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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NBA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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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2004 NBA 챔피언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단체 사진.jpg
2004 NBA 파이널 챔피언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파이널 MVP 천시 빌럽스

1. 개요2. 일정3. 진출팀
3.1. 동부 컨퍼런스 : 디트로이트 피스톤즈3.2. 서부 컨퍼런스 :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4. 전개
4.1. 1차전4.2. 2차전4.3. 3차전4.4. 4차전4.5. 5차전
5. 파이널 MVP6. 총평7. 여담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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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NBA FINALS
파일: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로고(2001~2005).svg 파일: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엠블럼.svg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2004년 NBA 챔피언십을 놓고 동부 컨퍼런스 챔피언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서부 컨퍼런스 챔피언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시리즈. 명감독 래리 브라운의 지도 하에 강한 수비력으로 일부 팬들에게 배드 보이즈 2기라며 불리면서 파이널에 진출한 디트로이트와 기존의 샤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 원투펀치 콤비와 이적한 칼 말론-게리 페이튼까지 합세한 일명 '전당포 라인업'으로 잘 알려진 슈퍼팀 구성으로 다시 우승을 노리는 레이커스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2. 일정

아래 일정은 모두 현지 일정이다.
6차전과 7차전은 LA 홈경기로 예정된 '2-3-2' 포맷이었으며 이는 NBA 파이널에서만 적용됐고 파이널 이외의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2-2-1-1-1' 포맷을 적용했다.

3. 진출팀

3.1. 동부 컨퍼런스 :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라인업
1. 천시 빌럽스
(PG)
3. 벤 월러스
(C)
7. 마이크 제임스
(PG)
8. 다빈 햄
(F)
10. 린지 헌터
(PG)
13. 메멧 오쿠어
(PF / C)
22. 테이션 프린스
(SF)
24. 트레메인 폴크스
(SF)
30. 라쉬드 월러스
(PF / C)
31. 다르코 밀리시치
(C)
32. 리처드 해밀턴
(SG)
34. 코리스 윌리엄슨
(SF / PF)
41. 엘든 캠벨
(PF / C)
감독: 래리 브라운
어시스턴트 코치: 허브 브라운ㆍ데이브 해너스ㆍ이고르 코코스코프ㆍ존 쿠스터ㆍ마이크 우드슨

피스톤즈는 배드 보이즈 1기 시절 NBA 2연패(1989년, 1990년 NBA 파이널)를 달성했던 찬란한 모습과 달리 주축 선수들의 은퇴, 이적, 부상 등으로 인해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한때 팀의 유니폼과 엠블렘까지 변경하였으나 다시 배드 보이즈 1기 시절의 그것으로 돌아왔다. 1기 시절 묵묵히 팀을 지탱했던 슈팅가드 조 듀마스가 단장으로 부임하여 팀을 차근차근 재건하기 시작했다. 벤 월러스, 리처드 헤밀턴[1], 천시 빌럽스 등을 영입했고 드래프트에서 테이션 프린스를 지명했다. 그리고 릭 칼라일 감독을 해임하고 래리 브라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라시드 월러스를 영입하여 주전 5명을 구성했다.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플레이어는 없지만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강력한 수비를 통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팀 컬러를 확립했고, NBA 역사 상 최초로 5개 상대팀 연속으로 70득점 이하로 묶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런 플레이를 바탕으로 정규시즌을 54승 28패로 마쳤다.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에서는 3번 시드를 받았다.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밀워키 벅스를 상대로 4승 1패를 거두며 비교적 손쉽게 2회전에 진출했다. 2회전에서 만난 뉴저지 네츠를 상대로 5차전에서 3차 연장전까지 가는 끝에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수세에 몰렸고 6차전에서도 12점차로 뒤졌으나 반격에 성공하며 7차전까지 시리즈를 몰고갔고 승리하며 동부컨퍼런스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정규시즌 61승을 거뒀고 피스톤스가 내보낸 릭 칼라일 감독이 이끄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였다. 페이서스를 상대로 4승2패를 거두며 14년만에 NBA 파이널 무대를 다시 밟았다.

