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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1 17:11:07

미소녀 만화경 -이치와 미궁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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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만화경 -이치와 미궁의 소녀-
美少女万華鏡 -理と迷宮の少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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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ωstar
기획 핫포비 진
원화
디렉터 로쿠도 린네(六道輪廻)
시나리오 키치죠지 돌로레스(吉祥寺ドロレス)
프로듀서 시치텐 하키바(七天刃牙)
진행 아사즈마 타메(朝妻為)
그래픽 나츠하나 루리(夏華瑠璃)
MARSHAN
BGM 무뇻(むにょっ) (MUNYOT SOUNDS)
아키야마 히로카즈(秋山裕和)
색채 설계 핫포비 진
나츠하나 루리
MARSHAN
파트 이무라야 아유카(井村屋あゆか) (FAVORITE)
레이아웃
음악 삽입
프로그램 QLIE.net
Web 제작 마마우미 히로미(儘海広美)
애니메이션 시라하이(白灰)
아오키 텐구(青木天狗)
프로덕션 매니지먼트 히로히코(ヒロ彦)
플랫폼 Microsoft Windows
장르 오컬틱 관능 AVG
출시 파일:일본 국기.svg 2020년 5월 29일[1]
한국어 지원 비공식 지원[2]
심의 등급 심의 없음
해외 등급 18금
관련 사이트 파일:홈페이지 아이콘.svg

1. 개요2. 시놉시스3. 등장인물4. 스토리
4.1. 카렌 루트4.2. 렌게 루트
5. ED6. 해설7. 평가8. 출처 및 외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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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타이틀 테마 - 妖狐譚 / 요호담

ωstar미소녀 만화경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이다.[3] 전작이 2017년 7월에 발매된 이후 2년이 넘도록 차기작에 대한 소식이 없었으나, 2019년 11월 29일 공식 홈페이지가 갱신되면서 커버 이미지가 공개되었다.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2011년부터 이어져 온 미소녀 만화경 시리즈의 최종장이며, 이에 걸맞게 외전을 포함한 모든 시리즈에 얼굴을 비쳤던 렌게가 메인 히로인으로서 등장한다.

최신 업데이트는 ver1.1.
마스터 업 축전 [ 펼치기 · 접기 ]

파일:EXfKLgXUcAYBu8A.jpg

축!! "마스터 업"
"흐응… 그게 어때서?"
"에……"

파일:EXfLJa_UEAA2zK1.jpg

"일부러 그런 걸 말씀하시려고 급히,
몸차림하는 여자의 방에 노크도 없이 들이닥친 거?"
*히죽*
"그, 그밖에 무슨 이유가 있다는 거니!"
"큭큭큭…… 뭘 그렇게 초조해 하는 거야?"
"그, 그건……"
"패기가 없네…"

2. 시놉시스

파일:bg003.jpg
파일:bg0002c.jpg
인기 작가・스메라기 키미아키의 문학상 수상 파티로,

3. 등장인물

전체 등장인물 [ 펼치기 · 접기 ]

파일:c1-8.png

4. 스토리

전제 줄거리는 미소녀 만화경의 공통 스토리 부분, 이전 편의 에필로그 참조.
파일:bg_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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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느 밤, 소녀는 숲속에 세워진 돌계단을 숨 가쁘게 올라간다. 계단의 꼭대기에는 피안화가 만발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가운데에 불길한 바위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바위에 홀린 듯이 다가간다.

괴기 작가 후카미 나츠히코가 불가사의의 소녀 렌게와 만나 마지막으로 만화경을 들여다본 날로부터 약 반년 후, 후카미를 포함한 그가 연재하는 출판사의 관련인들은 주전자(薬缶/やかん/야칸) 마을의 '인형의 사이(人形の間/인형의 방)'가 있는 아자 여관(阿紫旅館)에 묵게 된다. 다만, 자리의 주인공은 후카미가 아닌 문학상 수상자 스메라기 키미아키였으며, 후카미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인기 작가인 그는 후카미의 작품에 의외의 깊은 관심을 가졌다. 우연히 출판사에서 처음 만난 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한 명의 '팬'으로 다뤄준 후카미 개인에게도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쓴 글의 모티베이션이 된 이 여관에 부디 한번 와보고 싶었기에 스메라기의 수상 축하연의 자리로 마련되었던 것이다. 정작 후카미는 그 사건을 흑역사로 여기고 있지만, 바빠진 일로 인해 여관을 찾아올 기회가 없었고, 결국 렌게와 재회하기로 한 약속을 지킬 겸 자리에 참석하였다.

렌게는 후카미를 만나지 못해 뾰로통해 있었지만, 후카미와의 대화 중에 그가 연재하는 작품이 실린 잡지 '요(妖)'를 읽고 있었다는 것이 들통난다. 렌게가 당황하는 가운데 후카미는 렌게가 자신의 작품을 읽어주었단 것에 감격한다.

스메라기는 후카미에게 인스피레이션의 근원이 되는 '인형의 사이'를 소개받는다. 벽면마다 인형이 빼곡히 늘어선 이 방에서 목격담이 전해지는, 실제로 본 것을 옮겼다고 추리가 가능할 만큼 생생히 글에 묘사된 후카미의 그녀-자시키와라시(座敷童子)-에 대해 질문하며 스메라기는 꼭 한번 보고 싶다며 소감을 밝힌다. 후카미는 버벅거리며 렌게에 대해 숨기려 하지만, 그런 노력을 비웃듯이 렌게는 사람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어안이 벙벙한 후카미의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주위 사람들은 렌게가 그곳에 있는 것이 당연한 여관의 아이로만 인식한다. 렌게는 후카미에게 이것이 당신과 다른 사람들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이내 스메라기를 비롯한 주위의 사람들은 관심을 돌려 다른 미스터리를 모집하고 있었다. 그러자 후카미의 담당 편집자 츠키오카 카렌은 인터넷의 특이한 사건을 설명하며 스메라기의 이목을 끌었다. 이른바 '푸른 거미의 저주'라는, 어느 학원 내에서 도는 소문을 오컬트 사이트에 불특정 다수가 게시한 것으로, 학원 내에서 일부 학생들의 피부 위로 거미줄 같은 시퍼런 혈관이 떠오른 뒤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일련의 사건의 총합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다룬 여러 게시물이 어느 날 사이트 운영진의 개입 없이 동시에 사라졌지만, 운영진의 메일로 보내진 하나의 사진만이 이 여관이 위치한 주전자 마을의 사립 산사라 여학원의 위치정보를 포함하고 있었음을 고했다.

스메라기는 후카미에게 견해를 물어 지극히 오컬트적인 견해가 도출된다. 그리고 그것을 진심으로 고려하는 그에게 약간 아연함을 느끼면서도, 스메라기는 자신만의 이성적인 해석을 피로한다. 하지만 의외로 후카미에게 더욱 관심이 생긴 스메라기는 향후 그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자는 제안을 한다. 마침 사건이 발생한 여학원의 졸업생이었던 츠키오카는 은사에게 연락해 스메라기와 후카미를 임시 교사로 들이기로 주선하여, 인기 작가이자 명탐정인 스메라기와 자신의 담당 작가 후카미의 콜라보레이션을 잡지 '요'에서 성사시키려는 의지를 불태웠다.

4.1. 카렌 루트

스메라기의 축하연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온 후카미. 그리고 담당 편집자로서 그를 찾아와 매 끼니를 컵라면으로 때우는 후카미를 딱하게 생각해 가정 요리를 해주는 츠키오카. 식사 도중 그 둘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이윽고 츠키오카는 후카미에게 살짝 손을 접한다. 이전, 경제지 분야에서 숫자와 지표만을 마주 보며 일하던 츠키오카는 예전부터 품어온 문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못 이겨 뒤늦게 진로를 바꾸었고, 경력이 인정되어 그녀가 편집자로서 새로 담당하게 된 잡지 '요'에서 연재하는 작가 후카미를 만나게 된다. 미지의 분야에 발을 디뎌 고민하던 그녀에게 후카미는 본인도 작가로서 미숙하기에 서로 잘해나가자고 북돋웠고, 일에 치여 연애란 걸 해본 적 없던 츠키오카는 그에게 어떤 감정을 품게 되었던 것이다.

후카미는 렌게에게 향한 자신의 감정의 종류가 무엇인지 확실히 정의하지 못했고, 그것은 단순한 어린 나날의 흔적이라 이제는 졸업할 때라고 다짐한 후카미는 자신에게 과분하다고 여겼던 츠키오카를 사랑하기로 마음먹는다. 다음날, 후카미는 츠키오카와 함께 스메라기와 만나 주전자 마을에 '푸른 거미의 저주' 사건을 해결하러 떠난다.

역에서 내려 마을의 거리를 걷고 있자 렌게가 불쑥 나타났고, 후카미는 이제 자신은 어른이라 렌게의 장난에 놀아나지는 않는다고 우쭐거린다. 후카미의 반응에 렌게는 의아한 표정을 띄운다.

츠키오카의 은사가 있는 사립 산사라 여학원에 임시 교사로 있는 동안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로 한 일행(렌게 포함)은 학장을 포함한 교직원들에게 인사를 돌린다. 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온통 스메라기에게만 쏠렸고, 이에 츠키오카는 숙련된 담당 편집자로서 모두에게 후카미의 작품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렸다. 그 후 여관에 도착해 짐을 푼 일행은 한정된 시간 동안 사건 해결을 위해 각자 나뉘어서 정보 수집을 하기로 하고, 후카미는 츠키오카와 같이 다니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교직원으로서 등원하는 날, 일행은 산사라 여학원으로 가던 중 갈림길이 있는 곳에서 달리기를 하는 모요카와 타카세를 만난다. 모요카는 후카미를 '오빠'라고 부르며 단박에 달라붙었지만, 타카세가 뛰어오자 인사를 하고는 뛰쳐 달려나간다. 그 뒤를 따라온 타카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는 모요카를 부르며 힘겹게 달려간다. 그리고 그날 수업을 마치고 렌게와 함께 요괴와 관련이 있을 법한 장소 탐방을 위해 후카미는 산속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장엄한 신사를 목격함과 동시에 무녀 일을 하고 있는 모요카와 대면한다.

그리고 학원 내에서 유행하는, 그리기만 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여우 요괴를 형상화한 백호 씨(びゃっこ氏) 일러스트 역시 모요카의 작품임을 일행은 알게 된다.

후카미는 츠키오카와 함께 학원에 나오지 않는 학생을 만나 상태를 보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여우 가족을 만나 촬영하는 츠키오카를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하며, 여관에서 단둘이 되었을 때 관계를 맺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렌게와 스메라기, 그리고 모요카와 타카세는 바보 커플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애정 공세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못했다. 다만, 츠키오카는 그런 렌게를 껴안으며 늘 애정을 표현하였다. 렌게도 마냥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밤, 후카미는 '그 사람'의 부름에 따라 피안화가 핀 장소로 향했고, 객실의 다다미에 진흙 발로 널브러져 이불 근처에도 있지 않은 자신을 츠키오카가 발견하는 아침을 보냈다.

그리고 모두가 모인 저녁 식사 자리에서 스메라기는 후카미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신사는 없었다. 후카미가 신사가 있었다고 말했던 숲은 단순한 동산에 불과해 10분이면 다시 차도로 나올 정도였다는 것. 하지만 렌게까지 거들어 후카미의 경험에 힘을 실었고, 스메라기는 내일 렌게와 함께 신사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건이 끝날 때까지 스메라기가 신사에 도달하는 일은 없었고, 신사에서 무녀 일을 하던 모요카 역시 '오빠'가 함께 올 것이 아니라면 협조할 수 없겠다며 렌게와 코쿠리씨 등의 주술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스메라기는 결국 후카미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따위의 정보를 귀신에게 캐묻는 행위를 하는 두 여자애의 모습만을 지켜봐야 했다.

