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리버스: 1999/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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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리버스: 1999 6장 스토리 PV | 리버스: 1999 메인 스토리 챕터 6: 별은 빛나건만 |
시점은 버틴 일행에서 벗어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에 파견된 재단의 그레타 호프만과 마커스가 의문의 조직 「서클」에 관해 파헤치는 이야기와 서클의 일원인 이졸데와 카카니아의 이야기를 다룬다. 버틴 일행은 챕터 5 엔딩에서 나온 폭격 이후 근황이 짧게 소개되면서 잠깐 등장한다.
제목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아리아인 별은 빛나건만을 인용했으며 PV에서도 실제 곡의 전주 부분이 사용되었다. 다만 작중에선 해당 아리아가 나오진 않는다.
2. 줄거리
2.1. 푸른 단검
빈의 한 공개 진료실에서 닥터 슈바르츠가 관중들에게 공개 진료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는 과학의 시대, 인간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과학 기술이 이룩해 낸 업적을 지켜봐달라고 외친다.파일:6장이졸데전기1.png |
슈바르츠의 난해한 이론 설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관중들은 그것보단 이졸데의 '불행'에 더 주목한다. 사람들에게 디터스도르프 일가의 비극은 이미 유명한 듯하다. 그 집 사람들은 저주에 걸린 것처럼 죄다 마흔을 넘기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의 모친은 커튼 핀으로 디터스도르프 씨의 관자놀이를 찔렀고, 언니는 요절했고, 그 오빠, 테오필 역시 자살했다고. 화가 겸 시인이었던 테오필은 비통한 시 한 편을 쓴 후, 자신과 그 그림들을 함께 불태웠다고 한다. 다른 이는 그가 총으로 자살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 사람이 그 집안에 멀쩡한 사람이 없다며 험담하자 다른 사람이 여긴 빈이니 그들을 마도학자라고 불러야 한다며 말조심하라고 주의를 준다. 이졸데는 그녀의 모친이 그랬듯, 빈에서 가장 재능있는 오페라 가수였다.
슈바르츠가 관중들에게 정숙할 것을 요구하고 이졸데에게 준비 의사를 들은 뒤, 전기 치료를 진행하기 시작한다.
이졸데가 고통스러워 한다. 슈바르츠는 전기 충격이 당신이 지금 보여주는 모습처럼 그렇게 고통스럽진 않을 거라며 인내를 기르라고 조언한다. 이졸데는 고통을 억누르며 괜찮다고 말한다. 이를 확인한 의사는 전압 단계를 2단계로 올린다.
악...! 그만, 그만...!
슈바르츠는 이졸데의 비명에도 개의치 않고 바로 3단계로 올린다. 이졸데는 소리가 세상에서 멀어짐을 느낀다. 그때, 누군가 탁상을 탁 치며 "그만!"을 외친다.슈바르츠는 여자에게 매우 갑작스럽다며 인류가 전력을 통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전기 치료는 가장 선진적인 기술이 되었다고 반박한다. 심지어 이미 의학 협회의 승인과 지원까지 받아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라고 한다.슈바르츠는 카카니아가 의대 졸업장도 못 받고, '분리'라는 예술 운동으로 사람들을 현혹한다며 그녀를 폄하한다. 그는 전공 교류 측면에서 이 대화는 카카니아가 의사 면허를 딴 이후로 미루자며 비웃는다. 관중들 쪽에서도 역시 비웃음이 울려 퍼진다.
그러나 카카니아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 그녀는 이것이 자신의 출신이나 경력과 무관한, 그저 공감할 줄 아는 빈의 시민이자 가장 기본적인 '인간'으로 묻는 것이라 외친다. 카카니아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1895년에 발표한 〈히스테리 연구〉를 인용한다. 히스테리는 순수 기질성 질환이 아닌 신경계 장애로 인한 정신 질환이며 환자의 삶과 경험이 은연중에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게 결정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런 정신적 외상을 분석하는 게 '과학'으로 인체에 위해를 가하는 것 보다 훨씬 유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슈바르츠는 프로이트라는 이름을 듣고 더욱 흥분한다. 그는 프로이트가 어머니를 차지하고 아버지를 죽여야한다고 주장했다며 프로이트를 매우 혐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슈바르츠는 다른 어설픈 비평은 용인해도 그런 아마추어 같은 인간과 자기를 같은 선상에 놓지 말라며 화를 낸다. 이에 카카니아는 적잖이 당황하며 그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려던 찰나, 갑작스럽게 이졸데가 쓰러지며 모두들 그녀를 돕기에 이른다.
====# 오솔길 - 극장 인상 #====
???: 어머, 얘! 그래, 바쁘게 가는 너 말이다. 바람처럼 빨리도 가는구나. 어딜 가는 거니?
◉ 연극을 빨리 보고 싶어!
???: 연극이라, 연극! 오오,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구나! 이곳은 빈이지. 그러니 이곳에 온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야.
???: 제대로 찾아왔단다. 이곳은 바닥이 금으로 장식되어 있고, 이야기에는 음악이 깔려 있지... 그 어떤 문외한도 호기심에 눈 똑바로 뜨고 결말까지 볼 수도 있단다.
???: 어머! 내 입이 말썽이구나! 물론 네가 문외한이라는 건 아니야... 넌 눈이 높은 감상가잖니... 그럼 네가 떠나기 전에 내가 문제 하나 내봐도 될까?
???: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는 몇 막이니?
{{{#!folding [ ◉ 1막 ]
???: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넌 언제나 핵심을 잘 캐치 해내더구나. 일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또 운명이 우리를 위해 계획해 둔 길을 언제 걷게 됐는지 잘 알아야 해.}}}◉ 연극을 빨리 보고 싶어!
???: 연극이라, 연극! 오오,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구나! 이곳은 빈이지. 그러니 이곳에 온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야.
???: 제대로 찾아왔단다. 이곳은 바닥이 금으로 장식되어 있고, 이야기에는 음악이 깔려 있지... 그 어떤 문외한도 호기심에 눈 똑바로 뜨고 결말까지 볼 수도 있단다.
???: 어머! 내 입이 말썽이구나! 물론 네가 문외한이라는 건 아니야... 넌 눈이 높은 감상가잖니... 그럼 네가 떠나기 전에 내가 문제 하나 내봐도 될까?
???: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는 몇 막이니?
{{{#!folding [ ◉ 1막 ]
{{{#!folding [ ◉ 3막 ]
???: 클라이맥스라! 맞아, 3부는 자극을 주는 전환점으로 가득하지. 마치 껍질을 벗긴 잘 익은 호박처럼... 가장 맛있는 부분이, 네가 기다리는 모든 것들이 바로 이곳에 있단다!}}}{{{#!folding [ ◉ 5막 ]
???: 그래, 맞아. 좋은 결말, 완벽한 끝맺음. 기립 박수를 치거나,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치겠지... 그건 네가 중간에 잠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보상이자, 최고의 공연값이란다.}}}{{{#!folding [ ◉ 다 좋아해 ]
???: 하하, 이 욕심쟁이. 넌 언제나 선택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더구나, 그렇지 않니? 하지만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지.}}}???: 그런데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몇 막인지 아니? 1막도, 3막도, 5막도 아닌...
???: 6막이란다. 최고의 순간이지.
???: 바닥에 처박았던 머리를 들어 올리는 국왕, 가슴에 박힌 검을 뽑는 기사, 미소 띤 얼굴로 폭군을 끌어안는 반역자, 죽었던 자들이 먼지를 툭툭 털고 일어나 모두 함께 웃으며 일렬로 서 손을 흔들고 허리를 숙이는 6부 말이야...
◉ 그건 공연이 끝난 후잖아
???: 아니, 그렇지 않단다, 이 장난꾸러기 녀석아! 진짜 공연은 바로 그때부터 시작해.
???: 나한테 좋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잠깐만, 안경을 좀 껴야겠어... 어어... 여기, 그러니까 6막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꾸나.
???: 우리의 공주, 국왕의 아이, 다이아몬드로 가득 수놓아진 밤꾀꼬리... 모두의 주목을 받는 오페라 가수가 무채색 방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돼.
???: "무대가 영원한 막을 내리고 난 뒤에도 그녀는 침착한 미소 지은 채, 여전히 꿈속에 있었다."
???: "그들은 그녀의 광기를 경계했다. 그러나 판결이 내려진 지금, 그녀는 마치 정박해 있는 한 척의 배처럼 온순해졌다."
???: "그녀는 무채색 옷을 입은 신사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목에 있던 족쇄도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보석처럼 변했다."
???: 다음 페이지... 아아.
◉ 어떻게 됐어?
???: "투명한 방, 24시간 쉬지 않고 켜져 있는 조명, 인간의 존엄은 마치 땅바닥에 버려진 손수건 같았다... 그녀의 왕관이 부서졌고, 그들은 그녀가 그녀의 광기에 대한 대가를 치르기를 바랐다."
◉ 그녀가 미친건가?
???: 아니.. 이제는 그렇지 않아.
???: "'이제 그만 자요. 그녀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자자, 그럼 나는 깨어날 필요가 없다.'"
???: "눈부신 아이는 영원한 꿈나라로 들어갔다. 걸리적거리는 빛은 마치 무대의 조명 같았고, 아무도 없는 방에는 가장 아름다운 울림이 존재했다. 그녀는 이렇게 평온했던 적이 없었다. 아름다운 그 모든 것이 그녀에게 있었다."
◉ 완전히 미쳤나 보군
???: ...완전한 평온을 얻은 걸지도 모르지.
???: "그녀의 세계는 하나의 공연이 되어 무대에 재연되었고, 그렇게 영원히 막을 내리지 않았다."
???: 정말 좋은 가수야, 그렇지 않니?
◉ 좋은 이야기는 아니네...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 하하하, 넌 정말이지 눈이 높은 감상가구나.
???: 연극의 한 막만으로는 좋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부족하단다.
???: 어머, 널 붙잡고 잔소리를 늘어놓느라 금빛막이 오른 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 마지막으로 옷깃 정리하고, 이제 네 여정을 시작하렴.
???: 쿠울, 쿨, 쿠울... 엇, 어머나! 왔니? 타이밍이 별로구나. 보다시피 내가 눈도 아직 제대로 못 떠서 말이다.
???: 에휴... 눈 깜짝할 사이에 마치 엉덩이에 화살을 맞아 도망치는 사슴처럼 내 꿈이 사라져 버렸어.
◉ 당신도 꿈을 꿔?
???: 어머, 무슨 질문이 그러니? 꼭 내 머릿속에서 팝콘도 튀어나오냐는 질문처럼 황당하구나...
???: 이건 네가 알아야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머릿속에 쌓인, 너 같은 젊은이들이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부르는 것을 제외하면 내 머릿속은 너희와 크게 다르지 않단다!
◉ 무슨 꿈을 꿨는데?
???: 답을 알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 부디 나를 푹신한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다오. 다만 다른 꿈을 꿀지도 모르겠구나.
???: 우린 잊어버린 건 너무 많고 기억하는 건 너무 적어. 그래서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것들에 망신당하지 않도록 잠꼬대 선생님이 필요한 거야.
???: 환자보다 셰익스피어에 더 열광했던 사람, 자신의 커리어보다 시가를 더 사랑했던 좋은 의사... 지그문트 프로이트처럼 말이다.
???: 그는 '자유연상'이라는 미끼로 어린 시절에 했던 레슬링, 문 뒤에 있었던 비극에 이르기까지... 네 과거를 파헤치고, 지금의 너를 만든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거야.
???: 마치 재고를 정리하는 빵집처럼, 넌 그저 페르시아 융단이 깔린 소파에 기댄 채 고리타분한 단어들을 입 밖으로 내뱉기만 하면 된단다.
???: 그다음 약속한 듯이 건강해질 거야... 히스테릭 환자는 바느질을 할 수 있고, 몽유병 환자는 벼랑 끝에서도 잠을 잘 수 있으며, '니체'조차도 감동적인 유머극을 만들어내겠지.
???: 그럼 넌 "하지만 진단 기록은?"이라고 묻겠지. 물론 그것들은 공개될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이 좋은 의사인지 누가 알겠니?
???: 의학 저널이나 서적, 의대생들의 수다 속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에서 등장할 거야.
???: 그때가 되면 너의 이름이 공손히 지워질 것이고, 답답함을 풀어주던 잠꼬대들은 나 같은 카페 단골 손님의 이야깃거리가 되겠지.
◉ 그렇게 공개되는 건 환자에게 좋지 않은 일일지도 몰라
???: 잊었나 보구나. '약'이라는 건 원래 몸에 좋지 않은 법이야. 이 세상에 쓰지 않은 보약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지.
???: 그렇지 않으면, 그 환자들은 또 어떻게 자신을 욕망과 망상으로 가득한 머릿속에서 벗어날 수 있겠니?
???: 이건 작은,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해. 마치 모든 사람에게 네가 오늘 아침 재수가 없었다는 걸 알려주는 셔츠의 커피 얼룩처럼 말이지.
???: 게다가 모두 익명으로 공개될거야. 진정한 주인공은 너와 의사 사이의 비밀로 남겨지겠지.
???: 후훗, 하지만 네 생각이 맞을 거다. 그게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
◉ 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거야?
???: 자, 귀를 대 보렴... 들리니? 목이 쉰 울음소리와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지직거리는 소리, 영혼마저 떨게 만드는 소리가...
???: 이것도 다른 방법이지. 하지만 이걸 기억하렴. 사람들이 종종 이런 고통을 더 선호하는 건, 의사에게 자신의 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 보다 고통이 더 빨리 끝나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
???: 에휴... 눈 깜짝할 사이에 마치 엉덩이에 화살을 맞아 도망치는 사슴처럼 내 꿈이 사라져 버렸어.
◉ 당신도 꿈을 꿔?
???: 어머, 무슨 질문이 그러니? 꼭 내 머릿속에서 팝콘도 튀어나오냐는 질문처럼 황당하구나...
???: 이건 네가 알아야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머릿속에 쌓인, 너 같은 젊은이들이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부르는 것을 제외하면 내 머릿속은 너희와 크게 다르지 않단다!
◉ 무슨 꿈을 꿨는데?
???: 답을 알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 부디 나를 푹신한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다오. 다만 다른 꿈을 꿀지도 모르겠구나.
???: 우린 잊어버린 건 너무 많고 기억하는 건 너무 적어. 그래서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것들에 망신당하지 않도록 잠꼬대 선생님이 필요한 거야.
???: 환자보다 셰익스피어에 더 열광했던 사람, 자신의 커리어보다 시가를 더 사랑했던 좋은 의사... 지그문트 프로이트처럼 말이다.
???: 그는 '자유연상'이라는 미끼로 어린 시절에 했던 레슬링, 문 뒤에 있었던 비극에 이르기까지... 네 과거를 파헤치고, 지금의 너를 만든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거야.
???: 마치 재고를 정리하는 빵집처럼, 넌 그저 페르시아 융단이 깔린 소파에 기댄 채 고리타분한 단어들을 입 밖으로 내뱉기만 하면 된단다.
???: 그다음 약속한 듯이 건강해질 거야... 히스테릭 환자는 바느질을 할 수 있고, 몽유병 환자는 벼랑 끝에서도 잠을 잘 수 있으며, '니체'조차도 감동적인 유머극을 만들어내겠지.
???: 그럼 넌 "하지만 진단 기록은?"이라고 묻겠지. 물론 그것들은 공개될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이 좋은 의사인지 누가 알겠니?
???: 의학 저널이나 서적, 의대생들의 수다 속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에서 등장할 거야.
???: 그때가 되면 너의 이름이 공손히 지워질 것이고, 답답함을 풀어주던 잠꼬대들은 나 같은 카페 단골 손님의 이야깃거리가 되겠지.
◉ 그렇게 공개되는 건 환자에게 좋지 않은 일일지도 몰라
???: 잊었나 보구나. '약'이라는 건 원래 몸에 좋지 않은 법이야. 이 세상에 쓰지 않은 보약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지.
???: 그렇지 않으면, 그 환자들은 또 어떻게 자신을 욕망과 망상으로 가득한 머릿속에서 벗어날 수 있겠니?
???: 이건 작은,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해. 마치 모든 사람에게 네가 오늘 아침 재수가 없었다는 걸 알려주는 셔츠의 커피 얼룩처럼 말이지.
???: 게다가 모두 익명으로 공개될거야. 진정한 주인공은 너와 의사 사이의 비밀로 남겨지겠지.
???: 후훗, 하지만 네 생각이 맞을 거다. 그게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
◉ 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거야?
???: 자, 귀를 대 보렴... 들리니? 목이 쉰 울음소리와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지직거리는 소리, 영혼마저 떨게 만드는 소리가...
???: 이것도 다른 방법이지. 하지만 이걸 기억하렴. 사람들이 종종 이런 고통을 더 선호하는 건, 의사에게 자신의 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 보다 고통이 더 빨리 끝나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
2.2. 행진곡
다음 날, 라플라스 과학 연구소에서 메디슨 포켓이 자신의 길을 막는 연구원들에게 신경질적으로 대하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그가 문을 박차고 들어간 '폭풍우' 관측실에서 루시가 그를 맞이한다. 그는 재건의 손 가면 연구로 인해 연구소가 석유와 미친놈들로 가득차게 됐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모자 쓴 시계 뻐꾸기의 보고서 덕분에 아직 괴물로 변한 이는 없으니 그녀에게 감사하라는 말은 덤.루시는 메디슨 포켓의 보고서를 이미 확인했다고 말한다. 그는 그런데도 이 말도 안되는 연구를 강행하냐며 재건의 기존 주문을 가져오지 않으면 다 끝이라고 외친다. 루시는 무덤덤하게 연구원들의 상황도 그리 위험한 건 아니라며 부작용은 통제 가능한 범위로 제한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때 부작용에 걸린 한 연구원이 갑자기 유리를 깨고 들어와 볼펜을 자기 눈에 찔러 넣고 이윽고 다른 연구원들이 그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광경이 펼쳐지자 메디슨 포켓은 어이없어한다.
루시가 말하길, 파란점은 현재 알아낸 '폭풍우' 면역 구역이라고 한다. 그가 빨간점이 빈이냐고 묻자 루시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는 역시 알면 안되는 거냐고 비아냥대면서 에게해의 위치와 같은 노란점에 대해 묻는다. 루시는 저곳이 타임키퍼의 소대가 간 곳이라고 말하며 그들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그건 본인한테도 기밀이라고.
〈외근 파견 수칙〉을 잘 새겨 둔다...
어떤 순간에도 관계자 외의 타인에게 '폭풍우'나 '시대'와 관련된 정보를 누설하지 않는다.
현재 시대에서 너무 많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
지부원에게 본부의 실제 상황을 밝히면 안 된다.
임무와 무관한 장소에서는 기밀 사항을 논할 수 없다.
개입하지 말 것, 접촉하지 말 것, 침묵할 것, 예의 갖춰 일반인의 삶을 대할 것...
그리고,
이 망할 열차는 왜 시간을 맞추는 법이 없어?
마커스
호프만은 자신이 그런 말을 했는지 묻고 당황하면서 마커스의 멀티태스킹 재능을 인정하지만, 신입 조사원이라면 눈앞의 임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어떤 순간에도 관계자 외의 타인에게 '폭풍우'나 '시대'와 관련된 정보를 누설하지 않는다.
현재 시대에서 너무 많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
지부원에게 본부의 실제 상황을 밝히면 안 된다.
임무와 무관한 장소에서는 기밀 사항을 논할 수 없다.
개입하지 말 것, 접촉하지 말 것, 침묵할 것, 예의 갖춰 일반인의 삶을 대할 것...
