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am | حرام |
1. 개요
샤리아에서 허용하는 음식인 할랄 푸드와 반대되는 무슬림 사이에서 금지되고 금기시되는 음식이다.[1]2. 상세
비무슬림은 으레 '돼지고기·술 금지' 정도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서 외교·국제행사 등에서 의전을 행할 때 큰 결례를 범하기 쉽다.사실 종교적으로 특정 음식을 금하는 것은 종교가 성립할 당시의 현실적인 상황이 고려된 면이 있어 당연히 식재료가 부족한 당시의 중동 지역에서 나온 이슬람도 이러한 현실상황을 반영했다. 단적인 예로 돼지를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돼지가 인간에게 아무런 노동력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사료만 많이 먹고 위생상의 이유로 물도 엄청나게 많이 소비하는데다 사람이 먹지 못하는 풀을 먹이로 삼을 수 있는 소, 말, 양 등의 다른 가축과는 달리 인간과 식성이 유사한 잡식성 동물이기에 물과 식량이 부족한 사막환경인 중근동의 유목민 사회에서 사람이 먹을 곡물과 식수를 돼지를 키우는데 쓰는 것은 곧 낭비, 즉 사치가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인구밀도가 높고 물도 풍부한 농경생활권, 예를 들어 중국 남부 지역 등에서는 돼지가 가장 선호되는 식용 가축이며[2][3] 반대로 양고기는 종교적 금기까지는 아니라도 즐겨먹는 고기가 아니었다. 술도 양조를 위해 대량의 곡식이나 과일을 소비하는 음료로써 당장 한국만 해도 술을 빚지 말라며 밀주금지령을 내리는 일이 잦았다. 물론 기본적으로 금주인 중근동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맥주나 포도주와 같이 비옥한 농지와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식량작물을 재료로 사용하는 술들은 당연히 금지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자생하는 나무에서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대추야자 술이나 유목민의 생활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짐승의 젖을 발효시킨 술은 훨씬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4]
하람 재료를 조리한 도구가 하람이 되는 것도 썩은 고기(당연히 하람)를 건드린 도구라면 현대 기준으로도 불결하게 여겨질 것이다. 비슷한 원리로 현대 한국에서도 정육점에서 손님이 가져온 출처불명의 고기를 썰어주는 것은 불법이며 포장된 상태로 판매하는 식품은 누구나 구입해서 먹을 수 있지만 이 포장을 뜯어 재조리하거나 재분할해서 판매할 경우 식품위생법상으로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 이는 결국 어떤 식품에 대해 책임지고 그 위생을 관리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와 관련된 문제인데 정육점에서 파는 고기는 축산업자-> 도축장-> 정육점 및 그 중간중간을 연결해 주는 중간상인들이 책임지고 위생을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해당 단계의 책임자가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지만 출처불명의 고기를 정육점에서는 단지 썰어주기만 한 것이라면 그 고기의 위생상태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져야 할지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만약 그 고기가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오염되어 있는 상태였다면 그 고기를 썬 식칼이나 도마 등이 오염되는 상황, 즉 다른 고기의 유통망까지 오염시키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포장식품의 개봉 후 재가공/재분할 판매를 조리 관련 자격을 가진 이들만 하도록 제한하는 것도 포장이 유지되는 상태에서는 그 위생관리에 대한 책임이 제작자 및 판매자에게 있지만 이 포장을 뜯어 식품이 외부에 노출된 이후에는 제작자나 중간 판매자가 더이상 해당 상품의 위생상태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기에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이 이를 다루고 재판매하도록 요구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힌두교나 유대교 등 다른 종교가 가진 '불결'(부정) 개념도 비슷한데 많은 종교의 계율이 불결(부정)한 것에 닿은 것도 부정(불결)해지므로 불결(부정)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는 (혹시 가능하다면 그 부정(불결)한 상태에서 벗어날 때까지) 다른 사람이나 물체와 접하지 못하게 격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현대 과학의 지식에 비추어 본다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오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조치다. 말하자면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자주 손 씻기'나 '전염병 환자의 방역 격리'와 비슷한데 과학적 지식이 부족했던 시대 배경상 종교적인 정결함/부정함과 위생상의 청결함/불결함이 구별되지 않고 어떤 오염이 어떻게 전파되는지도 명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과학적 지식을 가진 현대인의 기준에서는 무의미하고 이상한 규칙들이 섞이게 되었다.
