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누야사 등장인물 나라쿠의 비판을 정리한 문서.2. 내용
나라쿠는 주인공인 이누야샤와 대치하면서, 연재 초반에는 셋쇼마루와 더불어 본작의 최종 보스 후보로 독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악랄하지만 카리스마가 있었던 성격, 꽤나 준수한 미형의 외모와 더불어 애니판의 성우 보정까지 더해지면서 작가가 그린 이전의 만화에 등장한 메인 빌런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적인 빌런의 탄생이라며 기대했던 팬들도 상당수 존재했었다.[1]하지만 본작의 최대의 문제점이라고 여겨지는 진부하고 반복되는 스토리 패턴으로 비판이 오가기 시작하고, 그 문제점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쿠도 후반에는 엄청나게 까이게 된다. 이 문서는 절대로 나라쿠의 악행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아군이 된 적, 이 녀석도 사실은 불쌍한 녀석이었어처럼 악역이 선역으로 돌아서면서 과거에 저지른 악행에 대해 미화나 어물쩍 넘어가는 식의 연출로 작품에 대한 평가를 깎아먹어 이에 대한 비판 문단이나 문서가 생긴 캐릭터들은 예나 지금이나 상당수 존재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라쿠가 앞에서 나온 이들과는 다른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미화는 커녕 동정할 만한 서사조차도 없는 그야말로 순수 악 그 자체인 악역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편애나 미화를 받지 않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비판 문서가 생긴 것에서 부터가 나라쿠라는 캐릭터가 이누야샤라는 작품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쳤는지 체감하게 만든다.
3. 스토리 문제
3.1. 질질 끌기식 행동패턴
이누야샤가 인기를 끌면서 연재 기간이 길어지자 최종 보스인 나라쿠도 어쩔 수 없이 잡힐 듯 잡힐 듯 안 잡히는 캐릭터가 되어버렸고, 여기에 타카하시 루미코 특유의 매너리즘이 합쳐져 결과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라쿠는 살아남는다, 이 모든 것이 나라쿠의 계획대로였다'는 스토리의 반복에 최종회까지 도주 횟수가 토탈 22번이 넘는 아르센 뤼팽급의 탈출의 달인이 되었다. 게다가 노골적인 나라쿠 바라기 구도를 피하기 위해 중간중간 여타 주민이나 요괴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일화를 넣기는 했어도 지지부진한 나라쿠와의 대결의 지루함을 다 해소하지는 못했는데, 이럴 바에야 사혼의 구슬 조각을 노리는 또 다른 네임드 요괴나 세력을 등장시키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2][3]그래서인지 백령산에서 무력한 갓난아기 형태로 분리해낸 심장이 무력한 자신의 수족이 될 갑옷에 들어가 나라쿠를 능가할 목적으로 이것저것 흡수하고 여기에 이누야샤 일행이 휘말림으로서 삼파전 구도로 이어갔으나 이조차도 나라쿠의 분신이라는 한계, 주인공인 이누야샤도 이에 대항하기 위해 파워업을 하려고 작중에서 꽤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등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스토리가 더 늘어졌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덩달아 늘어났다. 작품 외적으로 보면 당시 소년 선데이의 여러 인기작들이 완결되면서 판매 부수가 떨어질 걸 우려해 장기화를 요구함으로서 생긴 일이다.
3.2. 일관성과 목적의식 부재
이누야샤라는 서사물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나라쿠이다. 주인공 파티는 나라쿠에 대한 원한 때문에 뭉쳤고, 1회성 악역이 아닌 모든 악역은 결국 나라쿠의 하수인이며, 주인공 일행의 목적도 나라쿠를 쓰러트리는 것이 전부다. 이 작품에서 해적왕이 된다거나 호카게가 된다거나 자신과 동생의 몸 되찾기같은, 주인공이 싸움과 별개로 끝까지 추구하는 내적 목표가 없다.극초반에는 이누야샤와 카고메의 여정은 이 사혼의 구슬 조각을 전부 회수하는 것이였고 이누야샤가 순혈 요괴가 되는 소원을 빌고 싶어했다만, 미로쿠를 만나고 50년전 일의 진범이 나라쿠였다는 걸 알게 되고, 이 나라쿠가 구슬 조각의 다수를 가지고 있기에 나라쿠를 찾아 쳐부수는 걸로 목적이 바뀌고, 가텐마루전 이후로는 이누야샤가 요괴화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렸기에 만화 스토리가 중반에 가기도 전에 100% 나라쿠 타도로 집중된 셈이다. 단지 '원수 나라쿠를 물리친다'가 이야기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즉 약간 과장해 말하면 나라쿠는 이누야샤의 플롯 그 자체이기에 나라쿠에 대한 평가는 이 작품 자체의 평가와 분리할 수 없다.
이토록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작중 나라쿠의 의중을 전혀 알 수 없다. 나라쿠의 진정한 목적에 대한 묘사는 작품 전체에서 최후씬을 제외하곤 일절 없기 때문이다. 악역이라면 사악함은 별개로 하더라도 그 행동에 악역 본인 나름의 이유와 논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주인공이 파악하고, 해법을 찾아 악역을 퇴치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기본이며 오히려 악역으로서의 매력을 잘 살리면 인기 캐릭터가 되기도 한다. 그 예로 이 작품에서 나오는 칠인대의 반코츠도 살인을 즐기는 지독한 악당이지만 나라쿠처럼 구질구질하거나 야비하지 않고, 인간이면서 최강의 반요인 이누야샤와 정면에서 호각으로 대결하는 강력한 포스를 보여주고, 나라쿠가 분신과 협력자들을 물건 쓰듯이 가차없이 버리는 것과는 달리 동료에 한하여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고용주들에게 신의를 보이는 인정머리가 있는 모습을 보여서 인기있는 악당으로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4]
그런데 나라쿠라는 캐릭터는 그런 면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냥 꼴 보기 싫은 악역으로 평가받는다. 무작정 성장해서 주인공들 공격은 다 막아내지, 잡겠다 싶으면 도망가지, 그러면서 원한 살 짓은 다하고 다니지, 말도 안 될 정도로 강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다니는데, 그에 걸맞은 뛰어난 능력이나 포스를 정면에서 보여주지 않고 비열하고 구질구질한 짓을 밥먹듯이 하고, 거기다가 심지어 목적조차 없는데 누가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겠나? 메인 빌런&최종 보스인데 목적은 없고, 여기저기 도발과 악행은 다 하고 다니기 때문에 주인공들 입장에서는 그냥 쫓아서 잡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행동이 없다. 이 때문에 작품이 재미없어지고 지루해지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들이 짜증을 내는 결과까지 났다.
사혼의 구슬을 모아 완전한 요괴가 되는 것.→그래서 자기가 가진 인간 오니구모의 마음과 심장을 무소우에 이어 갓난아기에 담아 내보냄.→그래놓고는 갓난아기의 모료마루가 견디다 못해 자신을 찾아오게끔 유도해 모료마루째 흡수한 뒤 백령산으로 돌아와 나머지 마음들까지 재흡수→ 인간의 마음을 이용해 펼친 사악한 거미줄로 카고메와 키쿄우를 오염시키고 죽이는 것.→ 자신이 죽을 때 카고메를 사혼의 구슬에 흡수시켜 자신의 혼과 영원히 싸우게 만듬.(이건 나라쿠 본인이 아니라 사혼의 구슬의 뜻이다.) →사실 자기가 원하던 건 키쿄우의 마음 하나뿐.(소멸 직전 '너의 진짜 소원은 뭐야'라는 카고메의 질문에 떠올린 생각).[5] 목적이 참 많이 바뀐다. 그리고 웃긴 것은 백령산에서 신생하며 거의 완전한 요괴가 되기까지의 본편 과정 동안에는 확실히 개연성이 있는 편이나, 금강창파를 얻은 이누야샤가 나온 이후, 즉 애니 완결편 스토리에서부터는 계속 목적이 뒤죽박죽 바뀐다. 원작 만화는 애니랑 다르게 완결편 스토리의 전개 속도는 무난했지만, 완결편 애니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전개 때문에 안그래도 개연성 없는 전개가 완전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거기에 오니구모의 마음도 두 번이나[6] 내버렸다 도로 흡수하는 등 번복도 많다. 처음엔 분명 완전한 요괴가 되어서 천한 인간의 혼을 버리는 게 분명 최대의 목적이라고 해놓고서 정작 나중에는 힘들게 버린 인간의 마음을 도로 흡수하는 건 뭐하는 것인가? 거기다 이누야샤 일행을 죽이려는 건지 말려는 건지 알쏭달쏭한 부분이 많다. 최종보스전의 (수습성) 발언과 행동을 보면 여태 사혼의 구슬에 원한과 악감정을 불어넣어 자신의 목적에 적합하게 만들기 위해 살려둔 것이라는 듯. 정작 그 전까지 "이번만큼은 이누야샤 일행도 죽을 것이다"라고 진심으로 으스대며 죽이려던 적도 수십 번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이기고서 별 이유 없이 숨통을 안 끊고 가는 경우도 꽤 있다. 대표적으로 칸나의 거울로 바람의 상처를 반사시켜서 이누야샤를 빈사 상태에 빠뜨렸을 때 말이다.
나라쿠란 캐릭터를 들여다보면 이루고 싶은 목적이란 게 없어서 미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 그리고 진짜로 목적 자체가 없었다. 완전한 사혼의 구슬을 얻고서 뱌쿠야의 '목적이 뭐냐'는 질문에 한 대답이 "아무것도 없다." 였고, 진정한 흑막에게 이용만 당해 왔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목적이 없다는 게 공인되었다. 굳이 있다면 자신과 악연으로 얽힌 자들을 어둠에 빠뜨리겠다는 것이지만 그것도 싸우기 위한 구실이다.
차라리 나라쿠가 마지막에 밝혔듯 키쿄우의 마음을 얻고 싶어한 것을 강조하고 목표가 일관되게 "키쿄우를 타락시키고 차지한다" 였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놈저놈 이간질시키는것도 그것을 위한 빌드업이었다면 말이다. 혹은 아예 다른 요괴들과 마찬가지로 1회용 악역으로 소비하고[7] 최종보스를 사혼의 구슬로 하되 그 중심에 나라쿠 혹은 오니구모를 두든가.
3.3. 심리묘사의 부재
심리묘사가 제대로 나왔다면 나라쿠가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나라쿠 안에 오니구모 인격, 나라쿠 인격, 사혼의 구슬이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다중인격 빌런이라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나라쿠만의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쿠의 심리묘사는 매우 적으며 그나마 있는 묘사도 나라쿠의 마음 속 감정보다는 악함에 집중된다. 이도저도 아닌 모순적인 모습도 그렇게까지 강조되는 게 아니다.그런 캐릭터를 메인 캐릭터로 내세운 것부터 작가의 실수이자 작품의 실패였다. 나라쿠라는 캐릭터 자체의 과도한 억지 설정와 이해불가 수준의 악랄한 전개가 짜임새 있는 구상과 설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종 목적이 수번이나 바뀌다가 엔딩에 와서야 목적이 없음이 공인되었고, 굳이 주요 스토리와 상관없는 캐릭터들을 나락의 적으로 설정하여 주인공 일행까지 그와 갈등을 겪는 등 이야기를 매우 불필요하고 지지부진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작가가 보여준 가장 큰 문제점이다.
나라쿠의 캐릭터가 엉망인데다 심리 묘사가 거의 없다 보니 스토리 전개와 묘사가 전부 엉망이 돼버렸다. 이 부분을 볼 때 작가는 러브코미디적 인물관계나 감정 묘사에는 능할 지 몰라도, 이런 이누야샤같은 만화처럼 최종보스가 있는, 만악의 근원이 있다던가 하는 식의 판타지 전개를 하는데에는 역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그래도 칠인대는 꽤나 매력적으로 잘 만든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극 초반부터 나온 나라쿠는 이렇게 갈수록 산으로 가기만 했던 걸 보면 작가가 이를 이끌고 갈 역량의 한계였던 듯 하다.[8]
4. 캐릭터성의 문제
이누야샤 일행은 매번 그의 함정에 걸려들었고 그의 지략으로 인해 제거된 그의 적은 꽤 있다. 심지어 나라쿠 스토리 상당 부분은 나라쿠에게 이누야샤와 그 일행이 놀아난 면도 있었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결국 패배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4.1. 전투력
나라쿠는 흡수 능력이 있어 여러 요괴를 흡수해서 강해질 수 있고, 힘이 비교적 약했던 초반부에도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신체변형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 몸을 무기로 바꾸거나 다른 요괴들을 흡수해서 상황에 맞춰 다양한 능력을 사용하는 식으로 자신의 강함을 연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이 무색하게 나라쿠가 사용하는 능력은 독기 뿌리기, 백령산 이후로는 결계+독기, 후반부에는 금강창파 촉수 정도가 전부다. 이누야샤에서 다양한 능력을 가진 요괴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는데도 정작 최종보스인 나라쿠 본인의 능력은 너무 단순하다. 이것 때문에 단단하고 질기고 독기만 뿜는 바퀴벌레 취급이라 최종전의 긴장감을 깎아먹는데 한 몫했다.오히려 분신들이 나라쿠보다 더 강해보이는 경우가 많다. 칸나는 반사능력으로 이누야샤를 빈사 상태로 만든적도 있고 카구라도 바람 능력으로 바람의 상처를 봉쇄한 적이 있으며 기술의 가짓수도 많다. 뱌쿠야는 환술을 쓸 수 있고 고신키도 독심술과 스피드, 그리고 철쇄아를 부러뜨릴 정도의 강한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모료마루는 여러 능력을 흡수해서 이누야샤 일행, 키쿄우 일행, 셋쇼마루 전원과 싸웠는데도 마지막까지 밀리지 않았고, 투귀신을 부러트리고 셋쇼마루를 천생아로 버티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들을 만든 나라쿠 본신의 능력은 형편없을 정도다. 애초에 얘내들은 다 나라쿠 본인의 몸에서 나온 요괴들이다. 그러니까 본체인 나라쿠도 이런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정상인데 정작 나라쿠는 이런걸 전혀 못 쓴다. 특히 고신키의 독심술이나 뱌쿠야의 환술은 나라쿠같은 지략캐가 가지고 있으면 상당히 위협적인 능력인데 꽤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동맹인 칠인대는 테크니컬하게 싸우는 기술력을 발휘하여 이누야샤 일행을 궁지에 몰아넣은 전적이 있었고 반코츠도 자신의 격투술과 주무기인 만룡을 활용한 전투력과 자신의 무기인 만룡이 요도로 변한 후 요력을 사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으나 나라쿠는 똑같은 기술과 복사한 기술만 사용하여 전투력에 대한 포스가 안난다고 할 정도이다.
