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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英蘭戰爭(영란전쟁)
영어 : Anglo-Dutch Wars
네덜란드어 : Engels - Nederlandse Oorlogen
한국어 : 영국-네덜란드 전쟁
1652~1674, 1781~1784
1. 개요
17세기부터 18세기까지 제해권(특히 대서양)을 두고, 네덜란드 공화국[1]과 잉글랜드 왕국[2]이 맞붙은 총 네 차례의 전쟁이다. 사실 1~3차는 10년 간격으로 연이어 20년동안 일어났기에 3차 이후 110년 뒤에야 일어난 4차 영란전쟁과는 별개에 가깝다.먼나라 이웃나라 등의 매체와 이 책에서 영향받은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영미 중심의 역사관 때문에 잉글랜드가 1652년 올리버 크롬웰의 1차 영란전쟁에서 크게 이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1781년에 벌어진 번외전을 제외하면 영국이 우세한 적이 없었다. 도리어 네덜란드에게 영국이 1~3차 내내 대부분 쥐어터지다가 100년이나 지난 4차때 이미 프랑스한테 탈탈 털려 퇴물 된 네덜란드에게 간신히 한방 먹였다 정도에 가까운 사례. 레판토 해전도 그렇고 칼레 해전도 그렇고, 세계사에 이름이 남은 해전 치고 의외로 해전 한번에 전쟁 전체와 향후 국가 간의 우열이 결정된 사례가 적다. 영국이 제해권을 장악하게 된건 다른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으며, 네덜란드의 몰락도 영국과의 경쟁 보다는 코 앞에 있었던 루이 14세의 프랑스라는 초강대국과의 전면전에서 국력에 맞지도 않는 지상전으로 그 엄청난 부와 세력을 다 허비한게 더 큰 원인으로, 대개 그 시기는 18세기 중후반의 일로 본다.
한편 이 전쟁은 해전사 자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전쟁에서 영국과 네덜란드 해군은 대형 범선을 이용한 근대식 해전 개념을 구축했다. 전장의 위치 및 규모도 각국 영토와 가까운 연안에서 교전을 펼치는 수준이 아니라 원양에서의 함대간 해전이 이뤄졌다. 또한 통상파괴전이란 개념이 추가되고 전열함을 이용한 전열 전술, 단종진의 개념도 이 때 확립되었다.
2. 제1차 영란전쟁 (1652~1654)
1651년 잉글랜드의 호국경 올리버 크롬웰이 항해조례를 선포하면서 해상 무역을 독점할 뜻을 내비치자 이에 네덜란드가 발끈하여 벌어진 전쟁. 당시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네덜란드 해군은 초반 승리를 거듭하며 기선을 제압했으나, 1653년 테셀 해전에서 명제독 마르텐 트롬프가 전사하면서 전의가 크게 꺾였다. 결국 양국은 전쟁을 계속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 1654년 웨스트민스터에서 종전 협정을 맺었다.3. 제2차 영란전쟁 (1665~1667)
1차 영란전쟁 종전으로부터 10년 후, 새로이 즉위한 잉글랜드의 왕 찰스 2세가 항해조례를 갱신하면서 벌어진 전쟁. 당시 잉글랜드는 뉴 암스테르담(지금의 뉴욕) 등 아메리카의 네덜란드 식민지를 거의 무혈로 접수하며 네덜란드가 생각보다 별거 없는 상대임을 확인했고, 1665년 정식으로 선전포고했다. 하지만 10년간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네덜란드도 만만치 않았다. 초반엔 잉글랜드 해군이 우세했으나 네덜란드가 프랑스와 연합하면서 전황은 점차 기울었고, 네덜란드와 프랑스 연합군이 꾸준히 기세를 올려 잉글랜드 본토를 포위하는 등 위협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잉글랜드는 런던 대화재에 흑사병이 겹쳐 조건이 나빴다. 결국 큰 코 다친 잉글랜드는 브레다 조약으로 네덜란드와 프랑스에 많은 지분을 양보했다.아이러니하게도, 이 2차 영란전쟁의 승리로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 반다 제도(현 말루쿠우타라 주)의 룬(Run) 섬을 당시엔 단순한 항구에 불과했던 뉴 암스테르담과 맞바꾼다. 지금 관점에서는 뉴욕을 이름도 모르는 외딴 섬과 바꾼, 말도 안되는 거래겠지만 육두구 무역 등으로 당대로서는 훨씬 이익인 거래였다. 네덜란드령 수리남도 기아나의 분할에 따라 이때 얻어낸 것.
