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通譯 / Interpreting통역은 서로 통하지 않는 둘 이상의 언어 구사자 사이에서 그들이 사용하는 말을 이해하여 그 뜻을 전해주는 행위를 말한다. 통역은 문자언어를 시간을 두고 숙고하여 문자로 옮기는 번역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통역은 어디까지나 그 뜻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통역을 하는 사람은 말을 잘 듣고 완전히 이해한 뒤 다른 언어로 풀어내야 한다. 단어를 하나 하나 그대로 옮겨 직역하면 뜻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십상이다.
따라서 통역은 통념과 달리 단순히 외국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고 해서 잘 하는 것은 아니며, 출발어와 도착어 구사력과 풍부한 어휘 외에도 이해력, 순발력, 집중력, 논리력, 기억력 등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통역하려는 말의 내용 자체를 잘 이해해서 정확하고 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옮겨야 하므로, 내용이 복잡해질수록 통역사는 연사가 하려는 말의 배경, 상황, 의도 등에 대한 깊은 지식을 미리 습득하여 갖추어야 한다. 또한 연사의 말을 그대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생략을 한다거나 통역사 자신의 의견 등을 첨가하여 연사의 말을 왜곡하면 절대로 안 된다.[1] 상황에 따라서는 완벽한 언어 구사력보다 정확한 의미전달이 더 선호되기도 한다. 발화자의 감정이나 심리상태를 자신의 표정과 음성 변화까지 동원해서 따라하려는 통역사도 있을 정도다. 특히 법정 통역은 원칙적으로는 발화자의 말 실수, 말버릇, 더듬는 것까지 그대로 옮겨야 한다. 동문서답이거나 상식적으로 이 상황에 나올 말이 아닐지라도 무조건.
통역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통역사(通譯士)라 부른다. 영어로는 interpreter로 비슷한 개념인 translator는 대개 번역가를 가리킨다.
2. 역사
인류가 성장하면서 말이 통하는 모집단 외의 집단을 만나면서 통역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통혼[2]을 해서 양쪽의 말을 유창하게 하는 아이가 태어나 통역을 하거나, 주로 여러 나라를 오가면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통역업무를 같이 보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국가의 외교 체계가 매우 복잡해지면서 전문적으로 통역원을 양성하는 기관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국 같은 경우 고려 1276년(충렬왕 2)에 참문학사(參文學事) 김구(金坵)의 건의로 통문관이 세워지기도 하였다. 이후 고려 말기에 사역원으로 개편되고 역관 시험을 쳐서 뽑는 역관제도가 조선시대의 잡과로 계속 이어저 왔다.국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통역가가 생기고 필요에 따라 통역을 고용했다. 예를 들어 일본인 승려 엔닌은 당나라에 불교를 배우러 여행을 했는데[3] 신라인 통역관 김정남을 대동했다.# 여행 목적지가 신라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중국으로 가는 도중에 신라 해안을 거치며 표착할 수도 있고, 당나라에 도착해서도 9세기 중국 해안지대에는 장보고를 중심으로 한 신라방 커뮤니티가 깔려 있었고 이들은 현대의 여행사처럼 여행자의 편의를 제공했기 때문에 중국 여행에 신라어 통역관을 데려간 것이다.
조선 말기에 여러 서양국가들과 교류하면서 서구언어의 습득이 절실해져 1883년에 외아문의 부속기관으로 우리 나라 최초의 영어교육기관인 동문학(同文學)을 설립하였다. 이후 근대적 교육이 도입되면서 원산학교 같은 사립학교에서도 외국어를 가르쳤고 1895년에 <외국어학교관제>를 제정하여 사립학교를 관립으로 흡수 개편하거나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여 외국어를 가르치고 통역원을 양성하였다.
대한민국 정부가 설립된 후 전문적으로 외국어를 가르치는 학교로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설립되기도 하였다.
