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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2 17:40:52

편의주의



1. 개요2. 사용례
2.1. 현실에서2.2. 창작물에서

1. 개요

便

어떤 일을 근본적으로 처리하지 아니하고 임시로 대충 처리하는 방법. 혹은 언제나 자신의 편리와 이익을 판단과 행위의 기준으로 삼는 사고방식.

2. 사용례

2.1. 현실에서

편의주의는 일단 행위자의 편의에 맞춰 일을 처리하는 사고관/경향성을 가리키므로 이게 남발되면 매우 위험해진다. 일을 자기 입맛대로 처리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게 이 편의주의이기 때문에, 공적인 자리[1]에서 강한 권력을 쥐닌 사람이나 각종 조직에서 의사결정권을 쥔 사람이 규범을 따르는 대신 편의주의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빠르든 늦든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강자의 편의주의는 위험하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이유.

편의주의는 쉽게 자기합리화를 부르는 경향성이 있다. 편의대로 일을 처리했는데 그게 제 3자의 눈으로 봐도 자기 눈으로 봐도 영 좋지 못할 경우의 변명거리가 필요하기 때문. 또한 필연적으로 나태, 게으름 등과도 연관된다.

기본적으로 이기심과 매우 연관성이 깊기에 편의주의를 남발하는 사람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부정적인 사람으로 바라봐지기 쉽고, 자기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타인의 피해는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일을 치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편의주의는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해결하기 곤란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게 불편하거나 귀찮아서, 미루기나 거짓말을 사용하고 합리화로 넘어간다던가 하는 상황은 아이, 어른 할 거 없이 의외로 자주 겪는 현상이다.

2.2. 창작물에서

작품을 만들 때도 주인공 보정을 비롯한 각종 보정과 클리셰, 만화적 허용, 게임적 허용들이 바로 편의주의다. 구체적으로 적용시키기에는 곤란하기에 간략화시키거나 조금 과장을 하거나, 주역에게 위기를 타파할 상황이나 능력을 부여하는등, 작품에 진행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요소들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 보정의 경우, 곤란한 상황을 특정 인물(특히 주인공)에게 '보정' 을 먹이는 식으로 처리하고 넘어가는 전개는 작가 입장에선 매우 편의적인 전개지만 개연성이 갖춰지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주변 스토리가 망가지기 때문에 작품의 질도 궁극적으로는 하락한다.

물론 적당히 선을 넘지 않는 정도에서 쓰면 참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필력이 부족한 많은 양판소, 양산형 전생물, 이세계물, 하렘물 작가들은 이를 깊이 고려하지 않고 주인공에게만 비중이능력 등을 몰빵해서 먼치킨으로 만들거나, 적이나 주변인물들을 무능하한심하게 만드는 식의 전개를 하는 경우가 많기에 필연적으로 질 낮은 작품들이 (특히 서브컬쳐계에서) 우후죽순 양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라이트 노벨 항목에도 나와있지만, 작가들이 전개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혹은 깊이 생각치 않고 '간편히 읽고 이해하는 소설'이 아닌 '간편히 휘갈겨 쓰는 소설'을 쓰기 위해 대충대충 만들다 보니 무성의한 내용과 주인공 지상주의로 점철된 소설들이 양산되는 현상이 생겼다. 막장 드라마 역시 대동소이하다.

이렇게 비평없이 단순하고 생각할 필요 없는 작품들을 작가들이 만들고, 독자/시청자들이 선호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작품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된 것은 근래 들어 복잡하게 생각해야하는 작품보단 쉽게 감정이입을 하고, 머리쓰지 말고 쉽게 읽거나 보고 싶어졌기 때문에 주인공 기준에서 편의주의적으로 전개되는 먼치킨 주인공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고 그쪽으로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프로 의식이 없는 작가 또한 머리 굴려서 어렵게 쓰는것보다 대충 줄거리를 쓰고 싶고, 그렇게 해도 팔리니까 이런 편의주의적 요소를 마구 우겨넣는 것.

게다가 빨리빨리 써야 하는 풍조가 이런 걸 더욱 부추기기도 한다. 고민해서 쓰려면 조사도 해야하고,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려면 몇 시간의 시간이 걸리는데, 컵라면 정도 끓일 시간만 주고 요리를 원하니 질적 저하를 피할 수가 없다. 지금 웹소설 환경에서 책 한권 나올 때까지 걸리는 속도는, 충분히 고민해서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주 4~5일 연재 같은 걸 하면서 내용의 질까지 챙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실제로 데뷔하기 전에 몇 년 이상 시간을 들여서 쓴 부분과 출판되고 난 후 마감에 쫓겨서 쓴 글의 차이는 큰 경우가 많다.

웹툰계에서는 한 동안 연재한 후, 몇 달간 잠시 스토리를 정리하고 다시 연재하는 시즌제가 점점 늘어가는 모양인데, 글은 그림보다 쓰기 쉽다는 인식 때문인지 주 4~5일 연재도 모자라, 연참을 요구하는 독자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양을 유지하면서 질을 늘리는 건 어지간해선 불가능하다. 많은 소설들이 처음 발간될 때는 미친 듯이 속도를 내다가 권수가 더해질수로록 점점 질이 떨어지면서 발간속도마저 떨어지는 건 절대 우연이 아니다. 데뷔 전에 수년간 준비했던 내용이 떨어지고, 작가가 이런 강행군에 정신적이든 체력적이든 나가 떨어지면, 바로 연중이 되는 것이니.

편의주의는 질을 포기하고, 양과 속도에 올인한 작가들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런 작가들이 많다는 건, 어쨌든 빨리 다음 권이나 내놓으라는 독자들의 원성이나 대충 대충 쓰게 한 후 출판해서 돈이나 벌자는 출판사들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양판소가 유행하던 시기, 독특한 설정을 가진 소설은 출판사에서 다른 양판소와 비슷하게 고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래야 다른 작가들과 똑같이 관리하기 편하다고.

재밌고 조금이라도 정성이 더 들어가는 작품을 만들려면, 최소 년 단위의 시간이 걸린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어야 편의주의 전개를 남발하는 양판소를 조금이라도 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편의주의가 무조건 작품의 질을 낮추는 것은 아니다. 이세계물들을 보면 다들 국가, 인종이 여러개인데, 죄다 같은 언어, 문자, 화폐, 도량법을 쓴다거나, 이세계라면서 엄연히 지구에서 16세기나 돼야 만들어진 그레고리력과 시간을 쓰는데, 이런걸 일일이 현실과 다르게 설정했다가는 작가가 그런 것을 설명하고 일일이 대입하는 것도 힘들고 독자들도 이해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작가와 독자 모두를 위해 편의주의적으로 넘어가는 것이 매우 흔하다.

[1] 재판이나 행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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