결국 이슬람의 하람 개념도 다른 대부분의 종교가 가진 금기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사치 금지'와 '위생 관리'의 두가지 목적에 중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종교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가지던 사회에서 제한된 물자를 비효율적으로 소모하거나 위생을 저해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공익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들을 '종교적으로 부정한 것' 으로 규정하여 금지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 기준을 서기 7세기의 중근동 문화권에 두고 있을 뿐이다.
3. 종류
3.1. 돼지
하람 푸드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육류는 돼지고기인데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돼지에서 추출된 모든 것이 하람이다. 예를 들어 초코파이는 마시멜로에 돼지껍데기에서 추출한 젤라틴 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하람이며 하리보 젤리도 도축 부산물인 돼지껍질을 주재료로써 만들기 때문에 얄짤 없이 하람이다. 젤라틴은 다른 과자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물건이라 한국이슬람교단에서는 "먹어도 되는 과자, 먹으면 안 되는 과자"를 명기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기업이 이슬람이라는 인구 15억의 거대한 시장을 그냥 포기할 리는 없으므로 이슬람 국가로 수출되는 초코파이에 들어있는 마시멜로는 소가죽에서 추출한 젤라틴으로 만들고 하리보도 할랄 버전이 따로 있다.[5] 수출용 라면도 할랄 인증을 받은 경우가 있는데 가령 러시아에서 파는 신라면은 할랄 마크가 있다. 이는 러시아에는 중앙아시아, 중동 출신 이민자들과 캅카스 지역 무슬림 주민들도 많이 살기 때문이다.돼지고기가 닿은 식기류로 조리하는 것도 하람에 해당된다. 하디스에는 하람 음식을 담은 그릇이나 주방도구로 할랄 재료를 요리한 음식이 하람이라고 명시하지만[6] 비무슬림 사회에서는 해당 규정을 다 지키면 초대한 비무슬림에게 실례나 불편을 끼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슬람주의자들[7], 다른 무슬림들의 이목을 의식해야 하는 무슬림을 제외하면 내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선수촌 식당이 할랄 푸드를 제공하였으나 이슬람권 선수들은 "돼지고기를 담았던 그릇 또는 조리기구로 만들어낸 음식은 진정한 할랄 푸드가 아니다"라며 선수촌 식사를 거부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모양인지 LG계열 아워홈이 선수촌 식당을 운영했던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는 이러한 논란 없이 할랄 코너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었는데 일회용 식기를 사용했거나 할랄 푸드용 식기를 분리해서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
3.2. 술(대추야자술 제외), 에너지 드링크
술도 원칙적으로는 하람으로 지정하고 있다. 다만 이것도 교파마다 나라마다 다르다. 대표적으로 중동 지역의 전통 술인 대추야자술은 유일한 예외인데 이곳에서의 대추야자술은 단순한 유흥 목적이 아니라 식수의 역할을 대신하였기 때문이다. 수질이 좋지 않아 정수 목적으로 술을 담가 마셔야 했던 서구 문명과 비슷한 원리다. 쿠란에서도 선지자 무함마드가 대추야자술을 마셨다고 당당히 기록해 놨다.튀르키예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하나피파에서는 과거에는 “와인은 쿠란에 명시된 하람이지만 맥주와 위스키는 괜찮다.”라는 율법이 나온 적이 있다. 하필 와인, 즉 포도주인 이유는 포도주가 술 자체를 의미할 정도로 대표적인 술이었기 때문이다.[8] 상당수의 학자들이 "동물의 젖으로 만든 음식은 축복받은 할랄 음식이라는 하디스의 내용에 따라 우유로 만든 술은 할랄"이라고 규정한다.[9] 적당한 술을 마시는 것이 할랄은 아니지만 하람이랄 것도 아니라고 보는 현대 개혁주의 관점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모스크 근처에서 술을 마시지도 팔지도 않는 암묵적 관습에는 토를 달지 않는다. 반면 와하브파들은 의료용 알콜을 피부에 바르는 것이나 양조 식초조차도 하람이라고 본다. 심지어 알콜성분이 포함된 향수나 화장품 사용도 금지되어 보수적인 이슬람 지역에서는 기름을 베이스로 한 향유를 주로 쓴다. [10]
술 외의 알콜 함유 음료에 대한 해석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08년에 진보 성향의 이슬람 율법학자들이 의도적으로 알콜을 집어넣은 것이 아닌 제조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극미량의 알콜이 생성된 에너지 드링크를 하람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주장에 대해 보수적인 율법학자들이 반발하면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아직은 에너지 드링크도 하람 푸드로 분류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우세하다. 다만 튀르키예에서는 해당 사항 없다. 레드불이나 유명 에너지 드링크들이 잘만 팔리고 있으며 시험기간에 대학생들이 애용하고 있다. 튀르크 커피와 결합한 붕붕드링크 레시피도 찾아보면 있다.
