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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02 12:57:36

박윤규


1. 개요2. 행적3. 성격4. 능력5. 말말말6. 고증
6.1. 사제 서품6.2. 엑소시즘을 허가할 수 있는 권한6.3. 파문
7. 기타

1. 개요

퇴마록의 주인공 파티인 4인의 퇴마사의 일원. 본명은 박윤규(朴潤圭)로, 보통 '박신부'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

전직 의사였으며, 안경을 끼고 있고 반백의 머리칼을 가지고 있고 키가 180cm가 넘으며 다부지고 건장한 체격. 원작 소설에서는 덩치가 큰 거한이라고 묘사되었으나 퇴마록 애니메이션(2022 예정)에서는 보통의 키(170cm 초중반)에 호리호리한 체구가 되었다.## 사실 그 이전부터 팬덤에서는 박 신부를 애니메이션과 같은 호리호리한 체구로 묘사하곤 했는데, 이는 퇴마록(영화)(1998)에서 박신부 역을 맡은 배우 안성기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후 원작 그대로의 덩치 큰 거한으로 바뀌었다.

해동감결에 적혀 있던 4대객 중에서 서방진인에 해당한다. 세례명베드로.

2. 행적

1932년생이며[1] 1954년 외과의사 자격을 얻은 후 베트남전군의관으로 참전하는 등 9년간의 의사 생활을 했다. 의사 시절 실력이 뛰어나 바쁜 생활을 보냈고, 그탓에 여유도 없고 본인도 딱히 필요를 못 느껴 독신으로 살았다.[2] 본래 영력이 강하였는지 당시부터도 수술 중에 환자들의 통증이 자기 몸으로 전이되어 오는 증상에 몹시 고되었다고 한다.[3] 1963년에는 평소 딸처럼 아끼던 친구의 딸인 차미라(당시 8세)가 귀신에게 들리고 귀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 버린 것에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것에 무력감을 느꼈으며, 특히 미라에게 들린 악귀가 "네가 이 아이 대신 몸을 바치겠느냐?"고 했을 때 그를 위해 희생하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4]

그리하여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대신 엑소시스트가 되기 위해 늦은 나이에 가톨릭에 입문하여 1975년 사제서품을 받었다. 그러나 신부가 되어도 바티칸에서도[5] 소수가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는 엑소시스트가 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늘 묵상과 기도에 열중하며 신부로서의 직무에 손을 놓은 그를 다른 신부들은 그저 정신 나간 인간으로 취급할 뿐이었다.

결국 답을 얻기 위해 자청해서 고행을 시작하였다. 박신부가 선택한 고행은 '한겨울, 아무도 찾지 않는 교회의 종탑 위에서 응답이 올 때까지 끝없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악마에게 유혹을 받지만 끝까지 뿌리친다. 그리고 결국 4일째 되는 날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계가 와서 의식을 잃는 순간 '선도 악도, 마음속의 그림자와 같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되지만 단지 그뿐, 그 자체가 어떠한 이적, 혹은 깨달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지는 않았다. (적어도 작중에서는 그렇게 묘사된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 몸은 에너지를 거의 다 소진해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다 의식을 잃은 동안 대소변을 지린 탓에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런 그를 알아채고 자신들의 방으로 데려온 것은 그 교회에서 돌보는 나희라는 작은 소녀와 아이들이었다.[6] 거기서 아이들이 그린 성경 구절을 묘사한 그림을 보며 그동안 단지 알고 있기만 했던 것을 참되게 느끼게 되고, 결국 그가 그토록 바라던 아우라와 같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얻게 된다.[7]

