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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8 15:10:55

슈뢰딩거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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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Erwin_Schrödinger_(1933).jpg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제안한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1887-1961)

1. 개요2. 배경3. 실험 내용
3.1.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한 이해와 검증3.2. 현실 세계로 나올 수 없는 상상 속의 고양이
4. 양자 역학의 해석5. 관련 연구6. 대중문화에서
6.1. 창작물
6.1.1.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태
6.2. '슈뢰딩거' 비유 유머
7. 기타8. 관련 문서

[clearfix]

1. 개요

슈뢰딩거의 고양이(영어: Schrödinger's cat, 독어: Schrödingers Katze)는 양자 역학의 불완전성을 비판하기 위해 1935년 에르빈 슈뢰딩거가 고안한 사고 실험이다. 어떤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고 계수기와 망치가 연결되어 계수기가 방사선을 감지하면 망치가 상자 안에 있는 병을 깨트려 병 안에 들어있는 독성 물질이 흘러나오며, 이 상자를 열기 전에는 안에 있는 고양이가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로 공존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양자 중첩 상태가 뭐냐는 질문에 까 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불충분한 설명이라는 주장이다.

2. 배경

1935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의 과학자인 에르빈 슈뢰딩거는 현실에 대한 양자 역학의 설명이 피상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 회의감을 갖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의 토론 끝에 현재 '슈뢰딩거의 고양이'라고 불리는 한 사고 실험을 제안했다. 이 실험은 원래 양자 역학의 불완전한 면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지나자 양자 역학을 묘사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고 실험이 되어버렸다.[1]

조금 더 정확히는 어느 날, 막스 보른이라는 학자가 슈뢰딩거 파동 방정식의 해로서 슈뢰딩거 본인이 제시했던 파동 함수가 확률을 뜻한다고 주장하고는, 그걸 기반으로 코펜하겐 해석을 내놓았다. 하나, 이걸 본 슈뢰딩거는 "아니 이런 곳에 확률을 들이미는 게 웬말이냐. 그래, 니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확률을 여기 가져오면 무슨 꼴이 나는지 내 직접 보여주마"라는 생각으로 사고 실험을 만들어서 이게 말이 되냐며 그들에게 들이밀었고, 이게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진 사고 실험이 되었다.

요약하면 상자 안의 고양이가 1시간 뒤 절반의 확률로 살아남을 수 있고, 나머지 절반의 확률로 죽는 상황에 대한 사고 실험이다. 문제는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고양이의 상태가 생사 여부를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살아있으면서도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이는 일반인도 바로 '이게 뭔 헛소리냐?'라고 반문할 정도로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소리이며, 실제로 슈뢰딩거도 이를 통해 양자 역학의 바보 같음을 비꼬기 위해 주장한 것이지만 어쨌든 양자 역학에 입각하면 구구절절 옳은 말일 뿐이고 이해하기도 쉬워서 결국 시간이 지난 끝에 본래 의도와는 정반대로 양자 역학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사고 실험으로서 이름을 알려버리고 말았다.

때문에 슈뢰딩거 본인도 이런 결과를 굉장히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내가 이런 것에 일조했다는 것이 유감스럽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슈뢰딩거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정립하는 등 양자 역학 분야에 큰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양자 역학에 등을 돌렸다. 다만 양자 역학 연구 자체를 멈춘 건 아니다. 이후로도 슈뢰딩거는 양자 물리학과 생물학 등을 연구했으며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세련된 철학적인 관점으로 코펜하겐 해석을 공격하는 논문들을 발표한다.

3. 실험 내용

사고 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파일:슈뢰딩거의 고양이.png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의 도식.
완전히 밀폐된, 불투명한 상자[2] 안에 고양이청산 가스[3]가 담긴 병이 들어있고, 청산 가스가 담긴 병은 망치와, 망치는 가이거 계수기와 연결되어 있다. 계수기에 방사선이 감지되면 망치를 내려치는 장치가 작동하여 병이 깨지고, 고양이는 청산 가스에 중독되어 죽고 만다. 가이거 계수기 위에는 1시간에 절반의 확률로 핵이 붕괴하여 알파선을 방출하는 우라늄 입자가 놓여 있다.

1시간 뒤 상자를 열었을 때, 고양이는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가? 살아있는 상태인가, 혹은 죽어있는 상태인가?

코펜하겐 해석을 위 사고 실험에 적용할 시 나오는 답은 상자를 열어 관측하기 전까지는 살아있는 고양이와 죽어있는 고양이가 상자 안에서 중첩된 상태로 공존한다는 것이었고, 슈뢰딩거는 이러한 극단적인 실험을 통해 코펜하겐 해석이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비판하려 했다. 확률론으로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라는 상반된 결과가 중첩되어 있다는 말은 궤변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사고 실험의 이름이 유명할 뿐이지 코펜하겐 해석에 대한 비판은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서도 널리 제기되었는데, 아인슈타인도 슈뢰딩거와는 조금 다른 측면으로 '관측을 해야만 비로소 실체가 존재하게 된다'는 양자 역학의 개념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당신이 달을 보기 전에는 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말을 남겼다.[4]

