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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Permanent Revolution연속혁명론[1]은 레프 트로츠키가 제시한 혁명 이론으로 경제적 후진국에서의 혁명이 부르주아 민주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중단 없이 진행되고, 더 나아가 혁명이 하나의 국가에 국한되지 않으며 선진국에서의 사회주의 혁명도 연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 이론이다. 스탈린주의의 일국사회주의론과 대비된다.
2. 상세
연속혁명론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첫째, 어느 한 나라에서 노동자 혁명이 일어나 노동자 국가가 수립되더라도 그 노동자 혁명은 반드시 다른 나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나라는 노동자 국가를 말려 죽이려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봉쇄로 인해 무너지거나, 설령 무너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련의 경우를 보듯 관료적으로 퇴보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혁명은 반드시 해외로 수출되어야 한다는 것이 연속혁명의 첫 번째 '연속'이 갖는 뜻이다.
특히 연속혁명은 러시아 그 자체나 중국, 베트남, 쿠바, 북한 등의 사례를 보듯 생산력이 부족하여 파이를 나누려고 해도 파이 자체가 너무 작은 후진국에서 혁명이 일어났을 때 그 중요성이 배가된다.
나눌 파이 자체가 작은 후진국에서 일어난 혁명이 고립되면 그 테크트리는 셋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소련과 동유럽처럼 시원하게 망해버리든가, 과거 중국의 대약진 운동이나 현재 북한의 속도전을 보듯이 파이를 키우기 위해 계속 인민을 갈아넣든가[2], 아니면 현재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우를 보듯이 자본주의적 요소를 대거 도입하면서 혁명을 뒤로 후퇴시키든가. 북한이나 쿠바도 대놓고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중이라서 그렇지, 음성적으로 자본주의적 요소를 들여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마당으로 대표되는 제한적인 시장경제 체계를 꼽을 수 있다.
이렇게 자본주의적 요소를 계속해서 들여오다 보면 노동자 국가 자체가 무너질 우려가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요소를 들여오는 그 자체만으로도 혁명의 후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산력과 과학력이 빵빵한 독일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미국 같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로 혁명을 수출하여 충분히 큰 파이도 확보하고 과학기술과 같은 생산력 수준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닌 생전에 트로츠키가 집권하던 당시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혁명의 수출이었다. 독일 바이에른, 헝가리, 핀란드에서 소비에트 공화국이 잠시 수립되었지만 이내 진압되었고, 이탈리아에서 대부분의 공장들이 노동자 평의회에 장악되었지만 이탈리아 소비에트 공화국 수립은 불발되었고,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혁명적 노동자 운동이 불 붙었지만 마찬가지로 소비에트 공화국으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 많은 혁명들 중 하나만이라도 성공시키고자, 그래서 얘네들이 가진 충분히 큰 파이와 빵빵한 생산력에 도움을 받고자 사활을 걸었다. 물론 그 가운데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은 당연하게도 세계 제일의 과학력을 자랑하던 독일이었다. 오죽하면 레닌은 '여기(러시아) 혁명은 실패해도 독일 혁명은 꼭 성공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했고, 트로츠키 본인은 독일에 가서 혁명을 성공시킬 생각까지 했겠는가.[3]
둘째, 어느 한 나라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혁명이 일어나더라도 그 부르주아 정권이 새로운 억압자, 착취자가 되어 노동인민을 배신할 수밖에 없으므로, 반드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그 뒤를 따라 일어나야만 완전한 혁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르주아 계급은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여 이윤을 축적해야만 하므로 결과적으로는 부르주아 계급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배신하게 되고,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부르주아 독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식민지나 이에 준하는 매판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더욱 부르주아 계급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의 과제를 실현할 역량이 없기 때문에 연속혁명의 중요성이 배가된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관해서는 국제 볼셰비키그룹의 전신인 미국 스파르타쿠스 동맹에서 출판한 1973년도 팜플렛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트로츠키의 견해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불균등 결합 발전 양상 때문에 후진국 부르주아 계급은 봉건체제 및 제국주의의 이해와 밀접히 결합되어 있다. 이 때문에 이 계급은 정치 민주주의, 농업 혁명, 민족 해방 등 부르주아 혁명의 기본 과제들을 완수할 수 없다. 농민이 각성하고 노동계급이 투쟁으로 나서서 이 과제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완수할 경우 자본가 계급의 정치적 경제적 지배는 바로 위험에 처할 것이다. 따라서 부르주아 혁명의 과제는 농민과 노동계급의 동맹을 통해서만 완수될 수 있다.
- 미국 스파르타쿠스 동맹, 남한 볼셰비키그룹[4] 옮김, 스탈린주의 vs 트로츠키주의, 2013, p. 7
- 미국 스파르타쿠스 동맹, 남한 볼셰비키그룹[4] 옮김, 스탈린주의 vs 트로츠키주의, 2013, p. 7
이 '연속'의 과제는 앞에서 말한 혁명의 국제적 수출로서의 '연속'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위 팜플렛에서 다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해방시킨 결과이다. 물질적 결핍을 해소할 때만 계급을 철폐할 수 있다. 고립된 후진국에서 노동계급 독재가 수립될 수는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성취되려면 최소한 여러 선진국들의 협력이 성공해야 한다. 이 보완적 이유 때문에 노동계급 혁명은 확산되고 심화되지 않으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
- 위 팜플렛, p. 8
- 위 팜플렛, p.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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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구혁명론'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2] 물론 이렇게 인민을 갈아넣는다 해서 파이가 눈에 띨 만큼 커지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과학력과 기술력이 달리기 때문이다.[3] 레닌 생전에 혁명을 수출하여 성공시킨 나라는 탄누투바와 몽골 두 나라뿐이었다. 그나마도 여기는 초원 한가운데라 혁명을 수출시켜 봤자 크게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4] 출판 당시 명칭은 '볼셰비키-레닌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