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bgcolor=#000000><colcolor=#ffffff> 효자동 이발사 (2004) 孝子洞 理髮師 | The President’s Barber | |
장르 | 드라마, 블랙 코미디 |
감독 | 임찬상 |
각본 | |
각색 | 장민석 |
주연 | 송강호, 문소리 |
제작 | 신유영, 박성호, 최용배, 김홍백, 김우진 |
촬영 | 조용규 |
조명 | 임재영 |
편집 | 김현 |
미술 | 강승용 |
의상 | 전규호, 권수경 |
분장 | |
음악 | 피터 쉰들러[1], 박기헌, 이근화 |
동시녹음 | 한철희 |
제작사 | 청어람 |
배급사 | 쇼박스 |
개봉일 | 2004년 5월 5일 |
상영 시간 | 116분 (1시간 56분) |
대한민국 총 관객 수 | 1,972,377명 (최종) |
월드 박스 오피스 | $5,188 (최종 기준) |
스트리밍 | [[Wavve| Wavve ]] ▶▶ ▶ ▶ ▶ ▶ |
상영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clearfix]
1. 개요
송강호, 문소리 주연의 영화.효자동의 평범한 이발사가 청와대에서 대통령[2]의 전속 이발사가 되면서 겪는 일들을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 8.15 광복 이후 4.19 혁명, 박정희 정권을 거쳐 제5공화국에 이르는 격동의 현대사를 우직하면서도 평범한 한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포레스트 검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2. 예고편
[kakaotv(38258275)] |
<rowcolor=#fff> 메인 예고편 |
===# 기타 영상 #===
[kakaotv(38258430)] | [kakaotv(38258434)] |
<rowcolor=#fff> 송강호 인터뷰 | 문소리 인터뷰 |
[kakaotv(38258515)] | [kakaotv(38258559)] |
<rowcolor=#fff> 윤도현 밴드 '님과 함께' | 메이킹- 특별시사회 |
3. 시놉시스
아버지는 평범한 이발사이셨지만… 평범한 일만을 하셨던 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대통령이 사는 동네의 이발사이셨기 때문이죠.
{{{#!folding [펼치기 / 접기]
“사사오입이면 헌법도 고치는데, 뱃속에서 다섯달 넘으면 애를 낳아야지!”왜냐하면 아버지는…
대통령이 사는 동네의 이발사이셨기 때문이죠.
{{{#!folding [펼치기 / 접기]
청와대가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가 위치한 동네에 효자이발관이 있었다. 효자이발관은 성한모, 혹은 두부한모라고 불리는 소심하지만 순박한 이발사가 주인으로, 그는 면도사겸 보조로 일하던 처녀 김민자를 유혹(?)해 덜컥 임신을 시켜버리는 대책없는 이발사였다. 경무대 지역 주민다운 자긍심으로 그는 나라가 하는 일이라면 항상 옳다고 믿었고, 사람들이 3.15부정선거라 비판해 마지않는 1960년 3월 15일 선거날에도 나라를 위해 투표용지를 먹어버리거나, 야산에 투표함을 묻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임신은 했지만 결혼은 않겠다는 민자를 설득한 것도, 나라의 정책이었던 ‘사사오입’으로 임신 다섯달이면 사람 한 명으로 봐야 하니까 무조건 낳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얼라만 나오면 니는 죽었데이~~~ 부정선거주범 니는 죽었데이??”
그리고 약 5개월 뒤 1960년 4월 19일 그는 아들 낙안을 얻는다. 1960년 4월 19일, 한모의 아내 민자의 진통이 격해지고, 성한모는 리어카에 아내를 싣고 병원으로 출발하는데… 웬걸, 거리에는 3.15 부정선거를 철회하라는 대규모 집회가 한창이다. 군인의 발포에 상처를 입은 학생들은 이발사용 흰 가운을 입은 한모를 의사로 착각하고, 어쩌다 영웅이 된 한모는 진통중인 민자를 태운 리어카에 애국청년들을 마저 태우고 병원으로 향한다. 성한모의 아들 낙안이가 태어난 이 날은 훗날 ‘4.19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1년 5월 16일 이발관 앞으로 탱크가 한차례 지나간 후로는 ‘중고생 삭발령’의 조치가 내려져 이발관은 나날이 번창했다.