스메라기는 신사에만 집착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정보를 모았다. 이를테면 인기 작가인 자신에게 몰려드는 여학생들을 만나 그들에게 '푸른 거미의 저주'의 정보를 캐묻기도 하여 '푸른 거미의 저주'와 관련된 학생들이 공책에 빼곡히 백호 씨를 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그리고 마을 여기저기에 산재한 여우 동상과 실제로 자주 출몰하는 여우의 생태. 여러 곳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여우라는 모티베이션을 놓치지 않고 조사했다.

후카미 역시 여우 신앙은 곡식 신앙인지라 믿는 것은 둘째치고 믿지 않기 시작하면 재액을 내린다는 점을 설명하거나, 여관 내에 전시된 야칸(野干/やかん)의 가면을 보고 타마모노마에(玉藻の前) 전설을 비롯해 바위가 되어 저주를 퍼뜨린 요괴의 살생석(殺生石) 설화를 이야기해주는 등, 식사의 자리에서 둘은 좋은 파트너로서 서로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런 가운데 후카미는 자신을 부르는 '그 사람'의 존재를 불현듯 깨달아 한밤중이 아님에도 어딘가로 이끌려 여관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리고 그런 후카미를 츠키오카가 발견해 멈춰 세웠고, 둘은 애정을 확인하여 후카미는 '그 사람'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렌게는 그렇게 후카미가 츠키오카와 행복하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래서 렌게는 방관자로 있으려 했던 위치를 벗어나 학원에 남아 모요카와 어울리기도 하며 사건 해결에 나섰다. 그리고 사건이 후카미는 모르는 막후에서 끝나려 할 때, 여관 밖에 기모노 차림으로 나서는 렌게에게 스메라기는 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을 설명해주려 한다. 렌게가 걸어둔 인지적 방해에도 렌게의 정체를 깨달아 조언해주는 스메라기에게, 렌게는 너무 알아버렸다며 기억을 소거하고 객실로 돌아가게끔 최면을 건다. 그리고 이걸로 된 거라며 납득한다.

비록 진실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사립 산사라 여학원은 '푸른 거미의 저주'라는 소문을 이겨내었다. 저주에 걸린 것으로 보였던 학생들도 건강을 되찾았고,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일행 역시 돌아갈 때가 되어 교내의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후카미는 일행과 함께 역으로 향했지만, 렌게가 배웅을 나와주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갑작스레 렌게가 나타나 일행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그리고 렌게는 후카미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는 손가락을 건 약속을 하려 했지만, 츠키오카를 바라보는 그에게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고 렌게 역시 다시금 강조해서 말하지는 못했다.
안녕. 정말 좋아한 나츠히코.
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후카미는 늘 자신의 마음에 담겨있던 이 마을의 풍경이 마치 타인의 기억인 것처럼 낯설게 느꼈다. 아마도 다시 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라는 독백과 함께.

작가 생활로 돌아온 후카미는 원래 자신의 분야였던 호러 소설에서 탈피해 약간 가벼운 장르에도 도전했다. 그 결과 후카미의 작품은 코미컬라이즈가 절찬리에 진행되어 일약 인기 작가의 대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여러 괴기 사건을 홀로 해결하고 다니는 여성 사업가였으며, 물론 모티브는 렌게였다.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 사랑을 나누고, 절친한 친구와의 교류도 지속되고, 하던 일도 잘되어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는 후카미였지만, 어쩐지 마음 한편에 지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그 공허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깨달을 수 없었다. 그래도 츠키오카와 만나 다시금 사랑을 나누며 소중한 인연을 생각하기로 한다. 렌게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

===# 모요카 루트 #===
행방불명된 모요카를 타카세와 찾아 나선 후카미는, 신사가 자리한 숲속에서 안개를 만나 타카세와 떨어져 홀로 신사에 발을 들이게 된다. 후카미는 야칸(野干/やかん)의 가면을 쓴 모요카의 춤사위를 보고 '그 사람'과 같은 모습임을 깨닫는다. 연인이 살해당했단 분노에 차 마을 일대를 불사르고, 마침내 사랑했던 연인의 이름마저도 잊어버린 여우 요괴. 후카미는 그녀에게 잊었던 이름을 외친다. 모든 것을 기억해낸 후카미와 맺어지기를 원해 그에게 저주를 걸쳤던 모요카. 모요카의 앞에서 후카미는 자신의 정체성을 '히코이치(彦一)'로 선택해 선언한다. 후카미는 모요카와 신사의 본전 앞에서 맺어지지만, 모요카는 자신이 원했던 대상이 '오빠'인지, '히코이치'인지를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애써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정사가 끝난 후 기이한 분위기로 바뀐 모요카는, 자신도 곧 따라갈 테니 먼저 가 있으라고 타이르며 당황한 후카미를 (정황상) 참살한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르고, 스메라기와 츠키오카는 후카미를 추억하기 위해 주전자 마을을 찾았다. 그 날, 그들이 신사가 있었다고 믿었던 곳-실제로는 피안화만이 피어있던 공터-에서 바위 앞에 죽어있는 모요카를 발견한 타카세는 울부짖었고, 후카미는 행방불명되었다. 친우를 잃은 스메라기는 후카미가 살아있었던 그때, 실체적인 진실에 지금보다도 더 근접해 있었다고 회상하지만 어째서인지 떠올릴 수 없다는 결과에 비통해한다. 그리고 후카미가 사용했고, 지금은 자신이 주로 묵는 '인형의 사이(人形の間)'에 스메라기는 사랑하는 햄스터 엘리자베스를 풀어놓는다.

===# 귀환 루트 #===
만화경의 내측의 세계에서, 렌게는 후카미에게 살아달라고 부탁한다. 먼저 실제의 세상에 가 있으면, 자신도 곧 후카미를 따라가겠다고 믿음직스럽지 못한 약속을 한다. 그리고 후카미는 렌게의 말을 따라 '인형의 사이(人形の間)'에서 깨어난다. 그러나 주전자 마을에 와서 일행과 '푸른 거미의 저주'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던 것은 기억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불가능했다. 그리고 여관으로부터 나와 마을을 떠나며, 분명 마음의 고향이었을 이 마을의 풍경이 마치 타인의 기억처럼 낯설게 느껴져 아마도 다시는 돌아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후카미는 열차 안에서 독백한다.

4.2. 렌게 루트

후카미와 스메라기, 츠키오카는 '푸른 거미의 저주'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주전자(やかん/야칸) 마을에 이른 시일 내에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출발 전날, 후카미는 츠키오카의 가정 요리와 음주를 동반한 강렬한 대시를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츠키오카는 후카미를 포기하지 않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와 사귀는 망상을 부풀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조금은 기다려줄 수 있다며.

역에서 내렸을 때, 스메라기는 후카미와 츠키오카의 사이를 연인이라고 추정하지만 드물게도 그의 가설이 빗나간다. 그리고 사립 산사라 여학원을 향해 마을의 거리를 걷고 있자 교복 차림의 렌게가 나타나 일행에 합류한다. 후카미는 처음보는 교복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내 돌아다니는 렌게에 대해 생경한 당황을 느낀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그런 렌게를 자연스럽게 여긴다. 물론 렌게는 실제 학원생은 아니며, 하물며 학원에 다닐 어린애 취급조차도 거부하였다.

역에서부터 학원까지 오는 도중, 츠키오카의 짐을 대신 들어주려던 스메라기는 그 무게에 놀라 후카미에게 슬쩍 떠넘겼고, 후카미는 그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허세를 부려 학원에 도착할 때까지 렌게의 놀림감이 되었다. 그리고 렌게는 짐에 살짝 손을 대는데, 후카미는 거짓말같이 짐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물론 렌게는 후카미에게 심술을 부리기 위해 곧바로 손을 떼버린다.

사립 산사라 여학원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아가씨 학원이었다. 전전(戰前) 시대부터의 역사적인 목조 건물. 하지만 정숙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구석구석마다 귀여운 여우 낙서들이 제각각 다양한 표정으로 그려져 있었다. 교원실에서 츠키오카의 은사인 학장과 나머지 교사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되지만, 관심은 온통 스메라기에만 쏠린다. 그러자 츠키오카는 후카미가 낑낑대며 들고온 짐을 풀어 후카미가 집필한 책들을 한가득 꺼내 포교에 힘을 쏟는다.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의 사신 박사교사가 렌게를 보고 어째서 이 귀여운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는가를 탄식하지만 이내 렌게의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납득한다. 그리고 후카미의 작품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며 기억해내려 애쓰며 후카미의 응원을 받지만 이내 포기한다. 그리고 인기없는 동지끼리 공감대가 형성되어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음악 교사인 타카세 마이토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 스메라기가 '푸른 거미의 저주'에 대해 교직원들에게 질문하지만 모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학장은 그런 뜬소문의 진상을 파악해달라고 부탁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학원의 위신 때문에 불가피했던 일이었기 때문.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 도움은 필요하지만 차마 공무를 집행하는 관청에 부탁할 수는 없고, 명탐정으로 널리 알려진 스메라기의 부탁을 거절했다는 소문이 퍼지는 것은 더욱 곤란했기 때문이다. 피해자 명단을 제공해주는 등 최소한의 협조는 하지만 일단 소문의 '저주'는 없다는 학장의 선언으로 모두 입을 다물게 되었고, 스메라기는 그런 분위기를 감지한다.

일단 이 마을에서 머무를 예의 여관으로 향한 일행. 후카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스메라기는 여관의 입구에 작은 여우상이 있는 것에 주목한다. 마을을 둘러보면서 곳곳에 여우상이 있었다는 것 또한 독특하다며 새로운 추리의 대상이 생긴 것에 흥미진진해 한다. 그리고 임시 교사로서 한정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각자 따로 떨어져서 정보를 수집하기로 하고, 모인 정보는 여관의 저녁 식사때 교환하기로 한다.

그러다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비수기라 손님이 없던 여관에 약 일주일간 전세를 내준 일행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주방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요리에 들어갈 송이버섯이 사라진 것이었다. 여관의 나카이인 이나모리 하루는 스메라기의 명성을 익히 알았기에 그에게 의견을 물으러 일행에게 있었던 일을 설명하였고, 이를 들은 렌게는 살짝 움찔한다.

하루는 여관의 직원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며, 손님도 후카미 일행밖에 없었고, 따로 여관에 오는 사람은 아침마다 기본 식자재를 배달해주는 사람 뿐이라는 인적 사실과, 주방에 누군가가 외부로부터 들어온 사실 역시 없다는 것을 밝힌다. 송이버섯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사람은 동기가 존재할 수 없는 주방장과 여관주인 두 명 뿐이었으며, 독특하게도 그 둘은 각각 자기가 송이버섯을 사용하자고 말했다며 기억이 애매해진 상황이라고 한다.

그리고 도둑이 들었을 때 직원들이 붙잡았던 일. 예전에 여우가 한 마리 주방에 들어왔었지만 어떻게 들어왔는지, 어디로 도망갔는지 알 수 없었던 사건도 상기한다.

여러 의견이 나오는 도중 여관에 출몰한다는 소문의 자시키와라시가 훔쳐간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후카미는 강력히 반발한다. 스메라기는 진지하게 받아치는 후카미를 보고 쓴웃음을 짓지만, 렌게는 그런 후카미를 보고 발그레한 미소를 짓는다.

스메라기는 요리 메뉴표를 보고 하루에게 마지막으로 질문한다. 혹시 새로 들어온 직원이 없느냐며. 그러자 하루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들어온 주방 신참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스메라기는 그를 불러줄 것을 부탁하고, 신참에게 어느 버섯이 띄워진 스마트폰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신참은 표고버섯과 송이버섯을 구분하지 못해 전골에 사용하기 위해 준비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송이버섯은 냄비 안에서 무사히 발견되었고, 대역죄인이 된 패닉에 빠진 그는 스메라기에게 처음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격려를 받고 기운을 차린다.

