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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6-27 12:34:28

Warframe/조각들/솔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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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세팔론 시터스 가라 구울 레버넌트 알브레히트의 기록
솔라리스 파트너쉽 교의 프렉스 두비리의 섬들

1. 개요

Fortuna Fragments

포르투나 파트 2:프로핏-테이커 업데이트로 추가된 조각들. 오브 협곡 곳곳에 숨겨져 있으며, 차용 증서의 형태를 띄고 있다. 이 조각들 안에는 포르투나 거주민들의 과거 기억들이 담겨져 있으며, 인물당 총 5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다. 다른 조각들과 마찬가지로 잡음이 들리는 위치에 마우스 커서를 올리면 메시지가 나오는데, 숨겨진 메시지는 아니고 조각의 내용들을 성우가 읽어주는 정도다.

2. 유디코

어떤 할머니가 반려동물을 빼앗기던 날, 나는 솔라리스 연합을 세웠어.
내 가장 친한 친구가 다른 사람에게 넘겨지는 자기 팔을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날.
내 어머니가 머리를 잃어버린 날.
솔라리스 연합을 설립한 날, 내 심장을 팔았지.
그리고 그 돈으로 총을 샀어.

비즈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더니, 경제적, 지능적으로 싸우는 방법이란 걸 우리에게 가르쳐 줬지.
아... 반짝아, 니가 정말 그 때 우릴 봤어야 했는데.
밤중엔 정제소에 불을 싸지르고는 낮 동안에는 시치미 뚝 떼고 충실한 청소부로 사는 꼴을 말이야.
내 역할은 사람들이 우리를 믿게 만드는 거였어.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이야.
그 덕분에 주드랑 그 언니들이 바랬던 정도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죽고 말았지.

그냥... 작은 작전이었어. 그냥 안 할 수도 있었을 정도로. 그 일 덕에 난 아직도 잠을 설치고 있지.
12번 갑판.

내가 알았던, 우리를 믿었던, 내가 설득해 가입시켰던 사람들 전부가... 죽었어.
부모들, 연인들... 가족들. 주드의 언니들. 렉스의 부모들. 전부 죽어버렸다고.
우리, 그리고 다른 몇 명을 빼면. 나, 비즈, 주드, 리틀 덕. 난 이 일에서 손을 씻기로 했어.
이미 충분히 피범벅이었으니까.

그리곤, 몇 년이 지나더니 비즈가 다시 나타났어. 그 다음은 네가 오더라.
그러더니, 어찌어찌 여기까지 온 거야.
솔라리스 연합이 이걸로 첫 번째는 아니야. 두 번째라고. 그리고 어떻게 끝나든 간에, 마지막이 될 거야.

3. 렉스

그래서, 난 가족이 없어. 친이든 찐이든.
엄마랑 아빠가 처음으로 솔라리스 연합을 위해 일하던 날 돌아가셨거든.
벤트키드나 돼 볼까 했는데, 딱 마침 사원 놈들이 내가 훔쳐간 걸 되찾으러 오더니,
머리만 달랑 남기고 싸그리 가져가 버리더라구. 뭐, 그러니 여기서 더 떨어질 곳도 없는 셈이지.

이런 MOA같은 꼴이어서야 벤트키드가 되겠어? 어울리지도 않아, 기지도 못해, 보드도 못 타지.
그래서 난 이 가게에서 내 찐가족을 직접 만든 거야.
닮았지? 집안 내력이거든.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벤트키드가 되었을 거야, 분명.

비즈니스 씨는 그 뒤로... 그 사고 뒤로 나한테 정말 잘 해 줬어.
항상 올 때마다 뭘 갖고 오더라구.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고 말은 했는데, 나한테 그러더라.
"혁명에선 가장 약한 자가 가장 크게 희생하는 법이란다. 너는 네 역할을 다 했으니, 이젠 내 차례인 거지."라고.
그러곤 쓸만한 부품이나 영양 캔을 건네주더라고. 다 좋은데 말야, 왜 그렇게 슬퍼 보였던 걸까?

비즈니스 씨 하니깐 떠오른 건데, 나랑 내 MOA들은 말이야, 엄청 끈끈하다구.
내가 필요하면 뭐든지 해준다니까.
만약 네프가 다시 MOA들을 갖다 솔라리스에 힘자랑을 하려 들면...
내 거 몇개랑 슬쩍 바꿔치기해 버릴지도 모르지.
그 녀석 머리 꼭대기에 서는 거야, 알지?
아니, 뭐 할 수만 있다면야 사람들에게 내 음악이나 들려주고 살고 싶지만,
동시에 권모술수의 거대한 그물, 그 중심에 들어앉은 거미가 될 수도 있는 거잖아?

