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전염병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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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 문서는 전염병 아포칼립스 상황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준다. 전염병에 대한 것은 전염병 문서 참고. 생존에 대한 포괄적 사항은 생존주의 문서 참고.전염병 아포칼립스는 특성상 다른 아포칼립스 상황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다른 행동지침 문서에서도 전염병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단, 이 문서에서는 오직 전염병 아포칼립스만 일어난 상황을 다루도록 하며, 작성 시 전염병 재난 사태는 현실에서도 종종 발생한다는 걸 잊지 말고 좀비 바이러스 같은 허구적인 내용은 지양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같은 현실적인 상황을 다루도록 한다.
현실적으로 전염병이 전 세계에서 동시에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는 없고, 어느 국가에서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하며 그것이 발견되어 전염병으로 인식된 시점에서부터 전염병 아포칼립스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2개 국가 이상에서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는 이미 전염병의 확산을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다. 그리고 전염병이 퍼지지 않은 국가들은 전염병 아포칼립스에 해당하지 않으며, 전염병이 퍼진 국가의 경우만 전염병 아포칼립스에 해당한다.
2. 사태 초기 대응
감염병포털감염이 의심되는 생물체 혹은 그 생물체와 접촉된 물체에서 최대한 멀어지고 개개인의 위생관리에 특히 신경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만 깨끗이 씻어도 질병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
비말 감염을 예방하려면 마스크는 필수다. 재채기로 인해 형성되는 미세한 침방울인 비말은 천으로 만든 방한용 마스크로는 충분히 걸러낼 수 없으며 보건용 마스크나 KF94 이상의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소수의 대형할인점이나 인터넷으로 더 높은 등급인 KF99를 구매할 수 있다. 3M사에선 방진 마스크 등을 팔고 있으나 이는 산업 현장의 유독 분진 등을 막기 위한 것이다. 비말을 막기에는 과하고 공기 감염 바이러스를 막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므로 큰 의미는 없다. 공기 감염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으려면 HEPA필터를 이용한 호흡장치가 필요하다.
손은 매시간, 적어도 하루에 3번은 씻어주자. 손 소독제나 소독용 에탄올은 확실히 있으면 좋으나 빠르게 팔릴 물건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에서 손 소독제와 그 원료인 에탄올의 품귀 현상까지 심하게 벌어졌다. 2020년 중반부터는 물량이 안정화되어 구매가 어렵지는 않지만, 에탄올 가격은 확실히 이전보다 많이 오른 상황. 그리고 비누로 씻는 것만 못하니 물이 없는 등 손을 씻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로 사용하고, 넓게 바르거나 뿌리는 식으로 비눗물이나 세정제, 락스 등으로 닦기 힘든 물건을 소독하는 데 쓰자. 이왕이면 소독용 에탄올을 분무기에 넣어 사용하는 걸 추천.
물로 전염되는 질병이라면 물은 반드시 정수된 물을 끓여서 마시자. 100℃의 물이면 어지간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은 살아남지 못한다.
자신이 사는 나라 본토에서 발병 소식이 들려왔다면 우선 재빨리 발병의 근원지에서 멀리 떨어지자. 현재 있는 곳이 전염병 발견 지역 인근이라면 최대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고, 거리가 먼 지역이면 되도록 발견 지역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거나, 사람 사이의 간격이 좁은 곳은 최대한 안 가는 것이 좋다. 특히 종교인이라면 절, 교회, 성당 등의 종교시설 출입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마스크를 필연적으로 벗어야 하는 음식점이나 카페보다는 안전할 수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안 모여도 생계에 지장이 없는 모임은 안 하는 것이 맞다.
감염이 확인되었다면 이상 다른 지역으로 도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하지 않는 게 좋다. 방역 당국의 감염자 행동 수칙을 따르고 치료에 적극 협조하는 쪽이 환자 본인과 지역사회 모두에 이롭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구할 수 있는 종류의 약을 조금씩 갖춰두자. 아포칼립스라고 할 정도로 극단적인 전염병 상황이라면 그것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피소건 집안이건 한구석에 처박혀 있어야 한다. 의약품이 있는 병원이나 약국은 진작에 털렸을 가능성이 높고, 조그만 생채기를 통해서도 다양한 종류의 병에 걸릴 수 있고 극단적인 전염병이 유행하더라도 대증치료법으로 쉽게 치료 가능한 질병에는 대응할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대일밴드 같은 건식이건 요새 나오는 메디폼 같은 습식이건 상처를 감싸주는 반창고는 무조건 갖춰두자. 감염원이 지천으로 깔린 상황에서 상처를 외부 환경에 길게 노출하면 위험하다. 이 외에도 붕대, 붕대 고정용 테이프나 간이 부목, 환부를 소독할 알코올 솜, 빨간약, 그 외에 의료용 핀셋과 약을 바를 때 쓰는 면봉 등 일반인도 쓸 수 있는 여러 의료도구를 갖춰두는 것도 좋다. 이미 만성적인 질병이나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쪽 질병이나 질환에 쓰이는 특정 의약품들을 가능한 한 많이 갖춰둬야 한다.
특히 점검해야 할 것은 방충망과 모기장 같은 해충 방지 및 퇴치용품들. 말라리아 같이 곤충이 매개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가장 최악인 경우는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경우로, 평범한 가정집에서는 전염을 막기 매우 힘들다. 방역이 가능한 상황에서라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지하 대피소가 있다면 그곳으로 대피해 환풍구를 시시각각 점검해주자. 그렇지 않거든 마스크든 뭐든 머리를 완전히 가려서 점막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점막이야말로 감염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 가장 위험한 점막은 호흡기관과 소화기관이다.
