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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19:14:57

원소설

4원소에서 넘어옴
1. 개요2. 등장 이전3. 4원소설의 전개
3.1.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설3.2. 플라톤의 4원소설3.3.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3.4.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4원소설3.5. 파라켈수스의 3원질설
4. 후대 학자들의 비판
4.1. 헬몬트의 비판과 2원소설4.2. 근대 원자설과의 대립4.3. 플로지스톤설의 확립4.4. 라부아지에의 비판
5. 동양의 4원소설
5.1. 인도5.2. 조선 유학자들의 비판과 수용
6. 근대 이후의 원소설
6.1. 오컬트에서의 4원소6.2. 가스통 바슐라르의 4원소 재조명
7. 평가8. 다른 학설과의 비교
8.1. 오행과 비교8.2. 4대설과 비교
9. 창작물에서의 4원소설10.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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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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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 (Ignis), (Aqua), 공기(Ventus)
원소설()은 고대 그리스엠페도클레스에 의해 나온 원소이론으로 만물은 -테라, -이그니스, -아쿠아, 공기-벤투스로 이루어져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론을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가 각각 지지하면서 보완하였다. 근대 화학이 등장하기 전까지 서양 과학의 주된 학설이 되었고, 연금술의 대표적인 이론적 기반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따뜻함, 차가움, 습함, 건조함의 4가지 성질과 묶여서 설명된다.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저 네 원소가 고체(흙), 액체(물), 기체(공기), 플라즈마(불)에 대응된다고 보기도 한다.

동양의 오행사상과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오행과는 불, 물, 흙 3가지가 겹치고, 다만 마지막 공기 대신 나무와 쇠가 들어가는 차이점이 있다.

2. 등장 이전

고대 그리스에서는 많은 철학자들이 만물의 근본을 찾기 위하여 자연을 관찰하였고, 이들은 제각기 다른 주장들을 내놓았다. 그들의 이러한 시도는 신화적이고 주술적인 초자연적 해석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받는다.

밀레투스학파,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엘레아학파등에서 이루어진 철학적 논의는 4원소의 창시자인 엠페도클레스와 후대의 철학자인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아르케가 무엇인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탈레스의 주장으로, 그는 만물의 근본을 이라고 보았다.

탈레스가 이런 주장을 한 것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가 이런 견해를 갖게 된 이유는 모든 것이 오케아노스(okeanos)[1]를 생각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는 신화적 거룩함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스의 첫번째 명제는 '모든 것의 기원은 물이다', 두번째 명제는 '모든 것은 신들로 가득 차 있다'였다. 물질인 물과 영적인 존재인 신은 사실상 위배 되기에 이런 추론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면, 신화적 거룩함을 가진 이 물이 만물의 기원이므로, 첫번째 명제와 두번째 명제가 위배되지 않고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반면 1세기의 논리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 호메리코스(Heraclitus Homericus)[2]는 물의 습한 본성은 각각의 사물로 변형하기 쉽기 때문에 탈레스가 물을 중요시 여겼다고 보았다. 그는 탈레스가 물이 증발하여 공기가 되고, 그 공기에서 나온 가장 가벼운 물질이 에테르가 되며, 물이 서로 붙어서 진흙으로 변해 굳어져 땅이 된다는 점 때문에 물을 중요한 원소라 단언했다고 주장하였다.[3]

그 밖에도 세네카의 저작에 따르면 탈레스는 땅은 물 위의 배처럼 떠다니며, 땅이 흔들리는 이유는 물의 움직임에 따라 요동치는 것이다라는 주장을 하였다고 한다.[4][5] 그리스에서는 탈레스와 같은 생각이 널리 수용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그는 아마도 바빌로니아이집트에 널리 퍼진 우주론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탈레스의 후계자이자 제자인 아낙시만드로스는 무한정한 것, 즉 무한자(아페이론/Apeiron)가 모든 존재들의 근원으로, 이것으로부터 하늘들과 하늘 속의 모든 세계들이 생겨나며, 아페이론 때문에 모든 것이 생성되고 소멸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생성은 영원한 운동에 의한 대립자들[6]의 분리에 의해 일어난다고 그는 설명하였다.