그리고,
이 망할 열차는 왜 시간을 맞추는 법이 없어?
마커스
그녀는 임무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연구 센터에서 제시한 '폭풍우' 임계점들 중 하나인 빈에서 역사 보존 팀이 재건의 손 간부의 행적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들이 저번과 같이 국제적 분쟁으로 시대의 역행을 가속화할 것이라면 이번 임무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마커스는 임무의 준비는 이미 마쳤고, 재단에 들어온 때부터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렸다며 신청을 받아줘 호프만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호프만은 오히려 이번 건에 마침 마커스의 마도술인 '읽기' 능력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어찌됐든, 이들의 임무는 빈에 가서 재건의 손을 추적하고 그들이 쓰는 '폭풍우' 면역 주문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이 시대로 돌아온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임무 완수 후 시간이 남으면 마커스를 거둬준 루마니아의 보육원에 같이 가자고 제안한다. 마커스는 이에 감동을 받았는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외친다.
에게해에 정체불명의 섬이 나타나 각국의 군이 상륙하려 했으나 미스테리한 동물의 공격을 받았다.
섬 관할권이 국제 문제로 비화하며 불가리아, 세르비아, 그리스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협상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마커스는 시대의 혼란이 격화돼 '폭풍우'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지만 호프만은 그것은 우리의 소임이 아니고, 본부가 나서서 마도학으로 인한 국제 분쟁을 중재할 것이라며 일축한 뒤, 곧 빈에 도착하니 짐을 챙기라고 말한다.섬 관할권이 국제 문제로 비화하며 불가리아, 세르비아, 그리스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협상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2.3. 포크와 케이크
호프만은 원래대로라면 빈 지부의 책임자가 마중 나와 이 시대에 필요한 수속을 처리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하필 열차가 두 시간 연착된 바람에 책임자인 칼 씨가 두 시간이나 기다리고 있었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그가 보이지 않는다며 칼이 이곳에 왔었는지 물어보러 카페 안쪽으로 들어간다.
마커스는 호프만을 기다리며 행인들이 나누는 에게해의 섬에 대한 의미심장한 대화를 엿듣게 된다. 어떤 이는 러시아 프랑스 동맹의 비밀 기지이고, 황금을 실은 배가 그곳에서 출항했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전근대적인 낙원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를 흥미롭게 여기고 기록한다.
그때, 마커스의 옆에 경비병이 나타나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그녀는 일행이 신분증을 갖고 있어 잠시 기다려줄 수 있는지 물으며 자신의 소속에 대해 말한다. '마도학자'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경비병은 그녀가 미등록 마도학자인 줄로 오해해 갑자기 마커스를 연행하려 한다. 이에 마커스가 허둥지둥대던 그때, 칼이 나타나 상황을 중재한다. 그는 소란을 듣고 밖으로 나온 호프만을 알아보며 마커스가 그녀의 조수인지 묻는다. 호프만은 1913년에 간첩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 후 빈이 예민해졌다고 설명하며 이를 알려주지 못한 것을 사과한다.
칼은 이는 해프닝일 뿐이고 빈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곳은 없다며 이곳을 자랑한다. 등록된 마도학자라면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고 하면서 그는 마커스에게 마도술 사용 허가증을 보여달라고 슬쩍 부탁한다. 이에 호프만은 본부에서 신청하라고 통지받은 게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칼은 어딘가에서 누락됐을 거라며 유럽에서 활동하는 마도학자라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호프만은 그가 초장부터 자기들을 괴롭히려 한다는 걸 느낀다. 그녀는 마커스가 본인의 조수로 나온 것이라 직급에 따라 대부분의 질문에 답을 못 하니 이런 문제는 자기한테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칼은 결국 월권할 생각은 없으니 오해하지 말라며 무르려 한다. 하지만 마커스는 자기한테 허가증이 있다며 이를 칼에게 보여준다. 칼은 허가증을 보고 탄식하는 듯 하더니 문제가 없다며 루마니아에서 온 그녀를 환영한다고 말한다.
마커스가 시간낭비를 하게 된 것을 사과하려던 찰나, 호프만이 칼에게 2시간 15분이나 지각한 것에 대해 묻자 그는 재무부 장관과의 오찬이 성대했었다며 사과한다. 이에 호프만이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한 거면 우리 약속은 어떻게 된 건지 따지려 하자 그는 적당한 지각은 우리 '자유 의지'의 표출이고, 어쨋든 호프만도 별로 기다리지 않았고, 자기도 오찬을 즐겼으니 좋은 거 아니냐며 대충 넘기려 한다. 이후 칼이 연착된 이유에 대해 묻자 호프만은 '자유 의지'를 가진 사슴이 치였기 때문이라며 응수한다.
칼은 황금 섬에 관한 소문을 잠재우느라 바빠서 인력을 빼올 수 없었다고 한다. 그가 본부에서 파견 대신 우리 인력을 지원해 주면 좋았을 거라고 한탄하자 호프만은 그가 요구한 바를 보고서에 넣어줄지 묻는다. 칼은 그래봤자 미친 섬에 사는 미치광이들 아니냐며 괜찮다고 한다. 어차피 한 달도 안돼서 잊힐 거라고. 그는 제국의 중대한 민족 문제는 마도학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에 마커스가 마도학자 등록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지 않냐고 묻자 자신은 '재단 지부 책임자'이기 전에 황제 폐하께 충성하는 빈의 시민이라고 답한다.
재단 빈 지부 건물로 안내하는 칼을 따라가며 마커스는 호프만에게 칼이 본부 사람과는 다르다고 말하자 호프만은 재단 지부원은 같은 동지라기 보단 당국과 협력하는 관료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인류 평화를 위해 그들이 재단과 현지 정부 사이에서 조율을 맡기 때문에 대다수는 세계주의자라기 보단 국가에 충성하는 공무원에 더 가깝다고. 그것이 그들에게 기밀을 밝힐 수 없는 이유였다.
한편 호프만은 마커스의 마도술 허가증에 대해 묻는다. 그녀는 루마니아엔 허가증 강제 검사 정책이 1913년까지 남아있던 탓에 갖게 되었다고 한다. 습관적으로 갖고 온 게 쓸모가 있어 다행이라며 확실히 자신의 시대가 맞다고 안심한다. 그런 마커스에게 호프만은 그 누구에게도 '폭풍우'와 '시대'에 대해 얘기하면 안될 것을 다시 강조한다. 그녀는 여기가 재단 지부여도 아무도 믿어선 안된다고 말한다.
2.4. 분리파 전시관
칼이 설명을 줄줄 읊던 도중 갑자기 골렘의 뒤에서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칼을 '스카르피아' 씨라고 부르며 인사하고 칼의 아들의 안부를 묻는다. 칼은 호프만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남자를 하인리히라고 부르며 그의 인사를 받아준다. 하인리히는 그렇게 가는가 싶더니, 뜬금없이 마커스와 호프만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이들을 '안젤로티'와 '이름 모를 레이디'라고 부르며 인사하곤 바로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칼은 그런 하인리히를 두고 그가 그 정신나간 예술가들 중 하나라고 말한다. 심지어 자기한텐 딸밖에 없다고. 칼에 따르면 하인리히는 베를린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안 됐고, 그가 오페라를 너무 많이 들은 나머지 만나는 사람마다 오페라 속 인물로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커스도 그가 말한 스카르피아, 안젤로티가 모두 오페라 〈토스카〉의 등장인물이란 걸 알고 있었다.[1]
칼은 화제를 다시 골렘으로 옮겨 쓰잘데기 없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의 헛소리에 이젠 신물이 난 호프만은 그의 말을 자르고 약속했던 마도학자 명단만 달라고 요구한다. 그녀는 본부가 테오필 폰 디터스도르프의 주변 인물을 조사해달라는 전보를 보냈을 거라고 말한다. 결국 칼은 호프만에게 곧바로 명단을 넘겨주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리처드 씨를 만나면 전해주라며 황실 궁정 오페라 극장 입장권도 같이 준다.
칼이 혼자 입구로 가서 일행과 거리를 두게 되자 마커스는 호프만에게 리처드가 누군지 묻는다. 그는 1914년 본부와 빈 지부의 연락 담당자라고 한다. 역사의 틈에서 이미 존재하지 않는 환영이라고. 한편 칼이 이상하게도 골렘을 통과하지 못해 끙끙대다 결국 골렘의 방어 시스템이 작동하자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지금 골렘의 내부 주문을 '읽어'보라며 마도술을 연습하는 걸 조언한다.
겨우 골렘을 제압한 이들에게 칼은 골렘을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고 외치자 호프만은 문제가 생겼으니 우리도 공정하게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고, 칼이 오랜 시간 자유 의지를 실천한 덕에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결국 칼은 투덜대다 지부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이후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골렘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묻자 부품에 마도술 흔적이 하나 더 있다고 답한다. 그녀는 누군가가 수리나 점검 중에 실수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마커스는 테오필이 '구원'의 방법을 알았음에도 자살한 이유를 궁금해한다. 그리고 건네받은 잡지에 시가 적힌 부분을 보고 그것을 읽기 시작한다.
나는 실레노스를 찾으러 숲으로 갔다.
인간에게 가장 아름답고 제일 좋은 것은 무엇일까?
그가 말했다. 그것은 바로 태어난 적 없는 빈자리다!
나는 다가오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걸린, 생의 거대한 고리를
당신은 두 손을 둥글게 감싸고, 판결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빚어지는 태양, 역사에서 사라지는 황혼.
세상이여! 머리는 발을 삼키고 발은 코끝에 닿는다.
인간이여! 대지에 머무르며 하늘이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어제는 내일이 되고, 내일은 어제가 되리.
비의 장막 아래에서 사라질 이 누구인가...
영원한 행복을, 더없는 은총을 받을 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그 허무를 받을 이는 또 누구인가?
인간에게 가장 아름답고 제일 좋은 것은 무엇일까?
그가 말했다. 그것은 바로 태어난 적 없는 빈자리다!
나는 다가오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걸린, 생의 거대한 고리를
당신은 두 손을 둥글게 감싸고, 판결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빚어지는 태양, 역사에서 사라지는 황혼.
세상이여! 머리는 발을 삼키고 발은 코끝에 닿는다.
인간이여! 대지에 머무르며 하늘이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어제는 내일이 되고, 내일은 어제가 되리.
비의 장막 아래에서 사라질 이 누구인가...
영원한 행복을, 더없는 은총을 받을 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그 허무를 받을 이는 또 누구인가?
하인리히는 연설을 이어나간다. 모두들 발전된 황금시대를 살아가며 마도학자와 인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서로 더없이 친밀해지길 믿었지만 지금은 마도학자의 보금자리가 줄어들고, 목소리를 내어도 결국 자신의 나라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을 뿐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하인리히는 테오필의 유작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외친다. 단지 죽은 이를 기리는 게 아닌 동족인 그의 정신을 기린다는 말과 함께. 하인리히는 전시회 모금을 통해 위원회를 설립, 미등록 마도학자의 처우를 개선할 것이라 밝힌다.
잠시 후, 이졸데가 설명을 이어가기로 한다.
마커스는 테오필과 접촉한 인물들 중에 재건의 손이 있을거라 확신하자 호프만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이곳이 문제가 많긴 해도 이 시대에서 움직이려면 빈 지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각종 증명서류와 1914년 빈에 등록된 마도학자 명단을 마커스에게 건넨다. 그럼에도 기밀 유지를 위해 더 깊이 협력은 안 되고, 인력 지원선에서 그쳐야한다고 말한다.
마커스는 마도술을 통해 테오필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찾아낸다. 그는 생전 '서클'이라는 예술가 집단에 속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이 분리파 전시관에서 자주 모였다는 말과 이들에게 순서대로 접촉해볼 것을 제안하려는 찰나, 갑자기 큰 진동이 울린다. 마커스는 전시관을 가리키며 저곳에서 마도술 파동이 느껴진다고 외친다. 그녀에 따르면 마치 유령 같다고.
====# 오솔길 - 분리파 #====
???: 이것 좀 보렴. 요즘 이런 거울이 유행이란다. 나 같은 일개 장사치는 아가씨들의 치맛바람 냄새를 잘 맡아야 밥 벌어먹을 수 있지.
???: 자, 자... 거울 앞에 서서 모자를 고쳐 쓰렴. 뭐가 보이니? 보이는 게 마음에 들어?
{{{#!folding [ ◉ 빈 전체가 여기서 보여 ]
???: 영리한 대답이야! 네가 이 도시에 잘 어울릴 것 같구나.???: 자, 자... 거울 앞에 서서 모자를 고쳐 쓰렴. 뭐가 보이니? 보이는 게 마음에 들어?
{{{#!folding [ ◉ 빈 전체가 여기서 보여 ]
???: 이곳에 빙빙 도는 것들이 너무 많아. 젊은이들은 왈츠와 함께 턴을 하지. 트렌드를 따라갈려면 그들의 춤 소 용돌이를 잘 들여다보고 있다가 몸을 던져야 해.
???: 종종 무리에서 떨어진 사람들도 있어. 그렇게 뒤처지는 이들은 공원 분수대에서 자신의 삶과 집값을 한탄하며 시간을 보내지. 그러다 연회나 전시회가 열리면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가지만, 그 속은 낡고 헤져있어.
???: 거울에 비친 건 레이스를 결친 번영이란다.}}}
{{{#!folding [ ◉ 내 모습이 보여! ]
???: 어머, 우리의 꼬마 예술가님이 거울에 비치는구나.???: 아무래도 너에게는 나르시시스트적인 면모가 있는 모양이구나. 널 비웃는 게 아니란다. 개인의 독창성을 중시하는 이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지.
???: 목소리를 크게 내고, 말투는 확신에 차 있어야 하며, 얼굴에선 빈틈이 보이면 안 돼! 자신감이 있을 때, 비로소 이 시끄러운 곡이 끝날 때 흑백의 그 커다란... 악기를 때릴 수 있겠지.}}}
{{{#!folding [ ◉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거울이 좀 이상한 것 같아 ]
???: 그래? 어쩌면 내가 하자가 있는 물건을 산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아니면 거울이 비춘 것은 '진리'일지도 모르지.
???: 거울은 현실을 보여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다. 그래서 여기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면 비춰지지 않지.
???: 하지만 상황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야. 특히 이 도시는 많은 것이 변했지. 고장난 드럼 세탁기 안에 있다 보면, 방향감을 찾기란 쉽지 않는 법이야.
???: 네가 다음에 또다시 이 거울을 마주하게 될 때면, 이미 다른 하루가 되어 있을 거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자꾸나.}}}
◉ 그래서?
???: 그래서 따뜻한 봄이 오면 얼음이 갈라지듯 일부 사람 들이 거대 집단에서 분리되어 나와 작은 파벌을 이뤘어.
???: 그들이 이 거울을 들고 그 위에 있는 천을 걷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모두 드러났단다.
???: 그런 다음 그 파벌은 분열하고 다시 분열했어. '분리주의자'는 본질적으로 통합에 관심이 없단다. 그들은 분열을 멈추지 않고, 멈출 수도 없지.
???: 그래서 함께 천을 잡아당긴 뒤, 젊은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떠났어. 여기저기로 흩어졌단다!
◉ 젊은이들은 어디로 갔어?
???: 어머, 그들이 어디로 간지 대답해 주기 어렵지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려 줄 수 있지! 어떤 이는 금박으로 그림을 그리고, 어떤 이는 꿈 속의 풍경을 그려내고, 어떤 이는 거리를 예술 작품으로 바꾸려 하지. 그리고 '예술품'이라는 이름을 이 건물에서 내쫓아야 한 다며 도시를 에워싼 넓은 도로를 향해 외치는 이도 있어...
???: 그들이 유일하게 합의점에 도달한 순간은 바로 거울에서 천을 걷어내기 직전이였지.
???: 텅 빈 껍데기만 남은 '포템킨 마을'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전에 그들 중 일부는 목적을 달성할지도 몰라.
???: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링슈트라세 위에 앉아있는 황금 양배추처럼 말이야.
2.5. 좋지 않은 강령회
갑자기 이졸데가 쓰러지고 사람들이 경악한다. 한 관중은 그녀가 갖고 있을 스멜링 솔트를 찾아보라고 한다. 그때, 카카니아가 나타나 이졸데의 상태를 봐주기로 한다. 이졸데에게 뇌전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졸데가 혀를 깨무는 것을 우려하여 사람들에게 나무 막대를 가져다 줄 것을 요청한다.헉... 헉... 선생님! 살려 주세요... 제발요...
그것들이 왔어요! 유화의... 그것들이 왔어요!
이졸데
카카니아는 자기가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묻는다. 하인리히가 그녀가 지크문트(테오필)의 시를 읽다가 쓰러졌다고 하자, 카카니아는 그가 이졸데의 외상성 기억을 건드렸다고 짐작한다. 누군가 이 추모식에서 그녀에게 시를 읽게 하면 안됐다고 하자 하인리히는 그녀가 이미 전기 충격 치료를 받고 완쾌한 줄 알았다며 당황한다. 카카니아는 그 치료는 불가능하다며 슈바르츠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한다. 이어서 '진보'라는 수식어에 혹해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그에게 지갑을 연 의학 협회의 귀족들 역시 폄하한다. 그들은 정신분석이라는 기념비적인 발견엔 코웃음을 쳤다고 한다.그것들이 왔어요! 유화의... 그것들이 왔어요!
이졸데
그런데 그때, 갑자기 이졸데가 귀를 찌를 듯 비명을 지른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온갖 난해한 말이 지나간 후, 그녀는 테오필에게 다가오지 말라 소리를 지르고, 이내 총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진다.
그 순간, 전시관의 불이 꺼짐과 동시에 촛불에 불이 켜지고, 이졸데는 웃으면서 테오필을 부르더니 갑자기 자기 잘못이라고 흐느낀다. 그녀는 곧바로 카카니아의 옷깃을 잡고 어딘가로 끌고 가기 시작하며 카카니아에게 살려달라고 연신 외친다.
카카니아가 이졸데에게 진정하길 부탁하는 와중에 하인리히는 이것이 강령 의식이라고 외친다. 카카니아는 통제력을 잃은 그녀가 갑작스럽게 영혼을 불러냈고, 그 영혼도 도움이 안 되는 떠돌이 영혼이라고 말한다. 이졸데가 어딘가를 보며 오지 말라 소리치는 틈을 타 그녀의 손에서 벗어난 카카니아는 그녀가 테오필의 유작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를 가엽게 여긴다.
가까스로 이졸데가 불러낸 떠돌이 영혼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한 카카니아는 그녀가 안정을 되찾도록 그녀의 두 귀를 손으로 덮어준다. 심호흡하며 의식이 돌아온 듯 보이자 카카니아는 그녀가 무엇을 봤는지 묻는다.
이졸데는 인간은 이성적이고, 완벽하게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슈바르츠가 그랬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다며 흐느낀다. 그녀는 모두에게 버림받을 거라며 자신을 비관한다. 카카니아는 이를 부정하며 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거라고 말하지만, 이졸데는 전기 치료가 효과가 있었다며 반대한다. 카카니아는 할 말을 잃는다. 그녀는 자신이 자기 엄마나 오빠처럼 미치광이가 될 것을 매우 걱정한다.
이후 카카니아는 하인리히에게 안정을 되찾은 이졸데를 부축해줄 것을 요청한 뒤, 곧장 전시관 입구로 달려간다. 하인리히가 어딜 가는 건지 묻는다.
...그 빌어먹을 슈바르츠한테 갈 거예요!
카카니아
카카니아
2.6. 예, 수상님!