초자연적인 능력을 얻고서 가장 먼저 간 곳은 종탑이 있던 교회였다. 그 교회는 인근에 위세를 떨쳐 신도가 나날로 느는 교회였는데, 거기서 그는 교회 안에서조차 '신의 구원을 끼워팔듯 사람을 타락시키는' 악마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분노한 박신부는 그 유명한 "예루살렘 성전!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하였거늘 강도의 굴혈을 만드는도다!"를 외치며 그곳에서 가장 격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악마에게 달려들었는데, 바로 그 악마가 종탑 안에서 박신부를 유혹한 악마였기에 아우라를 통해 악마를 짓눌러서 퇴치해 버린다. 다만 불행하게도 그 악마는 그 교회에서 가장 높은 주교에게 씌어 있던 상태였고,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가톨릭 사제복을 입은 남자가 갑자기 난입해서는 이상한(악마의) 힘을 이용해서 상급자인 주교를 공격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 가톨릭 교회 주도의 징계위원회가 열리게 되고 그의 능력이 신성력인 것을 알았지만 주교가 악마에 씌여 이적을 보였던데다[8] 그 힘에 매혹되어 예수천국 불신지옥 등의 엉터리 포교행위를 했다. 거기다가 악마에 씌여 휘둘려진 주교는 박신부를 징계하기 위해 모인 주교들과 비교해서도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었는데 일개 사제인 박신부가 엑소시스트 절차없이 아우라만으로 악마를 퇴치해버리자 징계를 결정하는 주교들이 자기들보다 신성력이 강한 박신부에게 열폭하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교회 측에서는 그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되려 파문시켜 버린다. 파문의 이유는 하필이면 강론 시간에 신자들이 보는 앞에서 사용했기 때문.[9] 다만 소설에서는 주교들의 심문을 받는 박신부의 행위를 동정, 이해하는 소수 측도 있었다고 언급된다. 대표적으로 박신부가 신성력을 얻기 전에 담론을 나누었던 정신부는 박신부가 신성력을 얻고 악마를 퇴치한 것을 알고 박신부를 이해하게 된다. 이후 세계편, 말세편이 진행되면서 바티칸에서 오히려 박신부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사제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이들의 언행을 유추하면 박신부가 파문된 것은 엄연히 한국 가톨릭 교회의 독단이었다고 한다. 엑소시스트를 거행했다고 박신부를 파문했으면서 정작 바티칸에도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이고 바티칸 측 인사들이 박신부에게 신부라고 칭하는 것을 보면 완전히 파문된 것이 아니라 박신부에게 열폭한 한국 가톨릭 교회의 독단이라 실제로는 파문이 아닌지도 모른다. 말세편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그야말로 한국 가톨릭 교회는 자기보다 신성력이 강한 박신부를 질투하고 억압하는 속좁은 이들로 나온다. 다만 가톨릭 내에서 파문에 대한 권한은 바티칸에만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사제 신분이며, 실제로 바티칸의 추기경이나 주교들은 여전히 그를 신부로 부른다. 만일 바티칸이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 벌인 엉터리 파문을 알았다면 철회했을 것이다.

초창기에는 오오라의 능력 자체가 그리 강하지 않아 영적인 존재에만 강하고 사람과 같은 실체가 있는 적은 그냥 밀어내는 수준이었는데, 사실 이런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준후와 현암이 훨씬 나아서 그저 탱커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만을 했다. 그러나 세계편에서 베케트의 십자가를 얻고 혼세편에서 "그분"[10]을 영접한 이후에는 눈에 띄게 파워업한다. 부정한 물체는 말 그대로 '질그릇처럼' 무너트릴 수 있게 되어 갇힌 장소의 벽을 태연히 부수고 탈출하고,[11] 게다가 아주 미미하지만 운명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현암이 맞을 총알의 방향을 비틀어 자신이 대신 맞기까지 한다. 하지만 혼세편 해당 에피소드에서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서 계속 지팡이를 이용해서 걸어다니고, 손재주가 좋은 준후가 베케트의 십자가를 지팡이에 달아주었다.

말세편의 첫 에피소드 '부름'에서는 제주도의 어느 동굴에 틀어박혀 다가올 말세를 막아낼 방법을 고심하다가 사악한 무언가에게 농락당해 기도력을 잃고 사지까지 박살나 죽음 직전까지 가는 중상을 입기도 한다. 하지만 형언할 수 없이 거대한 위협 앞에서, 박신부를 걱정하면서도 쪽배를 모는 아버지를 믿는 작은 아이를 보며 자신이 능력을 얻었을 때의 경험을 돌아보게 되면서 다시 능력이 돌아와 아이를 구하고 악마를 무찌르는데, 으스러진 팔다리로 아이를 안고 물 위를 걸어 해변에 도착한다. 이 일을 계기로 오히려 전보다 능력이 엄청나게 상승하게 되었다.