3.2. 서부 컨퍼런스 :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라인업
2. 데릭 피셔
(PG)
3. 데빈 조지
(SF)
4. 루크 월튼
(SF / PF)
7. 브라이언 쿡
(PF / C)
8. 코비 브라이언트
(SG)
9. 브라이언 러셀
(SF)
11. 칼 말론
(PF)
14. 슬라바 메드베덴코
(PF)
17. 릭 폭스
(SF)
20. 게리 페이튼
(PG)
21. 카림 러시
(SG)
31. 자말 샘슨
(C)
34. 샤킬 오닐
(C)
54. 호레이스 그랜트
(PF)
감독: 필 잭슨
어시스턴트 코치: 텍스 윈터ㆍ짐 클레몬스ㆍ프랭크 햄블렌ㆍ커트 램비스

2000~2002년 NBA 파이널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4연패를 노렸으나 2003년에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서부컨퍼런스 준결승에서 2승 4패로 패했고, 스퍼스는 2003 NBA 파이널에서 왕좌 자리에 등극했다. 팀 던컨을 막기 위한 파워포워드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레이커스는 NBA 우승반지를 단 한 번도 손에 끼워보지 못했던 칼 말론게리 페이튼염가에 데려와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혔다. 개막 후 18승3패로 순항하다가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는 통에 56승 26패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고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에서 2번 시드를 받았다.

1회전에서 신예 야오밍이 이끄는 휴스턴 로키츠를 4승 1패로 제압하고, 2회전에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첫 2게임을 내줬으나 이후 4연승을 내달리며 지난 해 패배를 설욕했다. 서부컨퍼런스 결승전에서는 정규시즌 1위팀(58승 24패)이자 MVP 케빈 가넷이 버티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상대로 4승2패를 거두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참고로 서부컨퍼런스는 당시 컨퍼런스 14개팀 중에서 상위 10팀이 승률 5할을 찍었던 반면, 동부컨퍼런스는 상위 6팀이 5할을 찍었고 7위 뉴욕과 8위 보스턴은 5할도 넘지 못할 정도로 서고동저가 심했다.

4. 전개

전문가들은 훗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멤버가 4명(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칼 말론, 게리 페이튼)이나 뛰는 레이커스의 우세를 점쳤다.[2] 그러나 피스톤스는 이러한 예상을 뒤집는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4.1. 1차전

파이널 1차전 (현지시각 6월 6일, 스테이플스 센터, 로스앤젤레스)
1쿼터2쿼터3쿼터4쿼터최종스코어시리즈 전적
파일: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로고(2001~2005).svg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22 18 24 23 87 1승
파일: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엠블럼.svg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19 22 17 17 75 1패

언더독 이미지의 피스톤즈가 예상외로 승리하며 충격을 선사했다. 피스톤스는 이날 노점단속식의 강력한 수비를 선보이며 샤크(34득점, 11리바운드)와 코비가 날뛰든 말든 나머지 레이커스 선수들을 도합 16득점으로 묶었다. 천시 빌럽스는 22득점 4어시스트 3스틸, 라시드 월러스와 벤 월러스는 각각 8리바운드를 따냈다.

4.2. 2차전

파이널 2차전 (현지시각 6월 8일, 스테이플스 센터, 로스앤젤레스)
1쿼터2쿼터3쿼터4쿼터OT최종스코어시리즈 전적
파일: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로고(2001~2005).svg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16 20 30 23 2 91 1승 1패
파일: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엠블럼.svg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18 26 24 21 10 99 1승 1패

이날도 레이커스는 힘겹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으나 에이스 코비가 4쿼터 종료 2.1초를 남기고 극적으로 3점슛을 성공시켜 89-89 동점으로 만들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갔다. 코비는 33득점 7어시스트, 샤크는 29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했다. 디트로이트로 돌아가기 위한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천시 빌럽스는 코칭스태프들과 동료들에게 우리는 다시 LA로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말로 팀을 다 잡았다.[3]