전시관 앞에서 호프만이 마커스에게 지부의 전문 요원이 안에서 일어난 마도학 분쟁을 처리할 때 따라 들어가면 된다고 당부한다. '서클' 멤버가 중점 조사 대상이어도 혐의가 확실해지기 전까진 그저 지켜만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 순간, 마커스가 초록색 옷 입은 사람과 부딫힐 뻔한다. 그녀는 저 사람이 누군지 지부 사람한테 물어볼지 말지 혼잣말을 하며 심히 고민하다 이내 호프만에 의해 다시 정신을 차리게 되고, 그녀와 지부 요원을 따라간다.하인리히가 건물 안으로 들어온 지부 요원에게 리골레토라 부르며 무슨 일인지 묻는다. 요원은 마도술로 인한 소란 신고를 받았다고 말하곤 이곳에서 강령 의식이 일어난 것을 눈치챈다. 요원이 마도학 술식 사용엔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사람이 이미 허가증을 받는 데에 돈을 적잖이 썼다고 짜증내자 요원은 빈 정부가 이들에게 충분한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며 그만큼 정부에 협조할 것을 청한다. 호프만과 마커스는 할 말을 잃는다.
하인리히는 강령 의식은 없었고 그저 무대 연습 중이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가 이걸 예술 살롱이나 청년 집회가 아닌, 미래에 대한 구상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하자 요원은 정서적으로 안정된 다른 사람을 찾는다.
그때, 이졸데가 슬그머니 다가와 요원에게 슈트라우스 씨라 부르며 인사한다. 요원은 그녀를 마담이라 부르며 경의를 표한 뒤, 왜 이런 곳에 있는지 묻는다. 이졸데 역시 테오필의 전시회 외에도 곧 시작할 오페라의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기들이 너무 흥분했다며 나지막히 사과한다. 요원은 손사래 치며 괜찮다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칼이 오찬 중에 이졸데의 이야기를 했던 것을 얘기한다. 이졸데는 자신의 어머니가 죽은 후, 디터스도르프 가를 보살펴 준 칼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요원은 작은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다음 절차를 진행해야 하니 '조사'를 할 수 있도록 그녀에게 요청한다. 이졸데는 이를 흔쾌히 수락한다.
호프만이 외투를 살짝 털어 마도술 감지 아이템인 '거미 꼬리'와 '팡팡 포자'를 공기 중에 흩뿌린다. 이후 마커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마커스는 이 불에 탄 그림들이 테오필의 유작이라며 딱 '읽기' 좋은 대상이라고 말한다.
그 순간, 마커스는 이졸데의 뒤에 있는 멀쩡한 그림을 본다. 그녀는 저것이 〈구원〉임을 눈치챈다. 그림을 자세히 보려고 다가가던 그때, 갑자기 뒤에서 하인리히가 말을 걸어온다. 그는 마커스에게 안목이 있다고 칭찬하면서 〈구원〉을 테오필이 남긴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카카니아가 여기 있었다면 더 제대로 설명해줬을 거라며 아쉬워한다.
마커스는 '카카니아'라는 이름을 듣고 그런 이름의 친구가 있는지 묻는다. 하인리히는 이에 긍정하며 예술가는 자기만의 별칭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카카니아가 아마도 슈바르츠와 회의장에 있을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때, 공기 중에 퍼진 입자가 작게 터지더니 갑자기 떠돌이 영혼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호프만은 '팡팡 포자'가 반응을 일으켰다고 한 뒤, 마커스에게 저것을 계속 읽어볼 것을 요청한다.
영혼들을 몰아낸 뒤, 요원은 이졸데에게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 이졸데가 고개를 떨구고 침묵을 유지하던 그때, 칼이 전시관 안으로 들어와 그녀를 반긴다. 칼은 안색이 창백해진 이졸데를 '아가'라 부르며 그녀를 토닥여주고 슈바르츠가 그녀를 잘 챙겨주지 못한 것을 질타한다. 칼 역시 이졸데가 완쾌됐다며 그녀가 자신을 잘 돌보기를 바란다. 제국의 보배를 또 잃을 순 없다고.
그러곤 옆의 지부 요원을 보며 이건 그냥 잘 만든 무대 효과이고, 예술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자유 의지'를 구현하는 행위라며 나무란다.[4] 이어서 본부 분들도 이해할 것이라며 호프만을 보며 말하는데, 호프만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칼이 일손이 이렇게 부족하니 조수들은 더 중요한 일을 맡아야한다고 하자 호프만은 옅게 웃으며 가봐야겠다고 말한다.
====# 오솔길 - 성씨의 무게 #====
???: 아주 간단한 문제부터 시작해 보자꾸나. 날 따라 읽으렴, 디터스도르프.
???: 빈에 오랜 시간 머물렀으니, 이 글자는 익숙할 거야. 이 이름을 읽는 순간, 그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지 않니?
{{{#!folding [ ◉ 글쎄 ]
???: 어머, 그다지 새로운 것도 없긴 하지. 너무 많이 들어서 이미 질렸을지도 모르겠구나. 길모퉁이, 식탁, 어디서든 이 이름을 들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빈에 오랜 시간 머물렀으니, 이 글자는 익숙할 거야. 이 이름을 읽는 순간, 그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지 않니?
{{{#!folding [ ◉ 글쎄 ]
???: 그래도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라. 대부분 그들 이야기를 할 때면 다 좋은 얘기를 하잖니. 어쨌든 곱씹어 보지 않으면, 별로 비꼬는 말로 들리지는 않으니까.
???: 요즘 시대에 오페라 가수라는 직업은 귀족 나리들의 명예보다 더 위에 있단다. 역으로 그들을 더 빛나게 해주지. 하물며 디터스도르프 사람들은 진정으로 '영적 창작'을 해낼 수 있는... 귀족이잖니.}}}
{{{#!folding [ ◉ 납만큼이나 무거운 이름인 것 같네 ]
???: 또 재미있는 소릴 하는구나. 하지만 맞는 말이기는 해. 네가 여길 처음 왔을 땐, 꿈에도 나올 정도로 이 이름에 익숙한 이곳 사람들과는 달랐지.???: 그건 만질 수 없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보거나 만질 수 있는 것으로 변하기도 한단다. 때로는 전시품의 싸인, 공연, 옷깃에 달린 금속 배지로... 그리고 가문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녀와 소년으로.
???: 그리고 그 어린 재능들은 순조롭게 젊은이들로 자라 났어.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숙녀, 시와 그림에 뛰어 난 신사. '디터스도르프'로 말이야.}}}
◉ '디터스도르프'에 관해 말해 줘
???: 너에게 명확히 말해 줘야겠구나. 그들과의 교류가 결코 적지 않을 테니 말이야.
???: 지금의 빈은 열정에 부딪혀 이리저리 휘청대는 예쁜 집과도 같단다. 곡이 울려 퍼질 때마다 덜덜 떠는 천장, 춤추는 사람들...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들은 단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어!
???: 여기 사는 사람들은 똑같은 예쁜 집을 드나들고, 신분의 격차는 케이크에 발라진 생크림처럼 평등해졌지. 예술은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고 사람들은... 아름다우면서 능력을 사로잡고 반복해서 즐길 수 있는 것들에 현혹되었어.
???: '디터스도르프'는 귀족이자 '강령'을 할 수 있는 마도학자 가문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을 바쳐 감상하게 해야했지. 공연을 후원하는 건 신분의 상징이자 시대의 흐름이며, 고귀한 품격을 드러내는 수단이란다.
???: 귀족 아가씨들은 사교 무도회에서 자신의 기품을 뽐내기 바빴고, 귀족 나리들께서는 재능 있는 인재들을 데려가기 바빴지.
???: 모두가 인정하는 좋은 작품이 있는데, 그걸 놓칠 배우가 과연 있을까? 당연하게도 그녀는 마치 사랑스러운 새를 붙잡듯 작품을 놓치지 않았어. 참으로 가엽고, 참으로 재미있고, 참으로 운명적이었지... 자신의 처지와 기대에 부합하는 운명. 사람들은 그녀의 광기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말했거든.
◉ …
???: 그리고 '광기에 맞서는 것'은 그녀가 보여야 할 예의였어.
???: 그녀는 어째서 사람들이 예술품을 떠받드는지, 특히 그 예술품들에 어떻게 그런 높은 가격이 매겨지는지 잘 알고 있었단다.
2.7. '공정한' 결투
마커스가 연락을 통해 로베르트 무질의 소설 〈특성 없는 남자〉의 집필 연도를 알아낸다. 이후 호프만에게 그 소설은 1930년에 쓰였고, '카카니아'란 표현도 로베르트 무질이 만들었단 걸 알린다. 즉, 1914년엔 카카니아란 이름이 없어야 한다. 호프만은 이를 통해 생긴 두 가지 가능성을 말한다.첫째, 그녀는 재건의 손 소속이다.
둘째, 그녀는 재건의 손 관계자와 접촉한 적이 있다.
마커스는 이어서 앞서 살짝 읽어본 〈구원〉에 대해 얘기한다. 그림들 중 그 작품만 좀 다른 게 테오필이 그 작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작품에서 '서클'의 상징이 떠올랐다고 한다.둘째, 그녀는 재건의 손 관계자와 접촉한 적이 있다.
지금의 단서만으로 '서클'과 재건의 연관성을 단정지을 순 없지만, 불만을 품고 변혁을 꾀하는 젊은이는 그들의 최우선 타깃이 되곤 했다. 호프만은 마커스가 중요한 정보들을 파악했다며 그녀를 칭찬한다. 그녀는 '서클' 명단의 중요 인물인 이졸데, 하인리히, 그리고 죽은 테오필까지 방금 접촉해봤는데, 카카니아에게선 무슨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마커스는 카카니아의 정보를 읊는다. 그녀가 쓰는 거울을 통해 내면의 이미지를 비추는 마도술은 그녀의 가문에서 전해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의대를 다니다 중퇴한 것 까지 알려준다. 그녀는 지금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재단과 의사 면허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사회 활동가이기도 하다고. 마커스가 지금 카카니아는 슈바르츠를 만나러 갔다고 하자 호프만은 그녀를 따라가기로 한다.
입회인이 카카니아와 슈바르츠에게 귀족 결투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법적으로 인정되는 무기는 사브르, 검, 총이었다. 카카니아는 무기를 슈바르츠가 결정하게 한다. 동시에 그의 연승 기록을 저지할 사람이 되어 영광이라고 덧붙인다. 슈바르츠 본인은 딱 그 반대라고.
호프만과 마커스가 관중석으로 들어선다. 호프만이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묻자 슈바르츠가 진료를 하던 도중 카카니아가 난입하여 다툼을 벌였고 결국 결투까지 가게 됐다고 한다. 마커스는 아까 마주친 초록색 옷 입은 사람이 카카니아였단 걸 알아채고 그녀가 다칠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호프만은 이 시대의 사람에게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말한다. 역사에 함부로 개입하여 부작용이 생기는 것보다 잠시 단서를 놓치는 게 낫다며 마커스에게 그저 가만히 있을 것을 요구한다. 그때, 에이전시 팀 요원이 중요한 일로 연락했다며 잠시 다른 데로 간다고 알린다.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자기가 한 말을 잊지 않도록 당부하고 자리를 떠난다.
마커스는 심호흡을 하고 자기가 해야할 일을 상기하며 혼잣말을 늘인다. 이후 이번엔 이 결투장을 '읽어'보기로 한다.
닥터 슈바르츠는 3전 무패의 전적을 가졌고, 이번에도 총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카카니아는 조수도 없고 두 사람에게 증인도 한 명뿐이었다. 아무리 마도학자여도 총으로 하는 결투는 조수가 있어야만 한다. 마커스는 그녀가 이걸 받아들였는지 궁금해한다.
그래도 만약에, 만약에 아까처럼, 분리파 전시관에서 처럼,
지부 직원 신분으로 말만 붙이는 거라면?
마커스
그녀는 하인리히는 좀 이상하고, 칼은 자기들이 이졸데와 접촉하는 걸 싫어하니 다가갈 수 있는 '서클'과 관련이 있고 테오필과 접촉한 이는 카카니아 뿐이라고 생각한다. 마커스는 다양한 가능성을 떠올렸다가 금새 지워버린다.[5] 이곳은 플라난 군도가 아니라며 그때처럼 생각에 잠겨버리면 안 된다고 본인에게 명령한다.[6] 마커스는 호프만의 경고와 자신이 해야할 일을 생각한다.지부 직원 신분으로 말만 붙이는 거라면?
마커스
...판단은 끝났어요, 호프만 씨.
제가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재단 직원이라면... 전 이렇게 할 거예요!
마커스
슈바르츠는 카카니아가 프로이트의 사이비 짓을 '학술'이라 부른다며 과학에 대한 모욕이라고 외치는데, 카카니아가 곧바로 슈바르츠가 군부대에 최면 기법을 팔았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가 무시하던 그 '사이비 짓'으로 고위 관리의 환심을 샀다는 얘기이다. 카카니아는 슈바르츠의 행위가 마도학자 동족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음을 알린다. 그리고 최면 기법이 인간의 자유 의지를 무시한다며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제가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재단 직원이라면... 전 이렇게 할 거예요!
마커스
난 당신이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결투를 청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밝히는데, 당신의 아내가 제게 상담 치료를 받은 것과
빈 사람들이 당신이 잠자리 방면으로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카카니아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칼을 겨눌 게 아니라 타블로이드지에서 그를 가지고 소설을 쓴 것을 따져야한다고 말한다. 열이 제대로 뻗친 슈바르츠는 결투 준비를 마쳤음을 선언하고 카카니아도 마찬가지로 외치려던 찰나, 마커스가 이들 사이에 난입한다.분명히 밝히는데, 당신의 아내가 제게 상담 치료를 받은 것과
빈 사람들이 당신이 잠자리 방면으로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카카니아
카카니아는 준비가 안 됐다고 외친 마커스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한번에 쏠리자 마커스는 속으로 매우 긴장한다.[7] 그녀는 손을 떨며 자신이 카카니아의 조수라고 말하는데 카카니아는 마커스의 배지를 보고 재단 직원을 '결투 조수'로 데려올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마커스가 마도술 관련으로 모함하려는 거라 생각하여 실탄으로 진행될 이 결투는 마도술과 관련이 없다고 단언한다. 말을 더듬던 마커스는 곧바로 총에 든 탄환에 문제가 있다고 외친다. 이에 카카니아가 탄창을 꺼내자 총과 맞지 않는 탄환이 들어있단 걸 깨닫게 된다.
카카니아는 슈바르츠가 준 총을 그냥 쐈다면 그대로 폭발했을 거라며 그에게 따진다. 관중들도 슈바르츠가 이전에 이겼던 결투에서도 상대의 총이 폭발했던 것을 떠올려 입회인과 슈바르츠가 수작을 부려왔다는 걸 알게 된다. 슈바르츠가 모함이라고 외치던 그때, 빈의 경비병들이 들이닥쳐 사적 결투를 제재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혼비백산으로 흩어지며 홀로 남겨진 마커스는 '절 도와준 정부 아가씨'라 부르는 카카니아의 도움으로 경비병들을 피해 건물 바깥으로 간신히 탈출하게 된다.
2.8. 거울과 램프
카카니아와 마커스는 건물 바깥에서 카카니아의 어린 잡상인 친구 '일리치'를 만나게 된다. 카카니아는 그에게 마커스를 목숨을 구해준 3분의 1쯤 친구라고 소개한다. 몰래 호프만에게 연락을 취해보려다 실패한 마커스는 그녀가 중요한 대화를 하느라 방해 금지 모드를 켜놨다고 생각하며 우선 본인만의 힘으로 임무 목표(카카니아)와 대화를 해보기로 결심한다.일리치는 수염 없는 재단 사람은 처음 본다며 마커스를 신기해한다. 그가 어디서 왔냐고 묻자 마커스는 루마니아에서 자랐다고 답하는데, 그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이라며 '고향 친구'라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아직 허가증 발급이 안된 일리치에게 몸조심하라고 이른다. 이에 마커스가 허가증이 없냐고 묻자, 일리치는 부당한 조건[8]을 언급하며 당연히 없다고 답한다. 마커스가 허가증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묻자 징역살이를 하거나 뛰어난 의학 기술로 마도학보다 이성이 강하단 걸 증명해야한다고 답한다. 그가 이곳 제도는 마도술보다도 규칙성이 없어 기회가 많다고 비꼬자 카카니아는 그의 말을 끊고 그를 돌려보낸다.
일리치가 달려나간 쪽에 마도학자 아이들이 모여있는 걸 보고 마커스가 그에 대해 묻자 카카니아는 빈도 화려하기만 한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마커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자기도 똑같이 도와줬으니 경비병에게 들키면 좋을 게 없지 않냐며 퉁치자고 말한다. 그녀는 칼이 의사 면허를 내놓으라고 마커스를 자신한테 보낸 것이라 짐작하고 자기는 마도학으로만 먹고 산다며 의학과는 관련이 없다고 맹세한다. 세습되는 마도술 허가증도 있어 떳떳하지 않을 게 없다고.
마커스는 말을 더듬으며 오해를 풀으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카카니아'와 그녀의 본명 '클라라'를 언급하는데 카카니아가 이를 듣고 재단에도 자신의 독자가 있는 줄 몰랐다며 금새 안색이 밝아진다. 카카니아는 자신의 친구, 하인리히가 준 소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이 나라가 가진 마도학자에 대한 이중적인 취급과 '카카니아'가 가진 위트함을 설명한다.마커스는 그녀의 말에 적당히 반응해주고, 호프만이 준 '거미 꼬리'를 떠올리며 기회를 봐서 카카니아에게 그걸 쓰기로 마음 먹는다. 이후 카카니아에게 그 소설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어느 공동묘지에서 호프만이 에이전시 팀 요원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제멜바이스: ...이상, 에이전시 인재 관리 기구 제멜바이스 팀의 인수인계 보고였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호프만 씨.
호프만: ...네, 확인했습니다.
제멜바이스: 하하, 이건 그냥 형식적인 멘트잖아, 그레타. 뭐 그렇게까지 진지해?
호프만은 제멜바이스가 아직도 웃을 수 있어 부럽다고 하며 그녀가 보내준 정보, 제국에서 단시간에 일어난 수많은 암살 사건이 임계점에 영향을 줄 것을 매우 걱정한다. 제멜바이스는 마음이라도 편히 먹는 거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급하게 인수인계하는 바람에 새로 온 멤버가 받지 못한 정보가 있다고 덧붙인다. 그건 빈에 '폭풍우'를 넘어온 마도학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현재 알아낸 건 그의 이름이 '하인리히'라는 것이고, 그가 여섯 번째 '폭풍우' 때 베를린으로 간 후 1913년의 '폭풍우'를 피한 뒤, 66년, 29년의 '폭풍우'를 지나 다시 1913년으로 돌아온 것이다.[챕터8스포일러]호프만: ...네, 확인했습니다.
제멜바이스: 하하, 이건 그냥 형식적인 멘트잖아, 그레타. 뭐 그렇게까지 진지해?
굉장한 소식을 전해들은 호프만이 통화를 마무리하려던 그때, 마커스에게 남겨둔 '거미 꼬리'의 마도술 반응이 이상함을 느끼게 되자 이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짐작한다.
마커스는 카카니아를 따라 그녀의 진료소에 도착했다. 진료소보단 작업실에 가까워 보이는 이곳에는 각종 무대 소품들, 그리고 수많은 거울들이 놓여있었다. 카카니아는 차를 내준 뒤 그 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커스는 보고를 해야한다며 그 책을 갖고 있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며 마다한다.