3. 통역을 하는 사람
통역사가 하는 일은 언어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돕는 것이다. '통역사'라 하면 많은 사람들은 대개 한국어외 영어와 같이 두 음성 언어를 통역하는 직업을 연상하나, 한국어-한국 수어처럼 음성 언어-수어를 통역하는 수어통역사 또한 통역사의 범주에 속한다. 다만 수어통역사는 음성 언어 통역사와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자격시험을 거치므로 이 항목에서는 음성 언어의 통역사를 중점으로 서술한다.3.1. 통역의 종류에 따른 구분
통역의 종류에 따라서는 수행통역 / 의전통역 / 관광통역 / 법정통역 / 의료통역 / 회의통역 등으로 나눌 수 있다.수행통역, 의전통역 등의 비교적 간단한 통역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아도 가능하나, 이 정도만 하려고 해도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다. 유럽언어기준 C1은 되어야 한다.
관광통역의 경우 관광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관광, 역사, 문화 관련 용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주요수요로는 중국어, 일본어가 있고 그 외에 영어, 태국어, 베트남어, 아랍어 등도 있다. 그리고 관광 쪽 실무에서는 관광통역, 수행통역, 의전통역, 의료통역, 투자통역 등의 영역이 엄밀히 구분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의료관광, 투자관광, MICE의 형태 등의 경우처럼 한 가지 목적이 아닌 다목적 복합관광을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때 각각의 통역사가 있기보단 편의상 한 사람이 전 과정을 관리하는 가이드를 하면서 여러 가지 통역사의 역할을 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규모가 커지고 전문적일수록 직역이 나눠진다.
의료분야, IT분야, 법률분야, 건설분야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를 전문으로 활동하는 통역사들도 있다. 아무리 언어를 잘 하는 사람이라도, 본인이 의사가 아닌 한 의사들이 복잡한 의학 용어나 개념을 사용해가면서 하는 말을 그대로 이해해서 통역을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 분야의 지식이 요구된다. 이들 중 해당 분야 근무경력을 쌓거나 해당 분야 학위를 가지고 있다가 통역 학위를 따서 통역사로 전업한 케이스도 많다. 반대로, 올바른 통역을 하기 위해 전문지식을 쌓다보니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전직을 하는 경우도 있다(...)
회의통역(Conference Interpreting)은 흔히 언론에서 말하는 "국제회의 동시통역사"로 통역사의 꽃이다. 국제정치, 금융, 교육, 기술, 행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통역대학원의 교육은 바로 이 회의 통역사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국제 회의나 세미나에서 부스를 세우고 관중에게 동시통역을 제공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회의 통역의 일례. 이러한 국제회의 통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맥이 없는 한 통역대학원 석사 학위가 필수다.
반대로 해당 분야 경력이나 학위 없이 통역대학원 졸업 후 통역 경력을 쌓아서 해당 분야 통역사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 중 법률 쪽에서 오래 통번역을 하면서 지식을 쌓다가 아예 법학전문대학원을 통해 법조인이 되었다는 통역사도 있다.
3.2. 통역의 방식에 따른 구분
통역의 방식에 따라서는 동시통역 / 순차통역 / 위스퍼링 통역(슈코타지)으로 나눌 수 있다.기업, 방송, 국제관계 등의 분야에서 높으신 사람들과 관련되는 전문적인 통역은 전문가를 고용해야 하므로 비용이 비싸다. 한국외국어대학교통역번역연구소에서 제시하는 정식 요율은 한국어-영어 통역의 경우 1일당 약 90만 원 정도로 시간이 초과되면 추가 금액이 붙는다. 전문적인 통역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점 (통역 난이도), 실수없이 통역을 진행하려면 길게는 몇 주까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 금액은 국제 통역사 요율보다는 더 낮으며, 무엇보다도 1980년대에 책정된 금액인데 30년이 넘도록 변동이 없다.[4] 통역은 또한 통역사의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 통역을 해외에 동반하려면 항공기 비즈니스석과 일정급 이상 호텔 1인실 등을 의뢰자가 제공하는 것이 컨디션 면에서 바람직하다.
통역은 단순히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특히 동시통역은 별도의 훈련을 받아야 가능하다. 이중언어구사자(bilingual)라고 해도 공부 없이 전문적인 통역사로 활동하기는 어렵다. 서로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것과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어 명확한 의미전달을 하는 것은 상당히 다른 차원의 일이기 때문이다.