사건이 훈훈하게 마무리되고 렌게도 자연스럽게 동석하여 즐거운 식사를 했다. 그러나 스메라기는 주방에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진 여우 이야기와, 결국 송이버섯을 처음에 누가 사용하기로 했으며 어디서 가져왔는지에 대한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에 대해 깊은 흥미를 가진다. 그 이후부터 후카미는 여관의 명물 자시키와라시를 꾀기 위해 여기저기에 과자를 배치해놓는 스메라기와, 스메라기 몰래 과자를 빼먹는 렌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교사로서 등원하는 후카미, 스메라기와 둘을 서포트하는 츠키오카 및 무단 수업 참관자 렌게는 학원을 향해 출발한다. 이윽고 갈림길이 있는 어귀에서 학원을 향해 달려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게된다. 그 중 앞서서 달리던 여학생은 갑자기 후카미에게 달라붙어 '오빠'라고 부르며 자신을 나나야마 모요카로 소개한다. 스스럼 없는 모요카의 행동에, 렌게는 불청객을 쫒듯 "싯-싯-" 거리며 견제하지만 모요카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다 뒤에서 달려오는 친척 남성을 피해 모요카는 학원을 향해 달려가고,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연신 모요카를 부르며 달려온 타카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원에서 후카미는 면이 이어지지 않은 삼각형과 사람의 인지에 대한 스메라기의 강의를 참관하고, 과연 자신이 저렇게 능숙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자신 없어했다. 그리고 독특한 괴이담과 그것을 집필한 문호에 대해 수업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은 '문호가 나오는 애니메이션도 있었지'하는 정도의 반응만을 보일 뿐이었다.

점심 시간에 학원 식당에 온 일행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인기의 중심에 있는 모요카를 보게 된다. 모요카는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캐릭터의 일러스트를 능숙하게 그려내고 있었고, 그것은 바로 학원 여기저기에 그려져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여우 캐릭터 '백호 씨(びゃっこ氏)'였다. 바로 모요카가 그 '백호 씨'의 창작자이며 그것을 유행시킨 장본인이었다.

모요카는 후카미의 모습을 보고는 주위의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팽겨쳐 '오빠'라고 부르며 달려들었다. 그것을 보고 타카세는 흠칫하지만 모요카에게 직접 만든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해 후카미 일행과 동석한 모요카를 향해 자리로 다가온다. 여관의 풍성한 식사로 배가 부른 스메라기를 제외한 일행은 학원의 명물 키츠네 라멘을 주문하고, 스메라기는 자신이 사랑하는 엘리자베스와 떨어져있는 동안 그녀와 같은 식사를 하며 추억하기 위해 해바라기 씨를 까먹는다. 렌게는 후카미에게 유부를 달라고 요구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모요카는 타카세가 만든 도시락을 개봉하고, 일행은 그 아기자기함과 높은 퀄리티에 놀라워한다. 스메라기는 나름 미식가라며 도시락에 눈독을 들였지만, 타카세는 모요카를 위해 칼로리와 영양소를 계산한 특제라 한입도 줄 수 없다며 대신 자신의 것을 준다. 스메라기는 그 맛을 찬미하며 타카세의 도시락은 일행에게 관심을 끌게 된다. 타카세는 자신의 도시락이 이렇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처음이라 감격해 앞으로 매일 일행의 분만큼 만들어오겠다며 열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모요카는 타카세의 도시락에 심드렁하였다.

방과 후, 일행과 따로 행동하게 된 후카미는 렌게와 함께 미스터리 스폿 탐색에 나섰고 아침에 모요카와 타카세를 만났던 갈림길에서 숲의 입구를 발견한다. 가녀린 여자애를 어두운 숲속에 데리고 가서 무얼 할 생각이냐는 렌게의 도발에 후카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며 발끈하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숲속을 걸으며 렌게는 후카미에게 미스터리 문제를 하나 낸다. 후카미는 시간을 들여 고민하지만 결국 풀지 못한다.
당신과 관련해,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가씨의 집에 있는 젓가락보다 무거운 것. 이라 풀이합니다. 그 뜻은?
貴方とかけまして、裕福な生まれのお嬢様のお宅にある箸より重いもの、と解きます。その心は?
둘은 안개를 지나 끝없이 늘어선 계단과 그 계단을 둘러싼 끝없는 붉은 토리이의 입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상에는 신선이 살법한 풍경과 장엄한 신사가 위치해 있었고, 무녀옷을 입고 있는 모요카가 마당을 쓸고 있었다. 후카미는 모요카에게 차오르는 의문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요카는 신사의 주인님은 멀리 출장을 가서 지금은 없지만, 대신 자기가 역할을 맡고 있다고 대답한다. 후카미는 이런 대단한 신사에 참배객이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에 의아해했고, 모요카는 참배객이 많은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오직 진실로 소원을 이루고 싶은 사람만 올 수 있으면 된다는 신사의 주인의 철학을 밝힌다. 그리고 신실하지 않은 사람들이 관광을 위해 몰려든 무수한 파워 스폿들이 돈벌이로 전락하여 영험함을 잃고 있는 세태에 모요카는 지극히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였다.

무녀옷을 입고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모요카. 그리고 그런 모요카를 바라보는 후카미는, 렌게가 보기에 견제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였다. 후카미의 곁에 선 렌게는 모요카에게 딴지를 걸어 분위기를 환기했고, 결국 몸매를 주제로 대결 아닌 대결을 하여 자신의 몸에 관심이 없어 정확한 수치를 모르던 렌게의 패배로 일단락된다. 그리고 분위기가 바뀐 모요카는 후카미에게 기억해냈느냐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지만 후카미는 질문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계단 밑으로 내려가려는 후카미에게 무언가(もめれ...)를 속삭이고, 돌아가는 길에 렌게는 저 신사에서는 자신의 힘이 제약되는 느낌이라는 감상을 남긴다.

여관에 와서 후카미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오늘 있었던 신사에서의 일을 일행에게 말하고, 스메라기는 여우상들이 산재한 이 마을에 신앙의 거점이 되는 중심이 있으리라 짐작했고 그 숲속에 신사가 위치해있었는지를 납득하며 자신도 한번 방문해보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스메라기 역시 자신에게 몰려드는 여학생들의 이야기에 어울려 '푸른 거미의 저주'에 대해 탐문하였고,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백호 씨'를 그리는 데 집착해 공책을 시커멓게 채울 정도의 광기를 일으켰음을 증명하는 사진을 공유한다. 츠키오카는 '푸른 거미의 저주'의 피해자의 집에 방문하는 등 여기저기 알아보려 돌아다녔지만 큰 소득은 없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여우 가족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스메라기는 그 귀여움에 엘리자베스를 배신하는 게 아닌지 고뇌했지만, 보는 것은 괜찮지 않냐는 설득에 넘어가 그 귀여움을 탐닉했다.

모두가 모여 식사하는 방의 한편에는 기이하게 생긴 가면이 하나 있었고 후카미는 그에 주목해 하루에게 가면에 관해 질문했다. 그녀의 이야기로 가면은 여관의 선대 주인이 노가쿠를 좋아해 가져다 둔 것으로 본래 살생석(殺生石)이라는 연극에 야칸(野干)의 역할로 쓰이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여관 직원들이 썩 기꺼워하지 않는 가면을 계속 놓아두고 있는 것도 선대 주인의 유지 때문이라고. 가면의 출처는 가면사 히미 무네타다(氷見宗忠) 작의 복제품이긴 하나 후카미가 보기에 알 수 없는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전문 분야인 요괴담이 나오자 야칸의 설화-여우를 닮아, 밤의 울음소리는 늑대와 같고, 다지니천. 이른바 다키니와 동일시되며, 이나리 신앙과 혼동되고 있는 중국 전설의 악수(悪獣)-를 설명한다. 그 외에도 타마모노마에, 살생석의 설화 등에 관해 상세히 피로하였다.

그리고 매일 밤, 후카미는 '그 사람'의 부름에 이끌려 방울소리를 따라간다. 피안화가 가득 핀 드넓은 평원에서 그녀에게 다가가 안식을 느낀다.

그 다음 장면은 색이 바랜 여관에서의 꿈. 후카미는 자신이 무엇을 찾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끝없이 이어진 여관의 복도를 걸으며 방을 열어본다. 후카미는 자신이 항상 으슥한 곳과 특정 요괴담-이류혼인담(異類婚姻譚)-에 이끌리는 사실을 자각하며, 잡지 '요(妖)'에 처음 연재했던 작품도 분명 숲속에서 무언가를 찾는 이야기였던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도 이제는 확실히 기억할 수 없었고, 진실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는 기색이 있다가도 항상 쉬이 기억은 사라졌다.

그리고 강을 본다. 그 강 너머에는 렌게가 있다. 렌게는 후카미가 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사라져간다. 갈림길의 앞에서 후카미는 렌게를 쫓아 달려가려고 하지만, 작은 흰색 강아지가 그 쪽으로 가지 말라며 자신을 붙잡는 것을 느낀다.

이윽고 깨어난 후카미는 렌게를 애타게 찾는다. 그러나 불러도 렌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후카미는 이불에 누워있지도 않고 객실의 다다미에 쓰러져서 자고 있었다.

살짝 뜸을 들여 나타난 렌게는 후카미의 그런 꼴을 보고는 그의 다리에 붙어있는 흙에 주목하여 자신이 자는 동안 어디에 다녀왔느냐며 묻는다. 하지만 후카미는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주위에서 '너는 시체처럼 자는구나'라는 표현을 들었을 정도로 잠버릇이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말한다. 렌게는 그런 후카미에게서 사향의 냄새를 느꼈다.

그날도 일행은 학원으로 향했다. 점심 시간에 타카세가 열정을 다해 만든 도시락도 함께 먹으며 여러 화제가 나왔을 때, 신사에 있었던 모요카의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타카세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으로 모요카를 살피지만, 모요카는 과장된 반응으로 도시락을 집어먹으며 타카세를 추켜세우는 등 화제를 돌리려 했다.

후카미는 렌게와 함께 학원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등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자 돌아다녔다. 후카미는 렌게의 불가사의한 능력을 사용하면 사건을 금방 해결할 수 있지 않느냐며 물었지만, 렌게는 어디까지나 자신은 방관자라며 '이치(理/ことわり)'에 거스르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매정하게 거절한다. 모요카는 후카미와 렌게에게 사건이 발생했던 현장을 보여준다. 갑자기 깨진 유리가 피해자를 덮친 복도, 인체 발화 사건이 발생한 이과실, 피아노 덮개가 고장나 연주중이던 피해자의 손가락을 내려쳤던 음악실 등. 모요카는 그런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해맑게 현장을 묘사했고, 설명을 듣는 동안 후카미는 약간의 뒤틀림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다가 계속 자기들을 따라오며 감시하는 시선까지도.

시간이 지나 노을이 지고, 후카미에게 이제 기억이 났느냐며 '오빠'라고 부르며 달라붙는 모요카. 그걸 막아서며 아웅다웅하던 렌게는 이제 자신도 스스로의 몸의 치수를 아니까 어린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렌게의 B는 모요카보다 딱 1 모자랐고, 75의 모요카는 또다시 승리를 쟁취한다. 그러나 모두 츠키오카에게는 이길 수 없었으므로 피로스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두 여자애의 낯 뜨거운 싸움에 어디선가 이상한 반응이 들려왔고,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듯 하루종일 그들을 따라다니던 타카세는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모요카는 타카세에게 여전히 냉정하게 대한다.

타카세는 모요카가 없는 틈을 타 후카미에게 정말로 모요카가 신사에 있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확실히 있었다고 대답한 후카미에게 모요카에 대해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상담에 응해달라고 부탁한다.

여관에 돌아온 후카미와 렌게에게 스메라기는 흥분한 듯이 왜이리 늦게 왔느냐며 따진다. 그리고 자세한 이야기는 식사 자리에서 하자고 일단 물러난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스메라기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바로 신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깊은 숲속이라 믿었던 장소는 10분 정도만 걸어도 도로변으로 나올 만큼의 작은 규모의 동산이었고, 아무리 돌아다녀도 신사의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후카미와 렌게는 신사에 갔었다고 확실히 주장했고, 스메라기는 둘의 상세한 묘사에 심경이 복잡해진다. 츠키오카는 대학의 연구 동아리에 주전자 마을 신사에 관해 알아보기로 하고, 스메라기는 내일 후카미의 주선으로 신사에서 일하는 모요카와 함께 다시금 신사에 가보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그리고 하루에게도 주전자 마을에 대해 질문했고, 그녀는 비록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전에 도움을 받았던 만큼 여관 측에서도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혀온다.