이후로는 검은 바이올렛의 분신이나 아하스 페르쯔를 상대로도 대등하게 싸우고,[12] 교황청의 특수요원인 세븐 가디언이나 아하스 페르쯔조차도 그 경건함과 성스러움에 감탄하기까지 한다. 아하스 페르쯔와의 대결 마지막에는 죽지 않는 아하스 페르쯔에게 죽지 않을 정도로만 따귀를 날려 아픔을 일깨워 주고 갱생시키는 대범함을 보인다. 이후 말세편 극후반, 검은 바이올렛이 징벌자가 될 아기를 낳으려 하자 흑화해서 즉시 둘다 죽이려는 장준후도[13] 따귀로 성장시키기도 한다. 저 아기가 마음에 어둠을 품고 무서운 건 알아도 아직 죄를 짓지 않았으니 해서는 안 될 말이니 사과하라고... 한편 찌질이 프란체스코 주교한테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거짓 선지자라고 지명당했다.

말세편 마지막에 일행을 뒤쫓아오는 아스타로트가 보낸 수많은 괴물들을 혼자서 상대하며 준후가 일행을 피할 시간을 버는 장면을 끝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불명. 이건 비단 박신부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에필로그에서 살아있는 장준후를 제외한 퇴마사 전원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다.

3. 성격

퇴마사들 중에서 나이도 가장 많고, 인품도 뛰어나다. 다른 퇴마사들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그리고 부모님이 악신을 섬기다가 죽어 고아가 된 수아 같은 경우에는 할아버지 역할도 한다. 또한 네 퇴마사의 리더격이기도 하다. 말세편에서 그동안 퇴마사 일행의 지침서였던 해동감결을 파기하고 더 이상 해동감결을 따르지 말고 독자적으로 생각해서 움직이자고 말하는 장면이 그 대표적인 예. 퇴마록 소설 인물 소개란에는 박 신부를 퇴마사들의 지주이자 리더인 '좌장(座長)'으로 묘사했다.

종교와 신앙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초반에는 그저 초자연적인 능력을 얻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랜 퇴마행으로 박신부 본인의 신앙심이 투철해지고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참 종교인으로 거듭난다.

다만 초반에는 신앙과 관련이 없는 기물인 세크메트의 눈이나 준후의 부적, 월향검 같은 것들을 잘 만지지 않으려는 등, 꽤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세계편에서는 대악마 아스타로트가 나타나자 공포에 이성을 잃어 평소 기피하던 월향으로 호신용 원을 그리거나 국내편에서는 안 그러는 척하면서도 준후의 동몽주를 몰래 외우고 있었다. 이는 박신부가 현암이 쓰는 월향이나 준후의 부적 등 동료들의 힘을 신뢰하기 때문이다.[14]

기본적으로는 온화한 인물이지만 운전할 때는 성격이 좀 바뀌는 모양이다.[15] 게다가 늑대인간이나 흡혈귀를 십자가로 패기도 하고, 아하스 페르쯔에게 따귀를 날리는 것 등을 보면 젊었을 때는 성질이 좀 있었던 듯.

4. 능력

5. 말말말

예루살렘 성전!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하였거늘 강도의 굴혈을 만드는도다!
-국내편 1권, 악마의 소굴이 된 성당에 쳐들어가 노성을 터뜨리며
주님께서는 자네도 사랑하신다네.
-말세편 5권, 오열하는 아하스 페르쯔를 다독여주며

6. 고증

이우혁 작가가 가톨릭 세례를 받기 전 비신자일 때 설정이 잡혀서 몇 가지 고증에 어긋나는 부분들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이우혁 작가 역시 익히 인지하고 있지만, 수정할 시 설정이 너무 많이 뒤틀릴 수 있어서 부득이하게 놔둔 것으로 보인다.

