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家族主義 | Familialism, Familism가족적 가치를 중시하는 철학관, 사회관 또는 정치관.
전통주의, 사회보수주의, 가부장적 보수주의[1], 공동체주의[2], 출생주의와 연관이 깊다. 가족 가치(Family values)와 유의어이다.
2. 성향
모든 가족주의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가족주의자들은 구시대적인 가족 형태[3]를 선호하기 때문에 현대적인 자유주의적 가치와 관념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촌락 공동체에서나 가능하던 것을 현대 도시에서 구현하려고 한다.가족주의자들은 가족의 유지와 번영을 중시하기 때문에 전세계 공통적으로 개인의 의지와 선택, 이혼을 부정적으로 본다. 한국은 실제로 OECD 국가 중 혼인율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저출산은 가족주의가 강한 동아시아, 남유럽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데 가족을 중심으로 사회를 구성해야 하므로 다른 나라에 비해 가족을 구성하기 위한 기준을 높게 잡으며 아동을 가족 중심으로 키워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사회적인 지원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는 가정을 꾸리는 것이 힘들었으므로 계획생육정책의 중국을 제외하면 산아제한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진되었고 한국은 80년대에도 저출산이 있었으나 정치의제화되지 못했다. 낙태는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부정적이나 유교 문화권(한국, 중국, 베트남 등)에서는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해 여아를 낙태하는 경향이 강했다.
가정을 무책임하게 꾸리는 것보다 가족은 소중하다고 여겨 무책임한 가정보다는 저출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4]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가치관은 가족이 사회 관계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수신'을 맨 앞에 두어 자신의 앞가림을 하고 나서 가정을 꾸리기를 권고한다. 여기에 가족에 대한 자원을 많이 투자할 것을 권고하니 가족을 속박으로 여기는 시각도 많다.
같은 가족주의자라고 해도 이런 기본적인 틀만 제외하면 나라마다 다른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면 한국의 가족주의자들은 성(姓)을 바꾸는 것을 금기시하기 때문에 남편과 아내가 각자 결혼 전의 성을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일본의 가족주의자들은 성을 바꾸는 것은 문제삼지 않고 외려 남편과 아내가 같은 성을 따르지 않는 것을 금기시한다. 영미 문화권의 극단적 가족주의자들은 배우자 외의 다른 이성과의 접촉을 꺼리지만 이슬람 문화권의 가족주의자들은 전통에 따라 일부다처제를 옹호한다. 남유럽, 라틴아메리카의 사람들처럼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가족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보수주의자라고 해도 신자유주의 성향은 가족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수 있다. 유교 문화권이나 가톨릭 문화권의 가족주의는 가족의 가치보다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개인주의와 대립한다. 반출생주의에 의하면 부차적으로 혈연에 의한 가족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반출생주의와 가족주의를 대척점에 놓기 쉽다. 그러나 반출생주의자들은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 비혈연적인 가족 형태는 지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반출생주의라고 반드시 반가족주의는 아니다. 다만 이스라엘 유대인처럼 개인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 가족주의 성향이 있는 경우도 있다.
3. 비판
가족주의자들은 개인의 권리보다 가족의 유지를 중시하기 때문에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고 비판받는다. 차라리 서양 선진국들의 가족주의자들은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어느 정도 인정하기에 때문에 개인의 가치 추구에 그치는 수준이라 그나마 낫지만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위에 서술한 것처럼 법적, 사회적 측면에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것은 현재진행형이다.[5]가족주의는 순수하게 자유의지적인 친분 관계에 기반하는 친구와 애인, 직장 동료, 교회 사람 등[6]과 달리 혈연적 측면이 강한 가족에 대한 애착, 더 나아가 가족이란 조직 내부의 분위기와 암묵적인 룰을 개인에게 강요[7]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런 연유로 순전히 개인의 선택으로 결정해야 하는 학업과 진로, 직업 선택, 종교, 가치관, 연애, 결혼 등에 혈연이라는 이유로 간섭하고 심하게는 "그건 틀렸어.", "그 선택은 아니야.", "나중에 후회할 테니까 그런 생각은 접어두고 내 말 들어라.", "내 말 안 들으면 호적에서 파버리고 다시는 죽을 때까지 안 보겠다." 같이 선을 넘어서는 오지랖이 작용하기 쉽다.
가족주의가 최악의 형태로 드러나는 경우가 바로 아동 학대와 살해 후 자살이다. 부모가 약자인 자식을 학대하는 것도 모자라 우울증이나 생활고를 겪게 되면 자살하기 전에 자녀의 의사와 상관 없이 자녀를 살해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결국 이로 인해 가족 간의 불화가 커져서 나중에는 폭발하여 가족을 살해하는 지경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북한의 주체사상은 마르크스주의에 가족주의를 섞은 사회주의 대가정론[8]에 입각하여 전세계 공산주의 어디에도 없는[9] 어버이 수령동지라는 개념으로 독재체제와 3대 세습을 정당화했다.
[1] 한국에선 보통 '온정적 보수주의'라고 의역된다.[2] 모든 공동체주의가 가족주의인 것은 아니다. 가령 일부 개인주의적 사회주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회주의나 좌파적 집산주의도 공동체주의적이지만 이들이 전부 가족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가족주의를 봉건잔재로 보고 비판하는 경우가 더 많다.[3] 예를 들면 족보 집착(OO O씨 OO공파), 순혈주의를 위해 국제결혼 반대 등등[4] 반면 이스라엘의 유대인처럼 출생주의 성향이 강한 일부 가족주의자들은 여건이 어느 정도 받쳐진다면 자녀를 되도록 많이 낳는 것을 지향한다.[5] 구체적으로 한국의 예를 들자면 형사소송법 제224조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은 고소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경찰행정에 있어서도 단발적 가정폭력에는 무개입이 원칙이며 존속과 관련된 범죄에서 자녀가 부모에게 저지른 범죄는 형량이 무겁게 나오는데 부모가 자녀에게 저지른 범죄는 형량이 가볍게 나오는 것이 다반사이고 혈연적 관계에 기초한 부정부패 등도 산적해 있다. 이러다 보니 가정폭력으로 인한 존속범죄 발생률이 매우 높으며 엄한 처벌에도 낮아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증가하는 상황이다. 언론들과 전문가들, 인권단체들도 이러한 점이 존속범죄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실 서양에서도 디즈니와 할리우드에서 보이듯이 암묵적으로 가족주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보다는 약하다.[6] 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연락을 끊어 버리거나 그 집단에서 탈퇴하면 그만이다.[7] 대표적인 것이 통금과 모태신앙이다.[8] 간단히 말해 수령이 아버지, 당이 어머니이고 인민들은 수령과 당의 자식이라는 뜻이다.[9] 공산권에서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한 경우는 크메르 루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