“각하의 용안에 흠집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시간은 흘러 1970년대, ‘사사오입’으로 운명이 결정되고, ‘4.19 혁명’의 현장에서 태어나, ‘5.16 군사 쿠데타’에 의한 정권이 벌어준 돈으로 기른 아들 낙안이도 초등학생이 되었다. 그러나, 16년을 지켜온 효자이발관의 이발사 성한모의 인생은 어느 날 찾아온 청와대 경호실장 장혁수에 의해 전환기를 맞는다. 간첩 나온다길래 신고했더니, 그 간첩이 중앙정보부 직원이었을 줄이야… 속사정을 모르는 대통령은 성한모의 감시정신을 높이 사 ‘모범시민 표창장’을 하사한다.
그러나 자랑스러워하던 마음도 잠시,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청와대에 불려가,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는 청와대 이발사가 된다. 속도 모르는 동네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하며 밤낮으로 아부하지만, 대통령 각하의 머리를 깎으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더욱 꼬이기 시작한다. 경호실장 장혁수가 두 눈 부릅뜨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각하의 용안에 가위와 면도날을 들이대야 하니 좌불안석, 혹여 상처라도 낼라 진땀만 뻘뻘 흘리며, 눈치보기 일쑤고, 게다가 청와대 내 권력의 2인자 자리를 두고 경호실장 장혁수와 중앙정보부장 박종만의 팽팽한 대립 속에 성한모의 하루하루는 위태롭기 짝이 없다.
“야! 니네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청와대 이발사다, 이 새끼들아! 이 나쁜 놈들아…”
어느 날 밤. 청와대 뒤 북악산에 간첩이 잠입한다. 제 아무리 무서운 간첩이라 해도 생리적 욕구는 어쩔 수 없는 법, 갑작스런 설사병에 쭈그리고 앉아 변을 보던 간첩들은 마침 순찰을 돌던 군인에게 들켜 한바탕 총격전이 벌어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에서는 설사병을 간첩에 의해 전염된 불순한 병으로 규정한다. 일명 ‘마루구스’ 병!
이에 설사만 했다 하면 동네사람들끼리도 서로 의심하여 고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는데... 하필 이런 때 성한모의 아들, 낙안이마저 줄줄 물똥을 싼다. 불안해진 성한모, 우리 아들은 간첩이 아니라며 낙안이를 제 손으로 경찰서에 데려가고, 간첩엔 애어른도 없다고, 어린 나이에 간첩 용의자가 되어버린 낙안은 중앙정보부 고문실로 끌려간다. 설상가상으로 이 기회에 성한모를 이용해 장혁수를 제거하고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음모를 품은 박종만은 어린 낙안마저 고문하여 성한모 부자를 ‘마루구스’ 병으로 검거하려 하는데…
과연 이발사 성한모와 아들 낙안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출처: 다음 영화
4. 등장인물
4.1. 주인공 가족
- 성한모 : 극의 중심인물. 자세한 것은 윗쪽 줄거리 단락 참조. 배우는 송강호.
- 김민자 : 성한모의 부인. 나름 주인공 타이틀롤인데도 송강호에 비해서는 출연빈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배우는 문소리.
- 성진기 : 효자동 이발소 직원. 초반에는 무척 활발하고 나대는 성격이었으나,[3]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후, 상이군인이 되어 돌아온다.[4] 이후 성한모의 가게에서 이발기술을 배우면서 살게 된다. 배우는 류승수.
4.2. 높으신 분들
- 박정희 : 극의 초반부터 등장한다. 다른 영화에 비해서는 비교적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주는 지도자로 등장하지만, 희화화는 조금 되어있는 편. 배역명은 '통치자'라는 이름으로 나오고, 배우는 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이며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배우 조영진이 맡았다.