6.1. 사제 서품

가톨릭 사제가 되려면 반드시 대신학교(학부&대학원)를 졸업해야 하는데, 대신학교 입학은 각 교구 성소국에서 정한 나이제한이 있다. (물론 간혹 예외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만 28~30세 정도. 당장 과거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도 나이제한+무매독자 외아들이라는 점 때문에[17] 사제가 되는 데 애로사항을 겪은 적이 있었다. 당시 정 추기경의 어머니가 당시 서울대교구장이던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를 찾아가서 허락을 받아냈다고 한다.[18](<추기경 정진석> 124p) 따라서 교구 소속 사제가 되기에는 박신부는 나이가 너무 많다.

신부가 되는 다른 방법으로는 수도회에 입회해 수도사제의 절차를 밟는 방법이 있다(성직수사, 수사신부라고도 부름). 물론 수도회 입회 때부터 성직수사가 될 것인지, 평수사만 될 것인지 결정하는 수도회도 있고, 일단 수사가 된 다음에 결정할 수 있는 수도회도 있다. 선종한 이태석 세례자 요한 신부의 예를 들자면,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살레시오 수도회에 입회, 30살에 광주가톨릭대학교에 입학, 소설 속 박신부 나이뻘인 40살이 되어서야 사제서품을 받았다. 소설에서 묘사되지는 않지만 굳이 고증을 따르자면 늦은 나이에 신부가 된 박신부는 수도회 소속 사제인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정말 엄밀히 고증을 따지자면 박신부의 케이스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인데, 박 신부 나잇대인 1930년대생들은 대졸자가 극히 드물었고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 갔다 와서 바로 수도회 입회를 했으므로 수도 성소자 평균 연령도 20대 초반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절엔 만 30세를 전후로 해서는 수도회에서도 대부분 입회를 받지 않았다.(나이가 많아도 수도회 장상의 관면을 받으면 입회가 가능은 하다. 그만큼 박 신부의 의지가 확고해서 수도원장도 설득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고 하면 말은 된다.) 현재도 연령 제한이 있는 수도회가 대부분이지만 요즘은 지원하는 사람이 대폭 감소한 관계로 현재는 심지어 40대 초반에 입회하는 사람도 간혹 나오며, 기사의 예와 같이 30대 후반 입회, 50대에 사제 서품을 받는 분들도 나오고 있다. 즉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많이 낮지만,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6.2. 엑소시즘을 허가할 수 있는 권한

또한 엑소시스트들은 바티칸에서 임명하지 않는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주교들이 엑소시즘을 허가할 권한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엑소시즘이라는 것이 전문성을 요하는 일이다 보니, 엑소시즘을 허가할 생각이 있는 주교라면 엑소시즘 경험이 능숙한 전문가를 배출하고자 한다. 그래서 엑소시즘을 허가할 생각이 있다면, 아무 신부에게나 시키지 않고 자기 휘하에 있는 전문가 신부에게 전담시킨다. 만약 엑소시즘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주교가 상관이라면? 못 한다. 다만 요즘은 엑소시즘을 특정 신부에게 전담시키려고 해도 배울 곳이 별로 없는 터라, 바티칸에 유학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베네딕토 16세의 경우, 가톨릭이 지나치게 엑소시즘에서 멀어졌다고 판단하여 은밀히 구마 사제를 양성한 적 있다고 한다.

