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서브컬처 모에계 작품에서 금발벽안 혹은 이국적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나오는 클리셰. 2010년대에 들어서 서브컬처 모에 학원물에 자주 등장한다. 일명 '금발벽안 그려놓고 혼혈이라고 우기기'.작화상으로는 전형적인 금발 혹은 은발에 파란색/녹색 눈을 갖추고 있는 서양 백인계이지만, 사실은 쿼터 or 하프 혼혈이며 유럽계 부모(특히 어머니쪽)와 따로 떨어져 지낸다는 속성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많다.
2. 원인
2.1. 백인
2.1.1. 백인에 대한 선망
물론 백인에 대한 선망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백인에 대한 환상과 선망은 외국인을 인터뷰하여 자국을 자화자찬하기 위한 프로그램만 봐도 알 수 있다. 인터뷰를 받는 외국인은 대부분 백인으로 등장시켜 그들이 자신들을 인정해주는 것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는 동시에 선망하는 백인이 칭찬해주어 뿌듯함을 가지는 효과를 보기 위해 백인을 인터뷰하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점은 역사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메이지 유신 시기에도 일본에서는 서구에 대해 낮은 자세를 유지해왔다. 태평양 전쟁 시기에는 군국주의화 흐름에 따라 이러한 면모가 다소 약해졌지만 결국 전쟁에서 미국에 패하면서 자신들을 굴복시킨 백인[1]에 대한 선망이 다시 재발했다.
외국인 중 유색인종보다 백인종에 대해 우호적인 사회분위기도 있다. 현실 일본에서 체류외국인 비율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대만), 한국, 필리핀 순인데, 일본 미디어에서는 의도적일 정도로 동북아, 동남아 및 흑인 등의 유색인종을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영어 원어민 강사라던가, 광고 및 잡지에서 외국인 모델 등을 고용할 때 백인계열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거나, 같은 국적을 외국인을 대할 때도, 백인종인가 유색인종인지에 따라 사람들이 차등대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백인 혼혈이 유색인종 혼혈보다 인식적으로 우대받는 것은 다른 동북아시아 국가에서도 종종 나오는 얘기다. 유명한 얘기 중에 백인 혼혈은 예능에 나오지만 동남아 혼혈은 다큐멘터리에 나온다는 말이 국내에도 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근대화 시기에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크건 작건간에 일본과 유사한 근대화 패턴을 밟았기 때문에 일본과 비슷한 선망이 은연중에 자리 잡은 면도 있다. 밑에서 한국 대중매체의 백인 혼혈 캐릭터들도 종종 나오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백인과 접촉한 역사가 길다 보니 무려 당나라 시기 시인들의 시에도 하얀 피부를 가진 호녀(胡女)에 대한 찬양이 나올 정도다. 이러한 백인에 대한 선망은 기존에 동아시아에서 흰 피부를 선망했던 것과도 결부되곤 한다.
2.1.2. 작품상의 편의
서양의 도도한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서 그러한 혈통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백인 혼혈 캐릭터들은 고고한 아가씨 캐릭터에 이런 설정이 자주 붙는다. 일상과 동떨어진 캐릭터임을 표현할 때 쓰이기도 한다. 프랑스나 러시아계도 많은데 전부 뭔가 각각의 국가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이미지가 묘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부러 반전을 노려서 각 국가의 일반적인 스테레오 타입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나 특성을 넣기도 한다. 평범한 가정환경인 캐릭터들도 적지 않다.혹은 외국어를 잘 한다는 설정을 위해 혼혈 설정을 넣을 때도 있다. 이 경우 영어가 국제 공용어인 만큼 영국 혼혈, 미국 혼혈 식으로 설정될 때가 많다.
2.2. 혼혈
위에서처럼 백인에 대한 선망이 원인이라면 그냥 백인을 등장시키면 될 텐데 일본 매체에서는 혼혈로 나올 때가 많다.이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그냥 외국인이라고 해버리면 왜 일본에 그렇게 오래 있는지, 일본어는 어떻게 그렇게 잘 할 수 있었는지 좀 더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금발벽안이면서도 일본인이다"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도 있다. '외모는 선망하는 백인이지만 일본 문화에 익숙한 일본인'으로 설정하여 백인에 대한 선망을 표출하는 것이다.[2]
2.3. 금발벽안
금발벽안이 서양인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실제와는 다른 환상으로 아래 현실성 문단에서도 보듯 실제 '서양'이라고 일컬어지는 지역에서도 금발벽안의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아무튼 (적어도 일본의) 대중적 인식은 그렇다는 것이다.또한 만화적 표현의 문제도 있다. 현실이라면 흑발이어도 다른 인종이란 것을 구별할 수 있지만 만화, 특히 코를 강조하지 않는 그림체의 만화에서는 머리색과 눈동자색 말고는 인종을 표현할 수단이 딱히 없다.[3] 그런데 일본 만화에서는 캐릭터성의 일환으로 여러 머리색깔을 사용하는 것이 관습화되어있다. 그 결과 금발에 벽안이라는 눈에 확 들어오고 상징적인 이미지가 아니고서는 '서양인'이라는 특질을 묘사하기가 어렵다. 모에계가 아님 그림체로는 안와상융기나 코의 크기 등으로 외국인 묘사를 할 수는 있는데 모에체는 그렇지도 않으니..
