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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재능 있는 사람은 남들이 맞히지 못하는 과녁을 맞히고, 천재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과녁을 맞힌다.
“Talent hits a target no one else can hit. Genius hits a target no one else can see.”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천재(天才, Genius)는 일반적인 인간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과 분야를 개척하거나 기존보다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하거나 경쟁자들을 아득히 초월한 뛰어난 결과를 내놓는 등 창의적이고 특이한 정신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을 뜻한다. “Talent hits a target no one else can hit. Genius hits a target no one else can see.”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2. 정의
사전적으로는 정의되어 있으나, 어떤 사람을 천재라고 모두가 인정할 공통적인 기준은 없다.한국에서는 대체로 영어의 의미인 '두뇌가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빈도가 높은 반면 일본에서는 한자의 의미에 가까운 사람을 지칭하기 때문에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운동 선수들에게도 천재라고 하며 보다 흔하게 쓰이는 편이다.
천재들은 보통 한 분야에서, 일부는 여러 분야에서, 극소수는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학생 시절에 뛰어난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 정도로도 주변 어른들로부터 천재가 아닌가 하는 말을 듣지만 이런 경우는 영재 내지는 수재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하고, 정말 천재라면 나이와는 상관없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도 아직 다다르지 못한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보일 정도는 되어야 한다. 역사 속의 천재 중에는 어린 시절에는 학업 성취도가 낮은 경우도 꽤 있다. 이런 경우는 나이 들면서 갑자기 지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그냥 남들은 관심없는 분야에 신경 쓰거나 학교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 학업을 못 따라간 경우가 많다.
천재라고 하면 보통 과학을 대표로 하는 두뇌능력이 뛰어난것을 말하지만 스포츠, 예술 분야에서도 천재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이쪽은 어릴 때부터 선천적인 재능을 보인 경우가 대다수이며 공부쪽 재능은 보통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서 두뇌를 쓰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과학분야 천재와는 결이 좀 다르다.
일반적으로 천재는 재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천재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높은 IQ를 생각하지만 단순히 고지능자라고 해서 천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세계적인 천재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은 천재가 되기 위해선 높은 지능 지수가 어느 정도 필요하긴 하겠지만 충분하지 않으며, 천재들이 가지고 있던 보편적인 특성으로 '거의 모든 상황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비범함'을 꼽고 있다.
뛰어난 업적을 보였던 천재가 요절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지 않아 "천재는 단명한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1]
3. 정신질환과의 연관성
천재의 특징은 그 정신적 활동에서의 창조성과 생산성에 있다. 보통 사람과 다른 정신능력을 갖기 때문에 그 특질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해설이 있으나, 가장 유명한 것은 체사레 롬브로소의 천재광기설(天才狂氣說)이다.걸출한 천재 중에는 정신병자나 정신병질자가 많은 것이 입증되었는데 E. 크레치머는 천재와 정신병의 관계에 대하여 더욱 면밀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천재를 곧 광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나 천재에는 많은 정신병질이 함유되었다고 말했다.# 천재의 정신적 특징은 그 마음의 불안정, 과민, 모순성에 있다고 하고, 이것이 도리어 천재의 뛰어난 생산활동을 촉진시킨다고 말하였다.
독일의 정신의학자 빌헬름 랑에-아이히바움(Wilhelm Lange-Eichbaum)은 천재 300~400명의 삶을 조사하였고 그들 중 일생에 한 번이라도 정신병을 앓은 사람은 12~13%에 달한다는 수치를 발표했다. 또 그중에서 특히 유명한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 수 있는 78명을 뽑으면 정신병자는 37%, 정신병질적인 사람은 83% 이상에 달했다. 정신이 온전한 사람은 6.5%밖에 되지 않았다.
정신병질이 그 사람의 재능을 말살시켜 버리는 경우가 많으나 천재는 정신병질이 높은 정신능력과 어울려서 뛰어난 일을 탄생시킨다고 해석한다.
천재의 능력으로 중요시되는 창의성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심리학자들에 의해 수 세기 동안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양극성장애, 조현병, ADHD,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과 같은 정신질환들이 정상적인 뇌보다 높은 창의성을 갖는 것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창의적이기 위해서 반드시 정신질환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데에도 일반적으로 동의한다.