위-플루타르코스의 학설집에서 아낙시만드로스는 영원한 것으로부터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의 산출자가 분리되며, 여기서 나온 구형의 불꽃같은 것이 땅 주위의 공기[7]를 감싸고 자라나며, 이 불꽃이 부서져서 조각들이 원통 모양의 바퀴들이 되어서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의 주석가 심플리피키오스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아페이론을 아르케로 삼은 것에 대해, 그가 네 가지 원소 간의 상호 변화를 주목하고서 이들 중 어떤 하나가 아니라 네 원소와는 다른 것을 아르케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낙시만드로스가 아르케를 아페이론이라 본 것은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근거에 기초한다고 얘기하였다. 시간은 무한하다는 것과 크기의 분할이 무한정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 생겨나는 것의 원천이 무한할 경우에만 생성과 소멸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 또한 한정되어 있는 것은 언제나 다른 어떤 것과 관련지어져서 한정되는데, 만약 그 어떤 것이 또 다른 것과 관련해서 언제나 한정될 수 밖에 없다면 한계는 있을 수 없다는 점, 사고는 끝이 나지 않기 때문에 수나 수적 크기, 하늘의 바깥도 무한정하다는 점.

아낙시메네스도 그의 스승인 아낙시만드로스의 사상을 계승하여, 무한정하며 영원히 운동하는 것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보았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공기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질료가 촘촘하게 되면 차가운 성질을 갖게 되고, 희박하고 느슨하게 되면 뜨거운 성질을 갖게 된다고 하였는데, 이에 근거하여 공기가 흩어져서 희박해지면 불이 되며, 반대로 공기가 촘촘해지면 그 정도에 따라 돌, 땅, 물, 바람이 된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공기가 응축되면서 가장 먼저 평평한 땅이 생겨났는데, 평평하기 때문에 밑의 공기를 뚜껑처럼 덮어 공기에 떠받쳐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생성된 땅에서 습기가 올라감으로 인해 별이 생성되었는데, 이는 공기가 희박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키케로아낙시메네스가 공기를 신인것 마냥 표현하였으며, 생겨난 모든 것들이 사멸에 이르지 않는 것처럼 이야기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는 모든 것들의 원인으로 간주했으며, 심지어는 신까지도 공기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피타고라스는 세상을 구성하는 원리를 수로 보았다.

반면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을 구성하는 원리로 대립적 성질을 든다. 그렇기에 그의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다.

크세노파네스밀레투스학파의 사고관에 익숙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생성되고 자라나는 만물이 흙과 물에 의해서라 보았다. 헤시오도스도 만물의 근원은 흙이라고 보았다.

아르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직접적으로는 엠페도클레스아낙사고라스, 뿐만 아니라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영향을 준 파르메니데스에 대해서 빼놓을 수 없다.

3. 4원소설의 전개

엠페도클레스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했던,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을 법한 네 가지 주요소를 뜻한다. 그 네 가지는 , , (), 공기. 그래서 중세연금술사들은 이 네 원소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하면 최고의 물질인 이 된다고 믿었다. 예나 지금이나 황금만능주의는 변함 없다.[8]

3.1.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설

엠페도클레스는 파르메니데스의 영향을 받아 합리적인 형태의 우주론을 제시하려한 인물이다. 그에 의해서 4원소설이 등장할 수 있었으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정을 받아 후대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3.2. 플라톤의 4원소설

플라톤엠페도클레스의 4원소설에 데모크리토스원자설을 덧붙인 형태의 4원소설을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대해서는 저서 티마이오스에 자세히 적혀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데미우르고스(창조주)가 이데아와 닮은 우주를 만드는 것을 열망했는데, 그렇게 해서 만든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는 수학적으로 단순한 구조이며, 이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4원소들은 정다면체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9]

이 4원소의 형상과 운동에 의해 물질의 성질이 결정된다는 것이 플라톤의 주요 견해다. 플라톤의 4원소설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4원소 간의 전환 가능성인데, 이는 엠페도클레스의 견해에서 보여지지 않던 것이다. 원소 간에 서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4원소의 형상 때문에 생겨났는데, 불과 공기, 물은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진 정다면체이기 때문에 서로 전환이 가능하나, 유일하게 흙은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변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3.3.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

대다수의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4원소설. 그 이유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4원소설이 완성단계에 이르렀고, 이후의 4원소설은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조금 더 나아간 것에 불과하기 때문.

