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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2-15 12:46:12

오마이뉴스 선정 21세기 10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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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1~10위3. 11~20위4. 21~30위5. 31~40위6. 41~50위7. 51~60위8. 61~70위9. 71~80위10. 81~90위11. 91~100위
11.1.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과 김종필 낙선 11.2. 종합부동산세 시행11.3.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 국회 통과11.4. 김조광수-김승환 동성혼11.5.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및 김진숙 고공농성 희망버스11.6.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11.7. 조두순 사건11.8. 의약분업 실시와 의사 파업11.9. 트위터·페이스북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열풍11.10. 태극기 집회

1. 개요

다이나믹 코리아!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은 정말 변화무쌍 합니다. 특히 21세기 첫 20년은 더욱 드라마틱 했습니다.

2000년 2월 22일 창간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오마이뉴스는 21세기 첫 20년 100대 뉴스를 뽑았습니다. 우선 320개 후보 뉴스를 선정, 내부 상근기자와 외부 시민기자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이메일과 SNS를 통해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거쳤습니다. 그렇게 총 220명이 참여해 추려진 후보가 140개. 최종 100개를 선정하기까지 편집국은 수차례 토론을 거쳤습니다.

지난 20년, 우리가 어떤 세월을 살아왔는지, 어떤 도전을 맞닥뜨리고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 왜 갈등했는지, 어떻게 울고 웃고 분노하고 환호했는지, 100대 뉴스를 통해 확인하십시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00년 2월 22일 창간해 2020년부로 창간 20주년을 맞은 오마이뉴스가 선정한 21세기 첫 20년의 100대 뉴스. 원문

2. 1~10위

2.1.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

안녕, 다윤아. 너를 보내고 6년이란 시간이 흘렀어. 스물네살의 널 마주하고 있어야 할 지금, 내 기억 속에 넌 여전히 고등학생이구나. 이런 상황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 너와 친구들의 목숨을 앗아간 어른들의 잘못을 떠올리면 지금도 분하고 억울해. 그래도 그날의 참사가 어른들을 변하게 만든 것 같아. 너와 친구들을 잊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해주는 분들이 참 많거든. 문득 널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미치도록 아파. 네 몫까지 살아가야 한다는 게 때론 두렵고 견디기 버겁기도 해. 하지만 너의 잃어버린 시간을 살기 위해 엄마·아빠와 함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중이야. 밝고 예쁜 별이 되어서 엄마·아빠·언니 잘 지켜봐줘. 네가 나의 동생으로, 엄마·아빠의 딸로 태어나줘서 행복했어. 우리 평생 언니, 동생으로 함께 하는 거야, 알겠지?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해 다윤아. ★ 허서윤 (단원고 학생 희생자 허다윤의 언니)

2.2.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2016년 10월 24일 JTBC가 보도한 '최순실의 태블릿'은 끓어오던 민심을 마침내 점화시켰다. 10월 29일 청계광장에 모여든 3만의 시민은 촛불혁명의 활시위를 당겼다. 이후 5개월에 걸쳐 한반도는 물론, 프랑스 파리에서부터 바다 건너 뉴질랜드 오클랜드까지 세계 74개 도시에서 분연히 일어난 시민들은 지난 세기부터 쌓여와 사회 곳곳에 스며든 독의 근원을 마침내 불사르기로 했다. 촛불시민들은 그것을 '적폐'라 불렀다. 친일반민족세력, 족벌재벌, 사법농단, 언론권력, 권력의 시녀였던 국정원과 검찰, 경찰… 1700만이 하나 되어 외치는 결연한 요구에 헌법재판소는 만창일치 탄핵 인용으로 답했다.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고 촛불시민의 염원을 부여받은 새 정권이 탄생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낡은 것은 여전히 죽지 않았고, 새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 목수정 작가

2.3.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사건

노무현, 그는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이었다.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를 풀려했고 국토의 균형발전에 특별히 힘썼다. 기득권은 끊임없이 내려놓고 권력은 더 넓게 나누었던 5년. 그는 자주 편견과 오해에 시달렸다. 진정성은 때로 외면당했으며 시선은 왜곡되기 일쑤였다. 맞붙어 이겨내지 않으면 묵묵히 감당하면서 그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었다. 그는 그렇게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지난한 여정 위에 오롯이 서있었다. ★ 윤태영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2.4. 2000 남북정상회담

2000년 6월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 정면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누군가 소리쳤다. "야, 저봐봐. 김정일이 직접 나왔어!" 이때부터 약 20분 동안 기자실에는 세번의 탄성과 박수가 울렸다. 오전 10시32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순안공항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 때. 오전 10시37분, 김대중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첫 악수를 할 때. 오전 10시50분, 두 정상이 나란히 차에 탈 때. 난 그때 취재 현장에서 기자들이 일제히 박수 치는 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봤다. 종종 노벨평화상 수상자 사진들 속에서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을 볼 때마다 그날이 생각난다. ★ 이병한 기자

2.5. 미투 운동

"사실 미투는 여성들이 약자들이 더 이상 성폭력에 침묵하지 않겠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인간은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미투 자체가 무슨 성공해야 할 목적이 아니라, 실질적 민주주의를 위한 출발점, 시작에 불과한 것이고, 한국사회는 이제 그 변화를 막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지현 검사 2018년 오마이뉴스 '올해의 인물' 인터뷰 중에서

2.6.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에서의 히딩크호 4강 신화

2002년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대 스페인의 경기가 열릴 때 난 부산 사직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온 세상이 떠나가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대표팀은 승부차기 끝에 4강 진출을 이뤄냈고,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매일 아침 세상이 달라보였던,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했던 그 순간들. 2002년 그날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외쳐본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 정교진 기자

2.7. 노무현 대통령 당선

펑! 펑! 2002년 12월 19일 밤 10시 30분, 폭죽 수십 발이 하늘을 밝혔다. '대통령 노무현' 탄생이 확실시되자, 그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노란 목도리와 노란 조끼, 노란 풍선을 들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노란 물결이 넘실거리는 광장.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는 축제의 현장. 57만표라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노무현 후보의 첫 일성. "저를 지지해주신 국민의 대통령만이 아니라 반대하신 분들까지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난 그의 당선 소식을 담은 호외를 거리에 뿌리고 있었다. ★ 최유진 기자

2.8. iPhone 3GS 한국 출시

아이폰 탄생은 2007년이지만 한국에 상륙한 건 그보다 2년 늦은 2009년 11월 28일(공식 판매 시작)이었다. KT가 가장 먼저 애플사와 손잡고 아이폰 3G와 3Gs 모델을 들여왔다. 무게 135g, 두께 12.3mm 아이폰에 탑재된 무선랜 와이파이 기능은 국내 이동통신 업계의 '무선망 쇄국 정책'을 무너뜨렸다. 아이폰 출시 이후 본격화된 무선 서비스 투자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활성화는 바야흐로 모바일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스마트폰이 필수품인 세상이 이때 시작됐다. ★ 이승훈 기자