어느 주기엔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전원 내리고 자려는데,
분이랑 로키 패거리가 파이프랑 배관으로 스켁 때리는게 들리더라구.
비트가 좋길래 늘 그렇듯 따라서 노래부르기 시작했는데, 좀 시끄러웠는지 스켁이 멈추더라.
내가 너무 끼어들었나 싶어서 말문이 막혔었는데,
철망이 갑자기 열리고 분이 내 집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더니
"야, 계속해봐!" 하더라구.
그날 밤 잠은 다 잤지. 이웃들도 마찬가지였을걸. 벤트키드가 된 것 같았어.

4. 리틀 덕

들이 나더러 텐노에게 무기를 팔라더라구. 저기 포르투나로 돌아가서 말이야.
미쳤어, 내가 왜? 퀼 놈들. 속은 시커멓고, 주둥이는 삐뚤어지기라도 한 건지 하는 말이 매번 흐리멍텅해선,
박쥐같이 두 편 살림이라도 할 것 같은 놈들이라니까.
시종일관 말 배배 꼬아 하는 놈들에게 한 둘이라도 믿음이 갈 리가.
그래서 고맙지만 꺼지라고 해 줬지.
선약이 있었거든, 저브 랏이라는 코퍼스 탈주자를 빼내오는 계약.
퀼 놈은 으레 그 웃음을 띄우더라. 내가 제일 질색하는 웃음.
마치 지가 두어 발짝은 앞서나가 있다고 뻐기는 듯한 그 웃음 말이야.
생각하면 할 수록 그런 심보였던게 뻔했던 것 같구만.
프라투. 그 자식 이름이라더라. 2차 퀼 프라투 사드.

저브 랏:오늘?! 오늘 오는 줄은 몰랐단 말이야!
리틀 덕:적대 진영에서 사람 빼는 게 원래 다 그런 거거든, 저브! (탕) 아님 뭐, (탕) 다음 주 (탕)
3분의 2주기쯤 (탕) 예약이라도 잡을까?! (탕) 네 상사랑 보안 팀 절반도 끼워서 말야.
저브 랏:악!
리틀 덕:대체 뭐가 문제야!
저브 랏:아니 지금, 내 파일을 몽땅 사무실에 두고 왔다고! 그 뭐냐, 우리가 지금 이 짓거리 하는 이유 말이야!
리틀 덕:무슨 파일? 난 파일 얘긴 들은 적도 없어!
저브 랏:내가 말을 안 했으니까 그렇지!
리틀 덕:누구한테? 누군지 말을 하라고, 저브!
저브 랏:퀼들 말야! 알았어? 퀼들!
그제서야 난 이 빌어먹을 판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아챘지. 젠장, 다 짜고 친 거구나.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어찌어찌 봉쇄된 격벽 뒤로 돌아서 랏의 사무실에 들어가는 덴 성공했지.
리틀 덕:겨우 중견급 실모가지 하나 되찾자고 이 정도로 싸울 놈들이 아니잖아! 너 뭐하는 놈이야?
저브 랏:저브. 랏. 네프 엔요의 금성 복원 사업 2차 부설계자야. 나한테 정보... 가 있거든.
거기서 그 말이 튀어나온 거야.
저브 랏:솔라리스 연합에 넘길 정보.
그 말 하고선 바로 골로 가더라고.
저브 랏:으억!

그래, 솔라리스 연합이 다시 일어섰다 이거지. 포르투나엔 친구들이 좀 있거든.
연합이 처음으로 네프 정수리에 달랑거리는 왕관을 걷어차려 했을 땐 한 명도 남김없이 몰살당할 뻔했지.
뭐, 실제로 일부는 당했지만. 한 번은 비즈가 참극을 피하는 방법이랍시고 알려준 적이 있었어.
'12번 갑판에 불길이 치솟으면, 12번 갑판을 봉쇄하시오. 들어가서는 안 되오. 꼼짝없이 타 죽을 테니.
산소가 떨어져 불길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시오. 그 뒤에 들어가 피해를 수습하고 정리를 하는 거요.'
내가 12번 갑판을 봉쇄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12번 갑판이 내가 사는 곳인데.
리틀 덕:무슨 정보 얘기야? 말해! 지금 당장! (탕 탕)
저브 랏:네프. 협곡. 오브 마더... 개발돼버렸어...
리틀 덕:뭐? 뭐가 개발돼?!
저브 랏:쉴드... 위성... 오브 마더... 안돼...
리틀 덕:저브? 뭐? 오브 마더가 뭐가 안된다고? 저브!