그런 면에서 아래와 같은 예시는 양자 역학에 대한 말이긴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비판하고 싶었던 말에 가깝지 슈뢰딩거가 비판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니다.
동전으로 긁는 복권을 샀다고 치자. 동전으로 긁기 전까지 이 복권이 당첨인지 꽝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이 복권에 대해서는 당첨 복권이라는 주장도, 꽝 복권이라는 주장도 양쪽 모두 성립한다. 긁어서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위는 수학 잡지 수학동아에서 이 예시를 들어 많은 학생에게 혼란을 주었던 예시다. 이 예시는 엄밀히 따지면 슈뢰딩거의 고양이와는 다소 내용이 다르다. 코펜하겐 해석에서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죽음과 생존이 중첩된 상태다'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다'라는 게 아니다. 관측되기 전까지는 두 가지 상호 배타적인 상태가 수학적으로 공존하다가 관측한 다음에 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때 관측전 고양이의 상태는 수학적으로만 표현가능할뿐 그 이상 실체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반면 긁기 전 복권은 당첨인지 꽝인지의 여부가 구체적이고 물리적으로 정해져있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수학동아의 설명을 정확하게 고치면, "복권을 긁기 전까지는 당첨인 동시에 꽝이다. 긁고 난 다음에 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가 된다.

그런 점에서 양자 역학은 보통 결정론에 어긋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만약 초기 상태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 알 수 있으면 확률의 도움에 기댈 필요 없이 결괏값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오직 숨겨진 정보에 의해 초기 조건 및 숨은 변수를 알 수 없는 경우에만, 확률적 혹은 통계적으로 전체적인 경향성 혹은 큰 틀에서의 법칙을 규명할 뿐이다.[5] 하지만, 이러한 고전 역학에서의 확률과는 달리 양자 역학에 있어서의 확률은 숨겨진 정보, 즉, 숨은 변수와는 원천적으로 관련이 없다. 숨겨진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도입되는 고전적 확률과, 숨은 변수와 관련이 없이 원천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 양자적 확률은 엄연히 다르다.

어디까지나 역설을 제시하는 목적의 사고 실험의 대상이며, 진짜로 실험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되었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단일 광자를 포섭할 수 있게 되고 비슷한 실험은 가능해졌다. #
When I hear of Schrödinger's cat, I reach for my gun.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가 나올 때면, 나는 내 총을 꺼낸다.[6]
스티븐 호킹

유아론, 실재론철학적으로도 상당한 쟁점이 되는 주제이다. 이 문제의 중심에 섰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와 같은 날고 긴다는 물리학자들이 "실재"니 "존재"니 하는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거론하며 논쟁을 벌였다. 이런 면에서 양자 역학 자체의 발전과는 무관하게 "도대체 '양자적 중첩' 같은 것이 뭐냐?"라는 철학적/물리학적 문제는 꾸준하게 제기되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양자 역학의 해석 문서로.

3.1.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한 이해와 검증

텅 빈 실험실 안에 단색 레이저를 사용하는 손전등이 벽면을 비추고 있다. 손전등과 벽면 사이에 가림판을 설치하고 그 가림판에 충분히 좁은 기다란 구멍을 뚫는다. 이 구멍을 앞으로 A 슬릿이라고 부른다. 이 A 슬릿을 통과한 불빛은 벽면에서 어느 정도 퍼져 보일 정도로(=파동성이 나타날 정도로[7]) 슬릿이 작아야 한다. 그리고 그 구멍 옆에 똑같은 구멍(앞으로 B 슬릿이라고 부른다.)을 하나 더 뚫고 손전등을 비춘다면 벽면에 비친 불빛은 어떻게 나타날까? 당신이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두 줄의 불빛이 생길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벽면에는 여러 줄의 불빛이 생긴다. 이는 슬릿을 지나며 회절된 파동이 서로 간섭하는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A 슬릿과 B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 불빛'들'이 서로 간섭을 하여 그 결과로 벽면에 간섭 불빛이 생긴 것이다. 즉, 우리는 벽면에 비치는 여러 줄의 간섭 불빛을 통해 빛이 파동임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다.

만약 위의 실험에서 손전등으로 불빛을 비추는 대신 저 이중 슬릿을 향해 전자 빔 발사기로 전자빔을 쏜다면 위와 똑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까? 일단 먼저 전자는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전자가 도달한 위치 파악을 위해 전자를 받으면 색이 변하는 도료를 벽면에 바른다. 혹은 널찍한 판대기를 구해다 거기다 도료를 바르고 벽에 설치해도 상관없다. 앞으로 이것을 감광판이라고 부른다. 위의 불빛과 마찬가지로 전자 빔 발사기에서 발사된 전자 빔은 이중 슬릿을 통과하여 선명한 간섭무늬를 감광판에 남기게 된다. 즉, 전자 빔(=전자들의 다발, 혹은 연속적인 전자의 흐름)도 빛과 마찬가지로 파동이다. A 슬릿과 B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 연속적인 전자의 흐름'들'은 파동이기 때문에 당연히 서로 간섭을 하여 감광판에 간섭무늬를 남긴다.