2.9. 주 5일 근무 제도 실시

2004년 7월 1일부터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시간표가 바뀌었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만 출근. 오전 근무가 일상이었던 토요일은 오롯이 휴일이 됐다. 주 40시간을 초과해 일할 경우 추가 수당이 의무적으로 지급됐다. 공공기관의 변화는 점차 민간으로 퍼져갔고, 우리 삶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2000년대 초반, 그렇게 '불토(불타는 토요일)'는 가고 대신 '불금(불타는 금요일)'이 왔다. ★ 신상호 기자

2.10. 2018 제1차 남북정상회담

2018년 4월 27일 오전 9시. 10cm 높이 턱을 경계로 나의 한쪽 발은 남쪽에, 다른 쪽 발은 북쪽에 걸쳐 있었다. 카메라를 든 채 문재인 대통령을 살폈다. 다소 긴장된 표정에 흐트러짐 없는 자세. 몇분이 채 지나지 않아 홀로 차지하고 있던 카메라 앵글 속 대통령의 표정이 점점 밝아졌다. 멀리 김정은 위원장이 차에서 내렸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긴장한 듯 무표정한 얼굴. 성큼성큼. 문 대통령이 손을 내민다. 그제야 김 위원장의 표정도 부드럽게 변하기 시작한다. 활짝 웃는 두 사람이 한 앵글 속에 들어왔다. 나는 이 자리에 있었다. 이 사진을 찍은 나는 행운아다. ★ 김진석 (전 청와대 전속작가)

3. 11~20위

3.1. 9.11 테러

15살 중학생이던 내가 미국의 존재를 정확하게 실감한 날이 2001년 9월 11일이다. 선생님들은 다음 날 오전 수업 대신 CNN 중계방송을 틀었다. 세계무역센터에 내리꽂히는 비행기와 연기, 추락하는 사람들, 오사마 빈 라덴의 몽타주도 충격이었지만, 무엇보다 미국이 공격당하면 1만km 이상 떨어진 한국의 학교가 멈출 수도 있다는 현실이 놀라웠다. 집 주소만 외우고 살다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운명이라는 걸 인식한 순간이었다. 이후 이라크 전쟁 파병, 북핵 제재 등 미국발 이슈로 국내에서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한미관계란 무엇일까 생각해야만 했다. ★ 이주영 기자

3.2. 천안함 피격 사건

2010년 3월 26일, 초계작전 중이던 천안함이 침몰해 장병 46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민군 합동조사단은 '북한 어뢰의 수중 폭발에 의한 침몰'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 대해 과학적 반론들이 제기됐지만,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종북세력으로 매도됐다. 어느새 침몰 원인은 과학이 아닌 믿음의 영역이 됐다. 안보는 믿음만으로 지켜질 수 없건만. 유명을 달리한 용사들의 명복을 빈다. ★ 김도균 기자

3.3. 기생충 칸·아카데미 동시 석권

한국 영화가 칸과 오스카의 최고 영예를 안게 될 지 누가 상상했을까. 그것도 64년 동안 없었던 동시 석권이라니. 2019년 5월 26일(이하 한국 시각)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020년 2월 10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생충>은 지극히 한국적인 영화지만, 양극화에 대한 보편적 감수성으로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샀다. 봉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마틴 스콜세지 발언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는 이를 입증했다. ★ 오수미 기자

3.4. 2008년 촛불집회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반대여론이 높은 정책을 밀어붙였다. '불도저'라는 별명 그대로였다. 2008년 4월 19일엔 광우병 발생 위험이 높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까지 전면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시민들에겐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5월부터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의 수는 최대 100만 명. 비장한 투쟁가 대신 가요를 개사해 흥얼거리고, 집회를 축제처럼 즐기는 건 전에 없던 풍경이었다. 물대포도, 명박산성도, 웃으며 싸우는 시민은 이길 수 없었다.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합의는 되돌려졌고, 기세등등 했던 대통령은 두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 손지은 기자

3.5. 미군 여중생 압사 사고

"미선이 효순이를 살려내라!" 내 인생 첫 촛불이었다. 2002년 6월 13일 두 여중생이 주한미군 장갑차에 압사 당했다. 가해자들은 SOFA협정에 따라 미군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떠났다. 오랫동안 두 나라의 관계가 불평등하다 느낀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고, 16살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그 땐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결국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간접 사과'라도 받아냈다. 그들보다 한 살 많은 난 지금 서른넷이 됐고, 종종 겨우 열다섯에 생을 마감한 일이 얼마나 큰 비극인지 깨닫는다. ★ 손지은 기자

3.6.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016년 3월 9일 광화문 포시즌즈 호텔 특별 대국장. 바둑 세계 최강자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벌였다. 당초 이세돌은 "5대0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만만 했지만 결과는 거꾸로 1대4 패배. 그나마 4번째 대국을 이겨 체면을 세웠고,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이겨본 인간은 그가 유일하다. "이세돌이 패한 것이지, 인류가 패배한 게 아니다." 이세돌이 3국 패배 이후 한 말이다. 이 대국은 인류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졌다. ★ 김경년 기자

3.7.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병풍처럼 연구원들이 서있었다. 그 가운데서 여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는 '원천기술은 있다'고 항변했다. 인간복제의 꿈에 가장 가까워 보이던 과학자, 황우석. 열광과 침묵만 넘쳐나던 신화는 2005년 11월 22일 PD수첩의 연구윤리 의혹 보도로 금가기 시작한다. 이후 줄기세포 진위 문제까지 불거지자 서울대, 감사원, 검찰까지 나섰고, 모두 '황우석 논문은 허위'라고 결론 내린다. 2014년 대법원의 결론도 같았다. 난치병에 걸려 그의 연구만 바라보던 환자와 가족들의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 박소희 기자

3.8. 용산4구역 철거현장 화재 사건

2009년 1월 20일 용산 재개발 사업 중 발생한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 사망사건 - 용산 참사는 이렇게 한 줄로 설명될 사건이 아니다. 정의 잃은 공권력, 온갖 욕망과 편견이 집약된 이 사건은 1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2010년 2월 인권위는 공권력 과잉진압 취지의 결론을 냈지만, 같은 해 11월 대법원은 철거민 농성자 7명에겐 징역형, 과잉진압은 무죄 판결을 내린다. 피해자들은 2018년 사면됐지만, 현재까지 검경은 진상조사위원회의 권고 및 시민사회 비판에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자리엔 지하 6층, 지상 43층짜리 호화 주상복합건물이 세워졌다. ★ 이선필 기자

3.9. 호주제 폐지

2005년 3월 가부장적인 호주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민법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헌법재판소가 호주제 관련 민법 조항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한 달 만이었다. 여성계가 호주제폐지운동을 시작한지 거의 반세기만의 중대한 결실. 이후 2008년 1월부터 새로운 가족관계등록제도가 시행되면서 호주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자녀에게 아버지의 성(姓)을 따르는 원칙 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양성 평등을 위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선대식 기자

3.10. 조국 사태

2019년 8월 27일 검찰은 청문회도 열리기 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에 돌입했고, 청문회 당일에는 배우자 정경심을 전격 기소했다. 초유의 수사였다. 검찰개혁의 적임자에서 피의자로 전락한 조국은 취임 한 달 만에 물러난다. 두 달 뒤 국회는 천신만고 끝에 공수처법, 검경수사권조정법을 연이어 통과시킨다.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기소독점이 깨진 날, "눈물이 핑 돈다"던 조국은 이제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다. ★ 박소희 기자

