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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5 06:15:57

율리안 민츠/작중 행적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율리안 민츠
1. 개요2. 어린 시절3. 양 웬리에게 입양되다4. 병장 대우5. 부사관(하사관)
5.1. 중사(군조) 대우5.2. 상사(조장) 대우5.3. 준위 대우, 준위
6. 위관
6.1. 소위6.2. 중위
7. 지구행8. 양의 사후 - 마술사의 후계자

1. 개요

은하영웅전설에 등장하는 자유행성동맹측 2대 주인공 율리안 민츠의 작중 행적을 서술한 문서.

2. 어린 시절

율리안 민츠는 우주력 782년 3월 25일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외전 나선미궁에서 알렉스 카젤느의 부관으로 등장한 민츠 대위이고,[1] 어머니는 제국 망명자 출신이었다. 그 외 가족으로는 할머니가 있는데, 민츠 가문이 장정 1만 광년에 참여한 자유행성동맹의 적통 명문가라는 사실에 비뚤어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제국 망명자 출신 주제에 자식을 홀려 빼앗아갔다'며 며느리를 병적으로 혐오하였다.

우주력 784년, 율리안이 두 살 때 율리안의 어머니가 사망했다. 우주력 790년에는 아버지 민츠 대위도 전사했고, 율리안은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다. 며느리를 혐오하던 할머니는 손자인 율리안에게도 차갑게 대했다. 모든 의사소통은 명령형과 금지형 뿐이었다고 하며 잘하는 것이 있으면 자신이 잘 가르친 덕이고, 사소한 잘못이라도 저지르면 율리안과 그 부모를 싸잡아 매도했다는 회상이 나온다. 게다가 율리안이 어릴 적에 어머니와 함께 찍었던 사진은 모두 태워버리고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은 모두 어딘가에 감춰버려 할머니가 노환으로 사망한 이후로는 그 행방을 알 수가 없어 결국 아기 시절의 사진은 하나도 없고, 덤으로 어머니의 얼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 때문인지 할머니가 사망했을 때 율리안은 그다지 슬퍼하지 않았다.

우주력 792년, 율리안의 할머니마저 사망하면서 율리안은 혼자가 되었다. 친권자가 모두 사망했기에 율리안은 고아들을 보육하는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게 됐다.

작중 유소년기 과거가 묘사되는 인물 중에서도, 이 정도로 불우한 과거를 보낸 인물은 드물다. 그런 율리안에게 인생의 전환기가 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니...

3. 양 웬리에게 입양되다

자유행성동맹은 계속된 전쟁으로 수많은 전쟁고아가 탄생하여 사회 문제가 되자, 군인 가정이 전쟁고아를 입양하면 양육비를 대출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인자녀복지전시특례법을 제정한 상태였다. 율리안의 경우 아버지가 전사한 군인이었고, 친권자가 없는 고아였기 때문에 이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다만 보통 결혼한 군인가정에 입양이 되는 편인데, 독특하게도 율리안은 독신인 양 웬리에게 입양됐다. 이에 대해서 양이 카젤느에게 의문을 제기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카젤느는 "전산 시스템의 오류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정말 행운일 수도 있고"라는 식으로 대답을 얼버무렸다. 애초에 양에게 결혼을 하기 싫으면 아이 하나 입양하라고 권유한 인물이 카젤느였고, 율리안의 아버지와의 인연 등을 감안하면 일부러 양에게 꽂아넣어 준 것으로 추정된다.

소설에서 입양을 수락한 양이 두 명은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하자 카젤느는 그럼 두 사람 분에 해당하는 아이를 보내주겠다는 식으로 받아쳤다. 이후 율리안을 입양한 양은 카젤느와 이 이야기를 거론하면서 대화를 주고받는데 율리안은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서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율리안이 따로 물어보자 딱히 숨길 필요는 없어보이지만 둘 다 웃기만 할 뿐 답을 안해줬다.