이번엔 위의 전자 빔 발사기에서 전자를 한 번에 하나씩 발사해 보도록 하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감광판엔 간섭무늬가 남는다. 우리는 이를 통해 전자 다발들 혹은 연속적인 전자들의 흐름만이 파동이 아니라, 각각의 전자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상보성이라고 한다. 양자 역학에서 상보성의 원리란 하나의 대상이 입자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의 두 가지 성질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해석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는가? 감광판에 간섭무늬가 남기 위해선 A 슬릿을 통과한 파동과 B 슬릿을 통과한 파동(여기선 전자)이 서로 간섭을 일으켜야 하고, 서로 간섭을 일으키기 위해선 각각의 슬릿을 최소한 하나씩의 전자의 파동이 동시에 통과해야 한다. 전자가 한 번에 하나의 슬릿만 통과한다면 감광판에 간섭무늬를 남겨서는 안 된다. 하나의 전자가 두 개로 쪼개져서 각각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 것일까? 물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전자는 기본 입자로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다. 그럼 기기의 오작동으로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전자가 발생된 것일까? 아니다. 실험은 완벽하게 제어되어 있었다.(전자가 알갱이라는 전제를 하니까 이상한 일이고 처음부터 전자 하나도 광자처럼 파동이라고 생각하면 전혀 이상할 것 없다)

감광판에 간섭무늬가 남기 위해선 최소한 두 개 이상의 전자의 파동이 A와 B 각각의 슬릿을 따로, 그리고 동시에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는 분명 한 번에 하나씩만 발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광판엔 선명하게 간섭무늬가 남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전자가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모두 통과했다. 하나의 전자가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할 때 하나의 전자는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하며, 이를 토대로 하나의 전자는 확률적으로 위치할 수 있는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파동 함수를 따르는 한) 있을 수 있는 모든 상태로 동시에 존재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은 고양이가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파동처럼 행동하여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음을 의미한다.

3.2. 현실 세계로 나올 수 없는 상상 속의 고양이

슈뢰딩거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은 실제로 재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실 속의 고양이는 삶과 죽음이 확정된 상태에 있으며, 관측은 어떠한 물리적 효과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슈뢰딩거가 고양이를 이용한 사고 실험을 제안하게 된 이유를 다시 돌이켜 보자.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시 세계에서도 똑같이 일어나야 한다. 내가 만든 방정식이 확률을 뜻한다는 당신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거시 세계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슈뢰딩거의 방정식을 따르는 한) 상자 속의 고양이는 삶과 죽음이 중첩된 상태로 존재해야 하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거시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은 미시 세계에서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만든 방정식이 확률을 뜻한다는 당신들의 주장은 틀렸다."

바로 이 얘기를 하기 위해 고양이를 이용한 사고 실험을 제안했다. 슈뢰딩거의 주장에 논리상 허점은 최소한 그가 주장하던 당시에는 없었다. 인간이 일반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미시 세계와 인간이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거시 세계는 같은 우주상에 존재하는 한 서로 물리 법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그 당시 학계의 주류적인 주장이였고, 당시 슈뢰딩거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해 하나의 전자가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하는 것이 목격되었다. 거시 세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일들이지만, 미시 세계에선 이런 해괴한 일이 분명히 벌어지고 있다. 비단 실험실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위 곳곳에서 지금 당장도 셀 수도 없을 만큼 일어나고 있다.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태양은 빛을 발하지 않으며 그 어떤 생명체도 지구에서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거시 세계에서도 한 마리의 고양이가 두 개의 슬릿을[8] 동시에 통과하는 일이 벌어져야 마땅할 텐데, 왜 우리는 그런 장면을 결코 목격할 수 없는가? 전술한 바와 같이 상보성[9] 원리에 의해 전자가 됐든 고양이가 됐든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간섭무늬를 통해서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고양이는 결코 간섭무늬를 남기지 않는다. 물론 불쌍한 고양이를 괴롭히는 대신 적당한 물체를 사용해서 여러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이제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의 경계를 들여다보도록 하자. 다행히 이에 적당한 녀석이 존재한다. 풀러렌(C60)을 이용한 이중 슬릿 실험 결과를 살펴보자. 플러렌의 크기는 앞에서 실험한 전자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크다. 원자핵과 전자의 크기비가 100,000 : 1이고 탄소 원자들이 60개가 모여 입체적인 구 형태를 만든 풀러렌은 수소 원자보다 5만 배는 더 크다. 미시적 세계에 속한다기에는 전자에 비해서 무지막지하게 크고 거시적 세계에 속한다기에는 고양이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작은(그래봤자 분자니까) 풀러렌으로 이중 슬릿 실험을 할 경우 간섭무늬가 아닌 단지 2개의 띠를 만든다.

하지만 실험 환경을 진공에 가깝게 조성할수록 간섭무늬가 생긴다. 공기는 기체이기에 분자 자체가 많지도 않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전자의 크기가 분자의 크기에 비해 너무 작기 때문에 전자를 이용한 이중 슬릿 실험에서는 진공이 아니더라도 간섭무늬를 만든다. 진공의 여부가 실험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이번엔 풀러렌이 아닌 전자 실험으로 다시 넘어가 이번에는 A 슬릿과 B 슬릿에 관측 장비를 달아서 전자가 어떤 슬릿을 통과하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정말 전자는 A 슬릿과 B 슬릿을 동시에 통과하는 걸까? 하지만 놀랍게도 이번 실험에서는 전자는 A 슬릿과 B 슬릿 중 하나만 통과하며 간섭무늬가 아닌 이중 띠를 만든다.

