 중국의 주석 시진핑이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에게 대놓고 "민의를 거스르고 불장난을 하면 필시 불에 타 죽을 것", "미국이 이 점을 분명히 직시하기를 바란다"며 외교적 수사를 단 한 개도 넣지 않고 직접 협박하는 발언을 했다. 즉, 중국은 대만에 대해서 단 한 치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대만이 중국에 속한다는 것을 부정할 경우 미국과도 기꺼이 충돌할 것이라는 정면 경고를 한 것이다. # 일본 역시 중국에게 이와 똑같은 폭언을 들었다.
한국 역시 사드 배치 결정 당시 중국에게 "소국이 대국에게 대항해서 되겠냐" 등의 경악할 만한 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19] 민간에서는 나중에 소국에 중국, 대국에 미국을 대입해 중국을 역으로 조롱하는 농담이 줄을 이었으나 정부 차원에서 한국은 한일관계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가능한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실리외교를 추구하기 때문에 한국은 해당 발언에 반응하는 성명조차 내지 않았다.
- 불량국가
이란이나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은 강대국도 아니면서 타국에 대해 직설적인 폭언을 외교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들 국가가 외교적 수사를 모른다거나 진심으로 타국을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니다. 이들 역시 스스로에 대한 '깡패국가' 이미지를 잘 알고 있어서 이를 활용하여 미치광이 전략을 발휘하는 것이며 상대국이 받아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철저하게 수위를 조절해 가면서 발언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북한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나 9.11 테러 같이 자기들이 크게 잘못했거나 잘못 깝쳤다간 그대로 아작날 상황이 오면 가짜 광기를 멈추고 바닥에 넙죽 엎드린다.[20] 즉, 이들에게 있어 폭언은 나름의 외교적 수사다. 게다가 이러한 국가에서는 대외발언의 수위가 높아야 애국의 증명이 되는 정치적 풍토가 있기 때문에[21] 이러한 폭언은 곧 국내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상대국 외교 전문가들도 이러한 폭언의 문장 하나, 단어 하나가 저번 발언과 비교해서 수위가 어떻게 변화했나를 분석하며 어떠한 속내를 가지고 있는지 분석한다. 일례로 2024년 들어 북한이 남조선 역적패당에서 바꾼 대한민국 이 한 단어만 해도 '대한민국을 자칭하는 상종못할 것들' 같은 강한 비하 표현부터 시작해서 '저들은 남한을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절멸의 대상으로 삼을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 전쟁 상대국
전쟁 중인 당사국들도 당연히 서로 간에 외교적 수사를 쓰지 않는데 이미 전쟁이 터졌으니 외교적으로 더 나빠질 것도 없기 때문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발발 직후 주UN 우크라이나 대사 세르히 키슬리차는 "전범들에게 연옥은 없습니다. 그들은 지옥으로 직행할 것입니다."라며 거의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고 초기 전황이 푸틴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푸틴이 핵무기까지 운운하며 위협하자 "(푸틴이) 그렇게 자살을 하고 싶은 거라면 핵무기를 쓸 것까지도 없고, 1945년 5월에 베를린의 벙커에서 그 남자가 한 것을 따라하면 됩니다."라는 표현으로 러시아와 푸틴을 나치 독일과 히틀러에 비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다만 전쟁 중인 당사국들은 외교적 수사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외교적 고려를 전혀 하지 않고 단순히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또 아니다. 저 발언에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가 외교적으로 러시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상황에서 러시아가 침략국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국제 사회의 우크라이나를 향한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외교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
- 공공의 적 국가를 대상으로
침략 국가로 낙인이 찍혀 국제적 입지가 완전히 추락한 국가를 대상으로도 외교적 수사가 잘 사용되지는 않는데 러시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측에서 러시아와 푸틴을 나치 독일과 히틀러에 비유한 것은 물론,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는 대놓고 푸틴을 히틀러에 비유했으며 미국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서 푸틴을 두고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도 아닌 푸틴 씨(Mr. Putin)라고 격하해서 지칭했는데 평시였으면 상상도 못 했을 엄청난 외교적 결례지만 국제법을 어기고 침략전쟁을 강행한 국가 지도자로써 그를 외교적으로 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불문율이 작용된 것이다.