4. 21~30위

4.1. 일베저장소 등장

젊은 극우의 등장이었다. 2014년 9월 6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유가족들이 단식을 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에 피자와 치킨을 든 불청객들이 몰려든다. 시민들의 항의에도 이들은 "공원에서 음식을 먹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대응했다. 2010년 디시인사이드에서 갈라져 나온 일간베스트(일베)는 2012년 대선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말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했다. 여성이나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편견과 차별 전파의 적극적 숙주가 된다. ★ 박정훈 기자

4.2.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사건

"도곡동 땅, BBK 비리는 인신구속이 가능한 게이트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는 박근혜 후보에게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11년 뒤인 2018년 3월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의 외침처럼 뇌물 수수와 배임, 횡령 및 직권남용 등 20여 개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다시 2007년으로 가보자. 당시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향해 "최태민 문제는 평생 지고 가야 할 업"이라고 힐란했다. 두 사람이 그때 서로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면, 두 명의 대통령이 구속되는 한국사회의 비극은 어쩌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 최지용 기자

4.3. 합계출산율 1 이하 0.98

아기 울음소리가 귀한 세상이다. 201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 여성 1명이 평생 자녀 1명도 출산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온 것은 최초였다. 2019년 11월에는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역전했다.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는 2003년 출범했지만, 여전히 정책효과는 지지부진하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오늘도 늙고 있다. ★ 박소희 기자

4.4.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는 순식간에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덮쳤다. 지진을 감지한 원자로는 자동적으로 셧다운됐지만, 변전설비가 침수돼 원자로 노심 냉각을 위해 필수적인 전기가 끊겨버렸다. 결국 원자로 3기가 녹아버렸고, 이때 발생한 수소가 폭발하며 방사능이 유출됐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인류 역사상 두 번째 7등급 원전 사고다. 막대한 양의 방사능이 태평양으로 유출됐고, 그 피해는 아직까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 최지용 기자

4.5. 통합진보당 해산

"피청구인 통합진보당을 해산한다." 한 정당이 사라졌다.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받아들였다. 8 대 1 압도적이었다(박한철·이정미·이진성·김창종·안창호·강일원·서기석·조용호 vs 김이수). 이 결정을 두고 '종북 매카시즘'이라는 비판과 '종북에 대한 헌법의 반격'이라는 반비판이 계속 이어졌다. 반공으로 권력을 유지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박근혜 대통령)이 정당해산 결정을 이끌었다는 점은 역사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다. 한편 당시 해산을 주도했던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정점식 법무부 팀장은 이후 자유한국당에 합류한다. ★ 구영식 기자

4.6. 국가정보원·국방부 여론조작 사건

서울 강남구 역삼동 A오피스텔 607호. 대문 한 짝에 전 언론사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국정원 댓글조작 대선개입 사건의 서막이었다. 현장에 출동했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이후 경찰 고위 간부의 수사 외압을 고발해 뉴스의 중심에 섰고, 윤석열 검찰 수사팀장은 이후 좌절과 영광의 롤러코스터를 오간다. 선거개입을 진두지휘한 원세훈 국정원장은 결국 2018년 4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공직선거법, 국정원법 위반으로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형에 처해졌다. ★ 조혜지 기자

4.7. 4대강 정비 사업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4대강을 죽였다. '녹색 뉴딜'이라면서 세금 22조 2천억원을 들였지만, 녹조라떼 강에서 지역경제도 죽었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고, 괴생명체 큰빗이끼벌레도 출몰했다. 시궁창에 사는 붉은 깔따구가 창궐했다. 오마이뉴스는 4대강 삽질 그 후 12년을 생생하게 기록한 다큐 <삽질>을 2019년 11월에 개봉했다. 강을 죽이기 전에 불법과 편법, 거짓말로 민주주의를 학살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아직도 삽질은 끝나지 않았고, 오마이뉴스의 기록도 끝나지 않았다. 끈질기게. ★ 김병기 기자(영화 <삽질> 감독)

4.8. 방탄소년단 빌보드 차트 1위

빌보드차트 1위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2018년 5월을 기점으로 우리 이야기가 됐다. 7명 방탄소년단을 보면서 나는 오래 전 봤던 드라마 마지막회가 생각났다. 멀리 시골에서 올라온 주인공이 수차례 좌절을 딛고 결국은 월드스타가 되는 결말. 외국 관객이 가득 들어찬 공연장에서 주인공이 조명을 받으며 춤을 추는 걸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역시 드라마라 과장이 심하네! 말도 안 돼... 했는데, 그런 상황이 눈 앞에 현실로 펼쳐졌다! 방탄소년단의 몸짓 하나, 목소리 하나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K팝 역사는, 그 자체로 믿을 수 없는 드라마다. ★ 손화신 기자

4.9.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미국의 저소득층 주택담보신용대출인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이 금리 급등으로 붕괴하면서 대형 모기지론 대부업체들이 파산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8년 9월 14일 세계 4위 투자금융인 리먼브라더스마저 파산을 신청한다. 리먼의 파산규모는 약 700조 원. 당시 대한민국 1년 예산의 3배 규모였다. 이는 다른 기업과 중소은행의 파산과 손실로 이어졌으며, 이후 10년여간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부른다. ★ 김경년 기자

4.10.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살해당했다. 그 화장실은 언제든 여성인 내가 갈 수도 있었던 장소였다. 취재수첩을 챙겨 강남역으로 향했다. 많은 여성들이 강남역에 모여 울고 있었다. 이들은 이름 모를 한 여성을 추모하면서 포스트잇을 붙였다. 많은 이들이 이 사건을 단순한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 여성이라 살해당한 '여성혐오 범죄'로 판단했다.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가 시작됐다. ★ 유지영 기자

5. 31~40위

5.1. KTX 개통

시속 330km! 객실 천장에 매달린 계기판을 보고 승객들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10년 공사를 끝내고 움직이기 시작한 초고속열차. 최고 속도는 300km였으나 직선구간에서는 그 이상의 속도도 가능하다. 프랑스 TGV의 기술을 빌렸으나 금방 국산화됐다. 서울~부산 구간을 2시간 반에 주파, 전국 반나절 생활 시대가 열렸다. 지방화시대를 열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됐다는 평가도 있다. ★ 김경년 기자

5.2. 대구 지하철 참사

2003년 2월 18일 대구에서 방화로 인해 지하철 12량이 불에 타 승객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다쳤다. 처음 불이 난 열차의 승객은 대부분 피했으나, 불이 옮겨 붙은 맞은편 열차에서 사망자가 대거 나왔다. 생존자의 트라우마도 심각했다. 아비규환 속에서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어느 여성을 뿌리치고 탈출한 한 남성은 자꾸 그 장면이 떠오른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신병을 비관해 방화를 저질렀다는 50대 중반 남성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진주교도소에서 복역 중 2004년 8월 사망했다. ★ 이준호 기자

