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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Some)은 상대방에 대해 이성적 호감을 지닌 2명간의 불분명한 교류를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썸띵'(Something)'의 약어로[1],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친구 이상 연인 미만'으로 해석된다. 유사한 표현으로는 데이트 메이트(Date Mate)가 있다. 이쪽도 2000년대 초반부터 사용되고 있으니 역사적으로는 썸보다 더 유서 깊은 표현이다.2. 조건
이정규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썸을 탄다'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필요충분조건을 제시한다.《a와 b는 썸을 탄다》 iff i. a가 b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b 역시 a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 i. a는, b가 자신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긍정하는 증거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증거들은 이를 확실하게 보장해 주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b 역시도 a에 대해 마찬가지이다. i. 또한 a가 파악한 b의 호감에 대한 증거는, b가 자신에 대한 증거를 a가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방식으로 표출된 증거이며, b가 파악한 a의 호감에 대한 증거도 마찬가지이다. i. 그리고 a와 b는 이러한 증거를 같은 방식으로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i. 마지막으로, a와 b 사이에는 사귀는 것을 명시화하는 적절한 언화 행위가 수행되지 않았거나, 수행되었던 경우에는 더 이상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이정규, "썸을 탄다는 것은 무엇인가?: 신조어 “썸타다”의 적용조건 분석", p. 75 中 |
최성호 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썸타기에 대한 기존 논의가 간보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트렌드로 자리잡은 신조어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최 교수는 썸을 해석하기 위해 의지적 불확정성이란 개념을 도입한다. 이에 따르면 썸타기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이성적 호감을 가졌는지 증거가 충분치 않은 불확실성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마음의 불확실성이다. 즉 상대방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자아로 수용할지, 혹은 탈법적인 침입으로 간주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가 썸인 것이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 진정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렇게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는 나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는, 그런 모습을 나 자신의 진정한 자아로 받아들이는 고차적인 태도나 의지가 형성되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나 자신의 답 속에 그(녀)를 아끼고 보살피는 나의 모습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성호, 썸타기와 어장관리에 대한 철학적 고찰, p 181. 필로소픽 |
3. 썸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중매체
4. 주요 용어
- 썸남, 썸녀: 서로 호감이 있(다고 생각되)는 남자/여자를 말한다.
- 썸 타다: '사귀다'와는 미묘하게 뜻이 다른 단어. 즉 사귀기 전 서로를 알아가며 친하게 지내기 시작한다는 뜻. "나 걔랑 썸 타고 있어.", "우리가 뭐 썸 타는 것도 아닌데" 등의 표현 방법이 있다.
'간 보다'는 좀 더 계산적이고 속물적인 부정적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있는 반면 '썸 타다'는 부정적 뉘앙스는 없다. 또한 '간 보다'는 의도적인 의미가 담겨 있지만, '썸 타다'에는 의도적인 의미는 담겨 있지 않는다고 본다.
5. 문제점
문제는 이 썸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면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썸이라는 단어의 기본적인 의미는 다들 알고 통용하지만, 개별적인 케이스가 썸인지 아닌지는 보는 사람마다, 심지어 당사자들 간에도 생각이 엇갈릴 수 있다. 다시 말해 나는 쟤랑 썸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쪽에서는 그냥 지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 오히려 당사자 간 엇갈리는 경우가 더 많다.5.1. 당사자 간의 오해
애초에 썸이란 확실하지 않은 관계인 만큼, 특정 행동에 어디까지 의미를 부여할지는 당사자의 몫이다. 예를 들면 어떤 행동을 한 쪽은 단순히 호의나 친절 정도로 인식하는 반면, 상대방은 자신에 대한 호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매우 많다. 단순히 친구나 지인 관계에서 어디까지 친해질 수 있고 할 수 있는지, 어떤 활동을 같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는 생각 이상으로 다르다. 이를테면 한 쪽은 큰 맘 먹고 (본인 기준에서는 아무나와 하지 않는 활동인)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는데, 상대방은 영화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쿨하게 수락했다가 나중에 서로 딴소리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혼자 썸남/썸녀라고 착각하고 대시했다가 차이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가장 간단하게 보면, “우리 이제부터 썸 탑시다!”라고 썸을 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애초에 이런 식의 관계 선언부터를 연애의 시작으로 보는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 이렇다 보니 '현재 진행중인 썸'이라는 개념은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알면 그때부터는 연애하면 그만이고, 한쪽만 마음이 있거나 둘 다 좋아하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모른다면 서로 짝사랑을 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 물론 서로 썸을 타다가 사귀게 된 이후 "우리 그때 썸 탔었지"라고 회상하는 거라면 가능하지만, 그전까지는 답이 없는 상황.