아리스토텔레스는 성질이 물화된 것이 원소[10]라고 보았는데, 그 네가지 성질로 더움(熱)↔추움(寒)과 젖음(濕)↔마름(燥)을 들었다. 원소는 이 네가지 성질 중에서 대립하지 않는 두가지 성질을 갖는다고 했다.

그 4가지 경우의 수, 즉 더움(熱)-마름(燥), 추움(寒)-젖음(濕), 더움(熱)-젖음(濕), 추움(寒)-마름(燥)이 각각 불, 물, 공기, 흙에 대응된다고 했다.

플라톤에 비하여 원소의 전환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는 점이 특징. 어떤 원소는 하나의 공통적인 성질을 가진 다른 원소로 치환되면서 자연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주장했다.[11]

예시를 들자면, 얼음은 차갑고 건조한 성질을 지녔는데, 이 얼음이 물로 변하는 이유는 건조한 성질이 습한 성질로 변하기 때문이다. 또, 물을 가열해서 수증기로 변하는 이유는 차가운 성질이 따뜻한 성질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원소들의 전환가능성에 대해서는 질료형상론에 대해 서술.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4원소에는 위계질서가 있는데 이로 인해 자연적인 상승운동과 하강운동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흙은 가장 낮은 원소로, 물은 그 다음으로 낮아 흙보다는 위에 있으며, 공기는 그 둘 보다는 좀 더 위에 있는 원소이며, 불은 이 네 원소 중에 가장 위에 있는 원소이다.

이 4원소는 고유의 위치가 있는데, 흙과 물은 우주의 중심인 지구의 중심이 고유의 위치이고, 공기와 불은 우주의 중심과 멀리 떨어진 달의 오목면이 그것들의 고유의 위치이다. 원소에는 고유의 위치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흙과 물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낙하하고, 공기와 불은 상승한다.[12] 이러한 운동(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자연운동)은 원소가 가진 고유의 본성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며 그 위계질서대로 배치가 된다면 반드시 멈추게 돼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천상의 세계가 4원소의 본성과는 다르게 영원히 변함없는 속도로 원운동을 하는데, 이는 천상의 세계는 4원소가 아닌 제5원소에테르에 의한 것이라고 하였다.

3.4.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4원소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4원소설에 관한 논쟁들은 '4원소가 무엇이냐'보다 '4원소의 결합으로 어떻게 개별적인 특징을 갖게되냐'의 문제에 치중되었다. 이에 대해서 질료와 형상개념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었고, 유형의 형상, 극소체등의 개념이 나왔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쟁은 질료형상론을 참조.

질료형상론에 대해서 거칠게 정리하자면, 플라톤과 신플라톤주의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보에티우스, 알베르투스 마그누스, 토마스 아퀴나스등의 학자들은 형상(이데아)을 질료보다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과 질료를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보았다. 반면 연금술사들이나 아비케브론, 그리고 그의 영향을 받은 둔스 스코투스 같은 학자들은 형상에 비해 질료를 중요시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테오프라스토스에 의하면 광물은 물 원소가 지배적인 금속류와 흙 원소가 지배적인 토류(土類)로 나뉜다고 보았다. 갈레노스는 히포크라테스학파에서 주장된 '체액설'과 '4원소설’을 기반으로 4체액설을 주장하였다.

