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太極)[3]은 동양 고대 사상 중 음양 사상과 결합해 만물을 생성하는 우주(혹은 우주만물)의 근원[4]으로서 중요시하던 개념이다. 지상의 원리, 보편의 이치, 만물의 법칙이 존재하기에 온 우주의 삼라만상이 질서정연하게 조화롭게 돌아간다는 의미도 지녔다. 한국에선 그런 인식이 적지만 현대 중국에선 팔괘와 함께 도교적 이미지가 강한 개념으로 생각한다.[5] 서양에선 위의 흑백 태극 문양(Yin and Yang)을 동양권의 상징처럼 인식한다.
오래 전부터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 퍼져있었으며 한민족도 옛날부터 사용했던 문양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에서 사용하고 있고 몽골과 티베트의 국기에도 들어가 있다. 각 나라마다 태극이 상징하는 뜻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으로 깔린 사상이나 개념은 대체로 비슷한 편이다.
흑백 태극에서 하얀색은 양(陽)을, 검은색은 음(陰)을 나타내며, 음양(陰陽)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닌 순환하며 서로를 내포하고 있는 관계로 보기 때문에 하얀색 쪽에 검은 점이, 검은색 쪽에 하얀 점이 있는 것이다.
오행과 연관지으면서 상생, 상극 등과 엮이면서 음양이 서로 반대의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오행과 엮이기 전에는 음양은 오직 조화의 의미로만 사용되었으며, 이는 빛과 어둠이 서로 상쇄하는 관계가 아니라 어둠이 있어야 빛이 더 잘 눈에 띄고,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가 강해지는 점에서 알 수 있다.
'태극'이란 이름 자체는 중국에서 유래했으며, 음양의 도가(道家)적인 의미나 성리학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도 중국 학자들이었다. 그러나 태극과 유사한 문양 자체는 고대부터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가령, 아래 감은사에서 발굴된 초석에 신라인들이 그려넣은 태극 문양은 중국 북송의 태극도보다 약 300년 이르다.
한국식 태극은 독자적으로 발전해 오다가 이후에 '태극'이란 이름이 별도로 덧붙여졌을 것이란 추측이 다수다. 즉, 겉으론 비슷해 보이더라도 뿌리는 다르다는 것이다.[9] 한국 문명에서 고대부터 쓰이던 곡옥(曲玉)을 태극과 연관지어 해석하기도 하는데 곡옥이 아니라 태아나 맹수의 이빨을 형상화했다는 설도 존재한다. 곡옥부터가 태아나 맹수 이빨을 형상화했다는 설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그게 그거지만.
태극기는 《주역》의 계사상전(繫辭上傳)에 나온 태극→양의(兩儀)→사상(四象)→팔괘(八卦)란 우주 생성론을 나타내는 태극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조선의 태극 팔괘도는 복희선천팔괘(伏羲先天八卦)가 아닌 문왕후천팔괘(文王後天八卦)다.
한국식 태극 문양에선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10]이 들어간 삼태극을 많이 썼는데 전통적인 부채나 한옥의 대문 등 민간에서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흔히 이태극이 '음양의 어우러짐'을 상징한다면 삼태극은 '천지인(天地人)[11]의 어우러짐'을 상징한다고 여긴다.[12]
공교롭게도 삼국시대의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자주 사용한 상징색이 각각 빨강, 노랑, 파랑이다.[13] 가히 삼국을 이어받은 대한이라는 뜻과 어울린다고 볼 수 있는 문양이다.
서울 지하철 개통 후 3, 4호선이 개통되었을 때 환승역 표시로 이 삼태극 무늬를 사용하였다. 지금도 일부 노선도나 지도에서는 삼태극을 사용한다.
근래 민간에서는 종종 전통적인 삼태극 문양 대신 위와 같은 삼색기 형태로 삼태극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깃발 게양을 의한 편의성 차원으로 보인다.
1988 서울 올림픽 공식 로고로도 사용한 바 있는 삼태극은 꽤 오랫동안 도시철도환승역을 상징하는 문양이었는데 삼태극이 환승역 상징 문양으로 선정된 것은 청색-홍색-황색이 태극무늬 안에서 하나가 돼 만나는 삼태극의 이미지가 서로 다른 색상의 노선이 한 곳에서 만나는 환승역의 이미지와 부합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서울과 부산 등 대한민국 도시철도환승역 문양도 대부분 삼태극 모양이었고 대구 도시철도는 화살표 2개를 태극 모양으로 겹친 모양을 썼다. 3호선 개통 이후 개정된 노선도에서는 서울과 부산에서 사용하던 삼태극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지하철 노선이 수없이 많아지면서 심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삼태극이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도 겸하는 탓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삼태극이 붙은 역을 환승역이 아닌 전통 명승고적 소재지 역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결국 지하철 노선도에서 삼태극 표기는 사라졌다. 그러나 부산 도시철도와 대구 도시철도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도 사용하고 있으며, 서울교통공사 실시간 열차운행정보, 서울교통공사 수도권 전철 노선도 중 실제 지형을 바탕으로 한 노선도에서도 여전히 사용된다.
[1] 太極의 한국식 음독[2]대한민국의 태극기와 태극무늬를 지칭할 때 사용. 로마자 표기법의 변경으로 'Taegeuk'으로 쓰기도 한다.[3] 태극의 태는 '시작, 원본, 최고'를, 극은 '끝'을 의미한다.[4] 우주만물을 구성하는 가장 근원이 되는 본체(혹은 본질)를 뜻하기도 했다.[5] 때문에 중국인들이 한국의 태극기를 보면 도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6]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에 그려진 한국식 태극 무늬다.[7] 3~7세기 마한, 백제[8] 682년 통일신라[9] 위의 주돈이 태극도설 초기 형태를 보면 알겠지만 오히려 중국에서 주변 나라들의 소용돌이 무늬 영향을 받아 이후 태극도의 형태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10] 일반적으로는 파랑이 천, 빨강이 지, 노랑이 인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태극에서는 빨강이 양, 파랑이 음을 상징한다고 한다.[11] 하늘(신)과 땅과 사람. 솟대가 담고있는 종교적인 의미와도 닮았다.[12] 더 나아가 '천지'가 있어도 그걸 알아볼 '사람(혹은 생명)'이 없으면 다 소용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태극기에 있는 태극이 이태극이어서 국운이 쇠하고 남북분단이 되었으니 국기의 태극을 이런 삼태극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정치적인 시각을 담고 있는 주장이다.[13] 전근대 동아시아에는 국기라는 개념은 없었기 때문에 어기나 군기로 사용했을 확률이 높다.[14] 단, 태극문양은 상업적 사용이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호에 의거 금지되었기 때문에 태극 가운데에 프로펠러를 형상화한 모양을 추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