그때, 마커스는 갑자기 거울을 통해 강한 빛이 번쩍임을 느끼고 이것이 카카니아의 마도술이란 걸 눈치 채자 곧바로 눈을 가린다. 그런 마커스에게 카카니아는 긴장할 것 없다며 안심시키려 하고, 슈바르츠가 준 총에 장난질 친 건 어떻게 알아챈 건지 질문한다. 그녀는 마커스의 마도술에 관심이 많았다.
====# 오솔길 - 제국의 아이 #====
???: 이슬에서 탄생한 다뉴브강은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많은 아이들의 어머니지.
???: 여기 그녀가 키운 두 건장한 아이가 함께 세운 제국이 있어. 그들은 풍요롭게 살고 또 명예로웠기 때문에 타 지역 사람들에게 자랑할 만한 아이였단다.
???: 황금 홀의 현음은 사람들이 기꺼이 바다를 건너게 했어. 이 땅이 키워낸 예술은 밤새 이야기를 해도 부족할거다.
???: 제국의 아이들 열한 명이 원을 만들고 한데 모이면 줄보다 더 단단히 엮이고, 모닥불보다 더 뜨겁게 타오르겠지!
???: 쳐들어오고 싶거든, 먼저 스물두 개의 주먹맛을 봐야 할 게야.
???: 이곳에는 기쁨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가득한 번창한 거리와 작은 새들과 함께하는 가장 자유로운 땅이 있어.
{{{#!folding [ ◉ 뭔가 이상한데 ]
???: 후후훗, 더 큰 거짓말에 당해봐서 코가 참 빨리 반응하는구나.???: 여기 그녀가 키운 두 건장한 아이가 함께 세운 제국이 있어. 그들은 풍요롭게 살고 또 명예로웠기 때문에 타 지역 사람들에게 자랑할 만한 아이였단다.
???: 황금 홀의 현음은 사람들이 기꺼이 바다를 건너게 했어. 이 땅이 키워낸 예술은 밤새 이야기를 해도 부족할거다.
???: 제국의 아이들 열한 명이 원을 만들고 한데 모이면 줄보다 더 단단히 엮이고, 모닥불보다 더 뜨겁게 타오르겠지!
???: 쳐들어오고 싶거든, 먼저 스물두 개의 주먹맛을 봐야 할 게야.
???: 이곳에는 기쁨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가득한 번창한 거리와 작은 새들과 함께하는 가장 자유로운 땅이 있어.
{{{#!folding [ ◉ 뭔가 이상한데 ]
- [ ◉ 유일한 방법은 협력이야 ]
- ???: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진부한 이야기지만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만큼만 튼튼하지. - 끝.
- [ ◉ 인간은 언제나 고집스럽지 ]
- ???: 어머, 위대한 비관주의자로구나. 그렇다면 이 파탄 난 이 가족의 촌극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네.
???: 그들은 다른 한쪽이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마치 들개처럼 서로를 적대시하며 물어뜯을 거야.
???: 쩍, 쩍, 쩍.. 들어 봐, 이 엄청난 제국은 조용히 동요 며 분열하고 있단다. 마치 겨울날 밟고 있는 얇은 빙판 처럼 말이야.
???: 이십여 개 국가의 언어를 할 줄 알아야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장교가 무능하다면...
???: 누가 높은 평가를 받고 훈장을 받을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는 아닐 거다.
???: 다리가 열한 개나 달린 괴물이 질척대는 전장을 기어 간다면,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니? 비계로 만든 과녁이나 다름없어질 거야. 총알이 놈의 머리를 물어뜯을 때까지 말이다.
???: 다행히도 그런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단다.
???: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황금 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무용수들의 뛰는 심장 박동에 묻혀버렸지.
???: 신문은 고통스러운 통곡에 침묵했고, 세상은 자유와 번영이라는 신기루에 집중했어.
???: 열한 명의 아이들이 여전히 하나의 원을 그리며 조화롭게 살 수 있다고 말이야.
???: 하지만 얇은 빙판은 깨지기 마련이고, 누군가는 곧 떠 날 거라는 걸 명심하렴. - 끝.
{{{#!folding [ ◉ 음... 감상할 가치가 있네 ]
???: 후훗, 마치 진열대 앞에 서 있는 관광객처럼 말을 주워 듣는구나. 영리하게 굴어야지.???: 발걸음을 더 빨리한다면, 곧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을 거다.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 무도회는 자선가들에게 자비로운 명예를 더해줄 거야. 비록 모금된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빈의 자선가에게 있어 그 돈은 케이크 장식 정도의 가치지.
???: 쥐들은 거지들의 시체를 갉아먹고, 마도학자는 예술이라는 드레스를 벗어 던지며, 가난과 비극이 그들과 그 주변인들의 얼굴에 스며드는 것을 볼 수 있어.
???: 제국의 두 위대한 아들인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그들이 함께 세운 거대하고 위대한 중앙 정부는 예외였지...
???: 그렇게 나머지 아이들은 문밖에서 찬바람을 맞아야만 했어. 그리고 이 아이들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재능이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권력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
???: 보헤미아, 모라바... 만약 이 제국이 접경 지역 아이들을 안아주는 일이 있다면, 그건 좋은 말들로 가득한 신문에서나 볼 수 있을 거다.
???: 참 웃기지, 이 불쌍한 인간들이 지금 이 순간 마도학자와 같은 운명이라니.
???: 똑같이 대접받지 못하는 테이블 밖에서 과연 그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 [ ◉ 유일한 방법은 협력이야 ]
- ???: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진부한 이야기지만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만큼만 튼튼하지. - 끝.
- [ ◉ 인간은 언제나 고집스럽지 ]
- ???: 어머, 위대한 비관주의자로구나. 그렇다면 이 파탄 난 이 가족의 촌극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네.
???: 그들은 다른 한쪽이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마치 들개처럼 서로를 적대시하며 물어뜯을 거야.
???: 쩍, 쩍, 쩍.. 들어 봐, 이 엄청난 제국은 조용히 동요 며 분열하고 있단다. 마치 겨울날 밟고 있는 얇은 빙판 처럼 말이야.
???: 이십여 개 국가의 언어를 할 줄 알아야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장교가 무능하다면...
???: 누가 높은 평가를 받고 훈장을 받을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는 아닐 거다.
???: 다리가 열한 개나 달린 괴물이 질척대는 전장을 기어 간다면,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니? 비계로 만든 과녁이나 다름없어질 거야. 총알이 놈의 머리를 물어뜯을 때까지 말이다.
???: 다행히도 그런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단다.
???: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황금 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무용수들의 뛰는 심장 박동에 묻혀버렸지.
???: 신문은 고통스러운 통곡에 침묵했고, 세상은 자유와 번영이라는 신기루에 집중했어.
???: 열한 명의 아이들이 여전히 하나의 원을 그리며 조화롭게 살 수 있다고 말이야.
???: 하지만 얇은 빙판은 깨지기 마련이고, 누군가는 곧 떠 날 거라는 걸 명심하렴. -끝.
2.9. 문과 문 사이
마커스는 카카니아의 마도술에서 미묘한 허점을 간파하여 이겨내고, 그녀가 자기를 해칠 생각이 없다고 짐작한다. 하지만 반대로 카카니아는 자신이 패배했단 것에 충격을 먹고 입술을 떤다. 잠시 후 벌떡 일어나 마커스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그녀를 붙잡더니 그녀의 작은 체구를 보고 어떻게 아동을 학대할 수 있냐며 참담함을 표한다. 이후 재단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조수로 들어오는 건 어떠냐고 제안한다. 마커스가 땀을 흘리며 책을 가져다달라고 하지만 카카니아는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제안을 밀어 붙이더니 차를 내오는 걸 깜빡했다며 홀랑 가버린다.와, 꼭 끝도 없이 재잘거리는 초록 앵무새 같아...
마커스
그때, 호프만에게 연락이 오고 마커스에게 자초지종을 묻는다. 마커스가 자신이 카카니아와 그녀의 진료소에 있다고 말하자 호프만은 곧장 그리고 간다고 외친 뒤 연락을 끊는다. 마커스가 통화하는 소리를 들은 카카니아가 상사가 좀 엄하다며 재단이 불법으로 미성년자를 고용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마커스는 상사는 사실 상냥하다고 말하며, 카카니아가 화내는 틈에 슬쩍 치맛자락을 털어 '거미 꼬리'를 흩뿌린다.마커스
카카니아는 마커스도 자신의 진료소와 마도술을 봤으니 의심이 풀리지 않았냐며 능청스럽게 말한다. 마커스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서클'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말을 꺼내는데, 카카니아는 정색하고 달려온 게 그거 때문이었냐며 의아해 하다가 자신이 그 '서클'의 설립자라고 밝힌다. 이에 마커스가 화들짝 놀라는데, 그녀는 사실 농담이었고, 서클은 그냥 재미로 만든 소모임이며 나쁜 의도가 없다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자신들은 빈의 마도학자의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곧 자선 전시회도 열고, 모금액은 모두 마도학자 하층민이 허가증을 얻는 데에 쓰일 것이라며 슬쩍 재단을 디스한다. 이후 마커스를 자기 편으로 데려와야 하는데 직업병이 도졌다고 사과한다.
이에 개의치 않은 마커스는 전시회에 전시할 그림이 〈구원〉인지 묻는다. 카카니아는 그것이 테오필의 유작이고 황금 섬을 주제로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카카니아는 에게해의 섬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을 나열한 뒤, 전보다 차가운 눈빛으로 마커스에게 자신이 아는 건 다 말했으니 한 가지만 말해달라고 부탁한다. 마커스는 이에 주저한다. 그녀는 유럽의 무기 회사가 발칸 반도를 시험대 삼아 테스트를 하며 그 섬도 발견되었고, 정부 소속인 마커스도 뭔갈 알고 있지 않냐며 대답을 재촉한다. 그녀는 그 섬의 마도학자들이 고통받으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을 것을 매우 걱정한다.
정적이 이어지고 카카니아는 이내 마커스가 지금은 재단 직원이니 물어보는 게 아니었다며 사과한다. 그저 깨어 있는 사람이 있길 바랐다며 그간 마도학자들이 뒤집어쓰던 오명처럼 그 섬에 미치광이가 있다고 생각하진 말아달라고 부탁하는데, 마커스가 대뜸 우리는 미치광이가 아니라고 외친다. 카카니아는 순간 당황한다.
마커스는 칼의 방식에 모두가 동의하는 게 아니라며 자기가 재단 본부에서 왔고, 그곳에서도 마도학자의 합법적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고 밝히며 동족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우리가 서로 다를 게 없다고 단언한다. 마커스는 속으로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 문제만큼은 외면할 수 없다며 중요하지 않은 정보만 털어놔 서로의 입장차를 메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카카니아는 안타깝다며 마커스에게 포옹한다. 그녀는 마커스의 말이 거짓이 아니란 걸 알지만 기성 조직에 대한 생각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친구는 일자리와 상관없이 어디든 있다며 그녀를 전시 개막 행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밝힌다. 이에 마커스가 기뻐하다 자신의 '상사'를 언급하는데, 카카니아는 그녀도 데려오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 순간, 예약 진료가 있었다며 환자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 마커스를 돌려보내려 급하게 초대장을 작성하고 그녀에게 건넨다.
그럼 더 붙잡지 않을게요. 또 만나요, 사랑스러운 정부 아가씨!
카카니아
마커스는 감사 인사를 하고 급하게 나가려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졸데를 맞닥뜨리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고 바로 나간다.카카니아
2.10. 내시경
호프만은 마커스가 가져온 '서클'의 초대장을 응시하다가 이번 임무의 주요 목표가 하인리히로 변경됐음을 알려준다. 에이전시 팀과 연락해 다음 날 저녁 살롱에서 작전을 개시하고, 하인리히의 정체가 확인되면 제압할 것이라고 말한다.이후 호프만은 마커스가 외근 파견 수칙을 어긴 것을 본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엄하게 말한다. 마커스도 본인이 선을 넘은 것을 알기에 이의없이 수긍한다. 호프만도 마커스의 생각이 이해는 간다고 하지만, 일단 정보 제공자가 카카니아만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칼이 준 명단의 인물들과 접촉할 수 있는 점을 상기시키며 마커스가 너무 순진한 게 아닌지 진심어린 걱정을 한다. 이에 마커스가 나지막히 사과하자 호프만은 위험을 감수한 만큼 수확이 있다면 본부도 재평가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빈의 거리를 둘러보게 한다.
이 아름다움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건 당신만이 아니에요. 우리는 평화를 위해 왔고, 수많은 이들이 필연적인 비극을 막고자 했지만 결국 더 큰 비극을 목도해야 했죠.
호프만
그녀는 외근 파견 수칙이 수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 위에 만들어졌다며 우리는 '방관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혼란의 임계점에 놓인 1914년의 빈에서 사소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이들이 이 시대를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호프만
마커스는 도시를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수많은 삶과 가능성, 사상들, 그 모든 것들이 비의 장막 속에서 순식간에 끝난다는 생각에 그녀는 고개를 떨군다. 마커스는 호프만에게 다신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카카니아는 이졸데가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졸데는 자신의 진료 문제로 카카니아가 결투를 벌였는데 별일 없어서 다행이라며 만약 다쳤더라면 평생 가슴 아파했을 거라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그저 직업윤리 때문이라며 그 결과도 본인이 책임져야 하지만, 재단의 아가씨 덕분에 멀쩡하게 있는 거라고 말한다.
이졸데는 아까 들어올 때 마주친 그 여자를 얘기하는 건지 묻는다. 재단이 의사 면허 문제로 귀찮게 한 거냐며 도와줄지 묻자 카카니아는 그녀와 친구가 됐기 때문에 그럴 필요 없다고 제지한다. 이졸데는 그녀가 자기한텐 재단 사람을 멀리하라 해놓고, 이제 와서 재단 친구를 만들었단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카카니아는 그녀는 다르다며 초대장을 줬으니 나중에 만나게 될 거라고 말한 뒤, 그 얘기는 미루고 우선 치료부터 하자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이졸데를 '친구'라 부르며 원칙상 진찰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졸데를 소중히 여기고 나중에 또 그 돌팔이 의사한테 도움을 청할까봐 걱정됐다고 한다. 그녀가 직업 윤리를 걸고 허튼 짓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자 이졸데는 나지막히 웃는다.
황금 같은 원이... 보여요...
테오필이 서재에 서 있어요. 허공에 대고 마구 손짓하는데...
이졸데
갑자기 거울에 그곳에 있어야할 자신의 모습이 비치질 않자 이졸데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급기야 자신이 누구인지 물으며 누군가를 찾기 시작하자 곧이어 전시관에서처럼 떠돌이 영혼들이 나타난다. 카카니아는 그녀가 마도술에 의존하지 않게 조절하도록 도와주기로 한다. 그녀는 작업실에 놓인 사람만한 거울에 덮인 천을 하나씩 벗겨낸다. 이졸데가 자신이 뭘 잘못한 건지 불안해하자 카카니아는 부정하며 태연하게 대청소하는 걸 깜빡했다고 말한다. 거울의 강렬한 빛에 유령들이 점차 사라진다.테오필이 서재에 서 있어요. 허공에 대고 마구 손짓하는데...
이졸데
====# 오솔길 - 헤드라인 및 그 외 #====
〈디터스도르프: 찬란하지만 쉽게 부서지는 비너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추억하며〉
...디터스도르프 가문은 빈 오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그녀들의 핏줄에는 놀라운 천부적 재능과 함께 벗어날 수 없는 비극적 운명이 흐르고 있다. 두 요정은 빈 시민들의 심금을 울리며 사람들이 디터스도르프 가문의 여배우들에게 푹 빠지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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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놀라게 한 일곱 베일〉
...당시, 친애하는 에반젤린 디터스도르프가 세상을 떠나고 얼마 후, 모친을 잃은 아픔을 견디며 초연을 마친 그녀의 딸 이졸데 디터스도르프가 빈 무대에서 디터스도르프 가문의 전설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 공연은 그녀의 초연이자 사교계 데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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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졸데: 과학의 지지자〉
...오빠의 죽음이 그녀에게 충격을 준 것일까. 최근 이졸데는 환자의 신분으로 닥터 슈바르츠의 공개 진료에 참석했다. 이 새로운 의학 이론이라면 그녀가 조속히 회복하고 마도학자 혈통의 고통에서 벗어나 잔혹한 '저주'에 시달리지 않게 해줄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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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졸데: 과학의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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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단편극
카카니아는 이졸데의 손을 잡고 진정됐는지 묻는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이제 잘 보인다고 답한다. 이졸데는 그 불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냐고 외친다. 테오필은 불을 붙이기 전까지도 고민을 하지 않았고, 그 불 속에 서서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그녀는 테오필이 그저 난봉꾼이 되어 죽음으로써 다 잊어버렸다고 말한다.이졸데가 이런 소릴하는 자신을 원망하자 카카니아는 이것이 진료의 목표이고, 억눌렀던 기억을 언어화하고 감정을 연결하여 히스테리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을 비밀로 지키겠다고 맹세한다.
우리만의 비밀...
(여인은 이슬 맺힌 장미처럼 눈물로 뺨을 적신 채 미소 지었다.)
듣기 좋네요.
이졸데
이졸데는 눈을 감고 마음을 파헤치기 시작한다.(여인은 이슬 맺힌 장미처럼 눈물로 뺨을 적신 채 미소 지었다.)
듣기 좋네요.
이졸데
그녀는 그 날의 그 방을 기억해낸다. 그 방은 양초덕에 무시무시하게 밝았다. 그리고 테오필이 그 양초를 넘어뜨렸고, 불이 방과 그의 그림에 번지게 되었다.
이졸데는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그녀는 테오필에게 오라버니는 바이닝거 같은 천재가 아니라 총으로 자살해도 이름을 날리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테오필은 크게 웃으며 지금 빈에선 총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이미 많으니 사람들의 뇌리에 남으려면 불까지 질러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그와 인사하고 밑으로 내려온 그녀는 자신의 찻잔에 핏방울이 떨어지자 그의 방으로 달려가보니, 피 웅덩이에 누워있는 테오필을 발견했다. 그의 손엔 권총이 쥐어져있었다. 그녀는 그의 관자놀이의 구멍에 대고 물었다.
테오필, 당신의 불은?
테오필은 갑자기 일어나 앉더니 그녀에게 물었다.이졸데, 당신의 총은?
제가 테오필을 죽였어요! 제가...!
이졸데
충격을 먹은 이졸데는 자신은 테오필의 장례식에 참여할 자격도 없고 그 불길 속에서 죽었어야 했다며 울먹거린다. 하지만 카카니아는 괜찮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이 의사이고, 당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하든 그저 당신을 책임질 뿐이라고 말한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긴박한 상황이라면 남들도 그랬을 거라며 위안을 준다. 그녀는 억압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어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프로이트의 말을 언급하며 이졸데가 한 걸음 나아간 것을 칭찬한다.이졸데
이졸데는 카카니아의 품에 안겨 오열하고, 카카니아는 그녀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그저 기다린다.
카카니아는 이졸데를 진료실 앞 거리까지 배웅해준다. 그녀가 이졸데의 리허설 시간을 뺏는 것을 걱정하지만 이졸데는 카카니아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젓는다. 카카니아는 하인리히의 무대 설계 초안에 대해 표현주의 스타일의 영향을 받아 참신하다고 평가한다. 이졸데도 그에게 감사하지만 황실 궁정 극장 신청에서 탈락하고 빈 국민 극장[11]에서 공연하게 되어 아쉽다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말러도 결국 〈살로메〉의 공연 허가를 받지 못했다며 놀라운 얘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 꼰대들이 새로운 예술을 받아들여 줄 리가 없다고.