율리안은 양 웬리에게 입양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 워낙 고명한 영웅이라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호기심으로 굉장히 흥분된 경험을 했다고 일기에 기록했다. 하지만 양 웬리의 첫 인상은... 원작과 OVA, DNT에서는 잠옷차림으로 양치질하던 도중에 나와서 맞이했고,[2]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판은 잠이 덜 깬 상태로 잠옷차림으로 나와서 맞이했다. 이후 양과 생활하면서 유명한 전쟁영웅이라고 해도 별 다를 바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3]

양의 경우 가사능력이 막장이라 먼지와 곰팡이를 벗삼아 생활하고 있었다. 게다가 기계치 속성도 있어서 가사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홈 컴퓨터 역시 먼지만 잔뜩 쌓인 채 무용지물인 상황이었다. 양이 급한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자 율리안은 솜씨를 발휘하여 돼지우리 수준이던 양의 집을 눈부시게 치워놓고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홈 컴퓨터까지 정비했다. 출장에서 돌아온 양은 180도로 돌변한 가정상황을 보고 어리벙벙한 반응을 보였고, 율리안의 정비상황 보고를 들으면서 속으로 갑작스런 변화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나 양이 요청한 홍차를 너무나 완벽하게 끓여오자 쓴웃음을 지으며 GG. 결국 가사는 율리안의 몫이 됐다.

양을 한 방에 함락시킨 이 홍차는 율리안의 아버지였던 민츠 대위가 홍차에 조예가 있었고, 그걸 어린 아들에게도 철저히 교육시킨 영향이라고 한다. 그게 우연히 홍차를 좋아하는 양의 입맛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어쨌든 양은 전선부대의 작전참모로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율리안 혼자 집을 지키는 시간이 많았고, 스스로 가사를 하지 않으면 집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는 환경이었다.

양은 율리안을 식구로 맞이한 이후 낙제 외에는 보고할 필요 없다고 못을 박았으며, 율리안의 학업과 개인생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전선 참모라는 직책 때문에 집을 오래 비우는 일이 잦았으며,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을 두지 않은 쪽에 가깝다.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끝난 뒤 함께 간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그린힐 부녀(드와이트 그린힐 대장과 부관 프레데리카 그린힐)와 합석했을 때 두 사람을 통해, 율리안이 조기졸업이 가능한 우등생인데다 플라잉 볼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의 뛰어난 선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정도다. 그 때문에 프레데리카에게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제독님밖에 없을 것"이라는 타박 아닌 타박까지 들었다.

원작 소설에서는 양 스스로도 자신이 보호자로서 낙제라고 자평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양은 방임주의적인 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막장 보호자는 절대 아니었다. 양이 율리안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은 학업 성적 정도로, 율리안을 데리고 쇼핑이나 바캉스도 자주 갔으며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바로 훈계도 하는 등,[4] 보호자로서의 책임은 결코 게을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율리안을 어린 아이 취급하지 않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것이 율리안의 정신적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다만 나이 차이가 부자관계를 맺기에는 애매하게 적고 형제관계를 맺기에도 애매하게 많은 바람에 작중에서 율리안은 양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양도 딱히 아들 취급하진 않는다. 심지어 이름도 작중에서 내내 '율리안 양' 같은 식으로 불리지 않고 그냥 율리안 민츠로 불린다.

4. 병장 대우

4.1. 군인이 되다

율리안은 양에게 입양된 이후부터 줄곧 군인을 지망하고 있었다. 일단 군인의 아들이고, 트래버스 법 때문에 율리안이 군인이 되지 않으면 양육비를 정부에 갚아야 하는 양의 사정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양은 처음부터 군인을 그리 좋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군인 말고도 많은 직업이 있는데 하필..."과 같은 반응을 보이며 완곡하게 반대하는 의사를 보였으며, 양육비 문제에 대해서도 그 정도 돈을 저축해놨다는 투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더불어 율리안이 군인이 되면 결국 동맹이란 틀에 묶여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없게 될 거란 점을 우려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율리안은 이런 양 웬리를 동경하여 군인이 되고자 했다. 율리안은 이로 인해 양의 태도에 약간 불만을 품고 있긴 했다.

제국령 침공작전이 끝나고 양 웬리이제르론 요새에 부임하면서 또 율리안과 떨어지게 되었다. 양은 내심 율리안이 하이네센에 남아서 계속 학업을 이어나가거나 플라잉 볼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율리안은 양과 떨어질 생각이 없었다. 결국 양은 자신의 살림을 맡을 당번병이 배치될 텐데 그러면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 율리안이 낫다는 심정으로 율리안의 동행을 허락했다. 그리하여 율리안은 다니던 할로란 학교를 중퇴하고 병장 대우 군무원(군속)이 되었다.