만약 감염이 이른 시일 안에 국소적이 아닌 국가적으로 발견되었고, 충분히 치명적이라면 우선 유서부터 작성해놓는 편이 좋을 것이다. 언제 어디까지 감염이 퍼질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외줄 타기 하듯이 살아가야 한다. 이럴 경우는 최대한 격리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행스럽게도 현대에서 발생하는 전염병 사태는 대개 여기서 끝난다. 시대를 거치면서 의료 기술도 발달하였고 심각한 수준의 전염병이 보고되면 전 세계적으로 치료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 따라서 이쯤에서 끝날 수준이면 더는 아포칼립스 대비 따위를 할 이유는 없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 같은 사례에선 일부 국가들이 후술할 심화하는 전염 상황에 돌입하는 등 예외적 경우도 있다.
2.1. 언론
굳이 전염병이 아니라도 대부분의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국내 정세의 흐름 파악은 생존에 필수 요소이다. 전염병의 근원지, 증상, 예방법, 현황이나 나아가서는 국내 최초 감염자의 거주지 등 전염병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언론의 기사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여 위험을 피하는 등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만약 인류가 전혀 치료할 수 없고 전염 속도가 빠른 전염병이 돌고 있다면 발생 초기에는 아주 큰 뉴스거리가 되어 곳곳에서 전염병의 증상, 전염 현황, 외국의 대처 같은 관련 기사를 내놓을 것이다. 일단 이런 자료들을 수집한 다음, 정보를 담고 있는 자료들을 선별해 천천히 살펴보면서 설레발을 치는 건 아닌지, 과소평가된 부분은 없는지 따져보며 신뢰도가 높은 정보를 가려내야 한다. 전염병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야 쓸데없는 행동은 줄이고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 특히 확산 초기에는 전염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오보를 낼 가능성도 높으니 주의하자.
특히 외국에서 감염 소식이 들려왔다면 그 장소가 북한, 중국처럼 정보가 폐쇄적인 국가인지, 아니면 미국처럼 정보가 개방된 국가인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중국처럼 언론이 아예 정부에게 종속된 곳이라면 언론 보도의 내용만 믿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이런 곳이 전염병의 발원지이면 더더욱 언론 보도를 신뢰하기가 어려워지므로, 유명 외신들의 보도를 참고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그 발원국인 중국에서 강력한 언론 통제를 통해 전염병 유행에 대한 정보들을 대거 은폐하는 바람에 초기 대응이 늦어져 이 전염병이 전 세계에 유행하는 원인이 되었다. 단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라도 인류가 멸종할 수 있을 정도의 전염병이 퍼지면 우선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정보를 은폐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감염 소식이 들려왔다는 것은 이미 감염이 어느 정도 확산한 뒤라는 것을 명심하자.
2.2. 정부
보통 세계 각국의 정부는 질병에 대비해서 많은 약을 비축해 놓고 있다. 하지만 전염병 아포칼립스까지 올 정도면, 코로나 19 같은 경우처럼 당장 쓸 수 있는 치료제는커녕 전염 억제제도 없을 것이며 당장 만들 여력도 없을 것이다. 변이를 통해 생긴 신종 질병은 치료 약과 백신이 모두 없으며, 특히 백신이 보급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신종 질병에 걸린 환자에게는 대증요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사태가 발생하면, 각 업체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대량생산할 텐데, 이때 정부와 수사기관이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재기해 외국으로 반출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국경폐쇄 여부도 신중해야 한다.
일단 전염병이 상륙하거나 발생했다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총괄하게 되는 정부의 지시에 따르는 편이 좋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전염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정부의 수장이 국민의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는 쓰레기더라도 납세자들이 몰살당하는 아포칼립스 상황을 좋아할 리가 없다. 정부가 너무 빡빡하게 굴어서 답답한 감이 있어도, 제발 하라는 대로 하자. 혼자 정부 지침 무시하고 나대다가 감염돼서 죽기 쉽고,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돌아다니다 전염병을 더욱 퍼트릴 수 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하거나 대응 속도가 전염병 전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정부에서는 비감염자와 감염자를 분리 격리하여 더 이상의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 할 것이다. 이때는 정부에서 대피소를 운영할 가능성이 높으니 아직 감염되지 않았다면 들어가는 것도 좋다.
정부 차원 대피소는 검문도 함께 진행되어서 보균자가 섞여 들어올 일도 별로 없는 편이고 외부에서 전염될 일도 적다.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바로 뒷문. 치료를 받기 위해 감염자나 보균자가 뒷문으로 새어 들어오면 대피소는 막장으로 돌변한다. 잔인하거나 비인륜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멀쩡한 대피소의 참사와 폐쇄를 막기 위해 보균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거든 즉각 보고하고, 혹시 친한 사람이 감염되었다고 해도 다수를 위해서 감염 사실을 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감염자가 무고한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무고한 수백 명을 죽일 순 없다. 독재 국가일지라도 감염자를 대놓고 죽이는 나라는 없다. 오히려 죽지 않으려고 민폐를 끼칠 위험이 크니 격리되는 게 치료에 더 유리할 수도 있다.