예를 들어 양극성 장애(조울증)의 경우 존스 홉킨스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케이 재미슨은 "양극성 장애가 천재들이 가지는 창의성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20~3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양극성 장애는 우울증과 조증이라는 두 가지 증세가 번갈아가며 나타나는데 무기력한 우울증 상태에서 감정이 몹시 흥분하는 조증 상태로 바뀔 때 천재에게 필요한 강력한 실행력과 창조적인 상상력이 동시에 생긴다는 것이다.[2]
2010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고도로 창의적인 개인과 정신분열증 환자는 시상 도파민 D2 수용체의 밀도를 비정상적으로 낮게 만드는 유전자가 있다는 게 발견되었다.#
4. 본능적인 기질
일반 대중들은 재능과 노력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별도로 생각하며 성취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천재 연구의 선지자인 롬브로조와 같은 학자들은 천재의 성취가 본능적인 기질로 인해 발현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원추세포에 있는 색수용체는 3가지에 불과하며, 2개 이하인 인간은 색맹에 해당한다. 그러나 갯가재는 16가지 종류의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이는 갯가재가 인간보다 훨씬 화려하게 색각을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이며, 갯가재가 의도한 것은 아니나 갯가재의 안구는 인간보다 더 뛰어나게 세계를 묘사한다.롬브로조는 극도로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도 자신의 분야에 끝없이 집착하는 천재들의 특징이 퇴행이나 장애와 유사하다고 주장하였다. 퇴행의 원인은 유전이나 돌연변이와 같이 선천적일 수도 있으며, 유년시절과 같은 환경요소의 결핍이나 이상으로 인해 후천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원인이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중요한 점은 사용자가 원치 않아도 퇴행의 증세는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으로 천재를 바라볼 경우, 천재는 스스로를 제어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물적인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다.
천재의 특징 중 하나는 저항하기 힘든 강한 충동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본능이야말로 동물이 행동에 나서는 원동력으로 생명의 위협도 불사하게 만든다.
천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관념에 사로잡히면 다른 무엇으로도 헤어 나오지 못한다.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는 영광을 바라고 정복활동에 나선 것이 아니다. 그저 너무나 강력한 본능에 굴복했을 뿐이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하겐(Friedrich Wilhelm Hagen, 독일의 정신의학자)[출처]
천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관념에 사로잡히면 다른 무엇으로도 헤어 나오지 못한다.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는 영광을 바라고 정복활동에 나선 것이 아니다. 그저 너무나 강력한 본능에 굴복했을 뿐이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하겐(Friedrich Wilhelm Hagen, 독일의 정신의학자)[출처]
5. 지능
인간의 지능을 측정하려는 시도는 프랜시스 골턴과 제임스 커텔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들은 신경적 효율성의 측정으로써 반응 시간과 감각적 예민함을, 지능의 측정으로써 감각적 예민함의 분석을 주장했다. 골턴은 천재는 유전적 요인이 존재한다고 믿었다.최초의 IQ 테스트인 스탠포드-비네 검사를 발명한 루이스 터먼(Lewis Terman)은 표준편차 15 기준 IQ가 135가 넘거나 미국 국가 정보 테스트에 참여된 고지능의 아이들의 인생을 관찰하는 천재유전연구(Genetic Studies of Genius)를 수행했다. 터먼은 1900-1925년에 태어난 캘리포니아 초등학생 25만 명을 대상으로 총 1521명을 추려내 수십여 년 동안 학력, 소득, 정신건강, 직업, 승진 등을 집요하게 관찰하였다.
그 결과 아이들은 공무원, 작가, 경찰, 선원,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자신만의 삶을 살게 되었고 개중에는 지방 판사 2명, 캘리포니아 의원 1명 등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 중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만든 사람은 없었고 대부분의 삶은 평범했다.
오히려 터먼의 테스트를 보았지만 IQ가 너무 낮아 관찰집단에 소속되지 못했던 아이들이었던 윌리엄 쇼클리는 트랜지스터를 발명해 인류를 전자혁명시대로 인도했으며 루이스 월터 앨버레즈는 실험물리학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로 각각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 결과는 터먼에게 매우 큰 실망을 안겨주었으며 IQ 외에 천재를 만드는 다른 요인들이 존재하며 IQ와 성취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터먼은 1937년 스탠포드-비네 검사 개정판을 출판하며 최고 결과군을 "천재"라고 표기했던 것을 삭제하였고 이후 개정판에도 IQ 테스트 결과에 천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였다. 웩슬러 지능검사를 창시한 데이비드 웩슬러는 1939년도에 "우리는 단일 지능 테스트 점수를 기준으로 한 사람을 천재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다소 주저한다"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6. 학습 속도와의 비상관성
천재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개인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으나 유명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자신의 저서 《판단력비판》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천재에 대해 상세히 정의하였다.칸트에 따르면 천재(Genius)란 "규칙을 새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단지 주어진 과제를 아주 능률적으로 수행하는 것[4]이 아니라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추가되었다. 일반적인 공부를 잘 하거나 공부 속도가 빠른 건 아니지만 남들이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세계를 연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천재라고 불리는데, 이게 칸트가 말한 맥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수학자 알렉산더 그로텐디크의 경우 학습 속도는 다른 수학자들에 비해 매우 느렸으나 그 수학자들이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하고 심오한 업적[5]들을 남겼다. 따라서 학습 속도만으로 칸트가 생각하는 Genius를 구분할 수는 없다.