스토아 학파는 원소들의 결합으로 어떻게 개체의 속성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에피쿠로스 학파원자설이 설명력이 떨어짐을 비판하면서도, 4원소설에 프뉴마를 덧붙여서 설명을 시도했다. 프뉴마는 능동적 원소인 불과 공기에 깃들어 있는데, 불과 공기의 혼합된 비율에 따라 다양한 영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외에도 헤라클레이토스의 영향을 받아 세계가 팽창하면서 모든 것이 불의 원소로 분해되지만, 수축하면서 이 불의 원소가 물, 공기, 흙을 만들어 내면서 지금의 세계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알렉산드리아의 연금술사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4원소의 성분들이 변환될 수 있다는 주장을 주목하고 천한 금속(구리과 같은)을 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신념하에 여러 시도들을 해보았다.[13] 조시모스의 저작에서 나타난 우로보로스는 4원소의 변환 가능성을 잘 드러내는 상징.[14]

이슬람의 연금술사 자비르 이븐 하이얀[15]에 의하면 4원소에 포함된 4가지 성질인 온·냉·습·건을 순수한 물질로 분리할 수 있다 주장한다. 이 주장을 통해 이 순수한 성질을 분리한 것을 올바른 비율로 혼합하면 천한 금속을 금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연금술약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16]

또한 그는 금속을 구성하는 물질을 황과 수은이라고 생각하였으며, 이 황과 수은은 4원소를 구성하는 소체들이 결합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과학사가 윌리엄 뉴먼은 그의 저작인 《완성 대요》에서 등장한 황-수은 이론과 소체 이론을 현대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분자에 대한 설명과 같다고 본다. 하이얀의 이 이론은 후에 알 라지가 염을 첨가하면서 3원질설로 보강된다.

12세기 신학자 샤르트르의 티에리는 6일 동안 세계를 창조했다는 창조설을 4원소설을 통해 해설했다. 신이 창조하기 위해 자연에 개입한 것은 처음으로 4원소를 만든 것으로 한정하고, 이후에 만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원소들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했다.

3.5. 파라켈수스의 3원질설

16세기 의학자이자 연금술사파라켈수스에 의해 등장한 학설로, 태초에 존재했던 위대한 신비로부터 분리되어, 세 가지 원질들인 타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는 소금과 타는 성질의 유황, 증발의 성질과 금속의 성질을 지닌 수은이 만들어졌고, 다시 이 세 원리들이 분리되어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네 가지 원소라는 주장이다.

사실 3원질설은 이슬람에서 먼저 만들어졌다.

4. 후대 학자들의 비판

4.1. 헬몬트의 비판과 2원소설

17세기의 의학자이자 연금술사인 얀 밥티스타 반 헬몬트는 4원소설과 3원질설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가 파라켈수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파라켈수스가 주장하듯 유황과 수은, 소금이 태초의 원질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4원소설과 3원소설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그의 학설은 2원소설이다. 2원소설은 만물을 능동적인 물과 수동적인 공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학설이다. 이 2원소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행해진 실험이 그 유명한 헬몬트의 실험이다.

4.2. 근대 원자설과의 대립

4.3. 플로지스톤설의 확립

4.4. 라부아지에의 비판

물을 분해하는 실험을 발표하여 학자들의 원소설을 비판했다.

5. 동양의 4원소설

5.1. 인도

불교와 그 원류인 힌두교인도의 고대 신화에서는 이 4대원소(지수화풍)에 제5원소 (空, 아카샤)을 더해 5대원소라고 한다.

5.2. 조선 유학자들의 비판과 수용

예수회의 중국 포교로 유입된 서적이 17세기조선으로 들어옴에 따라 4원소설 역시 조선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 서적들은 중세 자연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조선에 들어온 4원소설은 기독교 교리와 결합된 형태였다.

한편 당시 조선의 자연관이었던 오행설에 대한 불합리성이 몇몇 학자들에 의해 지적되었다. 박지원홍대용오행설에 대한 비판을 가하였지만, 이들의 시도는 4원소설의 본격적인 수용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삼행이나 사행과 같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들이 4원소설을 받아들이는데에는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조선 유학자들 중 몇몇이 4원소설을 받아들이게 된 기반이 될 수 있었다.