5.3.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낙태죄 사망(1953~2020). 2019년 4월 11일 오마이뉴스는 이런 제목을 머릿기사로 올렸고, 이는 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헌재는 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판단했다. 1953년 형법 제정 후 66년 만이었다. 다만 2020년까지 시한을 둔 헌재의 결정에 따라 현재 법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소중한 기자

5.4. 2015년 대한민국 메르스 유행

2015년 5월 우리나라에서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총 186명이 감염되고 그중 38명이 사망했다. 세계에서 사망자가 두 번째로 많았다. 메르스 사태는 허술한 보건의료체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초동대처는 실패했고, 현장은 어수선했다. 국내 최고라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만 81명이 집단 감염됐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메르스 지도를 만드는 등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살려야 한다"는 문구가 적힌 A4 용지를 붙여놓고 연출사진을 찍었다. ★ 김혜리 기자

5.5. 백남기 사망

전남 보성에 살던 백남기 농민이 2015년 11월 14일 광화문 앞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 살수차가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백씨는 두개골 골절로 317일 동안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있다가, 2016년 9월 25일 사망했다. 경찰은 사인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영장을 청구했고, 서울대병원측은 그의 사인을 '병사'라고 발표했다. 이는 국민적 반발을 불러왔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맞물려 국민 저항으로 번졌다. 결국 2017년 6월 서울대병원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외인사'로 바로 잡았다. ★ 박정훈 기자

5.6.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929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김영란법)'이 2015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스폰서 검사 사건 같은 공직자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공직자·교원·언론인 등 법 적용 대상 기관만 4만 곳이 넘고 대가성 입증이 필요 없는 강력한 비리 방지 법안이다. 2016년 9월 법 시행 이후 2015년 46위였던 한국의 부패인식지수는 2020년 1월 39위로 개선됐다. ★ 이경태 기자

5.7. 삼성 1호-허베이 스피릿 호 원유 유출 사고

2007년 12월 7일 서해 태안 앞바다.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이 충돌해 기름이 철철 흘러 나왔다. 심각한 해양 오염사고였다. 굴, 김, 바지락 등 어패류가 대량으로 폐사했다. 호미나 갈고리로 조개류를 잡던 맨손 어민들은 헤아릴 수 없는 타격을 받았다. 그나마 이 사고로 인해 엿본 희망은, 정부나 사고를 일으킨 대기업이 아닌, 123만명에 이른 맨손 자원봉사자들이었다. ★ 윤근혁 기자

5.8.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제가 남편을 죽였습니다." 가습기살균제로 남편을 잃은 아내는 울부짖었다. 2019년 8월,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드러난 후 8년이 지나서야 열린 청문회에서다.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살균제로 산모, 영유아 등 6684명이 폐질환에 걸리고 이중 1517명이 사망했다. 건강피해를 경험한 사람도 56만 명에 달한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습기를 설치했던 이들은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책감을 평생 가지고 살게 됐다. 하지만 가해기업에 대한 처벌은 여러 이유 때문에 미미했다. ★ 강연주 기자

5.9. 김연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

"새 여왕의 대관식이 끝났습니다!" 김연아의 연기가 끝나자 미국 NBC 방송 해설진이 소리쳤다. 완벽한 연기였다. 김연아는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에서 세계최고기록(228.56)으로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내내 라이벌로 불리던 일본 아사다 마오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서서 그녀가 흘린 눈물은 많은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우리에게 한계란 없다는. ★ 정교진 기자

5.10. 김대중 노벨평화상 수상

"모든 나라 모든 시대에 있어서, 국민과 세상을 위해 정의롭게 살고 헌신한 사람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반드시 승자가 된다는 것을 수많은 역사적 사실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러나 불의한 승자들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을 하더라도 후세 역사의 준엄한 심판 속에 부끄러운 패자가 되고 말았다는 것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예외가 없었습니다." ★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 중에서

6. 41~50위

6.1. 문재인 대통령 당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의 결의가 만든 선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17년 5월 9일 투표를 마치고 한 말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촉발시킨 1700만 촛불이 이뤄낸 조기 대선임을 강조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물러난 것도, 그에 따라 대선이 앞당겨 치러진 것도, 모두 헌정 사상 최초였다. 문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되자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촛불 시민들이 있는 곳이었다. ★ 이경태 기자

6.2.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 사건

'약자들의 보루'라던 법원은 온데간데 없었다. 일제 강제동원 재판,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소송,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등 박근혜 정부에 민감한 사안마다 양승태 대법원은 수상쩍게 움직였다. 판사의 양심은 조직 보호 논리 앞에서 길을 잃었다. 결국 검찰까지 움직였고, 2019년 1월 24일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됐다. 망가진 사법부를 어찌할 것인가. ★ 박소희 기자

6.3.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회에서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는 뉴스를 듣고, 분개하다 못해 너무 슬펐습니다...." 2004년 1월 한나라당의 반대로 친일인명사전 편찬 예산이 전액 삭감됐을 때 그 불씨를 다시 살려낸 건 한 누리꾼의 제안이었다. 오마이뉴스의 모금운동 제안에 3만여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 11일 만에 5억 원을 모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11월 일제강점기 일본에 부역하고 민족에 반역한 4776명 인사들의 친일행각을 상세히 기록한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다. 지금은 앱을 통해서도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김종훈 기자

6.4. 삼성 X파일 사건

1997년 4월, 9월, 10월, 국가안전기획부 정보수집팀이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대화를 도청했다. 도청도 충격이지만 대화 내용은 더 충격이었다. 대선 후보 진영에 정치지금을 지원하고, 정치인과 검찰 간부들에게 추석 떡값을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2005년 7월 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 정치인, 검찰 간부 등 사건 연루자는 아무도 처벌받지 았다. 오히려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인(당시 이상호 MBC 기자, 김연광 월간조선 편집장)과 떡값 검사 명단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만 유죄 판결을 받았다. ★ 선대식 기자

6.5. 2018년 북미정상회담

적대국의 두 정상이 손을 마주 잡는 데 70년이 걸렸다. 2018년 6월 1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계무대 첫 등장이기도 했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평화를 이야기했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의 내용이 담긴 '싱가포르 합의문'이 나왔다. 하지만 그 이후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 신나리 기자

6.6. 싸이 강남스타일 열풍

2017년 싸이의 간담회를 취재할 때 그가 말했다. "강남스타일은 웃자고 만든 곡인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는 무릎을 쳤다.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비결이 바로 저거였어! 웃자고 만들어서! 우린 그동안 너무 진지했구나! 싸이는 즐기면서 만든 창작물이 더 훌륭할 수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12년, '즐겁게'가 '열심히'를 이겼다. 말춤을 추며. ★ 손화신 기자

6.7. 한일 무역 분쟁2019년 일본 상품 불매운동

2019년 아베 총리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삭제하고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자 한국에서는 또다시 일본 제품 불매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런데 양상은 이전과 달랐다. 단순히 '사지 않는다'를 넘어 업체들도 '팔지 않는다'고 나섰다.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 수가 급감했고, 유니클로, 아사히맥주 등 국내 점유율이 높았던 기업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닛산 자동차는 한국 시장 철수를 검토 할 정도였다. ★ 최지용 기자