다른 창작물에서 나라쿠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는 대표적으로 드래곤볼의 셀과 마인 부우가 있다. 셀은 여러 인간들을 흡수해서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걸 실시간으로 보여줘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했고 마인부우도 주요 캐릭터들을 흡수하며 강해지고 그 캐릭터들의 능력을 그대로 사용하고 응용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강력함을 어필했다. 하지만 나라쿠는 안 보이는 곳에서 노력한다는 언급이 있듯이 여러 요괴들을 흡수해가며 강해졌다고 했지만 등장할 때마다 한거라곤 독기 날리기 뿐이다.[9] 거기다 맨날 이누야샤에게 얻어터져서 잊혀진 사실이지만 나라쿠는 육탄전도 꽤 잘하는 편이다. 산고를 검술로 1대1로 제압할 수 있을 정도다. 신체 변형도 변신을 안하게 된 후반부에는 유명무실해지는데 자꾸 촉수만 날리지 말고 아비공주에게 삼극창을 만들어줬을 때처럼 몸을 칼 같은걸로 바꿔서 본인이 이누야샤와 육탄전이라도 했으면 평가가 좀 더 나았을 것이다. 배틀물에서 전투력이 캐릭터의 인기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걸 생각하면 나라쿠의 이런 한심한 모습이 인기를 깎아먹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걸 부정할 수 없다.
전투력이 압도적으로 강한 것도 아니니 매번 배후에서 암약하다 위치가 발각되어서 마주치거나 직접 나타나면 역으로 박살난 채 성과 없이 도주하는 모습은 얼핏 포켓몬스터 애니의 로이, 로사를 방불케 한다. 아니 그보다도 못하다. 원래 로켓단은 태생이 얻어맞고 날아가길 반복하는 개그형 악당이지만 나라쿠는 개그 캐릭터가 아니라 사혼의 구슬과 더불어 이누야샤 일행의 최종보스이기 때문이다.
최종보스면 그에 걸맞게 주인공 일행이 극도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포스가 있어야 최종보스답다고 할만할텐데 나라쿠가 보낸 분신들이 매번 털린다면야 그건 그 분신들의 패배일 뿐이라 나라쿠의 직접적인 비판점으로 되긴 어렵겠지만 문제는 나라쿠도 털린다.
그것도 한두번 털린 게 다였으면 그럴 수 있다지만 나갔다 하면 연전연패에 가깝다. 이누야샤 일행에게 지지 않은 전투라고는 상술한 칸나의 첫 등장 당시의 에피소드, 그리고 신생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백령산에서의 전투. 이후에도 붉은 철쇄아와 폭류파, 투귀신조차 씹고 의기양양하며 포스를 잠시 보여줬으나 금강창파에 관광당하며 다시 이미지가 원상복구되어버렸다. 그나마 그러고도 이긴 전투는 이누야샤 일행도 아닌 모료마루와의 전투와 키쿄우와의 최종전. 게다가 이기자마자 또 도망쳤다.
그런 와중에서도 사혼의 구슬 조각은 척척 다 모았으니 그 점에서 보면 허당은 아니지만 독자들이 원하는 최종보스의 이미지는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이 문제. 차라리 털리더라도 주인공 일행을 궤멸 위기로 몰아넣었다면 모를까, 그런 정도의 모습은 칠인대가 보여주었다.[10] 그나마 백령산에서의 신생 이후로는 털리는 빈도가 한동안 확연히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고, 금강창파와 용린철쇄아, 명도잔월파가 나오자 나라쿠의 최종보스로서의 포스는 계속 하락하기만 했다. 아니, 주인공인 이누야샤나 최강자인 셋쇼마루만이 아니라 산고의 비래골에게도 썰린 적이 있다.[11] 더군다나 몇번이고 결계로 막았던 카고메의 파마의 화살에도 아무리 아즈사 사당의 활의 워프 능력을 썼다지만 또 당했다.
사혼의 구슬을 흡수한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구슬 조각 몇 개만으로도 종족 차이를 메꿀 수 있는 것이 사혼의 구슬이라서 완전한 사혼의 구슬이면 폭쇄아를 가진 셋쇼마루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으로 성장했어도 전혀 이상한 묘사가 아닌데 나라쿠의 힘은 최종전 이누야샤 일행들끼리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실제로 칼날 형태의 명도잔월파를 방어조차 못했으며 그대로 썰려나갔다. 전까지는 사혼의 구슬만 완성시키면 나라쿠가 완전한 요괴가 돼서 막기 힘들 것 같은 암시를 뿌려왔으나, 정작 흡수 이후에는 그 동안 조각 하나만 가지고 아둥바둥했던 것이 허무해질 정도로 얻어 터지기만 한다. 셋쇼마루도 구슬을 완성시켜 변신한 나라쿠를 보며 고작 바꾼 모습이 덩치만 큰 거미냐며 비웃는다. 그리고 인질이 전부 사라지자 명도잔월파, 풍혈, 폭쇄아, 강화된 비래골에 손도 못 쓰고 박살나며 그냥 거대한 고깃덩이로 전락해서, 이누야샤 일행과 셋쇼마루 일행에게 생채기도 입히지 못하고, 나라쿠의 덩치만 커진 육체는 흡사 물 속에 쳐박은 솜사탕처럼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4.2. 더러운 성격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나 '반동인물'로 좋게 봐줄 면이 쥐꼬리 만큼도 없다.[13] 탄생부터가 본인의 악한 마음과 야욕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죽을 때까지 그 야욕 하나로 움직이는 것으로 묘사되는 캐릭터다. 캐릭터에게 부여된 확고한 행동 목적 자체가 없는데 이야기상에서 여기저기 온갖 갈등은 다 일으키고 다니면서 전개를 질질 끄는데 한 몫했다. 때문에 감상 내내 나라쿠라는 캐릭터에게 몰입과 이해를 할 수 있는 여지 자체가 없다.
매우 오만방자한 성격이고 상대를 매우 얕잡아 본다. 상당히 강한 상대를 속일 때는 존대하는 척하지만, 적으로 돌아서면 거만해진다.[14] 게다가 존대하는 척도 대면했을 때만 했고 셋쇼마루를 속여먹었을 때 당시 셋쇼마루가 졋다고 비웃다가 뒤에 갑자기 나타나자 즉시 얼굴을 바꾸어 존대했으나 이미 사기극은 다 들통난 상황인지라 그대로 셋쇼마루에게 목이 베였다.[15] 결국 이 성격은 최후를 재촉했다. 물론 거만한 이유는 당연했다. 나라쿠는 재생이 가능해서 육체를 아무리 부순들 결코 죽지 않는데다 육체가 완전히 소멸해도 죽지 않는다.[16] 때문에 그 누가 나라쿠의 몸을 산산조각낸들 나라쿠는 다시 재생시키면 되었고, 이누야샤 일행, 셋쇼마루 일행, 코우가 일행 모두가 그것을 몰랐을 때는, 주야장천 몸만 공격하고, 호센키전에서 성공한 줄 알았는데도 다시 나타났다.[17] 아무튼 모두가 나라쿠에게 놀아난 셈이다. 그나마 키쿄우 덕분에 나라쿠의 심장을 노려야 하는 점을 알게 된 이후에는 심장을 찾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고 찾아도 모료마루를 이기는 것은 힘들었고 심장도 공격하지 못했다. 즉 오만함은 근거있는 자신감의 일종이니 이만하면 있을 만한 일이었다.[18]
더 큰 문제는 악역임을 감안하더라도 성격이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인데, 연쇄살인마 집단의 우두머리인 반코츠조차 나라쿠를 디스했을 정도다. 적이 잠깐이나마 줄었어도, 그놈의 지저분한 성격이 발목을 잡아 목표물을 완전 제거하지는 못했고, 결국 생존자들은 어떻게든 나라쿠를 죽이려고 들었다. 게다가 나라쿠가 인간의 감정을 농락하기 때문에, 이에 분노한 피해자들이 복수의 칼을 갈며 스스로를 단련하는 바람에 되려 그들에게 힘을 길러주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런 성격이 아니었으면, 이누야샤는 그저그런 반인반요로 남았을 것이고, 셋쇼마루는 폭쇄아를 만지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나라쿠에게 제일 위협적인 적이 이누야샤와 셋쇼마루 형제였다. 자기는 재미가 있어서 그랬을지는 몰라도 재미는 매우 짧고 원한은 너무 길었다.
적반하장도 원한 살 짓의 유형 중 하나인데 자기가 저지른 짓임에도 발뺌하는 것도 모자라 책임을 오히려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짓거리도 서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코하쿠 문제에서도 산고에게 "사혼의 힘을 너무 싫어하진 마라" 라며 자신이 아닌 사혼의 구슬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누야샤와 키쿄우 사이에 벌어진 비극도 후술하겠지만 두 사람의 책임으로 전가했다. 당한 것도 서러운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큰소리치고 있으니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분이 거북하다.
거기다 이 녀석은 사람의 감정을 이용한 모습이 황금패턴이었다. 그에게 이용당했거나 피해를 본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다들 소중한 것을 잃고 그것이 나라쿠의 행위임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뻔한 일을 겪어야 했고 때문에 나라쿠는 더욱 더 욕먹었다. 사람의 감정을 자기 장난감 마냥 갖고 노니 그 짓을 하는 당사자야 즐거울지 몰라도 당하는 쪽이야 얼마나 기분 더럽겠는가.[19]
게다가 끝까지 구질구질하게 굴었는데, 막판에 소멸하면서 카고메가 영원히 구슬에 갇히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 것이다. 반코츠도 악명높은 악당이지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런데 이놈은 끝까지 몹쓸 짓을 했다.[20]
실제로 이누야샤와 처음 조우했을때 이누야샤가 "너, 나한테 무슨 원한 있어서 키쿄우와 이간질을 했냐?"라고 추궁하자 나라쿠는, "원한? 후후... 왜 자신이 원한을 받는지 모르겠군?"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21]
차라리 키쿄우에 대한 연심을 강조했다면 몰입이라도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작중에서 나라쿠의 키쿄우에 대한 연심은 드문드문 언급되는 정도다. 세계멸망이나 세계정복을 한다거나, 대요괴를 내심 동경해서 자신도 대요괴가 되어 요괴들 위에 군림하겠다는 야망이라도 있었으면 몰라도, 사람들을 있는데로 괴롭히고 이용하는 것 외에는 목적이라는 걸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목적도 없는 악당이 목숨은 쓸데없이 질기니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된다. 물론 별 원한이나 목적없이도 그냥 재미로 인간을 죽이고 학살하는 요괴도 얼마든지 존재하는 게 이누야샤의 세계관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나라쿠는 (페이크긴 했지만) 최종 보스 포지션이라는 것에서 문제가 있다.