4.2. 양 웬리 함대

율리안의 첫 신분은 양 웬리 대장당번병이었다. 하지만 군무를 했다기 보다는 그냥 양 웬리의 심부름이나 하고, 돼지우리가 될지 모르는 관사를 관리하고, 카젤느나 그린힐 대위를 따라다니면서 이런저런 잔심부름하며 사령부 사람들과 같이 지내는 정도였다. 그래도 군속신분이었기 때문에 월급은 제대로 받았다. 율리안은 이걸 모아서 양에게 작은 선물을 했다. 홈스쿨링으로 학업도 병행했지만 많이 묘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환경이 동맹군 어디에서도 꿈꿀 수 없는, 심지어 사관학교에서도 절대 구성될 수 없는 초호화 교수진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군분야의 견문을 쌓는 계기가 된다.

그야말로 양 웬리 함대의 핵심인물들이 율리안을 가르친 셈이다. 오죽하면 소설판에서 훗날 어떤 역사가가 쟁쟁한 스승들을 붙여줘서 질려버린 율리안이 군인의 길을 포기하게 만들고자 양이 더럽고 치사한 술책을 부렸다고 했을 정도. 그 역사가가 좀 동맹빠였나보다

물론 쇤코프나 포플랭 & 코네프 콤비를 제외하면 체계적으로 가르침을 받았다기 보다는 그냥 따라다니면서 어깨 너머로 하는 것을 보고 배운 정도였지만 아무리 군속 신분이라고는 해도 수백만의 집단을 지휘하는 막중한 임무를 띈 사람들이 율리안이 곁에 있는 걸 귀찮아하지 않은 것은 물론, 바쁜 와중에도 간단하게나마 설명 같은 것도 해주는 걸 보면 율리안의 인복은 실로 대단하다. 실제로 양 웬리 사단 멤버들은 율리안에게 처음부터 대단한 호감을 보였는데 대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유명한 쇤코프마저도 초면인 율리안에게 호의를 보였을 정도다. 심지어 빈정거리는 투로 던진 말을 당당히 맞받아치자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며 사격과 백병전을 가르쳐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더러운 외모지상주의의 발로다 덕분에 율리안의 기초 지식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가르쳐줬다. 이 무렵부터 시작된 교육은 율리안의 이후 경력에 큰 밑거름이 됐다.

대신에 스승들 모두 한가닥하는 독설가다보니 그 부작용으로 율리안의 독설도 한 층 더 레벨업했다. 물론 쇤코프를 도발[6]했던 것을 보면 율리안도 어느정도 포텐셜이 있었던 모양이다.[7]

하지만 정작 율리안은 정작 그의 가장 중요한 스승으로 역사가 기록하는 양 웬리에게 전략과 전술을 직접 배운 적은 없다. 율리안이 뭘 배우려고 들면 내가 하는 일은 기교가 너무 들어간 야바위라서 제대로 체계를 잡은 전략/전술의 기본이 될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한번도 체계적으로 가르쳐준 적이 없다. 그 때문에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이 대부분인데, 그렇지만 양 웬리가 전략적 사고를 할 때마다 말동무가 되어준 것, 전투시 사령관 군속 자격으로 히페리온 함교에서 전투를 관망할 수 있었던 것이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줬고, 양 자신도 일종의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써서 율리안에게 그가 전술/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많이 유도한 감이 있다. 물론 양이 율리안에게 자신이 전략/전술을 손수 가르쳐줬다고 회고했던 건 실제 교육의 수준에 비하면 약간 뻔뻔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8]

다만 양 자신이 부리는 야바위 기술만큼은 이게 왜 야바위인지, 어째서 정통 전략/전술의 기교에 포함시킬 수 없는지 변명아닌 변명도 양념으로 곁들여서 제대로 가르쳐줬다. 더불어 적이 뭔가 수작을 부리려고 할 때 발생하는 부자연스러움 등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는데 덕분에 율리안은 이쪽을 제대로 배웠다. 그리고 이는 훗날 율리안에게 훌륭한 밑거름이 되었다. 제국군: 양 웬리가 없다고 해서 이제 살았구나 했죠. 그런데 웬 어린 녀석이 우리 정강이를 걷어차는 거에요. 정말 눈물이 났어요