6.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무소불위의 삼성이었다. 하지만 특검은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와 국정농단의 연결고리를 찾아냈고, 2017년 2월 17일 이재용을 구속한다. 이후 1심과 달리 2심은 '강요된 뇌물공여자'란 결론을 내렸지만,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삼성뇌물사건 재판은 아직 진행중이다. 한편 검찰은 불법승계 자체에 책임을 묻고자 다시 한 번 '피의자 이재용'을 정조준하고 있다. ★ 박소희 기자

6.9. 쌍용자동차 사태

2009년 4월 8일, 쌍용자동차 측은 2646명 노동자를 구조조정 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사태'의 시작이었다. 노동자들은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77일간 옥쇄파업을 벌였으나 경찰은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대규모 정리해고 후유증으로 3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정권이 바뀌고 MB 청와대가 경찰의 진압을 승인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 유지영 기자

6.10. 오마이뉴스 창간

"모든 시민은 기자다." - 오연호(오마이뉴스 설립자. 2000)
"테크놀로지와 민주주의가 결혼해 낳은 자식." -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2003. 1)
"온라인 신문이 한국 정치를 뒤흔들다." - 뉴욕타임즈(2003. 3)
"저널리즘의 새로운 브랜드가 한국에 뿌리 내리고 있다." - 실리콘밸리닷컴(2003. 5)
"이것은 저널리즘의 미래인가?" - 뉴스위크(2004. 6)
"모든 기성 매체를 내리치다." - 가디언(2004. 7)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 이병한(창간 멤버, 현 편집국장. 2020)
★ 이병한 기자

7. 51~60위

7.1. 2002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전달사건

'차떼기'란 기상천외한 발상은 누가 했을까?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비롯한 양측 캠프가 삼성·SK 등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사실이 2003년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한나라당 823억여 원, 민주당 113억여 원). 특히 한나라당의 돈 받는 방식이 창의적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약 250억 원이 담긴 차량(트럭·승합차)의 키를 넘겨받은 뒤 이를 차량 채 가져간 것. 국민의 정치혐오와 불신은 극에 달했고, 한나라당은 오래도록 '차떼기당'이라 불렸다. 이회창 후보는 "제가 책임자"라고 했지만, 최측근 변호사만 감옥에 갔다. 현 정치자금법 뼈대가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 ★ 유성애 기자

7.2. 카카오톡 출시

"까똑! 까똑!" 버스나 지하철, 커피숍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어디서나 들리는 이 소리가 세상에 나온 건 겨우 10년밖에 안됐다. 2010년 3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한국의 통신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처음 출시될 땐 문자나 전화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게 돼 이동통신사를 위협하는 존재 정도로 인식됐으나, 이젠 쇼핑, 교통,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무섭게 시장을 확대중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카톡이 울린다. ★ 김경년 기자

7.3. 김정일 사망과 김정은 권력 승계

2011년 12월 19일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알렸다. 실제로 사망일은 이틀 전인 17일이었다. 향년 71세. 그는 선군정치를 내세우며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로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이 있었다. 반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의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후 4개월만에 셋째 아들인 28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 권력자에 올랐다. 이로써 북한의 3대 세습이 공식화됐다. ★ 곽우신 신나리 기자

7.4.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

2007년 3월 6일, 삼성에서 일하다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딸은 아빠가 모는 택시 뒷좌석에서 숨을 거뒀다. 아빠 황상기씨는 시민단체 등과 함께 '반올림'을 만들어 삼성에서 산재로 사망한 이들 80명의 사례를 모았다. 이들은 삼성 사옥 앞에서 1023일간 천막 농성을 했다. 결국 황상기씨의 딸이 사망한 11년 뒤인 2018년 11월, 피해자 전원이 삼성 측의 사과와 보상을 받아냈다.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은 언제나 이렇게 힘들게 싸워야만 하는가. ★ 유지영 기자

7.5. 2015년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합의

박근혜 정부 3년차 후반기인 2015년 12월 한국-일본 외교부 장관들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는 충격적이었다. 피해 할머니들이 시종일관 외치는 것은 일본 정부의 공식 인정과 법적 배상이건만, 그 내용은 없고 도의적 수준의 책임 뿐이었다.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된다'는 문구에는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여론은 들끓었고, 박 정부는 5년을 채우지 못한다. 일본 정부 출연금 약 10억 엔으로 세워진 화해·치유재단은 2018년 11월 공식 해산됐다. ★ 유성애 기자

7.6.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및 심판

"근조 국회(▶◀)". 2004년 3월 12일 이후 PC 메신저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검정 리본을 단 누리꾼의 행렬이 이어졌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었다. 즉각 10만 가까운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다. 분노한 촛불은 꾸준히 타올랐고, 동시에 두 달여 탄핵 심판이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 간사는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고, 탄핵소추위원장은 김기춘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다. 그해 4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 등 탄핵을 추진한 정당을 표로 심판했고, 5월 14일 결국 헌법재판소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 조혜지 기자

7.7. 숭례문 방화 사건

2008년 2월 10일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이 한 남자에 의해 불탔다. 범죄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었다. 토지 수용에 따른 보상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차 32대와 소방관 128명이 동원됐지만 목조 건축물에 대한 제대로 된 화재 대응 매뉴얼이 없던 탓에 조기 진압에 실패했고, 결국 숭례문은 옛 모습을 크게 잃었다.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은 피의자는 현재 만기 출소했다. ★ 김혜리 기자

7.8. 남북 이산가족 상봉

67시간 37분간의 너무 짧은 만남. 2000년 8월 15일부터 3박 4일 간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오마이뉴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6.25 때 헤어졌던 69세의 아들은 100세가 된 어머니를 만났다.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었지만 곧장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72세의 큰오빠가 다시 북으로 올라가기 전 67세의 할머니는 자신의 노래를 들려줬다. 1985년 첫 상봉 이후 15년 만이었다. 또 2007년까지 총 15차례 이어진 이산가족 상봉의 첫 시작이기도 했다. 2008년 남북관계 경색 이후 이산가족 상봉은 고작 5차례뿐이었다. ★ 이경태 기자

7.9.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009년 8월 18일 오후 1시 43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향년 85세.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여름날이었다. 5월 29일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검은 휠체어에 탄 채 오열하던 원로의 모습은 시민들에게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암울한 자각을 줬다. "벽에 대고 욕이라도 해야 한다"던 민주화의 거목은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후 민주주의의 급격한 후퇴를 목도하며 "국민들이 불쌍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후 진보 진영은 긴 암흑기에 들어가게 된다. ★ 김성욱 기자

7.10.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18년 2월 9일, 평창-강릉-정선에서 306개 메달을 놓고 2833명 선수들이 격돌했다.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 평창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한반도 평화'라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알린 축제였다.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 세계인들이 모였고, 북한은 축하사절과 응원단을 보냈다. 김연아의 아름다운 성화 점화, 여자컬링팀의 "영미야!", 아이언맨 윤성빈의 가공할 속도, 이상화의 마지막 질주, 쇼트트랙 선수들의 미친 존재감, 그리고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뜨거운 눈물... 우리 모두의 가슴에 새겨져 있다. ★ 정교진 최지용 기자