18세기 말에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면서, 천주교 교리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었던 4원소설을 주장하는 것은 천주교를 신봉하는 것으로 여겨짐에 따라 이단시 취급되었다. 즉, 조선 지식인 사회에서 4원소설은 자연철학적 이론이 아니라 전통적인 유교의 가치를 부정하고 천주교를 신봉하는 하나의 종교적 신념으로 여겨졌다.

홍정하는 그러한 관점에서 4원소설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던 지식인 사회를 대변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만물진원증의(萬物眞原證疑)[17]를 통해 4원소설을 비판하였다. 그가 비판 대상으로 삼은 만물진원(萬物眞原)은 대중용 천주교 교리서로 저술되었기에, 본래의 4원소설이 갖고 있는 논리성이 좀 더 떨어지고 종교적 색채가 강했던 서적이었다.

6. 근대 이후의 원소설

6.1. 오컬트에서의 4원소

오컬트적으로, 세상이 불, 물, 공기, 흙으로 되어 있다라는 설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불, 물, 공기, 흙이 아니라 그 속성과 상징을 칭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흙 속성은 물질계, 물질, 재력, 물질적인 힘 등을, 물은 정신, 정신적인 힘, 멘탈계, 자연스러운 흐름, 순응 등을 상징한다.

이미 과학적으로 저 네 가지로 세상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한참 전에 증명되었으나, 이는 '물질계', 즉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3차원 공간 + @에 대한 설명이고 오컬트쪽의 설명은 훨씬 더 넓은 범위인 전체 우주와 삶의 법칙 등에 대해 직관을 통해 접근하려는 시도이다.

현재 과학도 12차원, 14차원 우주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있는데, 그 접근 방법은 사뭇 다르다. 이 쪽은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한 수학적, 증명적 접근법을 사용한다.

카발라연금술, 타로 카드, 수비술[18], 점술(특히 행성의 이동과 그 영향력에 대한 분석) 등은 서로 연관이 깊으며 일정 수준 이상 수련 시 서로간의 체계를 뛰어넘어 해답을 공유할 수 있다. 4원소설을 카발라에 적용할 경우 세피라의 4계층에 대응시켜 그 영향력을 분석할 수 있고 타로카드의 마이너 아르카나 4종류도 4원소설에 매칭시킬 수 있다.

오컬트도 각 분파마다 체계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인 4원소설에 뭐가 추가로 붙기도 한다. 4원소를 오망성의 각 끝에 대응시켜서 이른바 4대력이라고도 하는데, 남는 윗 끝부분에 해당되는 요소로 아스트랄(光)을 추가시키기도 한다던가. 혹은 이라고도 한다.

6.2. 가스통 바슐라르의 4원소 재조명

프랑스 과학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인식론적 방해물로 생각된 '몽상에서 비롯된 시적인 이미지'들을 탐구하면서 연금술적 4원소설을 토대로 상상계 연구에 착수한다. 그는 4원소설이 인간의 순진하고 깊은 주관성을 반영한다는 신념 하에 4원소설을 탐구한다. 불의 정신분석, 물과 꿈, 공기와 꿈,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 대지 그리고 의지의 몽상, 이 다섯 권에 걸친 그의 저작은 상상력 연구에 대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질베르 뒤랑은 1953년에 바슐라르에게 헌정한 눈의 정신분석에서 바슐라르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4원소를 토대로 한 그의 기획이 실패했음을 지적한다. 산골사람들과 에스키모인들에게 눈은 흙, 공기, 물, 불처럼 서로 구별되는 물질이지 변형된 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뒤랑은 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인간이 지각하는 원소의 색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미세한 것이다. 감각 중추가 느끼기에는 얼음과 눈은 물로 용해되는 것이 아니고, 불은 아무래도 빛과 별개의 것이며, 진흙은 바위나 수정이 아닌 것이다.
또한 뒤랑은 바슐라르가 보았듯 4원소설이 인간의 주관성을 반영한다는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에 의하면 4원소설은 이성적 사고를 통해 형성된 학설이었기 때문에 주관성의 반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뒤랑은 4원소설은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등장한 생각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마니교도들의 5원소체계와 중국인들의 오행 등 여러 민족들의 다양한 분류체계를 제시함으로써 바슐라르의 상상력 연구가 서구 이외의 분류체계를 고려치 않았다는 한계를 밝힌다. 결국 뒤랑이 보기에 바슐라르의 기획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7. 평가