3. 심화하는 전염
초기에 해결되지 못하여 아포칼립스 상황이 심화한 것을 전제로 한다.3.1. 비상식량과 물품 조달
정부에서 공식으로 전국적인 전염병 확산을 발표하고 나면 치료제 혹은 백신이 공급되기 전까지 꽤 오래 집에서 버틸 각오를 해야 한다.먼저 집에 있는 식량, 물, 약품, 무기, 도구 등등을 확인해보자. 개인차가 있겠지만, 집에 있는 식량으론 오래 버티기 굉장히 버거울 것이다. 미리미리 비축하는 게 좋지만, 전염병 아포칼립스는 장기적인 재난상황일 확률이 높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 연 단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바이러스에서 살아남기와 같이 질병이 길어봐야 수십일 안에 끝날 리 없다. 아포칼립스 정도 수준이 되는 데만도 꽤 시간이 흐를 테고, 위험성을 깨달은 뒤 백신 개발 지시까지 또 시간이 흐르고, 마지막으로 백신의 개발에서 전파까지 엄청나게 긴 시간이 흐른다. 전파와 지시까지야 그렇다고 쳐도 개발은 인륜적 문제를 다 씹어먹어 생체실험까지 한다고 쳐도 그걸 하루아침에 뚝딱 하는 건 불가능하다. 바이러스에서 살아남기조차 주인공인 지오와 피피가 운 좋게 자연 면역이 있는 숙주를 찾아냈기 망정이지 그러지 못했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다. 달리 보면 그만큼 백신 개발은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일이라는 얘기.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빠르게 비상용품들을 구하러 나가야만 한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마트를 가는 건 자살행위처럼 들릴 수 있으나, 만반의 준비만 할 수 있다면 감염 확률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2020년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외출 시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타인과 적절하게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최대한 접촉을 피하며, 귀가 시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 손소독제를 바르고 입었던 의복을 뿌리는 소독제로 소독하는 것만 습관화하면, 잠깐 외출하는 정도는 안전하다. 적어도 석 달은 버틸 물과 식량이 있어야 하는데, 만약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면 마트는 순식간에 거덜 날 것이다. 다만, 주의할 것은 겁먹고 이것저것 잔뜩 챙길 게 아니라 미리 정해둔 물건만 신속히 사서 빠져나오는 게 중요하다. 당황해서 이것저것 잔뜩 사들이려고 하면 들고 가는 것도 힘들뿐더러 불필요한 물건들을 잔뜩 사게 되어 돈과 시간만 잔뜩 잡아먹고 정작 필요한 것을 구하지 못할 수가 있다. 그리고 무엇이든 간에 물건을 잔뜩 가져가고 있다면 사람들이 당신의 물건들을 빼앗으려 달려들 수 있다.
접촉성 전염을 막기 위해 나갈 때 최대한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장갑을 끼워야 한다. 우의 같은 걸 써도 된다. 비말감염을 막으려면 바이러스성 병원체까지 걸러 낼 수 있는 높은 등급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KF94, N95 등급의 방역용 마스크나 민간에서의 최정점인 KF99와 미세분진이 많은 산업현장이나 실험실 등에서 사용하는 1등급 또는 그 이상의 산업용마스크(또는 방진마스크), 반면형 산업용 방독면이나 전면형 민수용 방독면 등을 챙겨두면 된다. 소련제 GP 5 방독면들도 좋지만 석면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기에 필터는 냉전시대 생산품을 사용하면 안 된다. 물론 요즘 판매하는 방독면들의 필터는 석면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써도 좋다. 옛날에 제작된 물품이 꺼려진다면 최근에 제작된 전면형 민수용 방독면들도 많다. 방독면 중에는 필터만 갈아주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있다. 보통의 천 마스크보다 상당히 고가이지만 상하는 거 아니니 하나 마련해 두어도 무방하다. 외양이 특이하거나 좀 불편해도 황사의 미세먼지까지 완전히 막아주는 물건이니 봄철의 황사를 피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물건이라 있으면 좋은 물건이다. 다만 호흡에 저항이 커서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게 흠.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선글라스나 안경도 좋다. 또한, 만약을 위해 휴대하기 쉬운 무기도 필수품도 챙기자.
마트에 도착하면 지체하지 말고 빈 카트를 하나 골라서 최대한 빨리 정해 둔 품목부터 쓸어담을 수 있을 만큼 쓸어담아야 한다.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마트로 감염자들이 몰릴 수 있다. 사재기가 언론에 보도될 정도면 이미 늦은 것이니 감염 초기에 상황을 판단해서 미리 비축해 놓아야 좋다.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보충할 수 있고 오래 보관이 가능한 음식을 찾자. 통조림이나 건조식품 같은 것이 좋다. 밀봉되어 있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병원균이 침투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 식수, 약품, 도구도 들고 올 수 있을 만큼 들고 나와야 한다. 특히 물은 음식보다도 중요하므로 최대한 챙기자. 라면은 추천하지 않는다. 일단 조리할 때 상당수의 물이 들어가고 나트륨이 많아 섭취 후 또 물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정적으로 산패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타 다른 건조식품보다 보관기한이 짧다. 당연히 이런 곳에서 당신 말고도 식량과 물품을 쓸어담는 사람들이 있을 게 분명하므로, 감염 여부가 의심되는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다가가지 말고 할 수 있다면 누구와도 대화하지 말아야 한다.