공기 중에서의 풀러렌 실험과 관측 장비를 단 전자 실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공기 중에서의 풀러렌 실험에서는 공기와 풀러렌이 서로 상호 작용을 했고 관측 장비를 단 전자 실험에서는 관측 장비의 광자와 전자가 서로 상호 작용을 했다. 즉 풀러렌 분자와 전자와 같은 입자들은 다른 입자들과 상호 작용을 하기 전까지는 여러 개의 중첩된 상태를 가지고 있다가 다른 입자들과 상호 작용을 하는 순간 결어긋남 상태가 되어 더 이상 간섭을 일으킬 수 없으며 파동성을 잃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른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풀러렌보다 훨씬 더 큰 생체 분자에서도 이중성이 성립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

보어의 상보성 원리에 따르면 하나의 존재는 주변에 상호 작용 하는 대상이 많을수록 사물(입자)에 한없이 가까워지고, 반대로 주변에 상호 작용이 없으면 없을수록 마찬가지로 한없이 파동에 가까워진다고 해석된다. 그래서 상호 작용의 덩어리인 물건, 고양이 같은 거시 세계 존재는 입자-즉 사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간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파동이 아닌 것은 아니다. 예컨대 위에서 말했듯 손전등 불빛은 다양한 파장의 빛이 섞여 있어서 제대로 간섭무늬를 남기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엄연한 파동이다. 그러나 양자 역학에서의 파동은 결국 간섭으로 귀결되므로 간섭성을 잃는 것은 곧 파동성을 잃는 것과 같다.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자면 전자 발사기에서 발사된 전자와 투수가 던진 야구공 모두 파동 함수를 따르지만 투수가 던진 야구공은 파동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풀러렌은 그 자체로 여러 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1번이 2번을, 2번이 3번을... 이런 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관측(서로 간의 상호 작용을)하지 않는가? 어째서 진공 속의 풀러렌을 서로가 서로를 관측하는데도 불구하고 진공 속에서 여러 개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을까? 그건 풀러렌은 서로가 서로를 관측하지만 그 정보를 자기네들끼리만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풀러렌 그 자체는 닫힌 계(고립계)로서 외부와는 상호 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진공 상태에서 풀러렌이 중첩된 상태를 갖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위의 풀러렌의 처지와 똑같다. 상자 안의 물체들이 각각 닫힌계라면 외부계는 그들의 상태를 관측할 수 없고 그들은 파동성을 잃지 않고 동시에 여러 상태를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상자 안의 물체들이 각각 닫힌계인가? 상자 안은 진공도 아니며 적외선과 같은 광자를 방출하고 있을 것이다. 즉 이중 슬릿 실험에서의 전자와 진공에서의 풀러렌과는 다르게 상자 안의 고양이, 청산가리가 든 병, 가이거 카운터는 서로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하는 데다가 상자 안과 밖을 상자 자체가 연결해 주기에 상자 자체부터가 완전한 닫힌계가 아니다. 즉 상자 밖과 안은 언제나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하며 이는 언제나 상자 안이 관측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상자 속의 고양이는 상자를 열든 열지 않든 죽거나 살아있는 둘 중 하나의 분명한 상태를 가진다.

스케일을 아주 키워서 상자째로 수 광년 떨어진 곳까지 순간 이동 시킨다면 그 상자를 망원경으로 관측하기 전까지는 중첩된 상태로 있다는 것이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살아있는 고양이와 죽은 고양이가 중첩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리 수 광년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삶과 죽음이 중첩된 고양이는 우리의 경험에서 벗어나는 개념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고양이의 중첩이라는 개념에 반대하는 슈뢰딩거의 주장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주장이다.

유진 위그너는 이 문제에서 주체의 개념이 핵심이라고 지적하였다. 고양이의 생살여탈권을 쥐는 주체가 사람이어야 하는지? 아니면 같은 고양이여야 하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다른 종의 동물이라도 무관한지? 등의 의문도 제기하였다. 이 의문은 궁극적으로는 "'나'의 상태를 결정하는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된다. 일부 물리학자들은 그 주체를 위그너의 친구라고 부른다.

4. 양자 역학의 해석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에 대한 해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이는 '중첩'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갈리며, 그 외의 여러 해석들은 양자 역학의 해석 문서 및 여기로 이동할 것.

4.1. 코펜하겐 해석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해석인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고양이의 상태는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가 '중첩'되어 있었으나 관측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 이것을 간단히 "파동 함수가 붕괴된다"고 표현한다. 파동 함수가 수축한다, 파동의 붕괴 또는 수축으로 표현해도 '관측 시 하나의 값으로 확정된다'는 의미는 같다.

아인슈타인의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한 보어의 "신에게 참견하지 말라(Einstein, stop telling God what to do)"는 답변이 코펜하겐 해석의 입장을 함축한다고 할 수 있겠다.

보어는 코펜하겐 해석을 굳게 확신하고 설파했기 때문에 물리학계 전반에 코펜하겐 해석이 정설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보어의 주장은 양자 역학이 완성되어 더 이상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양자 역학을 해석하는 올바른 방식이 코펜하겐 해석 외에는 없다는 의미다.