8. 61~70위

8.1. 이라크 파병

2004년 8월 3일 노무현 정부는 국민적 반발 속에 이라크평화재건사단 자이툰부대를 이라크로 파병했다. 전투 병력도 포함되었으나 주로 평화 유지와 재건 임무를 맡았다. 이에 앞서 한국군 파병 철회를 요구한 이라크 무장단체가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를 납치해 참수하는 사건이 일어나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유럽 순방 귀국길에 자이툰 부대를 깜짝 방문해 부대원과 포옹하며 눈물짓기도 했다. ★ 조명신 기자

8.2. 수도이전 특별법 헌법 불합치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발표했고, 그가 당선된 이후 국회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통과시켰다. 연기·공주 지역이 신행정수도 부지로 확정되고 주요 헌법기관을 비롯한 73개 기관이 옮겨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4년 10월 21일 헌재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수도가 서울이라는 것은 불문헌법이며 수도 이전은 법률이 아닌 헌법을 바꿔야 가능하다는, 이른바 관습법론이 헌재의 논리였다. 우리는 언제쯤 '서울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소중한 기자

8.3. 2016년 경주 지진2017년 포항 지진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인가?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은 우리에서 이런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는 규모 5.1과 규모 5.8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1978년 한국의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였고, 여진만 640회에 달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다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수능이 연기됐다. 사망자 1명, 부상자 117명, 이재민은 2030명으로 집계됐다. ★ 박정훈 기자

8.4.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내용이 적힌 쪽지와 70만원이 든 봉투. 2014년 2월 겨울, 서울 송파구 석촌동 단독주택 지하에서 모녀 일가족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들은 빈곤층임에도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즉각 사회복지제도에 대한 비판이 대두됐고, 결국 같은 해 12월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3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비슷한 뉴스는 여전히 사회면에 종종 등장한다. 복지제도의 발전은 왜 이다지도 느린가. ★ 강연주 기자

8.5. 무상급식 논쟁진보교육감 시대 개막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 밥을 어떻게 먹일 것인가? 유상 유지냐, 무상 개혁이냐. 이를 놓고 2010년과 2011년 보수-혁신 세력이 팽팽히 맞섰다. 2010년 지방선거와 교육감선거에서 커다란 쟁점이 됐다.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자신의 직을 걸고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벌였다가 서울시장에서 물러났다. 이 논쟁은 결국 보수 세력의 패배와 교육 현장의 진보교육감 시대로 이어진다. ★ 윤근혁 기자

8.6. 나는 꼼수다팟캐스트 열풍

2011년 4월 27일 <딴지일보>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나는 꼼수다'는 인터넷 방송 팟캐스트(podcast)의 이정표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 헌정방송'을 내세워 언더그라운드 방송을 표방했으나, BBK 실소유주 의혹을 비롯해 사회적인 이슈를 주로 다루며 대안매체로 부상했다. 줄임말로 '나꼼수'라 불리며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는 가운데 팟캐스트 다운로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팟캐스트 열풍을 이끌었다. 보도와 비보도의 경계선 위 절묘한 줄타기가 묘미다. ★ 조명신 기자

8.7. 최진실 사망 사건

2008년 10월 2일 오전 배우 최진실이 사망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들은 일제히 관련 기사의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근거 없는 루머와 악플이 자살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경찰 발표 때문이었다. 당대 최고의 스타를 잃고 난 뒤에야 외양간을 고친 셈이었지만, 그조차 잠시뿐. 지금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두 명의 여성 연예인이 목숨을 끊었다.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최진실법'은 2012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무산됐다. ★ 오수미 기자

8.8.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18세 선거권 확대

2019년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민의가 보다 정확하게 국회의석 숫자로 반영될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하나 더 있었다. 선거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춘 것. 이로써 대한민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중에서 가장 선거가능연령이 높았던 나라를 벗어나게 됐다. ★ 곽우신 기자

8.9. 안철수 현상과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사퇴

2011년 '청춘콘서트'로 인기를 얻은 안철수는 같은 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시작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는 '새정치'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한몸에 받았고, '안철수 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안철수는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하던 중 또다시 후보 자리를 내려놔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 박혜경 기자
70위 네이버 포털 점유율 1위 - 20

8.10. 네이버 포털 사이트 점유율 1위

1998년 1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NAVER)는 처음에는 메일과 카페 서비스는 다음(DAUM)에, 검색 서비스는 야후(YAHOO)에 밀렸으나, 2000년대 초반 지식in 검색과 블로그, 공격적인 TV 광고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갔다. 2003년에는 야후를 제쳤고 2004년에는 다음을 추월, 급기야 2005년 포털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인터넷 업계의 절대 강자가 된 네이버는 인터넷 골목 시장 침해, 벤쳐 토양 말살, 실시간 검색어 조작, 댓글 조작 등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최지용 기자

9. 71~80위

9.1. 박근혜 대통령 당선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최초의 부녀 대통령, 1987년 6월 항쟁 이후 대선 첫 과반 득표율(51.6%) 달성...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012년 12월 19일 이런 수식어를 받으며 당선인 신분이 됐다. 그는 당선이 확실시된 오후 10시 40분께부터 움직였다. 자택을 나와 새누리당사로, 당사에서 광화문광장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과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채. 다음날 소셜미디어에는 1992년 대선 이후 한겨레에 실린 박재동 만평이 다시 회자됐다. 사람들의 가슴이 뻥 뚤린. ★ 김지현 기자

9.2. 주한미군 THAAD 배치 논란

2000년대 초반부터 한반도 주변을 떠돌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결국 2017년 경북 상주 골프장에 배치됐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사드배치 명분으로 삼았지만, 중국은 사드와 함께 배치되는 X밴드 레이더로 미국이 중국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중국은 한국에게 유통, 관광, 방송, 문화 영역에서 사실상의 보복조치를 취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만 휘청거렸다. ★ 최지용 기자

9.3. 연평도 포격전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를 향해 수십 발의 포를 쐈다.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고 십여 명이 중상을 입었다. 한국전쟁 이후 군사적 충돌은 계속 있었지만,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와 민가를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우리 군은 북한에 수십 발의 대응사격을 했고,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같은 해 3월 침몰한 천안함에 이어 불바다가 된 연평도는 최악 남북관계의 상징이었다. 한반도는 진보 정부가 들어선 2018년에야 해빙기를 맞는다. ★ 김성욱 기자

9.4. 박근혜 정부 역사 교과용도서 국정화

친일독재찬양 교과서, 복면집필... 2015년 교과서 제작을 놓고 생겨났던 새로운 말들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다. 같은 해 11월 3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 주시기 바란다"면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발표했지만 곧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일만에 국정교과서 폐지를 지시했다. ★ 윤근혁 기자

9.5. 개성공단 가동

2004년 12월부터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 개성공단 입주가 시작됐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였다. 같은 달,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냄비 1000세트는 판매 시작 이틀만에 완판됐다. 이후 남북관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은 11년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하지만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부가 북핵문제를 이유로 가동 중단을 선언하며 멈춰선다. 정권이 바뀌고,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이 수차례 만났지만, 공장은 아직도 멈춰선 채 그대로다. 언제쯤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기계가 돌아갈까. ★ 김지현 류승연 기자

