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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23:53:19

봉대산 불다람쥐 17년 연쇄 방화사건

봉대산 불다람쥐에서 넘어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사건 경과
2.1. 발단2.2. 전개2.3. 17년 만의 검거
3. 사건 이후
3.1. 현상금을 둘러싼 후일담3.2. 봉대산 복원 사업
4. 대중매체에서5. 둘러보기

1. 개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울산광역시 동구 동부동의 봉대산 일대에서 확인된 것만 96건에 이르는 연쇄방화가 일어난 사건이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게 단 한 명의 범인이 저지른 일로, 그는 일명 "봉대산 불다람쥐"라고 불렸다.

이 사건의 방화범에게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역대 3위 현상금3억 원(2009년 말 기준)이 걸렸다. 공동 1위는 용인 50대 부부 피습 사건의 범인과 유병언세모그룹 회장에게 걸린 5억 원, 4위는 유병언 회장의 아들 유대균에게 걸린 1억 원, 공동 5위는 유영철탈옥수 신창원에게 걸린 5천만 원이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1위였다.

2. 사건 경과

2.1. 발단

1994년부터 경상남도 울산시 동구 동부동(現 울산광역시 동구 동부동)[1]의 마골산, 염포산, 봉대산 일대 반경 3km 이내에서 해마다 건조한 겨울만 되면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산불이 얼마나 자주 났던지 성한 나무보다 불에 탄 나무가 더 많을 지경이었다. 경찰은 처음에는 산불이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 등에서 시작된 안전사고라고 생각했지만 화재가 잦아도 너무 잦자 의도적인 방화라고 판단해서 1995년 봉대산 방화범에게 현상금 500만 원을 걸었다.

2.2. 전개

사건이 점점 커지자 산에 산불감시원을 붙이고 관할 경찰서인 울산동부경찰서에서 수사전담팀까지 꾸려 매해 방화범을 검거하고자 노력했지만 방화범은 신출귀몰하게 모든 감시망을 피해다니면서 산에 불을 지르고 또 지르며 유유히 도망쳐 다녔다.

하필 밤만 되면 불이 나는지라 아침이 되어 소방헬기가 뜰 수 있을 때까지[2] 밤새워 인력으로만 방화선을 구축하거나 불을 꺼야 하는 공무원소방관들의 고생도 말이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봉대산의 피해가 말이 아니었다. 글자 그대로 '몇번만 더하면 백 번' 수준의 횟수로 잿더미가 되다 보니 민둥산이 되다 못해 거의 사막이 될 지경이었다.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들, 다시 그 동물들을 먹고사는 동물들 역시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먹이로 삼을 동물들이 씨가 말라 버려 굶주린 어느 수리부엉이[3]풋살장에서 탈진해 쓰러진 채로 발견된 일화가 있을 정도다. 산에 먹을 게 없어도 너무 없으니, 산에서 한참 벗어난 울산 도심까지 날아가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기력이 다한 것. 그나마 다행히도 크게 다친 게 아니라서 구조되어 회복된 후 고향으로 돌려보내졌다고.

어느새 사람들은 그 방화범에게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을 붙였다. 얼마나 유명했던지 울산 동부 근처에 사는 사람들 중 봉대산 불다람쥐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이 작자는 3일 연속 불을 지르거나 하루에 세 번(!) 일을 저지른 적도 있다. 산에 불이 날수록 경찰이 내건 현상금도 액수가 불어나더니, 2009년 11월 울산지방경찰청이 현상금을 3천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순식간에 10배나 올려 버렸다.

2.3. 17년 만의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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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2일 화재 발생 지점 인근의 아파트 CCTV 화면에 결정적인 증거 영상이 찍혔는데 방화가 일어났던 시점에 산에서 내려오는 한 남성이 포착됐다. 경찰은 산불 지점 인근 아파트 단지 10곳의 CCTV 화면을 이 잡듯이 뒤져 결국 용의자 얼굴과 신원을 파악했고, 동년 3월 25일에 피의자 김모 씨(당시 51살)를 체포했다.