비즈는 포보스에서 변기나 닦던 인생에서 날 구제해 줬어. 지금의 날 만들어 준 사람이지.
다만 그건 내가 비즈의 자리를 채우기 전에 떠났기 때문일거야.
이젠... 난 돌아가야 했지. 저브가 쥐고 있던 정보 전부, 비즈가 알아야 하니까. 유디가 알아야 하니까.
내가 안 가면 그 사람들... 그리고 포르투나의 모두가 제대로 좌초해버릴 거니까.
저브 같은 실모가지 놈들은 아주 맘먹지 않은 이상 제 목숨을 내걸진 않을 거란 말이야.
뭐든 간에 네프가 이 오브 마더인지 하는 걸로 하려는 짓은 연합에 직격타가 될 거야.
가야만 해. 안 갔다간, 그리고 포르투나에 무슨 일이라도 벌어졌다간, 내 평생 두 발 뻗고 잘 수 없을 거야.
그래서, 덕의 보물 찾기는 이제 끝. 구출도 이제 끝. 모든 곳이 시작된 그 곳으로,
그리고 이번엔 그 곳도, 덤으로 나도 불타지 않길 빌어야지.

5. 루드 주드

시끌이가 날 깨우더니만, 어떤 여자가 찾아와 물을 좀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더라.
피부는 말라 있고. 옷도 불에 그슬려 있고.
물을 가져다줬지. 그런데 돌아와 보니 다섯 여자가 더 와있었어. 그들은 말했어. 자신들은... 12번 갑판에서 왔다고.

12번 갑판은 존재하지 않아. 그런데 확실히 다들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얼굴들이었어.
물을 더 가져왔지. 돌아왔더니, 모두 떠났더라고.
침대로 돌아가 느낀건데... 침대로 돌아갔는데 난 불편하면 화내는 사람이거든!

비즈니스 씨가 날 찾아왔어. 불편했지. 할 일이 그렇게 많은데 왜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거지?
도대체 왜? 비즈니스 씨가 그러더라... 허튼 소리마냥...
내가 '12번 갑판에서 일어난 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12번 갑판. 12번 갑판. 12번 갑판이 대체 뭔데?! 때마침 시끌이가 조용해졌어.
"당신이 그 때 그 자리에 없었던 건 잘못이 아니오, 주드. 그 여자들은 당신이 그걸 알아줬으면 했던 거요. 그 불은 당신 때문이 아니..."
악! 그만해! 말도 안 되고 멍청하고 시간 낭비야!

찾아오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게다가 하나같이 뭐 하나 건질 생각만 하고 말이야.
시끌이하고 얘기하면 누가 흔들어 깨우는 것마냥 말뚱해지는데, 걔내들 상대하면 기분 나쁜 꿈이라도 꾸는 것 같다니까.
애초에 진짜긴 한 건가?
잠자는 중엔 말야, 어디까지가 현실이지? 여기 아닌 데서 꿈꾸며 떠다니는 나는 어디까지가 진짜냔 말이야. 시끌이는 그게 알고 싶은 거야.
내 문간에 찾아왔던 그 여자들,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건데?

6. 스모크핑거

나는... 코퍼스와는 그 어떤 연도 맺고 싶지 않네. 자신의 신체를, 지성을, 목소리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들이 후회도 거리낌도 없이 너무 쉽게 팔아넘겨지는 끝에, 스스로도 믿지 못할 나락까지 떨어져버리곤 하는 모습들...
이것이야말로 다름아닌 탐욕을 위해 자행되는, 탐욕으로 비롯된 피해의 가장 심각한 예시가 아니던가.
수익의 사원이 가르치는 이념은 오로지 한 가지 뿐이야... 마음과 말, 이상과 발상을 통해 창조되는 모든 것들은 무의미하다는 것 말일세.