다 챙기고 나왔을 때에도 결코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뒤늦게 도착한 사람 중 분명히 남의 것을 강탈할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 경우 식량과 도구를 가지고 있는 당신이 손쉽게 목표가 될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따라오고 있다면 칼이나 도끼라도 들어 위협을 가해야 한다. 삼단봉이나 망치같이 비교적 작은 것으로는 위협이 잘 안 먹힐 가능성이 있다. 물리력을 행사할 일이 많은 경찰의 증언에 의하면, 삼단봉 정도로는 안 쫄고 야구방망이 정도는 되어야 범죄자들이 겁을 먹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단순히 절박할 뿐 아직 흉악한 범죄자까지는 아닐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부분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그냥 순순히 보내줄 것이다.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면 다른 것보다 먼저 소독부터 하자. 병원체를 걸러낼 수 있는 마스크를 사용하더라도 쓰고 벗는 과정에서 마스크 표면에 붙어있던 병원체가 흩날려 감염될 수 있으니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에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하며 옷가지도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한다. 구매한 식량들 역시 표면에 병원체가 가득할 수 있으므로 보관하기 전 최대한 소독하는 게 급선무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단순히 직사광선에 두 시간 정도 쬐어주면 된다. 락스 역시 좋은 소독수단. 병원체를 박멸하는 데는 확실한 효과를 보장한다.
3.1.1. 본격적 생존
슬슬 살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면 이것 하나만 명심하자. 감염이 의심되는 건 소중하건 소중하지 않건 가차 없이 불로 태워버려라. 소중한 물건이더라도 당신의 목숨보다 소중할 일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물품들을 무조건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적절한 소독 수단은 일광과 불, 그리고 락스. 태양의 자외선은 병원체 대부분을 1~2시간 내로 소독해주며, 락스는 농도와 담가두는 시간만 충분하다면 온갖 바이러스와 세균은 물론이요 자외선이나 100도 가까이 되는 끓는 물에도 내성을 가져서 잘 죽지 않는 흉악한 내생포자(endospore)와 병원체의 끝판왕 프리온 단백질조차도 무력화시켜준다. 질병관리본부의 의료기관 소독멸균 지침에서는 이 정도의 소독을 위해서는 0.5% 농도의 락스물(락스 원액 1:8 물)로 10분간 소독하라는 내용이 있다. 락스가 생존주의자들이 쟁여두는 품목에 들어가는 단골손님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불로 가열해도 아무 문제 없는 물건들이라면(철로만 이루어진 카트 등) 당연히 불로 지져주면 깔끔하게 소독이 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뉴클리어 아포칼립스나 좀비 아포칼립스 같은 상황보다는 양호한 편이라는 것. 전쟁으로 식량 자원이 싹 다 소각되어버린 것도 아니고 당신을 잡아먹으려고 드는 괴생물체도 없으니까 총 같은 위험한 물건을 만날 가능성도 비교적 적다. 하지만 모든 아포칼립스 상황이 그렇듯 제일 조심해야 할 건 사람이다. 당신에게 손을 내미는 한편 다른 손에 뭘 쥐고 있을지 모르고 마주친 사람이 전염병 보균자일지 아닐지 알기도 힘들다. 최악에는 자신이 보균자임을 아는데도 이 사람 저 사람 전염시키는 것을 의도적으로 행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미 오염된 피 사건 같은 가상세계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같은 현실의 사건까지, 의도적으로 의료진이나 불특정 다수를 감염시키려는 시도가 전부 발견된 바 있다.
우선 동물성 식량은 반드시 구워라. 겉이 까맣게 탈 정도로 아예 숯덩이를 만들어버린 다음 먹어라. 이 상황에 맛을 운운하며 레어니 웰던이니 타령을 하지는 않길 바란다. 적어도 지금은 살려고 먹는 것이다. 미식은 일단 살아남은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겉이 살짝 타더라도 긴급 상황에 그런 것까지 신경 쓰진 못할 것이다. 당연히 이로써 감염을 방지할 수 있으며 기생충 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 삶거나 찌는 방법은 비추천. 물을 아껴야 할 순간에 그 물을 조리하는데 써버린다는 건 낭비다. 목이 좀 막힐 테니 천천히 조금씩 아껴먹자. 집 안에 바퀴벌레가 돌아다닌다면 보이는 대로 잡아라. 주의할 점은 바퀴벌레는 세균에 내성이 몹시 강하기 때문에 세균에 감염되지는 않지만 세균을 묻히고 돌아다닌다. 그 묻히고 돌아다니는 세균 중에는 전염병균도 있을 수 있고, 그게 아니어도 세균에 감염되는 건 아포칼립스 상황에서는 사실상 죽음을 의미할 수 있다. 바퀴벌레가 괜히 해충인 게 아니다. 고로 먹어야 한다면 반드시 익혀야 한다.
그러나 식인은 피해야 한다. 전염병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인간은 가장 위험한 전염병 매개체다. 거기다 사람의 몸에는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도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인륜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정말 식인이라도 하지 않으면 곧 죽을 것 같은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벌레라도 잡을 수 있다면 그쪽이 나으니 식인은 정말로 최악의 상황에서나 고려해보자.
식물성 식량은 그 식물의 종류를 확실히 알아둬야 한다. 괜히 임팔 작전의 일본군마냥 독초 주워 먹다가 탈이라도 나면 약도 없다. 근처에 텃밭이 있는지, 있다면 털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되 먹을 수 있는 것만 재빨리 채취해 들고 오자. 보통 사람들은 약초 지식이 없을 가능성이 높으며 전문인이라 해도 실수 한방에 갈 수 있으니 주의. 특히 버섯은 잘 알지 못한다면 절대로 먹어선 안 된다. 그 유명한 베어 그릴스도 독버섯의 위험성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버섯은 절대로 캐서 먹지 않고 땔감으로 쓴다. 옥수수나 고구마, 감자 같은 구황 작물을 발견했다면 유레카를 외쳐도 좋다. 그 대신 괜히 농사지어서 버텨보겠다고 흙째로 캐오는 짓은 하지 마라. 물도 아까울뿐더러 흙 속에 어떤 벌레가 바이러스의 매개체 역할을 할지 모른다. 게다가 괜히 잘못 키웠다가는 멀쩡한 식물까지 죽이는 수가 있다.