이 전쟁의 마지막을 장식한 메드웨이 기습은 특히 미힐 더라위터르(Michiel de Ruyter) 제독 휘하 네덜란드 해군이 런던 코앞인 템스 강 유역까지 함대와 해병을 끌고 가 주력 전함 13척을 불태우고 유유히 도망간 잉글랜드 해군 사상 최악의 굴욕 중 하나로 통한다.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세계 해전사에서 마르텐 트롬프와 함께 대단히 높이 평가되는 제독이다. 그 유명한 호레이쇼 넬슨보다도 높이 평가받는 희대의 명제독으로 '네덜란드의 이순신'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은 인물. 오늘날에도 네덜란드의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다. 아버지가 맥주 배달 인부였던 하층민 출신에서 제독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인물이라서인지 일반 수병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2015년에는 이 사람에 대한 영화도 제작되어 네덜란드 박스 오피스 1위도 했다.
4. 제3차 영란전쟁 (1672~1674)
1683년 작품, 텍셀 해전(Battle of Texel) - 1673년 8월 21일
제3차 영란전쟁에서 전투가 벌어진 장소.
참전국 | |
네덜란드 공화국 | 잉글랜드 왕국 |
덴마크-노르웨이 | 프랑스 왕국 |
군사력 | |
전투함 120척 | 전투함 150척 |
손실 | |
2,000여명 사망 | 2,000여명 사망 |
군함 2척 침몰 | 군함 1척 침몰 |
2척 나포 | 12척 나포 |
잉글랜드와 밀약을 맺은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콧대가 높아진 네덜란드에게 본때를 보여주고자 시작한 전쟁. 네덜란드가 프랑스 중죄인을 거두어 보호하자 분개한 루이 14세는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3] 영방과 밀약을 맺은 후 프랑스군을 네덜란드에 투입했다. 엄밀히 따지면 주도자 입장에서 영란전쟁이라기보다는 불란전쟁이지만, 아무튼 양국은 치열하게 외교전을 편 끝에 결국 프랑스에 유리한 조건으로 조약이 맺어졌다.
이후 프랑스는 또다시 네덜란드를 공격하여 1679년 네이메헨 조약을 통해 다시 지분을 챙겼다. 다만 프랑스는 선전하고 있었지만 잉글랜드는 같은 시기 네덜란드 해군에게 제대로 처발려 뉴욕도 다시 빼앗기고(1673) 국고가 바닥나 아무것도 못 얻고 또 gg쳐야 했다. 네덜란드는 이때 뉴욕을 "뉴 오렌지"로 개명하며 1년을 다스렸고, 웨스터민스터 조약에서 뉴욕을 돌려주는 대가로 수리남의 식민지를 확정했다. 이번에도 네덜란드에게는 남는 장사였다. [4]
그리고 그 얼마 후인 1689년, 명예 혁명으로 인해 네덜란드 국가원수이던 오라녜 공 빌럼이 잉글랜드의 왕 윌리엄 3세로 즉위하면서 일단 양국간의 갈등은 봉합되었다.
5. 제4차 영란전쟁 (1781~1784)
18세기 토마스 루니(Thomas Luny) 작품, 도거뱅크 해전 - 1781년 8월 5일
인도양 제패를 원하던 영국(당시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이 네덜란드 해안을 포위하며 시작된 전쟁. 보시다시피 지난 영란전쟁 이후 110년이나 뒤에 일어난 전쟁으로 이미 주요 전장이었던 북미 식민지도 미국 독립전쟁이 벌어지던 와중이었다. 그래서 미국 독립전쟁의 번외격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 시기 네덜란드는 이미 전 세계 상권을 재패했던 황금기 네덜란드가 아니었다. 17세기 잉글랜드를 쳐바르며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해군도 이 시점에서는 잉글랜드는 커녕 프랑스에도 밀리는 2류 해군 수준. 열악한 조건에서도 네덜란드는 초반 승리를 거두는 등 분전했지만 결국 밀리고 밀려 1784년 굴욕적인 항복을 선언한다. 그야말로 영국의 완승으로 이후 세계 해양 주도권은 영국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아니, 사실상 제해권은 이미 영국의 것이었고 이 사건은 영국의 확인사살에 가까웠다.