9.6. 헌법재판소 간통죄 위헌 결정

국가의 잠자리 단속 권한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1953년 형법 제정 후 62년 만이다. 참고로 간통 관련 민사소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5년이 지난 지금, 당시 '불륜 공화국'을 내뱉던 이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 소중한 기자

9.7. 검사와의 대화

2003년 3월 9일 일요일, 나는 남도 답사여행에서 돌아오는 관광버스 안에 있었다. 그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버스 TV를 통해 생중계 된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를 지켜보며 당돌함을 넘어서 건방져 보였던 검사들을 향해 혀를 찼다. 급기야 노 대통령 입에서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는 말이 나왔다. 그날 이후 사람들은 '검사스럽다'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그 자리에는 서울지검 허상구, 서울지검 박경춘, 서울지검 이정만, 부산지검 윤장석, 수원지검 김영종, 인천지검 이석환, 서울지검 이옥, 법무부 김윤상, 울산지검 김병현, 대검찰청 이완규가 참석했다. ★ 박수원 기자

9.8.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스물다섯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는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몸과 머리가 분리된 채 발견됐다. 서부발전은 '매뉴얼에 없는데 김용균이 자발적으로 운전 중인 점검구에 들어갔다'라고 말했지만, 거짓이었다.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는 "작업지시 매뉴얼을 다 지키다 죽었다"라고 발표했다. 국민들의 공분이 '김용균법'이라 불린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이끌어냈지만, 현장은 여전히 열악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다. 김용균씨의 엄마 김미숙씨가 거리를 누비는 이유다. ★ 김종훈 기자

9.9. 인천국제공항 개항

해외여행길 필수 코스가 된 인천국제공항. 국제공항협의회가 주관하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12년 연속 1위를 수상했을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제 새벽 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인천공항에서의 노숙을 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19년 한해 동안에만 무려 7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용했다. 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곳 면세점 입찰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 조선혜 기자

9.10. 대한항공 086편 이륙지연 사건

2014년 12월, 뉴욕으로부터 황당한 소식이 들려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씨가 존 F. 케네디공항을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돌려 박창진 당시 사무장을 내리도록 한 것. 이유는 땅콩 서비스 때문이었다. 이후 결국 조 회장이 머리를 숙이고 조씨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지만 끝판왕은 따로 있었다. 2018년 4월 세상에 알려진 일가 전체의 갑질 행태는 우리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 소중한 기자

10. 81~90위

10.1. 유튜브 열풍

2006년 10월 9일 구글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1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 가격은 구글의 기업 인수 합병 사상 가장 많은 액수였지만, 이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유튜브와 구글은 광고 수익을 사용자와 나누는 방식을 도입했고,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에 모이면서 성공 가도를 걷는다. 2015년 기준 유튜브의 동영상 광고 매출은 15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광고 시장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 신상호 기자

10.2. 삼성 비자금 특검

2007년 10월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삼성그룹이 전직 그룹 구조조정본부 간부 명의 차명계좌를 활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어 관리했다고 폭로했다. 이 폭로 뒤에는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있었다.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됐고,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99일 동안 수사를 벌였다. 4조 원이 넘는 이건희 회장의 차명 재산(비자금)을 발견했고,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고위 간부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건희 회장은 2009년 8월 배임과 조세포탈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삼성은 특별했다. 불과 4개월 뒤 이명박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 단 한 사람을 꼭 집어 특별 사면했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명분이었다. ★ 선대식 기자

10.3.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낙선 운동

"누가 포함돼 있는 거야?" 세상의 이목이 여기에 집중됐다. 412개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총선시민연대는 16대 총선을 열흘 앞둔 2000년 4월 3일, 국회의원 후보자 86명의 낙선운동 명단과 22명의 집중 낙선운동 명단을 발표했다. 부패 혐의가 있는 자, 선거법 위반 전력자, 민주헌정질서 파괴 및 독재정권과 유착 행위가 있는 자, 반인권·반민족 행위자 등이 선별 기준이었다. 정치권은 불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유권자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결국 86명 낙선 대상자 가운데 59명(68.6%)이 떨어졌고, 22명 집중 낙선 대상자 중에는 15명(68.2%)이 생환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수도권에서는 20명 대상자 중 19명(95%)이 낙선하는 폭발적 효과를 거뒀다. 21세기 유권자 운동의 서막이었다. ★ 박수원 기자

10.4. 오만 원권 지폐 발행

지난 2009년 6월 23일 5만원짜리 지폐가 세상에 나왔다. 1973년 만원권 지폐 발행 이후 36년 만에 대한민국 최고액권 화폐가 교체된 것. 5만원권의 모델은 율곡 이이의 어머니였던 신사임당이었다. 원화에서는 최초 여성 모델이어서 화제가 됐다. 5만원권은 오천원권과 비슷한 노란 계통의 색이어서 고령자나 외국인이 오천원 대신 오만원을 잘못 내는 사건이 뉴스에 올라오기도 했다. ★ 신상호 기자

10.5. 종합편성채널 등장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줄여서 종편이 방송을 시작했다. 2009년 2월 26일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미디어 법안 날치기로 종편 개국의 길을 닦았다. 신문사와 대기업이 지상파방송의 10%,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의 경우 각각 3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게 되면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가 방송에 진출했다. 개국 초기엔 잦은 방송 사고와 출연자의 막말 논란으로 시청률을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했지만, 지금은 JTBC 등 몇몇 종편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이승훈 기자

10.6. 2018년 제주 난민 사태

2018년 예멘 난민 약 500여 명이 내전을 피해 제주도에 들어와 한국 정부에 난민 지위를 요청했다. 한국에서 짧은 시간 내에 이 정도 규모의 난민이 유입된 건 처음이었다. 난민 거부를 내세운 청와대 국민청원에 70만 명 이상이 찬성했고, 서울과 제주에서 난민 반대 집회가 열리는 등 반대여론이 거셌다. 현재까지 신청자 중 언론인 출신 예멘인 2명만 난민으로 인정됐다. 대한민국은 언제쯤 '낯선 우리'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 유지영 기자

10.7. 성매매 특별법 시행

2000년 9월 19일 전북 군산 대명동 유흥업소 화재로 성매매 여성 5명이 질식사했다. 이들은 포주가 창문에 쇠창살을 달고 출입구를 잠가 탈출하지 못했다. 2002년 1월 19일엔 군산 개복동에서 비슷한 사건으로 14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사망했다. 기존 법률을 대체할 새로운 성매매 규제 법안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2004년 9월 23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성을 파는 여성에 대한 처벌 조항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강연주 기자

10.8. 2007 남북정상회담

두 걸음. 진노랑색의 군사분계선을 넘는 데 필요했던 걸음 수다.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는 "제가 (걸어서 북한에)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에서 만난 노무현-김정일 두 정상은 이틀 후 2007 남북정상선언문(10·4 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6·15 선언과 2018년 판문점 선언의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이 정상회담은 5년 뒤인 2012~2013년 새누리당에 의해 소위 'NLL 포기론' 등 지독한 정쟁의 소재로 활용된다. ★ 류승연 기자