물론 식물 바이러스, 세균, 해충, 진균 등은 인체나 동물에 해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미생물이란 녀석들을 생각보다 기주를 광범위하게 가질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인데, 전염병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유의하는 것이 좋긴 하다.
가져온 농산물들은 반드시 씻어라. 두 번, 아니 세 번은 씻어라. 베이킹 소다나 주방 세제를 섞어서 틈새까지 확실히. 락스가 있다면 락스물에 푹 담가버려라. 락스물에 한 시간 넘게 담가두면 그걸 견뎌내는 병원체는 거의 없다. 옥수수같이 틈새에 뭐가 끼어있을지 몰라 불안한 작물은 씻고 나서 구워 먹어라. 구워서 열처리하는 것이 제일 확실하다. 확실한 기구만 있다면 병조림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고압에서 120도 가까이 되는 고온으로 쪄버리면 밀봉만 잘 된다면 안전하다.
보통 농사짓는 작물들은 한 해 살고 죽어버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생각하거든 종자를 심어두는 것도 하나의 보험이다. 하지만 당신이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농약도, 성장 보조제도 농사 도구도 모자랄 테고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이 다른 이에게 털릴 가능성도 매우 높으니 농사에 너무 치중하지는 말도록.
식수 문제는 바이러스가 상수도사업본부를 덮쳐 물 공급이 중단되었다거나 하지 않는다면 물은 끊임없이 공급될 것이다. 받을 수 있을 때 잔뜩 받아놓자. 만약 물 공급이 중단되었다면 물을 찾기 위해 나가야 한다. 집이 산 근처거나 약수터가 근처에 있다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으나 이렇게 구한 물을 바로 먹는 것은 곤란하다. 세균, 기생충 등 미생물에 의한 감염 우려가 있다. 집이 바다 근처라면 바닷물의 소금기를 제거해야 하는 약간 귀찮은 작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빗물을 받아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한국의 기상 특성상 강우량의 상당 부분이 장마기에 집중되어 있는데다가 불규칙하게 내리는 탓에 여기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또한, 공해로 오염된 산성비일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공해로 오염된 비는 잘 모아서 관리만 하면 단순한 침전 및 여과 과정을 거치고서 끓여주는 것만으로도 꽤 정화되기에 오염이나 산성이 의심되더라도 일단 마시는 편이 안 마시고 탈수에 시달리는 편보다는 이롭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어디서 구한 물이건 간에 꼭 끓여서 먹는 것이다.
계절이 여름같이 더운 계절이라면 양산이나 우산을 꼭 지참하자. 체력과 수분을 아껴야 하기 때문. 역병이 창궐하고 땡볕 내리쬐는 도심을 땀 뻘뻘 흘리면서 걷다 쓰러지면 그대로 죽는 거다. 도와줄 사람도 없다.
겨울 같이 추운 날이라면 그나마 양호하다. 눈이 내리면 식수도 확보할 수 있다. 난방에 필요한 연료가 문제가 되지만 그래도 대체로 일반적인 연립 주택과 같은 대한민국의 주거 건물은 완전히 껴입은 상태에서 두꺼운 이불 속에 틀어박히면 대한민국의 겨울 추위를 견딜 만한 수준의 보온성은 갖추고 있다. 철원 등 일부 미칠 듯이 얼어붙는 지역이나 보온성이 떨어지는 개방형 주택 제외. 그렇다고 겨울에 창문 열고 자는 짓은 하지 말자. 특히 공기전염의 경우엔 최악의 자충수가 된다.
바이러스가 한전을 덮쳐 전기 공급이 끊긴 게 아니라면 안심하고, 전기가 끊겼다면 발전기를 마련하든지 장작 등으로 불을 지피든지 해야 한다. 혹여 일반 가정집에서 살고 있는데 전기가 끊겼다면 당장 냉장고부터 뒤져라. 그 자체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식량이거나 염장을 하거나 건조해서 보관할 수 있는 물건들은 신속히 처리해서 남겨두고 그 이외엔 빨리 먹어 없애고 남은 것들은 버리도록 하자. 괜히 아깝다고 챙겨놓아 봤자 결국엔 다 썩는다. 냄새도 나고 위생에도 안 좋다.
3.1.2. 생존자와의 조우
가장 염려해야 할 상황이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보균자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 눈앞의 사람이 보균자가 아니고 적대적이지도 않음이 확실히 확인되었다면 상황에 따라 교류를 하거나 공동체를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확인할 수 없거나 미심쩍은 상황이라면 '적대적인 보균자'일 것으로 간주하고 웬만하면 접근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령 저쪽이 보균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균자가 되어 전염병을 퍼트릴 수도 있고, 아니면 저쪽이 날 적으로 오해해서 선제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 자신이 보균자인지 아닌지는 자기 자신조차 모른다. 대개 증상이 나타나야 알겠지만, 그때쯤이면 이미 너무 늦었다. 백신이 없다면 고통 없이 죽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적이라면 피하든지 맞서든지 해야 할 것이다. 애초에 적이라는 것은 당신에게 선제공격을 가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당신에게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반격할 정당방위가 생긴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위협해서 쫓아내는 게 가장 좋지만 정 상황이 안 좋아서 상대를 죽여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지나치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런 막장 상황에서 감성적인 판단이나 동정심이 매우 큰 위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군이라면 혹시 자신이 모르는 곳에 생존자 집단이나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는 곳은 없는지 정보를 얻자.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같이 활동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여줄 수 있으나, 혹시나 보균자가 합류한다면 생존율은 바닥을 치므로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생존자 집단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포칼립스 상황에 희생자 한 명을 데려다 끔살해놓을 수도 있다. 위생 관리와 더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 사람을 마주칠 땐 경계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아포칼립스 상황이므로 별 미친놈을 다 만날 수도 있다. 감염을 치료해준다는 핑계로 사람을 죽이거나 별 이상한 인체실험을 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나타날 수도 있고 유니톨로지나 지금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같은 사이비 종교가 생겨날 수도 있다.