통역사의 자질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창한 언어 실력, 이해력, 논리력, 순발력, 집중력 등이다. 통역사는 자신의 의견을 첨가하거나,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발화자의 말을 가능하면 그대로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통역사는 사전 지식과 준비가 매우 중요하며, 통역을 의뢰하는 쪽에서도 통역사에게 자세한 자료를 전달하고 사전 회의를 통해 회의의 요점이 될 수 있는 내용이나 상황에 대해 협의하는 등 철저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통역사는 통역을 의뢰하는 업계에 대해서는 외부인이라 해도 결국에는 그 업계의 내부인처럼 유창하게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므로, 통역사는 의뢰 받은 행사 전에 수십, 수백 개의 단어와 용어, 개념, 표현을 외우고 입에 익도록 연습하곤 한다. 통역사는 직업윤리상 통역을 준비할 때와 통역을 할 때 받은 자료, 정보 등에 대해서 절대 발설하지 않고 이를 공유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기 때문에[5], 아무리 회사 기밀이라고 해도 통역사와는 공유해야 통역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 기밀이기 때문에 통역 직전까지는 절대 줄 수 없다'는 의뢰인의 입장과 부딪히면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6]
3.2.1. 순차통역
Consecutive Interpreting발화자가 말을 끝낸 다음 통역하는 방식으로, 대개 통역사는 이때 수첩에 노트테이킹을 한다. 노트테이킹을 할 때는 발화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통역사는 발화자의 말은 듣는 즉시 완전히 이해하여 머리에 담아 기억해야 하며 노트테이킹은 기억을 돕는 부수적인 역할만 한다. 통역을 할 때 잊지 않도록 숫자나 고유명사를 적거나 아니면 기억하기 쉽게 표시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가끔 회의록을 작성할 때 통역사에게 노트를 달라고 해서 받으면 도무지 알아보지 못할 기호만 가득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따라서 통역대학원에서는 노트테이킹을 배우기 전에 엄격하게 암기력 훈련(메모리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통역사는 필기보다 기억에 의존하여야 하며, 노트에 적은 내용을 보고 그대로 읽어나가는 것은 금기이다.
국내 통역대학원에서는 발화자의 말을 3분-8분 정도로 듣고 통역을 하며, 언어가 그나마 비슷하여 부담이 비교적 적은 유럽 언어 간의 조합의 경우 유럽 통역대학원에서는 15분 정도까지 발화 길이를 늘려 연습한다. 그 어느 단어도 놓치면 안 되며, 발화자의 말보다 통역 결과물의 길이가 더 짧아야 원활하게 행사가 진행된다.
순차통역에서는 정확하고 가능하면 깨끗하게 문장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청중 기대수준이 높다. 발화자의 말이 끝나는 즉시 모두의 이목이 통역사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통역사는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동시통역보다 어렵다는 통역사들이 많을 정도.
3.2.2. 동시통역
Simultaneous Interpreting발화자가 말을 시작하는 거의 동시에 통역사가 통역을 시작한다. 통역사는 대개 발화자의 음성을 바로 깨끗하게 전달해 들을 수 있는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방음 부스 안에서 통역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은 통역사의 마이크와 연결된 수신기를 통해 통역을 듣는다. 말은 동시통역이지만 실제로는 화자의 발언이 시작되고 나서 어느 정도 잠시 텀을 두고 통역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 완전히 동시에 진행되지는 않는다. 또 화자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중간부터 말을 끊어가며 통역해야 하는 작업 특성상 정확도가 순차 통역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첫 동시통역이 공식적으로 제공된 회의는 1945년 열린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이다. 당시 여러 회의 등에서 암암리에 동시통역이 시도되고 있었으나, 대규모 국제회의에 공식적으로 동시통역이 활용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동시통역 테크닉이나 학습법이 거의 연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 동시통역을 훈련한 통역사들이 용감히 첫 선을 보인 셈인데, 이 재판에서 성공적으로 통역한 통역사도 있었지만 실패한 나머지 업계를 떠난 통역사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걸프전 당시 CNN을 통해 전쟁이 생중계되면서 동시통역이라는 개념이 처음 생겨나게 되었다.