아무튼 엑소시스트를 바티칸에서 임명한다는 것은 대단한 오해다. 사실 엑소시즘이나 파문 등에 대한 고증 오류는 PC통신 시절에 연재한 후 연이 있는 성직자들을 통해 작가도 인지하고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개정판에서도 이 부분을 수정하지 않은 것은 스토리가 꼬이기 때문인 듯.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는 김범신 베드로 신부의 엑소시즘에 회의를 갖는 주교수도회 장상들의 입장이 좀 더 고증에 맞게 현실적으로 그려지는데, 김범신 신부가 엑소시즘 허가를 못 받자 바티칸에 직접 투서를 넣어버린다. 김 신부가 소속된 수도회의 수도원장과 서울대교구 몬시뇰 등 고위 사제들이 김범신을 골치 아픈 사람이라 평하면서도 주교가 사태를 보고 구마를 '비공식적으로' 허락하자 다들 못마땅해하면서도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 사제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순명'이기 때문에, 이처럼 더 윗선에 직통으로 투서를 넣어 허락을 받아버리면 그보다 낮은 위치의 사제들은 정말로 신자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당한 요구가 아니라면 거기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6.3. 파문

우선 파문에 대한 권한은 바티칸에만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박신부의 파문은 한국 가톨릭에서 벌인 독단적인 행동이므로 무효처리된다. 특히 사제에 대한 파문은 사제직을 박탈하는 것을 넘어서 가톨릭 신자로서의 권리, 즉 구원 받을 여지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티칸에 보고 없이 쓱싹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절대 아니다. 바티칸에서 이 사태를 알았다가는 서울대교구가 발칵 뒤집어질 스캔들로 번지고도 남을 일이다.

물론 저지르기만 해도 자동 파문이 되는 죄들이 몇 있는데 낙태라든지, 불법적인 사제 서품, 고해성사 내용 누설, 한국 신자들의 경우 마리아의 구원방주에 연관되는 경우 자동 파문될 수 있다. 국내 사제 중 파문까지 이른 사례는 마리아의 구원방주에 연루된 장 모 신부의 케이스가 처음이자 지금까지는 유일한 사례로, 신부들 중 신자 성추행이나 폭행, 다른 여성과의 성추문 등을 저지른 이들도 몇몇 있지만 이들도 면직 처분을 당했을지언정 파문까지 당하지는 않았다. 파문을 당하려면 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것을 넘어 그리스도가 세운 성사를 모독하고 천주교 신자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막나가는 주장을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작중에서 박신부가 저지른 잘못(허가 없는 구마 의식 집전, 미사 때 소란을 피움) 정도로, 정직이나 면직처분 정도는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파문까지 받을 일은 아니다.