3.1.3. 이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가 터지자 부자들이 무인도, 유람선, 지하방공호로 대피한 실제 사례. # 물론 이 경우도 해당 시설들을 가족들만으로 운전하고 관리할 수는 없으니 감염되지 않은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위에서 웬만하면 다른 시/도로 떠나지 말라고 했지만, 아포칼립스가 장기화하고 지금 대피 중인 곳이 더는 생존에 부적합하다고 생각된다면 정말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한다. 어디까지나 이주는 최후의 수단. 미리 준비를 잘해놓았다면 이주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주하기 가장 좋은 곳은 사람이 없을수록 좋고, 전염병의 매개체가 없을 수록 좋다. 산속 같은 경우 꽤 청정구역이라 괜찮아 보이지만 모기, 뱀, 쥐 등 별의별 곤충과 동식물들이 당신을 괴롭혀 첩첩산중에서 전염병에 걸려 빌빌대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오히려 전염병 피하려다가 다른 질병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 그전에 독초와 식용 채소도 구분 못 해서 독초 먹고 죽을지도 모른다. 또한 그냥 단어로서 '산'이라고 부르니 그런가 보다 하지 산이란 곳은 생각보다 훨씬 험하고 위험한 곳이다. 특히 어두운 시간대의 산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으며 은폐 및 엄폐가 수월해 보여도 막상 산에서 위협이 될 야생동물, 전염병 매개체나 바이러스, 세균 등은 산의 엄폐물 따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서 최악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적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디메리트인 장소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보면 이상적으로 안전한 곳은 무인도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새가 있어서는 곤란. 새는 육지와 섬을 오갈 수 있기에 위험하다. 무인도쯤 가면 병에 걸리지 않고 그곳에 아무도 없는(아무도 피난 오지 않은) 이상은 병으로부터 매우 안전할 것이다. 병도 숙주가 있어야 퍼지는데 사람도 새도 드나들지 않는 무인도는 병의 숙주가 원천차단된 완벽한 환경이다. 물론 그만큼 위험도 커서 무인도에 들어가는 순간 생존투쟁에 돌입하여 로빈슨 크루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절대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게다가 무인도라고 해서 다 같은 것도 아니라서 그나마 나름의 규모가 있고 먹을 수 있는 동물과 식물 그리고 식수로 쓸 수 있는 물이 많고 기온도 그럭저럭 괜찮아야 한다. 특히 극지대 섬이라면 몸을 따뜻하게 해 줄 옷을 만들 수 있는 옷감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 중요한 게 있으니 전염병이 휩쓸고 간 무인도도 추천할 게 못 된다. 병이 이종감염이 되는 사례라면 숙주가 아직도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휩쓸고 가서 병 걸린 시체가 널브러진 곳이라면 시체 감염당할 수도 있다.
떠나기 전 짐을 잘 살펴보자. 식량은 충분하며 오래 보관할 수 있는지, 열량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지, 물은 얼마나 준비되어있고 상비약과 양산은 준비되어있는지 기타 등등. 기타 이동수단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포칼립스 사태의 도로 상황이 좋을 리가 없고 자동차는 연료가 충분할지도 미지수. 중간에 마주친 생존자들이 같이 태워달라고 할지도 모른다.
위에서 이주를 추천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가는 곳이 안전한지 어떤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포칼립스 상황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자신이 목적지로 설정한 곳이 안전한 곳인지 이미 폐허가 되었는지 불확실한 상황. 현지에 사는 거주민에게 물어보고 싶어도 아포칼립스 상황에 전화 기지국이 원활히 작동될 리는 없다.
그나마 확실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바로 라디오. 어떤 생존자가 라디오로 다른 생존자들을 모집하고 있을지 모른다. 또한, 그런 장소는 정부에서도 찾아와 생존자들을 대피소로 실어갈 가능성도 높으므로 그야말로 완벽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것도 문제가 있으니 어떤 생존자가 어떤 장소에서 방송할 지 모른다는 것. 어찌어찌 찾아갔는데 별 미친놈이나 강도 집단이 흉기를 들고 맞이해주거나, 이미 장소는 불타는 시체로 가득하고 녹음기만이 방송을 계속하고 있을 수도 있다. 더 암울한 것은 이것이 단지 지도층들의 무능함인지 아니면 손쓰기 전에 너무 빨리 당한 건지조차 분간하기 어렵다. 전자라면 그래도 지도층의 무능할 뿐이니 운이 먹힌다면 당신이 새로운 이주할 곳을 찾을 시 알맞은 곳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나라건 지도층 전체가 무능해 빠진 곳은 없다. 어디든지 간에 겉으로는 무능해 보여도 파고들면 하나쯤은 유능한 구석이 있거나 유능하지만 무능해 빠진 지도층만 넘쳐나서 제 기량을 못 펴는 이들이 있는 일도 있다. 그러나 후자면 어디를 이주하더라도 망한 것이니 포기하자.