악명 높았던 불다람쥐의 실체는 놀랍게도 멀쩡한 대기업[4] 중간관리직인 50대 가장이었다. 주말이나 밤에 주로 방화가 일어난 이유도 그가 잡히면서 비로소 밝혀졌다. 평범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낮이나 평일에는 직장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짓거리들을 해댄 이유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개인적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자신의 부모가 화전민이었기에 어렸을 때 화전을 하기 위해 산에 불을 지르던 광경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게다가 그가 살면서 그나마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그 때라 ''이라는 존재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것.

방화를 96차례나 거듭하다 보니 방화 수법도 날이 갈수록 발달했다. 화장지를 꼬아 만든 도구로 불씨를 일으키는가 하면 너트성냥휴지를 묶어 불을 붙인 뒤 던져서 방화하는 수법까지 고안했다. 이렇게 하면 불씨를 일으킨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불이 크게 번지기에 주변 사람들은 그를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방식을 모르는 보통 사람들은 저만치 보이는 산에서 나고 있는 불을 지른 사람이 바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일 거라고는 꿈에도 모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화범 감시 상황을 알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속이고 산불감시원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1994년부터 17년 동안 김 씨가 불태운 임야는 모두 81.9 ha이다. 이는 축구장 114개 면적이고 피해액은 현상금의 6배인 18억 원에 달했다.[5] 결국 범인은 빼도 박도 못하고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덧붙여 울산광역시 동구청은 불다람쥐에게 5억 원을 배상하라는 청구를 했는데 대부분이 인정되어 최종적으로 4억 2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범인은 2021년 3월 25일 출소했다.

3. 사건 이후

3.1. 현상금을 둘러싼 후일담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현상금이 걸린 만큼 현상금 지급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아파트 측, 시민단체, 제보자들, 제보자 근처의 사람들까지 복잡하게 얽혔다. 결국 회의 끝에 어찌어찌 분배하여# 포상금 대상이었던 19명이 2억 원[6]을 나누어 받았다.

결정적인 CCTV 영상을 제공한 아파트 측에는 1억 원,[7] 범인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준 시민 7명에게는 각각 8백만 원에서 3천만 원을 줬다. 그 외 범인의 행적을 담은 영상을 제공한 시민들에게는 각각 200만 원씩 지급했다.

3.2. 봉대산 복원 사업

이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봉대산은 이후 민둥산에 다시 묘목을 심고 산에서 내려온 동물들을 다시 돌려보내는 등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복원 사업에 들어갔다. 연쇄방화가 일어나기 전의 생태계를 완전히 회복하려면 6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이 있었으나, 다행히 10여년 만에 다시 예전의 녹음이 우거지고 생명력이 가득한 푸른 산의 모습을 회복하였다. #

4. 대중매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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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한 시점은 이 사건이 진행 중이던 1997년이다.[2] 헬기 야간비행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금지되어 있다. 거기에다가 특히 소방헬기의 소방수를 보충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수원이 염포산의 큰마을 저수지인데 그 저수지 옆으로 현대중공업 쪽에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선로용 철탑까지 세워져 있다. 저수지를 뺀다면 염포동까지 가서 태화강에서 떠올 수밖에 없고(실제로 헬기가 여럿 동원 될 때나 바람이 좀 있을 때는 염포삼거리 부근 태화강 하류에서도 물을 길어 남목고개나 동축산을 넘어 날아다니기까지 했다.), 그게 아니라면 산 인근의 동해 앞바다에서 바닷물을 퍼다 부을 수밖에 없다.[3] 수리부엉이는 포식자 중 하나다.[4]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모 중공업 회사 작업복 점퍼를 입고 있었다고 하니 울산광역시 동구에 소재한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보인다.[5] 2018년 6월 화폐가치로 약 20억 원이다.[6] 실제로 범인을 직접 검거한 개인이 없기 때문에 3억 원 중 2억 원만 인정되었다.[7] 관리소장 3천만 원, 주민공동체 7천만 원으로 분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