상당히 세속화된 튀르키예 같은 나라에서는 라크라는 토산 증류주라든가 에페스 같은 브랜드의 맥주 같은 양조주까지 잘만 만들어 마시고 심지어 수출도 한다. 에페스는 초창기에 기술 부족으로 프랑스 양조 업체의 기술 지원을 받아야 했지만 이후 기술력과 생산 경험이 쌓이면서 아랍권과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란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고 소비되는 맥주가 에페스다. 튀르키예와 종파도 다르고 외교적, 역사적으로 사이가 나쁘지만[11] 그래도 미국이나 다른 유럽보단 같은 이슬람권인 튀르키예가 더 낫다고 여겨서인 듯하다.
튀르키예와 더불어 이슬람 국가들 중 이집트와 모로코, 튀니지, 요르단, 레바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알제리에서도 스텔라나 룩소르, 사카라, 카사블랑카, 카니아, 셀티아, 필라델피아, 카라케일, 페트라, 알마자, 비르빈땅, 자즈, 앵커, 탄구 같은 자국산 맥주 브랜드들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상술한 것처럼 몇몇 지역들에서는 포도주와 맥주를 계속 금하는 대신 오래 전부터 마셔 오던 대추야자술인 아락 같은 토속주라든지 양젖이나 염소와 낙타 젖을 발효시킨 술은 예외로 쳐주는 경우도 많다. 사실 이슬람 문서를 봐도 알겠지만 건조지대 유목민들에게 마실 물을 계속 깨끗하게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술은 생명수 같은 존재나 다를 게 없어서 무작정 금지했다면 이슬람은 "아니? 이슬람 저것들이 술 못 마시게 하는데, 우리더러 죽으라고 할 놈들이다!"라며 아랍 지역에서 비난 속에 소수 종교로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 대체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도 있다. 대추야자 말고도 온갖 동물 젖을 발효시킨 술은 물과 같은 유일한 마실 것이었기 때문에 이거 마시지 말라는 건 그냥 죽으라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도 상당수 유목민들은 생필품이 부족한 사막에서 여전히 발효된 술을 물처럼 마시는데 이건 할랄 같은 인정을 하는 편이다.[12]
규정에 따라서는 음료 성분에 알콜이 없더라도 음주를 연상시키는 이름이기만 해도 하람으로 보는 모양이다. 말레이시아의 A&W는 무알코올 탄산음료인 루트 비어가 이름 때문에 (비어=맥주) 할랄 인증을 받지 못하자 RB라는 이름으로 할랄 인증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A&W도 RB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여담으로 이런 조항 때문에 포뮬러 1 등에서 포디움 세레머니를 할 때 보통은 샴페인을 사용하지만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그랑프리는 상술한 사유로 인하여 샴페인 대신 스파클링 로즈워터를 사용하여 포디움 세레머니를 진행하기도 한다.