4.3. 3차전

파이널 3차전 (현지시각 6월 10일, 더 팰리스 오브 어번 힐스, 디트로이트)
1쿼터2쿼터3쿼터4쿼터최종스코어시리즈 전적
파일: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엠블럼.svg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16 16 19 17 68 1승 2패
파일: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로고(2001~2005).svg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24 15 24 25 88 2승 1패

그야말로 레이커스의 굴욕적인 패배였다. 레이커스의 68득점은 플레이오프 경기 최소득점 구단 신기록이었다. 2차전의 영웅이었던 코비는 1쿼터에서는 무득점에다 2쿼터에서는 자유투 1개만 성공시키며 맥을 못췄고 피스톤스는 코비가 하프라인만 넘었다하면 무조건 더블팀을 붙으며 괴롭혔다. 당시 레이커스를 상대하는 팀들은 '핵-어-샤크' 전략을 들고 나와 샤크만 주로 막았는데 피스톤스는 샤크가 골밑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도 좋으니 코비만 막자는 새로운 작전을 들고 나왔다. 이 작전은 성공했으며 이 날 코비는 11득점 5어시스트, 샤크는 14득점 8리바운드에 그쳤다. 그리고 이 둘은 경기가 풀리지 않는지 자신들에게 패스를 못 넣어주는 레이커스 동료들에게 짜증내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분위기가 개판오분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무릎이 아파 보호대까지 차고 뛴 노인학대 칼 말론은 18분간 5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그에 반해 잘 되는 집 피스톤즈는 철벽수비로 레이커스의 기동력을 무력화시키고 리처드 해밀턴이 31득점 6리바운드, 천시 빌럽스가 19득점 3어시스트를 올리며 활약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3분 30초간 레이커스에게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8득점을 올린 건 백미, 경기 내내 단 한 차례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았다.

4.4. 4차전

파이널 4차전 (현지시각 6월 13일, 더 팰리스 오브 어번 힐스, 디트로이트)
1쿼터2쿼터3쿼터4쿼터최종스코어시리즈 전적
파일: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엠블럼.svg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22 17 17 24 80 1승 3패
파일: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로고(2001~2005).svg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21 20 15 32 88 3승 1패

시리즈 운영이 꼬여가고 있는 레이커스는 경기장 밖에서도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극성팬들은 레이커스의 숙소로 몰려가 밤새 떠들다가 경찰이 뜨자 사라졌고, 칼 말론은 3차전을 앞두고 술 취한 관중에게 침세례를 받자 관중에게 참교육을 시전하며 경찰의 조사를 받는 처지였다. 이 와중에 공동 구단주이자 사장님 매직 존슨은 '난 8개의 챔피언 반지를 갖고 있다. 9개째를 원한다'며 팀원들을 압박하고 '우리(레이커스) 선수들이 시리즈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 피스톤즈 선수들처럼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시리즈는 물건너간다'고 후배들을 다그쳤다.[4] 그러나 레이커스는 결국 4차전 마저 패하며 세트 스코어 1:3의 상황에 몰리고 만다.

이 날 가장 활약한 피스톤즈 선수는 라쉬드 월러스였다. 포틀랜드 시절부터 성질머리를 주체 못하고 테크니컬 파울을 양산해 팀의 골칫덩어리 신세였으나 양팀 도합 55개의 개인반칙이 난무했던 4차전에서 인내심을 발휘하며 고작 파울 4개만 기록했고 팀 최다득점인 26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벤 월러스는 8득점 13리바운드, 천시 빌럽스는 23득점, 리처드 해밀턴은 17득점으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이제 디트로이트는 우승까지 단 1승만 남았다. 날개가 꺾이며 추락하는 레이커스는 과연 반등할 수 있을까?