동시통역 시 통역사는 한쪽 귀로는 화자의 말을 들으면서 다른 한쪽 귀로는 자신의 통역 결과물을 모니터링하고, 한편으로는 발화자가 하는 말을 기억하고 분석하며 후에 나올 내용 또한 예측하는 등 멀티태스킹을 하게 된다. 따라서 동시통역은 대단히 정신적으로 피곤한 작업으로, 항상 2-3명이 들어가서 15-30분 정도 간격으로 교대로 작업한다. 보통 홀로 30분 이상을 진행하게 되면 정신적, 육체적 한계에 부딪혀서 통역을 할 수 없게 되며, 내용의 논리가 복잡하거나 숫자, 전문용어가 들어가 빡빡한 내용의 경우에는 더 빨리 피로해진다. 통역사는 홀로 동시통역을 진행하라는 의뢰가 들어오면 거절하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영어 등 한국어와 어순이 완전히 다른 언어의 경우 통역사가 잠시 듣고 있다가 뒤늦게 따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영어는 동사가 주어 뒤에 위치하여 바로 서술어와 시제 파악이 가능한 반면, 한국어는 서술어가 맨 마지막에 위치하기 때문에 시제나 동사도 문장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드러나지 않는다. 영어는 동사가 주어 뒤에 오는 반면 한국어는 문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원문을 끊어가면서 짧은 문장을 여럿 만들거나, 중립적인 내용을 추가하거나 후에 나올 내용을 예측하면서 말을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이 때 통역사의 지식, 즉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통역사가 자료나 대본을 달라고 하면 늦어도 열흘에서 1주일 전에는 통역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완전히 내용을 숙지할 뿐만 아니라 그 자료를 바탕으로 다른 연구도 하며 행사에서 언급될 수 있는 모든 내용을 공부한다.
예측하며 통역하기에 대한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 회사는 A사와 5월에 ...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미 계약 체결이 끝난 상황)
이 문장에서 "우리 회사는"까지를 듣고서 통역사가 Our company라고 말했다고 하자. 만약 "A사"까지 들었을 때, 계약 체결이 끝났다는 상황을 통역사가 자료를 통해 미리 알고 있다면 has signed라고 시제를 예측하여 동사를 만들어나갈 수가 있다. 그러나 5월에 이미 어떠한 계약 체결이 끝났다는 사전 지식이 없다면, 통역사는 다음 동사를 어떤 시제로 만들어야 할지, 이 5월이 올해 5월인지 지난해 5월인지 내년 5월인지도 알 수 없으므로 통역을 하기 어렵다. 사전 준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미 계약 체결이 끝난 상황)
동시통역 시 연사가 사용할 대본을 전달한다고 해도 통역사는 그대로 대본을 읽는 것이 아니라, 연사의 돌발 발언을 하거나 달리 말할 때를 대비, 대본의 내용은 참고만 하고 원칙적으로는 연사의 말을 들으면서 동시통역을 한다. 또한 대본 없이 말하는 것보다 대본을 가지고 읽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연사가 긴장하여 대본을 줄줄 빠르게 읽어내려간다면 아무리 실력 있는 통역사라도 대본이 없는 상태에서 바로 말을 만들어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동시통역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는 연사가 적당히 느린 속도로, 조리있게 말을 하여야 한다. 순차도 그렇지만 특히 동시에서는 연사가 말을 너무 빨리 하면 통역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말을 빨리 하는 연사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같은 논문까지 나와 있을 정도인데, 이 논문에 따르면 결국 해결책은 연사가 말을 느리게 하는 것뿐이다. 어떠한 동시통역 부스 기계에는 말 속도를 늦추라는 신호를 보내는 "Too Fast" 버튼이 있는데, 사실 이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긴장할 대로 긴장한 연사는 계속 대본을 읽거나 신호를 쳐다보지도 않아서 소용 없는 경우가 많다. (...) 한 국제 회의에서는 어느 연사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계속 말하자 궁지에 몰린 통역사들이 제발 속도를 늦춰달라고 요청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묵살 당하자, 화가 난 통역사가 부스에서 뛰쳐나와 연사의 멱살을 쥐었다는 소문 같은 일화가 전해진다. 연사가 통역사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계속 빨리 말하면 통역사가 통역을 거부하고 부스에서 나가버리는 일도 가끔 있다.