코펜하겐 해석, 즉 보어의 입장은 상보성의 원리를 통해 확실하게 드러난다. 파동성과 입자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일은 없다는 성질을 상보성이라고 부른다. 관측 전의 전자는 파동성을 보이는 상태이며 관측하는 순간 상보성에 의해 파동 함수가 수축(붕괴)하면서 입자성이 나타나고 파동성이 사라진다. 물리적 상태를 관측함에 있어 파동으로 관측할 때는 파동으로만 보이고 입자로 관측할 때는 입자로만 보이는 이유가 측정 기술이 부족해서 물리적 본질을 관측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원래 자연 법칙이 그렇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측정 기술과는 무관하게 관측 가능한 정보는 무조건적으로 입자 혹은 파동의 상태일 뿐이고 그 실체적 본질은 결코 관측되지 않는다. 즉, 양자 역학이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에 상보성의 원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보성의 원리가 양자 역학에서의 관측의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코펜하겐 해석에 있어 상보성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특징중 하나는 도구주의적이라는 점이다. 코펜하겐 학파 중에서도 볼프강 파울리는 매우 강경한 도구주의적 입장을 취하며 중첩상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쓸모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코펜하겐 해석이 낡았고 다세계 이론이나 숨은 변수 이론이 새롭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새로움에 호소하는 오류에 해당한다. 코펜하겐 해석 계열의 이론들 역시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며 오히려 실험적으로 성공적인 것은 코펜하겐 해석 계열이다. 벨 부등식 실험이나 지연된 선택 실험 결과들은 코펜하겐 해석에서의 비결정론적 성질들을 확인하고 있다.

양자역학의 주류 의견인 코펜하겐 해석은 관찰자가 측정하는 행위가 시스템의 상태에 직접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관측 과정에서 수학적으로 상태가 특정 값으로 수렴한다해도, 이것이 항상 관측으로 인한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의미할 수는 없다. 관측이 시스템에 결정적 변화를 만든다는 코펜하겐 해석은 과학이 현실을 설명하는 도구이지, 현실을 과학에 맞추어 해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슈뢰딩거 고양이의 실제 생사 여부는 상자를 열기 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다. 우리가 상자를 열어보는 행위는 단지 우리가 그 상태를 알게 되는 순간을 뜻한다. 고양이의 생사가 뚜껑을 열었을 때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식에 의해 상태가 확정되는 것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을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동전 던지기를 예로 들어보겠다.

동전 던지기에서 우리는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각각 1/2이라는 것을 안다(동전이 서는 특수한 경우는 제외).

동전이 공중에서 회전하는 동안에는 앞면과 뒷면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상태다.
양자역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중첩 상태라고 부르며, 수학적으로 (Ψ = (1/√2) |앞면⟩ + (1/√2) |뒷면⟩)와 같이 표현한다.
그러나, 관측 했을 때 각 면이 나타날 확률은 각각 (1/√2)^2 = 1/2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동전이 실제로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이미 그 결과가 물리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동전이 중첩 상태에 있을 때는 앞면과 뒷면의 두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측정하는 순간 이 중첩 상태가 사라지고, 동전은 앞면이나 뒷면 중 하나로 결정된다.

관측이란 우리가 이미 결정된 결과를 확인하는 행위다.

동전이 앞면 또는 뒷면이 나오는 것(=동전 던지기 시스템의 결과)은 관측 시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관측이 이루어지기 전에 결정되어 있다. '인간의 관측 행위'는 단지 그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일 뿐, 관찰자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입자의 변화 범위는 동전 던지기 시스템 전체에 본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결과가 앞면일지 뒷면일지는 인간의 관측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

관측 자체가 결과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지식 상태를 불확실한 상태에서 확실한 상태로 바꾸는 것이다.

이는 마치 봉투 속의 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것과 같다.
- 봉투를 열기 전부터 시험 점수는 이미 정해져 있었지만, 우리는 봉투를 열어 볼 때까지 알 수 없었던 것 뿐이다.

정 이해가 안가면, 양자역학의 코펜하겐의 해석으로는 빌딩 옥상에서 떨어진 돌이 머리에 맞아 자신이 죽어도 자신이 관측하기 전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 가능성은 확률로만 존재하는 것이 되지만, 인간의 현실에서는 제3자가 관측을 해도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4.2. 다세계 해석

휴 에버렛 3세가 제창한 '다세계 해석'은,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살아있는 세계와 죽어있는 세계가 모두 존재하며 관측하는 순간 어떤 한쪽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이 이론에서 파동 함수는 각각의 세계로 진입할 확률을 뜻하게 된다. 이 해석이 물리학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파동 함수의 붕괴라는 납득하기 힘든 답을 피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외관상 파동 함수가 붕괴되어 보이는 이유도 매끄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다세계 해석에서 파동 함수는 관측 전이든 관측 후든 잘만 작동한다. 관측이 이루어질 경우 파동이 붕괴하는 대신 결어긋남 상태에 놓이게 된다. 코펜하겐 해석에서 붕괴와 결어긋남 해석이 취사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다세계 해석은 중첩 상태의 모든 가능성을 실재하는 것으로 놓으며 결어긋남이 해석에 있어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

단순히 고전적 인과율과 물리학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설이기 때문에 다른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추가적 가설들을 만들어내고, 코펜하겐 해석에 비해 애매한 부분이 많다. 주류 학설이 괜히 주류 학설은 아니다.

가능한 모든 세계가 실제로 모두 존재한다는 매력 때문에 수많은 소설, 만화, 게임의 떡밥이 되었다.