- 경호실장 : 극 중반에 등장하며 긴장감을 주는 역할. 실제 모티프인 차지철의 모습과 흡사하게 상당히 권력지향적이며 과잉충성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나온다. 성한모를 매우 우습게 대해서 조인트를 깐다든가 기합을 주는 등의 모습도 보인다. 배우는 2010년대 이후 높으신 분들을 자주 맡고 있는 배우 손병호.
- 정보부장 : 경호실장과 비슷한 타이밍에 등장한다. 거만하긴 하지만, 그래도 경호실장에 비해서는 성한모를 그렇게 험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배우는 사극이나 드라마에서 높으신 분들로 자주 출연하시는 중견배우 박용수.[5]
- 전두환 : 박정희가 서거한 후, 이발소의 사진이 바뀌는 모습은 나왔지만, 실사 연기자는 뒷통수만 등장하고 제대로 대사도 없다. 성한모의 명대사(?)인 "각하, 머리가 자라면 다시오겠습니다."를 들은 후,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것만 잠깐 등장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이 장면의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엔딩의 캐스팅롤에 의하면 배역명은 '새통치자'로 나오고, 배우는 김병채로 나온다.
이분이나 이분은 아니셨다.
4.3. 효자동 주민들
- 쌀가게 최씨 : 극의 초반부터 열렬한 자유당 지지자로 등장하며[6], 박정희 이후 공화당 지지자가 되어 정부의 시책에 무조건적으로 찬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청와대 이발사가 된 성한모에게 은근히 공천을 부탁하는 모습도 잠깐 지나간 것을 보면 정치에 뜻이 있었던 모양. 그러나 이후 마루구스병 간첩단 사건에 휘말려서 심한 고문 끝에 사형을 당하며 허무하게 죽는다. 배우는 중견배우 윤주상.
- 만두가게 왕씨 : 극의 초반에 여러 사건들에 주민들과 같이 등장하며, 간간이 코믹한 모습도 보이지만, 과하지는 않다. 최씨와는 다르게, 다소 자유당이나 공화당에 대해 반감을 가진 모습을 보인다. 극중 마루구스병 간첩단 조작 사건에서 설사를 했다는 이유로 끌려가 고문을 받았는데, 이후 수사관의 회유에 넘어간 듯 하다. 정황상 최씨를 지목한듯. 이후에는 등장이 없어 동네 사람들과 같이 억울하게 사형당한 줄 알았으나 낙안이가 다시 걷는 장면에서 그 모습을 감격스럽게 쳐다보는 동네사람 1인으로 출연하며 끝. 배우는 중견배우 정규수.[7]
- 연탄가게 안씨 : 극 초반에 주로 등장하며, 안씨의 아들과 낙안이가 서로 싸웠을 때, 성한모를 힘으로 누르는 장면이 가장 높은 출연빈도. 이후에는 동네 주민들과 고스톱을 치거나 하는 정도로 소소하게 등장하고 특별한 비중 없이 끝. 배우는 오달수.
5. 줄거리
청와대가 경무대[8]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 근처 효자동에서 '효자이발관'을 운영하던 이발사 성한모(송강호 분).[9] 그는 자신의 이발소에서 면도사겸 보조로 일하던 처녀 김민자(문소리 분)를 덮쳐서 덜컥 임신을 시켜버리는 대책없는 이발사였다.
경무대 근처 주민다운 자긍심으로 그는 나라가 하는 일이라면 항상 옳다고 믿었고, 1960년 3월 15일 선거날에도 나라를 위해 야당을 찍은 투표용지를 몰래 먹어버리거나, 야산에 투표함을 묻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임신은 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민자를 나라의 정책이었던 ‘사사오입’으로 임신 다섯달이면 사람 한 명으로 봐야 하니까 무조건 낳아야 한다는 논리로 설득시킬 만큼 나라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그리고 아이 이름은 '낙안'으로 짓자고 했지만 민자는 아이 이름이 촌스럽게 낙안이가 뭐냐고 펄쩍 뛰었다.