현대에선 이 4원소설에 대해, 공기는 기체, 물은 액체, 흙은 고체, 즉 물질의 3가지 상태에 대응한다고 보기도 한다. 그리고 불은 '어떤 화학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상태' 혹은 플라즈마 상태에 대응한다고 본다. 그런데 사실 '불은 플라즈마에 대응된다'는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에피쿠로스를 비롯한 원자론자들(원자론을 기반으로 한 연금술사들도)이 이미 말했던 것이다.

앞서 적었듯 바슐라르는 4원소설을 과학정신의 형성을 방해하는 인식론적 장애물로 보았지만 인간의 순진한 주관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뒤랑은 '4원소설은 객관성의 요구도, 주관성의 명령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전과학이다'라고 평가한다.

또한 인류가 곧바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한동안 4원소설을 붙잡고 연구했던 것이 마냥 삽질이기만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정적으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은 (만물의) "기본단위"라는 개념에 집중하는 이론이라서 어디까지나 그러한 기본단위의 역할을 하는 존재로서의 원자에만 집중했을 뿐 원자들 사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부분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즉, 인류가 4원소설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받아들였다 해도 인류가 주기율표라는 완성작을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 또다른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했을 것이다.

8. 다른 학설과의 비교

아무래도 동시기에 등장한 이론들과 비교가 많이 되는 편이다.

8.1. 오행과 비교

가장 많이 비교되는 것은 오행이다. 불과 물, 흙, 공기로 이루어진 4원소설과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로 분류된 오행을 그냥 단순히 비교해봐도 불, 물, 흙은 겹친다는 점, 그리고 이 4원소와 오행은 서로 변화에 대한 이론이 있다는 점이 있으며, 4원소설과 오행이 각각 중세 서양과 동양의 대표적인 사상이라는 점과 그렇기에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신학자들과 성리학자들도 4원소설과 오행을 기반으로한 자연철학을 세웠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4원소설은 불, 물, 흙 외에도 공기가 포함되어 있는 반면 오행에서는 금, 목이 포함되어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4원소설과 오행의 결정적인 차이는 원소(element) 개념과 행(行, xing) 개념의 차이다. 원소는 자연을 구성하는 근본 물질인 반면에 행은 이러한 원소 개념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행은 자연현상의 성질 그 자체, 혹은 에너지 작용을 설명하는 개념에 가까운 것이다.

오행에서 화(火)는 더움(熱), 토(土)는 젖음(濕), 금(金)은 마름(燥), 수(水)는 추움(寒)으로 각각 1:1로 대응되는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에서는 더움(熱)↔추움(寒)과 젖음(濕)↔마름(燥) 둘의 결합으로 4가지 성질이 만들어진다. 더움과 마름은 불의 원리(확산), 추움과 젖음은 물의 원리(응축), 더움과 젖음은 공기의 원리, 추움과 마름은 흙의 원리다.[19] 오행의 흙은 젖어있지만, 4원소설의 흙은 말라있다는 데서 동서양의 땅에 대한 인식차이를 알 수 있다.

