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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3 23:19:02

하소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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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어미4. 사례5. 창작물에서의 사용6. 관련 문서

1. 개요

하소서체는 예스러운 느낌이 나면서 듣는 이를 아주 높이는 한국어의 매우높임 격식체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사실상 쓰이지 않는다.

2. 설명

현대 한국어에서 가장 격식을 갖춘 존댓말인 하십시오체보다 상대를 더욱 높이는 높임법이다. 조선 시대 궁중에서 쓰였던 극존체 하오소서체에서 '-오'가 탈락된 문체인데, 하오소서체는 옛말이라 표준어가 아니지만 하소서체는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다. 다만 국립국어원은 이 문체를 독립된 문체가 아닌, 하십시오체 뒤에 예스러운 어미를 붙인 형태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도 하십시오체의 대부분의 어미는 하소서체에서 왔다. (예: '-ᄉᆞᆸᄂᆞᅌᅵ-'→'-습니-')

하지만 상술한 정의는 어디까지나 정의상으로만 그럴 뿐, 현대 한국어 화자들에게 이 문체는 과거 왕정 시대에나 쓰이던 고어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에는 용례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리 격식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라도 하십시오체를 쓰는 게 당연하지, 하소서체를 사용한다면 필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창작물에서도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 사극이나 그에 준하는 신분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설정이 있는 작품에서나 쓰이고, 그마저도 근래에는 가벼운 분위기를 추구하는 퓨전 사극이 대세가 되면서 더더욱 하소서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나마 하소서체가 현대에 쓰이는 사례를 찾아보자면, 이나 그에 견줄 만큼 추앙받는 대상에게 경의를 담을 목적으로 드물게나마 사용되긴 한다. 종교계는 이러한 이유로 현대까지도 이 문체를 고수한다. 가령 한국 가톨릭의 참회의 기도 중 일부는 하소서체이며, 개신교 찬송가의 가사 혹은 개역개정판 성경(1998) 역시 대부분이 하소서체다. 다르게 말하면, 현대 한국어에서는 말을 거는 대상이 신쯤은 되어야 하소서체를 사용해도 자연스럽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희는 주님께 죄를 지었나이다.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어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가톨릭 기도문 성모송

3. 어미

평서법 동작이나 상태의 서술 -사옵나이다, -(으)옵나이다, -삽나이다, -나이다
-사옵니다, -(으)옵니다
[1]-사오이다/사외다/소이다, -(으)오이다/외다
추측 -사오리이다/사오리다, -(으)오리이다/오리다[2]
회상 -더니이다/더이다
의문법 단순물음 -사옵나이까, -(으)옵나이까, -삽나이까, -나이까
-사옵니까, -(으)옵니까
-사오니까, -(으)오니까
의향물음 -사오리이까/사오리까, -(으)오리이까/(으)오리까, -(으)리이까/리까
회상 -더니이까/더이까
명령법 -(으)옵소서, -(으)소서
청유법 -(으)사이다
'-삽-', '-사옵-'은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사옵까/-삽까, -사옵/-삽, -사옵만/-삽만), '-사오-'는 모음이나 'ㅁ, ㄴ, ㄹ'로 시작하는 어미와 어울려 쓰인다(-사오까, -사오, -사).

'-사오-', '-삽-', '-사옵-', '-사옵시-'는 다음 상황에서 '-자오-', '-잡-', '-자옵-', '-자옵시-'로 교체될 수 있다.
선어말어미 결합에 따른 높임 정도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다음과 같이 본다. '겸양'이 '공손함'보다 높이는 정도가 더 높다.
'-(으)오이다'는 다음과 같이 사용될 수 있다.

예시: 그리 하오이다
여기에 '리'가 추가될 수 있다.
예시: 전하기를 이르오리까, 원치 아니하시면 그렇지 아니하오리이다.