다음 날. 후카미는 모요카에게 스메라기와 함께 신사에 가주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한다. 모요카는 잠깐 망설이더니 후카미도 함께 가는 것은 물론, 오늘 하루 자신과 어울리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운다. 후카미 일행은 방과 후 비어있는 교실에 모여 모요카가 진행하는 코쿠리씨에 참가한다. 스메라기는 스스로 미신을 믿지 않는다며 참관을 선택하자, 모요카는 슬며시 웃으며 믿지 않으면 큰일을 겪을 거라며 경고한다. 모요카는 코쿠리씨를 강령시켜 질문을 시작한다. 내일의 날씨를 묻자 '맑음'이 나온다. 일본의 날씨는 통계적으로 대부분이 '맑음'이라며 스메라기가 옆에서 딴지를 걸자, 모요카는 그에게 눈치를 준다. 질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메라기가 끼어들어 빈축을 사자, 모요카는 참가자도 아니면서 자꾸 참견하여 코쿠리씨가 많이 화났다며 최후 통첩에 가까운 발언을 한다. 그리하여 스메라기는 자중하기로 한다.

마침내 후카미가 과연 누구를 좋아하는지 코쿠리씨에게 질문하게 된다. 동전은 글자표 위에서 부들부들 떨며 대답에 뜸을 들이며 고뇌하는 빛이 역력했다. 렌게와 모요카, 그리고 츠키오카는 각자 자기 이름의 첫글자를 되뇌지만 좀처럼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스메라기가 다른 질문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그녀들은 휴전을 선언하며 후카미의 앞날에 대해 묻기로 한다. 그러자,
그리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 표정이 얼어붙었지만, 이내 행복(しあわせ)이라던지의 긍정적인 뜻이라며 애써 분위기를 띄우거나 인간은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철학적인 주제까지 나와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모양새가 되었다. 정작 당사자 후카미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코쿠리씨를 종료해 일행은 신사에 가기로 했다. 학원에서 나가는 길에 타카세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지 음악실에서 연주소리가 들려왔다. 다만 타카세의 연주 실력 치고는 조금 단순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츠키오카는 사건의 조사를 위해 먼저 스케쥴이 있었으므로 참가하지 못했다. 스메라기는 숲을 걸으며 분명 삼림의 규모가 이렇게 크지 않았던 것 같다는 둥 연신 껌뻑거렸다. 그리고 안개를 지나 토리이가 늘어선 계단이 드러나고, 이윽고 신사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스메라기는 신사의 석상에 주목하고, 그 형상이 마을에 있던 여우상과는 괴리가 있다는 점을 파악한다. 후카미는 전에 왔을 때보다 신사에 일찍 도착한 것 같다면서도, 탐구심에 불타 돌아다니는 스메라기에게 산속은 해가 지는 것이 빠르니 오래 있을 수 없다고 말하며 연신 재촉한다. 실은 렌게의 상태가 신사에 가까워질수록 악화되어 후카미는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

하산할 때가 되어, 모요카가 자기의 소중한 장소를 공개한 것에 보답하기 위해 여관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모두가 자연스레 여관에 들어가자, 모요카는 홀로 여관 앞에 멈춰선다. 그리고는 렌게에게 정말 들어가도 되느냐고 질문한다. 렌게가 모요카에게 들어와도 된다고 말하자, 모요카는 렌게에게 달려들어와 안긴다. 여관에서는 흔쾌히 모요카분의 식사도 준비하기로 했다. 모요카는 렌게와 함께 온천에 들어간다. 그리고 식사 자리에서 모요카가 신사에서 주최하는 담력시험에 일행이 참가하기로 결정된다.

스메라기는 이렇게 요리도 뛰어나고 직원들도 친절한 멋진 여관이, 비록 전세를 낼 수 있어서 좋았지만 굴지의 여관들에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손님만 오는 상황에 아쉬움을 느낀다. 하루는 예전에 '인형의 사이(人形の間)'와 관련된 소문으로 알려져 그쪽 계통의 사람들이 한동안 많이 찾아왔었다며, 어느덧 유행도 저물어 그런 관심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관은 이미 그런 이미지를 가진 지 오래. '인형의 사이'를 개장하여 자시키와라시 관련 굿즈를 만들어 홍보하는 등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메라기에게 후카미는 진심으로 분노한다. 애초에 '그런 소문'으로 여관을 찾을 수 있었고, 렌게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인형의 사이'를 훼손하는 것은 후카미에게 있어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후카미는 곁에서 식사하던 렌게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후카미는 스메라기에게 격앙의 눈초리를 돌렸지만 스메라기는 자신의 이야기와 렌게와의 연관점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물론, 그런 후카미의 모습마저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 둘을 중재하려는 츠키오카. 후카미는 렌게를 찾아 자리를 일어선다. 하지만 렌게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인형의 사이'에서조차 찾을 수 없었다.

여관의 복도에서 발견한 렌게. 렌게는 자신의 존재가 여관에 민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운을 떨어뜨리며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하지만 후카미는 렌게를 끌어안는다. 절대 그렇지 않다고. 그 덕분에 자신이 렌게를 찾아낼 수 있지 않았냐며, 분명 렌게도 어떤 식으로든지 여관에 도움이 되고 있을 거라 존재를 강력히 긍정한다. 그리고 렌게와 식사의 자리로 돌아온 후카미는 영문을 알 수 없었을 스메라기에게 화를 내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스메라기도 자신의 의견이 반드시 여관에 좋은 결과를 불러온다고는 볼 수 없다며 개입이 지나쳤음을 인정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관에 타카세가 들이닥친다. 그가 말하기로는 오늘도 모요카를 쫓아서 숲속까지 따라갔지만 안개를 만난 뒤 일행을 놓쳤다는 것. 그러나 아무리 돌아다녀도 신사에는 도달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메라기까지 거들어 신사의 존재를 긍정하자 타카세는 혼란에 빠진다. 어쨌든 타카세는 숲에서 나와 모요카의 행방을 찾아다녔고, 학원생들에게 전화를 돌려 모요카가 여관으로 가는 것을 봤다는 제보를 입수해 찾아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타카세를 본 모요카는 어째서인지 항상 그를 매몰차게 대하던 태도를 바꾸어 넘치는 상냥함을 가장하여 일단 둘은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전날 밤에 그랬듯, 그날 밤도 후카미는 '그 사람'의 부름에 이끌려 피안화가 핀 곳으로 향했다.

꿈속에서 후카미는 끝없는 여관의 복도를 방황한다. 여전히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모른 채로. 그리고 인기척과 목소리를 감지한 후카미는 장지문을 닥치는대로 열어제끼고, 렌게의 뒷모습을 발견한다.

이윽고 꿈에서 깬 후카미의 곁에는 렌게가 있었다. 바로 한 이불 속에서. 주변의 오해가 두려운 후카미는 매우 당황했다.



저녁 식사의 자리에서 스메라기는 한가지 가설을 내놓는다. 범인은 다크웹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숨겨 각각 다른 IP 대역으로 게시물을 올려 마치 여러명이 올린 것 처럼 꾸몄다. 그렇기 때문에 게시물의 일거 삭제라는 행위가 가능했다. 운영진이 삭제한 적이 없다는 것은 앞서 츠키오카가 말했으므로. 일반적인 여학생이라면 오컬트 사이트 따위가 아니라 SNS같은 매체를 사용하겠지만, 사립 산사라 학원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이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본인이 자신의 사정을 알릴 수가 없는 것이다. 사진 같은 경우는 그래픽 툴로 정교하게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폐쇄적인 학원 특성상, 유행의 속도가 매우 느리다. '백호 씨'라는 그들만의 유행. 이를 꾸미기 위해 범인은 고의적으로 사건을 일으켰고, 이를테면 인체 발화같은 것은 실험 도중 알코올 램프를 쏟아 기화한 상태에서 슬쩍 불을 붙여 급격하게 불이 타오른 것이다. 피아노의 덮개는 약간의 장치만 하면 될 정도로 단순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창문이나 수영장 역시도. 중요한 것은 '푸른 거미의 저주'가 있다고 믿게 만드는 행위다. 그리고 여러 피해자들의 공통점, 마치 참회하듯이 계속 '백호 씨'를 그린다는 것.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장악하는게 이상하리만치 능숙한 범인. 이 저주를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은 '백호 씨'를 퍼트리는 모요카 뿐이다.

다만, 그 행위의 동기가 불분명한 점. 그리고 모요카 본인이 그랬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기 때문에 증명은 뒤로 미루어야 했다. 그리고 굳이 위치 정보 메타데이터가 담긴 한장의 사진만을 운영진에게 보냈다는 점도 의미불명이었다.



렌게와 후카미가 여관으로 돌아가는 길. 둘은 차에 치여 죽은 여우 한 마리를 발견한다. 렌게는 품에서 만화경을 꺼내 여우의 원혼을 회수한다. 생물이 죽어 영혼이 사라져도 감정은 남아 그 자리를 지킨다. 그런 잔류사념은 세상에 어떤 형태로든 악영향을 미친다. 만화경은 원한과 같은 감정을 이 세상으로부터 수거하는 물건. 수거하고 남은 잔류물이 렌게의 영력으로 흡수된다. 이는 흡사 만화경의 기생충. 렌게는 스스로의 존재를 그렇게 비유한다. 그리고 어미를 잃은 새끼 여우를 보고는 강하게 살라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여관에 들려 담력시험에 가기 전, 렌게는 후카미에게 붉은색 실반지를 건네준다. 일종의 부적 같은거라고. 후카미는 연인을 잇는 운명의 붉은 실같다는 감상을 남긴다.

4인의 기존 일행에 더해, 타카세까지 따라와 모요카가 주최하는 담력 시험을 위해 밤중에 토리이의 계단 앞에서 모인다. 짝은 가위바위보로 정해 스메라기-타카세, 츠키오카-모요카, 후카미-렌게로 정해졌다. 룰은 간단하다. 계단을 올라 신사의 본전 앞 새전함에 모요카가 준비해 둔 지폐를 가지고 오면 되는 것. 스메라기와 타카세는 첫번째로 출발해 지폐를 가지고 돌아왔다. 스메라기는 겁많은 타카세가 달라붙어 온 것에 질려했고, 츠키오카는 그 둘을 보면서 망상을 부풀렸다. 그리고 츠키오카와 모요카가 출발하여 역시 지폐를 가져와 통과한다. 둘은 여자끼리의 대화로 의기투합해 밝은 분위기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카미와 렌게가 출발한다.

계단은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후카미는 울부짖는 동물의 소리를 듣지만 렌게에게 물으니 듣지 못했다고 한다. 둘은 서로 호러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계단을 올랐다. 자신이 억울하게 매장당한 줄도 모른 채 유령이 되어 그 자리를 파달라고 한 남자 이야기 등. 그리고 후카미는 어렸을 적 경험한 미스테리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술래잡기를 하던 중, 후카미를 빼놓고 모두 돌아가버리고 숲에서 혼자가 되어 버린 일. 후카미는 옆집의 하얀 강아지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따라 숲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 후 강아지는 어제 이미 죽어있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던 것. 렌게는 후카미가 어렸을 때 괴롭힘 당했었냐고 묻자, 그는 딱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있어도 되고 없어져도 되니 이용하기는 좋았을 거라고 말한다.