4.5. 5차전

파이널 5차전 (현지시각 6월 15일, 더 팰리스 오브 어번 힐스, 디트로이트)
1쿼터2쿼터3쿼터4쿼터최종스코어시리즈 전적
파일: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엠블럼.svg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24 21 14 28 87 1승 4패
파일: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로고(2001~2005).svg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25 30 27 18 100 4승 1패

각성한 샤크와 코비는 1쿼터부터 공격을 이끌었으나 조직력 하나만큼은 기가 막혔던 피스톤즈는 상대팀 주력 공격수를 꽁꽁 묶고 패스 위주의 게임으로 차근차근 따라붙어 역전에 성공했다. 3쿼터부터 체력이 떨어진 레이커스를 두들겨 패며 82-59까지 점수차를 벌렸고 4승 1패로 시리즈를 마무리 지으며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팀 통산 3번째 우승이자 14년만의 우승이었다.

1998 NBA 파이널에서 마이클 조던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시카고 불스가 우승한 뒤 동부 컨퍼런스는 단 한 차례도 NBA 파이널 우승을 하지 못했으나 피스톤즈가 동부 컨퍼런스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5. 파이널 MVP

천시 빌럽스

기록 : 5경기 출장 / 야투율 50.9% / 평균 21.0득점 / 3.2 리바운드 / 5.2 어시스트 / 1.2 스틸

6. 총평


사실 네임밸류 차이는 어마어마했지만 파이널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피스톤즈가 더 압도적이었으며, 기본 전력 자체도 이름값에 비해 엄청난 차이는 아니었다. 실제로 이들의 승수 차이는 단 2승이었다. 물론 레이커스의 상대적 부진은 시즌 절반을 부상으로 날린 말론 외에도 오닐-코비 콤비가 결장이 잦은 것이 컸고, 재능의 총합 차이가 엄청나긴 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중복 자원으로 이름값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일단 말론의 경우 평생 공격의 중심이 되었고 2대2가 강점인 선수였는데, 트라이앵글 오펜스에서 그의 역할은 위크 사이드에서 수비를 분산해주는 스트레치 빅맨이 주가 되어 제한적인 공격옵션으로 활용되었다. 말론의 득점력 자체가 뛰어났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그는 정규시즌 13점, 플레이오프 통틀어 11점, 파이널에서 단 5점만을 넣었을 뿐이었다. 물론 그는 강력한 골밑존재감과 수비력으로 큰 보탬이 되었으며 파이널에서 부상으로 출장시간이 깎이고 최종전에서 결장이 승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개리 페이튼으로 PG가 게임리딩을 많이 하지 않는 모션 오펜스란 트라이앵글 오펜스 특성상 평생 본인이 게임을 지휘해온 페이튼에겐 애초에 맞지 않는 역할이었다. 페이튼 본인도 줄어든 역할에 대해 불만을 표했으며 더 큰 문제는 역대 최고의 PG수비수였던 그가 노화와 운동능력 저하로 수비수로서 위력이 급갑했다는 것이다. 레이커스의 PG진은 페이튼과 그보다도 수비가 떨어지는 데릭 피셔였으며, 이를 공략한 천시 빌럽스는 인생활약을 펼치며 파이널 MVP에 올랐다. 완전히 페이스를 잃은 페이튼의 파이널 기록은 고작 4.2점, 야투율 32.1%에 그쳤고,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이 없었다.

결국 레이커스는 기존처럼 코비-오닐의 활약에 의존했어야 했는데, 과거 우승 시절과 달리 수비를 분산해줄 슈터진들이[5] 그리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 터라 이들의 1대1에 의존해야 했다. 오닐은 본인 기준 평타 정도는 해줬으나, 코비는 시즌 내내 치러진 재판과 부상의 여파로 인한 체력 저하, 테이션 프린스의 집요한 마크로 2차전 맹활약을 제외하면 야투율이 계속 3할 초반에 그치는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선수가 없었다.