이 두 해석은 특히 측정 시 파동 함수의 붕괴를 설명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장 중요한 이론으로, 전통적인 코펜하겐 해석 쪽이 정설이지만 다세계 해석 쪽도 지지하는 과학자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사실상 검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학적 가설이라기보단 비과학적 신념에 가깝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과학 이론으로는 치명적이게도 실험적 증거로 전혀 뒷받침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세계 해석이 검증 가능하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 예를 들어 결어긋남이 중간정도 이루어졌을 때 코펜하겐 해석에선 파동 함수의 붕괴로 인해 관측자들이 같은 결과를 관측함이 보장되지만, 다세계 해석은 관측 결과가 다양하며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10]

과학이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가설-실험-데이터 분석-결론 도출-반복 검증'의 단계가 필요하며, 그 과정 중 오류가 발견되면 '수정'한다. 과학은 끊임없는 검증을 통해 반복적으로 수정되며, 물질적 재현 실험이 불가능하더라도 현실에서 재검증 가능한 유효성이 통계적으로 입증해야 인정되는 것이다.

실험이나 통계를 통한 현실적 검증에 따라선 코펜하겐 해석 또한 마찬가지 종말을 맞을 수도 있다.

5. 관련 연구

실제로 고양이를 가지고 실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아로슈(S. Haroche)의 실험 성공을 통해 단일 광자를 포섭해서 원자(일종의 거시 단위)와의 상호 작용 실험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11]자료

또한 이 실험은 그간 알려져 있던 '중첩 상태'를 실제로 관찰한 것에 그 의의가 있기도 하다. 실험도 있다.

와인랜드 연구 팀의 경우, 이온의 운동을 통해 소위 고양이의 양자적 상태를 구현하고 이 계의 결풀림에 대해 관찰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12]

슈뢰딩거가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던 파동-입자 이중성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이후 안톤 차일링거에 의해 전자보다 1800배나 무거운 중성자로도 파동-입자 이중성이 확인되었다.(간섭무늬가 나타나는지 여부로 파동성을 검출한다.) 또 중성자보다 약 714.47배 무거운, 풀러렌 분자를 갖고 실시한 이중 슬릿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간섭무늬가 나타남이 확인되었다. 현재는 인슐린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거대 분자의 간섭무늬를 목표로 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참고로 사람 인슐린의 분자량은 5,808 Da로 고분자(10 kDa 이상) 축에도 못 끼긴 하지만 바이러스 입자는 최소 수백만 돌턴씩 나가므로 실험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다.

또한 안톤 차일링거의 실험에서 진공 농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도 파동 함수가 수축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고전적인 관측자 없이도 입자들끼리 상호 작용[13]이 일어나면 기존의 중첩에 해당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6. 대중문화에서

6.1. 창작물

In fact, the mere act of opening the box will determine the state of the cat, although in this case there were three determinate states the cat could be in: these being Alive, Dead, and Bloody Furious.
사실 상자를 여는 것만으로도 고양이의 상태가 결정된다. 하지만 이 경우엔 고양이가 있을 수 있는 상태가 세 가지인데, 그것은 바로 살아있음, 죽어있음, 그리고 깊은 빡침이다.
테리 프래쳇 - 디스크월드 4탄 'Lords and Ladies' 中
파일:veoWbmL.jpg
난 살아남았다
엿이나 처먹어라 슈뢰딩거

과학에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SF 소설, 영화, 대중 매체들은 물론, 일본 서브컬처에서도 소재로 많이 사용된다.

일단 수박 겉 핥기로나마 일반인들에게도 가장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인(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비유이면서도, 영상화하기에도 적절하고, 또한 무엇보다도 슈뢰딩거라는 이름이 멋지게 들려서, 그리고 고양이가 인간에게 친근한 동물이기 때문에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다세계 해석을 차용한 것이 끝도 없이 써먹히는 평행 우주다. 다만 엄밀히 말하자면 타임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패럴렐 월드 개념은 휴 에버렛이 양자론의 해석을 위해 주장한 것과는 좀 다르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패럴렐 월드 개념은 휴 에버렛의 양자론 해석으로서의 패럴렐 월드가 아닌 시간 여행의 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으로서의 패럴렐 월드다.

앞에서 언급된 것처럼 유명한 사고 실험인 만큼 잘못 사용되는 일도 많다. 이 실험은 (미시 세계에서)[14] 한 대상이 관측되지 않았을 때 여러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는 내용을 다루는 사고 실험이다. 그러나 각종 창작물에서는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알 수 없다'라고 잘못 인용하곤 한다. 이는 근본부터 틀린 것이다. 슈뢰딩거가 사고 실험을 제시하면서 깠던 것도, "고양이가 죽어있는지 살아있는지 어떻게 아냐?"가 아니라 "죽어있는 고양이와 살아있는 고양이가 중첩되어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였다.

위에 서술한 대로 아예 이 사고 실험을 주된 테마로 해서 소설 한 편이 나왔으니 바로 쿼런틴이라는 소설이다. 머리 깨지는 고통을 함께 느끼기 딱 좋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로.