4.3. 이간질
나라쿠가 제일 많이 써먹은 것은 당연히 이간질이다. 이것 덕분에 키쿄우VS이누야샤, 산고VS이누야샤, 코우가VS이누야샤처럼, 자신이 몸소 나가지 않아도, 이누야샤랑 제법 대등하게 싸웠다. 문제는 상대를 이기지 못했다. 그나마 키쿄우 사건에서는 벌이가 생겼지만, 키쿄우가 '자신과 함께 사혼의 구슬을 불태우라.'고 말했기 때문에, 반쪽짜리일 뿐이다. 더군다나 저렇게 이간질로 대타를 내세워 싸우는 바람에, 대타로 이용된 사람들은 사실을 깨닫고 모두 나라쿠의 적으로 돌아섰다. 진짜 문제는 이 이간질에 써먹은 이들이 거의 다 나라쿠에게 피해를 입은 자들이라는 것, 그리고 원래는 딱히 이누야샤 일행과 적대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두가지다. 즉, 안 그래도 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대를 완전히 적으로 만든 것이다. 성공했다면야 유리했겠지만 매번 실패만 하니 줄어들라는 적은 안 줄어들고 오히려 바글바글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하도 거짓말을 많이해서 행동 패턴이 예측이 가능해질 정도다. 이 정도면 정직하다고 할 수준.문제는 이간계에서 비롯된 피해자들의 피해가 엄청났다. 이누야샤와 키쿄우는 사건 일어나기 전날 약혼한 사이, 산고는 아버지와 동생,[22] 코우가는 동족을 잃었다. 셋쇼마루도 소중한 여자인 링이 여러 번 위험에 처했다. 이들은 당연히 나라쿠에게 원한이 깊어졌고, 카고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이누야샤와 코우가가 힘을 모았다. 철쇄아를 비롯한 여러 문제 때문에 이복동생과 다투던 셋쇼마루도 동생을 도와준다. 뻘짓 몇 번 때문에 서로 으르렁대던 적들이, 나라쿠를 죽인다는 명분 하에 협력관계로 돌아섰다. 일을 크게 벌리는데, 제대로 수습을 안 하고 내팽개친다. 게다가 이누야샤-코우가, 이누야샤-셋쇼마루는 견원지간이라서 잘 이용하면 나라쿠 본인에게 엄청 유리했는데, 이상한 짓거리만 하다가 셋을 모조리 적으로 돌렸다.[23]
물론 몇몇은 그에게 있어선 필연이었다. 이누야샤-키쿄우 산고-코우가의 경우엔 키쿄우, 코우가는 사혼의 구슬/사혼의 구슬 조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더럽히기 위해선 사람들 사이의 배신감이나 증오감 등이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둘을 갈라서게 하고 서로 싸우게 하고 마침내 한쪽이 다른 쪽을 죽이게 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하지만 이유야 무엇이든 이 사건의 당사자들에게는 그저 미친 놈 취급일 뿐이었고 결국에는 둘 다 성공 직전까지 갔다가 실패해서 결국 이것도 뻘짓이었다. 피해자들의 어그로만 잔뜩 끌고 정작 얻은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거기다 셋쇼마루는 나라쿠와 굳이 엮일 이유도 없었는데 대요괴의 힘/이누야샤에게 증오심을 가진 형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용하기 좋다 판단해 이용하려다 적이 된 것이니 다른 놈들은 몰라도 셋쇼마루만큼은 본인의 엄청난 바보짓이었다. 물론 당시 셋쇼마루와 이누야샤의 사이를 생각한다면 그럴 만도 하지만, 문제는 셋쇼마루의 심기를 너무 건드렸다는 것이다. 본인도 후반부 가면 잘 건드리지는 않지만 분신들이 하도 깔작대는 통에 셋쇼마루의 각성을 많이 도와주게 된다. 인간팔에 박아넣은 구슬조각이 귀한거라고 싹싹 빌거나 처음부터 돌려달라고 했으면 계속 협력했거나 적어도 적대는 안했을 텐데 말이다.[24]
4.4. 고인드립
심지어 고인드립도 서슴없이 저지른다. 나라쿠가 이누야샤 일행 앞에 나타난 시점은 키쿄우가 부활해 돌아다녔던 시기와 비슷하지만[25], 키쿄우는 원래 고인이다. 그런데 나라쿠는 이누야샤와 카에데 앞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금강은 참 바보 같았어. 괜히 죽을 것 없이, 자기를 위해서 사혼의 구슬에 매달렸으면 좋았을 것을. 오로지 자기만은 살게 해달라고 그렇기 빌기만 했다면, 그 소원은 이루어지고 어둠의 진리를 깨달았을 텐데. 어리석은 여자야. 사혼의 구슬은 사악한 기운에 더럽혀졌을 때가 더 아름다운데 말이야. 무녀가 힘없는 여자로 전락해 버리는 바람에, 이 땅에 사악한 요괴들이 넘쳐흘렀지. 무녀가, 금강이 너 같이 보잘것 없는 반요한테 하는 바람에 말이야. 유치한 사랑 놀이에 빠져, 신성한 사혼의 힘을 쓰려고 했던 죄, 하늘도 무심친 않았어. 그런 너희들에게 알아서 벌을 내려주시더군."
더빙판 대사, 애니 21화
더빙판 대사, 애니 21화
이걸 들은 이누야샤가 얼마나 분노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다. 악역이 말로서 주인공을 제압하려면 상대의 심리와 그간의 행적 및 과거를 파악해서 논리적으로 공격해야 하는데 전부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밖에 없다. 대사 수준이 얼마나 유치한지 제대로 드러나는 부분. 차라리 단순히 어그로를 끌기 위함이 아닌가라고 해석해야 하는 게 더 맞는 걸지도 모른다.
키쿄우가 무녀로서 사혼의 구슬을 관리하고 지키고 정화하던 일을 했던 것, 키쿄우와 이누야샤의 관계, 이누야샤의 죄책감, 키쿄우와 카에데가 자매지간임을 감안하면, 나라쿠는 엄청난 고인드립을 한 거다. 게다가 키쿄우를 죽인 게 본인이니, 당사자인 키쿄우, 듣고 있던 카에데, 이누야샤에게는 이보다도 더한 모욕은 없다. 게다가 저 대사 전체 자체가 키쿄우를 조롱한 것이니 더더욱 그렇다.
참고로 반코츠도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데 도망치지 않고 동료들의 원한을 갚겠다고 이누야샤와 싸우다가 죽은 것을 조롱했다.
이누야샤와 키쿄우의 과거편에서 나온 바에 따르면 키쿄우가 힘이 약해져서 인근 마을의 요괴 통제력이 약해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키쿄우 이전에도 사혼의 구슬을 노리는 요괴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당장에 사혼의 구슬을 만들어낸 무녀 미도리코도 최강의 화외가 판치던 헤이안 시대 출신이라서 전국시대보다 더 강한 요괴들이 날뛰었다.
그들이 키쿄우를 없애고, 사혼의 구슬을 얻으려고 형성된 존재가 나라쿠다. 1차 책임은 구슬을 노린 요괴들이 지게 된다. 물론 요괴들이 그런 음모를 꾸민 과정을 보면, 키쿄우의 영력이 약해져서 만만하게 보였을 가능성도 분명 있다. 실제로 츠바키 역시도 키쿄우에게 덤벼든게 영력이 약해져서니 나라쿠의 말이 100% 거짓이기만 한 건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무엇이 되었든 요괴들에게 책임이 더 크다.
게다가 어투 자체가 "그 여자 때문에 세상은 사악한 요괴가 날뛰었다." 인데, 본인 자체가 사악한 요괴다. 그런 주제에 그딴 소리를 해댔으니. 또한 이누야샤와 함께하면서 영력이 약해진 건 사실이긴 한데 그래도 구슬을 못 지킬 정도는 아니었다. 이 시기 츠바키를 물리쳤으며 죽기 직전엔 이누야샤를 봉인하는 등 나라쿠가 말한 정도 수준으로 약해진 것은 아니었다.
'보잘것없는 반요' 드립도 당연히 헛소리인데, 나라쿠 자체가 오니구모의 혼+요괴의 혼+요괴의 몸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순혈 요괴가 아니라 반요다. 셋쇼마루나 싯포가 이누야샤에게 반요 드립을 친 것은 어디까지나 둘 다 순혈 요괴이기 때문이다. 셋쇼마루도 이누야샤를 반요라고 천대하는 것처럼 나라쿠도 반요라고 천대한다. 그나마 이누야샤에게는 그래도 형제의 정은 희미하게 있는지 봐주는 면도 있지만 나라쿠에게는 봐주는 게 없다.
키쿄우가 이누야샤에게 반해서 영력이 약해진 것 자체는 맞긴 하다. 하지만 앞뒤를 보면 결국 나라쿠의 책임이 더 큰데 아무리 영력이 약해져있는들 살해는 죄악이다. 나라쿠의 논리대로라면 주인이 집단속을 못해서 도둑맞았는데 도둑의 잘못은 묻지 않고 단속을 못한 주인만 처벌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말이 되나? 설령 주인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처벌을 받을지언정 도둑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키쿄우가 나라쿠의 평가만큼이나 약해진 건 아니다.
다 집어치우고 왜 나라쿠가 초중반까지만 해도 키쿄우를 두려워했는지 생각해보자. 자신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을 아는 유일한 인물인 것도 있지만 자신도 키쿄우를 정면으로 상대할 자신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심지어 키쿄우가 죽었던 그때마저도 나라쿠는 우회책을 써야 했다.[26] 자신이 키쿄우에 맞먹을 만큼 강해졌고 반대로 키쿄우는 약해졌는데도 우회책을 써야 할만큼 신중하게 다가가야 했다는 것. 즉 이 말에는 "그러는 너는 키쿄우보다 얼마나 강하길래 그런 소리 하냐?" 라고 하면 반론 끝이다. 무엇보다 키쿄우가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갓 부활했을때에도 이누야샤를 압도했을 정도로[27] 키쿄우는 충분히 강했다. 결국 종합해서 설명하자면 약해진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나라쿠 자신보다 약한 것도 심지어 임무를 해내지 못할 정도로 약해진 것도 아니다. 심지어 언데드 상태인 그러니까 생전보다도 더 약해진 키쿄우에게도 초창기에는 영 아니올시다의 성적을 거둔게 나라쿠였다.
'유치한 사랑 놀이에 빠져 신성한 사혼의 힘을 쓰려고 한 죄' 이야기도 사실 본인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키쿄우가 이누야샤를 인간이 되게 하려고 했다면 나라쿠는 자신이 요괴가 되려고 했다. 딱히 다를 바가 없는 소원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키쿄우는 선한 의도로, 나라쿠는 악한 의도로 했다는 차이점으로 키쿄우가 오히려 '신성한 사혼의 구슬의 힘' 을 바르게 쓰려고 한 것이다.[28]
'죄' 얘기는 사실 나라쿠와 주인공 일행+협력자+키쿄우의 사고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인데 나라쿠는 사혼의 구슬을 더럽히고 사악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며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라쿠 관점에서 보면 키쿄우는 그 정반대의 일을 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죄'를 저지르고 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혼의 구슬을 나라쿠의 의도대로 쓴 결과를 보면 작중 조각 한 개만 가진 자라 할지라도 결과는 안 좋았다. 사혼의 구슬 조각을 가지고 있던[29] 선역은 이누야샤와 코우가 뿐이었다.[30]
즉 나라쿠 스스로는 죄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전체 보편적인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나라쿠가 죄를 저지른 셈이었다. 따지고 보면 신성한 힘을 더럽히고 사악하게 하려는것 자체부터가 죄가 성립되지 않는가? 물론 사혼의 구슬은 선도 악도 아니라는 언급이 있긴 하지만 정화되고 있던 사혼의 구슬과 더럽혀진 사혼의 구슬이 가져다 준 영향을 감안하면 나라쿠의 말은 어불성설. 나라쿠는 작중 단 한번도 남을 위해서 구슬을 쓴 적이 없다. 사혼의 구슬조각이나 구슬을 남에게 넘겨준 적도 있었지만 그건 다 나라쿠 자신의 계획을 위해서였을 뿐 아니라 언제든지 회수할 준비까지 해 둔 상태였다.
'하늘도 무심친 않았어, 그런 너희들에게 알아서 벌을 내려주시더군' 부분은 최악의 망언이다. 사혼의 구슬을 지키는 무녀가 사혼의 구슬을 노리는 반요와 사랑에 빠졌으니 직무유기라는 개논리다.[31] 왜 개논리인가하면 이누야샤와 키쿄우가 사랑에 빠지면서 한 약속은 이누야샤는 인간이, 키쿄우는 무녀가 아닌 평범한 여자가 되는 것이었기에 이누야샤가 인간이 되는 소원을 사혼의 구슬에 빌면 사혼의 구슬은 어차피 사라질 운명이었다.
게다가 나라쿠의 논리가 더 말이 안되는 이유는 키쿄우와 이누야샤가 죽도록 만든 게 바로 나락 본인이다. 그것도 약혼자의 모습으로 배신하는 추잡한 연극으로. 나라쿠의 말을 그대로 인정하면 자신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키쿄우를 처단했다.는 식의 말인데 어디에도 하늘의 뜻같은 건 묘사되지 않으며 나라쿠의 50년간 행적을 보면 이간질, 풍혈, 살인, 식인[32] 등등 결코 자신도 떳떳한 일을 한 게 아니다.
오히려 그 옛날의 이누야샤조차 하지도 않은 악행만 줄줄이 일삼아 왔다.[33] 그런 주제에 하늘도 무심치 않아 알아서 벌을 줬다고? 만일 키쿄우의 잘못이 정말 그정도 수준이면 나라쿠도 죽었어야 마땅했다. 오히려 키쿄우가 죽으면서 사혼의 구슬을 없애버려 나라쿠의 수작질을 50년 동안이나 헛수고가 되어 버린게 이따위 추잡한 짓을 저지른 대가라 봐야 할 지경이다.
결국 이 말 자체가 심각한 자기모순이다. 자신은 선한 의도로 키쿄우를 죽였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자신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얘기한 수준의) 키쿄우보다도 훨씬 더한 악당이니(...) 이쯤 되면 막장 of 막장임을 자인하는 꼴이며 이 대사와 앞에 나온 대사를 날린 결과 이누야샤가 제대로 폭발해버렸으니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크나큰 모욕인지 짐작케 해준다. 차라리 고승이나 키쿄우보다도 더 높은 무녀가 이 점을 지적하였다면 모를까 말한 게 나라쿠니 설득력이 없는 게 당연하다.
그 외에 완결편 14화에서 나온 대사도 막장성을 또 한번 증명한다. "진정으로 동생을 위한다면 이 자리에서 목숨을 끊어 편히 잠들게 해 주어라" 라는 말을 했는데[34] 나라쿠에 의해서 퇴치사 마을이 전멸했을 때 죽었다. 움직일 수 있는 건 단지 사혼의 구슬 조각 덕분이다. 내용상 나라쿠의 말은 거의 틀린 말은 아니다. 죽은 자가 산 자가 사는 세상에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건 사실이니까. 카에데도 언니인 키쿄우가 부활한 것을 두고 있어서는 안될 일로 취급하며 처음에는 아얘 키쿄우가 있는데도 이누야샤에게 언니의 몸을 부수라고 말해 키쿄우에게 제대로 원망을 샀을 정도였다. 즉 망자가 되살아나는건 거의 절대적인 금기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누야샤 세계관에서 단 하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천생아를 사용하는 것 외엔 그 어떤 완전한 부활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선 코하쿠가 죽게 된 원인이 나라쿠다. 한마디로 자승자박. 더군다나 상황이 코하쿠가 링과 쟈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사슬낫으로 제 목을 베어 사혼의 구슬을 꺼내려던 참이었다. 당연하겠지만 사혼의 구슬 조각이 나라쿠 손에 들어가서 어떻게 될지는 뻔하다. 그 다음에 코하쿠가 본인에게 세뇌 및 조종당해 강제로 했던 악행들을 언급하면서 조롱했지만 산고에게 완벽하게 논파당한다. 참고로 이때 산고는 평소와 다르게 언성을 높이지도 않았다. 그 뒤에 기세 좋게 산고에게 덤비지만 비래골에 썰리고 금강창파에 썰리고 풍혈에 빨아먹힐 뻔해서 그대로 도주한다.