심지어 이는 단순히 당사자 간의 소통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로도 연결된다. 사실 모든 연애 관계는 쌍방의 관계로 성립된다. 연애 중 어느 정도의 질투나 집착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 되고, 오히려 너무 없으면 사랑이 없는가 하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문제가 된다. 또한 썸이 어느 정도 수위에 이르면 어느 정도 이해하는 상황이 되지만, 이것이 한쪽만 썸으로 생각하는 상황이 되면 바로 스토킹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생긴다. 한쪽은 이 정도 관계라고 생각하고 그만큼의 행동을 보이지만 한쪽은 이를 부담스러워 하고, 이런 식으로 오해가 쌓이면서 점진적으로 상황이 삼각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한 것.
반대로 상대방은 충분히 친구 사이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행위를 썸이라고 판단했다가 그것이 무너진 경우, 특히 양쪽 모두 같은 소셜 내에 있는 경우에는 소문, 나아가 사회 관계의 붕괴 문제로도 이어진다. 둘다 이건 썸이 아니다, 혹은 썸이다 라고 판단하면야 큰 문제가 아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가 엇갈리고 해당 상황을 말로만 알 수 있는 주변인들에게 퍼지는 경우 어장 관리, 남미새, 여미새 등 수많은 왜곡된 소문이 난무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는 작게는 쌍방 중 한쪽 혹은 양쪽의 소셜 이탈로 이어지고, 심한 경우 소셜의 붕괴, 심지어 특정인의 죽음으로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물론 과거에도 이런 상황들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확정적인 관계인 연애보다 실제 행동은 없이 상황만 벌어지는 점에서 더 위험한 부분.
특히 이러한 문제는 성문화의 점진적 개방과 함께 더더욱 강화되고 있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썸에 대한 어느 정도의 규정은 잡혀 있어서, 간단한 데이트 메이트 수준으로 스킨십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었다. 그러나 점차 성문화가 개방되고 남녀 간의 소통 관계 또한 더욱 자연스러워지면서 관계 전반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오히려 남사친/여사친과의 관계는 영화나 카페 등 과거에 데이트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도 허용되는 분위기로 바뀌고 반대로 키스는 커녕 성관계를 가진 사이조차 확실한 선언 전까지는 연애 관계가 아닌 썸으로 보는 극단적 사례까지 늘어나면서, 친구-썸-연애라는 발전 과정의 기준이 더욱 케바케가 되고 모호해져 버렸다. 애초에 남사친/여사친 간에도 키스를 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고, 심지어 성관계를 갖는 경우도 있기 때문. 원나잇, 선섹후사 등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더욱 그렇게 되었다.
5.2. 책임 없는 연애의 다른 말
이 과정에서 썸이라는 말의 모호성을 무기로 삼는 경우도 많아졌다. 만약 연애 중인 누군가가 다른 사람과 썸을 타면 그건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썸을 여러 명과 타는 것은 문제인가? 애초에 썸이라는 말 자체가 그런 모호성을 전제로 해서 사회적으로 확실하게 규정되지 않은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썸 자체를 여러 명과 동시에 타는 건 선택 과정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행위지만, 문제는 이것이 상술한 자유로운 성문화와 연계되면서 사실상 즐길 건 즐기되 책임지지 않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여기에는 성격적인 문제도 결합되는데, 회피형 애착이나 불안형 애착, 지나친 내성적인 성격 등 성격적 문제가 있는 경우 호감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연애로 이어지지 않는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둘 다 호감이 있으면서도 차마 그 이상으로 나가지 못하는 썸 관계는 차라리 낫다. 그러나 특히 회피형의 경우 정작 할 건 다 해놓고 연애 선언을 하려고 하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식으면서 다른 사람과의 썸으로 넘어가는, 일종의 환승연애를 주구장창 진행하는 케이스도 허다하다. 오히려 이런 케이스들은 주위 소문 등에도 회피해 버리면서 그냥 썸이었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역으로 이를 당한 이들만 정신적으로 내몰리는 결과로 이어지고는 한다.