만약 당신이 다른 나라로 이민 가려고 한다면 이것부터 생각해보자. 이민 가려는 국가에서 당신을 받아줄까? 만약 안 받아주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 봐야 된다. 무작정 이민을 했다가 그 국가에서 안 받아주면 지금까지 이민 가려고 했던 일들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다. 애초에 전염병이 창궐하는 나라에서 이민 오겠다고 하면 과연 누가 받아줄 것인가? 현재는 정보화 사회이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지구 반대쪽에 있는 먼 나라에서도 실시간으로 방송된다. 즉, 전염병이 어느 나라부터 발병되었는지, 전염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치료방법이 있는지 없는지 등등 아주 자세하게 방송된다. 그런 마당에 과연 이민을 받아 줄 것인가? 99.9% 확률로 거부한다. 누가 전염병이 창궐하는 나라에서 온 사람을 받아주려고 하겠는가? 그러니 이민 가기 전 철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몰래 들어가면 밀입국자가 되어서 더 크게 벌 받으니 밀입국은 하지 말자. 힘들뿐더러 나중에 밀입국한 국가에 바이러스를 퍼트린 주범이 되면 욕을 신 나게 처먹을 수 있다.
이민 시 이민 가려는 나라의 의료 체계와 정부 대응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의료 체계가 이미 붕괴하여 손쓸 수 없는 국가가 있을 수도 있고 의료 체계는 잘 되어 있지만 무지막지한 비용을 들여야 하거나 상황 대처가 미흡한 국가가 있을 수 있고 혼란을 막기 위해 상황을 숨기는 국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국가 상황, 언어, 이민자에 대한 태도, 근무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3.2. 감염 시 대처
감염된 사람 또는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사람에게 제일 먼저 취해야 할 조치는 격리다. 감염자나 접촉자가 가족이나 친한 친구거나 설령 자신이라도 주변 인물들에게 감염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증상이 발현되면 즉시 병원으로 가자. 전염성이 높고 치사율이 낮은 바이러스의 경우, 자신의 면역력을 믿고 굼뜨게 행동하다 증상 악화하여 병원을 찾아간다면 이미 확산하는 전염병으로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 또한 확진자가 나온 병원이 줄줄이 폐쇄되어 치료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반면, 증상이 없는데 괜히 병원에 갔다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으면 자가 격리 상태만 유지하도록 한다.
정부에서 치료 약을 개발하지 못했거나 감염자에게 전염병에 대항할 면역 체계가 없거나 병원에 가지 못할 이유가 확실하다면 작성해둔 유서를 고이 품에 안고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도록 하자. 치료 방법도 없고 치사율도 높은 전염병에 걸렸다면 끝이다. 살고 싶더라도 치료제가 없다면 치료할 방도가 없으니 한 명을 희생해서라도 다수의 목숨을 구하는 편이 낫다.
정부에서 치료제를 개발했다면 이미 전국구를 돌며 치료제를 배급 중일 것이다. 아직 죽을 만큼 감염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다른 이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온몸을 꽁꽁 싸매두고 치료제를 냉큼 받아내서 치료하도록 하자.
감염된 것이 확실하거나 확실하다고 생각되는데 오랫동안 증상이 가볍거나 멀쩡하다면 당장 국립의료원에 연락해라. 이는 해당 전염병에 면역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므로, 혈청을 이용해 치료제를 만들게 된다면 전국에 배급하고 국가유공자 혹은 인류를 멸종으로부터 구한 영웅으로 평생 칭송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증세가 조금 늦게 나타나거나 하는 것뿐이었다면 땡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 상황까지 오면 전 세계가 치료제 개발에 몰두할 것이기 때문에 연락해보는 게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치료제 개발은 물 건너갔더라도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종의 생체 데이터를 얻은 셈이니 말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처럼 면역과 항체가 생기더라도 3달 뒤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어 예외도 상당수 존재한다.
3.2.1. 격리
전염병이 창궐할 때 가장 난처한 상황은 자신에게 소중한 가족이나 같이 사는 지인이 감염된 경우일 것이다. 그들은 당장 표면적으론 멀쩡해 보일진 몰라도 만약 정부의 공식 발표 후 안전한 그룹 이외의 사람들에게 접촉했다면 반드시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안전 그룹은 자신의 가족 구성원 혹은 동거인으로, 즉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전염의 가능성이 있다. 만약 감염이 의심되면 일단 절대로 집안에 들이면 안 된다. 하지만 소중한 가족이면 감염되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밖에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안타깝지만 살아남기 위해선 최악의 경우를 늘 생각해야 한다. 잘못된 판단 하나로 끔살당할 수 있으므로 안전이 확실해질 때까지 반드시 격리해야 한다.방 하나를 밀폐시킬 도구만 있다면 어떤 집이든 임시 격리실을 만들 수 있다. 먼저 다른 방으로 통하는 틈이란 틈은 모두 막아야 한다. 이삿짐용 테이프 하나면 모든 틈을 꼼꼼하게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엔 격리실의 환기를 세팅해야 하는데 한가지 확실히 해둘 것은 병균이 떠다니는 공기가 반드시 창문 밖으로 나가게 해야한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선풍기를 창문에다 고정하고 틀면 된다. 바람이 창문 밖으로 나가게 세팅되어있다면 맑은 공기가 통풍구로 들어오고 병균이 든 공기는 밖으로 나갈 것이다.