3.3. 수산물
수산물에 대해서는 쿠란에 "바다에서 잡은 것은 모두 너희의 음식으로 허용되느니라.(5:96)"라는 구절이 나오며 하디스에도 "바다는 깨끗하므로 그곳에서 잡아올릴 때는 이미 죽어 있는 것도 모두 할랄"이라고 무함마드가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종파와 율법학자의 학파별로 저마다 규정하는 기준이 다른데 수니파의 한발리파, 말리키파, 샤피이파는 모든 어패류를 깨끗한 물에서 잡은 경우 할랄로 간주한다.시아파 계열의 자프리파와 자이드파, 수니파의 말리키파는 장어나 미꾸라지 같은 비늘이 없는 물고기는 하람으로 간주하지만 나머지 비늘 있는 물고기를 비롯해 게와 새우, 가재 등의 갑각류, 문어와 오징어, 낙지 등의 두족류, 홍합과 바지락, 굴 등의 패류를 모두 할랄로 분류한다.
어패류 분류 규정이 가장 엄격한 수니파의 하나피파는 비늘이 있는 물고기와 상어를 제외한 모든 어패류가 하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웃기는 게 하나피파는 다른 점에서는 수니파의 4대 학파 중 가장 허용적이고 와하브파를 배출한 한발리파가 가장 엄격하고 보수적인 반면 해산물에 관해서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해 한발리파에서는 '바다에서 나온 건 다 할랄'이라고 하는 반면 하나피파는 비늘이 있는 물고기만을 허용한다는 점이다.
여담으로 튀르키예에서는 고래고기가 하람 푸드로 취급되는데 고래는 예언자 유누스[13]를 삼킴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전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슬람과 기독교는 뿌리가 같다 보니 비슷한 부분도 은근히 있다.
3.4. 흡연
코란이 창시될 당시에는 담배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람 규정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으나 많은 이슬람 학자들은 흡연의 유해함을 생각해 하람으로 보기도 하고 적어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보기도 한다. 특히, 카이로의 알 아즈하르 대학교와 같은 권위 있는 기관에서는 이미 하람으로 규정하기도 한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코란에 직접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보니 술만큼의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물담배라는 중동 지역 고유의 기호식품 같은 경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관념이 있다 보니 딱히 사회적인 제재를 가하는 사례는 없는 편이다.
3.5. 기타
- 송곳니가 날카로운 육식동물, 때려잡거나 목을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죽인 짐승의 고기, 다른 야생동물이 먹다 남긴 고기.
- 곤충도 메뚜기를 제외하면 하람이다. 번데기도 재료가 누에나방의 번데기이기 때문에 하람이지만 번데기를 할랄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하디스에 근거하여 무함마드는 파리는 버리고 메뚜기는 먹었기 때문이고 번데기는 메뚜기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 맹수가 아닌 닭 같은 동물을 도축할 경우에도 다비하 방식으로 죽이지 않으면 하람이 된다.
- 한약 중에서는 동물성 약재가 들어갈 경우 야생동물 고기 혹은 말린 도마뱀 같은 경우는 하람으로 분류되어 먹지 못한다. 그런 연유로 녹용도 하디스에 근거하여 하람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청진 요리 및 후이족 문서 참조. 다만 동충하초 등은 중국 이슬람계에서 할랄로 분류되어 칭하이성의 할랄 식당에서 동충하초를 재료로 한 음식이 지역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기도 했다.