7. 기타


[1] 2022년 애니매이션에서는 1960년대 후반~70년대 초생[2] 이 세대에 30을 넘겨서도 미혼이면 남자도 엄청난 노총각이었다. 박 신부 연령대의 남자 평균 초혼 연령은 만 25세 정도였다.[3] 파문당한 신부 편에서 박신부가 동료 정신부에게 자신의 이러한 과거를 설명하면서 초자연적이고 영적인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얼떨결에 듣는 정신부는 귀찮기도 하고 얘기가 납득이 안 가 최대한 합리적, 이성적으로 이해하려 하는 시늉을 하며 주님의 은총입니다. 열심히 기도하세요~ 같은 뜬구름잡는(?) 소리를 한다.(사실 가톨릭은 알려진 이미지와 다르게 기적이나 이적을 무조건 숭배하고 믿지는 않는다. 성인들을 시성할 때도 엄격한 조사와 과정을 거치며, 기적에 대해서도 무비판없이 믿기 보다는, 그 안에 있는 진실된 믿음을 보라는 식이다. 또한 삼위일체나 강생구속, 천주성모 등 일명 '믿을 교리'라고 불리는 주요한 핵심 교리와 기적은 신자라면 당연히 믿어야 하는 것으로 보지만 그 외에 사적인 계시나 성모발현 등은 교회에서 인정한 것이라도 신자가 개인의 생각에 따라 꼭 믿고 싶지 않다고 하면 안 믿어도 상관은 없다.) 이에 아니다라면서 단호하게 반박하며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박신부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속으로 딴청을 피우는 정신부의 태도가 재미있다. 그러다가 자신은 이능력을 얻기 위해 사실상 가톨릭을 이용했다는 뉘앙스가 담긴 박신부의 폭탄 발언에 정신부는 경악을 하고 만다.[4] 미라가 악귀에 들렸을 때 차교수는 개신교, 불교, 심지어 무속인 등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여러 종교의 힘을 빌렸지만 악령이 워낙 강한지라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름모를 신부 하나가 와서 엑소시즘을 했지만 실패했다. 실패했음에도 신부는 돌아가면서 상부의 허가를 받아 전문 구마사제를 데려오겠다면서 작은 희망을 안겨주고 떠났다. 그러나 금기시되는 일이라 허가가 까다롭고 어려워 시간이 걸리던 차에 미라 본인이 계속되는 고통에 버티지 못해 자살을 하고 만다. 아무튼 이때의 경험 때문인지 박신부는 그나마 미라를 살릴 희망을 준 가톨릭에 입교해 사제가 됐다. 이때 등장한 엑스트라 신부는 훗날 사제가 된 박신부가 만나봤을 법 하고 더 얘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더 이상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 신부는 전문 구마사제도 아니었고 소문을 듣고 왔다가 동정심을 가지고 비밀리에 어설프게나마 구마의식을 하게 된 터라 사실상 허가를 받지 않고 몰래 하게 된 셈이다. 이는 주교나 교구청에 들어가면 후술할 박신부의 사례처럼 교회법 상 중죄에 해당하는 행위이기에 신부 본인이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박신부 역시 이를 잘 알기에 이 신부를 알게 됐지만 굳이 과거를 들추어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보다는 신상보호를 위해 일부러 모른 척하고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5] 다만 가톨릭에서의 구마식(엑소시즘)은 교황청이 아니라 교구청의 허락이 필요하다. 교황청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은 소설의 오류.[6] 아이들에 대한 묘사를 보면 나희와 아이들은 고아들로 교회가 고아원의 기능도 한 것으로 보인다.[7] 중요한 점은, 그 자신이 이적을 갈구하며 나름대로 선택했던 방법에 응답한 것은 악마의 유혹하는 목소리였고,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속에, 누구나 아는 이야기로써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8] 박신부가 개입하기 전 해당 교회는 주교의 신성한 힘으로 기적을 보여준다고 하여 가톨릭에 입문하는 신자들이 날로 늘었는데 이에 심취한 주교가 자신의 신성한 힘이라고 여기며 서서히 자신을 위대한 이로 따르게끔 언행을 하여 서서히 사이비종교와 같은 행보를 걷고 있었지만 그 힘은 악마의 힘이었다.[9] 실제로 가톨릭교회법 1172조에 따르면 "교구 직권자로부터 특별한 명시적인 허가를 얻지 아니하는 한, 아무도 마귀 들린 자에게 합법적으로 구마식을 거행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사실 무단으로 엑소시즘을 거행한다고 파문까지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소설의 상황에서는 미사 와중에 성당 내부의 잡기들을 모조리 때려부수면서 소란을 피워 눈에 안 띌래야 안 띌 수가 없던 상황이다.[10] 승희, 연희, 현암은 그가 예수나 천사 미카엘, 가브리엘이 아닐까 추측했다. <퇴마록>의 거의 마지막에서 나오는 박 신부의 회상("내가 다시 돌아가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했다.)