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淳于髡
기원전 385년 ~ 기원전 305년
1. 개요
중국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 직하 학사[1] 출신으로, 데릴사위[2]에 작달만 한 체격이었지만 달변가였다. 유머러스한 화법을 구사해 상대를 설득하는 데 능숙했다. 그에 얽힌 일화는 재미있는 것이 많다. 그래서 사기 골계열전에 그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와 있다. 그 외에 제자백가들을 다룬 맹자순경열전에도 그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나와 있다.2. 삼년불비불명 고사
제나라 위왕(威王)이 주색잡기에 빠져 나랏일을 돌보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간언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자 순우곤이 나서서 간언했는데, 목에 핏대를 세우고 '통촉하여 주시옵서서'만 외쳐대는 여느 충신과는 격이 달랐다. 어느 날 제위왕을 만난 자리에서 생뚱맞는 퀴즈를 툭 던진다."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새가 대궐에 앉았는데, 3년 동안 날지를 않고 울지도 않습니다. 이 새를 어찌해야겠습니까?(國中有大鳥,止王之庭,三年不蜚又不鳴,不知此鳥何也?)"
위왕은 몇년새 국정을 등한시한 자신을 비유한 질문임을 깨닫고 대답했다."그 새는 날지 않았으니 일단 날면 높은 하늘까지 이를 것이고 울지 않았으니 일단 울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오.(此鳥不飛則已,一飛沖天;不鳴則已,一鳴驚人。)"
그리고는 마음을 다잡고 국정에 전념하니 제나라는 비로소 제대로 다스려졌다. 삼년불비불명으로 잘 알려진 이 고사는 초장왕과 오거가 주고 받은 대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사기에는 초장왕+오거(초세가), 제위왕+순우곤(골계열전)으로 되어 있고, 한비자에는 초장왕+우사마(벼슬 이름), 열국지에는 초장왕+신무외로 되어 있다. 순우곤이 과거의 고사를 다시 인용한 듯하다.
3. 사신 파견과 술 이야기
제위왕 8년에 초나라가 제나라로 쳐들어 왔을 때, 위왕은 순우곤을 사신으로 파견해 조나라에 원군을 청하려 했다. 그리고 예물로 황금 100근과 네 필의 말로 끄는 마차 10대를 준비했다. 그런데 순우곤은 돌연 웃음을 터뜨려 갓끈이 끊어질 지경이었다. 벙찐 위왕이 이유를 캐묻자 순우곤이 대답했다."오늘 이곳에 오다가 한 농부가 제사를 지내는 걸 봤는데, 그 농부가 제삿상에 족발과 술 한잔 놓고서는, '고지대의 밭에선 바구니가 차도록, 저지대의 밭에선 수레를 채우고, 오곡이 풍성하게 익어 창고에 가득 차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마침 그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가 고작 돼지 족발 하나 바치면서 바라는 건 많아서 웃었습니다(...)."
그제야 위왕은 원군을 청하면서 터무니없이 적은 예물을 마련했음을 깨닫고서 황금 1000근과 백옥 10쌍 마차 100대를 주어 가게 했다. 이에 조나라 군은 10만 대군과 갑옷을 두른 전차 1000대를 파견했고 놀란 초나라는 밤새 달아났다.위기를 모면한 위왕은 기뻐서 잔치를 열고 순우곤을 대접했다. 잔치 도중 위왕은 문득 순우곤에게 주량이 얼마인지 물었다. 그러자 순우곤은 생뚱맞는 대답을 들려준다.
"저는 한 말을 마셔도 취하고, 한 섬을 마셔도 취하지 않습니다"
이 해괴한 말에 낚인 위왕이 뜻을 캐물으니 순우곤이 답했다.
"궁중에서 임금이 내리는 술은 한 말을 마셔도 취합니다. 친척 어르신께서 주시는 술을 받아먹다 보면 두어말에 취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면 대여섯 말에 취합니다. 고향 남녀들이 모여서 노는 자리라면 일고여덟 말은 마셔야 합니다. 그렇게 놀다가 므흣한 분위기[3]가 조성되며 저와 여자만 남고 옷깃이 풀리면 한 섬은 마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도의 떡밥을 던진 순우곤은 주색잡기 좋아하는 위왕에게 간언한다.
"이처럼 세상 이치가 술을 마시면 반드시 어지러워지고, 기쁨이 다하면 슬픔이 오는 법입니다."
위왕은 크게 깨닫는 바가 있어 이후 술을 마실 때는 순우곤을 곁에 두었다.4. 따오기 선물
한번은 제위왕이 순우곤을 초나라에 따오기 한 마리를 바치는 사절로 보냈다. 그런데 문제는 외교적 선물이랍시고 주는 게 기껏해야 따오기 한 마리라는 것이 순우곤은 마음에 걸렸다. 워낙 보잘 것 없다보니 기껏 갖다바쳐봐야 형편없는 걸 준다고 실망하거나 화날 게 뻔하지만 그렇다고 왕의 명이니 안 바칠 수도 없어서 고민하던 순우곤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순우곤은 따오기를 날려버리고 빈 새장만 가지고 초나라로 갔다. 그리고 초 왕에게 가서 '왕께서 따오기를 초나라에 바치라고 했는데 제가 그만 실수를 해서 따오기가 날아가버렸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이 때문에 자신이 임무를 다 하지 못해 자살할까 생각해봤지만 그렇게 되면 왕이 새 한 마리 때문에 선비를 죽게 했다는 비난을 받을까봐 못 했고 비슷한 놈으로 하나 사서 가져올까 했지만 그러자니 왕을 속이는 것이 되어서 못했고 타국으로 도망을 갈까 했지만 그러자니 제나라와 초나라의 사이가 나빠질까봐 못했고 그래서 빈 새장을 들고 와서 자신의 잘못을 자백하고 벌을 받으러 왔다고 해명하였다.