이 말들을 축약해 말하자면 "너희의 일은 너희가 자초한 일이다! 나는 아무 책임 없다!"이다.
그리고 똑같은 도발을 연속적으로 같은 대상에게 하면 처음엔 흥분하여 넘어가지만, 연속적으로 하면 그 거짓말 질리도록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이 그게 다냐? 라고 반박 당할 수 있고 상대가 개소리로 들린다.
결론적으로 대사 하나하나가 이누야샤를 비롯한 주인공 일행은 물론이고 독자들까지 기만하는 것이다. 독자들이 조금만 봐도 모든 게 나라쿠의 잘못인 걸 뻔히 아는데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대사들을 매번 날려대며, 주인공 일행이 분노해서 반박하거나 공격하면 나라쿠가 전부 씹거나 방어하거나 튀거나 셋 중 하나다. 이런 억지로 가득한 대사와 행동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위에 나왔듯 산고가 코하쿠에 대해서 말했던 것처럼 사실인 것도 있기야 하지만 그 원흉이 누군지, 아니 말의 사실 여부같은 건 관계없이 짜증을 유발하게 한다. 한 짓 때문에 거짓말은 애당초 개소리 취급당하고 진실이 섞여있다 쳐도 아무도 신경도 안 쓰는 상황이 된 것 차라리 어그로성 독설이 아닌 촌철살인의 팩트폭력을 날렸다면 조금이라도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다못해 주인공들도 산고만 해도 그런 말을 하도 들었는지 나중에는 나라쿠를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역관광을 태워주었고 그나마 매번 걸려든 게 이누야샤긴 한데 그쪽은 성격 면에서 보면 이상할 게 없고 그 흥분해서 하는 말조차 딱히 논리적으로 밀리진 않는다. 이누야샤가 나라쿠같은 두뇌파와는 정 반대임을 감안해면 몸이 앞서는 단순무식 유형의 사람조차 논파가 가능한 어설픈 말만 쏟는다는 거다. 그것도 두뇌파가 말이다(...).
분명 나라쿠는 두뇌형으로 작전은 잘 짠다. 이누야샤 일행은 그의 작전을 눈치채고도 걸리지 않을 수가 없어서 걸렸다든가 아니면 이누야샤의 닥돌로 빠지든가 둘 중 하나이니 나라쿠는 머리는 잘 쓰는데 정작 말빨은 반비례하는지 이누야샤에게도 발릴 정도로 못한다. 물론 단순히 어그로를 끌기 위함이라면 모르겠지만 산고가 나중에는 나라쿠의 말빨에 안 넘어감을 보면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도 나중에는 실패한다.
다만 초창기에만 해도 순간적으로 상대를 움찔하게 하는 말들은 하기도 했는데 위에 나온 망언 목록 중 21화의 대사 전에 이누야샤를 향해서 너희의 신뢰는 그토록 쉽게 무너지는 거냐고 정곡을 찌르기도 했다.[35]
4.5. 거짓말과 배신, 뻔뻔함의 달인
거짓말쟁이다. 셋쇼마루에게는 팔을 만들어준답시고 힘을 잠식하려고 들었다. 뭔가를 주면 당연하다는듯이 몰래 그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데, 문제는 후자는 얘기조차 해주지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여기저기서 사기 계약을 체결했다. 코우가에게도 사혼의 구슬 조각이랍시고 뭔가를 줬는데, 사실은 사기와 독기로 가득한 가짜였다. 셋쇼마루가 나라쿠에게 노기를 품은 까닭은, 바로 나라쿠가 벌인 짓거리 때문이었다. 게다가 카구라에게 자유를 준다고 말하고는, 바로 뒤통수를 쳐서 카구라를 살해했다.[36]배신도 주된 행동 패턴이다. 물론 주로 그를 배신의 의도가 있는 이들에 한해서 벌어지는 일이나 패턴이 항상 이런 식이다 뭐 워낙 이 시대의 요괴나 악당은 의리가 없듯이 서로 배신하고 통수를 치지만 나라쿠는 자기 분신과 하수인도 험하게 다루어 그들이 나라쿠에게 반감을 품고 배신할 기회를 품는 것이다. 반코츠 또한 악당이지만 적어도 정면에서 싸움을 걸지 나라쿠처럼 배신이나 거짓말하거나 뻔뻔하지도 않았다.
-누군가가 나라쿠에게 쓸만해 보인다→나라쿠가 그를 무언가로 유인한다→나라쿠가 그에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게 해달라고 한다→그가 이누야샤 일행과 싸운다→그런데 그가 나라쿠에게 배신할 마음이 있다→그가 이누야샤에게 패배한다-나라쿠가 그를 토사구팽한다.
나라쿠는 굉장히 후안무치한 성격이다. 작중 자신의 악행을 '필연이다. 나는 무죄다.'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자신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서슴없이 비난해서 더욱 일을 키웠다. 아비공주와 철계도 무고한 사람을 대상으로 유혈극을 일으켰고, 나라쿠와 이누야샤를 반요로 얕잡고 뒤통수를 치려다가 되레 죽고 말았다.
나라쿠가 아비공주를 살해하였을 때, 이누야샤 일행이 '비열한 자식! (미로쿠) /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서는 가차없이 버리다니... (산고) / 이놈! 네가 하는 짓은 어떻게 하나부터 열까지 구역질 나는 것 뿐이야! (이누야샤)' 하고 일갈하자, 나라쿠는 "훗. 어차피 너희도 아비공주를 없애려고 했던 거 아닌가? 그러면 오히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야지." 하고 반박한다. [37] 이누야샤가 노기 어린 괴성을 지르자, "그리고 한 가지 더 고마워해야 할 게 있다. 너희도 저승과 이승의 경계에 갈 수 있게 됐거든." 하고 차갑게 말한 뒤, 오른손을 변형해서 철계의 모가지를 땄다. 참고로 대사는 한국판 애니메이션 154화에서 빌렸다.
히토미코의 사례에서도 드러나는데 15년 전 나라쿠는 히토미코를 죽이려고 왔다가 히토미코의 친구들을 죽였고 히토미코의 할아버지까지 죽였다.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히토미코는 보호자도 없이 수많은 요괴들과 싸워야 했고 히토미코에게 거미줄 공격으로 결국 히토미코를 죽인다. 마지막 순간 히토미코는 이젠 너무 지쳐 편히 쉬고 싶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목을 잘라 따로 묻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럴수는 없다고 여겨 온전하게 묻어줬는데[38] 나라쿠가 그 시체를 조종했다. 문제는 "난 니가 편히 쉬고 싶다는 걸 들어준 거 뿐이거든?" 이라는 식으로 망언을 한 것. 어린 시절에 친구, 할아버지를 끝내 자신을 죽이고 그 몸을 조종한 놈이 저런 말을 하다니 누가 정상적인 소리라고 받아들일까. 그리고 자기 소망을 이뤄달라고까지 하니 뻔뻔함으로는 아무도 따라올 자가 없다. 거짓말과 배신이야 어차피 네임드 악역 치고 안 해본 경우야 없긴 하지만 이 정도의 뻔뻔함은 나라쿠 정도가 유일하다. 다만 히토미코의 과거사건은 애니메이션 오리지널이고 원작에서는 단순히 힘이 강한 무녀라서 죽이고 이용한 것으로만 나온다.
더군다나 왜 저런 식으로 악랄하고 뻔뻔하게 구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다. 그저 자기만족이다. 그것을 위해서 아무런 상관 없는 이들을 향해 본래 목적보다도 훨씬 악랄한 짓을 하고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그 행위를 정당화하려 든다. 악독한 캐릭터성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볼 수 있으나 그 캐릭터성 자체가 말이 안되는 지라 이는 단순한 악당 기질 묘사가 아닌 작가의 잘못이다.[39]
또한 블러핑을 할 거라면 사실과 거짓을 섞어서 혼동을 주어야 하는데 거짓말만 하니 오히려 더 의중을 읽기 쉬워지게 되었다. 단순한 심리 묘사 수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리고 백령산에서 자신이 새로운 육체를 얻어 부활 할 때 이누야샤에게 쓰러져 죽은 반코츠를 사혼의 구슬 조각을 뽑아 이 지독한 악당이면서 동료애 때문에 죽었다고 디스하지만 반코츠 또 한 지독한 악당이지만 그 반코츠보다 한 술 더 뜬 나라쿠가 할 말은 아니었다.
차라리 나라쿠의 이간질 행위는 나름대로 목적이 있었고 실패를 해서 문제지 행하려는 이유를 따지고 보면 나라쿠 입장에서는 분명히 있었다. 셋쇼마루 건만 빼고 보면. 그러나 이 부분은 이 행위를 도대체 왜 하는지부터가 의문이다. 전쟁사에서 이간질이든 속임수든 뭐든 가리지 않지만 그 행위들도 결국 전략적, 전술적으로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성공을 해야지 찬사를 듣지 실패는 기본이요 목표없이 마구잡이로 남발하면 찬사가 아니라 멍청이라는 야유가 돌아올 것이다.
4.6. 삽질
삽질도 잇달아 한다. 이간질이나 거짓말, 배신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있었으나 대개는 실패했고 오히려 피해자들의 원한을 불러일으켰다. 전술적으로는 시간끌기를 계속 시전했는데 이는 자신의 힘이 적들을 상대하기 어려웠다는 이유가 있긴 했지만 자만해서인지 한 번에 끝내질 못했다.입도 매우 가벼운 것도 삽질이었다. 패턴이 이간질-실패-진상 실토 순인데 그걸 털어놓지 않아도 될 상황에 잘도 떠벌리고 다닌다. 어차피 그들이 대충 눈치채던 상황에서 알려주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끝까지 발뺌이 더 유리할 텐데도 알아서 떠벌거려 준다.
특히 애니 기준 완결편 15화의 삽질은 그야말로 나라쿠가 완벽히 역관광을 탄 사례다. 나라쿠는 죽은 칸나의 거울 조각을 몽환의 뱌쿠야를 통해 셋쇼마루에게 건네주었고 이것을 이용해 셋쇼마루는 자신의 검에 철쇄아의 능력을 넣었고 반대로 이누야샤는 철쇄아의 요력을 잃었다. 만일 이대로 갔다면 이누야샤가 패배하는 건 당연할 일이었지만...
이 모든 건 셋쇼마루의 페이크였다. 오히려 셋쇼마루는 이 기회를 이용해서 이누야샤에게 명도잔월파를 전수했다.[40]이 과정에서 이누야샤 일행, 셋쇼마루 일행, 나라쿠 패밀리 모두 속아넘겼으니[41] 그야말로 잔꾀, 속임수, 이간질 등으로 일을 저질러왔던 나라쿠를 완벽하게 역관광 태워준 셈이다.
사실 여기엔 행운도 따랐는데 만일 나라쿠의 분신들이 그짓을 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셋쇼마루라서 최맹승을 보내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 그렇다고 심장으로 협박하기엔 셋쇼마루의 심장은 셋쇼마루 자신에게 있었고 흡수하자니 이 당시 나라쿠도 비래골에 썰리고 금강창파에 썰려 재구성 중이었다.
심지어 셋쇼마루는 폭쇄아가 없던 시절이었다지만 1:1로 붙어서 결코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대다. 즉 셋쇼마루니까 이런 수를 쓰는 것도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설령 사태가 최악이 되어 나라쿠가 개입한다 한들 그때는 이누야샤+셋쇼마루 연합의 맹공을 받고 또 머리만 남아 도망쳐야 했을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한 나라쿠의 반응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굉장히 썩어들어갔을 것이다. 물론 이누야샤와 셋쇼마루가 명도에 갇히자 좋아했지만 결국 명도에서 둘이 생환했으니 의미없다.[42]
4.7. 줄어드는 적보다 늘어나는 적들이 많아진다
나라쿠에 대한 비판점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심각한 비판점에 속한다. 왜냐 하면 작중 전반적으로 나라쿠는 요력뿐만이 아니라 지략이 뛰어난 적이라고 강조되는데, 정작 나라쿠가 전국시대 각지에 원수를 만들고 다니는 모습은 이러한 지략가 설정과 완전히 반대되기 때문이다. 점점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전략이고 지략인데 판도를 점점 불리하게 만들어 놓는 꼴을 보면 지략가가 아니라 거의 바보가 따로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누야샤 일행의 아군 진영이 너무 든든해지니 실질적인 긴장감도 감소하고 최종보스의 캐릭터성 자체도 붕괴시키는 상당히 치명적인 하자이다.단적으로 나라쿠에게 나라쿠 VS 이누야샤 일행+셋쇼마루+코우가가 더 유리할지, 나라쿠 VS 셋쇼마루 VS 이누야샤 일행 VS 코우가나 나라쿠+셋쇼마루 VS 이누야샤 일행 VS 코우가가 더 유리할 지 알아보면 답이 나온다.