이졸데는 표정을 어둡게 하더니 〈토스카〉가 통과되지 못한 건 영매이자 정신 나간 '마도학자'인 본인 탓이라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이를 부정하지만 이졸데는 사람들이 가수가 무대에서 영혼에 빙의하고 극중 인물로 '변신'하는 걸 무대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그 속임수가 극의 본질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극장을 찾는 건 자신을 직시하기보단 타인이 되기 위함이기 때문이라고. 배우의 역할은 무대에서 짧은 시간 동안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 되어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 환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졸데는 자신의 마도술이 아니면 이런 성과를 낼 순 없을 것이라고 비관한다.
카카니아는 그 섬의 사람들이 우리보다 훨씬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한다. 이졸데가 황금이 묻혔다는 그 섬을 얘기하는 건지 묻자 카카니아는 끄덕인다. 그녀는 방금 사귄 그 친구가 그랬다며 섬의 마도학자들이 자유롭다고 말한다. 그녀는 우리도 그 섬처럼 우리만의 단체를 만들 수 있기를 고대하며 그들을 돕는 것이 우리를 돕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내 친구, 이졸데. 당신에게 말한 내 꿈이 당신과 모두의 꿈이 되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카카니아
카카니아는 이 사회는 완전한 변혁,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예술에도 분리파가 있듯, 마도학의 분리파를 만들어 '정신병자', '사기꾼'에서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렇기 때문에 이졸데의 노력이 헛되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이졸데는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며 마음속에 새겨놓겠다고 말한다.카카니아
이졸데는 카카니아 덕에 기운이 났다며 조금 더 같이 걷자고 말한다.
2.12. 예술 살롱
다음 날 아침, 전시회가 열린 분리파 전시관에서 마커스가 각종 예술품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아르누보 스타일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끝도 없이 찾아오고 있었다. 호프만은 그런 마커스 옆에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호프만은 마커스에게 에이전시 팀과 계획을 세웠고, 하인리히가 나타나면 바로 제압할 것이라 전한다. 그의 배후에 재건의 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 정면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마커스의 임무는 주의 깊게 지켜보는 것이다. 그녀는 본래 목적인 재건의 손 관련 주문의 흔적도 신경 써야 한다.
전시관을 읽어보기 시작한 마커스는 〈신 자유 신문〉[12]기자가 소령과 최근 빈에서 연이어 일어난 자살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많은 이들이 그 이유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에 마커스는 속으로 의문을 표한다.
이후, 카카니아로 시야를 옮겨 그녀가 〈횃불〉의 편집자와 '서클'의 설립 이념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본다. 그녀는 '서클'의 원이 원시인이 자연에서 그린 첫 번째 마력의 원이라고 외친다.
전시관을 더 둘러본 마커스는 하인리히가 이곳에 없다고 짐작한다. 이후 이번 살롱의 주최자인 이졸데로 시야를 옮긴다. 마커스는 그녀의 상태가 전보다 좋아진 걸 알아챈다.
이졸데가 단상에 올라 축사를 시작한다. 그녀는 전시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테오필의 친구이자 전시회의 큐레이터인 하인리히에게 감사인사를 하겠다고 말한다. 박수가 이어졌지만 하인리히가 모습을 드러내진 않자 마커스는 그가 이미 눈치를 챈 건지 걱정한다. 이후 이졸데가 자신의 친구이자 '서클'의 설립자인 클라라에게도 감사인사를 보낸다. 그녀는 카카니아에 대해 짧지만 상세하게 소개한다. 카카니아는 자신이 호명될 줄 몰랐는지 딱딱하게 웃으며 손님들에게 인사한다. 카카니아가 모자를 눌러쓰자 마커스는 그녀가 이졸데의 눈빛에 쑥스러운 건지 생각한다.
뒤이어, 이졸데는 커튼을 걷어 테오필의 유일한 온전한 유작 〈구원〉을 손님들에게 공개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 테오필은 황금 섬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예술과 인문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나라이자 마도학자의 유토피아라고 상상했죠.
이졸데
그녀는 테오필이 남긴 글귀를 말한다. "그 섬에 구원의 희망이 있다..." 마커스는 빈 사람들이 저마다 희망하는 대로 그 섬을 해석한다고 생각한다.이졸데
이졸데는 추진 위원회를 설립해, 그곳에 공격을 가하는 짓을 멈춰 달라고 제국 국회에 청원할 예정이라고 외친다. 이어서 그 섬의 마도학자는 미치광이가 아니라고 말하자 마커스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졸데는 전날 카카니아가 자신에게 말한 것을 거의 그대로 읊으며 마도학자가 받는 부당한 억압에 대해 열변을 늘인다. 하지만 마커스는 이졸데의 발언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전 우리 마도학자들이 연합하기를 바랍니다...
...더는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고, 우리만의 왕국을 세우는 거예요!
이졸데
호프만은 무전으로 돌발 상황을 선포, 출구를 봉쇄하고 체포 대상에 이졸데를 추가하겠다고 알린 뒤, 마커스에게 움직이라고 지시한다. 살롱의 손님들도 이졸데의 발언에 혼란에 빠진다. 카카니아 역시 저렇게 말하라고 하진 않았다며 당황한다....더는 억압받지 않고, 자유롭고, 우리만의 왕국을 세우는 거예요!
이졸데
그때, 갑자기 하인리히가 전시관 반대편에서 골렘 무리들과 함께 나타나 구원의 길을 찾았으니 당황할 것 없다고 외친다. 하인리히는 이졸데의 발언에 동감하며 우리는 세계 멸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이 만든 포화 속에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카카니아가 당혹감에 빠져있는 와중에 이졸데는 선생님이 모르고 계신 것뿐이라며 걱정하지 마라고 한다. 그러더니 손을 내밀고 전부 말할테니 따라오라고 말한다.
살롱 손님들은 저들이 반역을 저지르려 한다는 것을 깨닫곤 전시회에서 빠져나오려 한다. 마커스는 골렘들에게서 저번 지부 입구에서 처럼 마도술 흔적이 보인다고 말한다.[13] 호프만은 골렘들을 내부에서 파괴시키기로 하고, 요원에게 사람들이 '시대'에 관한 정보를 듣지 못하도록 대피시키고 음소거 주문을 쓸 것을 지시한다.
호프만은 총을 꺼내들고 인파들 사이를 헤집고 나아가다 골렘의 틈 사이로 사라지는 분홍색 치맛자락을 발견한다. 이후 무전으로 하인리히가 이졸데를 데리고 갔다며 그들을 따라가라고 명령한다.
2.13. 섬
섬의 객실에서 버틴이 본부로 보낼 편지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녀는 섬에 인력을 더 파견하는 것을 아페이론 학파의 불신만 더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들과 손잡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재건으로 넘어가는 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성을 마치자 편지가 날갯짓을 하며 재단 본부 쪽으로 날아간다.잠시 후, 누군가 버틴의 객실에 노크를 한다. 객실에 들어온 안대를 쓴 교인 마르타가 더 필요한 게 없는지 묻자 버틴은 새 종이와 펜을 부탁한다. 이후 버틴이 무슨 편지를 쓰는 건지 궁금하지 않냐고 묻자 마르타는 버틴의 숫자가 의심할 바 없이 올곧다며 궁금해하지 않는다. 버틴은 이 명분 없는 영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재단이 외부 세계와 최선을 다해 협상 중이라고 밝힌다. 그녀는 자신들은 섬의 좌표를 누설하지도, 갈등을 키울 의도도 없었다며 학파에 이 진심을 대신 전해주길 부탁한다.
마르타는 자신이 숫자 없는 수행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시대의 폭풍 속에서 떠내려와서 버틴보다 그렇게 오래 있지 않은 그녀는 버틴의 주장은 전달하겠지만 가치를 판단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교리에 대한 얕은 견해로 봤을 때, 버틴의 노력은 이들의 관심 밖의 일이라고 말한다. 버틴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그들이 현상 세계의 사소한 것들은 가장 하찮게 여기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학파 사람들이 한 번의 고생으로 영원한 '구원'을 얻을 방법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전도회 강당에서는 며칠째 현실 문제로 논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교인 1은 우리가 애초부터 잘못된 길로 빠진 것이라 주장한다. 4년 전 사고 이후 외부의 연락망을 모두 잃은 외딴섬이 되버리고, 지난 4년 동안 '유출' 연구에 진전이 없어 결국 연구는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하며, 재단과 재건 둘 중 하나는 좌표 누설 문제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한다.
교인 2는 '유출' 연구의 책임자는 37이라며 그의 질의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14] 교인 2는 4년 전 일을 되새김질 할 필요가 없고, 재단은 적의를 드러낸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재건도 마찬가지로 4년 전의 일로 곤경에 처했을 때 물자를 지원해줬다고 한다.
교인 3은 오히려 37을 비난한다. 그녀가 외부인을 데리고 오자 모든 게 변했단 것이다. 이에 교인 4가 그녀가 잘못했다 해도 이미 대가를 치렀다며 의식도 없는 애를 공격하지 말라고 외친다. 이렇듯 교인들은 명확한 의제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싸우기만 했다. 진리에 대한 탐구가 현상 세계의 먼지에 때 묻고 말았다.
그때, 210이 나서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는 42(교인 1)가 말하고 싶은 내용은 간단하다고 한다.
"'유출'이 도래하면 인간의 군대가 다 사라질 텐데, '유출'은 언제 시작되는 거지?"
"모델이 실패하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아내야 할까? 또 이후 '유출'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지?"
"순수 이론 연구가 실패한 거라면 우리는 외부로 눈길을 돌려야 할 텐데, 외부 세계와 어떻게 다시 연락을 취할까?"
"재단과 재건의 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지?"
단상 밑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인 3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파벌 싸움에 뛰어들라는 거냐며 210이 유도성 강한 발언을 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210은 그저 42의 말을 대신 전했을 뿐이고 우린 이미 그 싸움 안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고 반론한다. 그는 이들이 다른 것에 눈이 멀어 '본질'을 까먹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건 '유출' 연구의 실패에서 시작되었고, 우리의 비범함은 신앙에서 비롯되었기에 진리가 우리를 버리는 순간, 우리의 근간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모델이 실패하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아내야 할까? 또 이후 '유출'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지?"
"순수 이론 연구가 실패한 거라면 우리는 외부로 눈길을 돌려야 할 텐데, 외부 세계와 어떻게 다시 연락을 취할까?"
"재단과 재건의 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지?"
210은 한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는 수학을 통해 진리에 다가갈 수 있고, 세상의 본질인 영성의 기원을 알게 된다고 믿고 있는데, 만약 그 지고의 존재에게 규칙이 없다면, 영성의 조수에서 흐르는 게 혼돈과 부조리라면 어떻게 되냐는 것이다. 장내가 술렁인다. 교인 3이 모두의 신념을 부정하는 거냐고 따진다. 이에 210은 그저 가정일 뿐이라며 열거 역시 증명의 방식 중 하나 아니냐고 말한다.
회의장의 밖에선 소피아가 이 열띤 토론을 듣고 있었다. 그녀는 숨을 가삐 쉬며 눈물을 흘린다. 이후 아페이론을 부르면서 도와달라고 기도한다. 그때, 해변가에서 재단이 보내온 긴급 우편을 발견하자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걱정에 빠지게 된다.
====# 오솔길 - 빈 커피 #====
???: 아아... 노천카페에 앉아 쉬기 딱 좋은 날씨구나. 이곳에 일하는 직원들은 다들 손발이 빠르고, '레이디'라는 호칭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지.
???: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정보 때문이지. 현명한 비즈니스 우먼이라면 늘 눈과 귀를 열어놓고 있어야 해.
???: 오, 저기 오는구나... 저기 머리에 깃털 모자를 쓰고 펼럭이는 초록색 옷을 입은 아가씨가 보이니? 걱정 마렴. 여기서는 우리 대화가 안 들리니까.
◉ 누군지 알겠어
???: 그럼, 의기양양하고 활발한 그 꼬마 앵무새이잖니. 그녀는 자신을 정신과 의사라고 부르지만, 사실 로빈 후드에 더 가깝지.
???: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쯧쯧, 넥타이에 황금 커프스를 하고, 옷자락에는 천을 덧댔구나... 오, 저들은 모두 레오폴트슈타트에 살 거야... 음, 아마도 말이다!
???: 이 시대를 찬미하는 말들을 참 많이 들었어. "황금과도 같은 시대, 이 소음들은 한순간에 지날 뿐, 그저 사람 을 놀라게 할 뿐이다!"
◉ 레오폴트슈타트?
???: 너도 그곳의 다른 이름을 들어 봤거나, 전시품 자금 지원 명단에서 언뜻 본 적이 있을 게야.
???: 당시 유럽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을 환영했고, 문화와 예술을 최고의 이상향으로 여겼으며, 낙원의 열쇠 를 쥐고 있다고 믿었지.
???: 그들은 한때 자신들을 운이 좋은 소수라고 여겼어. 황금 시대의 지혜로 축복받은 그들은 화약 연기가 사라질 때까지 여전히 금 조각을 줍기 위해 고군분투했어.
???: 우리의 파랑새는 그들과 왕래하는 건 놀라울 일이 아니었단다. 봐, 그녀는 언제나 숨겨진 것을 찾았고,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목소리와 함께 지저귀는 것을 좋아했지.
???: 난 그녀가 아주 작은 것을 간과했다는 사실에 안타까 울 뿐이야.
◉ 그게 뭐지?
???: 웃음거리로 치부되는 일, 소망과 기대에 가려져 무시하는 일.
???: 바람에는 즐거운 노랫소리가 담겨 있고, 시계추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으며, 카페에서 나누는 대화는 분리파와 새로운 공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문에 적힌 몇 마디 가십거리를 신경 쓰는 사람도, 눈앞의 일에 몰두하지 않는 사람도 없단다.
???: 여전히 이 좋은 의사는 그 우울한 레이디의 고통을 나누고 카페 옆의 하층민이 견뎌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었지.
???: 그녀는 모든 사람은 똑같은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어. 그리고 자랑스러운 링슈트라세처럼, 진료실 거울처럼 아주 예쁜 원을 그렸지.
???: 좋은 날은 언젠가 오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며 이렇게 말하지. 하지만 결국엔 다들 커피잔 속에 휘젓는 사탕과 바닥에 가라앉은 가루들에 불과했을 뿐이였단다.
???: 얘야, 커피가 다 식겠구나.
???: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정보 때문이지. 현명한 비즈니스 우먼이라면 늘 눈과 귀를 열어놓고 있어야 해.
???: 오, 저기 오는구나... 저기 머리에 깃털 모자를 쓰고 펼럭이는 초록색 옷을 입은 아가씨가 보이니? 걱정 마렴. 여기서는 우리 대화가 안 들리니까.
◉ 누군지 알겠어
???: 그럼, 의기양양하고 활발한 그 꼬마 앵무새이잖니. 그녀는 자신을 정신과 의사라고 부르지만, 사실 로빈 후드에 더 가깝지.
???: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쯧쯧, 넥타이에 황금 커프스를 하고, 옷자락에는 천을 덧댔구나... 오, 저들은 모두 레오폴트슈타트에 살 거야... 음, 아마도 말이다!
???: 이 시대를 찬미하는 말들을 참 많이 들었어. "황금과도 같은 시대, 이 소음들은 한순간에 지날 뿐, 그저 사람 을 놀라게 할 뿐이다!"
◉ 레오폴트슈타트?
???: 너도 그곳의 다른 이름을 들어 봤거나, 전시품 자금 지원 명단에서 언뜻 본 적이 있을 게야.
???: 당시 유럽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을 환영했고, 문화와 예술을 최고의 이상향으로 여겼으며, 낙원의 열쇠 를 쥐고 있다고 믿었지.
???: 그들은 한때 자신들을 운이 좋은 소수라고 여겼어. 황금 시대의 지혜로 축복받은 그들은 화약 연기가 사라질 때까지 여전히 금 조각을 줍기 위해 고군분투했어.
???: 우리의 파랑새는 그들과 왕래하는 건 놀라울 일이 아니었단다. 봐, 그녀는 언제나 숨겨진 것을 찾았고,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목소리와 함께 지저귀는 것을 좋아했지.
???: 난 그녀가 아주 작은 것을 간과했다는 사실에 안타까 울 뿐이야.
◉ 그게 뭐지?
???: 웃음거리로 치부되는 일, 소망과 기대에 가려져 무시하는 일.
???: 바람에는 즐거운 노랫소리가 담겨 있고, 시계추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으며, 카페에서 나누는 대화는 분리파와 새로운 공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문에 적힌 몇 마디 가십거리를 신경 쓰는 사람도, 눈앞의 일에 몰두하지 않는 사람도 없단다.
???: 여전히 이 좋은 의사는 그 우울한 레이디의 고통을 나누고 카페 옆의 하층민이 견뎌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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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야, 커피가 다 식겠구나.
2.14. 피처의 새
살롱 소동으로부터 사흘이 지난 후, 카카니아가 모르는 잡상인의 도움을 받아 경비병의 눈을 피해 빈 지부의 수감 시설에 갇힌 이졸데를 만나러 온다. 카카니아 역시 반역죄로 지명수배자가 된 상황이었다. 숨을 헐떡이며 수감실에 들어와 문을 잠군 카카니아에게 이졸데가 다가와 기다렸다며 반갑게 맞이한다.카카니아는 살롱에서 있었던 일과 방금 자신을 도와준 잡상인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 그녀는 이졸데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면서 '서클'은 반역 단체로 찍히고 멤버들이 지명 수배되었다고 한다. 카카니아는 그런 취지로 '서클'을 설립한 게 아니라며 졸지에 자신이 이 소동의 주동자가 된 것을 매우 억울해한다. 급기야 이졸데에게 자신이 아는 그 이졸데가 맞냐고 묻기에 이른다.
이졸데는 줄곧 말하고 싶었지만 하인리히가 전시회가 좋은 타이밍이라며 만류했다고 해명한다. 카카니아의 이상은 모두를 위한 것이니, 모두의 앞에서 선포해야 한다고.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신을 원망해도 좋다고 하면서도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장담한다. 이후 그 사람들은 카카니아의 이상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다르다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우리' 라는 말을 곱씹는다. 그녀에게 소식을 대신 전해준 사람도, 이곳에 오도록 도와준 사람도 전부 그녀가 모르는 얼굴이었다. 카카니아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목적이 무엇인지 묻는다. 이에 이졸데는 웃으며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다. 중요한 건 '우리'와 카카니아가 같은 이상을 꿈꾸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벅차오른 듯 허공을 걸으며 미소 짓는다. 카카니아가 또 환각이 나타난 거냐 묻자, 이졸데는 그것을 부정하며 선생님이 이미 치료해주지 않았냐고 답한다. 이후 자신과 카카니아가 함께 세상을 치유하고, 그것을 완벽한 사회로 만들어 카카니아에게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우리는 선택 받은 사람이라면서.
카카니아는 그간 빈에서 일어난 소동들의 원흉이 '당신들'인지 묻는다. 이졸데는 미소만 짓는다. 카카니아는 그녀에게 그들과 어울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이건 치료가 아니라 범죄라는 말과 함께. 이졸데는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한 거라고 말한다. 카카니아는 당황하며 되묻는다.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억압에서 벗어나 내면의 열정을 풀어내며 진실하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라고.
검은색 가면이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이 병든 사회는 대수술이 필요하고, 마도학자는 자신의 새로운 삶이 필요하다고.