- 남북관계
남북관계 사이에서도 외교적 수사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북한을 헌법에 의거한 반국가단체로 간주하고 있고 북한은 남한을 이른바 '국토완정론'에 따른 미 제국주의 식민통치세력으로 보고 있다. 이러다 보니 깡패국가인 북한의 언어적 도발에 맞서 통일부에서 강경한 발언으로 받아치거나 정부의 "북한 정권 붕괴", "참수작전"과 같은 대북 강경발언에 북한이 언어적 도발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 외교적 수세
상대측이 과거에 패전했거나 도의적 책임이 있는 경우 강하게 반박하기 어려우므로 강하게 발언한다. 일례로 독일은 유로화 사태 당시 그리스를 압박했다가 "지금의 경제 위기는 나치 독일 때문이니 독일이 그리스를 비판하는 것은 부당"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그리스에 선전포고한건 이탈리아였는데나치 독일이 워낙 세계의 악으로 악명을 떨쳤다 보니 1세기가 지난 지금도 거론되는 것이다. 비슷하게 한일관계에서도 일제강점기의 사건들에 대해서 한국에서 강하게 발언하면 일본으로서는 침략을 긍정할 순 없으므로[22] 무시로 일관할 순 있어도 똑같이 강하게 맞받아치기는 어렵다. 반대로 일본 측에서는 독도처럼 어떤 방식으로 영유권 논리를 펼칠 수 있는 분야에서는[23] 한국의 의사에 아랑곳않고 주장을 계속한다. 사실 한일관계는 미국을 사이에 둔 간접 동맹으로서 전쟁의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전쟁을 우려하지 않고 강하게 발언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진짜로 관계가 험해질 것 같으면 미국이 두 나라를 어떻게든 어르고 달랠 테니까.
6. 관련 개념
본 개념과는 정반대로 아무 외교적 발언을 하지 않고 실질적 행동으로 상대국을 압박하는 수단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포함외교를 비롯한 해군 함정의 무력시위다. 해군 함정은 국제법상 한 국가의 영토로 대우를 받는 데다 특히 대형함일수록 한 국가의 역량, 기술의 총집합체이기 때문에 상대 국가의 인근 해역에 전개된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외교적 압박이 된다. 특히 미국은 수틀리면 항모 전단을 전개해서 갈등국에게 무언의 경고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미국 외의 다른 국가들도 해군 함정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진행하며 한국 역시 이란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급파해 무력시위를 진행한 적이 있다. 만약 상대국이 해당 함정을 공격하면 그대로 전쟁 명분이 된다.[1] 흔히 줄여서 '탈레랑'이라 알려진 인물. 이른바 나폴레옹의 책사라 불리며 당시 프랑스의 국익을 수호했고, 유럽의 외교사에서 굵직한 업적들을 남겼다. 국제단위계에서 쓰이는 미터 규격을 제정한 업적으로 물리학계에서도 유명하다.[2] "외교-사령(外交辭令)「명사」 자기의 감정을 감추고 상대편에게 듣기 좋게 말하는 사교적인 말(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일본에서는 외교사령(外交辞令)이라는 표현을 훨씬 많이 쓴다.[3] 직설성이 과해지면 당연히 문제가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모호함이 과해져도 역효과가 날 수 있는 건 마찬가지다.[4] 그러나 이는 너무 완곡해져서 일반 대중에게 비아냥을 산 사례가 되었다. 위키리크스는 바그다드 공습 동영상 공개에서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에 빗대어 부수적 살인(collateral murder)이라는 제목을 선택해서 이 표현을 비꼬았다.#.[5] 대표적인 사례로는 남북관계가 있다. 남한과 북한은 상대를 공식적으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대 국가의 공식 명칭인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신들 기준에서의 명칭인 남조선, 북한이란 명칭을 쓰는 것은 상대에 대한 지독한 모욕의 뜻이 되니 결국 타협으로 나온 것이 서로를 남측, 북측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공식 명칭도 멸칭도 쓸 수 없으니 애매한 대명사를 써서 넘어간 것이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북한 감독인 김정훈은 한국 기자가 북한이란 단어를 넣어 질문하자 북한이란 나라는 없다며 해당 기자의 질문을 무시한 일이 있었다. 2024년에는 김정은이 '남조선'이 다소 한민족 동포 의식을 연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대한민국'을 쓰려고 했는데 대한민국에 대한 존중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여 '괴뢰대한민국', '괴뢰한국'과 같은 표현을 쓰며 '대한민국 것들', '남조선이라는 것' 등의 표현도 썼다.