처음에는 나라쿠에게 적이 드물었다. 50년 전 시점으로 국한하면, 키쿄우와 이누야샤뿐이었고 50년 이후까지는 둘 다 나라쿠의 존재조차 몰라서 전략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첫 등장에만 해도 이누야샤 일행 외엔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문제는 나라쿠가 아무나 건드리면서 악행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미로쿠네 집안을 건드려서 풍혈까지 던져놓고 뒷수습은 전혀 안했으며 산고네 마을을 습격해 전멸시키고 코하쿠에게 일족을 살해하게 해서 산고를 적으로 돌렸고, 요랑족을 이용하고 공격해 코우가도 적으로 돌려버렸다. 게다가 그것으로도 모자란지 본래라면 엮일 일도 없었고 아군이나 동맹 비슷하게 될수도 있었던 셋쇼마루마저 빡치게 만들었다. 굳이 안 건드려도 되는 인물들을 적으로 돌려버린 것이다.[43]
문제는 적이 줄어드는 속도는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매우 느리다는 것이다. 기껏해봐야 50년 전 키쿄우와 이누야샤를 제거한 것 외에는 없다.[44] 적이 그저 그런 인물이라면 몰라도 셋쇼마루라는 잠재적 세계관 최강자까지 건드려댔으니 결코 무사할 리가 없다. 여기에 셋쇼마루-이누야샤, 코우가-이누야샤 간에 으르렁대는데 두 사례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나라쿠는 내가 상대할테니 넌 빠져라", 즉 '내가 나라쿠를 먼저 잡겠다'고 서로 으르렁거릴 정도로 단단히 미움을 받는다. 즉 적대관계가 되면 매번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만드는 신기한 재주를 지녔다.
게다가 이렇게 늘어난 적들은 평소엔 서로 으르렁거리더라도 협력할 때는 또 잘한다. 어떨 때는 정말 도움 줄 생각이 없었는데 본의 아니게 협력하게 된 경우도 있어서 나라쿠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걸 잘 보여준게 붉은 철쇄아를 익히고 얼마 안되었을 때 셋쇼마루를 흡수하려고 육체들을 셋쇼마루 몸에 붙였는데 붉은 철쇄아+바람의 상처로 결계도 깨지고 육체만 날려먹은 일이다. 이때 이누야샤는 셋쇼마루가 온지도 몰랐다. 셋쇼마루도 "우습게 됐구나. 나를 먹으려고 한 육편들이 바람의 상처로부터 나를 지켜줬으니."고 조롱했을 정도.
게다가 이런 식으로 대인관계를 깨뜨리는 까닭도 참 가관이다. 풍혈은 당사자에게는 저주이지만, 그 당사자를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선 너무나 무서운 필살기다. 물론, 상술했듯이 최맹승이라는 대책이 있지만, 굳이 풍혈을 뚫어주면서까지 미로쿠네 집안과 원수질 이유가 있었는지부터가 의문(...). 만일 미로쿠의 조부가 나라쿠에게 치명타를 입혔다면 분노한 나라쿠가 자손 대대로 고생 좀 해보라는 식으로 풍혈을 뚫었다는 식으로 이해가 될 일이지만 그것도 아니어 보인다. 그렇지만 몇 년씩이나 싸워댔다고 하니[45] 일단 나라쿠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 것은 확실해보인다.[46] 요랑족의 경우에는 요랑족이 먼저 덤빈 것이긴 하지만 그걸 이누야샤 일행이 한 짓으로 속여서 일을 더 키웠다. 결국에는 자기네 분신들한테도 배신당하는 실정이다. 하쿠신 선사 같은 자들은 잘만 구슬렸으면서 자기가 만들어낸 분신들은 협박만 하면서 부려먹었다.
두 번째 문제는 배신을 해도 수지타산이 안 맞는 배신만 해댄다는 점이다. 물론 나라쿠는 악독한 악역이고, 상대를 배신해서 얻는 이득이 적으로 돌리는 위험보다 더 크다면 당연히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근데 당장 나라쿠가 하는 짓을 보면 이놈은 고작 사혼의 구슬 조각 1피스를 회수하기 위해 셋쇼마루를 적대하는데, 이건 결코 머리가 좋다고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심지어 셋쇼마루는 당시 원래부터 이누야샤를 적대하고 있었기에 내버려두면 알아서 괜찮은 왼팔을 찾아서 습격하러 갔을 것이었고, 사혼의 구슬 조각 따위에는 작중에서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기에 그냥 돌려달라고 했으면 돌려줬을 것인데 확실히 회수한답시고 트랩을 걸어놓았다.[47] 물론 나라쿠도 바보는 아니기에 사혼의 구슬 조각 1피스 뿐 아니라 덤으로 대요괴급의 요력을 가진 셋쇼마루까지 먹어치울 목적이 있었고 셋쇼마루 역시도 그 위험성을 나중에야 인지할 수 있었기에 나라쿠는 멍청하게 작은 이익을 위해 큰 것을 걸었다기보다는 큰 것을 얻기 위해 위험성이 큰 도박을 한 것에 가깝다.[48] 적을 빈번하게 만드는 결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적을 만들면서 얻은 것들이 위기에 비해 사실상 별 가치가 없는 것 투성이라는 점이 문제다.[49] 더군다나 이때를 기점으로 셋쇼마루가 자신 주변을 얼쩡거리면 즉시 베어버리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나중에는 링까지 인질로 잡아가며 먹으려해서 더더욱 셋쇼마루가 그를 끝장내러 칼을 갈게 되었고, 그 결과 최종전에서 폭쇄아에 갈려가며 고작 마을 하나를 인질로 잡으며 치졸하게 "날 베면 다 죽는다"라며 목숨구걸을 하게 되는 말로를 맞게 되었다.물론 상대가 셋쇼마루라서 전혀 안통했다.[50]
그리고 상대의 역량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적을 만들었다는 게 문제점이다. 지략가라면 강한 적과 정면 대결은 피하고 자신과 호각인 적도 싸우면 자신이 피해를 덜 입는 쪽으로 전략을 짜고 자신보다 약한 적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전력으로 싸우는 게 지략인데 나라쿠는 상대의 역량을 보지 않으면서 적을 만든다.
설령 이누야샤 일행과 셋쇼마루 일행이 전멸했어도, 나중에 나라쿠를 타도할 사람만 무한대로 찍어낼 뿐이었다. 실제로 미로쿠의 집안이 대대손손 나라쿠를 쓰러뜨리기 위해 힘을 길러온 집단으로 미로쿠도 자신이 실패하면 의지를 잇는 누군가에게 나라쿠 처단을 맡길 생각이었고[51] 이누야샤는 최종전을 치르기 전 싯포를 두고 갈 때 "우리들이 실패하면 네가 대요괴로 성장해서 나라쿠를 끝장내라."고 했다. 설령 싯포가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나라쿠 평소 행실을 생각했을 때 이놈 저놈 적은 계속 생겼을 것이다.
결국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질 운명이었고 그것을 대무녀인 히구라시 카고메로 하여금 실행시키는 게 진 최종보스인 사혼의 구슬의 목적이었다.
4.8. 리더십의 부재와 아군들의 배반
숫적으로 따져보면 많은 부하와 동맹을 두긴 했으나, 결속력은 말 그대로 개판이었다. 그래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경우도 있었지만 어쨌건 진심으로 나라쿠를 섬기거나 믿은 아군은 하나도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당연히 이런 사태의 원인은 나라쿠 그 자신이었다. 일단 나라쿠는 부하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언제든 죽일 수 있다며 공포를 통한 지배를 꾀했다. 문제는 부하들이 말을 들어도 죽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공포를 통한 지배는 따르지 않으면 극심한 손해를 보지만 반대로 따른다면 따르지 않는 것에 비해 뭔가 이득이라도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이래죽나 저래죽나 똑같으니 부하들이 반항하는 건 당연하다. 이러니 부하들은 대장인 나라쿠를 믿거나 신뢰하지 못하니 나라쿠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했고 그에 따라 신뢰도가 더 하락하는 무한의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분신들은 각각의 자아를 가진지라 이익에 따라 배반도 할 수 있는 존재였고 나라쿠 자체가 배신과 통수와 치졸함이 종특이다 보니 분신들도 성향을 그대로 물려받으니[52], 그 많은 분신들 중 끝까지 배신하지 않은 건 몽환의 뱌쿠야 한 명 뿐이었다. 그나마도 뱌쿠야는 나라쿠가 죽으면 자기도 같이 죽게 되어 있다 보니 체념하고 있었던 것이지, 진심 어린 충성을 바친 건 아니다.
카구라는 나라쿠의 지시대로 갔다가 죽을 뻔했고, 심지어 같은 분신인 하쿠도시에게도 그런 일을 당했다. 하쿠도시도 나라쿠에게 방패막이로 쓰인적이 있다. 배신하지 않은 분신으로 고신키가 있지만 그건 그저 고신키가 첫 싸움에서 이누야샤에게 죽었기 때문이다. 나라쿠가 직접적으로 제거한 분신들만 해도 넷(카구라, 칸나, 무소우, 갓난아기)이나 되며 하쿠도시는 결계와 독충을 거둬서 풍혈에 빨려 들어가도록 해서 간접적으로 제거했다. 심지어 칸나는 이용 가치가 없어지자 가차없이 자폭시켜버렸다. 하지만 별다른 감정 없이 나라쿠를 따르던 칸나도 최후에는 이누야샤 일행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접근하라는 나라쿠의 지시를 무시했고 카고메에게 "빛"[53]에 관한 힌트를 주며 분명하게 돌아섰다. 나라쿠 본인은 칸나가 감정이 없기에 배신이라는 행위를 모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이미 칸나는 나라쿠가 자매인 카구라를 숙청한 순간부터 그에게 회의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즉, 이것도 결국 본인이 자초한 일이다. 만약 카구라를 숙청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그냥 자유롭게 해주었으면 칸나는 나라쿠의 의도대로 이누야샤 일행을 길동무 삼아 자폭했을지도 모른다.
동맹조차도 제대로 된 맹우라고 할만한 인물은 없었다. 일단 나라쿠가 동맹을 맺은 집단은 검은 무녀 츠바키, 전국시대 용병 집단이던 칠인대, 백령산의 결계를 쳤던 하쿠신 선사, 인간들의 피를 뽑아먹는 요괴 아비공주와 철계인데 나라쿠하고 엮여서 유일하게 성불한 하쿠신 선사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최후가 비참했다. 츠바키는 사혼의 구슬로 구슬려서 젊은 되찾아준 대가로 카고메를 저주하게 만들었는데 그게 실패하고 끝내는 이누야샤 일행을 처리하지 못하자 사혼의 구슬을 회수해버렸다. 칠인대는 철저하게 리더인 반코츠의 지시만 따랐고, 반코츠도 나름 살려준 은혜로서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에 따른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도와줬을 뿐 이누야샤를 쓰러뜨린다한들 이들은 결국 적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었다.[54] 하쿠신 선사의 경우는 선사 본신의 절망과 체념의 감정을 이용해 꼬드겼지만 그마저도 키쿄우의 설득과 위로에 감화되어 순순히 성불했다. 철계와 아비공주 모녀는 아예 서로가 서로의 뒤통수를 치려고 했다.
다른 리더형 캐릭터들과 비교해 보면 코우가는 동료들과의 의리는 철석같이 지키는 성격이며, 이누야샤도 마찬가지로 동료를 소중히 생각하며 나라쿠 응징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는데다 여기에 더해 겉으로는 툴툴거리면서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려는 바른 마음이 있어서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머리가 나쁘긴 하지만 지혜로운 캐릭터인 미로쿠가 참모 노릇을 해주었다. 셋쇼마루는 위엄과 실력이 있어서 쟈켄은 처음 보자마자 거기에 이끌려 따랐고 코하쿠도 셋쇼마루를 따른다면 나라쿠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정도였다. 반코츠도 난폭한 용병단이라는 조직의 성격상 때때로 주먹을 써야 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동료들은 정말로 아꼈으며, 탐욕스러운 렌코츠가 그를 배신했을 때에도 "난 너처럼 동료들을 배신하진 않는다"는 말과 함께 응징할 정도였다. 나라쿠의 리더십은 그야말로 자기랑 동급인 도적들한테 "대장이 요괴라니 오히려 든든합니다." 라는 말을 들은 일개 단발 악역 도적 두목 가텐마루만도 못한 수준이었다.[55] 게다가 나라쿠의 원본이자 나라쿠가 그토록 혐오하는 악인 오니구모조차도 자신이 거둔 부하들과 함께 유곽에 가서 즐기는 등 부하를 나름대로 챙기는 면모를 보이는데도 그렇다.
이에 비해 나라쿠는 악역임을 감안하더라도, 자기 부하나 동맹들에게조차 너무 평면적으로 그저 악하기만 했다. 설령 악당이라해도 부하들에게 "내가 약탈하는 걸 도우면 너희들에게도 나눠주겠다."하고 진짜로 만족할 만큼 나눠주고, "혼자 나쁜 짓을 하는 것 보다는 내 말을 따르는 게 더 안전하다"라는 믿음을 주면 부하들은 대장이 지독한 악당이라 해도 개심하지 않는 이상은 따를 것인데 나라쿠는 부하들에게 무언가를 줄 생각이 있는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줄 것 자체가 없었다.
그나마 나라쿠가 부하에게 베푼 은혜라곤 이누야샤의 바람의 상처에 당할 뻔한 카구라를 잡요괴 무리로 구해준 정도인데, 이것도 특수능력을 가진 카구라가 아직 쓸모가 있어서 구해준 것이었고, 그 직후 자유를 갈구하는 성격인 그녀를 다시 먹어버리겠다며 협박했다. 이후에도 그녀보다 강한 분신인 하쿠도시가 그녀를 버리는 패로 써서 그녀가 분노했을 때 그녀의 심장을 쥐는 등 천대했고 결국 그녀의 서포트를 받은 셋쇼마루가 그녀를 동정하게 되면서 그녀를 모욕한 모료마루와 나라쿠에게 더욱 칼을 가는 결과만 낳았다.