렌게는 말 수가 점점 줄어들고, 후카미 역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그리고 손가락에 끼고 있던 렌게의 실반지가 타오르더니, 주변에 붉은 나비들이 대거 출몰하기 시작했다. 불길한 나비의 무리를 피해 둘은 달렸다. 그러나 도망친 끝에 도달한 정상에는 있어야 할 신사는 온데간데없고, 피안화가 가득 핀 평야가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흰 여우 한 마리가 있었다. 흰 여우는 요괴답게 기괴하고도 흉폭한 모습으로 변해 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렌게는 더 이상 정신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든지 쓰러져 있었고, 후카미는 렌게를 업고 아래를 향해 뛰었다. 그러나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고, 뒤를 쫓아오는 그것에게 점차 따라잡히게 되었다. 그때 후카미에게 하얀 강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후카미는 그 소리를 따라 달렸다. 그리고 일행이 있던 장소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렌게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후카미는 모두에게 렌게를 보지 못했느냐고 캐묻지만 모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여자애가 한밤중에 숲에서 실종되었는데 아무렇지도 않냐며 대경실색하는 후카미. 하지만 렌게는 원래 그렇지 않느냐며 당연해하는 모두를 보고, 후카미는 렌게가 자신과는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분명 신사 근처에서 힘들어하는 렌게를 보고도 억지로 데려와서는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자책하는 후카미. 모두가 그런 후카미를 이상하게 여기지만, 후카미는 혼자서 숲속을 뒤지며 렌게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렌게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후카미는 마지막 희망으로 렌게를 처음 만났고, 렌게가 나타나는 자리인 '인형의 사이'로 뛰어들어간다.

렌게는 거기에도 보이지 않았다. 후카미는 좌절하지만, 렌게는 다시 슬쩍 나타난다. 어른스럽지 못한 후카미를 타이르듯이 렌게는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신사에 가까워질수록 렌게는 힘이 약해졌고, 정상에 도착했을 쯤에는 이미 정신을 잃고 있었다는 것. 신사의 힘은 이전보다 강해져 외부를 거절하는 힘은 흡사 결계에 가까워 렌게의 힘을 담은 부적도 버티지 못했다. 그래서 흰 여우를 보지 못했고, 신사로부터 멀어져 정신을 차리자마자 회복을 위해 '인형의 사이'로 돌아온 것. 여관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만 하더라도 영력을 꽤나 소모하는 일이라, 현재 렌게는 상당히 약해져 있다는 사실을 후카미는 알게 된다. 낮 동안 소모한 힘을 회복하려면 잠을 자야 해 밤 동안은 후카미를 지킬 수가 없었다. 그에 따라 후카미는 사향의 냄새, 즉 저주에 노출되었던 것. 저주는 발동되기 전에는 간단히 해주가 가능하나, 조건이 채워져 발동 후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



하루는 여관 직원들에게서 얻어온 팜플렛을 스메라기에게 건넨다. 일찍이 마을 부흥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으로, 간략한 지리가 표시된 산책로를 따라 마을 곳곳의 여우상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물론 신사는 그려져 있지 않았다. 스메라기는 츠키오카와 각각 절반씩 구획을 나누어 여우상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을 검증하기로 했다. 본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바라봐야 할 석상들이 저마다 불규칙한 방향을 향해 있었으므로.



타카세는 후카미에게 상담을 청했고, 음악실에서 여학생 두명을 소개했다. 사오리(沙織)와 카나데(奏)라는 학생이었다. 사오리는 성우를 장래희망으로 삼았던 카즈네(和音)의 친구였고, 카나데는 고장난 피아노의 덮개에 손가락을 다친 '푸른 거미의 저주' 소문의 본인이었다. 그리고 후카미는 그녀들이 언제나 쭈뼛쭈뼛 자신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한 제스쳐를 보이다 끝내 자리를 벗어나던 아이들임을 깨닫는다.

사오리의 이야기에 따르면, 카즈네는 목소리를 더 좋게 하기 위해 '백호 씨'에게 소원을 빌며 캐릭터를 그렸지만, 목소리는 점점 나빠지기만 해 그리는 것을 관두었다고 한다. 그러자 목에 푸른 반점이 떠오른 뒤 카즈네는 목소리를 잃었다고 한다.

카나데는 콩쿠르에 나가기 위해 타카세의 지도를 받고 있었으나, 날짜는 다가오는데 실력은 제자리라 '백호 씨'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실력이 늘지 않아 '백호 씨'를 그리기를 관두었고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말한다.

앞서 피해자들이 받은 저주도 진짜라며, 인체 발화같은 경우 알코올은 극히 조금밖에 흘리지 않았다며 평소 모델이 되고 싶었던 그녀는 머리카락에서부터 불이 붙었다고 한다. 분명 좋아지는 것은 없는데 소원을 빌었다는 이유 만으로 치러야 할 희생이 너무 많다고 그녀들은 하소연하며, 사오리는 카즈네의 쾌차를 위해 '백호 씨'에게 소원을 빌어봤지만 역시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하고 있다고 말한다. 선생님은 요괴담이나 오컬트를 주제로 수업을 하고 있으니까 저주에 대해 잘 알지 않느냐며 비밀 서약을 깨고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걸어준 학생들에게, 후카미는 일단 상황을 스메라기와 의논한 후 해결책을 제시해주겠다고 약속한다.

여우 신앙은 곡식 신앙과 연관되어 있어 한번 믿기 시작한 뒤 소홀히 하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렌게는 그녀들에게서 사향의 냄새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카나데가 다쳤던, 왼손의 붕대 아래에 푸른 반점이 떠오르더니 급격히 발화하기 시작했다. 아픔에 바닥에 뒹구는 카나데. 그리고 완전한 패닉에 빠진 사오리는 비밀을 깨서 벌을 받았다며, 역시 '백호 씨'를 거스르면 안된다며, 타카세를 믿었던게 잘못이라고 울부짖으며 밖으로 뛰쳐나간다.

렌게는 카나데에게 다가가 신비한 힘으로 불을 꺼트리는 데에는 성공한다. 하지만 잠시 억누른 것일 뿐이라며,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받은 뒤 '백호 씨'를 계속 그리도록 권고했다. 타카세는 그녀를 병원에 옮기기로 한다. 거리에 나와있던 스메라기는 카즈네가 스스로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다는 연락을 해왔다. 마찬가지로 렌게의 처치를 통해 안정을 찾게 했다.



스메라기와 츠키오카는 여우상들이 바라보고 있는 위치를 팜플렛 위에 직선으로 그었다. 그러자 여우상의 시선이 한 점에 모였고, 그 위치는 북쪽의 산의 한 지점이었다. 그리고 일행이 다녀온 신사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위치이기도 했다.



계속, 후카미는 방울 소리에 이끌린다. 새하얀 시로무쿠 차림의 '그 사람'에게 다가가, 그 무릎에 목을 뉜다.

색채를 잃은 여관의 꿈이 이어지고, 후카미는 렌게를 찾아 무수한 방을 헤맨다. 렌게는 후카미를 향해 뒤를 돌아본다. 그를 바라보는 렌게의 얼굴은 부자연스러운 웃음을 비뚤이며, 텅 빈 눈에는 기괴한 어둠만이 꿰뚫려 있었다.



후카미가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 기이한 분위기의 모요카가 나타난다. 그리고 항상 온천에 들어올 때마다 느꼈던 인기척이 모요카임을 깨닫는다. 어째서 모요카가 여기에 있느냐는 당황한 후카미. 모요카는 렌게가 '들어와도 된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후카미에게 되묻는다. 그리고 이제 기억이 났느냐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어오지만, 후카미는 모요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답변을 선택한다. 모요카는 아직인가.라며, 어차피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기 전까진 하나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목적은 찾았다며 순순히 물러난다. 그 후 후카미는 식사 자리에 있던 야칸의 가면이 사라졌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한밤 중, 이불 속에 있던 후카미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받은 후카미에게 타카세의 황급한 목소리가 모요카가 사라졌음을 알린다. 이 시간에 사라졌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후카미도 부디 함께 찾아주지 않겠느냐는 부탁을 해온다. 후카미는 달리기를 하던 모요카와 타카세를 처음 만난 갈림길에 도착했고, 타카세 역시 그곳에 있었다. 타카세는 역시 신사가 가장 의심된다며 후카미와 함께 숲속으로 들어간다.

안개가 퍼지고, 후카미는 홀로 토리이가 늘어선 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꼭대기까지 올라가지만, 신사는 보이지 않고 담력시험때 보았던 피안화의 공터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흰 여우가 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행히 흰 여우는 전과는 달리 펑온해 보였다. 그리고 후카미는 눈치챈다. 늘 자신이 잠든 뒤 방울 소리에 이끌려 왔던 장소임을. 그리고 '그 사람'. 후카미는 홀린듯 흰 여우에게 다가간다.

두 존재가 닿았을 때, 후카미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본다. 정확히는 기억해낸다. 그 여우 요괴는 명(明)에서 전화를 피해 동쪽으로 도망쳐 이 땅으로 찾아왔다. 하지만 인간은 어디서든지 전쟁을 했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 인간을 여우 요괴는 혐오했다. 그래서 늘 홀로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늘 외로웠다. 온기가 그리워서 인간의 마을 근처에 살며 한 사내아이를 관찰했다. 태어날때도 크게 울고, 밥도 남보다 배를 먹고, 타인과 싸움을 하다가도 결국 이전보다 더 친하게 지내는. 소년은 성장하여 남자가 되었고, 그녀는 그를 행복하게 바라보았다.

이웃 마을에 일손을 도와주고 돌아오던 남자는 강가에서 다리를 다쳤다. 그런 그를 두고 볼 수 없어서 인간의 여자로 변해서 그를 도왔다. 그래서 결국 사랑에 빠졌다. 가족도 없는 그녀를 남자는 아무런 의심 없이 아내로 맞아들였다. 그러나 둘이 맺어지던 날, 전쟁은 다시 그녀를 덮쳤고, 남자는 사망한다. 그녀의 어떤 주술로도 사자를 되살릴 수는 없었다. 깊은 슬픔에 잠긴 여우 신부(狐嫁)는 끝없는 분노로 마음을 달래려 했다. 전쟁의 원인이 된 성주의 성을 불사르고 마을 일대에 재액을 퍼뜨렸다. 그러나 남자는 돌아오지 않았고, 이내 허무함을 느꼈다.

결국 사랑하던 남자의 이름마저도 잊었다. 그리고 그 이름, 히코이치(彦一)를 후카미는 말한다. 그리고 후카미는 신사의 본전 앞에서 깨어난다. 모요카는 야칸의 가면을 쓰고 무용을 추었다. 후카미는 그 모습이 '그 사람'의 모습과 닮았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무용이 끝난 후, 모요카는 모든 것을 기억해낸 당신은 누구인지 묻는다.

그는 스스로 '후카미 나츠히코' 라고 정체를 밝힌다. 그 모든 과거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삶에서 얻은 여러 기억들과 인연이 그를 후카미라는 인간으로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후카미는 터벅터벅 신사 아래로 향하게 되었다. 만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듯한 모요카의 태도를 뒤로한 채. 여관의 근처까지 걸어온 후카미는 거의 힘이 다해, 마음 속으로 렌게를 부르며 쓰러진다. 렌게는 의식을 잃은 후카미를 업어서 방으로 데려가 눕힌다.



학원에서 후카미는 강의에도 차츰 능숙해져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만한 수준까지는 도달한다. 수업을 촬영하던 츠키오카와, 참관하던 스메라기 역시 후카미의 발전에 대해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학생들 앞에서 후카미는 이 마을에도 신사가 있었다며 지나가듯이 이야기를 꺼내자, 갑작스레 질문이 날아든다. 혹시 선생님은 신사에 가보셨냐는. 후카미는 선선히 수긍하자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한다.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의 학생, 신사가 정말로 있었냐고 소란스러워하는 학생, 급히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학생 등 후카미로서는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태가 급변한다.

츠키오카는 뛰쳐나간 학생들을 따라 나섰고, 스메라기는 학생들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리고 렌게의 힘으로 소요는 진정된다. 후카미는 패닉에 빠졌지만 스메라기의 말에 기운을 차린다. 그리고 의도치 않았지만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후카미의 유도 심문 능력을 스메라기는 대단히 칭찬했다. 스메라기는 뛰쳐나간 학생들을 초인적인 기억력으로 모두 기억하고 있었으며, 그들은 모두 수업 중에 노트를 꺼내 몰래 무언가를 쓰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임을 파악한다.