그리고 약 5개월 뒤인 1960년 4월 19일, 민자의 진통이 격해지자 성한모는 리어카에 아내를 싣고 얼른 병원으로 가려고 하는데, 거리에는 부정선거를 철회하라는 시위가 한창이다. 경찰의 총에 맞아 상처를 입은 학생들은 이발사용 흰 가운을 입은 한모를 의사로 착각하고, 어쩌다 영웅이 된 한모는 민자를 태운 리어카에 학생들을 마저 태우고 병원으로 향한다. 이후 민자는 아들을 낳았고 남편의 소원대로 이름을 '성낙안'이라 지었다.
이후 이승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하야하고 새로 제2공화국이 성립된다. 시간이 흘러 1961년 5월 16일, 효자이발관 앞으로 탱크가 청와대를 향해 한 차례 지나감과 동시에, 또다시 정권이 바뀌고 중·고생 삭발령이 발령되면서 이발소는 나날이 번창한다. 이는 쿠데타 이후 국민들의 자율적 경제·사회질서를 통제하고 억압하여, 그 대가로 한국의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모습을 암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대통령 경호실장인 장혁수가 이발소에 방문하고, 이발소 정면에 걸어놓은 대통령의 사진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리고는 잠깐 수면을 취한 후 "나는 정보기관 사람인데, 오늘 밤 12시에 이 근처에서 간첩이 나올테니 꼭 신고해야 한다."고 말하며 나간다. 성한모는 평소의 성격대로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그날 밤에 지붕 위에서 망원경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던 남자를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이 남자는 간첩이 아니라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조총련계 재일 교포를 감시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 일로 성한모는 청와대를 방문하게 되었고, 대통령은 이를 높이 사 한모에게 표창장을 수여함과 동시에 '대통령 전속 이발사'로 채용하고, '성실장' 이라고 칭한다. 이후 전속이발사로서 청와대를 들락날락하면서 대통령과 나름대로 정이 들게 되고, 덕분에 미국 순방에도 따라가서 대통령을 모시게 된다.[10][11] 덕분에 성한모는 효자동에서 '성실장'이라고 불리며 지역의 유지로 군림하게 된다.
그러나 1968년 1.21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이 날 남침한 무장공비들이 설사병을 앓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루구스 병[12]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간첩이니 체포하라'는 발표를 한다. 이에 설사만 했다 하면 동네사람끼리도 서로 의심하여 신고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고, 체포된 사람들은 중앙정보부로 끌려가 전기고문을 받으며 공비들과 내통했다는 자백을 강요받게 된다.
어느날, 한모가 이발소에 있는데 동네 아이들이 '얼레리 꼴레리' 노래를 부르며 나타나더니 낙안이가 설사를 했다고 한다. 한모는 아이들 말을 무시하고 저리 가서 놀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말을 안 듣자 모두 내쫓았다. 그런데 잠시후, 이발소에 들어온 낙안은 설사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때 한모는 장혁수를 이발하고 있었고 장혁수 앞이라 불안했던 그는 잠시 이발을 멈추고 동네 파출소로 데려갔다.
파출소에 온 한모는 순경에게 급한대로 사정을 설명한뒤 아이만 두고 다시 이발소에 돌아가 버렸다. 한모는 그냥 자기가 다시 올때까지 잠깐동안만 아이를 맡아달라는 뜻에서 한말이었는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순경은 '간첩에는 애어른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를 중앙정보부에 인계해버렸다. 그리고 낙안이는 다른 설사병 환자들과 끌려가는 처지가 됐다.