애초에 동충하초는 동물성 약재가 아니라 균성 약재다
- 다비하로 얻은 고기라도 잡은 이의 종파가 다르면 먹지 못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수니파 도축인이 잡은 고기는 시아파가 먹지 못하고 반대의 경우도 먹지 못한다는 주장 등등. 다만, 이는 근대에 보급된 관점이며 무슬림이 아닌 사람이 도축해도 할랄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취식을 허용하는 학파들도 있다. 하디스에 기록되었듯이 무함마드도 "성서의 백성들[15] 이 종교 행사에 제물로 바친 제물이나, 그들이 만든 음식은 무슬림에게도 허용됩니다."라고 말했으며 유대인들이 도축한 양고기 요리를 즐겨먹은 바 있다. 중세 이슬람 제국에서는 무슬림들이 일이 고되다는 이유로 도축업을 기피해서 기독교인들이 도축업을 장악하는 일도 있었다. 한국에 거주 중인 무슬림 중에 교리를 엄격히 지키는 이들은 고기를 먹을 때 원산지를 보는데 이슬람 국가에서 수입된 거면 당연히 먹어도 좋고 이슬람 국가에서 수입되지 않은 경우라도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처럼 기독교 신자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수입된 고기도 전술한 하디스를 언급하면서 기꺼이 먹는다. 다만 한국산은 도축자의 종교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먹기에 조심스러워진다고 한다.
- 금지된 음식을 먹었을 경우에는 알라에게 회개의 기도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이슬람교 학자들은 만약 아사할 것 같을 때 하람 푸드만 있다면 그것이라도 먹어서 목숨을 보전하고 회개의 기도를 할 것을 권고한다.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도 뿌리치고 죽는다면 그것도 자살이라고 보기 때문인데, 자살은 알라의 용서를 받을 수 없는 가장 큰 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 할랄(حَلَال / ḥalāl)은 아랍어로 허락된(permissible·lawful)이라는 뜻이고 하람(حَرَام / ḥarām)은 그 반대로 금지된(forbidden·unlawful)이라는 뜻이다.[2] 물론 통상적인 경우에는 돼지의 식성이 인간과 비슷하다고는 해도 사람이 먹지 않는 찌꺼기 음식까지 먹일 수 있는 돼지의 먹이 범위가 사람보다 훨씬 넓어서 사람과 돼지간의 먹이 다툼이 쉽게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사람마저 잔반통을 뒤져 꿀꿀이죽을 먹어야 하는 기근 상태가 되면 본격적으로 인간과 돼지의 (사회)생태학적 지위 다툼 상태가 펼쳐진다. 창작물에서의 사례를 찾아본다면 펄 벅의 <대지>에서 빈민 구호 식당의 쌀죽을 사다가 돼지에게 먹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3]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소, 말, 양 등의 초식 가축은 사람이 먹지 않는 풀을 뜯어먹을 수 있는 대신 그 영양 전환 효율은 당연히 낮다. 즉, 가축을 먹이기 위해 넓은 초지가 필요하다. 반면 잡식 가축인 돼지는 사람과 비슷한 것을 먹일 수 있기 때문에 넓은 초지가 없어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인구밀도가 낮은 유목사회에서는 광범위한 목초지에서 초식가축을 키워 그 고기를 먹는 것(사람은 먹지 못하는 목초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영양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농경민 사회에서는 땅은 농사짓는데 써서 작물을 얻고 그 작물 중 사람이 먹지 못하는 부분을 잡식가축에게 먹여 고기를 얻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물론 이슬람 문화의 모태가 된 아라비아반도는 전형적인 (사막) 유목민 문화권이다.[4] 이 역시 고기와 마찬가지로 자연환경 및 이에 따른 산업, 경제적 조건의 영향을 받는 문제다. 인구밀도가 높은 농경 문화권에서는 어차피 집약농업이 이루어지므로 재배한 곡식이나 과일을 이용해 술을 만드는 것에 큰 부담이 없다. (물론 조선에서 금주령이 내려진 사례와 같이 술을 담그기 위해서는 막대한 식량자원이 소비되므로 흉년 등으로 식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술을 금지하는 경우는 있다. 특히 조선은 주로 곡주, 즉 식량으로도 쓰이는 곡식을 재료로 술을 빚었으므로 흉년에는 술을 금지해야 할 이유가 더욱 절박했을 것이다.) 