극존을 나타내는 보조어간과 부사절 등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원적으로 '-(으)오이다'가 '-(으)오'보다 먼저 생겼다. 이에 대해선 해당 문서 참고. '~(으)옵니다'는 '-(으)오이다'의 더 원형격 되는 어미다.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 사료되는 링크

4. 사례

無量壽佛前乃 / 惱叱古音多可支白遣賜立 ... 願往生願往生 / 慕人有如白遣賜立
無量壽佛 前아 / ᄀᆞᆺ곰다가 ᄉᆞᆲ고시셔 ... 願往生 願往生 / 그릴 사ᄅᆞᆷ 잇다 ᄉᆞᆲ고시셔
무량수불 앞에 / 힘써다가 사뢰소서 ... "원왕생, 원왕생" 하며 /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 사뢰소서.
삼국유사》 5권 감통 〈원왕생가〉 中
그 유래가 상당히 오래된 어투인데, 신라 문무왕 때(661~681)에 지어진 향가 원왕생가에 위와 같은 구절이 등장하여 적어도 7세기부터는 "-샤셔" 또는 "-시셔"의 형태로 하소서체가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도 향가, 석독구결 문헌, 계림유사[3] 등 여러 자료를 통해 당시에 하소서체가 계급을 막론하고 널리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한편 구결 문헌 중 대방광불화엄경 14권에서는 같은 의미의 '-ᄂᆞ셔'도 문증되므로[4], '-시셔'는 선어말 어미 '-시-'와 종결 어미 '-셔'가 결합한 것으로 분석된다.
今日部頓部叱懺悔 / 十方叱佛體閼遣只賜立
오ᄂᆞᆯ 주비 ᄇᆞᄅᆞᄇᆞᆺ 懺悔 / 十方ㅅ 부텨 알곡시셔
오늘 무리 모두가 참회함을 / 시방의 부처님은 알아주소서.
균여전》 7권 〈참회업장가(~967)〉 中
約明日至曰轄載烏受勢. 凡約日至皆烏受勢. ... 延客入曰屋裏坐少時. 語話曰替里受勢. ... 借物皆曰皮離受勢. ... 相別曰羅戲少時.
내일 보자고 약속할 때는 할재 오수세(轄載 烏受勢: 하제 오소서)라 한다. 언젠가 보자고 약속할 때는 모두 오수세(烏受勢: 오소서)라 한다. ... 손님을 모실 때는 屋裏坐少時(옥리좌소시; 올라주소서)라 한다. 말할 때는 替里受勢(톄리수세; 들으소서)라 한다. ... 물건을 빌릴 때는 모두 皮離受勢(피리수세; 빌리소서)라 한다. ... 서로 헤어질 때는 羅戲少時(라희소시; 여의소서)라 한다.
계림유사(1103)》 〈방언〉 中
爲隱 [有]斗奴隱衣中爲古只賜立
너는 엳ᄒᆞᆫ 두논 바ᄅᆞᆯ 다 반ᄃᆞ기 나의긔 與ᄒᆞ곡시셔
그대는 지금 가지고 있는 바를 다 반드시 나에게 주소서.
《대방광불화엄경소(12세기)》 35권 中
古尸入隱 大王是賜隱入隱爲良厼衣中爲古只賜㢱 臣僕是尸[爲\]入乙爲古只賜立
오직 願홀ᄃᆞᆫ 大王이신ᄃᆞᆫ 그를 捨ᄒᆞ야곰 나의긔 與ᄒᆞ곡시며 아ᄇᆞ로 및 王ᄋᆡ 몸도 나ᄋᆡ 臣僕일ᄃᆞᆯ ᄒᆞ곡시셔
오직 원컨대 대왕께서는 그것을 버려서 나에게 주시며 아울러 왕의 몸도 나의 신복이 되소서.
《대방광불화엄경소(12세기)》 35권 中