반면 이에 대응하는 피스톤즈는 레이커스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알고 환상적인 역할 분담과 뛰어난 활약으로 레이커스를 압도했다. 피스톤즈는 압도적인 득점원은 없었지만 멤버들이 하나하나 공격욕심을 버리고 공을 돌리며 안정적인 득점 기회를 노린 결과 팀 득점에서 90.8대 81.8로 레이커스를 압도했다. 시리즈 야투율은 비슷하게 나왔지만 빌럽스가 꾸준히 공격을 이끌었고 그전까지 난사로 유명했었던 라쉬드 월러스는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으면서도 슛감이 좋은 4차전에서 26점을 퍼부어주면서 알토란 같은 득점지원을 해주었다.

무엇보다 이들의 강점은 수비. 벤 월러스를 필두로 한 피스톤즈의 수비진은 레이커스의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완전히 삐걱거리게 했으며, 이들이 개인재능으로만 공격하게 했다. 수비의 핵인 월러스는 골밑부터 외곽까지 전부 커버했으며, 가드진은 특급 수비수는 아니었지만 발이 느려진 페이튼을 괴롭혔다. 긴 팔을 가진 수비수 테이션 프린스는 코비를 막으며 그의 부진을 이끌었다. 선수 구성 자체도 좋았는데, 이 시즌에 새로 영입한 노장 엘든 캠벨은 비록 13.6분만 뛰며 평이한 활약을 했지만 거대한 체구와 강력한 힘으로 샤킬 오닐을 괴롭혀줬다. 레이커스의 가장 큰 무기가 누구도 1대1로 막기 힘든 오닐이었고, 그에게 상대 수비가 몰리면 다른 선수들이 빈틈을 공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스톤즈는 오닐에게 지나친 수비가 몰리는 것을 피하며 센터진이 그를 최대한 괴롭혔으며, 줄 점수는 주더라도 최대한 레이커스의 공격을 삐걱거리게 했다. 그 결과 오닐은 26.6점을 넣었지만 경기 후반부가 될 수록 힘이 빠져 위력이 떨어졌으며, 결정적으로 레이커스의 공격전술이 삐걱거림으로서 정규시즌 평균 98.2점(리그 3위)에 현저히 못 미치는 81.8점에 그치며 완전히 봉쇄당했다. 반면 정규시즌 90.1점(리그 24위)을 올리는 짠물 수비팀이었던 피스톤즈는 이와 비슷한 90.8점을 올리며 완전히 자기 페이스대로 시리즈를 이끌어갔다.

즉 개인재능에 의존하는 바가 높았던 레이커스와 완벽한 팀구성과[6] 팀워크로 무장한 피스톤즈와 싸움은 네임밸류 차이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7. 여담