중앙정보부에 도착하여 처음 낙안이의 고문을 담당한 수사관은 매우 어벙해서, 고문을 하는 수사관이나 당하는 국민학생 낙안이나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전기고문 도중에 낙안이의 입에 전구를 물리면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걸 발견한 고문관과 낙안이는 얼씨구나 의기투합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거는 전구 무더기를 가져다가 연결한 다음 불을 번쩍거리면서 로큰롤을 틀어놓고 신나게 같이 놀다가(...) 중앙정보부장에게 걸려 박살난다.[13] 가뜩이나 경호실장 때문에 기분 나빴던 그는 마침 '잘 걸렸다'고 낙안이를 박살낼 것을 지시하고, 낙안이는 본격적으로 심한 고문을 받는다.[14]
이후 양손과 발목이 밧줄에 묶인채 집앞에 버려지다시피 돌아온 낙안. 그런데 다음날부터 낙안의 몸에는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고문의 후유증 탓에 제 힘으로 설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를 안 민자는 충격을 받아 오열하기 시작했고 한모는 집을 뛰쳐나와 그간 숭배하던 나라에 대한 원망감을 표출했다. 그리고 한모와 고스톱을 치며 알고지내던 동네 친구 몇몇은 사건에 연루되어 있지도 않은 간첩누명을 쓰고 모조리 사형을 당하고 만다.
그는 아들의 다리를 고치기 위하여, 낙안이를 업고서 전국의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다니지만 효험이 없었다. 그러던 중 강원도 어느 깊은 산골 암자의 의원에게서 '몇년 후에 서울에서 용이 죽거든, 그 눈알을 파내서 먹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용은 고대부터 왕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이듬해 일어난 일은 다름아닌 10.26 사건.
박정희의 초상화에서 동공 부분의 페인트를 벗겨서[15] 낙안이에게 먹이지만, 여전히 차도가 없었다. 10개월간의 짧은 최규하 정부를 지나 전두환의 대한민국 제5공화국이 들어선 후, 성한모는 과거 '박정희의 이발사'란 이유로 전두환에 의해 다시 채용된다. 그러나 이미 마음은 예전같지 않는다. 나랏님을 모신다는 생각이던 예전과는 달리, 정치권력에 대한 끝없는 의구심이 생긴 것. 전두환을 처음으로 이발해주던 날 그의 머리를 보고 곤란한 표정을 짓고는 "각하, 머리가 자라면 다시 오겠습니다." 라는 말을 한다. 전두환이 성한모를 노려본 다음, 끝내 낙안이처럼 두들겨맞고 다음날 새벽 자루에 싸여 짐짝처럼 버려진다. 하지만 자루를 풀어 헤치고 나온 성한모는 새벽 하늘을 보며 더할 나위 없이 해맑게 웃는다.
그 후 어느 날, 낙안이의 다리가 기적적으로 낫게 되고 성한모와 낙안이가 함께 웃으며 자전거를 타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6. 평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
전체적인 평가는 무난한 드라마 영화 정도로 평가된다. 가상의 이발사가 격동의 시대의 주요 인물을 바라보는 과정을 그렸는데, 주인공의 순진하고 소박한 성격을 통해 보여준 코믹하고 감성적인 모습이 영화의 큰 맥락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에서 참신한 내용이 부족했고 약간은 식상한 면도 없지 않았다. 여타 다른 유명한 감동 영화과 비교하면 큰 임팩트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가 담고있는 상징이다. 청와대 이발사인 성한모(송강호)의 아들인 낙안이 상징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라는 해석이 있다. 낙안이는 결혼도 안한 부모들 사이에서 잉태됐다가[16], '사사오입이면 헌법도 바꾸는데 아이도 임신한지 5달 지나면 낳아야 한다'는 성한모의 주장에 따라 무사히 태어난다. 여담으로 성한모는 박정희 앞에서 이 얘기를 자랑스럽게 했다가 '잘 배워 처먹은 놈들이 나라를 망친다'며 박정희의 비위를 거슬리게 했고[17], 그날 밤 "사사오입!"이라고 외치고는 총살되는 꿈을 꾼다.