아울러서 어린 나이에다가 붙임성 있는 성격,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해서 양 웬리 사령부만 아니라, 다른 각 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고, 특히 젊은 여성 장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좋았다(여군들 사이에서 율리안을 험담하던 사람은 카테로제 밖에 없었을 정도이다). 그나마도 율리안을 정말 싫어해서가 아니라 그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 때문이었다.[9]

4.3. 구국군사회의 쿠데타

우주력 797년. 구국군사회의 쿠데타 때 양과 함께 처음으로 전선에 나섰다. 사실 딱히 한 것은 없었는데 이제르론 요새에 거주하던 민간인이 율리안을 붙잡고 이것저것 캐묻자 "양 웬리 제독은 승산없는 싸움은 하지 않으십니다"란 발언을 해 불안감을 떨쳐내게 만드는 의외의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양은 율리안에게 함대공보관 자리를 농담삼아 제의했을 정도. 그리고 도리아 성역 회전에서 처음으로 전쟁을 목격하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구국군사회의 진압에서는 별로 한 것이 없었으나 투항한 바그다슈가 양에게 총을 겨눌 당시 살기어린 눈으로 뒤에서 바그다슈의 심장을 총으로 겨누고 있었다. 바그다슈가 진땀을 흘리면서 양 제독을 죽이려할 마음도 없었다고 하자 차디차게 포로 신분 주제에 총을 탈취하여 양 장군님을 죽이려 시도했으니 사살해도 명분상으로 거리낄 게 없다는 말을 한 탓에 바그다슈는 식은 땀을 흘렸다. 결국 바그다슈는 양의 도움으로 간신히 현장을 벗어났다.

바그다슈가 퇴실한 뒤 양이 바그다슈는 눈치가 빠르기에 내가 이기는한 절대 배신하는 일이 없다고 율리안을 타일렀지만 바그다슈는 이 뒤로 한동안 율리안을 무서워하며 피했을 정도였다. 율리안이 사살할 수 있었다고 하자 양은 "너를 살인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라는 말을 한다. 속으론 이미 많은 장병들에게 살인을 시킨 주제에 이기주의적인 행동이지만 솔직한 마음이라고 양이 생각했다.

이 뒤에 하이네센을 탈환한 직후 버로우 해제하고 모습을 드러낸 욥 트뤼니히트를 발견하여 데려오기도 했다. 이 때 트뤼니히트가 자신의 이름을 아는 것에 조금은 놀란 반응을 보였다. 이후 논공행상이 이루어졌을 때 율리안은 트뤼니히트 의장의 지시로 2계급 특진, 중사 대우 군무원이 되었다. 율리안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지만 스파르타니안 탑승 자격을 얻은 것에 기뻐했다.

5. 부사관(하사관)

5.1. 중사(군조) 대우

중사(군조) 대우로 승진한 율리안은 스파르타니안 파일럿이 되었다. 그런데 쿠데타 진압 이후 양 함대는 새로 창설된 부대를 위해 숙련병을 대거 차출당했고 그 빈자리는 신병으로 채워넣었기 때문에 양 함대 간부들은 최대한 신병들의 전투력을 끌어내기 위해 가혹한 훈련을 벌였다. 율리안은 배치된 신병 중에서 가장 이해력과 반사신경이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교관들은 오히려 너무 뛰어나다는 이유로 눈총을 보냈다. 성질 사나운 부사관은 양 웬리의 양자라는 걸 트집잡아 툭하면 욕하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다가 훈련 도중 아이헨도르프 소장이 지휘하는 제국군 분함대와 조우하여 첫 실전을 뛰게 된다. 첫 번째로 발함할 때는 갑자기 닥치는 무중력으로 방향감각을 상실하여 균형을 되찾는데 애를 먹었고, 출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베테랑 파일럿이 조종하는 발퀴레의 표적이 되었다. 율리안은 운 좋게 적의 초탄을 회피하고, 분노한 적 파일럿이 쏴대는 광선들을 모두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비행 끝에 적기와 가까워지는 순간 중성자 광선을 발사하여 처음으로 적기를 격추했다. 율리안은 뒤이어 한 기를 격추했고 세 번째 적기를 노렸지만 양측의 공격은 빗나갔고 적기와 아군기가 난입하면서 율리안은 격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후 수십 차례 발포했지만 한 기도 격추하지 못했고 에너지가 바닥나자 모함으로 귀환했다.