5.3. 연애 장벽 형성과 사회 문제화
극단적으로 보면, 이러한 썸 문화 자체가 결혼율과 출산율 저하 등 사회적 문제의 일익을 담당한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가장 큰 건 소위 N포 세대라 부르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치명적이지만, 그나마 연애하는 일부조차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이 어렵고 시기적으로도 훨씬 더 늦어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썸이라 할 수 있다. 썸이란 중간 과정이 하나 더 생기면서 연애로까지 발전하는 과정이 매우 늦어졌고, 과거 연애에서 느낄 수 있는 아슬아슬하고 간질간질한 감정은 썸이란 관계에 오히려 종속되고 있다. 즉 과거에는 안정적인 감정이 마련된 이후에는 연애를 종료하고 결혼으로 이어졌는데, 이제는 간질간질한 단계는 썸으로, 안정적인 단계는 연애로 넘어가버린 것.문제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호르몬과 본능에 지배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연애 초반 소위 콩깍지와 설렘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은 길어야 3년, 짧으면 고작 3개월 정도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썸이라는 관계가 시간을 차지하는 것. 심지어 성욕과 같은 본능 부분조차 그 시점에서 해결해버릴 수 있게 되어버리면, 사실상 연애로 이어지는 원동력 자체가 사라진다. 특히 과거에는 모르는 사이 기준으로 세번 정도 만났으면 결론을 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은 적어도 한두달 정도는 지켜보는 것이 당연시되기 시작했다. 만나는 횟수로 따지자면 못해도 10번은 만나야 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 차로 비유하면 출발도 하기 전에 공회전에서 기름을 다 쓰는 것. 즉 최근 추세에서는 썸에서 연애로 넘어가는 과정 중 이미 3개월의 기간 대부분을 소모해버리기 때문에, 연애에서의 열의가 약해지는 것도 당연하고, 결혼으로 이어지기도 어려워진다. 당연히 출산율 또한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
실제로 썸 문화가 본격화된 2020년대에는 20대의 연애 비율은 급격히 감소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10년대만해도 20대에 연애하는 비중이 60~70%에 달했으며 모태솔로 비율은 10% 미만 수준이었지만, 2020년대에 이르면 오히려 연애를 하고 있지 않은 비율이 70%에 육박하며 모태솔로 비율도 19~25%에 육박하고 있다. # 즉 결혼까지야 사회적으로 대학-군대 등의 과정상 늦어질 수 있다지만, 2020년대에는 결혼은커녕 아예 연애 비율 자체가 급격하게 줄어버린 것.
물론 이러한 식으로 쌓인 장기적 관계인 만큼, 개인 관계에서의 실패 확률은 분명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이혼 자체에 대한 시각이 완화되었음에도, 10년 이하 부부의 이혼율은 10% 이상 낮아진 편이다. # 그러나 혼인율 자체는 그보다 더 급격하게 줄어들어,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차단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애초에 사람이란 반대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경우가 꽤나 많기 때문. 그러나 보니 실패율은 어느 정도 줄어들었지만, 혼인율은 30% 수준으로 그보다 더 급격히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
6. 타 개념과의 차이
6.1. 썸씽과의 차이점
모든 異性(이성)은 「자기」로 지칭되고 「껀수」는 무언가 「썸씽」이 있다는 의미로, 이성친구가 많다는 말은 「레퍼터리가 다양하다」로 통한다. 매일경제신문 1978년 기사 中 |
원래 '썸씽이 있었다'라는 것은 남들에게 확실하게 티내지 않는 관계를 말할 때 주로 '남들'이 썼던 표현이다. 요즘처럼 '내가 누구랑 썸탄 적이 있다' 이런 표현과는 호환이 안 된다. 애초에 남들이 볼 때 관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something, 즉 쟤네 사이에 '뭔가'가 있다는 낌새를 나타내는 표현에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처럼 과거에도 그런 '내가 누구와 썸씽이 있었다'는 표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주된 용례가 아니었고 당시의 썸씽은 부정적인 시각이 가미된 표현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쓸 때는 '내가 누구와 썸씽이 있었다고 소문이 있다는데, 그건 오해다' 이런 식의 상황에만 쓰이는 정도였다.
지금의 썸과 과거의 썸씽은 모두 something, 즉 불분명한 어떤 것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지만 지금의 '썸'은 그 관계를 가진 남녀 사이의 불분명한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춘 단어라고 할 수 있고, 과거의 썸씽은 그 관계의 남녀가 아닌 타인, 주변인이 볼 때의 불분명한 '어떤 것'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다르다. 단어의 중심이 '타인'에서 '자신'으로 넘어온 것이다.
'썸씽이 있었다'는 의미는 보통 '남들에게 티내지 않고 사귀다', 혹은 '남들 모르게 육체적 관계가 있었다.', '남들 몰래 했다' 등등의 뜻이었다면 지금은 좀 소프트한 뜻으로 단어의 의미가 변형되고 약어가 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