그것이 바로 놈들이 사람들을 억압하는 방식이기도 하지. 더 나은 삶의 표본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유익한 발상을 씨도 없이 말려버리고, 더 높은 이상의 예시를 허락하지 않고,
끝내는 그걸 성취할 수 있을 거란 믿음마저 남김없이 무너뜨리는 게야...
대놓고 말하자면, 그걸세. 코퍼스 따윈 지옥에나 떨어져버리라고.
뭐... 그렇다 해도 코퍼스 중 딱 하나, 딱 한명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예외를 두겠지만 말야.
그 남자의 이름은 시고어 사바라 하네.

내가 형태학 전문가 시고어 사바의 연구 조수 노릇을 하던 시절엔, 아직 젊은이였었지.
뭐 그 사람은 내 이름조차 몰랐을 테지만 말이야.
형태학 전문가 사바의 일이란, 금성이 다시 살아남에 따라 발견되는 모든 생물들을-
죽었건 살았건간에 목록으로 정리하고 평가하는 일이었지.
믿기 어렵겠지만, 그 남자는 카밧 한 마리를 구하기 위해 그야말로 모든 것-
경력, 생활, 어쩌면 자기 목숨까지, 전부 희생했어.
내가 직접 그를 도왔으니 알고 있네. 뭐, 그 사람은 그것조차 몰랐겠지만 말이야.

그 카밧, 표본 VK-7은 둥지까지 쫓겨간 끝에 사살당할 예정이었네. 시고어는 자신의 자유,
그리고 곧 뒤따라올 목숨의 댓가를 무릅쓰고 그걸 막았지.
그 때의 나는 할 수 없을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 겁쟁이였던 게야.
허나 그 순간, VK-7이, 내 거주구 앞에 나타나, 도저히 카밧이라곤 믿기지 않는 지성을 담은 눈빛으로
나를 보며 기다리고 있었지. 그리고 내 발밑에 열쇠를 하나 떨어뜨렸어. 보안 센터의 열쇠더구만.
시고어의 감방 문을 연 건 바로 나라네. 그 자리에서 나는 VK-7이 시고어의 처형인,
교화 3부서에서 자주 함께 일하곤 했던 코퍼스의 일원을 보내버리는 것을 봤지.
외부로 떠나는 솔라리스 레일 트랙터를 가로챌 수 있도록 화물 포드를 재조정했던 것도 나였고,
그 둘을 끝장내버리려 밀려드는 병력을 막기 위해 격벽 여럿을 봉쇄해버린 것 또한 나였지.

왜 그랬었냐고? 흠...
내 기억 속에 가장 선명히 남은 시고어는 이런 모습이었다네.
장비를 내려놓고, 나와 눈을 맞출 정도로 존중의 의사를 보이며, 이렇게 말했었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완전해지기를 갈망하지.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죽음을 부정해.
만약 자네가 죽음에서 돌아왔는데, 사랑하는 이는 그러지 못했다면... 어찌할 텐가?" 라고 말이야.
그게 시고어가 내게 한 마지막 말이었어.
그리고 그래서 내가 그에게 도움을 줬던 게고. 시고어 사바 자신이 살리고자 했던 그 짐승을 살리는 데에 말이야.
과연 우리들 중에 얼마나 이런 말을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구먼.
그 사람이 진정으로 가진 단 하나의 존재를 코퍼스가 빼앗도록 멍하니 그냥 둘 수는 없었다네.
빌어먹을 코퍼스 따위, 흥.
시터스. 시고어는 그 곳으로 향했어. 평원으로. 혹 이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거든, 그 이야기는 그 곳에 있다네.
그 자신도 여태까지 거기에 있다면 나도 좋겠구만!

7. 비즈니스

삶을 살아가며 사람이랑 자기 자신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찾게 되어 있지.
오브 협곡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존재였소. 존재해선 안 되지만, 여기 이렇게 존재하지.
두 번째 기회를 맞게 된 것이오.
이것이야말로 희망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란 말이오?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하는 모든 것들을... 나는 존중한다오.

조각가는 바위 속, 그 내면의 형상을 보지. 그들의 기술이란, 그 형태가 아닌 모든 것들을 제거하고,
아름답고도 영원한 그 존재를 세상에 전달하는 데에 의의가 있소.

한때 난, 말하자면 일종의 조각가였소. 대단치는 않았지.
내가 하는 일이란 우리가 되고자 하는 모양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이들을 제거하는 일이었소.
그들을 치워버림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바로 그 정의로운 사회의 모습에 한 걸음 뚜렷이 다가가는 것이었다오.