게다가 위에 있는 목적부재 등을 감안해보면 공통으로 이끌 이념조차도 없었다. 세계멸망을 원하는 악당 밑에 마찬가지로 그걸 원하는 놈들이 있어서 그들이 악당의 부하로 있듯이, 같이 공유하는 목적의식도 중요한데 목적이 없으니 나라쿠는 부하들에게 자발적인 충성심이란 것을 기대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
결국 그 대가로 나라쿠에게 진정으로 충성을 바치는 부하나, 하다못해 호감이라도 보이는 동맹조차 하나 없이 최맹승 같이 말도 못하는 짐승형 잡졸 따위에게만 배신당하지 않았다는 참으로 초라한 최종보스가 되었다.
5. 결론
나라쿠라는 캐릭터를 떠올렸을 때 '이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다'라고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악역으로서 보여줄 요소들을 죄다 보유했기에 과도하게 악독한 캐릭터가 되었다.[56] 너무 과하다보니 오히려 평면적이고 뻔한 캐릭터가 되었다. 다른 소년만화나 게임의 최종보스도 나라쿠처럼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거나 구질구질하지는 않았다. 초반의 나라쿠는 주인공을 압도하는 강력한 포스와 뛰어난 계략, 악랄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능력으로 독자들의 맘을 사로잡았고 야비함이 있었어도 자기 나름대로의 이해관계와 목적에 따라 처리하였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이러한 점들은 점점 퇴색되기 시작했고, 중반부 이후론 이런 점들이 더욱 심해지면서 흠결과 억지 그 자체인 캐릭터성을 지닌 채로 파워업만 엄청나게 한 캐릭터가 됐다. 이런 캐릭터를 축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으니 캐릭터 자체도, 궁극적으로 전개까지 망치고 말았다. 차라리 인질극을 해서 가혹한 이지선다를 고르게 하는 캐릭터였으면 오히려 평가가 달라졌을지도.거기다 악역으로서 가지고 있던 요소들조차도 불완전하다 못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묘사가 엉망이다. 서사는 말할 필요도 없이 초반에는 악독하긴 했어도 나름 카리스마와 포스를 겸비한 성격은 작품이 진행될수록 망가지지, 지력은 똑똑하기는 커녕 제대로 된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며 나중에는 스스로 자멸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삽질만을 반복하지, 강함도 후반에는 나름대로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했다가 결국에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주인공들의 최종 필살기에 몸을 통째로 잃은 채 퇴장하는 등 이럴거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추가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어느 한 요소를 부각시키는 것조차도 실패하였다.
성격이 더럽고, 악역으로서의 요소는 다 때려박았고 자기 자신을 제외하면 같은 편이 없고 자신의 분신과 부하들에게도 배신당하고 미움받는다. 그리고 주인공 일행을 비롯한 여타 나라쿠의 적들도 갈수록 강해진다. 게다가 등장할 때마다 자신이 옳다고 설파하려하지만 들어보면 죄다 자기합리화에 헛소리 뿐이다.[57] 논파당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스토리에 전혀 영향이 가지 않기에 의미가 없는 장면이다. 그러다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털리고, 도망가고, 다시 또 나타나서 헛소리하다가 싸우고 도망가고... 게다가 나라쿠가 극 전체를 주도하는 악역이기에 주인공 일행은 모두 나라쿠의 영향력 아래에서 파워업하는 것 말고는 제대로 대처한 적이 없을 정도로 수동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나라쿠가 등장하기만 하면 매번 전개가 이런 식이다. 나라쿠라는 캐릭터는 '항상 도망치는 보스'와 '이유없는 악행'으로 정리된다. 말 그대로 답이 없다. 그런데 나라쿠는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악역이자 메인 보스다. 이 말도 안 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니 점점 작품 전체가 망가진 것이다. 때문에 이누야샤라는 작품이 비판받은 이유 대부분은 나라쿠라는 캐릭터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이에 대한 옹호 논리로 '악역은 말 그대로 나쁜 놈인데 거기서 매력을 왜 찾는가', '진정한 악행에 이유를 왜 찾는가'라는 말이 있기도 한데, 이러한 말들은 논점을 완전히 잘못 짚은 것이다. 중요한 건 악역인가 아닌가 이전에 우선 '캐릭터로서' 기본적인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58] 그리고 창작물에서 인기 있고 매력적이라고 평가받는 악역 캐릭터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이요, 멀리 갈 것도 없이 같은 만화 작품을 예로 들어도 수두룩하다. 강연금의 킹 브래드레이의 경우 뛰어난 스토리텔링, 인격체로서의 매력, 복잡하게 꼬여있는 과거사 등이 종합되어 평가가 높다. 졸프 J. 킴블리 역시도 악독하기로는 나라쿠와 비등한 수준이지만 킹 브래드레이와 같은 이유로 악역으로서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고 평가받는다.[59] 그리고 유희왕 듀얼몬스터즈에서 나라쿠와 같이 음험하고 목적이 없는 어둠의 마리크 또한 자기 미화 같은 건 없으면서 나라쿠처럼 상대를 조롱하고 도발하지만 마지막에 주인공과 싸움에서 패배하는 것만 빼고 연전연패하는 나라쿠와 달리 어느 정도 전과는 있으면서 순악의 광기와 뛰어난 듀얼실력과 라의 익신룡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강력한 포스때문에 목적이 없는 악당이지만 순악의 광기 그 자체를 잘 표현해냈기에 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60][61]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 나라쿠 못지 않게 비열하고 야비한 악당인 아크튜러스 멩스크 또한 성격이나 악행 또한 비판을 받지만 캐릭터 설정의 뛰어난 능력이나 악행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있기 때문에 성격상 비판을 받아도 나라쿠처럼 꼴도 보기 싫은 악당정도는 아니었다.[62] 그리고 재생괴물이면서 악당에 가까운 주인공인 피카레스크물의 헬싱의 아카드도 적이나 다른 사람의 피해와 관계없이 잔혹하게 죽이지만 살육의 당위성과 인간적 고뇌와 자신의 과거의 나약함과 죽음의 대한 갈망과 목적과 최강의 뱀파이어이라는 카리스마로 재생괴물이지만 나라쿠처럼 혹평받는 재생괴물은 아니었다. 그리고 가면라이더 류우키에서 나라쿠처럼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인 아사쿠라 타케시도 다크 라이더로서 순악을 보이고 자기 미화도 없으면서 계속 싸우고 싶어하는 목적과 뛰어난 전투능력과 연전연패하고 도주하는 나라쿠와 달리 어느 정도 전과를 올렸고 비열하지 않음과 정정당당함에 캐릭터 본인이 인간말종 사이코패스이지만 그 전투능력과 카리스마로 인해 인기있는 악당으로 자리잡았다.
즉 악역이더라도 표현과 연출을 잘 살리고, 캐릭터로서의 완성도가 있다면 독자들에게도 강하게 어필되어 단순한 악역 캐릭터를 넘어서 작품 외적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인기 캐릭터로 만들 수 있다. 캐릭터의 목적과 동기, 특성을 잘 표현해내기만 한다면 아무리 악하다고 해도 '매력적인 악역'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즉 악의 정도와 상관없이 그것을 뒷받침하는 요소들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또 얼마나 뛰어나게 묘사됐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창작물이라면 당연한 것이다. '악당은 나쁘니까 악당이다'라는 식의 논리는 악이라는 특징 한가지에만 집착하여 악당 또한 악당이기 이전에 작품 속의 캐릭터라는 기본 전제를 간과하는 논리다.
따라서 '진정한 나쁜 짓에 이유를 왜 찾는가?'라고 한다면, 역으로 '아무 이유도 없는데 왜 만들었나?'라는 의문을 떨쳐낼 수가 없다. 아무 목적도 이유도 없는 단순 미치광이 싸이코패스 악당을 처단하는 내용의 작품이라면 일차원적인 쾌락 말고는 도대체 남는 게 뭔가? 또 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뭔가? 하다못해 그 자극적인 요소라도 액션물로서 잘 표현해낸다면 모를까 이누야샤가 그런 폭력과 전투의 쾌감을 전면적으로 표방하는 작품도 아니고, 이누야샤라는 작품을 보는 데 있어서 독자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인물간의 관계와 심리 묘사가 부각되는 드라마적인 요소다. 인물 간의 이야기와 사건들이 종합적으로 얽히고 진행이 되면서 다양한 감정과 심리가 두드러지고, 그에 따른 다양한 행동들과 장면을 진행되면서 작품에 재미가 생겨나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것들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다. 그런데 나라쿠는 명색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악역이자 최종보스인데도 불구하고 작품이 진행될수록 목적과 이유가 완전히 흐지부지되면서 캐릭터의 근간 자체가 박살났고, 그렇다고 해서 악함 그 자체에 대한 묘사나 연출이 딱히 효과적이거나 뛰어난 것도 아니었으며, 이렇게 메인 캐릭터의 존재 이유가 부실해지면서 결국 작품 자체의 전반적인 설득력과 몰입감까지 떨어졌다는 게 문제다.
주인공 일행과 키쿄우, 셋쇼마루를 비롯한 등장인물 전체는 하나같이 각자만의 사연, 목적,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누야샤와 카고메, 키쿄우는 서로의 존재로 인한 마음의 문제가 그들만의 약점이자 행동의 이유이다. 셋쇼마루는 강력한 캐릭터이나 링의 존재와 초반, 중반부의 정신적 성장의 부재가 약점이다. 산고는 남동생 코하쿠, 미로쿠는 풍혈이 발목을 잡는다. 이런 면에서 이누야샤의 캐릭터 설정은 뛰어나다. 나라쿠를 제외한 악역들도 나름의 개성과 특징 장, 단점이 뚜렷한 악역으로서 손색이 없다. 그런데 정작 최종보스격인 나라쿠의 캐릭터성은 절정기에서 활약한 빌런 집단인 칠인대는 물론, 스스로가 만든 분신들이나 어쩌다 나오는 단역 요괴들보다 개판이다.
묘사, 설정, 전개 문제 등을 떼놓고 오로지 작품 내로 들어가서 나라쿠의 태생을 살펴보면 이런 최악의 캐릭터성도 나름대로는 이해가 갈 만하다. 나라쿠는 겉으로 보기엔 만악의 근원 그 자체이지만 그 내면을 찬찬히 해체해보면 이것은 오니구모+요괴+사혼의 구슬 이라는 매우 이질적인 조합의 결과물이다. 셋 다 악하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외에는 철저히 다른 관계이다. 오니구모는 자유로운 몸과 키쿄우를 얻는 것, 요괴들은 키쿄우의 죽음&사혼의 구슬의 탈취가 목적이고 사혼의 구슬은 자신을 노리는 자들을 이용해 세상에 혼란을 주는 게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키쿄우를 바라는데 키쿄우가 죽어야 하고 사혼의 구슬을 탈취해야 하는데 사혼의 구슬이 궁극적으로 나라쿠라는 캐릭터를 이룬다. 당연히 세가지가 전부 이뤄질 수 있을 리가 없다. 존재 자체가 모순덩어리인 셈.[63]
이런 태생부터가 억지와 과도함 뿐인 캐릭터를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고 주도하는 메인 악역으로 만들었으니 작품의 스토리가 망가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작품에서 가장 주된 이야기인 '50년 전의 갈등'을 기반으로 한 에피소드에서 나라쿠가 비중있게 등장하는 회차의 전개는 망가졌다. 이 잘못된 캐릭터 하나가 이누야샤라는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망가뜨린 근원이다.
이런 장기 소년연재 만화는 어지간한 짜임새에 자신이 없으면 그 편마다 최종 보스를 이색적이고 개별적으로 바꿔야 지루하지 않고 흥미가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렇다할 짜임새 없이 나라쿠를 계속 고정시켰고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 차라리 최종 보스를 나라쿠로 고정시키지 않고 매 편 파트로 나누어 최종 보스를 바꿨더라면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았을 것이다.[64]
잡지 쪽에서 조르면 작가는 연재를 질질 늘어뜨릴 수밖에 없고, 소년 만화의 특성상 악역의 입장을 설명하며, 주인공이 악역을 쓰러뜨리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훼손시킬 만할 요소는 배제될 수밖에 없다.[65]
5.1. 변론
확실히 나라쿠가 더럽고 추악한 악역은 맞다. 그렇지만 나라쿠는 절대로 무능한 인물이 아니다. [66] 나라쿠가 멋진 악역이 아니라고 하지만 상당히 현실적인 악역이기도 하다. 유능한 흑막이라면 도주로를 확보해 놓는 것과[67] 차도살인지계는 당연한 것이다.그리고 나라쿠는 갓 탄생하자마자 키쿄우를 죽이며 키쿄우의 손을 빌려 이누야샤마저 제압해버리는데 키쿄우야 뒤치기했으니 그렇다고 쳐도 이누야샤까지 제압한 건
더욱이 나라쿠는 수집된 정보를 이용해 전략을 짜는데 매우 능수능란했기에 매번 나라쿠의 함정에 걸리는 이누야샤 일행이나 셋쇼마루, 코우가 등을 멍청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70] 사실 이건 나라쿠가 셋 다 자존심 강하고 자신에 대한 살의가 가득하며 자신과는 달리 꼼수나 속임수를 싫어하는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셋의 성격이 좀 단순해서 함정에 잘 걸린다고 해야될듯.
