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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9-20 13:44:05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1. 개요2. 논리적 설명3. 과학적 설명
3.1. 정의(定義)의 문제3.2. 일반적 견해3.3. 관련 논문
4. 언어학적 설명5. 매체6. 기타

1. 개요

Which came first, the chicken or the egg
무엇이 먼저인가, 닭이냐 달걀이냐

2000년 이상 인류를 괴롭혀 온 난제로 기원전 4세기경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문제는 무한한 연속'이라고 말했다. 또 1세기 무렵 그리스 철학자 플루타르코스가 철학적 물음으로 자신의 저서에 기록하면서 '세계에 시작이 있었는가의 중대한 문제'라고 표현했다.

기독교 세계에서는 '모든 생물은 신이 만들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닭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윈이 진화론을 제창한 이후 과학계를 중심으로 '닭에는 닭이 아닌 조상이 존재했다'는 이유로 '달걀이 먼저'라고 논하는 경우가 많다.#

2. 논리적 설명

3. 과학적 설명

3.1. 정의(定義)의 문제

과학적으로 연구하면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이 문제도 일단 무엇을 '최초의 닭', '최초의 달걀'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닭의 전단계(닭의 조상)에서 닭으로의 전환은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이다. 따라서 '최초의 닭'의 정의는 다소 임의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닭이라는 종이 형성된 순간은 실시간으로 실험, 관찰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화석 등의 간접적 단서를 통해 추론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으로 보면 ''과 '몇 세대 전에 닭 비스무리하게 있던 것'[5]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모든 생물들이 죽으면서 화석을 남겼다면 과연 우리는 과거의 생물들을 종별로 구분할 수 있을까? 게다가 자신과 부모의 생김새는 무척 유사하지만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생김새는 무척 다르다. 즉 직계 혈통 상의 '닭'과 '몇 세대 전에 닭 비스무리하게 있던 것'간의 세대 간 차이보다 '닭'과 같은 세대의 또 다른 '닭'간의 개체 차이가 더 크다는 것이다. 이렇듯 닭의 조상과 닭의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또한 '최초의 달걀'을 '최초의 닭이 태어난 알'로 정의할 것인지, 아니면 '닭이라는 종의 출현 이후 해당 종에 속하는 개체가 낳은 최초의 알'로 정의할 것인지도 문제다. 한편 만약 전자로 정의하려면 '최초의 닭은 알에서 태어났다'는 것부터 규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실 달걀은 닭의 일생의 한 시기일 뿐이다. 어린이가 사람의 일생 중 한 시기인 것처럼. 따라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은 엄격히 따지면 '사람이 먼저냐, 어린이가 먼저냐'라는 질문처럼 성립할 수 없는 어색한 질문이라고 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 질문이 어색한 질문이 되지 않으려면 달걀과 닭의 경계를 명확히 지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달걀에서 부화한 이후의 시기만을 닭으로 부른다.'와 같은 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정리하면 이 문제는 우선 '최초의 닭이 알에서 태어났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과학적인 답부터 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렇지 않다(No)'[6]라면 당연히 '닭이 먼저'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렇다(Yes)'라면, '그 알(최초의 닭이 태어난 알)을 달걀로 부를 수 있느냐?'라는 질문, 즉 달걀의 정의에 대한 문제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만약 달걀을 '닭이 낳은 알'이라고 정의한다면 최초의 닭이 태어난 알은 달걀로 부를 수 없고, '닭이 먼저'라는 결론이 도출되는 반면, 달걀을 '장차 부화하여 닭이 되는 알'로 정의한다면 최초의 닭이 태어난 알은 달걀의 정의에 부합하므로, 결국 '달걀이 먼저'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3.2. 일반적 견해

이처럼 정의와 관련된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화생물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달걀이 먼저"라는 입장을 취한다. 과학 뉴스 사이트인 Livescience는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달걀이 먼저 생겨났다고 단언한다.(Most biologists state unequivocally that the egg came first.)"고 하였다.#

즉 닭은 조류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비교적 최근의 종으로서 그 조상은 이미 알을 낳는 새였고, 최초의 닭은 조상이 낳은 알에서 유전자 변이를 통해 부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최초의 닭'의 생(生)은 알에서 시작, 다시 말해 '닭의 조상'에서 '닭'으로의 유전적 변화는 최초의 닭이 탄생했던 바로 그 알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에 따르면 생식세포에서의 유전자 변화가 종 분화의 기초다. 따라서 돌연변이 DNA를 포함한 알이 먼저였고, 이는 최초의 닭으로 부화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래 2010년도 논문에서 보다시피 '닭이 먼저'라는 견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3.3. 관련 논문

4. 언어학적 설명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달걀을 '닭이 낳은 알'로 정의하느냐, '닭이 되는 알'로 정의하느냐"다. 달걀이 '닭이 낳은 알'이라면 닭이 먼저지만, '닭이 되는 알'이라면 달걀이 먼저다. 두 가지를 다 만족해야 달걀이라는 얘기도 있다.