고려가요에서도 하소서체를 사용했다. 가령 〈가시리〉에는 "셜온 님 보내ᄋᆞᆸ노니 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라는 구절이 등장하는데, 이는 "서러운 님 보내옵노니 가시는 듯 돌아오소서"로 번역할 수 있다. 〈만전춘〉에도 "약(藥)든 가ᄉᆞᆷ을 맛초ᄋᆞᆸ사ᅌᅵ다(약 든 가슴을 맞추옵사이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한글이 창제된 15세기 이후에는 하소서체가 쓰인 자료의 양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때문에 이 시기부터 전근대의 하소서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석보상절, 월인석보 등의 불교 서적을 비롯한 문어체 자료뿐만 아니라 노걸대·박통사 언해본, 한글 편지 등의 구어체 자료에서도 하소서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하소서체가 지금의 하십시오체와 같이 일상적으로도 쓰였던 것이다.
世尊ㅅ 일 ᄉᆞᆯᄫᅩ리니, 萬里外ㅅ 일이시나 눈에 보논가 너기ᅀᆞᄫᆞ쇼셔.
세존의 일 사뢰리니, 만 리 밖의 일이시지만 눈에 보는 듯 여기시옵소서.
월인천강지곡(1447)》 기2곡
臣下ᄃᆞᆯ히 ᄉᆞᆯᄫᅩᄃᆡ 가디 마ᄅᆞ쇼셔 우리 가아 推尋ᄒᆞᅀᆞᄫᅩ리ᅌᅵ다 ᄒᆞ고 모다 推尋ᄒᆞᅀᆞᄫᅡ 가니
신하들이 사뢰되, "가지 마소서. 우리가 가서 추심하오리이다." 하고 모두 추심하여 가니.
석보상절(1447)》 권3 中
不知道下處 不曾得望去 大舍休怪。
브리여 겨신 ᄃᆡ 몰라 보ᅀᆞ오라 가디 몯ᄒᆡ야 잇대이다 얼우신하 허믈 마ᄅᆞ쇼셔
묵고 계신 곳을 몰라 뵈러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르신이여, 허물치 마소서.
번역박통사(1517?)》 상권 中
나ᄂᆞᆫ ᄭᅮ믈 자내 보려 믿고 인뇌이다 몰래 뵈쇼셔
나는 꿈에 자네 보리라 믿고 있노이다. 몰래 보이소서.
이응태 묘 출토 편지(1586)〉 中

근현대 문학 작품 중 하소서체가 쓰인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있다. 이상의 작품 '이런 시'에도 하소서체가 쓰였다.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상 - 이런 시 中

한글 성서 중 1937년에 완성되어 1952년에 개정이 된 한글 개역판 성서의 대화 내용을 보면 하소서체에 대해 알 수 있다.
마태복음 19:10 - 제자들이 가로되, "만일 사람이 아내에게 이같이 할찐대 장가 들지 않는 것이 좋삽나이다."
마가복음 10:2 -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나아와, 그를 시험하여 묻되, "사람이 아내를 내어 버리는 것이 옳으니이까?"
성경을 제외한 현대 기록물 중에선 4.19 혁명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은, 당시 한성여중 2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진영숙이 시위에 참여하기 전 어머니께 남긴 편지글 형식의 유서("…어머님, 데모에 나간 저를 책하지 마시옵소서.")에서 이 문체가 쓰인 것으로 유명하다. 또 곽영주는 하소서체를 입말로 쓰던 인물로 유명하여 영상 매체에 등장하면 이 말투가 꼭 묘사된다.

5. 창작물에서의 사용

6. 관련 문서


[1] 겸양의 뜻이 '으옵니다'보다 낮되, 하오체 어미인 '으오'보다는 높다. # '-으오다/으외다'는 표준어지만, 왠지 모르게 '-으오까/으외까'는 비표준어다. 반대로 '-으오까'는 표준어지만, '-으오다'는 비표준어다.[2] '-(으)리이다'는 현대 하소서에 해당하지 않는 옛말이고 '-(으)리다'는 하오체 어미이므로 착각하지 않도록 하자.[3] 송나라 사신 손목(孫穆)이 고려를 방문한 뒤 쓴 기행문이다.[4] 衆生 佛 所行良中爲良只 無依處良中乙飛立
衆生 부티 所行아긔 趣ᄒᆞ약 無依處아긔 들ᄂᆞ셔
중생은 부처님의 행한 바에 나아가서 무의처에 드소서.

衆生 其 心 謙下爲良只 善根爲飛立
衆生 그 ᄆᆞᄉᆞᆷ 謙下ᄒᆞ약 부티 善根을 長ᄒᆞᄂᆞ셔
중생은 그 마음이 겸하하여 부처님의 선근을 기르소서.

衆生 法良厼衣乙是乎尸矣 歡愛爲良厼爲飛立
衆生 法을 ᄡᅥ곰 스싈 즐기올ᄃᆡ 歡愛ᄒᆞ야곰 ᄇᆞ릴 안디ᄒᆞᄂᆞ셔
중생은 법으로 스스로를 즐겁게 하되 환희하고 사랑하여 버리지 마소서.
[5] 주로 성준수에게만 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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