10.9. 노회찬 사망

2018년 7월 23일 진보의 아이콘이 졌다. 노회찬(1956~2018년) 정의당 의원은 드루킹 측으로부터 받은 4000만 원 정치자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7년 수배(1982~1989년)와 2년 6개월(1989~1992년) 감옥살이에도 끄떡없었던 그였지만, 깊은 죄책감을 떨치기는 어려웠다. 평소 즐겨 인용하던 '무감어수 감어인(無鑒於水 鑒於人, 물에 자신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 안에 자신을 비추라)'을 스스로 실천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유서에서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구영식 기자

10.10.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2001년 2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KBS, SBS, MBC 등 23개 중앙 언론사에 최정예라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1~4국 인력 400여 명이 투입됐다. 중앙 언론사 세무조사는 1994년 이후 7년 만이었다. 이로써 그동안 탈세했던 세금 수천억이 추징됐고, '밤의 대통령'이라 불리며 권세를 휘두르던 조선과 동아의 사주 일가가 구속돼 법의 처벌을 받았다. 한편 이 즈음 일제강점기 일왕 부부의 사진과 찬양 기사를 실은 조선과 동아의 사진을 한겨레가 1면에 실었고, 가판대 신문이 금방 동이 날 정도로 반향이 컸다. 극렬히 저항한 보수 신문을 묶어 조·중·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도 이 무렵이다. ★ 이준호 기자

11. 91~100위

11.1.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과 김종필 낙선

2004년 4월 16일 새벽, 무려 10선을 노리는 관록의 정치인 김종필과 첫 원내진출을 노리는 진보의 아이콘 노회찬이 299번째 국회의원을 두고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결과는 정당득표율 자민련 2.8% - 민주노동당 12.9%. 노회찬은 붙고 김종필은 떨어졌다. 이로써 민주노동당은 지역구 2석과 비례대표 8석 등 총 10석을 확정지으며 진보정당의 오래된 소망인 원내진출을 이뤄냈다. '거대한 소수'의 탄생이었다. 이날 개표는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역사적 개표로 불린다. ★ 구영식 기자

11.2. 종합부동산세 시행

2005년, 고가 부동산에 대해 종합부동산세가 처음 부과됐다. 부자들의 불로소득을 회수한다는 취지에서 '로빈후드세'로 불렸는데, 부과 대상은 상위 5% 이내 자산가들이었다. 보수언론은 이를 '세금 폭탄'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종부세 세율은 1~3%에서 0.5~2%로 낮아져 유명무실해졌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법 취지에 맞는 정상 궤도를 회복중이다. 현재 세율(주택)은 최대 2.7%, 다주택자(조정지역 2주택, 3주택 이상)의 경우 최대 3.2%다. ★ 신상호 기자

11.3.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 국회 통과

한미FTA로 정말 우리 삶이 나아졌을까? 2011년 미국과의 협상을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같은 해 11월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선 최루탄이 터졌다.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본회의 자체를 사실상 비공개로 한 상태에서 표결을 강행한 결과였다. 이후 미국 트럼프 정부 요구로 재개정이 이뤄지면서 그동안 우리나라가 이득을 봐왔다는 시각도 있지만, 농업계 등은 여전히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조선혜 기자

11.4. 김조광수-김승환 동성혼

2013년 9월 7일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하객 2천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동성혼 반대 시위를 벌이는 종교단체 때문에 잠깐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들은 곧 진행요원들에게 제지당했다. 사회를 맡은 변영주 감독이 "잠깐 개떡(?)같은 일이 있었다"고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네면서 경직된 분위기는 풀렸다. 두 사람은 법적으로도 혼인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 2년여간 소송전을 벌였지만 결국 패소했다. 둘은 현실에서는 부부이지만, 아직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다. 싸움은 진행형이다. ★ 오수미 기자

11.5.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및 김진숙 고공농성 희망버스

2011년 1월 6일, 부산 한진중공업에 있는 85호 크레인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올라갔다. 35m 아찔한 높이. 정리해고를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가 하늘에서 트위터를 통해 띄운 글은 땅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수만 명의 시민들이 다섯 차례에 걸쳐 '희망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모였다. 조남호 한진중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 끌려갔고, 결국 김진숙은 309일만에 노사합의안을 들고 땅으로 내려왔다. '승리'라고만 말하기에는 너무나 눈물겨운 싸움이었다. ★ 박정훈 기자

11.6.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

언론은 '국가적 경사'라고 보도했으며, 국민들은 환영했다. 2006년 10월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이 제8대 UN(United Nations: 국제연합) 사무총장으로 당선돼 그해 12월 취임했다. 한국인으로선 최초였고, 세계 유일 분단국인 한국이 이뤄낸 쾌거이기도 했다. '세계의 CEO'로 선출된 반 총장은 "조정자가 되겠다"며 조화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연임에 성공해 2016년까지 활동했다. 반 총장은 취임 뒤 인터뷰에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북한 측 거부 등으로 재임 기간 방북은 없었다. ★ 유성애 기자

11.7. 조두순 사건

61만5354명. 2020년 12월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그의 출소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서명 숫자다. 조두순은 지난 2008년 안산에서 8세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신체를 훼손시켰다. 피해 아동은 영구 장애를 입었다. 당시 사건의 처참함과 재판과정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반성하지 않는 조두순에게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후 대법원은 13세 미만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의 양형기준을 강화했고, 출소를 앞둔 2019년 국회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중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출소 후 전담 보호관찰관이 1대1로 24시간 감시하는 일명 '조두순법'을 통과시켰다. ★ 최지용 기자

11.8. 의약분업 실시와 의사 파업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이 구호가 현실이 되기 전까진 가벼운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동네 약국에서 쉽게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약물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의약분업이 화두가 됐지만 의료계와 약사회 사이의 극심한 갈등으로 오랜 기간 해결되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의약분업이 본격화 되자 의사들은 파업에 나섰다. 2000년 7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전국 개업의와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참여해 모두 5차례 파업과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6월에는 6일간 파업투쟁을 벌여 '의료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 조선혜 기자

11.9. 트위터·페이스북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열풍

2009년 11월 우리나라에 아이폰이 출시되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본격적인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트위터를 시작으로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불었다. 사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서비스별 특화된 기능으로 분화되며 폭발적 성장이 이어졌다. SNS에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중독 현상까지 등장하면서 십대 자녀를 둔 엄마의 등짝 스매싱도 늘어났다. ★ 조명신 기자

11.10. 태극기 집회

"촛불 대신 태극기를 들겠다." 2016년 말 박근혜 탄핵 찬반 집회를 기점으로 태극기는 보수단체의 상징처럼 자리 잡게 됐다. 2016년 12월 31일 언론인 조갑제는 "애국가 4절처럼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사랑 하자, 우리가 태극기 부대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지지만 태극기는 영원하다"라고 말했다. 2020년 현재에는 박근혜 탄핵 반대시위를 주최하는 극우 성향의 단체들 - 천만인무죄석방본부,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 우리공화당(조원진, 홍문종 공동대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전광훈 총괄대표) 등이 태극기 부대로 불린다. 이들은 매 주말마다 광화문 인근에서 유사 집회를 열며 박근혜 석방, 문재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강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