네덜란드가 이렇게 쇠락한 것은 단순히 네덜란드에는 수심이 깊은 항구가 없기 때문. 시대가 변하면서 함선은 점점 거대화되는데 네덜란드의 항구는 그런 큰 배를 입항시킬 만한 시설이 부족하다보니 다른 열강에 비해 해군력에서 열세를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네덜란드는 유럽의 중소국으로 전락하여 국력을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게 된다. 비슷한 이웃사례는 벨기에나 오스트리아다.[5]
6. 관련 링크
(영어 위키백과)Anglo-Dutch Wars(네덜란드어 위키백과)Engels-Nederlandse oorlogen
(한국어 위키백과)영국-네덜란드 전쟁
(영어 위키백과)Third Anglo-Dutch War
(네덜란드사)영국과의 전쟁
7. 네덜란드의 패망원인
네덜란드는 어업과 해운업, 상업에 바탕을 두고 효과적으로 전쟁 자금을 동원하며 군 사 개혁을 일궈낸 덕분에 당대 최강 스페인제국을 물리치고 독립을 쟁취했다. 전쟁이 끝난 후 약 반세기 동안 네덜란드는 유럽의 창고가 되어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들어오는 사치품을 유럽 시장에 팔아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봉건제에 바탕을 두고 있던 유럽 세계에서 기후 변화 때문에 농업 생산물이 줄고 사치품 수요도 크게 줄어들자 봉건 귀족의 구매력에 의존하는 네덜란드 상업도 함께 쇠락했다.(…) 네덜란드에서는 농업뿐 아니라 상업에서 경제 잉여를 확보하는 자본주의의 모습이 어느 정도 보이기는 했지만, 새로운 상업 네트워크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주로 폭력에 의존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게다가 네덜란드가 가장 큰 이윤을 얻었던 원천은 봉건 세계에서 살아가는 유럽 지배층이었는데, 이들의 구매력이 무한정 확대될 수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패권의 대이동(111~117쪽)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의 상업체제국가였다. 하지만 상업체제의 한계로서 봉건 귀족의 힘이 줄어들었고, 전쟁에 필요한 자원의 확보 역시 어렵게 되었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의 힘이 위약해 진 것이 영란 전쟁에서 네덜란드가 패한원인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 사실 결정적인 원인은 그냥 네덜란드가 영국-프랑스 연합을 상대하기에는 근본적으로 체급차가 너무나도 심했다.패권의 대이동(111~117쪽)
8. 관련 문서
[1] 1648년 이전까지는 네덜란드 연합주[2] 올리버 크롬웰 전쟁 당시에는 잉글랜드 연방[3] 당시 신성 로마 제국[4] 사실 북미 식민지의 최강자는 당시엔 스페인과 프랑스, 그리고 원주민 세력으로 유일하게 정착한 유럽 식민지들과 정면 승부를 할 역량이 있었던 이로쿼이 연맹이었다. 그 때 잉글랜드는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은 커녕 북미 대륙에서도 간신히 깃발이나 한 두개 꽂았으며, 그나마 가지고 있었던 현대 뉴잉글랜드와 뉴욕 일대도 퀘벡의 프랑스 세력의 압박으로 이로쿼이 연맹의 도움을 받아가며 근근히 유지하는 형편이었다.[5]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과거 세계적인 강대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과 달리 열강 위치에서 탈락한 이유는 산업 개발을 도외시한 무리한 식민지 경영과 봉건사회에서 시민사회로의 느린 전환 등으로 인해 전근대성을 탈피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의 3국에 뒤쳐진 후발국가가 되어버렸다. 특히 포르투갈은 과거 자국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의 국력에도 훨씬 못 미친다. 그나마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는 산업 강소국으로 잘 살기라도 한다. 그 네덜란드조차 예전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 GDP나 국력이 역전되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인도네시아의 인구가 1억이 넘고 영토도 인도네시아가 훨씬 큰 데다 각종 자원이 넘쳐나고 이를 바탕으로 군사력으로도 네덜란드를 능가했기 때문이지(미국과 나토가 있기 때문에 네덜란드같은 중소 유럽 국가들은 군사력을 서서히 줄이고 있는 형편이다.) 사는 것만 놓고 보면 여전히 네덜란드가 훨씬 더 잘 산다. 당연히 1인당 GDP는 네덜란드의 압승. 그래도 세계 유수의 경제분석가들에게 인도네시아를 21세기 차세대 패권국 잠정후보로 많이 점치는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