또한 말의 논리를 따라가며 앞으로 나올 내용을 예측하는 것이 필수인 동시통역의 특성상, 중구난방으로 비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사가 등장하면 동시통역하기란 매우 힘들다. 규모가 큰 회의라면 걱정 없겠지만, 규모가 작은 실내 회의나 야외 현장에서의 통역은 이런 경우가 자주 있다. 그럼에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청중들은 전부 통역자가 통역을 못한 것으로 인식하기에, 연사가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 듣고(...) 통역을 하는 것이 프로 통역사의 자질이다.
또 한국어와 어순이 다른 언어의 경우에는 구조적으로 문장이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없다. 그래서 1950-60년대만 해도 영어-한국어 동시통역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 제1세대 통역사들의 부단한 노력과 연구로 현재는 동시통역이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해진 상태다. 물론 지금도 영어나 중국어의 동시 통역의 경우 의미를 100% 전달하는 건 불가능하고 통역의 질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의 통번역연구소에서는 인니말레이어의 경우 아예 공식적으로 동시통역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아 둔 상태.
대중의 인식과는 달리, 회의 통역사들은 사실 동시통역보다는 오히려 통역의 퀄리티 기대 수준이 높은 순차통역을 더 어려워한다. 동시통역기를 이용하는 회의 참석자들도 일단 한계가 분명한 동시통역이라는 걸 감안하고 듣기 때문에 기대치가 낮으며, 또 연사의 원래 발화와 통역사의 통역 사이의 비교를 통해 통역이 얼마나 제대로 되고 있는지 평가가 어렵기 때문.[7] 반면 순차통역의 경우 처음에 원래 화자의 말을 다 들은 후 통역을 듣기 때문에, 발화자의 언어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경우 통역이 어느 정도로 정확하게 됐는지 비교 판단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동시통역사"가 직업처럼 여겨지는데, 동시통역은 엄밀히 말해 여러 통역 기법 중 하나일 뿐이다. 통역사를 동시통역사로 부르는 것은 마치 치과의사를 "충치치료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정상회담, 외국 정상의 국회 연설, 월드컵 오프닝 생중계 등에서 들을 수 있는 방송 동시통역은 통역사가 선호하지 않는 일거리이다. 통역대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 방송 동시통역은 웬만하면 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만약 맡게 된다면 위험부담으로 높은 요금을 청구하라고 한다. 일단 통역사가 현장에 있지 않는 한 관련 자료를 전달받기도 힘들어 준비도 어렵고, 방송을 통해 소리를 전해듣는 특성상 연사의 말을 깨끗하게 걸러 들을 수 있는 장비가 없어 집중도가 심하게 떨어진다. 이렇게 본 실력 발휘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 데다 전국 방방곡곡에 이름을 걸고 통역이 방송되므로 한 번만 삐끗해도 평판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통역 업무와는 달리 방송 통역은 평생 자료로 남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8]
3.2.3. 위스퍼링 통역
슈쇼타지(Chuchotage)라고도 한다. 사실상 장비 없는 동시통역으로, 통역이 필요한 사람 옆에서 속삭여서 통역을 해주는 것이다. 대개 수행 통역이나 간단하고 짧은 통역 시 사용한다. 동시통역 방음 부스, 음향 장비가 없이 진행하는 일종의 동시인 만큼, 아주 복잡한 내용이나 긴 회의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육체적으로도 상당히 피로한 작업이다. 그러나 장점도 있는데, 통역시간이 따로 없는 만큼 시간 효율만큼은 굉장히 뛰어나다. 특히나 정해진 시간에 비지니스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엔 이러한 방식의 통역이 굉장히 유용하다. 의외로 통상적인 발성보다 속삭여서 말하는 것이 목이나 체력에 더 무리가 간다. 의뢰인에게 바짝 붙어서 통역하는 만큼 신경써야 할 것도 많다. 현직 통역사의 말에 따르면, 혹시나 입냄새가 풍길까봐 양치를 깨끗이 하는 것은 물론, 1~2시간 전부터는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통역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3.2.4. 릴레이 통역
동시통역에서 마치 계주를 뛰듯이 발화자의 A언어를 통역사가 받아 B언어로 통역하면, C언어를 할 수 있는 통역사가 B언어를 C언어로 릴레이로 통역하는 방법. 특히 통역인력을 구하기 힘든 소수어를 통역하려 할 때 많이 쓰인다. 예를 들어 버마어-영어 통역사가 버마어를 영어로 통역하면 동시에 영어-한국어 통역사와 영어-프랑스어 통역사가 각각 한국어, 프랑스어로 통역하는 것이다. 물론 발화자와 통역사의 결과물 사이에는 텀이 길어지며 일종의 중역이 되는 특성상 정확도가 떨어진다.3.3. 통역사가 되는 법