이에 초나라 왕은 신의있는 선비라고 칭찬하며 큰 상을 내렸는데 그 정도는 따오기를 바치면 받을 수 있었던 양의 두 배라고 한다.
5. 맹자와의 대화
순우곤은 맹자와도 연결된다. 비록 맹자는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을 친숙한 문답이다. 다음 내용은 맹자 이루(離婁) 상(上)편에 있다.淳于髡曰「男女授受不親,禮與?」
孟子曰:「禮也。」
曰:「嫂溺則援之以手乎?」
曰:「嫂溺不援,是豺狼也。男女授受不親,禮也;嫂溺援之以手者,權也。」
순: "남녀(男女)가 친히 주고받지 않는 것은 예의(禮)인가요?"
맹: "예의(禮)입니다."
순: "그럼 형수가 물에 빠진다면, 그 '손'을 잡아당겨야 됩니까?"
맹: "형수가 물에 빠졌는데도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이는 승냥이와 이리인 것입니다. 남녀가 친히 주고받지 않는 것은 예의(禮)이지만, 물에 빠진 형수의 손을 잡고 당기는 것은 임기응변(權)인 것입니다."
孟子曰:「禮也。」
曰:「嫂溺則援之以手乎?」
曰:「嫂溺不援,是豺狼也。男女授受不親,禮也;嫂溺援之以手者,權也。」
순: "남녀(男女)가 친히 주고받지 않는 것은 예의(禮)인가요?"
맹: "예의(禮)입니다."
순: "그럼 형수가 물에 빠진다면, 그 '손'을 잡아당겨야 됩니까?"
맹: "형수가 물에 빠졌는데도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이는 승냥이와 이리인 것입니다. 남녀가 친히 주고받지 않는 것은 예의(禮)이지만, 물에 빠진 형수의 손을 잡고 당기는 것은 임기응변(權)인 것입니다."
보통 여기까지의 내용이 유명한데, 사실 이건 다음 한마디를 던지기 위한 떡밥에 불과하다.
曰:「今天下溺矣,夫子之不援,何也?」
「天下溺,援之以道;嫂溺,援之以手。子欲手援天下乎?」
순: "지금 천하가 물에 빠졌는데, 선생은 왜 잡아당기지 않습니까?"
맹: "천하가 물에 빠지면 '도(道)'로써 잡아당기고,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써 잡아당깁니다. 그대는 '손(手)'이 천하를 잡아당기기를 원합니까?"
「天下溺,援之以道;嫂溺,援之以手。子欲手援天下乎?」
순: "지금 천하가 물에 빠졌는데, 선생은 왜 잡아당기지 않습니까?"
맹: "천하가 물에 빠지면 '도(道)'로써 잡아당기고,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써 잡아당깁니다. 그대는 '손(手)'이 천하를 잡아당기기를 원합니까?"
여기서 도(道)는 '방법'을 뜻한다. 즉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천하를 도와주어야지, 직접 행동으로 '손'을 내밀어야 '도움'이 되냐는 뜻이다.
6. 유유상종
제나라의 선왕이 순우곤에게 명했다.
"여러 지방을 다니며 등용할 만한 인재들을 모아오시오."
순우곤은 왕명을 받들고 여러 날 지방을 순회한 끝에 일곱 명의 인재를 데리고 왔다.
그것을 보고 선왕이 말했다.
"귀한 인재를 한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려오다니, 너무 많은 게 아니오?"
그러자 순우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본시 같은 류의 새가 무리지어 사는 법입니다. 인재 또한 그것과 다르지 않아 자기들끼리 모이는 법입니다."
"여러 지방을 다니며 등용할 만한 인재들을 모아오시오."
순우곤은 왕명을 받들고 여러 날 지방을 순회한 끝에 일곱 명의 인재를 데리고 왔다.
그것을 보고 선왕이 말했다.
"귀한 인재를 한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려오다니, 너무 많은 게 아니오?"
그러자 순우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본시 같은 류의 새가 무리지어 사는 법입니다. 인재 또한 그것과 다르지 않아 자기들끼리 모이는 법입니다."
[1] 제나라는 임치성 직문(稷門) 밖에 학당을 세우고 쟁쟁한 학자를 모아서 강론을 벌였다. 일종의 아카데미인 셈인데, 그 유명한 맹자 순자 장자도 이곳을 거쳤다. 직하 학사란 여기서 배출한 인물들을 일컫는다.[2] 당시 시선에 데릴사위는 머슴이나 다름 없이 천대받는 낮은 지위였다.[3] 원문은 '이리에게 깔린 수풀처럼 술잔과 접시가 어지럽게 흩어지다'이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배반낭자(盃盤狼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