단어 형성의 방향을 기준으로 삼으면 순서를 정할 수 있는 언어들이 있다. 한국어 역시 그런 예로, 어휘적으로 보자면 '닭'이라는 개념은 '닭의 알'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성립하지만 '달걀'은 '닭의 알'이 줄어든 것으로, '닭'이란 형식이 있기 전에는 형성될 수 없다.[7] 즉, 적어도 '닭'과 '달걀'이라는 한국어 어휘를 형성한 이들은 '달걀이란 닭이 낳은 알', 즉 닭을 먼저 상정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닭'과 '달걀'의 이름을 붙였을 때 "닭이란 알이 커서 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면 단어 형식 역시 '달걀'이 'A'의 형식이고 '닭'이 'A+B'의 형식이었을 것이다.[8] 부차적으로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도 어휘 '닭', '달걀'과 비슷하게 달걀은 '닭이 낳은 알'로 정의되어 있고, 닭의 정의에는 '달걀'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닭이 먼저 정의되는 셈이다. 한편 영어의 Egg나 일본어의 타마고(卵)는 단어 형태적으로 '닭의 알'이 전제되지 않기 때문에 닭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들 단어를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Egg나 타마고는 '알'에 대응하는 단어이지 '달걀'에 대응하는 단어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9] 한국어에서도 문제를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 부르면 이 논의가 똑같이 적용된다. 그리고 이는 결국 둘 중 어느 것을 이르는 단어가 먼저 생겼냐에 대한 것이지, 대상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닭과 달걀이 처음 생겨났을 때 한국어 자체가 없었기 때문.

5. 매체

"암탉한테는 달걀이 먼저였고, 달걀한테는 암탉이 먼저였어."

6. 기타


[1] 그렇기 때문에 원형의 형상은 "선후관계를 가리지 않음"을 전제하곤 한다. 사발통문 역시 '맨 앞'의 주동자를 파악하지 못하게 둥글게 이름을 적은 것이고, 원탁 역시 상위자를 알기 어려운 비교적 평등한 자리라는 이미지가 있다.[2] 그래서 '사람의 뒷 부분' 같은 개념조차도 물리적이라기보단 사회적으로 정의된다. 인체는 완전히 선형적이지 않으므로 어디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앞뒤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체 구조상 분명 엉덩이가 더 뒤에 있지만 "누가 뒤를 쳤다"라고 했을 때 엉덩이를 쳤다고 떠올리는 사람은 드물며 영어의 back은 주로 을 의미한다. "뒤가 구리다"처럼 엉덩이를 뒤로 묘사하는 표현도 없지는 않으나 '뒤=(물리적으로 제일 뒤인) 엉덩이'로 100% 대응되지는 않는다.[3] 역번호라는 별도의 개념을 끌어오면 시청역이 201로 제일 앞이다. 시종착을 기준으로 하면 2호선 열차는 대부분 성수역이나 신도림역에서 출발한다.[4] 위 예시에서는 닭 A가 시작점이 된다.[5] 닭을 비롯한 모든 조류는 생존한 수각류 공룡이다.[6] 가령 최초의 닭은 난생(卵生)이 아니라 태생(胎生)이었을 경우[7] 이는 덧셈 식으로 형식이 추가되는 파생의 방향이 일반적이고, 새로운 의미가 생겼을 때 형식이 삭감되는 일은 드물다는 전제에 기반한다. 대다수 형식 삭감형(준말 등)은 의미가 동일한 상태에서 일어난다.[8] 한국어에서 그렇게 형성된 어휘는 콩나물이 있다. 자라난 생명체는 '콩나물'이고 '콩'은 콩나물이 번식하기 위한 씨앗이지만 한국어에서는 씨앗 쪽을 '콩'이라고 하고 그것이 자란 것을 '콩나물'이라고 한다. 다만 모든 콩이 콩나물인 것(정확히는 한국에서 '콩나물'의 형태로 소비하는 식물)은 아니기 때문에 역으로 콩나물이 되는 콩 쪽을 '콩나물 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9] Egg와 卵는 기본적으로 알을 지칭하는 단어이고, 어떤 동물의 알인지 따로 명시하지 않으면 닭의 알이라고 전제한다. 애초에 닭의 알을 부르는 단어가 따로 존재하는 한국어가 특이한 편이다.[10] 사실 이 이야기는 천일야화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11]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12] 설정상 래번클로 기숙사로 들어가려면 이러한 수수께끼에 답을 해야만 한다. 덕분에 어려운 수수께끼가 나오기라도 하면 래번클로 학생들이 단체로 기숙사 문 밖에서 꼼짝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고 한다.[13]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불사조는 죽을 때가 되면 불타오른 후 남은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