율리안은 주어진 휴식 시간에서 샤워와 식사를 마치고, 아슬아슬하게 비행갑판으로 복귀하여 다시 한 번 출격했다. 두 번째 출격에서는 좀더 빠르게 균형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지만, 아군이 숙련도에서 밀리기 때문에 전체 전황은 동맹군에게 불리했다. 그때 율리안은 제국군 순항함 렌바흐와 마주쳤고, 급히 렌바흐의 관측 시스템 사각에 숨었다. 동맹군 순항함을 격침한 렌바흐는 율리안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고 율리안은 외벽에서 겨우 3m 거리를 유지하여 조용히 숨어 있었다. 그리고 렌바흐가 동맹군 구축함을 향해 광자 미사일을 발사하자 율리안은 에너지 중화자장을 뚫고 나오는 미사일에 광선을 쏴서 유폭시킨 뒤 그대로 탈출했다. 렌바흐는 그대로 격침당했고 격침보고를 올린 제국군 어느 함 오퍼레이터는 쓸데없는 보고는 하지 말라면서 윗 사람에게 쳐 맞았다(...).

이후 율리안은 다시 출격했지만 제공권이 제국군에게 넘어간 탓에 격추는 커녕 도망다녀야 했다. 다행히 추격하던 발퀴레 두 대가 자기가 격추하겠다고 아웅다웅한 덕에 간신히 모함 아무르타트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뒤 아무르타트가 핵융합탄에 맞아 격침당하는 바람에 율리안은 에너지가 완전히 충전되지 않은 애기를 몰고 모함을 탈출해야 했다. 탈출하는 순간 율리안은 모함의 폭발광 때문에 율리안을 보지 못한 적기를 1대 격추했지만 곧바로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러나 그 사이 양 웬리가 지휘하는 구원군이 도착하면서 제국군이 물러났기 때문에 율리안은 무사 귀환했다.

율리안의 무훈은 발터 폰 쇤코프가 감탄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기에 곧바로 상사(조장) 대우로 승진했다. 정작 양 웬리는 율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몰라서 한참 버벅거리다가 "위험한 짓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잖니"란 생뚱맞은 발언을 하여 율리안과 프레데리카가 웃음을 참느라 고생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카젤느의 집에서 열린 율리안 첫 출전 및 승진 기념연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자격[10]까지 얻었는데 와인을 마시고 얼굴이 벌개져서 어른들의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첫 출전에서 세운 대단한 위업으로 율리안의 인기가 더 올라갔다고 한다.

5.2. 상사(조장) 대우

얼마 뒤 사문회가 열리자 양은 프레데리카는 데려갔지만 율리안을 데려가지는 않았다. 없으면 사무처리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프레데리카와 달리 율리안이 사문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율리안은 양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다면 떠나기 전에는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양의 짐을 대신 꾸렸다.

이후 제국군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끌고 침공하자 중앙지령실에 있어야 하는 알렉스 카젤느 대신 가족들을 돌보다가 샤를로트 필리스 카젤느의 응원을 받으며 격납고로 달려가 스파르타니안을 타고 출격했다. 그리고 적기 3기를 격추하여 자신의 무훈이 우연이 아니라 실력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항공전이 없을 때는 그저 사령부의 커피셔틀 정도에 불과했는데 후반부에 쇤코프가 농담삼아 던진 질문에 제국군의 의도를 정확히 분석하면서 과연 양 웬리의 수제자란 평을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율리안의 모습에서 라인하르트에게 느낀 것과 비슷한 종류의 놀라움을 경험한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제독은 기함 히페리온에 동승해 달라고 부탁했으며, 나중에 양 웬리에게 가장 큰 공로자로 율리안을 소개했다.