2013년 씨네21 보도에 의하면 새누리당에서 이 영화를 좌파영화라면서 투자자들에게 왜 투자했냐는 말을 하다가 투자자들에게 "같이 좌파 영화라고 거론한 영화들인 태극기 휘날리며나 웰컴 투 동막골, 그때 그 사람들도 투자자에 대기업들도 있고, 흥행을 따지며 만드는 건데 대체 뭐가 문제냐"는 비난만 듣었기에 새누리당도 뭐라고 하기 그런지 관련 청문회를 취소했다고 한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국가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해 국민의식을 좌경화시키려 했단 예시로 들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 영화가 좌파영화라거나 박정희를 부정적으로만 묘사했다고만 주장하는 보수쪽의 언급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단 박정희 대의 온갖 정치적 혼란은 사실상 대통령 밑의 주요인사들이 알력싸움과 정권에 대한 충성심으로 벌이는 것으로 묘사되고, 박정희 본인은 극중 주인공인 성한모에게 덕담과 친절한 면을 아끼지 않는다. 영화 전체를 봐도 박정희는 차분하고 인간적인 대통령으로 밖에 나오지 않으며 도저히 박정희를 부정하려고 하는 영화로는 보이지 않는다. 극중 청와대 직원 가족 초청행사에서 낙안이와 박지만이 싸우자 다른 사람들은 기겁하지만 정작 박정희는 애들끼리 놀다 싸울 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러나 경호실장은 성한모를 따로 불러내 두들겨 패는데 이는 충성심보다 자기 체면을 더 생각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작중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10.26 사건조차도 박정희의 직접적인 정치적 요소는 거의 묘사되지 않고 경호실장 때문에 자존심이 크게 상한 중앙정보부장의 우발적인 분노 정도로 묘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최종 관람객은 197만명을 기록하면서 손익분기점인 200만을 아깝게 넘지 못해 흥행에는 실패하고 만다. 임찬상 감독은 이후 연출보다는 제작자로서 커리어를 다져나가고 있다.
7. 여담
- 독재자와 이발사라는 소재는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모르고 실수한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실제 역사와 부합하지 않는 장면이 좀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정권의 경호실장은 1974년에 육영수가 저격당한 후에 박종규에서 차지철로 바뀌었지만, 영화에선 5.16 군사정변 이후에 임명된 경호실장이 10.26 사건까지 그대로 가는 걸로 나온다. 다만 작중 말하는 걸 보면 '한 14년 정도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초반에 4~5년 동안 근무한 전임자가 있었다는 소리다. 또한 1968년 청와대 기습 사건 이전에 주인공이 박정희와 함께 미국에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미합중국 대통령이 리처드 닉슨으로 나온다. 참고로 그 당시 대통령은 린든 B. 존슨이다. 리처드 닉슨은 구정 공세 이후 존슨이 재선에 출마하지 않으면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또 작중에서 아주 스쳐가는 수준으로 베트남 전쟁 관련 장면도 나오는데, 김신조의 1.21 사태 이전의 장면이기에 한국 현대사만 알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영화 개봉 후 진짜 박정희의 이발사였던 박수웅이 당시의 일을 회고하기도 했다. 면도는 겁나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니 박정희가 손수 면도를 했다고... 실제로 박정희는 피부가 약해서 면도칼보다는 전기 면도기를 애용했다고 한다. 이분은 또한 영화에 나온 건 다 엉터리…그분은 아들뻘 되는 나에게 반말도 안 한 사람[18]이라는 식으로 영화에 나오는 부분들은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것들과 다른 게 너무 많다고 언급하였다.
- 박정희의 장례 행렬 도중, 효자동 이발소 앞에서 관을 실은 차가 전진하지 않고 엑셀을 밟아도 타이어가 바닥에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 연출이 나오는데, 바보 온달의 엔딩을 오마주한 듯 하다. 물론 성한모는 그 전날 삼킨 박정희 초상화의 눈 부분을 긁은 조각을 넣은 통을 똥으로 싸고 있던 중이라 나오지 못했다. 계속 그 자리에 붙어있던 차는 성한모가 무사히 일을 마무리짓자(...) 마침 엑셀을 밟던 운전사의 힘과 더불어 다시 이동을 시작한다. 이후에는... 뭐...
자세한 묘사는 하기가 좀 그렇다.