이게 선생님의 꿈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이졸데
이졸데는 그저 카카니아에게 세상의 진실을 바치고, 그녀의 꿈을 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이게 선생님의 꿈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이졸데
2.15. 등불이 다시 켜질 때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방금 확인한 편지들을 다른 이가 보지 못하도록 불에 태우라고 지시한다. 그 편지는 외부 임무 중인 4급 이상 조사원 모두에게 보내진 기밀 서신이었다. 에이전시 팀은 현시대의 안정성을 가늠하기 위해 역사와 일치하지 않는 대사건을 수집하고 재단에 보고한다. 그런 그들이 보낸 보고가 많다는 건, 이 시대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뜻이 된다.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우리들의 임무가 매우 긴박한 상황이라는 걸 알린다.호프만은 '서클'이 대놓고 반역을 저질렀고, 레오폴트슈타트 이민자의 폭동과 마도학자 하층민 집단의 시위가 그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졸데와 하인리히의 선언이 빈의 분노에 불씨를 지폈고, 지금까지도 소란이 이어지고 있었다.
마커스는 그때 카카니아가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였고 그저 다른 시대의 소설을 얻은 것뿐이라며 그녀가 지명 수배된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에 호프만은 그녀가 '서클'의 설립자이며 뒷배경 없는 중산층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호프만은 그들이 카카니아를 보호하지 않은 건, 그녀가 아직 그 집단에 정식으로 흡수된 게 아니라는 뜻이라며 그녀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전에 마커스가 카카니아의 몸에 남겨둔 '거미 꼬리'의 반응을 따라 그녀를 찾아야 한다고 나서기로 한다.
그때, 한 폭도가 자유의 왕국을 외치며 재단 빈 지부 입구의 석상에 테러를 저지른다. 호프만은 저들이 재단 지부를 공격할만큼 미쳤다며 경악한다. 곧이어 누군가 크리터를 불러내 거리를 난잡하게 만들기에 이른다. 이들이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가운데 누군가 마도술 포션을 기화시킨 안개를 흩뿌려 거리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호프만은 마커스에게 입과 코를 막으라 지시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그곳에서 빠르게 도망쳐나온다.
마커스와 공터로 들어온 호프만은 그녀에게 이상이 있는지 묻는다. 마커스는 식은 땀을 흘리며 저들이 외친 '자유의 왕국'은 이졸데가 살롱에서 했던 말이고, 이졸데는 카카니아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본인이라고 고백한다. 카카니아에게 섬에 관해 얘기하면서 마도학자들이 자유롭게 사는 왕국이라고 했던 것을 언급하며 이 사태의 원흉이 자신이라고 외친다. 그녀는 웅크려 앉아 머리를 쥐어뜯는다.
제가 호프만 씨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어요... 저는, 너무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불안정하고, 통제가 안 돼요. 그나마 할 줄 아는 마도술도 도움이 안 되고...
마커스
호프만은 마커스가 시대의 모퉁이에서 잘못 발을 들이고 우연이 겹치며 역사의 파동이 일어난 건지도 모른다고 하면서도 자기 능력에서 벗어난 일을 책임지겠다는 것이 오만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혼란을 야기하기 쉬운 이 시대에서 '서클'과 이졸데가 없더라도 재건은 다른 뇌관을 찾았을 것이고, 정보를 누설한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은 마커스도 몰랐을 거라며 그것 때문에 후회하는 건 쓸모없다고 말한다.마커스
그녀는 마도학자가 자신의 감정에 쉽게 매몰되고 현실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하지만 인간 아이도 그들과 같은 환경에 처한다면, 어릴 적부터 그 특별함 때문에 세상에 저항하고 이해받지 못한다면, 그 아이도 똑같이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사람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호프만은 이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반대로 마도학자 아이가 인간의 환경에서 사랑을 받으며 양질의 교육을 받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면, 그런 '불안정성'은 그래도 통제가 될 것이라고. 마커스는 나지막히 호프만의 이름을 부른다.
내가 1912년의 '폭풍우'에서 당신을 데려왔죠.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난 알게 됐습니다. 시간이 다시 이 시대로... 1914년으로 돌아온 것이 당신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호프만
호프만은 임무를 끝내고 루마니아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걸 이해한다며 마커스가 충동적인 게 아닌 성장 중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마커스를 본부에서 차출하겠다고 신청한 건, 그녀의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인류의 시대는 이미 끝나버렸다는 것. 마커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놀란 듯 되묻는다. 호프만은 무덤덤했다. 시대가 역행하며 쌓이지 않는 인류의 기술과는 달리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마도술이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이 시간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건 인류가 아닌 마도학자들일 것이라며 마커스가 홀로서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문명이 이어지게 하기 위해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한다.호프만
마커스는 자신도 이성적으로 행동하려 노력하지만,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호프만은 이성은 그렇게 신비로운 게 아니라고 한다. 일의 본질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사유의 수단일 뿐이란 것이다. 그녀는 이번 임무의 본질을 다시 설명한다. 마도학자들에게 '구원'을 약속한 재건과는 달리 재단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재건의 '폭풍우' 면역 주문을 해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재건이 남긴 마도학 흔적을 수집해 연구 센터로 전달하면 된다며 그 외의 것은 다 부수적인 일이라고 한다.
마커스는 심호흡하며 그녀의 말대로 부수적인 것에서 벗어나 현재 상황에 집중한다. 마커스는 〈구원〉이 또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그림을 읽었을 때 어디서 본 것 같은 '영감'이 느껴졌다고. 호프만이 재건의 마도술인지 묻자 마커스는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카카니아를 설득해 그녀의 마도술로 도움을 받아볼 것을 제안한다. 호프만은 그에 동의하며 우선 카카니아를 찾자고 말한다.
====# 오솔길 - 총소리의 전야 #====
???: 저 소리 들었어? 어둡고 조용한 골목에서 성냥이 상자를 스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붙더니... '평' 하는 소리가 났어.
???: 전쟁은 멈출 수 없는 기차처럼 승객들과 함께 선로를 질주하며 짙은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단다.
???: 객실에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노인과 여전히 꿈나라에서 잠꼬대하는 아이를 볼 수 있지...
???: 아, 하지만 탑승자 중 유일한 젊은이가 무시무시하게 타오르는 화구 속으로 석탄을 집어넣고 있을 게야. 그리고 그들의 맞은편에는 또 다른 기차가 시커먼 연기와 함께 달려오고 있고...
???: 아아. 두 열차는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에서 서로 충돌할 운명에 처해 있구나.
◉ 또 다른 기차에 올라탄 승객들은 누구였는데?
???: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창 밖으로 뻗어 나온 가장 아름다운 깃발과 그 깃발에 묻은 얼룩덜룩한 핏자국을 볼 수 있을 게다.
???: 이제 두 기차가 출발해 왔던 방향을 보자꾸나. 그럼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을 알 수 있겠지.
???: 초침을 돌리거라. 기적 소리가 울리기 전, 첫 번째 석탄이 화구 속에 들어가기 전으로...
???: 자, 보렴... 쇤브룬 궁전에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신사들이 두 손을 비비며 새로운 영토를 국경으로 편입시키려고 애쓰고 있어.
???: 체면을 중시하는 저들은 제아무리 침략자라 해도 예의를 갖춰야 했단다. 남의 집 울타리를 넘을 때면 늘 몇 가지 핑계를 대더군.
???: 그때 또 다른 영토에서는 역사적 굴욕을 당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어. 그들의 피는 불처럼 뜨거웠고, 누구라도 태울 준비가 되어 있었지.
???: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부부를 태운 자동차 한 대가 그들의 존엄과 목소리를 짓밟고 달려 나갔어.
???: 가장 성실했던 애국자도 그들에게 설욕의 탄환을 선사했지.
???: 핑계를 얻은 수만 개의 총알은 세상을 향해 발사되고, 허가를 받은 전투화는 다른 이들의 문짝을 걷어찼어.
???: 기차의 화구가 불타오르며, 충돌은 끔찍한 카운트다운을 맞이하게 됐지.
???: 이건 증오와 분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아니란다. 발자국은 발결음을 내딛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어.
???: 아이들의 책과 공은 소총으로 바뀌었고, 시인들은 어두컴컴한 참호에 묻혔으며, 불쌍한 음악가들은 포화와 신음을 들으며 잠에 들어야 했지.
???: 전쟁을 시작한 사람들? 탁자 위에서 디저트를 즐기던 그들은 이 도박에서 아무것도 잃지 않고, 패배 혹은 승리를 인정하기만 하면 돼.
???: 샘물은 늘 그랬듯 솟아날 것이고, 쇤브룬 궁전의 적갈색 염료는 조금도 벗겨지지 않을 것이며, 번영은 계속되겠지.
???: 그들의 새끼손가락에는 케이크의 크림을 제외하면 그 어떤 것도 묻지 않을 게다.
◉ 이 모든 건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다리는 것뿐이야. 불을 꺼트리고 모든 판돈과 패를 씻어낼 비가 내리기를...
???: 그때가 되면 차축은 뒤로 되돌아가고, 죽은 자는 되살아나겠지... 하지만 명심하렴,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사실을.
???: 전쟁은 멈출 수 없는 기차처럼 승객들과 함께 선로를 질주하며 짙은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진단다.
???: 객실에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노인과 여전히 꿈나라에서 잠꼬대하는 아이를 볼 수 있지...
???: 아, 하지만 탑승자 중 유일한 젊은이가 무시무시하게 타오르는 화구 속으로 석탄을 집어넣고 있을 게야. 그리고 그들의 맞은편에는 또 다른 기차가 시커먼 연기와 함께 달려오고 있고...
???: 아아. 두 열차는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에서 서로 충돌할 운명에 처해 있구나.
◉ 또 다른 기차에 올라탄 승객들은 누구였는데?
???: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창 밖으로 뻗어 나온 가장 아름다운 깃발과 그 깃발에 묻은 얼룩덜룩한 핏자국을 볼 수 있을 게다.
???: 이제 두 기차가 출발해 왔던 방향을 보자꾸나. 그럼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을 알 수 있겠지.
???: 초침을 돌리거라. 기적 소리가 울리기 전, 첫 번째 석탄이 화구 속에 들어가기 전으로...
???: 자, 보렴... 쇤브룬 궁전에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신사들이 두 손을 비비며 새로운 영토를 국경으로 편입시키려고 애쓰고 있어.
???: 체면을 중시하는 저들은 제아무리 침략자라 해도 예의를 갖춰야 했단다. 남의 집 울타리를 넘을 때면 늘 몇 가지 핑계를 대더군.
???: 그때 또 다른 영토에서는 역사적 굴욕을 당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어. 그들의 피는 불처럼 뜨거웠고, 누구라도 태울 준비가 되어 있었지.
???: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부부를 태운 자동차 한 대가 그들의 존엄과 목소리를 짓밟고 달려 나갔어.
???: 가장 성실했던 애국자도 그들에게 설욕의 탄환을 선사했지.
???: 핑계를 얻은 수만 개의 총알은 세상을 향해 발사되고, 허가를 받은 전투화는 다른 이들의 문짝을 걷어찼어.
???: 기차의 화구가 불타오르며, 충돌은 끔찍한 카운트다운을 맞이하게 됐지.
???: 이건 증오와 분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아니란다. 발자국은 발결음을 내딛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어.
???: 아이들의 책과 공은 소총으로 바뀌었고, 시인들은 어두컴컴한 참호에 묻혔으며, 불쌍한 음악가들은 포화와 신음을 들으며 잠에 들어야 했지.
???: 전쟁을 시작한 사람들? 탁자 위에서 디저트를 즐기던 그들은 이 도박에서 아무것도 잃지 않고, 패배 혹은 승리를 인정하기만 하면 돼.
???: 샘물은 늘 그랬듯 솟아날 것이고, 쇤브룬 궁전의 적갈색 염료는 조금도 벗겨지지 않을 것이며, 번영은 계속되겠지.
???: 그들의 새끼손가락에는 케이크의 크림을 제외하면 그 어떤 것도 묻지 않을 게다.
◉ 이 모든 건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다리는 것뿐이야. 불을 꺼트리고 모든 판돈과 패를 씻어낼 비가 내리기를...
???: 그때가 되면 차축은 뒤로 되돌아가고, 죽은 자는 되살아나겠지... 하지만 명심하렴,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사실을.
2.16. 숲 속의 여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폭풍우', 전쟁...?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카카니아
카카니아는 이 세계가 곧 멸망한다는 이졸데의 말에 충격을 먹는다. 밖에서 폭동으로 인해 폭발음이 들려온다. 카카니아가 선택받은 사람만 '폭풍우'를 넘을 수 있다면, 그걸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 묻자 이졸데는 '시련'이라고 답한다. 카카니아는 그럼 그 시련은 누가 내리는 건지 따진다.'폭풍우', 전쟁...?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카카니아
당신이? 안내자라 불리는 사람? 신? 지고하고 위대한 초월적 존재가?!
'질서가 바로잡혀 있던 과거' 는 또 뭔지, 시대가 역행하기만 한다면 언제 어디로 가는 건지, 온갖 질문이 이졸데에게 쏟아진다.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예술, 문화, 발전과 창조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소리친다.분노에 찬 카카니아를 이졸데는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왜 그렇게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는지 묻는다. 카카니아는 경악한다. 이졸데는 우리가 신세계로 나아가 자유의 왕국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구세계의 잔재는 몹쓸 병과 같아 당연히 도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니아는 도려내야 한다는 말을 되뇌인다.
이졸데는 자신이 무대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올려 춤을 추듯 움직이고, 노래하듯 말하기 시작한다.[15]
자, 이 혼란한 그림을 보세요!
심오한 곳에서의 억압과 사람들 마음속에 숨겨진 야수 그리고 금박 아래 감춰진 부패를 보세요.
머릿속의 어두운 울림, 혼란한 색채를 띤 영성의 목소리, 이성으로 포장한 그림 옆의 오점, 화려한 거리 앞의 얼룩...
맨 위에 칠해진 유화 물감은 잘려 나가고, 무시당하며, 도려내어지고, 천편일률적으로 하얗게 덧칠해졌죠.
하지만 그것들은 결국 해방되었어요. 해방되어 모든 것을 향해 활짝 열렸어요!
그녀의 춤과 함께 창가에서 굉음이 들려온다. 카카니아는 밑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직감하고 이졸데에게 위험을 느낀다. 하지만 그녀는 이상하게도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 한다.심오한 곳에서의 억압과 사람들 마음속에 숨겨진 야수 그리고 금박 아래 감춰진 부패를 보세요.
머릿속의 어두운 울림, 혼란한 색채를 띤 영성의 목소리, 이성으로 포장한 그림 옆의 오점, 화려한 거리 앞의 얼룩...
맨 위에 칠해진 유화 물감은 잘려 나가고, 무시당하며, 도려내어지고, 천편일률적으로 하얗게 덧칠해졌죠.
하지만 그것들은 결국 해방되었어요. 해방되어 모든 것을 향해 활짝 열렸어요!
테오필은 떠났어요! 하! 그가 바란 대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답니다.
하지만 남은 사람은, 그 돌이 유리를 깨부수어도... 그들은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죠.
제가 테오필에게 도움을 준 것처럼, 그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카카니아는 '도움'에 대해 묻는다. 이졸데는 연민으로 가득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는 카카니아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웃어대고 그 날에 대해 이야기한다.하지만 남은 사람은, 그 돌이 유리를 깨부수어도... 그들은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죠.
제가 테오필에게 도움을 준 것처럼, 그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테오필은 그녀를 향해 도망쳤다. 말을 더듬으며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불길이 그의 살갗을 태울 때, 그는 고통스러워하며 자유로워졌다. 그녀는 물을 가지러 가려고 했지만 그는 이미 불이 붙은 상태였다.
마침내 카카니아는 그녀가 자발적으로 테오필에게 총을 쐈다는 것을 깨닫는다. 카카니아는 진료를 했던 날 이졸데가 흘렸던 눈물을 기억했다. 그녀는 이졸데를 억누르던 진실이 이것이었냐고 묻는다.
선생님 말씀이 맞았어요. 억압과 속박에서 벗어나는 게 바로 치료의 첫 단계예요...
이제 전 다 나았어요!
이졸데
이졸데가 카카니아에게 자신이 잘 해냈는지 물음과 동시에 폭발음이 한 번 더 들려온다. 이졸데는 카카니아를 초대하겠다고 말한다. 카카니아가 자신을 초대했던 것처럼. 이윽고 카카니아 쪽으로 손을 내밀지만, 이미 그녀는 사라진 뒤였다.이제 전 다 나았어요!
이졸데
카카니아가 숨을 헐떡이며 달린다. 그저 본능적으로 도망치는 중이었다. 난잡한 거리로 나온 카카니아는 일리치와 그의 무리들을 맞닥뜨린다. 일리치는 그들에게 카카니아가 우리와 한편이라며 안심시킨다. 카카니아는 이들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본다. 체류증을 받지 못한 이민자, 집세를 내지 못한 노동자, 땅을 잃은 농민, 장사를 할 수 없는 상인, 도시에서 오갈 데 없는 크리터.
카카니아는 당혹감에 휩싸여 뭘 하는 건지 묻는다. 일리치는 미국에서 온 사람이 크게 일을 벌일 수 있다고 했다며 사람들을 모았다고 한다. 그리고 빈 지부 입구까지 걸어가며 '마도학자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라는 구호를 외칠 것이라고 한다. 일리치에 따르면 미국에서 온 그사람이 꽤 알려진 인물 같다고 한다. 이번 일만 제대로 하면 체류증과 마도술 허가증 걱정은 할 필요 없다 했다고. 카카니아는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을 멍하니 곱씹는다.
카카니아는 순간적으로 이들을 뒤로하고 어디론가 달려가기 시작한다. 이졸데와 일리치가 한 말을 계속해서 되뇌이자 문득 그 시가 떠오르게 된다.
"나는 실레노스를 찾으러 숲으로 갔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누군가 추궁한다. 그것은 카카니아에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외친다. 그녀가 친구에게 희망을 주고 한편이 되겠다고 맹세했었지만 지금은 침묵하고 등을 돌려 배신 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카카니아에게 환자를 배신하고 동족에게서 도망쳐 의사가 될 자격이 없고, 인간도 아니라고 말한다.카카니아는 뭘 어쩌라는 거냐고 되려 소리친다. 자신의 환자는 본인이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거고, 동족은 아무것도 모른 채 악의적으로 선동 당한 거라며 본인도 알지 못한 진실을 어떻게 그들에게 전하라는 거냐고 따진다.
목소리는 카카니아가 그저 우연히 진실을 알게 된 사람이라고 단정 짓는다.
이것이 바로 너의 치욕이다.
네가 그저 옆에서 보고만 있다면, 그것은 죄다.
네가 약속하고도 그들을 뭍으로 데려올 능력이 없다면, 그것도 죄다.
그리고 네가 모질게 이 모든 것을 외면하고 가버린다면, 그것이 가장 큰 죄가 될 것이다!
카카니아는 결국 자신이 위선적인 인간임을 인정한다. 그렇게 동료를 돕고 싶어 했으면서, 정작 그들에게 자신의 도움이 필요할 땐 등을 돌렸다. 이졸데에게 억압에서 벗어나라 했으면서, 막상 그녀가 정말 해내자 그 파멸적인 결과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녀는 목소리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달라고 사정한다.네가 그저 옆에서 보고만 있다면, 그것은 죄다.
네가 약속하고도 그들을 뭍으로 데려올 능력이 없다면, 그것도 죄다.
그리고 네가 모질게 이 모든 것을 외면하고 가버린다면, 그것이 가장 큰 죄가 될 것이다!
넌 이미 알고 있잖아?
... "비의 장막 아래에서 사라질 이 누구인가..."
..."영원한 행복을, 더없는 은총을 받을 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그 허무를 받을 이는 또 누구인가?"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아직 그 혼란한 링슈트라세에 서 있었다. 그때, 마커스가 그녀에게 다가가 계속 찾고 있었다고 전한다. 마커스는 카카니아에게 곧 엄청난 위기가 닥칠 것이고, 우리가 잘하면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비의 장막 아래에서 사라질 이 누구인가..."