7. 박식가(Polymath)
천재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업적을 남기곤 한다. 그러나 극히 일부의 천재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다. 이렇게 여러 분야에서 똑똑한 사람을 박식가(博識家, Polymath, 많은 배움을 가진 사람)라고 한다.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6]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존 폰 노이만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완성형 천재로 박식가의 대표적인 사례이다.8. 아인슈타인 증후군
어릴 때부터 탁월한 정신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신동이라고 하는데, 어떤 천재들은 뇌의 특정 분야를 관장하는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발달되어서 어린 시절 지능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기도 했다.예를 들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론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말하는 능력이 일반 아이보다 매우 늦게 발현되어 부모가 이 아이는 지능장애가 아닐까 걱정하였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고 사후 뇌를 해부한 결과 아인슈타인의 뇌는 수학과 물리학에 필요한 분석적 사고를 담당하는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발달되어 언어기능을 통제하는 부위를 침범해 어린시절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를 아인슈타인 증후군이라고 하며 아인슈타인 증후군을 앓은 천재들은 스리니바사 라마누잔, 리처드 파인만 등이 있다.
9. 공감각(Synesthesia)
일부 천재들은 선천적인 뇌신경 이상으로 인해 한 감각을 느꼈을 때 다른 감각이 발현되는 공감각(Synesthesia) 능력을 타고난다. 리처드 파인만과 니콜라 테슬라가 공감각을 가진 천재로 유명하며 공감각자들은 일반인보다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10. 환각제(Psychedelic)
몇몇 천재들은 환각제(Psychedelic)라는 특정한 향정신성의약품들을 사용한 상태에서 업적을 남겼다. 생명과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중합 효소 연쇄 반응을 발명해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캐리 멀리스는 환각제의 일종인 LSD를 투약한 상태에서 그 방법을 고안했고 노벨생리학·의학상 수상자이자 분자생물학의 거두인 프랜시스 크릭은 생애 동안 많은 양의 LSD를 투약했다고 말했다. 혁신적인 기업가이자 Apple의 창업주였던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경영에 있어 LSD에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LSD와 같은 특정한 향정신성의약품은 인간의 정신을 환각 상태로 만드는데 이러한 환각 상태에서는 일반 상태와는 다른 이상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연구에 따르면 LSD와 유사한 물질인 실로시빈을 피험자들에게 투약하고 초고자장MRI를 사용해 뇌를 스캔하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중맹검연구를 실행한 결과 환각제 투약자들은 위약군에 비해 비해 창의적 통찰력이 증가하였으나 작업기반 창의성은 떨어졌다.# 아직 연구 금지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현재진행형으로 나오고 있는 데다가 환각제를 투약하고 인류 역사에 남을만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보았을 때 환각제가 인간의 인지적 유연성 향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환각제는 아니지만 에르되시 팔 같은 수학자도 노년에는 암페타민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암페타민을 끊었을 때는 도저히 수학 연구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11. 가상 인물
자세한 내용은 천재/캐릭터 문서 참고하십시오.[1] 대표적으로 라파엘로.[2] 이렇게 정신질환을 가진 천재들은 수혜를 받는 집단과 인류에게는 이득이 될 수 있으나 개인의 삶에는 별로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빈센트 반 고흐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신의 귀를 잘랐고 많은 천재들이 우울증 상태에서 자살하였다. 양극성 장애는 기분장애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인데 자살률이 일반인의 10배를 넘는다.[출처] 체사레 롬브로조,『미쳤거나 천재거나』, 김은영 번역, 책읽는귀족, 2015[4] 수재가 여기에 해당한다.[5] 학문 창조.[6] 이 인물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업적을 남겼으며 당시로부터 수백 년 후에 등장하는 미래 세계의 개념들을 예견했다. 갈루아, 아인슈타인이나 라마누잔처럼 다른 분야들의 지능은 평범하거나 높은 수준이지만 특정 분야의 지능 하나가 극도로 뛰어난 레이저형 지능을 가진 천재가 있고 라이프니츠처럼 모든 분야에서 지능이 뛰어난 서치라이트형 지능의 천재가 있는 등 천재도 그 스타일이 매우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