6.1.1.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태

마장기신 2를 통해 시나리오 담당인 사카타 마사히코가 만들어 낸 비유 표현으로 멀티 루트, 멀티 엔딩이 존재하는 게임의 속편에서 특정 루트의 내용을 정사로 다루지 않고 속편에서 다루기 좋은 내용만 추려서 남긴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작에서 A 루트와 B 루트가 있었는데, A 루트에서는 〇〇라는 캐릭터가 사망하지만 주인공이 각성하는 이벤트가 있고 B 루트에서는 〇〇가 살아남지만 주인공이 각성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속편에서는 〇〇도 살아남고 주인공이 각성했다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되는 상태. 동시에 속편이 나옴으로 인해 '〇〇가 캐릭터가 사망', '주인공이 각성하지 못함'이라는 두 사실은 정사가 아니게 되어버린다. 마장기신 시리즈 모든 작품에서 이러한 식으로 각 루트에서 상반되는 내용이 속편에 동시에 이어지는 내용이 다수 존재하는데, 설정 충돌으로 볼 수도 있지만 스토리 구성상 고의적인 것이라는 주장하기 위해 등장인물인 미오 사스가[18]류네 졸다크입을 통해 이것을 언급한다. 특정 루트를 정사로 한 것이 아니니 모순이 있더라도 이해하라는 의도였겠지만,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의 상태가 상자를 열기 전의 고양이의 상태와 같다는 식으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인용한 것이며, 나아가서는 멀티 엔딩을 모두 다 본 이후라도 그것들은 모두 if 엔딩이고 플레이어가 관측하지 못한 제3의 루트가 존재하여 이것이 속편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이런 식으로 속편이 나왔을 때 다루어지지 않은 내용은 정사가 아니라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미오: 로드니 아재 구하려고 슈테드니아스 잡입했을 때 생각나네.
(ロドニーのおっちゃんを助けるために、シュテドニアスに潜入した時の事、思い出すなぁ)
류네: 그거 내가 가지 않았나?
(あたしが一緒じゃなかったっけ?)

(이후 둘 중 누가 갔었는지 기억해 내기 위한 대화 후 둘 다 기억이 잘 안 난다는 식으로 마무리.[19])

미오: 그거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태 같은데. 양쪽 상태가 중첩되어 있어.
(それってシュレディンガーの猫状態だよね。両方の状態が重なっている)
류네: 관찰자에 따라 결과가 바뀐다는 거야?
(観察者によって結果が変わるって事?)
미오: 맞아 맞아. 둘 다 가능하다는 식으로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거지.
(そーそー。両方アリって事で、都合のいい解釈よね)

이러한 해석이 비교적 잘 들어맞는 게임 장르는 대전 격투 게임이다. 등장인물 중에 누구를 골랐느냐에 따라 엔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20] 예를 들자면 아랑전설 3의 경우, 여러 엔딩 중 주인공인 테리 보가드의 엔딩을 정사로 삼지 않고 각각 속편에 쓸만한 내용을 추려서 리얼 바웃 아랑전설에서 다루었다.[21]

테리 보가드락 하워드를 만난다. → 후속편의 엔딩에도 등장하며 아랑 마크 오브 더 울브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
기스 하워드가 비전서를 모두 모은다. → 리얼 바웃 아랑전설 백스토리에서 빌리 칸에게 비전서 파기를 지시[22]
앤디 보가드가 격렬한 싸움으로 갈비뼈를 다친다. → 리얼 바웃 아랑전설 백 스토리에서 언급.[23]
죠 히가시릴리 칸과 함께 있고 빌리 칸이 길길이 날뛴다. → 리얼 바웃 아랑전설 엔딩에서 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

반대로 대전 격투 게임의 후속작에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은 if 스토리일 가능성이 높다.

6.2. '슈뢰딩거' 비유 유머

여러 분야에서 자주 상태를 바꾸거나 (열어보기 전까지는) 상태를 알기 힘들 때 '슈뢰딩거의 ㅇㅇㅇ'이라 부르는 일이 많다.

7.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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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attachment/schroedingercat2.jpg
* 파블로프의 개와 매치시킨 짤도 있다.[29]