[6] 정확한 국호 사용은 매우 중요한데 일본 제국은 진주만 공습 당시 미국에 개전의사를 전달하는 일본 제국정부 대미통첩각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비밀 암호로 전달된 문건을 개전 시간에 쫓겨가며 번역한 결과, 미합중국 정부(Government of the United States)를 미 정부(American Government)로 번역하는 엄청난 결례를 저지른다. 일본어 원본은 합중국 정부였는데, 시간이 없다고 이렇게 번역해 버렸다. 이는 내용뿐만 아니라 국호에서도 모욕감을 느낀 코델 헐 당시 국무장관의 즉각적인 분노를 가져왔고 헐은 결국 노무라 주미 일본 대사에게 축객령(페르소나 논 그라타)을 내려 버린다. 당시 헐은 “왜곡과 악의로 가득한 이런 문서는 내 공직 생활 50년간 처음 본다“고 일갈했다.[7] 대한민국 여권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이 여권을 소지한 대한민국 국민이 아무 지장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와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대한민국 외교부장관"[8] 아무리 한국이 도덕성을 중시하고 이란과 적대적일 이유가 없다고 해도, 이스라엘이 이스라엘이 한국과 방산협력을 하고 있고 이란이 북한, 중국과 방산협력을 하고 있는 한, 한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9]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최후통첩은 경고만 하고 실제 행동이 없었다는 점으로 인해 냉전 시기 소련에서 유머성 속담으로 쓰였다.[10] '즉시'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쓰는 단어로서도 "자넨 해고일세. 개인 소지품만 챙겨 '즉시' 나가게." 라고 할 때나 쓰는 상당히 직설적인 표현이다. 딴 사람도 아니고 외교관(의 가족)이 파견국에서 어그로를 팍팍 끌고(그리고 그게 각국 언론에 신나게 전파되고) 있으니 장난 아니게 빡쳤을 것이다.[11] 이 말은 어순을 좀 바꾸면 "중국이 한국에 간첩을 보내서 국정원 건물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잡아서 처벌할 방법이 없다."라는 뜻이 된다.[12] 물론 이 역시 상대적인 것으로, 강대국도 더욱 강력한 국가를 상대로 할 때, 동맹국과 자국의 이익이 걸린 의견 교환을 할 때, 혹은 수세에 몰릴 만한 상황에 대해서는 외교적 수사를 사용한다.[13] 물론 상대가 이판사판으로 나올 가능성이 결코 0%는 아니었기 때문에 표면적 발언과는 달리 실제로는 매우 불안해할 때가 많았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소 양국 사이에선 매우 강력한 말들이 오갔지만 당시 국방장관인 로버트 맥나마라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음 주면 다 죽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불안을 떨칠 수 없었다고 한다.[14] 저 발언이 있은 지 3년 뒤 CIA의 지원을 받은 군사 반란에 의해 그리스에는 그리스 군사정권이 수립된다.[15] 이때는 미국이 분노로 눈이 뒤집혀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그 북한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극대노에 바짝 엎드린데다 무샤라프 본인도 쿠데타로 대통령직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권력 기반이 다 잡히지 않아서 당연히 외교적인 결례 같은 것에 반발을 제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해당 발언과는 별개로 무샤라프는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친미 노선을 탔고 미국도 단순히 협박만 한 게 아니라 그 댓가로 경제제재 해제와 무기 지원과 같은 여러 이권을 챙겨 주었으며, 결과적으로 파키스탄의 경제 사정은 해당 폭언과 영공통과 이후 꽤 개선되었다.[16] 이라크, 이란, 북한[17] 짐바브웨, 벨라루스, 쿠바, 미얀마[18]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19] 단 이건 엄연히 민간인인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말이었다.[20] 반대로 9.11 테러 당시 사담 후세인이 수위 조절 그런 거 없이 "신의 징벌이다" 따위의 헛소리를 내뱉은 뒤 정말로 절단이 나버리고 본인까지 끌려가 처형당한 일은 위에 이미 잘 서술되어 있다.