5.3. 준위 대우, 준위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동맹군의 승리로 끝나자 율리안은 상관들의 추천을 받아 준위 대우로 승진했다. 그리고 양에게 침략이나 압정의 끄나풀이 아니라 시민들의 권리를 지키는 군인이 되겠다며 정식으로 임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심 율리안이 군인이 되는 걸 반대하던 양도 율리안의 간절한 의지에 못 이겨 수락했다.

6. 위관

6.1. 소위

준위로 승진한 율리안은 여전히 양 웬리의 당번병 역할을 수행했지만 곧 위기가 닥친다. 은하제국 정통정부 수립과 은하제국의 선전포고 직후 월터 아일랜즈 국방위원장이 율리안을 소위로 승진함과 동시에 자유행성동맹 페잔 주재 판무관 사무소 주재무관으로 발령낸 것. 양도 그렇고 율리안도 그렇고 이 명령서를 받아들고 나서 방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불같이 화를 냈다. 이 때 율리안이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마치 어린애처럼 다시 군속으로 돌아가겠다는 둥 칭얼거리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11] 하지만 양과 차근차근 대화를 하고 그 속사정을 알게 된 후 마음을 돌리고 페잔으로 부임했다.

떠날 때 이제르론 사령부 일원들의 열렬한 환송을 받았는데 다들 먼 길을 떠나는 율리안이 아니라 혼자 남겨진 양을 걱정했다(...).[12] 카젤느는 율리안이 없으면 양 너는 그냥 시체란 소리를 하기도 했고, 쇤코프의 경우에도 양이 율리안에게 루이 마솅고를 호위로 붙여주면서도 계속 불안감을 드러내자 대체 누가 누굴 걱정해주는 건지란 식의 반응을 보였을 정도. 이쯤되면 누가 보호자고 누가 피보호자인지 모르겠다 물론 모두의 예상대로 율리안이 떠나자마자 양의 집안꼴은 급격한 돼지우리화(...). 그 좋아하던 홍차도 못 마시게 됐다.

페잔으로 가기 전에 계급장과 정식 사령장을 받기 위해 하이네센에 들렀는데 이 때 알렉산드르 뷰코크 제독을 잠시 면회했다. 구국군사회의 때 양 웬리를 따라가 만난 적이 있었기에 아예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고, 양이 뷰코크에게 전달할 편지가 있어서 이를 맡긴 겸이었다. 이 자리에서 트뤼니히트가 율리안의 보직을 결정해줬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그리고 은하제국 정통정부에 합류한 베른하르트 폰 슈나이더 중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렇게 '사상 최연소 주재무관'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페잔에 부임했지만, 수석주재무관 비올라 대령을 비롯한 판무관 사무소 직원들은 트뤼니히트 파라서 전혀 율리안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거기에다 동맹에서 멀리 떨어져서 양 웬리의 이름값도 먹히지 않으니, 율리안의 아군이라고는 같이 부임한 루이 마솅고 준위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율리안은 양의 부탁대로 제국이 페잔을 침공할 수 있다고 페잔인들에게 경고했지만 페잔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뒤, 볼프강 미터마이어 상급대장이 지휘하는 제국군 대함대가 이제르론 회랑으로 가는 듯 하다가 방향을 틀어 페잔을 침공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치정부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란데스헤르 아드리안 루빈스키는 지하로 잠적해버렸다. 동맹 판무관 사무소는 이제 물밑듯이 몰려오는 제국군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비올라 대령을 비롯한 직원들은 무능한 상관을 버리고 도망쳐버렸고, 판무관 헨슬로는 아무것도 율리안에게 자료 소거 책임을 떠넘기거나 어떻게든 해달라고 율리안에게 빌고 있었다. 결국 율리안과 마솅고가 데이터를 파기하고, 판무관부 창문에 자동사격이 되도록 라이플을 설치하여 제국군을 기만했다. 제국군이 몰려오기 직전에 세 사람은 탈출했고 제국군 글래저 대령은 무인 라이플과 헛된 교전을 하다가 뒤늦게 된통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율리안은 골목에 숨어 있다가 마솅고의 소개로 만난 베료즈카 호의 사무장 마리네스크의 도움으로 페잔 시민으로 위조된 자유통행권을 얻어 잠시나마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13]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을 보기도 했다. 이 때 살짝 테러의 유혹을 느끼기도 했으나 총을 두고 온 상태였고, 양의 경우에도 역사적 관점에서 테러가 얼마나 부정적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차례 들은 기억이 있어 스스로 마음을 접었다. 라인하르트도 이 때 율리안을 봤지만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율리안이 누군지도 몰랐기 때문에 곧 잊어먹었다.