[1] 코네티컷 대학교 시절 우승 멤버였다.[2] 특히 칼 말론과 게리 페이튼은 선수 생활 말기로 다가가고 있어서 커리어 마감 전에 리그 우승은 꼭 이뤄야했던 개인적인 사연도 있었다. 말론의 경우, 시카고 불스에 막혀 두번이나 좌절된 쓰라림이 있었고, 페이튼도 1996 NBA 파이널에서 뛰어난 팀 수비를 보여줬지만 당시 상대는 역대 최강의 NBA 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1995-96 불스여서 결국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 두 선수는 기량은 여전했다 해도 이뤄보지 못했던 우승을 위해 노땅의 노욕이란 욕까지도 감수하면서까지 당시 샤크와 코비 원투펀치가 있는 레이커스로 이적한 것이다.[3] 홈경기인 3~5차전을 모두 피스톤즈가 이기고 시리즈를 우승과 함께 끝내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 말은 정말로 현실이 되었다.[4] 사실 매직 존슨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발언이었다. 게다가 당시의 레이커스는 리그 3연패로 최종 보스의 면모를 보이고 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더구나 다른 리그로 보더라도 당시 LA 연고지 팀이 없었던 NFL을 제외하면 MLB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16년째 월드 시리즈 진출을 못하고 있었고, NBA의 동생은 아직 강팀으로 올라서기 전이었다. NHL킹스 마저도 우승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천사네가 2년전에 우승을 하긴했지만 이 시절 천사네는 로스앤젤레스보단 애너하임의 색채가 강하던 시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레이커스가 디트로이트에게 이미 2패를 하고, 심지어 경기력마저 안 좋았으니 팀의 레전드이자 공동 구단주, 사장님의 위치에 있는 매직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가 날만했다.[5] 원래 3연패 시절 이 역할은 피셔, 릭 폭스, 로버트 오리 등이 해줬으나, 오리는 떠났고 폭스는 은퇴를 앞두고 있어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피셔는 페이튼보다는 공격에서 그나마 조금 나은 모습이었으나 6.4점(야투율 30.6%)로 애초에 팀을 위기에서 구할 정도의 공격력은 없는 선수였다. 미네소타와 최종전에서 18점을 올리며 깜짝 활약을 했던 신예 카림 러쉬는 평상시 기량으로 원상복귀했으며(3.6점), 릭 폭스의 후계자이자 이 시즌 처음으로 주전으로 올라온 데빈 조지는 역시 지극히 평이한 활약에 그쳤다. 레이커스에서 오닐 외에 야투율 4할을 넘긴 선수는 야투 7개를 던져 4개를 넣은 폭스 외엔 아무도 없었다.[6] 피스톤즈는 큰 효과를 본 영입을 두 차례 했는데 하나는 위에 언급된 캠벨의 영입, 또 하나는 시즌 중반 진행된 라쉬드 월러스의 영입이었다. 벤 월러스는 역대 최강 수비수 중 하나였지만 센터치고 사이즈가 너무나 작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덩치가 크고 버텨주는 힘이 강한 캠벨을 영입해 빅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것. 또 하나는 점프슈팅팀으로서 득점 가능 영역이 외곽에 몰려있던 피스톤즈의 약점을 커버해줄 뛰어난 파워포워드 득점원 라쉬드를 영입한 것이었다. 이처럼 피스톤즈는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보강할 영입을 한 반면, 이미 리그 최강급의 골밑 존재감과 다소 빈약한 외곽슈팅력을 지닌 레이커스는 약점이 아닌 강점(골밑)을 더욱 보강하는 선택을 했고, 이는 실책이 되었다.[7] 아이러니하게 피스톤즈의 파이널 상대 레이커스는 선수 개인들의 재능이 훨씬 압도적임에도 결국 포지션이나 플레이스타일상 밸런스가 맞지 않는 팀구성으로 파이널에서 위력이 급감했는데, 이는 당시 미국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대표팀은 리딩가드의 부재, 팀 던컨을 제외한 센터진 전멸, 지나치게 포워드에 치중한 팀구성으로 제 위력을 못 냈기 때문. 다만 이는 브라운 감독이 대표팀 구성에 대해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였고, 당시 NBA슈퍼스타들 대부분은 이미 금메달을 갖고 있어 대표팀 선발을 거부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그걸 감안해도 원래 미국은 당시 세계 농구 선수권 대회보다 올림픽 농구를 훨씬 중요시하였고, 거기에 일부 슈퍼스타들이 빠졌어도 네임밸류 상으로는 여전히 타 대표팀들보다 훨씬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미국 농구와 브라운 입장에서는 흑역사로 평가받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8] 레이커스가 NBA 파이널로 복귀한 것은 이로부터 2008년 2월 멤피스 그리즐리스부터 트레이드 영립한 파우 가솔이 합류한 4년 후의 일이었고 그 뒤로 2009년과 2010년 파이널에서 백투백 우승에 성공하고, 코비 개인도 2008년 정규시즌 MVP, 2009년과 2010년 파이널 MVP 백투백 수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