[21] 당장 대한민국에서도 북한에 대한 적대발언을 삼가는 것만으로 종북 프레임으로 공격받을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이러한데, 외부를 향한 적대행위가 국가 정체성에까지 이르는 이들 독재국가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22] 일본의 우경화 기조가 만연하다고 해도 미국 측에서 일본의 제국주의적 발언으로 주변 동맹국과의 관계가 파탄나는 것을 용인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수위에서 커트를 한다.[23] 이 경우에 일본은 일제강점기의 시작이 된 한일병합조약 이전에 독도는 무인도인 것을 발견하고 영유권을 획득했다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외교부장관"[8] 아무리 한국이 도덕성을 중시하고 이란과 적대적일 이유가 없다고 해도, 이스라엘이 이스라엘이 한국과 방산협력을 하고 있고 이란이 북한, 중국과 방산협력을 하고 있는 한, 한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9]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최후통첩은 경고만 하고 실제 행동이 없었다는 점으로 인해 냉전 시기 소련에서 유머성 속담으로 쓰였다.[10] '즉시'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쓰는 단어로서도 "자넨 해고일세. 개인 소지품만 챙겨 '즉시' 나가게." 라고 할 때나 쓰는 상당히 직설적인 표현이다. 딴 사람도 아니고 외교관(의 가족)이 파견국에서 어그로를 팍팍 끌고(그리고 그게 각국 언론에 신나게 전파되고) 있으니 장난 아니게 빡쳤을 것이다.[11] 이 말은 어순을 좀 바꾸면 "중국이 한국에 간첩을 보내서 국정원 건물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잡아서 처벌할 방법이 없다."라는 뜻이 된다.[12] 물론 이 역시 상대적인 것으로, 강대국도 더욱 강력한 국가를 상대로 할 때, 동맹국과 자국의 이익이 걸린 의견 교환을 할 때, 혹은 수세에 몰릴 만한 상황에 대해서는 외교적 수사를 사용한다.[13] 물론 상대가 이판사판으로 나올 가능성이 결코 0%는 아니었기 때문에 표면적 발언과는 달리 실제로는 매우 불안해할 때가 많았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소 양국 사이에선 매우 강력한 말들이 오갔지만 당시 국방장관인 로버트 맥나마라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음 주면 다 죽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불안을 떨칠 수 없었다고 한다.[14] 저 발언이 있은 지 3년 뒤 CIA의 지원을 받은 군사 반란에 의해 그리스에는 그리스 군사정권이 수립된다.[15] 이때는 미국이 분노로 눈이 뒤집혀 아프간이나 이라크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그 북한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극대노에 바짝 엎드린데다 무샤라프 본인도 쿠데타로 대통령직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권력 기반이 다 잡히지 않아서 당연히 외교적인 결례 같은 것에 반발을 제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해당 발언과는 별개로 무샤라프는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친미 노선을 탔고 미국도 단순히 협박만 한 게 아니라 그 댓가로 경제제재 해제와 무기 지원과 같은 여러 이권을 챙겨 주었으며, 결과적으로 파키스탄의 경제 사정은 해당 폭언과 영공통과 이후 꽤 개선되었다.[16] 이라크, 이란, 북한[17] 짐바브웨, 벨라루스, 쿠바, 미얀마[18]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19] 단 이건 엄연히 민간인인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말이었다.[20] 반대로 9.11 테러 당시 사담 후세인이 수위 조절 그런 거 없이 "신의 징벌이다" 따위의 헛소리를 내뱉은 뒤 정말로 절단이 나버리고 본인까지 끌려가 처형당한 일은 위에 이미 잘 서술되어 있다.[21] 당장 대한민국에서도 북한에 대한 적대발언을 삼가는 것만으로 종북 프레임으로 공격받을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이러한데, 외부를 향한 적대행위가 국가 정체성에까지 이르는 이들 독재국가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22] 일본의 우경화 기조가 만연하다고 해도 미국 측에서 일본의 제국주의적 발언으로 주변 동맹국과의 관계가 파탄나는 것을 용인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수위에서 커트를 한다.[23] 이 경우에 일본은 일제강점기의 시작이 된 한일병합조약 이전에 독도는 무인도인 것을 발견하고 영유권을 획득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