..."영원한 행복을, 더없는 은총을 받을 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그 허무를 받을 이는 또 누구인가?"
2.17. 예술지상주의
다음 날, 빈 국민 오페라 극장에서 호프만과 마커스, 그리고 카카니아가 대기하고 있었다.호프만은 에이전시 팀은 더 위급한 임무가 있어 이번 작전엔 참여할 수 없다고 전한다. 대신, 빈 지부가 앞서 있던 공격에 분노하며 군에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에 지금은 '시대'의 힘을 빌리는 게 최선이라고 한다.
그녀는 마커스에게 이졸데와 하인리히가 〈토스카〉의 초연에 참여하는 게 확실한지 묻는다. 이에 카카니아가 자신과 손잡기 위해 왔으니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말해주겠다고 약속하며 자기 작품에서 강박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이졸데는 반드시 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게다가 그 두 사람은 지명 수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졸데의 팬인 귀족들이 공연을 지키려고 할 것이라고 한다.
마커스는 호프만에게 에이전시 팀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묻자, 최근 사흘 동안 제국에서 암살 사건이 다발적으로 일어나 중요 인물을 보호 중이라고 답한다. 그녀는 재건을 쓰러뜨리거나 잡을 필요 없이, 주문만 알아내면 된다며 마커스 본인의 안전을 확보할 것을 조언한다.
고개를 끄덕인 마커스는 극장을 '읽기' 시작하고, 이내 판매된 티켓 수보다 실제 관객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빈 지부에서 심어둔 사람들인지 혼잣말하고, 이에 호프만이 재건이 위장했을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그때, 갑자기 카카니아가 작게 웃으며 호프만과 마커스가 이곳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한다. 음악의 도시인 빈에서 이졸데와 〈토스카〉의 공연이라면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16]
...1800년 로마, 화가 카바라도시와 오페라 가수 토스카는 연인으로...
카바라도시는 탈옥한 혁명파 인물 안젤로티를 지키다 구금된다.
토스카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선처를 바라며 경찰서장 스카르피아를 찾아간다.
오랫동안 아름다운 그녀를 탐냈던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의 목숨과 자유를 걸고 그녀에게 하룻밤을 요구한다.
토스카는 굴복했다. 그러나 경찰서장이 자신을 끌어안으려는 순간, 그녀는 테이블에 있던 단도를 들고 스카르피아의 심장을 찌른다.
카카니아가 참다 못해 자료를 빼앗더니 이걸 미리 읽으면 재미가 없으니 배우가 이끄는 대로 빠지면 된다고 말한다. 이후 이졸데가 가진 강령술을 이용한 공연 실력을 찬양하듯 설명하다가 이내 이런 소릴 할 때가 아니란 걸 깨닫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카카니아 역시 이 오페라를 기대했던 이졸데의 팬이자 친구였다. 카카니아가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녀는 친구와 동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생각했으나, 여전히 사람들 내면의 진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비관한다. 마커스는 심오한 얘기라고 말한다.카바라도시는 탈옥한 혁명파 인물 안젤로티를 지키다 구금된다.
토스카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선처를 바라며 경찰서장 스카르피아를 찾아간다.
오랫동안 아름다운 그녀를 탐냈던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의 목숨과 자유를 걸고 그녀에게 하룻밤을 요구한다.
토스카는 굴복했다. 그러나 경찰서장이 자신을 끌어안으려는 순간, 그녀는 테이블에 있던 단도를 들고 스카르피아의 심장을 찌른다.
...하지만, 전 이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거예요.
태어난 적 없는 빈자리... 그곳에선 길을 찾을 수 없어요.
카카니아
카카니아는 마음을 추스르고 약속은 반드시 지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녀는 이졸데를 막을 각오가 되었다. 이들이 말한 종말에 대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그녀를 막지 않으면 매일매일이 종말 같을 거라고 한다.우리가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거예요.
태어난 적 없는 빈자리... 그곳에선 길을 찾을 수 없어요.
카카니아
공연 시작을 알리듯 극장의 빛이 모두 꺼진다. 그리고 이졸데가 무대로 올라오자 마커스는 흠칫 놀란다. 카카니아는 일단 감상 해달라고 부탁한다.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고 해도, 우리에겐 아직 공연이 남아 있으니까.
카카니아
카카니아
2.18. 오직 박수갈채뿐
마커스는 백스테이지에서 그녀를 본 사람이 없는데 그녀가 어디를 통해 무대로 올라간 건지 의문을 갖는다. 이에 호프만이 전시회처럼 비밀 통로가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이후 마커스에게 이졸데를 감시하라 지시하고 본인은 하인리히를 찾아볼 거라고 말한다. 그녀가 무대에서 내려오면 재단 지부 측에서 손을 쓸 것이라고 한다. 호프만이 자리를 떠난 후, 마커스는 공연을 감상할 새도 없이 그저 극의 진행 순서만 계산한다.
마침내 2막에 들어서고, 마커스는 지금 극이 토스카가 거짓으로 약속하며 스카르피아에게 자신이 연인과 도망칠 수 있게 사정하는 시점에 있음을 확인한다.
스카르피아가 어느 길로 갈 것인지 묻자, 마커스는 속으로 "가장 가까운 길, 치비타베키아 항구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침내 토스카는 단도를 들고 스카르피아의 심장을 찌른다. 이졸데는 피 웅덩이 속에 누운 남자를 보고 크게 웃으며 외친다.
...이것이 토스카의 키스다!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그런데, 마커스는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Ti soffoca il sangue?
(당신 피 때문에 숨 막히오?!)[17]
곧이어 마커스는 바닥에 누운 스카르피아가 빈 지부의 칼이며 피 역시 진짜 피가 흐르고 있단 걸 알게 된다.[18] 카카니아가 잘못 본 게 아니냐고 묻자 마커스는 경악하며 칼의 진짜 피라고 외친다. 그녀는 이 모든 게 진짜임에도, 본인이 소리치는데도 관객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역시 수상히 여긴다. 재단 지부 사람은 또 어떻게 됐는가? 그녀는 재빨리 무전으로 호프만에게 연락을 취해본다. 하지만 반응이 없다.(당신 피 때문에 숨 막히오?!)[17]
카카니아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치더니 자리에서 벗어나 무대 앞으로 달려나가고, 이내 진짜 칼이란 걸 확인한다. 카카니아는 사람이 죽었다며 공연을 중단하라고 소리 지른다. 그러나 관객도, 연주자들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그때, 이졸데가 카카니아를 보며 말한다.
카바라도시, 도망쳐 나온 건가요?
나의 가련한 연인이여, 당신은 너무 착한 나머지 정치범의 중죄를 뒤집어쓰게 되었죠.
난 줄곧 당신의 오명을 벗겨내 주고 싶었어요.
스카르피아가 날 위협했어요. 자신의 정부가 되어 자신과 잔혹한 거래를 하라고.
...하지만 이제 그 남자는 죽었어요! 한때는 로마 전체가 그의 발밑에서 벌벌 떨기도 했지만.
카카니아는 마침내 그녀가 이 모든 일을 〈토스카〉의 스토리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졸데는 카카니아에게 통행증을 가져왔으니 자유의 왕국으로 도망가자고 외친다.나의 가련한 연인이여, 당신은 너무 착한 나머지 정치범의 중죄를 뒤집어쓰게 되었죠.
난 줄곧 당신의 오명을 벗겨내 주고 싶었어요.
스카르피아가 날 위협했어요. 자신의 정부가 되어 자신과 잔혹한 거래를 하라고.
...하지만 이제 그 남자는 죽었어요! 한때는 로마 전체가 그의 발밑에서 벌벌 떨기도 했지만.
박수갈채 |
'보티올라카 중독 사망'... '프라스닉 총살'... 그, 그리고! '회첸호프 암살'... '그리스 국왕 암살'... '프란츠 대공 암살'[19]...
이 많은 살해 뉴스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보도됐다고...?
마커스
그때, 마커스에게 갑자기 호프만의 통신이 걸려오고, 1급 비상사태가 벌어져 철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이 많은 살해 뉴스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보도됐다고...?
마커스
2.19. 파도의 재회
곧이어 관중들의 얼굴이 그 유화처럼 번지기 시작한다. 히스테리에 물든 이들은 공연에 미쳐 이졸데처럼 자신이 토스카라고 믿고 자신만의 스카르피아를 찾아 단도로 죽이기에 이른다. 하지만 연주는 멈추지 않았다. 마커스는 미친 듯이 서로를 죽이는 이 상황에서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에 충격을 먹는다. 뒤이어 군인들이 들이닥치고, 폭도들을 쏴죽여버린다. 질서를 유지해야 할 사람들이 혼란만 가중시켰다. 몇 안 되는 재단 지부 직원들도 히스테리에 전염되거나 인파에 밀려 사라져버렸다.마커스가 모두를 대피시키려 비상 통로 문을 열려고 하다가 호프만이 나타나 철수 명령 못 들었냐며 소리치곤 이내 그녀를 무대 안쪽으로 끌어 당긴다. 사람들을 도우려는 마커스에게 호프만은 타임키퍼가 24시간 카운트다운을 발표했다고 전한다. 재건이 동시다발적인 암살을 일으키면서 마침내 '폭풍우'의 임계점에 다다른 것이다. 충격 먹은 마커스는 결국 주저앉아 자신을 탓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호프만은 저번처럼 감정에 매몰되지 말라며 그녀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그녀는 추후에 더 많은 이들을 구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을 상기시킨다. 마커스는 호흡을 가다듬는다.
호프만은 본부가 대피 통지를 내렸으며 가장 가까운 철수 지점은 빈 기차역이고, 시간은 두 시간 후라고 알린다. 이곳에서 기차역까진 가깝기 때문에 이들이 '폭풍우'가 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었다. 다만 문제는 상대의 실력이 매우 뛰어나고 이들은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마커스는 아무것도 모른 채 죽는 게 두렵다는 호프만의 심정을 이제 이해하게 됐다며 자기도 손 놓고 있다가 재단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외친다. 호프만은 나지막히 웃더니, 이졸데와 하인리히를 찾으러 가자고 말한다.
호프만이 마커스에게 카카니아는 어딨는지 묻자 마커스는 무대로 달려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디에도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마커스는 무대 뒤편의 소품 중에 밀실로 향하는 장치가 있을 것이라며 카카니아와 이졸데가 아직 극장에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때, 갑자기 자줏빛 주문이 허공을 뚫고 지나간다. 호프만이 마커스를 당긴 덕분에 그녀의 머리카락만 타게 됐다. 주문의 주인은 재건의 손 가면을 쓴 하인리히였다. 그를 알아본 마커스가 소리치자마자 이들의 바닥에 놓인 함정이 발동되어 밑으로 떨어지고 만다.
고요한 공간에서 카카니아가 이졸데를 부르고 있었다. 눈을 뜬 이졸데는 자신이 기다렸던 또 다른 주인공이 무대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지켜본다.
...선생님.
2.20. 전쟁과 평화
카카니아는 이졸데가 자신의 말을 그렇게 이해할 줄 몰랐다고 소리친다.
당신에게 그런 말을 한 게 후회 되네요...
카카니아
이졸데는 울먹거리며 왜 모질게 말하냐고 묻는다. 그녀는 우리 모두 병들었고, 환부는 우리가 매일 숨 쉬는 시대의 병태에 있고, 그 모든 걸 끝내려면 대수술밖에 답이 없으며 마음속 억압에서 벗어나 세상을 원래 모습대로 자유로운 왕국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말한다. 그녀는 정말 자신이 잘못 이해한 건지 묻는다. 카카니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카카니아
왜 고개를 들고 절 안 보세요...? 제가 너무 큰 잘못을 저질러서, 다시는 절 보고 싶지 않으신 거예요?
대답해 주세요, 제발요. 선생님은 저의 유일한 친구이고,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란 말이에요...
이졸데
이졸데는 울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자신이 병에 걸린 거라면 다시 예전처럼 손을 잡고 얼굴을 어루만져 구해달라고 애원한다.대답해 주세요, 제발요. 선생님은 저의 유일한 친구이고,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란 말이에요...
이졸데
카카니아는 그런 이유로 범죄를 저지를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졸데는 자신이 벌인 일이 범죄라는 것이냐며 이러는 게 싫은 건지 묻는다. 이졸데는 재단이 모든 진실을 알고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억압하는 모든 걸 우리가 해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재건의 손의 이념과 카카니아의 이념이 일치하지 않냐고 하자 카카니아는 '그 망할 작자들'이 이졸데에게 뭐라고 했는지 묻는다. 그들이 자신에게 구원의 방법을 알려줬다고 한다.
무대 아래의 공간으로 떨어진 마커스와 호프만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마커스는 공기 중에 어딘가 익숙한 향이 퍼져 있는 걸 느낀다.
그때, 이들의 앞에 하인리히가 나타나 '안젤로티 그리고 이름 모를 정부 선생님'이라 부르며 인사한다. 그가 주인공이 지금 바쁘기 때문에 앉아서 이야기할 것을 제안하자 호프만이 그에게 총을 쏴댄다. 물론 총알은 안개 때문에 모두 빗나간다. 그녀는 테러리스트와는 할 말이 없으며 그를 재단 본부로 데려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인리히는 자신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것을 마뜩찮아한다.
이후 마커스도 램프의 불을 밝혀 호프만과 합세하기로 한다. 하인리히는 '안젤로티'에게 왜 적의 편에 서는 거냐고 묻는다. 마커스가 자신을 부르는 건지 묻자 그는 그녀를 진짜 테러리스트의 손에서 '구원'하고 있는 거라고 말한다. 하인리히는 그녀가 들고 있는 책상자에 실제 1914년 여름에 갑자기 일어난 역사의 재난, 20세기의 대참사를 알려주는 정보가 있었는지 묻는다.
이졸데는 카카니아가 마음이 여려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테오필은 분신했고, 벤은 목을 매달았고, 엠마뉘엘은 철로에 몸을 뉘었다고 한다. 곧 카카니아는 재건이 이들과 접촉했다고 짐작한다. 이졸데는 날카롭게 웃어대더니 미래의 역사 속 유령들이 이 도시의 상공을 배회하는 게 보인다고 말한다.
구멍 난 머리! 파편이 박힌 머리! 텅 빈 위장! 아직 어린, 아기 같은 유령... 전 보여요. 보인다고요!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 사람을 싣고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
하하하! ...우리에겐 이미 미래가 없어요, 선생님!
이졸데
하하하! ...우리에겐 이미 미래가 없어요, 선생님!
이졸데
하인리히는 그것이 그저 촌극으로 끝나길 바랐다고 한다. 그 촌극 때문에 죽어나간 벤과 엠마뉘엘을 언급하며[챕터8스포일러2] 재능 때문에 배척 당해온 우리가 인간의 경쟁과 심술 때문에 죽어나가는 걸 자기는 지켜만 봐야 했다고 한다. 그걸 알면서 어떻게 우릴 테러리스트 취급할 수 있냐는 것이다.
말이 없던 호프만이 갑자기 피를 토하며 연신 기침을 해댄다.
진짜 테러리스트는 당신들... 인간입니다!
당신들이 그 전쟁을 일으켰어!
하인리히
당신들이 그 전쟁을 일으켰어!
하인리히
2.21. 부메랑
마커스는 이곳에 퍼져있는 향을 줄곧 이상하게 여겼다. 이내 호프만이 바닥에 쓰러진다. 하인리히는 안내자가 우리의 통곡을 듣고 구원을 약속했다고 말한다. 모든 아름다움이 사라지기 전에 '폭풍우'가 쉼표를 찍어준 것이며 그것은 선택받지 않은 인간들을 씻어낼 것이라고 한다. 그는 회중시계를 보며 포겟미낫이 허락한 시간까지 조금 남았다고 한다. 이후 마커스에게 절대 동족을 빼놓지 않을 거고, 적도 놓치지 않을 거라고 안심시킨다. 마커스가 자신을 이해하고, 적을 쓸어버릴 수 있도록 도울 거라고 한다.마커스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심장이 점점 크게 뛰는 걸 느낀다. 하인리히는 '선별'이 시작됐다고 알린다. 그는 공기 중에 퍼진 향은 포겟미낫이 조제한 포션으로, 우리의 마도학 능력을 더 활성화 시키는 한편, 능력 없는 인간 혼혈종에게는 치명적인 독약이라고 한다.
그는 마도학자와 인간이 통혼한 역사가 긴 것을 언급하며, 사회가 구성하는 다수는 약간의 마도학 혈통을 가졌지만 능력이 없어 인간 쪽에 서는 혼혈종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편에 서야 했던 이들이 오랜 세월 원수와 한통속이 되어왔다며 이것을 배신한 것에 대한 처벌이라고 외친다.
몸에서 외면당하고 배신당했던 그 피가 깨어나 폭발하며 내부에서 당신을 찢어발길 겁니다.
하인리히
마커스의 부축을 거절하며 괜찮다고 힘겹게 말하는 호프만에게 하인리히는 조롱한다. 그는 이제 마커스의 선택을 기다린다. 그는 마커스가 그동안 인간이 조작한 역사에 속아왔고, 인간은 진보와 이성이라는 이름의 욕망으로 수많은 파멸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이후 마커스가 보육원에 버려진 마도학자 아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그녀의 마도학의 피가 이성의 족쇄를 버리고 타고난 재능을 펼치게 할 것이라고 외친다.하인리히
마커스는 심호흡을 거듭한다. 이내 그녀의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정신없이 울려온다.
...그의 말이 맞아, 마커스! 이건 재단에서 네가 줄곧 열람할 수 없던 역사야!
...호프만 씨는 너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잖아? 그녀는 널 속였어!
...여기 온 건 그저 진실을 알고 싶었기 때문 아니야? 인간의 조직을 위해 목숨 걸 필요 없어!
하인리히는 그녀의 앞에 단도를 툭 던지더니, 멘토를 죽이고 결심을 보이라고 지시한다. 그는 이것이 자신이 누구인지, 무슨 이유로 버려졌는지 알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호프만 씨는 너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잖아? 그녀는 널 속였어!
...여기 온 건 그저 진실을 알고 싶었기 때문 아니야? 인간의 조직을 위해 목숨 걸 필요 없어!
그녀는 단도를 집어 들더니 칼끝을 바깥으로 겨눴다. |
하지만 나의 시대는... 이미 왔어요.
당신이 '폭풍우'로 없애버린 1914년이... 바로 나의 시대였다고!
당신이 '폭풍우'로 없애버린 1914년이... 바로 나의 시대였다고!
난, 난 그저... 돌아가서 한 번 보고 싶었던 것뿐인데, 어째서 이런 작은 소원마저 막으려 하는 거야?!
호프만이 마커스에게 광기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외친다. 하지만 이미 늦은 뒤다....죽여버리겠어 하인리히!!!
마커스
마커스
이졸데는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것을 느끼고, 카카니아에게 함께 떠나자고 부탁한다. 그녀는 억압에서 벗어나고 마도학자에게 자유를 주자는 우리의 목표는 같지 않냐며 손을 내민다. 하지만 카카니아는 주먹만 쥐었다 피며 이졸데가 사람을 죽일 줄은 몰랐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런데 그때, 이졸데가 그게 이유였냐며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제가 사람을 잘못 죽여서? 제가 재단 사람을 죽여서? 당신이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그 어린 조수 때문에?
선생님은 재단을 용서했는데 제가 그들의 적인... 재건의 손과 한패가 되어서?
...알겠어요, 이해했어요, 선생님. 그럼 제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게요.