진상을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워낙 철통같이 사수하는 탓에 그들의 신원만 기억하고 있었음을 밝히는 스메라기. 후카미는 스메라기가 강의 중에 그런 것 까지 관찰하고 있었는지에 놀란다. 그리고 렌게라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후카미가 제안하자, 스메라기는 약간 석연치 않지만 후카미와 렌게를 믿기로 한다.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던 중 교실을 당당히 활보하는 렌게를 눈치채는 학생은 없었고, 렌게는 특이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백호 씨'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었음을 알려온다.

점심 시간, 식당에서 모요카는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모요카에게 신사에 대해 알려달라는 수많은 학생들과, 신사 같은건 없다며 화를 내는 모요카. 일 대 다수의 갈등은 점점 커져만 가고, 타카세가 나타나 학생들을 쫓아버리자 겨우 상황은 진정된다. 모요카는 '백호 씨'를 그리는 학생 중 진심으로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아이들만 선별해 신사로 인도했고 비밀 서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 비밀이 설마 '오빠'로 인해 깨질 줄은 예측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모요카는 차마 '오빠'를 책망하는 일은 할 수 없었고, 다된 일이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망쳐졌다며 계속 자책한다. 그리고 모요카를 다독이려는 타카세. 그런 타카세가 만들어준 도시락을 모요카는 바닥에 집어던지고는 발로 무자비하게 밟는다.

후카미는 깊이 상심한 타카세의 상담에 응했고, 타카세는 모요카가 겪은 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래 모요카는 착하고 밝은 아이였으며, 인기인인 대학생 오빠와 좋은 직장을 가진 부모님. 그리고 그들로부터 모요카에게 주어지는 사랑 등 뭐하나 모자랄게 없는 단란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한다. 이따금 친척인 타카세의 집에 와 그의 피아노 연주를 즐겁게 듣기도 하며 둘의 사이도 나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런 가정은 세간의 질투를 받았고, 온갖 중상모략의 희생물이 되었다. '오빠는 여자를 먹고 버리는 양아치다', '아버지는 직장에서 성추행을 하여 시골로 좌천되었다' 등.

집은 화재로 불타 타카세의 집에 있던 모요카를 제외한 가족 전원이 사망하였고, 심지어는 화재의 원인이 방화로 지목되었다. 방화범은 지금까지도 잡히지 않고 수사도 유야무야. 타카세의 가족은 혼자가 된 모요카를 도우려고 했지만, 모요카는 스스로 시설로 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모요카는 타카세의 집에 스스로 들어오겠다고 한 것이었다. 점점 밝은 얼굴로 학원에 다니게 되는 모요카를 타카세는 진심으로 응원했지만, 그는 모요카의 방에서 온갖 오컬트적 서적과 저주 관련 서적, 그리고 컴퓨터 관련 서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모요카의 상태가 전혀 좋아지지 않았음을 깨닫고, 모요카가 돌발적인 행동을 하여 타인을 해치지 않도록 감시하기 위해 타카세는 늘 모요카를 스토킹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당시의 목격 정보는 방화범이 어느 여학생임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도 그 범인이 학생일 지는 알 수 없으나, 굳이 타카세가 직장으로 있는 '여학원'으로 온 것도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카세는 모요카의 소지품 중 하나인 '요(妖)' 잡지를 후카미에게 건넨다. 바로 후카미의 첫 작품이 실린 호의 잡지. 몇백번이고 읽은 듯 구겨지고 헤진 모습. 타카세는 여기에서 '후카미 나츠히코'라는 이름을 처음 알았던 것이다. 타카세는 모요카가 정말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가버린 것 같다며, 더 이상 원래의 모요카에 돌아올 수 없게 될 것 같다고 울먹이며 후카미에게 부디 모요카를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후카미는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해보겠다고 말하며, 같이 있던 렌게 역시 그에 수긍했다. 렌게는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방관자로 있겠다느니 분수에 맞지도 않는 이야기를 했다며 자책한다.

여관의 저녁 식사의 자리에서 후카미는 모요카의 상황에 대해 모두에게 설명했고, 스메라기와 츠키오카는 모요카의 상황을 듣고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사건의 전말에 바짝 다가온 시점. 정보 교환은 진행되고, 스메라기는 여우상들의 시선이 가리키는 지점에 위치한 신사에 대해 아는 이를 찾아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아는 이들을 찾을 수 없었다 한다. 다만 어느 찻집에서 노인이 경고하기를, '그 일대는 예로부터 꺼려지는 곳이니 토리이 너머로는 한 발짝도 가지 말라'며 '넘는 그 순간에 저주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에 갔을 때는 토리이는 커녕 무너진 흔적조차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에 의아해하는 스메라기. 츠키오카 역시 대학의 연구 동아리 측에서 찾아내 전달받은 자료를 공개한다. 기록에 따르면 해당 일대에 신사가 있었던 것은 맞으나, 세계 대전 당시에 무너진 뒤 새로 재건되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좌중은 그렇다면 우리가 갔던 그곳은 어디인가. 여우에라도 홀렸던 거냐는 감상을 발한다.

그 신사는 본디 이 일대에 재액을 불러왔던 여우 요괴를 억누르기 위해 세워진 것을 아는 전생의 기억. 그 신사가 무너진 뒤 재건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 만월이 점점 가까워져, 일이 거의 다 되었다고 말했던 모요카. 그런 사고들이 엉켜 혼란스러워하는 후카미에게 스메라기는 일단은 대수롭지 않은 듯한 태도를 보인다. 어쨌거나 그는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몸. 일단은 모요카를 만나 그 진의를 캐내는 것이 먼저라는 스메라기의 판단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날, 학원에 등원한 후카미는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그리고 그런 그로부터 렌게는 그 어느 때보다 짙어진 사향의 냄새를 깨닫는다. 스메라기는 자신이 대신 수업을 진행할테니 일단은 쉬고 있으라고 말한다. 후카미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 했던 약간의 강행군 때문인지 강한 피로감을 느꼈고, 먼저 여관으로 돌아가 잠을 청하게 된다.

후카미는 희미한 의식 속에서 렌게가 곁에 있어주는 것을 깨닫는다. 렌게는 무언가 말하지만, 후카미는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렌게는 일전에 후카미에게 주었던 부적과 같은 팔찌들이 담긴 상자를 후카미에게 부탁하며, 깨어나면 이것을 스메라기와 츠키오카, 타카세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후카미는 떠나는 렌게를 붙잡을 수도 없이 그저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다.

밖이 어둑해지고, 전화 벨소리에 깨어난 후카미는 빨간 팔찌가 팔목에 걸려있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전화로 다급한 스메라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일단은 후카미가 살아있다는 안도를 느끼고, 학원에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수많은 학생들에게 '푸른 거미의 저주'로 보이는 푸른 반점들이 떠올라, 주된 증상이던 자해조차도 넘어선 코마 상태에 돌입했다는 것. 후카미는 렌게가 맡긴 상자를 떠올리고 쓰러진 학생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다. 학원에 남은 인원들과, 병원에 옮겨진 인원, 그리고 다른 지역의 병원으로 옮겨진 인원. 그 인원 수는 상자 속 팔찌의 개수와 동일했다.

후카미는 렌게가 갑자기 사라져서는 어디로 갔는지, 그곳에 가봐야 한다는 강렬한 마음을 제치고 우선은 학원으로 향했다. 렌게의 부탁을 완수하기 위해. 그리고 학원에 도착한 후카미는 타카세에게 모요카가 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우선 쓰러진 학생들을 위해서 이 팔찌들을 전해달라는 후카미의 부탁에, 타카세는 후카미를 믿고 팔찌를 나눠주러 달려간다. 그 후 병원의 앞에 도착한 후카미는 스메라기를 만난다. 렌게가 팔찌를 전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후카미의 말에 스메라기는 '렌게가 왜?' 라는 의문을 띄운다. 그리고 '팔찌'가 어쨌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스메라기. 급해진 후카미는 학생들이 병원의 어느 층에 있는지를 물어보고, 스메라기가 가리킨 층을 바라보니 그 창문들로부터 도깨비불 같은 물체가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한시가 급해진 후카미를 스메라기는 이성적인 관점에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츠키오카와 함께 설득하자 짚이는 바가 있는지 그와 렌게를 믿고 팔찌를 받아든다.

츠키오카에게도 부탁해 팔찌의 타 지역 병원으로의 전송을 부탁했다. 그리고 후카미는 마지막으로 렌게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도깨비불로 보이는, 영혼이 날아가는 신사가 있는 곳으로. 그러나 숲에서 신사로 가는 길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후카미는 팔찌를 떠올렸다. 팔찌는 렌게의 영력으로 만들어진 렌게의 일부. 눈을 감고 렌게를 느낀 후카미는 곧 자신이 잠들면 무의식적으로 찾아오던 피안화의 벌판 입구에 있는 것을 깨닫는다.

렌게는 모요카의 앞에 서 있었다. 모요카이자 모요카가 아닌 그것은 자신을 막으러 온 존재가 무엇인지 묻는다. 그리고 렌게는 그저 이치(理)의 감시자라고 대답한다.

섬뜩한 표정을 짓고 여우 요괴의 잔류사념을 몸에 강령시킨 모요카. 그리고 만화경을 든 기모노 차림의 렌게. 렌게는 팔찌를 만드는데 영력을 상당히 소모해 만화경의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일방적인 수세에 몰린 렌게에게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후카미는 단 하나의 타개책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바로 자신이 여우 요괴의 사념에게 당해 그 행동원리를 상실케 만드는 것이었다.

렌게를 감싸 빙의된 모요카로부터 가로막은 후카미는 사념의 발톱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히코이치를 죽음에 내몰았다는 것을 깨달은 찰나의 순간에 여우 신부는 크나큰 당황과 절망을 느껴 존재 의의를 상실해 행동이 봉쇄되었고, 그 틈을 타 렌게는 만화경의 안으로 잔류사념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렌게는 깨닫는다. 여우 신부는 이미 환생하여 새로운 영혼으로 태어났음에도 아직도 현세에 과거의 미련을 남긴 슬픈 존재라는 것을.

후카미는 사념에게 당한 곳을 들여다보지만 상처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몸의 감각은 점점 사라져 더 이상 서있을 수조차 없었다. 렌게는 후카미가 육체가 아닌 영혼에 상처를 입었기에 확실히 죽음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읊조린다. 그리고 모요카가 있으리라고 짐작된 신사에 달려온 타카세는 완전히 달라진 풍경을 보고 당황하지만, 이내 모요카의 모습을 보고 다가간다. 그리고 모요카가 무사함을 확인하고 안심한다. 정신이 든 모요카는 자기가 왜 여기에 있는지, 심지어는 후카미와 렌게 조차도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후카미에 대해선 무언가를 느끼지만 확실히 정의할 수는 없었다.

피안화가 만개한 산 정상을 뒤로하고, 렌게는 후카미를 업고 '인형의 사이'가 있는 여관으로 향한다. 여관의 입구에서 스메라기와 츠키오카를 마주친다. 일단 팔찌를 착용한 학생들은 모두 기운을 되찾았으며, '푸른 거미의 저주'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전해준다. 그렇기에 렌게의 정체는 더욱 불가사의이며, 렌게에게 업혀있는 후카미 역시 불가사의였다. 후카미의 상태를 짐작하고는 일단 병원에 데리고 가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렌게는 소용없다며 막지 말고 '인형의 사이'에 갈 수 있게 비켜달라고 말한다. 모든 진실은 후카미를 눕힌 뒤에 말하겠다고 고한다.