나라에 따라서는 통역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공식적인 스펙이나 자격증이 있다. 예를 들어 체코에서는 국가언어시험(SJZ)의 최고 단계(C2)를 통과하거나 외국어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법원에서 등록을 해야 공인 통역사로서 공문서를 번역하고 법정에서 통역하는 것을 맡을 권한이 생긴다.그러나 한국에서는 통역사의 공식적인 자격증이나 공식적인 면허 제도는 없다. 하지만, '관행적인' 것은 있다. 통번역대학원 졸업장이 기본적으로 통역사 자격증의 역할을 하며, 실제로 전문적인 동시통역 및 순차통역 일은 통번역대학원에 소속된 통번역센터 또는 졸업생들 네트워크 내에서 도는 경우가 많고, 인하우스 통역사 채용에 있어서도 통번역대학원 졸업장을 기본 서류로 요구하는 곳이 많다. 특히 경쟁적인 프리랜서 국제회의 통역 시장에서는 통번역대학원 석사 졸업장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대학생이 지상파 방송에서 포르투갈어 동시통역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예 우리나라에서 가르치지 않는 언어의 경우 교도관이 사전을 보고 공부해 법정에서 통역으로 인정된 경우도 있었다. 공공기관 채용의 경우에도 ‘통번역대학원 졸업 혹은 해외대학출신’ 모두 통역직으로 뽑히긴 하지만, 실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기업 혹은 중견기업에서는 대개 통번역대학원생이 많이 뽑힌다.
관광통역이라는 분야만 보면 국가전문자격증으로 관광통역안내사가 있다. 외국어, 국사, 관광법규 등을 시험쳐서 관광 가이드와 통역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의료통역 분야에서는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라는 자격증이 있는데 업무는 한국에 의료관광하러 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코디네이터 자격증이다. 예를 들어 중국인 미용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피부과, 성형외과에서 수요가 있다. 외국어 실력과 의료 관련 지식, 특히 일반대화 능력뿐 아니라 의료와 관계된 외국어지식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직역의 수요는 분명히 있고, 현장에서 외국인 담당 수납업무인원이나 코디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격증이 필수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이라 실무에서는 자격증을 반드시 필요로 하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학창 시절에 통역 실력을 평가하는 대회 등에 참여해 보는 것도 실력과 경험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육산업본부에서 의료통역사 자격검정시험을 주관하고 있고 2019년 기준으로 4회가 되었다.
의료통역능력검정시험은 필기시험과 구술 시험으로 진행되며 필기시험에서 의료용어, 병원시스템 등의 전반적인 의학관련 지식을 테스트(과목별 과락있음 )하고 구술시험(30분,4문제)를 진행해 두 명의 채점자가 녹음된 파일을 듣고 70점이상 점수를 주면 합격하는 것으로 한다. 의료통역검정능력시험과는 별개로 매년 2월에 전문의료통역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토요일 6개월동안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건물에서 교육을 듣고 실습을 한다.
3.3.1. 통번역대학원 석사
자세한 내용은 통번역대학원 문서 참고하십시오.3.3.2. 업계 불문율
통역대학원에서 교육하는 룰에는 다음이 포함된다.- 통역 준비를 하거나 통역 시 알게 된 정보나 자료의 기밀을 유지하고 발설하지 않으며, 수행 통역 시 수행인에 대한 이야기도 삼간다.
- 연사의 발화를 그대로, 정확하게 통역하며 통역 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절대로 추가하지 않는다.[9]
- 통역 퀄리티를 보장할 자신이 없는 통역은 수락하지 않는다.
- 클라이언트에게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 자료, 양질의 통역에 필요한 조건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통역의 질은 사전 준비로 익힌 배경 지식에 좌우된다. 예를 들면 "그냥 들리는 대로 통역해 주세요" "기밀 회의라서 자료는 줄 수 없어요" "어려운 내용이 아니니까 괜찮아요" 등의 이유로 자료 제공을 거절하는 클라이언트의 말을 통역사가 수긍하고 희생한다면, 다음에 함께 이 클라이언트와 일을 하는 통역사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고, 결국 통역사 근무 조건의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력이 짧고 수입이 급한 입장에서는 의뢰인이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직전까지 못 준다고 하면 때려치고 굶든지, 아니면 울며 겨자먹기로 받든지 하는 수밖에 없다. 갈등이 생기는 것은 이것 때문이다.