그리고 인성으로만 평가하면 정말 악역 그 자체 수준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인성만으로 평가한다면 이놈보다 더 악한 놈은 없다고 봐야 할 정도고 악역은 당연히 사악하면 사악할수록 더 악역이라는 개념에 부합하는 만큼 악역 캐릭터로는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나라쿠가 비판받는건 그 정도가 해도 너무한데다가 심지어 지능형이라는 놈이 그걸 마구 남발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71] 때문이겠지만 작중 나라쿠의 악행 중에서는 위에서 말한대로 사혼의 구슬이 원한, 증오, 분노 등으로 더럽혀지게 하기 위함의 목적이라면 모르겠지만 어쩄거나 나라쿠 개인에게는 큰 득이 없었다. 심지어 초창기 악역처럼 보였던 셋쇼마루처럼 멋진 구석도 없다. 즉 '멋 없는 악역'인 것이 큰 문제인 것, 나라쿠 개인의 성격은 어차피 이 놈은 악역인데다가 최종 보스급이니까 악해도 상관없다. 문제는 그런 모습에 걸맞은 무언가가 부재했다는 것이다. 그런 게 없으니 악함이 어필되기가 힘들다. 물론 나라쿠는 허구한날 잡졸이나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다니니 악명 자체는 대단한 게 맞지만 어차피 이누야샤 세계관에서 그런 게 없던 악역이 흔해터져서 그 정도로는 임펙트가 안 난다. 차라리 사혼의 구슬에 집착하다 파멸하는 악당의 모습이라도 빌드업을 쌓아가며 보여주었다면 진 최종보스 사혼의 구슬의 진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페이크 최종보스로서의 역할이라도 다하는 건데 그것도 아니다.
부하가 없는 문제는 사실 이는 나라쿠가 반요라는 점에서부터 깎아 먹는다. 즉 웬만한 요괴는 자기가 나라쿠보다 강하든 약하든 반요라고 깔보고 보기에 나라쿠가 진짜 진심으로 부릴 수 있는 부하는 얼마 없다. 게다가 이누야샤 세계관에서 반요는 인간들에게도 배척당하는 존재다. 칠인대가 그나마 나라쿠의 말을 잘 들은 편이지만 이마저도 비즈니스 관계에 가깝다. 그마저도 칠인대는 인간이든 반요든 딱히 상관도 없어서 이 정도인 것이다.
6. 관련 문서
[1] 다만 핫포사이의 경우 작품 자체가 개그물인지라, 단순한 악당이라기 보다는 사고만 치는 악동에 가까운 모습이며, 욕을 먹는 경우가 있을지 언정 작품 자체의 평가를 망치지는 않았기에 나라쿠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2] 일례로 나라쿠가 화살받이로 되살려낸 칠인대가 각자의 특색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으니 말이다.[3] 사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이 나라쿠를 죽이고 갓난아기나 묘로마루, 바쿠야 등 나라쿠의 분신들을 새로운 보스로 내세우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였다.[4] 사실 이들은 엄밀히 말하면 특정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용병으로써 1차적인 욕망(돈, 여자, 폭력 등)을 해소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이들은 목적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대신 아주 단순하다. 그래도 이들은 그 목적 자체에는 매우 충실하며, 또 그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몇몇은 그래도 묘하게 의리가 있는 소악당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독자들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DC 코믹스의 로그스와도 통하는 구석이 있다. 다만 아이러니하지만 이들은 목적이 단순한 만큼 오래 가기는 힘들었기에 등장 분량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보스인 나라쿠가 이들보다 매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지 이들의 등장 분량 자체는 적당한 편이고 큰 문제는 아니었다. 즉, 이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서 적절한 기간 동안 활약하다 적절한 타이밍에 퇴장했기 때문에 고평가를 받은 것이다. 만약 메인 빌런을 이들로 바꾸고 질질 끌었으면 나라쿠와 마찬가지로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5] 이게 정말 모순되고 말도 안되는 것이긴 하지만 나라쿠의 탄생 배경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자유로운 몸과 사혼의 구슬 그리고 키쿄우를 손에 넣고 싶어서 요괴와 결탁한 오니구모와 사혼의 구슬을 손에 넣기 위해 키쿄우를 죽이고 싶어 오니구모와 결탁한 요괴들이 융합해 생긴게 나라쿠다. 말그대로 존재 자체가 모순이다. 사랑하면서도 죽여야 한다니 애당초 이루어 질 수가 없는 소원이다.[6] 첫 번째는 무소우, 두 번째는 갓난아기를 만들면서 떼어낸 마음들을 백령산 깊숙히 파묻어버렸다.[7] 다만 이 정도 악역인 만큼 그대로 소비하는 건 좀 아깝고 적어도 극장판 보스는 될 수 있을 정도는 판을 키우는 정도.[8] 다만 상술되었다시피 칠인대는 딱 그 정도 분량만 소화할 만한 악당들이지 그 이상 스토리가 길어졌으면 나라쿠와 똑같은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누야샤 작가 루미코는 란마1/2, 시끌별 녀석들, 인어의 숲 같은 짧은 단편 위주의 옴니버스형 만화가지, 호흡이 긴 장편에 능한 만화가는 아니다.[9] 나라쿠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듣는 캐릭터로 귀멸의 칼날의 무잔이 있는데 얘도 나라쿠처럼 흡수와 변형 능력이 있는데 자기 부하들은 본인들 만의 개성적인 혈귀술을 쓰는데도 정작 그 우두머리인 무잔은 최종전에서 촉수만 날려서 재미없다고 비판받았다.[10] 심지어 칠인대는 무코츠가 갑툭튀한 셋쇼마루에게 순살당한걸 빼면 별로 털리지도 않았다. 이때 무코츠도 바로 당하지 않고 반격을 한 번하기도 했고, 그래서 투귀신으로 끝을 냈다.[11] 좀 변호해주자면 이때는 명왕수의 껍질의 방어로 막을 수 있었지만 파워업 이전의 비래골의 약함 때문에 자만했기 때문에 실력으로 패배한 건 아니다.[12] 한국판 : 나락, 너라는 놈은 정말 저질이야!! 이제와서 빌어봤자 절대로 용서 안해줄거야!!![13] 그나마 아주 양보해서 좋게 볼만한 건 키쿄우만을 사랑했던 순애보라는 점인데, 사랑하면서도 키쿄우를 죽여야만 하는 존재 자체가 모순인 게 이 놈인데다 이누야샤와 키쿄우의 관계를 파탄냈다. 나라쿠 입장에서야 순애겠지만 키쿄우 입장에서는 악질 얀데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키쿄우는 나라쿠의 마음을 알지만 농담으로도 나라쿠에게 마음이 있다고 볼 수 없다.[14] 셋쇼마루와 처음 대면했을 때는 꼬박꼬박 존대를 하며 예를 갖추었지만, 백령산에서 파워업하고 나서는 셋쇼마루를 보자마자 대놓고 반말을 깠다.[15] 물론 그 나라쿠는 인형이다.[16] 키쿄우도 몸이 아무리 박살나도 혼이 남는 한 소멸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말이다.[17] 물론 이 때는 나라쿠도 진짜 끝장날 뻔했긴 하다. 카고메가 쏜 화살이 키쿄우의 것이었기 때문, 이 때는 하쿠도시를 방패삼아 살아남았다. 그러나 그 때의 여파로 한동안 대외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18] 나라쿠는 전면전으로 붙는 타입이 아닌 두뇌 싸움을 즐기는 편인 만큼 상대가 자신의 약점도 모르고 주야장천 몸만 공격하고 있다면 상대의 바보짓을 관람하고 있는 셈이 되는 만큼 아주 싫어할 이유는 없다.[19] 다만 이건 사혼의 구슬을 어둠과 악으로 물들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였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라쿠의 이런 성격을 사혼의 구슬이 이용한 것이지만 말이다.[20] 물론 그 자신의 소원이라기 보다는 사혼의 구슬의 소원인 성격이 더 짙긴 했다.[21] 나라쿠의 마음은 언뜻보면 순수한 요괴의 마음, 그게 아니더라도 어쨌거나 인간이 아닌 무언가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나라쿠의 몸의 이음새가 되고 있는 오니구모의 혼, 즉 오니구모 그 자체다. 오니구모가 생전 이누야샤를 지독히도 증오했다는 것을 보면 나라쿠의 이누야샤 혐오는 궤변이기는 해도 이유없는 궤변은 아니다. 다만 이누야샤 입장에서도 나라쿠의 궤변에 어이 없는 게 생전에 상대가 자신을 건드리지 않으면 손을 대지도 않았다. 이누야샤 자신이 나라쿠의 근원이 된 오니구모를 처음부터 괴롭히거나 죽일 정도의 원한을 품게 한 것도 아닌데 일부러 그랬다는 게 증오를 넘어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22] 코하쿠도 한때는 나라쿠에게 노예로 부려먹혔다. 더구나 코하쿠도 이미 죽은 몸이다. 사혼의 구슬이 지닌 힘으로 움직일 뿐이다.[23] 물론 코우가나 셋쇼마루가 나라쿠가 원하는대로만 움직여줬을 가능성은 낮다. 코우가는 이누야샤에게 진정한 살의를 느낀건 한번 뿐이고 이후로는 서로간에 진짜 살의를 느꼈다기보다는 그냥 라이벌, 악우 정도였고 셋쇼마루와 이누야샤 간에도 은근히 형제의 정 같은 게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을 잘 활용하면 이누야샤에게 심리적 압박감 정도는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당장에 셋쇼마루는 존재만으로도 이누야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누야샤를 비롯한 그 일행에게 위협이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셋쇼마루가 확고한 아군인 것과 셋쇼마루가 중립이거나 아군인지 중립인지 적인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것, 그리고 나라쿠의 편이 아닌 건 확실하지만 어쨌든 적인 것은 차원이 다르다. 조절하기에 따라서는 이누야샤 일행에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안겨줄 수 있었다는 것. 더욱이 단 한 번뿐이긴 했지만 나라쿠는 셋쇼마루와의 결탁으로 이누야샤를 궁지에 몰아넣은 바 있었다.[24] 물론 사혼의 구슬 조각에 눈돌아가는 놈들이 부지기수니 셋쇼마루가 순순히 돌려줄거라 생각하는 게 이상하긴하다.[25] 키쿄우가 먼저 죽었다.[26] 이누야샤의 모습을 빌린데다가 심지어 뒤에서 급습했다. 게다가 키쿄우는 공격당하고도 잠시간 살아있었으니 본모습 그대로 급습했다면 아무리 키쿄우가 공격당했다지만 그 죽어가는 몸으로 이누야샤도 상대하는데 나라쿠를 상대하지 못할 리 없다. 이는 이간질에 능하고 즐기는 나라쿠의 특징만이 아닌 그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럴 필요가 있었다.[27] 단 이때는 이누야샤가 바람의 상처도 사용하지 못하던 때임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이누야샤의 강함이 적어도 50년 전보다는 세졌음을 감안해보면 이누야샤 자신도 강해진 상태는 맞다. 그도 그럴게 봉인에서 풀려나고 키쿄우와 재회한 사이 일어난 일은 별로 없었지만 이 시기에 한 일이 철쇄아를 얻은 것이기에 그 중요도는 이루 헤아릴 수 없고 힘도 큰 변화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강해졌을 것이다.[28] 물론 키쿄우에 대해서도 결국은 이누야샤를 인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욕망이 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고 나름대로는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라쿠와 비교해보면 누가 더 나을지는 명약관화하다.[29] 몸속에 심어놓은 것과 스스로 박아넣은 것 기준.[30] 이누야샤가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단행본 36권에서 도깨비의 배에서 탈출하기 위해 철쇄아에 박아넣은 적이 있다. 물론 셋쇼마루도 있긴 했는데 이쪽은 준 악역급에서 선역으로 갈아탄 거라서(...)[31] 다만 이것은 키쿄우나 이누야샤에 대해서 다 아는 사람의 관점에서 작중에선 이누야샤 일행 등 이누야샤와 키쿄우에 대한 사적인 면을 아는 사람들만 그렇고 운가이같은 원칙주의적인 유형에게는 통하지 않는 논리다. 이누야샤가 좋은 성격이든 나쁜 성격이든 사혼의 구슬을 노렸단는 것 자체는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며 반대로 사혼의 구슬을 지키는 것이 의무인 것을 감안해보면 '원칙적으로는' 이누야샤의 성격이 어쨌든지간에 한 방에 끝냈어야했다는 것이 된다. 이누야샤나 키쿄우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야 게다가 작중에서도 50년 전에도 이누야샤가 결코 나쁜 성격만은 아니었다는 것이 드러났으니 키쿄우가 이누야샤를 끝장내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개논리 취급을 하겠지만 어쨌든 원칙'만' 따져보면 개논리까지는 아니다.[32] 이간질과 풍혈과 살인은 말 안해도 알 것이고 미로쿠는 나라쿠가 식인 요괴라고 얘기했다.[33] 이누야샤는 일부러 남을 죽이고 다니는 성격은 아닐뿐더러 식인은 한 적도 없다. 선역 중 식인 경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코우가와 그 부하들 뿐이다.[34] 코하쿠는 망자가 맞고 저승으로 가야 하는 운명이다.[35] 당연하겠지만 서로의 신뢰가 두텁다면 마음속으로나마 한번의 의심이라도 해야 하는데 꼴에 전날 약혼까지 한 사이면서도 서로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이누야샤 자신도 그 말을 들었을 때 움찔했으니 뭐...[36] 사실 카구라는 나라쿠의 더러운 성질머리를 잘 알기 때문에(...) 이런 일 쯤 논리적으로 생각했으면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염원인 자유를 갑자기 주겠다고 들이대고 진짜 심장을 준 것에 순간적으로 방심한 것이다.[37]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먼저 배신한 쪽은 아비공주 였으니...[38] 작중 초반 카에데의 마을 사람들이 카고메가 키쿄우의 환생이라는 것을 알고는 합장도 하고 심지어 한 노인은 신성한 무녀님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천벌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러니 감히 신성한 무녀의 목을 댕강 쳐버리는 행위를 아무도 할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히토미코도 그래야 하는 특별한 이유도 말해주지 않았고 말이다.