- 설정된 시대상은 1960년~1980년대지만, 그걸 감안해도 지금 보면 세트장(...) 티가 단번에 보일 정도로 너무 옛스러움과 허술함을 추구해 그때 그 분위기가 나오질 않는다. 영화의 주제 의식과는 별개로 미장센 면에 있어서는 좀 아쉬울 따름.
8. 관련문서
[1] Peter Schindler[2] 누가 봐도 박정희지만,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아예 통치자로 표기.[3] 심지어 징집되어 전장으로 향하는 와중에도 옆에 있던 미군 병사한테 깐죽대기까지 한다(...).[4] 그의 손을 잘 보면 손가락 몇마디가 없다. 게다가 전장에서 험한 꼴을 많이 겪은 탓인지 예전처럼 나대지도 않고, 말수도 적어졌다.[5] 2019년에 tvN의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유명 작가로 등장하신 분이다.[6] 3.15 부정선거 당시 바꿔치기한 투표용지를 야산에 파묻는 일에 앞장을 서고, 동네 사람들에게 무조건 이승만과 이기붕을 찍을 것을 종용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7] 코믹한 연기에 자주 등장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역할들에서 보여줬던 코믹한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8] 경무대는 제2공화국 시절인 1960년 12월에 청와대로 명칭을 변경했다.[9] 별명은 두부 한 모.[10] 이 부분은 포레스트 검프를 패러디했다.[11] 성한모가 운영하던 효자동 이발관에서 사실상 식구처럼 보내던 진기는 미국에 가고 싶어 했다. 그 때문에 군대도 미군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베트남으로 파병갔지만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미군들에게 갈굼만 실컷 받게된다. 반면에 진기가 가고 싶어하던 미국에 가게 된 것은 성한모였다.[12] 극중에서만 등장하는 가상의 설사병. 공산주의를 창시한 카를 마르크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 실제로 유신정권 시절 콜레라가 돈 적이 있었다.[13] 이런 연출을 두고 영화팬들은 두가지 설을 제기했는데 한가지는 모진 고문으로 어린 낙안이 정신도피적인 환각을 보았다는것이고, 다른 한가지는 대놓고 감독이 당시 정보부를 증오스럽게 보아 일부러 아주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것. 정보부장의 이런 짓이나 하고 있으니 조사결과가 이모양이지!란 대사를 생각하면 꽤나 그럴싸하다.[14] 실제로 이런 일은 당연히 없었다. 다만 당시 독재정권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것인지 알려주는 장면. 그리고 실제로 김재규는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 가스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이를 구하려고 했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15] 이때 성한모가 눈물을 질질 흘리며 운다. 단순히 걸릴까봐 무서워서였을수도 있겠지만, 앞선 추모식 장면에서 대통령 영정 앞에서 남들 고개 숙일때 큰 절 두번하는 모습을 감안하면 10년 넘게 한솥밥 먹던 사인데 막상 눈을 파내려니까(물론 진짜 눈은 아니지만) 슬퍼서 그랬다고 봐야한다. 국가에서 하는 말을 믿어 자기 자식을 신고하기까지 한 그가 모시던 대통령의 눈을, 초상화라지만 파냈다는 점이 참... 이 때 초상화 주위를 지키던 경호원들에게 들켰는데, 장기근속하며 청와대에서 다 알던 사람들이라 '마지막으로 각하 한 번 뵙고 싶어서'하고 얼버무릴 수 있었다.[16]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성한모가 면도사 아가씨(문소리)를 겁탈하여 임신한 것으로,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미국에 의해 갑자기 도입된 것을 상징한다.[17] 성한모한테 한 건 아니었고 주변 어용 학자들에게 한 것이었다.[18] 실제 박정희는 하급자들을 개처럼 부려먹던 일본군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하들한테도 함부로 반말을 쓰지 않고 대부분 존대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는 여러 인사들의 증언으로 교차검증이 된다. 다만 사적으로 아주 친밀한 극소수한테는 자리를 가리지 않고 반말조였는데, 대표적으로 김재규와 이런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