8.2. 4대설과 비교

인도 철학에서 언급되는 4대설과도 비교가 된다. 4대설은 만물이 지풍화수(地風火水)의 사대로 이루어져있다는 주장과 아카샤라는 개념까지 4원소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에테르와 상당히 흡사하다. 불교에서의 4대설이 그리스 철학에서의 4원소와 흡사하다는 주장은 예수회에서 중국에 포교하던 초창기부터 얘기가 나왔던 것이다. 마테오 리치는 불교도가 그리스의 4원소설을 배워서 중국에 전하면서 4대설로 바꾸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를 따져보면 4대설은 불교가 창시되기 전인 브라만교 시절부터 인도에 존재했던 사상이다. 즉, 그리스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 인도에서 자생한 사상이라는 것인데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흡사한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9. 창작물에서의 4원소설

대다수의 판타지 세계관에선 차고 넘치도록 등장한다.[20] 보통 엘레멘탈이라 시작하거나 끝내는 표기들은 모두 4원소에 의거한 설정이지만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표기명은 물론 묘사가 달라질 수 있는데 창작물에서 선보이는 대표적인 용도는 다음과도 같다.

10. 관련 문서


[1]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지구를 둘러 싸고 흐르는 거대한 강으로, 세상 만물이 기원이 된다고 여겨졌다.[2] 유명한 에페수스의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 of Ephesus)와 동명이인[3] 『호메로스의 비유』中[4] 대륙이동설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5] 그리스에서는 그다지 특이하지 않은 발상인데,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권능 중 하나가 지진인 이유가 그리스 사람들이 땅이 물 위에 떠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6] 따뜻함↔차가움, 건조함↔습함의 네가지 성질을 말한다.[7] 정확히는 아에르(Aer)로 짙은 안개를 의미한다.[8] 오컬트 범주에서의 연금술은 물질이 아니라 자아를 다루며, 금이라는 표상은 사실 호문쿨루스를 의미한다. 오컬트에서의 호문쿨루스는 성스럽고 순수하며 완벽한 자아 라는 의미에 가깝다.[9] 정다면체는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진 정4면체, 정8면체, 정20면체와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정6면체,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12면체가 있는데, 불, 공기, 물, 흙은 각각 정4면체, 정8면체, 정20면체, 정6면체의 형상을 하며, 나머지 정십이면체는 황도 12궁, 즉 우주의 형상이다.[10] 이 점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플라톤은 형태가 성질을 결정한다고 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성질이 형태를 결정한다고 보았기 때문에...[11] 다시 말해 불에서 물로, 혹은 공기에서 흙으로 바로 변화하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12]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서는 중력이라는 개념은 없다.[13] 이런 과정에서 우연히 구리를 황동으로 만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14] 그 외에도 뱀이 갖는 지혜의 상징. 완벽함등을 의미하기도 한다[15] 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름만 빌렸을 가능성이 높다.[16] 다만 이 주장은 당대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서유럽에 연금술이 들어올 즈음에는 사장되었다.[17] 만물진원증의가 실린 증의(證疑)는 대동정로(大東正路)의 제5권과 제6권에 편집되어있다. 참고로 허칙의 대동정로는 허칙이 1903년에 여러 학자들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편집한 것이다.[18] 단어의 뜻을 이스라엘 숫자로 치환해 그 의미를 분석하려는 기법.[19] 이에 따르면 불이 가장 가볍고, 다음으로 공기가 가벼우며, 물이 그보다 무겁고, 가장 무거운게 흙이다.[20] 공기는 바람으로 나올 때도 있고, 땅 → '지구'라는 유추를 따라 흙 속성 대신 중력 속성이 들어가기도 한다. 불 속성은 에너지 속성으로 등장할 때도 있다. 그런데 '얼음' 속성이 등장한다면 물 속성 안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물 속성과 얼음 속성이 따로 존재하는 경우도 꽤 많다. 겁스 등 일부 특이 사례에서는 전기 속성이 공기 속성에 포함되기도 한다(하늘에서 번개가 치니까). 《바람의 나라》에선 주작(불) - 청룡(전기) - 백호(땅) - 현무(얼음)의 4원소가 등장한다. 이 4원소 외로 많이 등장하는 원소설은 '불 - 물 - 전기'의 3대 원소가 있기도 하다. 게임 중에서는 마비노기에서 이 불 물 전기의 3원소를 사용한다.[21] 자세한 건 영화 줄거리를 참조.[22] +1인지 +2인지는 애매하다. 둘이 이 정령이지만 5번째, 6번째가 아닌 둘다 5번째 정령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