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老乞大 |
원본인 한어노걸대의 내용을 보았을 때 고려 말이나 조선 초에 처음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초로 기록상에 등장하는 것은 조선 세종실록 5년인 1423년부터다. 세종 이후부터 훈민정음으로 된 발음법이 추가되면서 당시 한자 발음의 음가 추정에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다. 덕분에 중세 동아시아어 연구에 반드시 필요한 서적으로 대접받고 있으며 특히 청어노걸대는 만주어의 음가 추정에 있어서는 거의 유일한 사료급이다.
제목 '노걸대'에서 '걸대'는 거란을 표기한 것이다. 노(老)는 여러 설이 있지만 현대 중국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대를 높이는 표현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적당히 번역하면 "중국 선생" 정도가 될 것이다.#
2. 언어 종류
- 한어노걸대: 명나라 초기의 중국어. 총 1책이며 훗날 증보된 노걸대언해부터는 2권 2책이다.
저자 미상의 누군가가 여말선초에 최초 저술한 것으로 추정된다. 훈민정음으로 번역된 것은 중종 대의 최세진에 의한 것이며 이후 몇 차례 중보 / 개수가 이루어졌다. 중국어의 당대 음가를 재구하는 자료에도 사용되지만 한국어의 표기 방식 변화의 자료로도 긴히 쓰이고 있다. - 몽어노걸대(蒙語老乞大): 몽골어. 총 8권 8책이다.
조선 영조 17년(1741년)에 당시의 몽학관(蒙學官)이던 이최대(李最大)가 노걸대의 내용을 몽골어로 바꾼 것으로, 조선사역원(司譯院)에서 처음 간행한 것이다. 2007년에 몽골 대통령 영부인이 이 책을 보기 위해 방문하였다. # - 청어노걸대(淸語老乞大): 청나라 초기의 만주어를 기록한 만주어 교본. 총 8권 8책이다.
조선 숙종 6년(1680년)에 최후택(崔厚澤) 등이 최초 저술하여 1704년에 조선사역원에서 청어총해(淸語總解) 4종 20권의 일부로 처음 간행한 것이다.
노걸대는 주로 고려 - 요동 - 북경을 여정으로 삼는 한 고려 상인과 중국인들 사이의 대화를 다루고 있어서 일본어 교재는 없었다. 대신 조선 시대에 통신사의 여정을 다룬 첩해신어나 인어대방이라는 일본어 교재가 만들어진다.
현존하는 노걸대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조선 중기인 16세기에 간행한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여러 번 그 내용이 현실 상황에 맞게 증보되고 다듬어졌으며 어학서에 걸맞게 한국어로도 번역되었는데 중종 대인 1517년 무렵에 최세진(崔世珍)이 번역노걸대(飜譯老乞大)를 저술하였고 현종 대인 1670년에 정상국(鄭相國)이 노걸대언해(老乞大諺解)를 편찬하였으며 영조 대에는 내용을 새 실정에 맞춰서 펴낸 노걸대신석(老乞大新釋)과 중간노걸대(重刊老乞大), 그리고 이를 다시 한국어로 풀이한 신석노걸대언해(新釋老乞大諺解), 중간노걸대언해(重刊老乞大諺解) 등이 만들어졌다.
3. 책의 내용
노걸대는 회화 목적으로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졌으며 역관들의 필수 교재였다.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大哥、你從那裏來。 | 형님은 어디서 오셨소? |
我從高麗王京來。 | 나는 고려 왕경에서 왔소. |
如今那裏去? | 이제 어디로 가오? |
我往北京去。 | 난 북경으로 가오. |
你幾時離了王京? | 당신은 언제 왕경을 떠났소? |
我這月初一日離了王京。 | 나는 이번 달 초하룻날 왕경을 떠났소. |
既是這月初一日離了王京,到今半箇月,怎麼纔到的這裏? | 이번 달 초하룻날 왕경에서 떠났으면 이제 보름인데, 어찌 이제야 여기 오오? |
我有一個火伴落後了來,我沿路上慢慢的行着等候來,因此上來的遲了。 | 내 동행이 뒤처지길래 길 따라 천천히 기다리며 온 고로 오는 것이 더디었소. |
보면 알 수 있듯 현대의 외국어 회화 서적의 내용과 굉장히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