그리고 '인형의 사이'에 모인 일행. 스메라기의 질문에, 렌게는 자신이 소문의 자시키와라시라고 대답한다. 스메라기는 렌게에게 미안해하며 자시키와라시를 위해 준비한 과자를 훔쳐먹었다고 추궁했던 전력을 사과했다. 일전에 들어왔던 도둑을 잡은 일과, 후카미를 위해 송이버섯을 준비한 것, 그리고 주방의 여우의 건에 대해서도 렌게는 자신이 한 일이라 수긍했다. 굶주림에 죽어가는 여우가 여관에 들어오자, 렌게는 처음으로 실체화하여 마루 밑에 데려가서 먹이를 주고 돌보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자 여우는 렌게 몰래 다시 주방에 들어갔고, 렌게는 산에다 여우를 놓아주었다.

스메라기는 이 여관의 '인형의 사이'나 자시키와라시 소문이, 높은 서비스의 품질을 가리고 특이한 사람만 불러모으니 민폐라고 했던 것에 대해서도 깊게 사과한다. 그리고 민폐는 커녕 복을 불러들이는 수호신 그 자체라고 말한다. 하지만 후카미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렌게는 이윽고 자신과 후카미 둘만 '인형의 사이'에 남겨줄 것을 부탁한다. 렌게는 불가사의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 둘에게 진심으로 전했고, 스메라기는 렌게를 믿는다. 츠키오카 역시 얼떨떨 하긴 하지만 스메라기의 조언으로 각자의 객실로 돌아간다.

렌게는 후카미와 처음으로 연결되어, 누운 채로 움직일 수 없는 후카미를 위해 자신 쪽에서 움직인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감히 닿는 것조차 조심히 여길 정도로 고귀하게 여겼던 렌게의 행동에 당황하는 후카미. 그는 점점 감각이 돌아오며 죽음으로부터 소생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내 만화경의 세계 속에서 깨어나 렌게를 마주한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아무도 없이 공간만이 존재하는 만화경의 내측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둘은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후카미는 이 기억들이 이류혼인담에 포함된 요소임을 깨닫고,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기억임을 인정한다. 그리고 렌게와의 사랑에 꼭 필요한 기억이라는 것 또한. 이제 만화경의 세계에서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렌게와 후카미를 둘러싼 풍경은 피안화가 만개한 산 정상으로 바뀌었다. 실제 세계에서 보았던 한밤의 모습이 아닌 낮의 풍경이었다. 렌게는, 후카미가 생각한 렌게와의 추억은 이 장소에 깃들어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렌게는 후카미에게 잠깐의 이별이라며, 만화경의 세계 밖으로 나가 실제의 삶으로 돌아가달라고 부탁한다. 한번 거절하면, 곧 자기도 뒤이어 따라가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거부한 후카미. 렌게는 자기 자신은 욕심쟁이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풍경은 한번 더 변한다. 그곳은 거대한 강과 그 너머 텅 빈 구체가 떠있는 하늘이 있는 장소. 후카미가 꿈속에서 보았던, 갈림길이 있던 곳-바라밀(波羅蜜多)-이었다.

렌게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인형의 사이'에 모인 무수한 인형들. 그 인형들은 하나하나마다 사념과 원한이 깃들어 있었고, 누군가가 우연히 '인형의 사이'에 두고 간 만화경과 무수한 원념이 얽혀 자신이라는 존재가 탄생했다는 것.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며, 그저 지켜볼 뿐인 유령조차 되지 못한 시야. 그러나 그걸로 만족했다면 영원히 그렇게 살아있을 수 있었을 테지만, 그것은 지금의 찰나보다 무가치한 일이라 누군가에게 다가가길 원했다. 새끼 여우가 굶주린 채 여관에 들어왔을 때 처음으로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닿을 수 있는 손이 생겼다. 실체를 가진 후에도 여관을 조금씩 도우며 시간을 보내왔지만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깨달아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어느 날. 후카미 나츠히코가 여관에 왔고, 처음으로 자신을 인식했다.

왜 후카미만이 자기를 알아주는지는 알지 못했었다. 하지만 만화경으로 사념을 흡수한 지금은 알고 있다. 후카미도 사념이 영혼에 닿았을 때 깨달았다. 그 사념은 렌게의 과거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마을 일대를 불사른, 죽고 나서도 추하게 원망을 남겨놓고 전생(轉生)한 여우 신부. 그것이 렌게의 전생(全生)이었다. 렌게는 전생에서 후카미를 잃어놓고도 또 다시 비극을 되풀이했다. 그야말로 나쁜 여자였다. 하지만 후카미는 여전히 렌게를 사랑했다. 그렇기 때문에 늘 둘의 관계는 비극으로 끝났다. 단 한번의 전생이 아닌, 무수한 전생. 어느 한번도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서로 사랑했지만 서로 죽여왔다.

그리고 지금도, 죽어가는 후카미를 살리기 위해 한명 분의 영혼을 대신한다. 렌게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 한다. 하지만 후카미는 되살아나기를 거부하고 있다. 조금만 더 늦으면 육체의 부패가 시작하는데도. 하지만 렌게는 후카미와 더 오래있고 싶다는 욕심에 이기지 못하고 만화경에 조금 더 기댄다.

양관의 각 구획, 교실, 건물의 폐허, 해수욕장, 흰 탑 내부, 유적이 있는 해안가, 성당, 역 앞 거리, 보건실, 관람차. 둘은 마지막 시간을 외면하려 했다. 서로가 반했던 시기를 물어보며, 마찬가지로 처음 만났을 때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후카미는 홀로 주전자 마을에 던져졌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가 아님을 깨닫는다. 일행의 모습으로 나타난 질문자. "이대로 있으면 확실히 죽는다. 그래도 되살아나지 않는가?", "렌게는 불가사의한 아이. 지금도 너를 속이고 있을지 몰라.", "너는 정말로 렌게를 사랑하는 것이 맞긴 한가?".

마지막으로, 스메라기의 모습을 한 질문자. "비록 나 자신은 진짜 스메라기가 아닐 지 몰라도, 진짜 스메라기는 너를 친구로 생각한다.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 돌아가면 그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분명히 이치(理)를 거스르는 일. 죄이며, 벌을 받을 일이다. 그래도 그녀를 사랑하는가?"

그 모든 질문에 후카미는 여러 소년・소녀들의 사랑을 추억하며, 그들로부터 얻은 답변을 한다. 그러자 스메라기의 형상은 미소지으며 사라진다.

다시 나타난 삼도천의 풍경. 렌게는 하늘의 텅 빈 구체를 보며, 저기가 세상의 끝임을 가르쳐준다. 기억을 수집하고, 영혼을 백지상태로 되돌려 다시 살게 한다. 만화경은 그런 곳에 연결된 물건. 현세에서 얻었던 슬픔과 원망 따위를 수집하며, 새겨진 기억들이 바로 만화경에서 후카미가 본 것들. 후카미는 렌게에게 말한다. 이번에는 따로따로가 아닌. 동시에 저 구체로 뛰어들면 분명 같은 시대에, 같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자. 다시 태어난다 해도 분명 만나면 한눈에 알 수 있을 거라며, 서로 꼭 만나면 바로 고백하겠다고 다짐하며 그 둘은 빈 공간속으로 떨어져 갔다.

그리고…

남자는 꿈에서 깨어난다. 그러나 어떤 꿈이었는지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침실 겸 거실에서 일어난 남자는 아르바이트를 위해 외출을 준비한다. 탁자 위에는 인기 작가 스메라기 키미아키의 책이 몇 권 놓여 있었다. 그의 애독 작가인 스메라기 키미아키는 젊은 시절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어느 날을 기점으로 작품 활동이 뜸해졌다. 바깥으로 나온 남자는 호수가 있는 공원을 가로지르는데, 완전히 그의 취향인 검은 긴 머리의 여성과 마주친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멈춰서지만, 손에 닿지 않을 것 같은 격차를 느껴 대시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결국 둘은 서로를 지나치고 마는데, 거리가 가까워지며 어깨가 살짝 닿는다.

그리고 전기가 통한 것처럼 모든 것을 기억해낸다. 괴기 작가 후카미 나츠히코로서의 인생과 렌게와의 인연을. 차갑고 시니컬하던 시절의 렌게는 온데간데없고, 외모만 그대로 성장한 듯한 그녀는 달라붙으며 애정을 마음껏 표현한다. 감정이 약간 진정되자, 지금의 이름으로 다시금 인사한다. 렌게는 이번에도 렌게라는 이름이었다. 둘은 이번 생에 있었던 일을 주고받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환담한다.

계속 누군가의 부재를 느꼈기에, 그래서 쭉 혼자였음을. 다음 생에는 스포츠계 인기남이 될 거라면서 여전히 인간관계 좁은 문과계 인간인 그를 보며 렌게는 고백했다. 만나면 한눈에 알아보고 고백할 거라면서. 그렇게 추궁하는 렌게. 한눈에 반했지만, 자신과는 달리 너무 눈부셔서. 라며 말문이 막히는 (후카미). 그러나 둘 다 우물쭈물하느라 기회를 놓칠 뻔했다는 것. 곧 각자의 일정이 다가오자, 연락처를 교환하고 아쉽지만 헤어지기로 한다. 그러나 (후카미)는 오늘 헤어져도 다음 날에 당연히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한다.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었던, 둘은 새끼손가락을 걸고 기약 없는 재회를 약속했던 때를 회상하면서.

그리고 '후카미 나츠히코' 키워드로 검색해본 그는, '후카미'의 작품들은 절판된 지 오래이며 이름 역시 잊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다음 날, 렌게는 (후카미)의 집을 방문한다. 둘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애정을 확인한다. 거실의 TV에서는 '괴기 작가 후유히코(冬彦) 시리즈' 드라마를 방영 중이었다. 드라마의 원작 '괴기 작가 후유히코'는 스메라기 키미아키가 친구를 위해 바친 소설이다. 주인공인 후유히코는 가는 곳마다 사건을 맞닥뜨리며, 파트너인 흑발의 소녀 白詰草와 위기를 헤쳐나가는 내용이었다. 둘은 드라마를 보며 스메라기가 자신들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만 (후카미)는 렌게 역의 여배우보다 렌게 쪽이 더 예쁘다고 띄운다.

둘은 함께 공원 데이트도 한다. 스완 보트를 타기도 하며 지금을 보낸다. (후카미)는 렌게에게 자꾸 먹을 것을 사주기도 한다. 렌게는 처음에는 맛있게 먹다가도 점점 떨떠름해진다. 렌게는 (후카미)가 살찐 편이 취향이라면 힘껏 찌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지만, (후카미)는 그런 건 아니라며 전생에서는 렌게가 먹보 아니었냐고 되묻는다. 렌게는 그때는 영력을 보충하느라 어쩔 수 없이 많이 먹었던 거라고 빨갛게 항변한다.

그리고 다시, 렌게는 그에게 미스터리 문제를 낸다. 하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그 답을 속삭인다.
당신과 비교해,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금지옥엽 아가씨의 삶. 대답할게. 내 마음이 향할 곳은?
렌게는 (후카미)의 집에 온다. 매일, 눈을 뜨고 일어나면 당연히 만날 수 있다. 그런 나날이 매일 이어진다. 둘은 그 사실을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한다. 그리고 그런 매일을 보낸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던 여자아이는, 공원 벤치에 놓인 만화경을 발견한다.