을 봤을 때는 전자인 듯.[11] 물론 평범한 벽이 부정한 것일 리는 없으므로 스스로 부정한 기호를 그려서 부정한 것으로 만들어주었다. 처음에는 다급한 나머지 그 기호를 스스로 그렸지만 나중에는 현암에게 시켜서 그리게 한다.[12] 다만 검은 바이올렛의 분신으로 활동하던 블랙 엔젤은 박 신부를 봐 줬을 가능성이 높고, 아하스 페르쯔는 깔끼파의 대주술을 깨뜨리느라 큰 힘을 소모한 상태기는 했다.[13] 아직 태어나지도 않는 아기에게서 어두운 기운이 풍겨나오자 현승희는 저딴 아기를 지키려고 모두 죽어나갔냐고 멘붕했고, 현암조차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현암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니 죽이면 안 된다고 했다. 준후가 아이를 산모와 아이를 죽이려고 한 것은 준후 앞에서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14] 비록 가톨릭이 세속화가 많이 되기도 했고 온건하고 친숙한 이미지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는 개신교 예배 참석 및 개신교 성경, 개신교 서적, 타종교 서적, 기타 이단종파 서적의 '허가 없는' 열람 및 소지 행위는 1917년판 구 교회법에 최대 파문형벌까지 명시되어 있는, 고해성사 봐야 할 대죄였다. 이후에도 주술이나 미신, 완전한 우상숭배죄에 들어가는 행위, 예를 들면 굿(강신술) 참관이나 집전, 구경이나 점을 보는 행위 같은 것은 엄금되었고 이 규정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고 유효하다.(물론 사회생활, 경조사나 연구 목적이라면 그렇게 빡빡하게 적용하진 않았다.) 그래서 가톨릭 구마사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검은 사제들을 보면 중간에 무속인이 부마자를 상대로 굿을 하는데 이때 주인공 신부들은 굿판이 벌어지는 방에 가지도, 보지도 않고 밖에 대기하고만 있는 장면이 있다. 이후 굿판이 악령에 의해 무마되고 정리가 얼추 되자 그제서야 무속인과 인간 대 인간으로 간단한 대화 한두마디를 나눈다.[15] 세계편 1권에서 좀비중에서 생전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좀비가 박신부의 오라를 보고 제정신을 차리려고 하는걸 다른 좀비들이 공격해서 죽이자 화가나서 '어차피 천국에는 못갈 놈들 지옥에나 가버려라!' 오라로 그 좀비들을 전부 쓸어버리거나 좀비에게 납치된 백호와 윌리엄스 신부를 추적하기 위해 요원들의 차를 탔는데 백호와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을 해도 퇴마사들에 대해 모르는 요원이 카폰을 통해 당신들 누구이며 왜 정부의 임무용으로 사용되는 그 차를 타고 있냐고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하자 열 받아서 지옥으로나 가버리라며 소리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잠시 후 좀 머리가 식었는지 주여, 용서하소서라고 하긴 하지만.[16] JNRJ는 Jesus Nazarenus Rex Judaeorum의 약자. 라틴어로 '유대인들의 왕, 나자렛 예수'라는 뜻이다. 십자가에 본시오 빌라도가 붙인 죄목 명패에 저렇게 쓰여 있었다. J가 반자음 i를 표시하고자 중세 때 만들어진 글자기 때문에, 더 예스럽고 J를 I로 쓰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약자는 INRI.[17] 이 시절엔 2대 독자, 3대 독자들은 군에서도 보충역 판정 혹은 면제 판정을 받았다. 혹여나 군에서 사고를 당해서 다치거나 죽을 경우 한 집안의 대를 끊는다는 원성을 들을 수도 있거니와, 여자가 가장으로서 생계를 부양하는 게 거의 불가능했던 시절 외아들이 죽으면 남은 가족들의 생계가 막막해지기 때문이었다. 가톨릭 사제는 결혼이 불가하니 당연히 대가 끊어지게 되고, 그래서 당시엔 신학교에서도 외아들의 입학은 다소 어렵게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18] 여담으로 정 추기경의 어머니가 아들을 가졌을 때 태몽으로 한 청년이 머리에 주교관을 쓰고 주교들이 쓰는 지팡이를 들고서는 '어머니, 어머니 나 주교 됐어' 라고 말하는 꿈을 꾸었다. 하나뿐인 자식이자 외아들임에도 가톨릭 사제로 아들을 봉헌하기로 한 결심에는 이 꿈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는 나중에 아들이 주교품에 오르게 되자 놀라움과 기쁨으로 기절하여 아들이 지내는 사제관에 누워 있었는데 주교가 된 정진석 추기경이 '어머니, 어머니 나 주교 됐어' 라고 말하며 흔들어깨웠다고 한다.[19] 박신부 역을 한 안성기는 박신부와 비슷한 면이 있는데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월남전에 참전하기 위해 장교로 군에 입대했으며 사도 요한이라는 세례명을 가진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