8. 관련 문서



[1] 사실 과학계에서는 어떤 이론을 비판하기 위한 말이 도리어 그 이론을 대표할 정도로 유명해진 사례는 은근히 많다. 대표적으로 빅뱅이란 이름도 원래 '그럼 우주가 팝콘처럼 뻥 터져서 만들어졌다는 거냐?'라면서 놀리려고 한 말인데 정작 빅뱅 이론 측에선 그 이름 참 좋다며 이론명으로 써먹어 버렸다.[2] 이는 관측의 불가능성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상자를 닫았을 때 고양이의 상태를 외부에서 인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시청각적 인지가 가능해지면 실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상자에 대한 모든 밀폐가 이루어지고 실험자가 직접 열기 전까지 상자 안을 절대 파악할 수 없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다.[3] 사이안화 수소(HCN), 곧 청화 수소로, 맹독성의 기체이다. 물에 녹이면 사이안화 수소산(청산)이 되며 이것의 칼륨 화합물이 사이안화 칼륨(청산 칼륨, 청산가리)이다.[4] 아인슈타인은 불가지론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관측해야만 실체가 존재한다는 것, 관측하지 않을 땐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실존하는 것이 밝혀졌다면 그것은 실존하는 것이다. 굳이 실체에 대한 관측이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증거가 있다면 충분히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불가지론은 확률론적인 얘기처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가 아니다. 근거가 없을 땐 판단을 보류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기고, 증거가 충분하다면 그것은 존재하는 것이다.[5] 예를 들어 컴퓨터의 난수 알고리즘은 겉으로는 무작위로 수를 뽑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느 프로그램처럼 입력값을 받아 정해진 연산을 수행한 후 결괏값을 배출하는 게 끝이다. 즉 알고리즘이 난숫값으로 무엇을 배출할지는 시드값이 입력되는 순간 결정된다. 단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난수 알고리즘이 어떤 입력값을 받았는지 또는 어떤 연산을 수행하는지 등의 정보가 알기 어렵도록 숨겨져 있기 때문에 무작위로 수를 뱉어낸 것처럼 보일 뿐이다. 만약 입력값과 난수 생성 알고리즘을 알고 있을 경우 그저 같은 연산을 다시 수행하면 정확히 같은 결괏값을 얻을 수 있으므로 어떤 수가 출력될지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전 역학에서는 물리적 현상도 마찬가지이다. 주사위나 동전 던지기 등이 확률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단지 우리가 이들위 움직임에 관여하는 모든 변수들을 계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고전 역학에서는 만약 주사위의 질량, 속도, 던져질 때 받는 힘, 공기 저항, 주위 물체와의 상호 작용 등 모든 정보를 계산한다면 주사위의 움직임과 결괏값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6] 출처: Hans Christian von Baeyer, Information: The New Language of Science, 2005, p175.[7] 엄밀히는 회절 현상으로 간섭무늬가 생기겠지만 거기까지는 서술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경우라면 점파원이 되어 간섭무늬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8] 물론 이 슬릿은 고양이가 통과하기에 충분히 커야 할 것이다.[9] 하나의 입자가 입자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이라는, 상반되는 두 개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반대되는 성질을 지녔으니 마치 자석처럼 서로 극이 다른 성질이 어떻게 동시에 존재할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두 성질은 서로 반대적 성질이기는 하나, 서로를 밀쳐내는 플러스ㆍ 마이너스 같은 상보 반의어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방향 반의어로 이해하면 된다.[10] Plaga, R. On a possibility to find experimental evidence for the many-worlds interpretation of quantum mechanics. Foundations of Physics, 27(4), 559-577.(1997)[11] S. Dele´glise, I. Dotsenko, C. Sayrin, J. Bernu, M. Brune, J. M. Raimond and S. Haroche, Nature 455, 510 (2008)[12] C. Monroe, D. M. Meekhof, B. E. King and D. J. Wineland, Science 272, 1131 (1996) / C. J. Myatt, B. E. King, Q. A. Turchette, C. A. Sackett, D. Kielpinski, W. H. Itano, C. Monroe and D. J. Wineland, Nature 403, 269 (2000)[13] 단순히 서로 부딪치는 것으로 충분하다.[14] 비유적인 의미로 쓰인다면 꼭 미시 세계일 필요는 없긴 하다.[15] '양자 기계공'이란 뜻. 실제로 이런 직업이 있는 건 아니고 mechanic 끝에 s를 붙이면 양자 역학이란 뜻이 된다는 걸 가지고 말장난을 한 것.[16] 후속작인 영원회귀에서는 체력을 올려주고 스킬 증폭을 약간 주는 장식 아이템이 되었다.[17] 다만 슈뢰딩거의 이론과 이 책에서의 설명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18] 미오는 원래부터 각종 메타 발언을 담당하는 캐릭터이다.[19] 마장기신 1편 2부 '로드니 구출' 시나리오에서는 미오와 류네 둘 중에 한 명만 데리고 갈 수 있어서 선택지가 나오는데 이것을 언급한 것. 즉 둘 다 루트에 따라 로드니 구출에 동행한 적은 있지만 둘이 동시에 간 적은 없다.[20] 특정 캐릭터의 엔딩에 나온 내용이니 정사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종종 있다.[21] 또한 리얼 바웃 아랑전설에서 기스를 죽인 것이 테리라고 제대로 언급된 것은 후속작인 아랑 마크 오브 더 울브스이다.[22] PS판에서는 스스로 파기한다.[23] 개발자 인터뷰에서 의사에게 격한 운동을 삼가라는 말을 들었는데 계속 싸웠다고 언급한다. 이것 때문에 은퇴했다는 설까지 있으나 일시적인 부상일 가능성도 있다.[24] 양면을 꽂을 수 있는 USB 규격은 가장 늦게 나온 C 타입이 유일하다.[25] 네이버 뉴스(영상). 움짤로 만들어져 유머화되었다.[26] 이 단어들은 불쾌감을 주는 사람을 뜻하는 속어로 쓰인다.[27] 뒤 글자만 따서 딩거라고 짓거나, 양자->냥자와 같은 식. 비슷한 예시로 생물학 관련 건물 주변에 있는 고양이는 완두콩에서 이름을 따와 두콩이인 경우가 종종 있다[28] 심의상의 이유인지, 정말로 고양이가 살아있는 상태를 관측했는지는 몰라도 번역서 기준으로는 뒷표지의 죽은 고양이는 없다.[29] 슈뢰딩거의 고양이 쪽은 불확정성 때문에 체력 바의 절반이 물음표로 채워져 있고, 파블로프의 개는 실험을 위해 턱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체력이 조금 닳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