호흡기 질병은 보통 3일 전후로 증상이 나오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처럼 최대 2주인 경우도 있으므로, 해당 질병의 잠복기만큼 두고 봐야 안전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방을 밀폐시킨 후에 충분한 식량과 물 그리고 수시로 통신할 수 있는 휴대 전화를 두고 격리실을 수시로 감시해야 한다. 만약 잠복기가 지나도 이상이 없다면 안심하고 다시 그룹 안으로 들여도 좋다. 만약 증상을 보인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만약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게 된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시체를 처리해야 한다. 오래 내버려두면 시체가 썩고 전염병이 더 쉽게 퍼진다. 물론 시체를 만질 때 마스크와 장갑을 써야 한다. 가능하면 매장보다는 화장하는 것이 좋은데, 매장 시 지하수가 오염되거나 만악의 근원인 파리를 무수히 양산하는 꼴이 될 수 있지만 화장은 시체를 통한 감염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3.3. 잠잠해지는 질병
모든 것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전염병 또한 슬슬 인류나 동물들이 잔뜩 죽어나가거나 면역체계가 병을 이겨서 항체를 갖다 보면 더는 질병의 매개체로 써먹을 숙주가 없으니 시들해질 것이다. 정확히 언제부터 사그라지지는 모른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페스트도 끝이 없을 것처럼 보였으나 사람이 무진장 죽어나가서 결국엔 끝을 맺었는데, 전염시키는 속도보다 죽는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물론 흑사병의 존재는 남아있기에 2013년에도 마다가스카르에서 흑사병이 보고된 적이 있고, 2019년 말에도 중국에서 흑사병 감염자들이 보고되었다. 마찬가지로 에볼라 또한 여러 차례 아프리카에서 퍼져 나가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으나 치사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고 침이나 피 같은 타액으로만 감염되기에 보균자 근처에 가지만 않으면 전염력도 바닥을 쳤기에 단 한 번도 인류 멸망에 이르지 못했다.[1][2]전염병 아포칼립스의 그나마 나은 점이기도 한데, 타 아포칼립스보다 복구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전염병은 어찌 됐든 생물만 죽이지, 무생물은 아무 영향도 없으니까. 좀비 아포칼립스나 에일리언 아포칼립스였다면 좀비나 외계인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난장판이 되었을 것이고, EMP 아포칼립스는 전자기기들이 싹 다 망가진 상황이라 복구를 하기 위한 장비가 남아있을지 묘연하며, 핵전쟁이나 자연재해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전염병 아포칼립스도 혼란에 빠진 사람들의 약탈, 폭동 등으로 피해가 있겠지만 다른 것에 비하면 양호한 축에 든다. 이 시점까지 살아남았다면 아직 살아있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문제가 있다면 전염병 아포칼립스는 꽤 자주 있었다는 것뿐이다.
정부 기관이 아직 존속한다면 황폐해진 국토를 재건하기 위해 엄청난 사업을 벌일 것이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외국 노동자들을 대거 받을 땐 임금이 얼마나 오를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가 전염병에 강타당했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의 없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한몫 챙길 수도 있다.
만약 무정부 상태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여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수도 있고 새로운 문명이 탄생할 수도 있다.
그러니 실제로 전염병으로 아포칼립스가 발생한다 해도 너무 낙담하지 말고 희망을 품자. 이게 방역 수칙과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3]각종 전염병을 포함해, 인류 역사상에서 숱한 위기가 있었고 대부분이 죽었지만 인류는 모두 극복하고 살아남았으니까. 그리고 멀리갈 필요 없이 당신도 확진자건 아니건 지금 이 현세 안에서 숱한 위기들을 극복하고 전염병을 이겨내고 있는 것 아닌가? 힘을 내자.[4]
그리고 걱정은 한 수 접어두는 것이 좋은 게, 기본적으로 현실이 픽션을 이겨먹는게 현 인류문명이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SR-71이나 보이저 2호같은 작전기의 작전수행능력만 봐도 인류 기술력은 이미 한 참 전에 픽션을 뛰어넘은지 오래다.
[1] 또한 현재진행형인 코로나 19도 사실상 종식에 가깝게 인식된다.[2] 심지어 유라시아의 전염병이 없어서 픽픽 죽어나간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소수는 살아남았다. 유성생식의 특성상 다음 세대는 앞 세대의 특성이 조합되고 여기다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추가되다보니 같은 그룹 안의 개체라도 대부분 죽더라도 필연적으로 소수는 살아남게 되어있어서 정말 섬 같은 고립된 지역에서 좁은 풀로 유지되는게 아닌 이상 전염병에 의한 전멸은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골칫거리인 토끼를 없애기 위해 토끼 전용 전염병을 만들어 퍼뜨렸고 치사률도 99,8%에 달하는지라 매우 효과가 컸지만... 0.2%의 토끼가 번식하여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렸다... 사람이 의도적으로 특정 지역의 특정 생물을 몰살시키려고 벌였는데도 많이 죽였을 뿐의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3]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4] 애초에 인류는 이미 수차례 국지적인 전염병 아포칼립스 상황을 겪었고 제1차 세계대전기에는 진짜 범유행성 전염병 사태를 겪었다. 하지만 인류는 그 때마다 수가 좀 줄어들었지만 그뿐이었다. 설사 인류멸망을 몰고갈만한 질병이 있어도 세계는 넓고 지형적 특징이 있기에 전인류의 100%가 모두 죽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아마존 오지든 히말라야 산맥 깊숙한 곳이든 어디든 한군데서는 그런 게 있었나 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