5. ED

엔딩 테마 - 살아서 살아가는 것
生きとし生けるもの
노래 : 아마미야 에리카(天宮エリカ)
작사・작곡 : 모리아이 치즈코(盛合千鶴子)
편곡 : 포팡(ポパン)

전체 가사 [ 펼치기 · 접기 ]

[ruby(果,ruby=は)]てなく[ruby(続,ruby=つづ)]いていく
끝없이 계속되어 간다
[ruby(生,ruby=い)]きとし[ruby(生,ruby=い)]けるものは
살아서 살아가는 것은
[ruby(抗,ruby=あらが)]うことのできない
거역할 수조차 할 수 없이
[ruby(散,ruby=ち)]りゆく[ruby(輪廻,ruby=りんね)][ruby(抱,ruby=だ)]いて
져가는 윤회를 안았다

[ruby(記憶,ruby=きおく)]の[ruby(隙間,ruby=すきま)]で ただ [ruby(微笑,ruby=ほほえ)]む[ruby(瞳,ruby=ひとみ)]が
기억의 틈새 사이로 그저 미소 짓는 눈동자가
[ruby(儚,ruby=はかな)]く[ruby(零,ruby=こぼ)]れた [ruby(運命,ruby=うんめい)]さえ [ruby(光,ruby=ひかり)]で[ruby(照,ruby=て)]らしていく
덧없이 흘러내리는 그 운명마저도 빛무리를 내어 비추어간다

[ruby(闇,ruby=やみ)]を[ruby(剥,ruby=は)]がした この[ruby(手,ruby=て)]を[ruby(繋,ruby=つな)]ぐ
어스름을 벗겨낸 이 손을 마주 얹고
[ruby(汚,ruby=けが)]れなき[ruby(愛,ruby=あい)] [ruby(咲,ruby=さ)]き[ruby(誇,ruby=ほこ)]るように
티끌 없는 사랑이 만발해 드러나듯이
[ruby(夢,ruby=ゆめ)]から[ruby(覚,ruby=さ)]めた [ruby(昨日,ruby=きのう)]の[ruby(声,ruby=こえ)]を
꿈결에서 깨어난 어제의 목소리를
ずっと[ruby(聴,ruby=き)]かせて ひとり[ruby(歩,ruby=ある)]いていく
줄곧 들려주어 홀로서 걸음을 떼어가

[ruby(空,ruby=そら)]のない[ruby(世界,ruby=せかい)]に
하늘이 없는 세계에서는
[ruby(花,ruby=はな)]の[ruby(香,ruby=かお)]り[ruby(描,ruby=えが)]き
한 송이 향기를 그리고
[ruby(枯,ruby=か)]れない[ruby(涙,ruby=なみだ)][ruby(落,ruby=お)]として
시들지 않는 눈물 떨구어
[ruby(恋,ruby=こい)]の[ruby(影,ruby=かげ)][ruby(逃,ruby=に)]がした
사랑의 그림자 놓쳤다

[ruby(重,ruby=かさ)]ねた[ruby(時間,ruby=じかん)]は [ruby(今,ruby=いま)] いにしえを[ruby(迷,ruby=まよ)]う
켜켜이 겹친 시간은 지금 지난날을 헤매이고
[ruby(唇,ruby=くちびる)]が[ruby(語,ruby=かた)]る [ruby(温,ruby=ぬく)]もりだけ [ruby(守,ruby=まも)]り[ruby(続,ruby=つづ)]けたかった
입술이 전해주었던 따스함만큼은 간직을 이어갔으면 했다

[ruby(壊,ruby=こわ)]れた[ruby(光,ruby=ひかり)] この[ruby(手,ruby=て)]に[ruby(包,ruby=つつ)]む
바스라져 내린 빛 이 손에 감추고는
[ruby(無数,ruby=むすう)]の[ruby(愛,ruby=あい)]が まだ[ruby(痛,ruby=いた)]いけれど
셀 수 없는 사랑이 아직은 아플 테지만
[ruby(響,ruby=ひび)]く[ruby(明日,ruby=あした)]は [ruby(生,ruby=い)]きる[ruby(足音,ruby=あしおと)]
울려가는 내일의 살아가는 발소리
ずっと[ruby(聴,ruby=き)]いてて [ruby(心,ruby=こころ)][ruby(導,ruby=みちび)]いてく
줄곧 기울여줘 마음의 길잡이를 따라

[ruby(闇,ruby=やみ)]を[ruby(剥,ruby=は)]がした この[ruby(手,ruby=て)]を[ruby(繋,ruby=つな)]ぐ
어스름을 벗겨낸 이 손을 마주 얹고
[ruby(汚,ruby=けが)]れなき[ruby(愛,ruby=あい)] [ruby(咲,ruby=さ)]き[ruby(誇,ruby=ほこ)]るように
티끌 없는 사랑이 만발해 드러나듯이
[ruby(夢,ruby=ゆめ)]から[ruby(覚,ruby=さ)]めた [ruby(昨日,ruby=きのう)]の[ruby(声,ruby=こえ)]を
꿈결에서 깨어난 어제의 목소리를
ずっと[ruby(聴,ruby=き)]かせて ひとり[ruby(歩,ruby=ある)]いていく
줄곧 들려주어 홀로서 걸음을 떼어가

[ruby(壊,ruby=こわ)]れた[ruby(光,ruby=ひかり)] この[ruby(手,ruby=て)]に[ruby(包,ruby=つつ)]む
바스라져 내린 빛 이 손에 감추고는
[ruby(無数,ruby=むすう)]の[ruby(愛,ruby=あい)]が まだ[ruby(痛,ruby=いた)]いけれど
셀 수 없는 사랑이 아직은 아플 테지만
[ruby(響,ruby=ひび)]く[ruby(明日,ruby=あした)]は [ruby(生,ruby=い)]きる[ruby(足音,ruby=あしおと)]
울려가는 내일의 살아가는 발소리
ずっと[ruby(聴,ruby=き)]いてて [ruby(心,ruby=こころ)][ruby(導,ruby=みちび)]いてく
줄곧 기울여줘 마음의 길잡이를 따라

[ruby(果,ruby=は)]てなく[ruby(続,ruby=つづ)]いていく
끝없이 계속되어 간다
[ruby(生,ruby=い)]きとし[ruby(生,ruby=い)]けるものは
살아서 살아가는 것은
[ruby(抗,ruby=あらが)]うことのできない
거역할 수조차 할 수 없이
[ruby(散,ruby=ち)]りゆく[ruby(輪廻,ruby=りんね)][ruby(抱,ruby=だ)]いて
져가는 윤회를 안았다

6. 해설

{{{#!wiki style="margin:0 -10px"
{{{#!folding 루트 및 결말 [ 펼치기 · 접기 ]
도입부
  • 카렌 루트 분기
중반부
  • 빙의 모요카 엔딩 플래그
  • 빙의 모요카 엔딩
후반부
  • 이별 및 귀환[4] 엔딩
  • 이별 및 귀환 엔딩
최후반부
  • 이별 및 귀환 엔딩
결말
}}}}}} ||

시리즈의 마지막이어서인지 전작의 요소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1편의 피아노를 치는 음악 교사 시게히코/마이토. 그리고 이류혼인담적인 주제. 2편의 정체가 의심될 때마다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메인 히로인 시즈쿠/렌게. 녹색 머리와 붉은 띠 조합의[5] 히로인 메구미/모요카. 3편의 류노스케가 노력해 피워낸 해바라기(씨)와 그것을 좋아하는 키미아키의 햄스터 엘리자베. 메인 히로인과 헤어지는 현실 루트의 애교점을 가진 히로인 리리/카렌. 4편의 일반적인 범위를 넘은 남매애를 가진 유우마&유우리/마이토&모요카.[6] 그리고 점술을 좋아하는 히로인 쿄코/모요카. 화재로 살던 집이 불타버린 인물. 여학원이라는 사건적 배경.

첫 번째 선택지의 히로인 루트와 메인 히로인 루트는 게임 진행도의 50% 이상을 공유한다. 두 스크립트 간의 차이점은 10%도 채 되지 않지만, (물론 이것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루트를 다시 선택할 기회는 오지 않는다.

특정 루트를 진행할 경우, 한동안 일반적인 15세 이용가 비주얼 노벨에 가까울 정도로 그에 걸맞은 잔잔한 수위와 기존의 미소녀 만화경 시리즈답지 않은 긴 스토리텔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2편부터 심화되어 4편에서 절정을 찍은 뒤틀린 유열 요소는 상당히 적은 편이다.

그 외 사항으로는:

7. 평가

미소녀 게임 연말 시상식 수상 실적
[ 펼치기 · 접기 ]
파일:logo_getchu.png미소녀게임 대상
그래픽 TOP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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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없음 Fate/stay night Fate/hollow ataraxia 마브러브 얼터너티브 내일의 그대와 만나기 위해
2위 SHUFFLE! School Days ef - the first tale. 성스러운 카나
3위 CLANNAD 새벽녘보다 유리색인 만약 내일이 맑다면 리틀 버스터즈!
<rowcolor=#FFFFFF>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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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Fortune Arterial 초앙섬인 하루카 eden* 잃어버린 미래를 찾아서 왈큐레 로만체 -소녀기사 이야기-
2위 ef - the latter tale. 껍질소녀 마시로이로심포니 Hello, good-bye
WHITE ALBUM2 -closing chapter-
3위 새벽의 호위 투신도시Ⅲ 장갑악귀 무라마사 멋진 나날들 ~불연속 존재~ 카미카제☆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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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여름하늘의 페르세우스 프리즘◇리컬렉션! 사키가케⇒제네레이션! 사노바위치 천의 인도, 도화염의 황희
2위 형형색색의 빛 LOVELY×CATION2 PRIMAL×HEARTS 소레요리노 전주시 Re:LieF ~친애하는 당신에게~
3위 첫사랑 1/1 대도서관의 양치기 달에 다가가는 소녀의 작법 2 올려다 봐, 밤 하늘의 별을 천련*만화
<rowcolor=#FFFFFF>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1위 토리노라인 RIDDLE JOKER 카페 스텔라와 사신의 나비 아마카노2 쿠나도 국기
2위 하루루미나모니! Summer Pockets 변덕쟁이 템프테이션 도나도나 같이 나쁜 짓을 하자 해피 라이브 쇼 업!
3위 집에 돌아갈 때까지가 마시마로입니다 미래 라디오와 인공 비둘기 코코로네=펜듈럼! 미소녀 만화경 -이치와 미궁의 소녀- 유키이로사인
<rowcolor=#FFFFFF>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2026년
1위 언레스 테르미나리아 천사☆소동 RE-BOOT!
2위 쥬얼리 하츠 아카데미아 -We will wing wonder world- 아마카노2+
3위 하미다시 크리에이티브 凸 사쿠라의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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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겟츄 투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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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날개는 없다 새벽녘보다 유리색인 Moonlight Cradle BALDR SKY Dive1 "Lost Memory" 히메가리 던전 마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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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 만화경 -이치와 미궁의 소녀-〉의 평가
VNDB 평점 ErogameScape
중앙치 / 평균치
베스트 에로게
인기 순위
'''{{{#!wiki style="margin: 0px -11px;"''' 모에 게임 어워드
7.95 (good) 82 / 82 11위 12위 불참
* VNDB, ErogameScape 점수는 표본이 100개 이상일 때 기재.
* 베스트 에로게 순위는 カレー好き集計人(2003~2010), /xv9ou/msw(2011~2012), xKvzozvsSk(2013~)의 집계 기준.

8. 출처 및 외부 링크


[1] 3월 27일에서 연기되었다.#[2] 미소녀 만화경 시리즈 최초이자 유일하게 순수 번역기가 아닌 유저 한국어판이 공개된 작품이다. 다만 손번역이기는 하지만 1차적으로 번역기를 돌린 뒤 이를 검수해서 제작된 패치이기에 번역 퀄리티는 좀 떨어지는 편. 비슷한 케이스로는 좀비가 넘치는 세상에서 나만 공격받지 않는다(같은 제작자), 아마츠츠미, 아오이토리, Key의 게임, Pray Game 등이 있다.[3] 외전 포함 시 여섯 번째.[4] 이류혼인담의 주 결말.[5] 모요카의 무녀 장신구/메구미의 SM(…) 밧줄.[6] 마이토의 일방적인 애정 공세이지만, 스토킹까지 하며 따라다닐 이유가 있었다.[7] 찰리 채플린과 함께 나츠히코의 여성 취향을 빗대는데 언급된다.[8] "특히 우마시봉(うまし棒), 쟈가린코(じゃがりんこ), 피자포테치(ピザポテチ), 피스코(ピスコ), 훈와리시쇼 키나코모찌(ふんわり師匠 きなこもち) 정도가 베스트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