차라리 화장을 해달라고 했어야 했다.[39] 나라쿠와 그나마 비슷할 정도로 악랄한 놈들은 본인의 근본인 오니구모와 오니구모, 나라쿠의 인간의 마음에서 태어난 갓난아기와 하쿠도시 뿐이다. 사실상 전부 한 인격에게 파생된 존재들이니 그냥 나라쿠 이외에는 이 정도로 악랄한 놈은 없다. 그나마 오니구모는 나라쿠 본인조차 인간쓰레기 같은 놈, 은인에게 비열하고 추잡한 욕망을 품은 녀석이라고 할 정도니 사실상 오니구모가 만악의 근원이긴 하나, 평소 나라쿠의 성격과 행실을 보면 저 대사들도 그런 비열하고 추잡한 녀석이 자신의 근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는 자기혐오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40] 정확하는 명도를 탈출할 수 있나 시험하고 성공하자 전수했다. 이누야샤가 자질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나라쿠의 의도대로 죽었을 것이다.[41] 당시 역관광을 타지 않거나 죽지 않은 네임드 그룹들 거의 전원이다![42] 나라쿠도 이때 키쿄우 사후로 최대의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구슬의 사악한 의지인 곡령을 소환해서까지 셋쇼마루를 먹어치우고 이누야샤 일행을 없애려 했다. 결국 셋쇼마루의 폭쇄아 각성을 앞당기는 최악의 실책을 저질러서 도로 자신의 무덤을 판 셈이 되었지만.[43] 단 나라쿠를 조금 옹호해주자면 셋쇼마루, 미로쿠 집안을 제외하고는 필요성이 있었다. 산고의 경우 살던 곳 자체가 사혼의 구슬과 연관이 있었던 만큼 예방차원에서 건드릴 필요가 있었을지도 모르며 코우가의 경우 사혼의 구슬 조각이 있었기에 얄짤 없었다. 그리고, 미로쿠의 경우 최맹승이라는 풍혈용 카운터가 있었다 보니 크게 문제될 바는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사혼의 구슬과 아무런 연관도 없고, 마땅한 카운터도 없으며, 한 번 결탁해보기도 한 셋쇼마루. 산고나 코우가, 미로쿠는 그렇다고 쳐도 셋쇼마루는 나라쿠에게 있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참사였다. 그리고 냉정했던 셋쇼마루가 23권에서 나라쿠의 간계에 먹힐 뻔하자 분노하여 어리석은 놈!! 감히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으냐?라고 말하였는데 그 말이 딱 맞아 떨어졌다.[44] 그런데 그마저도 50년 후인 본편 시점에서 두 사람 다 어떻게든 다시 돌아왔으니 말짱 도루묵이었다.[45] 이누야샤 스토리는 시작부터 최종전까지 약 1년 정도다.[46] 더군다나 극장판 설정을 도입해보면 미로쿠의 조부 미야츠는 무려 그 불로불사의 월희 공주조차 봉인해버릴 정도의 어마어마한 법력을 가진 승려이다.[47] 하지만 사혼의 구슬은 몰라도 철쇄아는 셋쇼마루가 무지 집착하는 존재였고 사혼의 구슬 조각이 없으면 인간의 팔이고 요괴의 팔이고 붙이자마자 셋쇼마루의 힘을 감당 못하고 썩어나니 철쇄아를 탈환했다면 셋쇼마루도 돌려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작중 유일하게 셋쇼마루와의 연결을 감당했던 용의 팔은 요괴의 신체라서 철쇄아를 쥘 수도 없고.[48] 물론 결과는 꽝 중에서도 최악의 꽝이었지만...[49] 조금 변호를 해주자면 나라쿠의 배신이 하나라도 성공하면 그냥 나라쿠의 승리로 이누야샤가 완결난다(...). 만약 셋쇼마루가 나라쿠한테 먹혔다면 그날로 이누야샤 일행은 전멸이다. 어느 정도는 이누야샤 일행과 셋쇼마루의 주인공 보정빨도 없지 않았던 것.[50] 이미 링의 신변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에 나라쿠가 마을로 협박할 때도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고 무시하며 폭쇄아로 추가공격을 먹였다.[51] 물론 미로쿠의 집안은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게 미로쿠의 집안에서 유일한 생존자는 미로쿠 뿐이었기에 미로쿠가 죽으면 그것으로 집안이 소멸하는 거다. 미로쿠가 동네방네 "제 아이를 낳아주시겠습니까?" 라고 한 것도 그놈의 여자 밝히는 면이 가장 큰 이유지만 자신이 죽으면 그 날로 나라쿠에게 복수할 기회가 영영 사라지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52] 나라쿠의 사악한 인간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갓난아기는 탄생과 동시에 통수를 노릴 지경[53] 칸나가 죽기 직전 칸나의 거울 파편이 카고메의 오른쪽 눈에 들어가 사혼의 구슬을 보여주며 '빛이 나라쿠를 죽일거다' 라고 말한 직후 소멸한다[54] 반코츠는 순수하게 강해지고자 나라쿠가 가진 구슬조각마저 노렸고 나라쿠또한 이를 알기에 이누야샤와 반코츠가 서로 혈투를 벌이다가 한명이 죽으면 생존한 한명을 그대로 급습해 처리하려 했다.[55] 가텐마루도 악역 요괴답게 부하를 소모품으로 쓴 놈이다.[56] 다만 그래도 이런 악독함이 성질마저 없는 건 아니라서 나라쿠가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을 반영해보면 그저 악 자체를 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 이유 없는 악행이지만 그렇기에 나라쿠는 순수 악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순수 악스러운 성향과는 별개로 그 자신의 특징이 너무 없어서 비판받을 뿐. 단적으로 올 포 원도 그저 지극히 현실의 악인들이 악행을 저지를 법한 이유로 악행을 벌이지만 나라쿠처럼 욕먹는 캐릭터는 전혀 아니다. 올 포 원은 마왕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악행은 단지 그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똑같이 지능형 빌런이면서도 올 포 원은 빅픽쳐를 그리는 능력도 탁월하다. 숙적인 올마이트조차도 빅픽쳐 능력은 그를 못 따라가는 지경.[57] 앞서 언급된 올 포 원이 나오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로 치면 그 논리의 저열함 수준이 초창기의 시가라키 토무라 수준이다. 얘는 그 당시만 해도 지능캐도 아니고 어른이 수준으로 유치한 인물인데, 명색이 지능캐에 50년이나 살았다는 작자가 논리를 전개하는 수준은 그 정도밖에 못 된다는 의미다.[58]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만약 주인공 일행과 대립하는 메인 빌런 혹은 최종보스가 간지도 매력도 없는 3류 양아치라고 가정해보자, 도대체 그 누가 이러한 캐릭터를 좋아하겠는가? 거기다 잠시 지나가는 엑스트라 따위가 아니고 자주 모습을 비추고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는 유형이라면 독자들로 하여금 “주인공은 어째서 이따위 놈과 대립하는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결과적으로 작품의 평가를 깍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악역이 띄워질수록 그런 악역을 꺾은 주인공이 돋보여지는 효과도 있다. 즉 악역이 매력적일수록 주인공도 같이 띄워지는 걸 의미한다. 당장 매력있는 빌런이 되어 엄청난 이미지 변신을 한 인물이 바로 조조다. 조조는 삼국지연의가 나오기 전만 해도 그냥 절대악으로 그려지며 그 외의 요소는 없었다. 그러나 연의에서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의 모습을 모습을 보여주며 단순한 절대악 빌런이 아닌 인간적인 매력과 냉혹한 악인의 풍모를 모두 가진 복합적인 캐릭터로 재조명되었고, 현재 조조의 이쪽 이미지는 거의 연의에서 유래한다.[59] 특히 악행의 이유가 악 그 자체이거나 악행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신념덕후적 성향이므로 반대로 말하자면 자기 꼴리는대로 주인공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었고 과연 그의 최후는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그렇다고 개심하거나 하는 건 없이 마지막까지 악인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죽는다. 거기다가 진지하게 하는 말은 되짚어보면 부정할 수는 없는 면도 있다. 그리고 신념덕후의 면모 때문에 사람을 가리지 않고 자기 신념에 충실한 사람에게는 호감을 느끼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혐오를 느낀다는 모습, 본인 스스로도 신념에 투철한 모습을 보여 결코 내로남불적인 면을 보이지도 않는다.[60] 나라쿠와 어둠의 마리크가 태어난 것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 등에 트라우마적인 문신과 상처와 성격을 대입하면 구울즈를 이끌었던 마리크는 비열한 짓을 하는 오니구모고 그 근원을 바탕으로 태어나 나라쿠는 어둠의 마리크이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고 태어난 쪽이 근원체를 안 좋게 생각하고 나라쿠의 외모의 원주인인 히토미 카게와키는 타락하기 전에 마리크와 비슷하다. 다만 원래 마리크는 끝판에선 어둠의 마리크를 끝장냈고 나라쿠는 오니구모를 흡수하는 게 차이점이지만...[61] 그리고 어둠의 마리크는 목적 없는 악당이래도 객관적인 목적이 없었지 유우기를 없애고 세상의 모든 것을 고통을 주고 파괴하겠다는 악행의 주관적인 목적은 뚜렷했다. 반면 나라쿠는 객관적인 목적도 없었고 악행에 대한 주관적인 목적도 없었다. 그래서 둘다 목적이 없는 악당이래도 독자들이 내리는 평가의 차이가 드러난다.[62] 오히려 조직관리에는 철저히 실패한 나라쿠와는 달리 조직의 우두머리로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코랄의 후예부터 자치령의 황제까지 조직의 우두머리로만 13~14년은 군림했다. 심지어 업적도 있어서 테란 세계의 최강국이던 테란 연합을 코랄 기반의 반란군으로 무너뜨려 테란 역사를 뒤집어버렸다.[63]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리치 왕처럼 어느 시점에서 나머지를 정리하거나 하는 식으로 하나의 의지로 수렴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실제로 마지막으로 죽는 순간 카고메가 대체 넌 뭘 원하는 거냐는 물음을 떠올리자 마지막 순간에서야 비로소 그가 원했던 것은 바로 오니구모가 원했던 키쿄우의 마음이었다는 걸 독백했다. 즉, 굳이 나라쿠여야 할 이유가 없고 차라리 앞서 나온 리치 왕처럼 나라쿠에서 오니쿠모로 수렴되는 편이 캐릭터성으로는 더 나았을 것이다.[64] 칠인대 편이 독자들에게 가장 호평받는 스토리가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에 각자의 스토리가 있는 부하들, 악인임에도 끈끈한 동료애로 무장한 악역들은 독자들에게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65] 이누야샤는 배경이 험악한 센고쿠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에 사는 인물들마저 생명의 귀중함을 굉장히 강조한다. 예를 들어 작중에서 이누야샤가 도적들을 몰살시키고 괴로워하는 장면이 있고 미로쿠나 산고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런 도적들은 그 시대에서는 죽이면 잘 죽였다고 박수받을 놈들이다. 다만 엄밀히 말해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된 것은 죽였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맛이 가서 학살에 가까운 수준으로 그랬다는 거다. 도적들에게 습격당한 마을 사람들이 이누야샤를 두려워한 것은 그들이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이누야샤가 요괴의 피가 깨어나 닥치는 대로 살육을 벌여댔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로쿠나 산고도 도적들을 상대하는 만큼 어느 정도 죽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여겼는지 처음에는 냅두다가 나중에 일이 심해지니까 그쯤 되면 그만하라고 했다. 물론 요괴 피가 깨어나 맛이 간 상태라 그 정도는 어림도 없었지만. 셋쇼마루의 어머니는 인간을 먹잇감 수준으로 여기면서도 정작 그 인간의 생명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모순적인 말을 연속으로 했다. 다만 혼란한 시대에도 생명을 귀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은 맞는 이야기다. 무엇보다도 절대선의 관점에서 보면 생명을 마구잡이로 대하는 것보단 귀중하게 여기는 게 옳은 일이고, 셋쇼마루의 어머니가 한 인간을 먹이인 것처럼 얘기했다는 것도 맥락을 따져보면 인간을 극혐하는 셋쇼마루가 두 명이나 달고 다니니까 '쟤가 대체 왜 인간을 데리고 다닐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말일 수 있다. 센고쿠 시대라 하더라도 살육을 즐기는 수준이던 잔인한 집단인 칠인대가 몰살당한 이유이기도 하다.[66] 물론 상사와 리더로서는 무능한 것은 맞다.[67] 문제는 나락은 도주로를 확보하고 미리 회피하는 악역이 아니라 맨날 줘터지고 엉망진창인 상태로 간신히 도망가는 등 재생력을 믿고 뻐기는 식이라는 것이다. 차라리 도주경로를 미리 파놓고 아무 피해없이 도망가는 식이었다면 지략을 좀 더 강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68] 이 함정에 걸릴 때마다 이누야샤 일행은 꼭 한명씩은 제대로 위기에 처한다. 거기다가 이누야샤는 아버지 닮아서 무모하기까지 했으니 생각해 보면 이누야샤에게 운이 잘 따라줘서 이렇게나마 살아남은 것이다.[69] 이누야샤가 철쇄아를 손에 넣을 때 철쇄아를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든 카고메를 죽이려고 한 것이나 이누야샤와의 2차 전투에서 자신에게 파마의 화살을 쏜 카고메를 위협한 것이 이누야샤의 모든 전투에서 이누야샤 외 이누야샤 일행에게 보인 관심의 거의 전부다.[70] 예시로 코하쿠를 통해 링을 납치한 건을 보면 말이다.[71] 예시를 들면 스타워즈의 쉬브 팰퍼틴의 경우, 그 자신은 시스 군주였고 심지어 손녀도 제 필요에 따라서는 거리낌 없이 죽이려는 인간이지만 그 모습을 아무렇게나, 아무 때나 보여주지는 않는다. 아나킨이 타락한 것도 이쪽이 너무나 연기를 잘한 탓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