부차적인 이유로 흑백 위주인 일본 만화에서는 반짝이는 밝은 금발/은발을 묘사하는 것이 (주로 톤으로 표현하는) 여타 색깔 머리보다도 쉬우며 먹칠해야 하는 흑발보다는 훨씬 더 그리기가 쉽다. 때문에 금발/은발은 딱히 서양인이라는 설정이 아니어도 매우 일상적으로 나온다.[4] 일본 순정만화에서 금발 vs 흑발의 삼각관계는 아예 클리셰화가 돼있을 정도. 벽안은 그런 작화상의 편리함은 없기 때문에 서양인의 상징으로 쓰이는 경우가 좀더 많은 편이다. 그냥 금발이 아니라 벽안 설정까지 같이 붙어있는 데에는 이런 요인도 있다.
2.4. 천편일률적으로 묘사되는 이유
만화적 표현에는 만화가의 역량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인물을 그린다 한들 어느 정도 규격화된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는다. 모든 캐릭터에게 자신만의 개성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크리에이터는 많지 않다. 가상인물을 디자인해야하는 여러 창작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개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클리셰를 동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에서 혼혈 금발벽안 캐릭터는 나름 클리셰가 정립되어 있는 검증된 수단이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손쉽게 써먹을 수 있는 '개성 유발 수단'인 것이다. 그래서 딱히 서양과 관계 없는 캐릭터라도 아무 이유 없이 금발로 등장할 때도 많다.이렇듯 백인인 것, 혼혈인 것은 서브컬처의 백인에 대한 선망, 전개를 위한 편의주의가 크기 때문에 실제 백인 혼혈과는 동떨어진 묘사가 된다는 것이 비판점이다. 하지만 오타쿠 바닥에서는 비단 혼혈 특성뿐 아니라 성별, 출신, 체형, 성격 등 많은 특성들이 전형적으로 양산되는 경향이 있어 비단 백인 혼혈에만 적용할 수 있는 비판은 아니다.
3. 현실성
실제로는 유라시안 중 부모 중 한쪽이 아시아인이면서 금발벽안이기는 어렵다.또한 금발과 벽안은 흑발과 갈안에 비해 열성이기 때문에 부모 중 한쪽이 흑발갈안의 아시아인이라면 자녀도 흑발갈안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더 높다. 이론적인 가능성은 흑발갈안의 사람 조상쪽에서 금발벽안 유전자를 받아야 되는데, 현실적인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낮다.[5]
더 나아가 간혹 부모에게 양쪽 부모의 눈 색을 하나씩 이어받은 오드아이 설정은 창작물에선 굉장히 흔하지만 실제론 혼혈과는 상관없는 무척 낮은 확률의 유전자 이상일 뿐이다.
4. 해당하는 캐릭터
☆표시는 유럽 혼혈 여성 캐릭터.5. 관련 문서
[1] 단, 미국은 (과거에는 좀 더 백인의 비율이 더 높긴 했겠지만) 유럽과 아메리카 국가 중에서는 백인 인구가 70%에 불과한 다민족국가이다. 하지만 완전히 타자인 일본인 입장에서는 백인 국가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나마 미국에서 백인 다음의 민족 비율을 차지하는 히스패닉(18.7%)도 동아시아인들 입장에서는 똑같이 서양인으로 보일 뿐이다.[2]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한국 매체에서도 이런 매체들의 영향을 받았다면 대체로 비슷하게 나온다.[3] 때문에 만화적 그림체는 어느 정도 무국적성을 띄는 편이다. 때문에 본문에서처럼 인종을 표현하려고 할 때에는 금발 같은 정형화된 방법을 써야 하지만, 인종을 전혀 드러내지 않으려고 할 때에는 특별한 기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령 지브리 애니메이션에서 동일한 그림체로 서양 이야기/일본 이야기를 그리지만 위화감이 별로 없다.[4] 때문에 컬러가 대부분인 한국 웹툰에서는 일본 만화의 영향이 큰 것에 비해서는 금발이 그렇게까지 자주 나오진 않는다. 컬러 작업으로는 금발이 더 편리하지 않고 오히려 더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5] 가장 간단한 경우는 '금발벽안'+'조부모쪽에서 금발벽안 유전자를 받은 혼혈' 사이 자식의 경우일 경우 절반의 확률로 금발벽안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다. 물론 혼혈부모쪽은 흑발갈안이다.[6] 에리는 설정상 러시아어를 잘 할 수 있다. 다만 성우들의 증언에 따르면 신체 사이즈는 쿠보 유리카와 거의 일치한다고.[7] 이 때문에 어머니가 일본계와 이탈리아계의 혼혈이라고 추정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해당 추측이 맞다면 마리는 쿼터가 되기 때문에 하프 설정과 충돌이 일어난다.[8] 아버지가 미군이다.[9] 국적이 미국이다.[10] 정확히는 설정상 주로 러시아어를 하고 일본어를 잘 못해서 배우는 중.[11] 죠나단과 죠셉, 죠니를 제외한 주인공들은 전원 혼혈이다. 죠타로는 아버지는 일본인에 어머니는 영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의 혼혈이고, 죠스케는 영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의 혼혈, 죠르노는 영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의 혼혈, 죠린은 혼혈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의 혼혈이다. 8부 죠스케는 애매하지만 이 인물을 생각하면 외국계 피가 흐르기는 한다.[12] 하지만 이 캐릭터의 머리색과 눈 색은 이 설정과 전혀 상관이 없는 만화적 표현에 불과하다. 주인공인 시로가네 미유키도 금발벽안이지만 이쪽은 순수 일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