- 업계 기준 요금보다 낮은 가격의 통역이나 터무니없이 낮은 연봉의 일자리를 수락하지 않는다. 업계 측에서 말하는 이유는 통역사 처우 및 대중 인식 악화이다. 하지만 경력이 짧고 수입이 급한 입장에서는 경력이 많은 선배들과 같은 일거리를 놓고 경쟁하려면 요금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 갈등이 생기는 것은 이것 때문이다.[10]
- 회의의 주인공인 클라이언트보다 "튀거나" "집중 받으려는" 행동을 삼간다. 업계 측에서 원하는 것은 보수적인 옷차림, 튀지 않는 수수하고 깔끔한 외모, 나서지 않는 태도이다. 하지만 언론에서 주목받는 것은 "미녀 통역사" 쪽이다. 갈등이 생기는 것은 이것 때문이다.
- 동료 통역사의 실력이나 퍼포먼스의 흠을 잡는 듯한 말은 삼간다. 계약을 주고받을 때 인맥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말조심은 필수다. 단, 기업 입사 후 인하우스 통역을 할 경우 인사고과는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 사전 준비부터 체력 관리까지. 회의 통역은 아프거나 돌발상황이 발생해서 펑크를 내게 되면 대체 통역사를 구하기 매우 힘들다.
4. 기타
전임 통역 전문가를 고용할 여력이 없거나 정말로 민감한 기밀이나 정보를 다루는 조직에서는 외국어 실력이 그나마 나은 조직원을 지명하거나, 적당히 키워서 활용하기도 한다. 군대의 카투사가 대표적인 예. 회사에서도 다국어로 회의 등을 할 경우 통역이 본업무가 아닌 직원에게 맡기는 경우가 있다.통역에 의한 정보 유출은 그리 많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일어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한 예로, FBI 소속 통역가였던 샤마이 레이보위츠는 통역 중 들은 정보를 한 유명 블로거를 통해 폭로했다. 그는 2009년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2011년 영어-소말리어 통역에 하루 100만 원을 지불했다.
베트남 등지에서 특정 부서 내 통역사를 "Comtor"라고 일컫는 경우도 있는데, Communicator의 앞뒤를 끊어 만든 신조어이다.
4.1. 통역 vs. 딥러닝
2016년 구글은 기계학습을 동원해 주요 언어를 동시통역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선언했다.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통역사가 대체될 것인지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16년 3월 추정으로는 '통역사'는 407개 직업 중 대체될 확률 순위 344위이고 '여행 및 관광통역 안내원'은 170위이다. 기업 간의 딜이나 국제회의처럼 큰 돈과 정치적 중요성을 지닌 통역 등은 당장은 대체되지 않겠지만, 여행 및 관광안내 등의 간단하거나 민감하지 않은 분야의 통역은 상대적으로 더 대체되기 쉽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4.2. 군대에서의 통역
어학병, 통번역준사관, 통역장교 문서로.4.3. 위키에 등록된 통역사
- 강경화 (한국어-영어) - 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전 UN 정책특보.
- 김선일 (한국어-아랍어)
- 김홍륙 - 김홍륙독차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러시아어 실력으로 천민출신의 역관 신분으로 당대의 권력자가 되었다.
- 말린체(마야어-나와틀어-스페인어)
- 박지선 (한국어-영어) - 현 LCK 통역사.
- 배유정(한국어- 영어-이탈리아어)
- 일리야 벨랴코프 (러시아어-한국어) - 전 비정상회담 패널.
- 송민재 (한국어-영어)
- [신동화 Salomone] (한국어-이탈리아어) - 현 국제법률연구원 통역사.
- 안현모 (한국어-영어) - 전 SBS 기자, 현 프리랜서 방송인.
- 요네하라 마리 (일본어-러시아어)
- 이연향 (영어-한국어) - 한국인이지만 미국 국무부에서 근무하며 미국 대통령의 통역을 도맡아 왔다.