작은 행동이 강렬한 결과를 초래하곤 하지. 한 가지 예로는 한 젊은이가 저당을 잡혔고, 그에 유디코가 저항 운동을 부활시킨 사건이 있소.
보존 활동에 있어 현명한 방식은 행동 양식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지.
원인과 결과. 한 생태계에 변화를 불어넣을 때는, 늘 생각해야 한다오.
이 새로운 종의 반응으로 생태계가 얼마나 재구성될지.
새로운 숲? 강의 방향 변화? 다양하고 이로운 새 종들? 이 모두 연결된 원인과 결과인 것이오.

유디코가 솔라리스 연합을 부활시키도록 만든 건 렉스가 받은 처벌이었소.
혹독했던 겨울이 지나고, 이제는 그 굶주린, 성난 늑대들이 숲에 들어가고, 코퍼스가 생태계에 유익한 선택적 멸종을 맞을 차례라는 것이오.
젊은이의 몸이나 늙은이의 영혼 정도는, 그에 비하면 값싼 댓가일 뿐이요.

8. 티커

지난 사랑이 끝나고 새 사랑이 시작될 때마다, 친구들은 내게 "예전보다 훨씬 행복해보인다." 하곤 했지.
그럴 때마다 난 웃으며 맞장구치곤, 내 거주구로 돌아가면...
당신의 이름을 되뇌이곤 해. 그저 내 입술에 되새기듯이, 마치 유령을 부르는 것처럼.

우리 만남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지.
당신은 나를 부를 때, 당신을 아프게 한 사람의 이름으로 불렀고,
나는 내게 상처 준 사람의 이름으로 당신을 불렀어.
그렇게 우린 서로의 역할을 연기한 거지.
내가 말할 땐, 그 사람을 대신해 말했고, 당신을 통해 난 내게 상처를 준 그 사람에게 말할 기회조차 없었던 사소한 것들을 말했던 거야.
나눌 수 없었던 식사를 마음껏 요리해주고. 나눌 수 없었던 농담을 마음껏 나누고. 행복도 웃음도 함께 하고.
당신을 통해 그 사람과 함께. 그리고 나를 통해 당신의 그 사람과 함께.
그리고 당신이 내 이름으로 나를 부른 어느 날, 그 이후로 우리가 뒤를 돌아보는 일은 더 이상 없었어.

전부터 계속 꿔오던 꿈이 있어. 당신은 당신의 첫 몸 안에 있고, 나도 내 몸 안에 있는 꿈.
난 해변에 서 있고, 당신은 바다 쪽에 서 있는 거야.
밀려오는 파도가 보이지만, 당신에 부딫쳐 무너지진 않아. 파도는 당신을 통해 속삭여오고,
당신은 또 다시, 내게서 멀리 사라져버리지.
당신의 장갑을 난 아직도 갖고 있어. 딱 한 짝. 당신이 내게 남긴 유일한 물건.
주변이 조용해지면 난 이걸 내 무릎에 올려. 당신과 깍지를 낀 것 마냥 손을 잡고, 약속하는 거야.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 다른 그 누구에게도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당신의 첫번째 몸은 넷으로 쪼개져 팔려가 버렸지.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은 빼앗겨 먼 곳에 갇혔고, 몸값을 위한 인질이 되었어.
내가 지킬 수 없었던, 그 수많은 약속들.

당신의 팔을 사 주기 위해 내 팔을 팔았지. 당신의 다리를 사 주기 위해 내 다리를 팔았어.
폐, 뼈, 그리고 심장... 당신의 아름다운 머리를 뉘일, 안전한 곳을 사기 위해 모두 팔아버렸어.
당신을 그들에게서 다시 사 온 거야. 당신을 되찾아 온 거지. 당신을 위해 사 온 몸 안의 당신,
내가 판 것을 보충하기 위해 얻어낸 몸 안의 나.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 아니었지. 더 이상은.

먼지가 쌓이도록, 세금쟁이의 선반 위에 놓여 있던 당신은 스스로가 누군지도 거의 잊고 말았어.
물론 나를 알아볼 리가 없었지.
오래 전 내가 건넸던 작별의 인사들... 오직 그것만이 남은 거야.
이제 당신은 당신이 누구였는지, 희미해진 기억을 가진 채 운하에서 일하고 있겠지.
그리고 나는 약속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