카카니아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졸데는 자기가 선생님의 이상보다 재건의 이념을 우선시하는 걸 싫어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선생님은 재단을 용서했는데 제가 그들의 적인... 재건의 손과 한패가 되어서?
...알겠어요, 이해했어요, 선생님. 그럼 제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할게요.
그녀는 치맛자락 밑에서 권총을 꺼낸다. 테오필을 죽인 그 총이었다.
제가 하인리히를 죽이면 공평한 거잖아요.
부디 옆에서 지켜봐 주세요, 선생님
이졸데
카카니아가 뭐라고 따질 새도 없이 이졸데는 자신과 카카니아를 마도술로 무대 밑으로 전송한다.[21] 이곳에선 한바탕 싸움이 일어나는 중이다.부디 옆에서 지켜봐 주세요, 선생님
이졸데
호프만은 바닥에 꿇어앉은 채, 자신의 심장에서 명치까지 눈의 형상을 한 섬뜩한 무늬가 번져있는 걸 확인한다. 포션은 확실히 그녀에게 치명적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고통 속에서 죽음으로 향해가는 걸 느낀다.
마커스는 하인리히에게 살의를 가진 채 달려들었지만 감정에 소용돌이에 빠져 그저 폭주하기만 한다. 하인리히는 마커스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면 더 이상 우리의 동족이 아니라고 하며 그녀를 발로 차버린다. 하인리히의 앞에 이졸데가 나타나자 저 둘은 손 쓸 도리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이졸데는 미소를 짓고 그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며 총을 발사한다.
====# 오솔길 - 호프만의 조사 자료 #====
※테오필 폰 디터스도르프
'서클' 멤버, 사망, 재건의 손과의 관계 불명확, 유작 〈구원〉에
'폭풍우' 관련 정보가 나와 있어 생전에 재건의 손 일원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됨
호텔 자허, 드멜[22] 자허토르테 →어느 쪽?
시간 사전고려 가능
※구스 클린트
네모와 마름모에 관심이 지대한 젊은이, 재건의 손보다 여성을
더 신경 씀
※에곤 힐데
슬픈? 청년, 재건의 손과의 관계가 불명확함
※하인리히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
*늘 이상한 향을 풍김
'서클' 멤버, 사망, 재건의 손과의 관계 불명확, 유작 〈구원〉에
'폭풍우' 관련 정보가 나와 있어 생전에 재건의 손 일원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됨
호텔 자허, 드멜[22] 자허토르테 →어느 쪽?
시간 사전고려 가능
※구스 클린트
네모와 마름모에 관심이 지대한 젊은이, 재건의 손보다 여성을
더 신경 씀
※에곤 힐데
슬픈? 청년, 재건의 손과의 관계가 불명확함
※하인리히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
*늘 이상한 향을 풍김
2.22. 완성된 페이지
호프만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이성을 되찾으려고 노력한다....하인리히를 본부로 데려가. 그가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어!
...임무는 이미 실패했고 지원은 더 오지 않을 거야. '폭풍우'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으니 모두 본부로 돌아가야만 해.
...그렇지만 벌써 아홉 번째 '폭풍우'야! 이번에 놓치면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철수하지 않으면 마커스에게도 폭풍우 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거야. 벌써 통제가 안 되잖아!
...총소리다. 이졸데와 카카니아는 왜 여기 있는 거지?
총알은 카카니아의 저지에 의해 하인리히의 종아리만 뚫는 데 그친다. 그는 이졸데에게 구원의 길을 알려주고 안내자에게 데려가 준 것이 자신임을 상기시킨다. 심지어 카카니아에게 자격을 주기 위해 포겟미낫에게 사정한 것도 자기라고 한다. 카카니아는 자신을 막은 이유를 묻는 이졸데에게 또 사람을 죽이게 둘 순 없다고 소리친다. 이후 마커스에게 다가가 저들을 붙들고 있을 테니 호프만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라고 말한다....임무는 이미 실패했고 지원은 더 오지 않을 거야. '폭풍우'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으니 모두 본부로 돌아가야만 해.
...그렇지만 벌써 아홉 번째 '폭풍우'야! 이번에 놓치면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철수하지 않으면 마커스에게도 폭풍우 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거야. 벌써 통제가 안 되잖아!
...총소리다. 이졸데와 카카니아는 왜 여기 있는 거지?
호프만은 포션의 기운 탓에 점차 마도학자의 세계에 물들어 이성이 잦아듦을 느끼고 그녀의 시야는 모든 정보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호프만은 하인리히에게 총을 겨누는 이졸데를 응시한다.
...넌 미쳤어, 호프만, 이러면 안 돼!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거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돌아가는 기차를 탈 수 있긴 한가? 나에게 다음이 있긴 한 거냐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마커스를 지켜야 해.
...상황이 달라졌어, 전세를 뒤집으려면 카카니아의 선택이 중요해.
...단서가 여기서 끊기게 둘 수 없어!
...이게 가장 이성적인 결정이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돌아가는 기차를 탈 수 있긴 한가? 나에게 다음이 있긴 한 거냐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마커스를 지켜야 해.
...상황이 달라졌어, 전세를 뒤집으려면 카카니아의 선택이 중요해.
...단서가 여기서 끊기게 둘 수 없어!
...이게 가장 이성적인 결정이야.
마커스는 이졸데가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호프만이 하인리히의 앞으로 달려드는 광경을 목도한다.
'읽기'는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동된다. |
이졸데가 중요한 단서를 가진 인물을 죽이게 둘 순 없어... 호프만씨의 생각이네. 그런데 호프만 씨는 괜찮은 걸까? 탄환에서 영혼의 기운이 느껴져... 아, 그래. 저건 이졸데의 마도술이구나. 카카니아는... 멍하니 서 있는 것 같아. 머릿속이 새하얘서 아무것도 읽히지 않아. 하인리히... 스스로를 구원자라고 부르는 사람. 이런 순간에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
마커스는 이것이 계획된 건지 묻는다. 호프만도 자신이 뭘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성을 되찾은 지금, 이성적인 상태로 죽을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한다. 마커스는 카카니아에게 응급 처치를 부탁하고 자신이 아직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호프만은 고개를 저으며 마커스에게 쪽지를 건넨다. 그것은 마커스가 자란 루마니아 보육원의 연락처였다. 마커스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냐고 말한다.그녀의 손에 힘이 빠져 미끄러진다. 마커스는 현실을 부정하면서 자신이 뭔갈 할 수 있을 거라며 그녀를 '읽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들이마신 포션의 성분을 분석해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 마커스는 계속해서 이 페이지를 읽는다 해도, 불 타버린 책은 구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wiki style="width: 100%; max-width: 1000px; background: currentcolor; border: 2px #986B58 dashed; border-width:2px 2px 2px 0px; font-family: '바탕','Batang',serif; "
마커스는 한참을 오열하고, 카카니아는 호프만의 사망을 선고한다. 그때, 이졸데가 다가와 연민의 눈빛으로 호프만의 안식을 빌더니 카카니아에게 선택을 묻는다. 카카니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밖에서 굉음이 들려오자 이졸데는 가봐야 한다며 카카니아의 대답을 기다린다고 말한 뒤, 자리를 빠져나온다.
제3막, 허리 숙여 인사하고 막이 내려왔다.
배우는 퇴장했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결말이었다.
배우는 퇴장했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결말이었다.
2.23. 헨젤과 그레텔
마커스는 호프만의 손을 잡은 채 그녀가 죽음의 순간에도 차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한다. 마커스는 그녀도 죽음을 두려워했단 걸 손끝의 떨림으로 알 수 있었지만 그런 기색을 내비치면 자기가 더 두려워하리란 걸 알았던 거라 짐작한다. 호프만의 통신기로부터 본부의 '폭풍우' 대피 명령이 떨어지고, 이후 제멜바이스에게도 대피를 재촉하는 통신이 걸려온다. 마커스는 통신기를 꺼버린 뒤 카카니아에게 함께 본부로 돌아갈 것을 제안한다.카카니아는 아무 말도 않다가 실레노스의 지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미다스 왕이 숲에서 힘겹게 지혜로운 정령 실레노스를 찾아내어 우리에게 아름답고 좋은 것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태어나지 않은 완벽함은 얻을 수 없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두 번째 완벽함은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카카니아는 자신의 종말이 이미 찾아와 '폭풍우'를 피하는 건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녀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며 마커스 보고 대피하라고 한다. 카카니아는 우린 동료가 될 수 없다며 사과한 뒤 뒤돌아 걸어가고, 마커스도 그녀를 말리지 않는다.
마커스는 카카니아가 한 실레노스 이야기에 테오필의 시를 떠올린다. 그가 미다스처럼 절망적인 심정이었다면 왜 유작에 〈구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생각한다. 하인리히의 '당신들'에게 구원의 길을 알려주고 안내자에게 데려가 준 건 자신이라는 말을 상기한다. 마커스는 과거에 읽었던 모든 정보가 눈앞으로 모여드는 것을 느낀다.
당신이 되찾은 이성이 이렇게 이끈 건가요, 호프만 씨...?
"희생은 두렵지 않았다.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죽는 게 무서울 뿐이었다.
이제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요...
마커스
마커스는 카카니아에게 달려가 붙잡고, 광기에 사로잡히지 말라 소리치고 자신의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과 카카니아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모든 걸 만회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희생은 두렵지 않았다.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죽는 게 무서울 뿐이었다.
이제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요...
마커스
빈의 거리는 히스테리에 물든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며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포겟미낫은 이졸데에게 현재 상황에 대한 감상을 늘인다. 이후 이졸데가 큰 공로를 세웠어도 동료를 죽인 건 과한 처사였다며 이를 안내자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한다. 이졸데는 마지막으로 이 도시를 둘러보고 싶다며 잠시 혼자 있어도 되는지 묻고, 포겟미낫은 이를 흔쾌히 허락한다.
이졸데는 홀로 거리에 선다. 그녀는 거리의 혼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선생님!
카카니아가 이졸데에게 다가가 그녀의 생각이 옳았고, '당신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한다. 이졸데는 드디어 꿈을 돌려줄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카카니아는 떠나기 전 구세계를 둘러보고 싶다며 자신과 함께 진료소로 가볼 것을 제안한다.2.24. 별은 빛나건만
이졸데는 진료소의 거울이 다 천으로 덮어져있는 것에 대해 묻는다. 카카니아가 그 일 이후로 자신의 추악한 얼굴이 비친다며 자신을 비관하자 이졸데는 그녀의 꿈은 늘 빛난다며 추악하지 않다고 감싼다. 그래서 카카니아는 그대로 천을 벗겨낸다.엄청난 빛에 이졸데는 눈을 뜨지 못한다.
...'맨 위에 덧칠해진 유화 물감을 걷어내고 바탕색만 남긴 후 다시 빚어낸다'고 했어요.
바로 당신이죠, 이졸데 양. 당신이 그 절망의 바탕색을 걷어내고 자신의 연민을 위에 얹은 거예요.
그는 창조했고, 당신은 아름답게 꾸몄죠.
이 남매가 세상 사람들을 가엽게 여기며 함께 이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불길 속에서도 화를 면했다는 것이다. 카카니아는 자신의 말이 맞는지 이졸데에게 버럭 소리친다. 그녀는 남매가 하인리히의 추천으로 재건의 손 수장과 만나 기적의 주문을, 그 구원의 장면을 지켜봤을 것이라고 추리해낸다.바로 당신이죠, 이졸데 양. 당신이 그 절망의 바탕색을 걷어내고 자신의 연민을 위에 얹은 거예요.
그는 창조했고, 당신은 아름답게 꾸몄죠.
하지만 귀족이라는 저주를 짊어진 테오필은 연민을 갖고 사람들을 동정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게 둘 수도 없었지만 재건에 들어가는 것도 싫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절망을 그리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고통 속에서 자신을 끝내고 이졸데와 함께 벗어나고자 손을 뻗었지만 이졸데는 그에 대한 연민으로 그에게 총을 쏜 것이었다. 그녀는 원래부터 폐허 속에 있었고, 세계의 파멸은 그녀에겐 폐허에서 또 다른 폐허로 가는 것 뿐이기 때문이었다.
이졸데는 두통을 호소한다. 카카니아는 이를 무시하고 그날 재건의 손 수장이 뭘 보여준 거냐고 윽박지른다. 지금 그걸 유일하게 아는 이는 이졸데 뿐이었다. 이때, 마커스가 급하게 진료실로 들어와 마도술을 과도하게 쓰면 그녀의 정신을 붕괴 시킬 수도 있다고 외친다. 안되겠다 생각한 카카니아는 결국 최면을 쓰기로 결정한다. 이졸데는 그 누구보다도 최면을 혐오하는 선생님이 최면을 쓰는 거냐며 실성한다. 자기가 정신 나간, 이성 잃은 여자라서 그러는 것이냐 소리치다가 이내 자신에게 왜 그러는 거냐고 흐느낀다.
카카니아는 흐느낌을 애써 무시하며 그녀의 눈 앞에다 회중시계를 천천히 흔든다.
당신은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사람이군요...
이것이 바로 당신의 구원이라면...
저도...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이졸데
그녀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되어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Vissi d'arte, vissi d'amore)를 부르기 시작한다.이것이 바로 당신의 구원이라면...
저도...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이졸데
보세요, 선생님... E lucevan... le stelle... |
그쪽 조직의 이름이 제법 마음에 드는군요. '서클'이라...
어느 배 위에서 테오필이 아르카나에게 '서클'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내부에는 신비한 힘이 존재하며 그것에 경외심을 갖고자 원시인은 자신의 주변에 원을 하나 그리고 그것을 신력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테오필은 그것이 최초의 원, 최초의 주술, 최초의 예술이라고 말한다.아르카나는 흥미로운 관점이라며 마침 여기에도 원이 있다고 한다.
루시는 전선으로부터 재건의 면역 주문을 전달받는다.
여러분, 시작하죠.
...지금부터 '폭풍우'가 오기 전까지 22시간 동안, 전 세계는 우리의 시험장이 되는 겁니다.
루시
루시의 지시를 끝으로 챕터 6은 마무리된다....지금부터 '폭풍우'가 오기 전까지 22시간 동안, 전 세계는 우리의 시험장이 되는 겁니다.
루시
====# 오솔길 - 본부 회신 #====
2급 조사원 마커스 귀하
마도학자 '이졸데', '카카니아'와 관련하여 성 파블로프 재단
본부는 이미 모든 상황을 확인하였으며, 현재 특별 평가 부서에
서 구체적인 수용 조치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일을 위해 최선
을 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하의 안전을 위해 '폭풍우'가 내리기 전까지 조속히 안전 구
역으로 이동하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성 파블로프 재단 임시 수용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등록 마도학자 이졸데 폰 디터스도르프
작성된 임시 위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성 파블로프 재단 지
하 수용소 Ⅲ급 기준에 부합합니다.
우리 측에서 프라하 주둔 기동 부대 면도날 팀을 빈으로 임시
차출하여 전력으로 조사팀을 지원하고 수용 작전을 안전하게 진
행할 예정입니다.
▪︎미등록 마도학자 클라라 윙글러
작성된 임시 위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위험 정도는 비교적
낮습니다.
〈수용 관리 조례(003호 문건)〉 기준에 따라 강제적인 수용은
없습니다. 해당 인물은 향후 빈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법에 따라
소환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보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우리와 함께하길
성 파블로프 재단 본부
마도학자 '이졸데', '카카니아'와 관련하여 성 파블로프 재단
본부는 이미 모든 상황을 확인하였으며, 현재 특별 평가 부서에
서 구체적인 수용 조치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일을 위해 최선
을 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귀하의 안전을 위해 '폭풍우'가 내리기 전까지 조속히 안전 구
역으로 이동하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성 파블로프 재단 임시 수용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등록 마도학자 이졸데 폰 디터스도르프
작성된 임시 위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성 파블로프 재단 지
하 수용소 Ⅲ급 기준에 부합합니다.
우리 측에서 프라하 주둔 기동 부대 면도날 팀을 빈으로 임시
차출하여 전력으로 조사팀을 지원하고 수용 작전을 안전하게 진
행할 예정입니다.
▪︎미등록 마도학자 클라라 윙글러
작성된 임시 위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위험 정도는 비교적
낮습니다.
〈수용 관리 조례(003호 문건)〉 기준에 따라 강제적인 수용은
없습니다. 해당 인물은 향후 빈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법에 따라
소환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보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우리와 함께하길
성 파블로프 재단 본부
3. 여담
[1] 이때 마커스가 하는 말은, "예술가는 다 저런가...?"[2] Pan. 실존했던 독일의 예술 잡지이다.[3] 하인리히가 바꿔 부른 이름들의 출처는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의 등장인물들로, 작중에서 지크문트와 지글린데는 쌍둥이 남매이다.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4] 분리파 예술에 매우 부정적인 관점을 가졌던 칼이 이졸데의 앞에선 한없이 유해지는 모습. 빈이 가진 이중적인 마도학자의 처우와 칼의 위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5] 이때 마커스의 내적 갈등이 포인트인데, 카카니아가 재건의 손일 가능성도 우려했다가 카카니아는 자기가 본부 직원인 줄 모르니 괜찮다고 했다가 그걸 모른다고 어떻게 장담하냐고 자문하고 칼을 믿을 수 없다면, 설마 앞글자가 'K'로 같은 카카니아와 칼이 한 패인지 까지 나아간다.[6] 마커스는 재단에 들어오기 전, 플라난 군도에서 홀로 지내며 섬에 대한 칼럼을 작성하는 생활을 보냈다. 자세한 내용은 마커스 개인 스토리 '등대 이야기' 참고.[7] '어, 으어어, 사람이 엄청 많잖아... 아, 진짜 죽고 싶다. 집에 가고 싶어... 내가, 내가 왜 파견 신청을 했을까...'[8] '삼대 이상 마도술 안전 사용이 보증되어야 한다.'[9] 카카니아(Kakania)와 발음이 유사한 Cacania가 독일어로 Shit(Caca)land(-nia)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이용한 언어유희.[챕터8스포일러] 하인리히가 이 시대의 칼에게 있을 수 없는 칼의 아들의 안부를 물은 것을 생각하면, 그가 '폭풍우'를 넘어오기 전의 칼을 생각하며 그런 말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있다.[11] Vienna Volksoper(폴크스오퍼) 혹은 Vienna People's Opera. 빈에 실존하는 오페라하우스이다. 현재도 존재한다.[12] Neue Freie Presse(New Free Press). 실존했던 빈의 신문이다.[13] 지부 입구에서 칼의 말을 듣지 않고 되려 공격한 골렘 역시 하인리히가 수를 써놨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14] 6이 그녀를 치료하고 있다.[15] 이때부터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16] 저들이 입석 표를 팔았다면 층마다 사람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었을 거라고 하자 호프만은 이해가 안 가지만 그건 재건의 손보다 더 최악인 것 같다고 말한다.[17] 이는 인게임에서 이졸데의 최종 술식 대사이기도 하다.[18] 초반부 하인리히가 그를 '스카르피아'라 부르며 인사했던 것이 일종의 복선이 되는 셈이다.[19] 실제 일어났던 사라예보 사건보다 약 5개월 앞서 일어난 셈이다.[챕터8스포일러2] 이졸데가 앞서 언급한 이들이 아닌 하인리히가 '폭풍우'를 건너오기 전, 원래 시대의 벤과 엠마뉘엘을 말하는 듯하다.[21] 칼을 무대로 전송한 익숙한 마도술 파동이라는 서술이 나온다. 실제로 인게임상 이펙트도 둘이 똑같다.[22] Demel. 빈의 유명 제과점으로 원래는 '데멜'이라 표기하는 게 맞다. 호텔 자허와 데멜은 자허토르테 관련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자허토르테 역사 문단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