반면 농사를 짓기 힘든 유목 문화권에서는 부족한 농지에서 재배하거나 외부에서 사 온 농작물로 술을 담그는 것이 큰 낭비일 수밖에 없었으며 사막 기후에 잘 적응하여 가만히 둬도 잘 자라는 대추야자로 술을 담그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문제시했다. 초원 유목민들에게 가축의 젖은 짐승을 키우면서 당연히 얻게 되는 부산물이고 이것을 발효시켜 만든 술은 저장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유목민 식생활에서 얻기 힘든 당질을 당알코올의 형태로 얻게 해주는 필수적인 식재료이기도 하다. 이것을 '먹지 말고 버리라'고 한다면 그쪽이 더 낭비이므로 젖술도 관대하게 받아들여진다. 당장 술을 엄히 금지한 쿠란과 하디스에서도 무함마드가 대추야자술 마시는 이야기는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반면 '포도주'는 사실상 '술' 자체를 의미하는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는 동로마(그리스)-페르시아라는 두 거대 제국 문화권 사이에 끼어 있던 아랍 문화권에서 '사치스러운 이국의 술'의 대명사였던 포도주와 토속주인 대추야자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명백한 차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의미다.[5] 튀르키예의 아타튀르크 공항에는 아예 하리보 할랄 코너가 있다. 가게는 아니고 위니비니 같은 업체가 마트 한쪽에 코너로 입점해 있는 식이니 궁금하다면 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이소에서도 할랄 버전의 하리보를 판매하고 있다.[6] 그나마 할랄 율법은 덜 엄격한 편인데 힌두교 역시 소고기를 담았던 그릇으로 밥 못 먹고 유대교는 아예 육류와 유제품을 담은 식기를 “식기세척기”까지 구분해서 취급해야 한다.[7] 이슬람 근본주의자와 이슬람 극단주의자 포함.[8] 이 점은 이슬람이 발흥하던 당시 아랍 문화권의 입장에서 인접한 두 거대 제국이 바로 동로마 제국과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 문제다. 포도주는 바로 이 두 제국, 즉 그리스 문화권과 페르시아 문화권을 상징하는 술이라고 당대인들에게 인식되었다. 말하자면 현대인들에게 대추야자술과 포도주는 여러 가지 술 중에서 두 종류지만 초기 이슬람 시대 아랍인들에게는 '자기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음료'와 '먼 땅에서 비싸게 들여온 사치품'이라는 명백한 인식 차이가 있었다. 반면 맥주와 같은 곡주는 유럽, 중국 등 비교적 먼 문화권에서 즐겨마시던 것이기 때문에 당시의 아랍인들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음료였다. 이와 같은 당대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포도주는 쿠란 및 하디스에서 금지된 술의 대명사처럼 거론되지만 맥주나 위스키와 같은 곡주에 대한 언급은 잘 나오지 않고 대추야자술은 자연스럽게 포도주와는 다른 것처럼 여기게 되었다.[9] 실제로 깨끗한 물을 구하기 힘든 건조지대 유목민 입장에서 동물의 젖을 가공한 술을 먹지 말라는 규정은 생존에 타격을 줄 수 있었다.[10] 이러한 행위는 역사적으로는 보수적인 것을 넘어 반동적인데, 중세 이슬람 제국에서는 알콜 성분이 포함된 향수와 화장품을 잘 이용했었다. 알코올이 왜 아랍어겠는가?[11] 이란과 튀르키예가 역사적, 종교적으로 갈등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1938년에 튀르키예와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이 사다바드 조약이라는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일이 있다. 향후 5년간 효력이 있는 것으로 규정된 이 조약은 종파가 다른 튀르키예와 이란이 처음으로 서로 우호관계를 선언한 것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으며 1943년에는 네 나라 가운데 어느 나라의 반대도 없었기 때문에 다시 5년간 기간이 연장되었다. 물론 이란의 이슬람 혁명 때문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겠지만 그렇다고 튀르키예와 이란이 끊임없이 치고받고 싸웠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그래도 이라크-이란 관계보단 낫다.[12] 다만 정신도 제대로 못 차릴 정도로 취할 때까지 진창 퍼마시는 건 못 하도록 막고 있다.[13] 기독교의 '요나'[14] 무함마드가 개를 맹수로 분류했기 때문에 하람이다.[15] 그러니까 대부분의 이슬람 종파 및 기독교, 유대교, 등 아브라함 계열 종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