- 임종령 (한국어-영어) - 위 안현모 통역사의 고모이며, 걸프전 당시 MBC에서 CNN 뉴스의 동시통역을 담당한 바 있으며, 그 외에도 각종 국가원수급 인물들의 통역을 담당했다. 2017 한미정상회담에도 통역사로 참여했다.
조제 무리뉴(포르투갈어-영어)- 존 만지로 (일본어-영어)
채동희 (한국어-영어)[11]채성우 (한국어-영어)- 창원 LG 세이커스의 통역원이었지만 2023-24 시즌부터 국제 업무 담당으로 바뀌었다.- 최선희 (한국어-영어) - 최선희와 강경화는 국가원수 통역 경력을 거쳐 외교 라인 고위급으로 올라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 최윤지 (한국어-영어) - 현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여자 배구단 통역사.
- 최정화 (한국어-프랑스어) -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 교수.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이며, 아시아 최초의 통번역대학원 박사학위 수여자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필두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수행통역을 맡아왔을 정도로 '대통령의 통역사'로도 알려져있다.
- 카게야마 리사 (한국어-일본어) - 현 성우이자 번역가.
5. 같이 보기
[1] 감정대립이 격해진 상황에서 통역을 하는 이들은 마치 자기가 그렇게 말한 심정이 되어 진땀을 빼게 된다. 그래서 초보 통역사라면 발화자를 달래거나 가급적 순화된 표현으로 다듬으려고 하기 마련인데 어느 정도 통역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발화자라면 "왜 내가 말하는 그대로 통역하지 않는가?"하며 지적하는 경우도 많다.[2] 혹은 전쟁으로 약탈혼, 납치혼[3] 이 여행을 여행기로 남긴 기록이 입당구법순례행기다.[4] 싸게 하고 싶다고 경력도 학력도 없는 비전문가와 계약했는데 제대로 못 해서 몇 십억 원짜리 협상이 엎어진다고 생각해보자. 기계 통역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질 때까지는 전문가 통역은 계속해서 비싼 요금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5] 발설 시 작게는 업계에서 공격을 당할 것이고, 심하면 하단의 사례같이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다.[6] UN 통역사들은 사전 자료를 제공받지 않은 주제로 회의가 진행되면 "자료를 제공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습니다."란 멘트를 내보내고 단체로 아예 통역 기계를 꺼버리기도 한다고 한다. UN 통역사들은 정규직이기 때문에 가능.[7] 한미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등 TV에서 동시통역을 제공하는 경우를 보면 동시통역사가 영어 화자의 말을 대부분 덮어버리기 때문에 실시간으로는 통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 추후 해외 방송국의 유튜브 영상과 caption, 아니면 별도로 정리된 발언 녹취록을 통해서 발화 원문의 내용을 파악한 후에야 비로소 당시 동시통역이 얼마나 잘 됐는지 판단이 가능하다. 많은 경우 동시통역의 내용이 상당히 부실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통역이 더빙되지 않는 해외 영상을 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8] 걸프전 당시 CNN 동시통역을 한국에서는 당시 '영어끝판왕'으로 불렸던 유명 학원운영자이자 영어교본 저자가 맡게 되었는데, 이 분의 동시통역이 아주 가관이어서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버벅거림은 말할 것도 없고 문장 하나도 통째로 깨끗하게 통역해내지 못 한데다 특히 시사용어에서 전부 막혀버렸으니...... '스커드 음...아...미사....일 바알...사....음.....떨어졌습니..다'. 실제로 이랬다. 한편으로 이는 한국에서 동시통역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동시통역사 지망생과 시장이 생성되는 계기가 된다.[9] 이 점은 통역사간에도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연예인, 운동선수가 해외 팬 미팅을 진행 할 때, 단편적인 대답을 가능한 예쁘게 포장하거나 혹은 관료, 정치인, 기업가 등이 생각없이 말한 무례한 내용을 통역하지 않는 것 정도가 있다. 공통점은 전달하는 말을 다듬는 센스가 요구된다는 점이다.[10] 사실 이건 통역사만 그런 게 아니라 어느 업계나 비슷하다.[11] OGN 근무 시절 LCK 통역을 맡았으나 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