이후 페잔을 탈출하여 동맹령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제국군 구축함 하멜른 4호에게 적발당하자 되려 군함을 탈취하는 위업을 세웠다. 이는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를 점령할 때 써먹은 야바위를 살짝 변조하여 함 지휘부를 순식간에 제압해 털어버린 성과였다. 덕분에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이 끝난 직후 에드윈 피셔 소장이 지휘하는 분함대에 합류하여 동맹 본국으로 무사 귀환했다.

패전으로 움츠러들었던 동맹 시민들은 새로운 영웅의 탄생에 열광했다. 어느 신문은 '양 원수는 민츠 중위의 재능을 어릴 때부터 알아보고 양자로 삼았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율리안은 당연하다는 듯 중위로 승진했고, 자유전사 훈장을 수여받았다. 언론에서 어떻게 구축함을 탈취했는지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는데 율리안은 "제가... 아니, 본관이 사용한 전술은 앞으로도 동맹군이 침략자를 대상으로 싸울 때에 극히 유효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그 내용을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십시오."란 식으로 그냥 넘겼다.

6.2. 중위

율리안은 중위로 승진했지만 아직 임무 변경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직책은 여전히 페잔 주재무관이었다. 따라서 율리안은 양의 부하가 아니었지만 양은 그것도 모르고 율리안을 데리고 출정했으며, 율리안은 양과 함께할 생각에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프레데리카 그린힐이 페잔에서 입수한 정보를 양 제독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로 양 함대 내에 율리안의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되어 율리안은 공식적으로는 페잔 주재무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양 웬리의 개인 참모로 버밀리온 성역 회전까지 동행했다.

버밀리온 성역 회전 직전 양 웬리가 프레데리카 그린힐에게 정식으로 청혼하자 율리안은 프레데리카를 연모하던 마음을 남몰래 접고, 두 사람의 신혼 생활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잠시 양 곁을 떠나 데그스비가 말한 지구로 갈 계획을 세웠다. 버밀리온 성역 회전에서는 라인하르트의 방어전법을 간파하여 양에게 진언함으로써 라인하르트를 궁지에 몰아넣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하였지만 동맹정부의 항복으로 전투가 중지되면서 전쟁이 마무리되었다. 이후 양이 고안한 비밀 함대에 참여하지 않고 하이네센으로 돌아와 루이 마솅고와 함께 예편원을 제출, 전역했다.

7. 지구행

전역한 율리안은 마솅고와 함께 지구로 갈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양 웬리의 양자이자 동맹군 퇴역병이라는 신분은 제국군과 동맹정부의 의심을 사기 충분했다. 따라서 양은 알렉스 카젤느보리스 코네프의 협력을 얻어 지구로 갈 우주선 불효자호를 조달하고 율리안과 마솅고가 불효자호의 승무원으로 정식 등록시켜 누구도 트집잡을 수 없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양은 율리안에게 메르카츠 제독에게 전할 밀서를 주었고, 율리안은 지구로 가는 길에 메르카츠 제독을 만나 양의 밀서를 전달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훗날 연인이 되는 카테로제 폰 크로이처와 처음 만났다.

중도에 합류한 올리비에 포플랭과 함께 페잔을 거쳐 지구에 도착한 율리안은 순례자로 위장하여 지구교 총본산에 잠입했다. 그러나 찾는 자료실은 보이지도 않고 지구교단에서 세뇌 목적으로 음식에 탄 사이옥신 마약 때문에 금단증상에 시달려 고생 좀 했지만 때마침 바렌 제독이 이끄는 제국군 부대가 지상에 강하하여 지구교 총본산을 공격했기 때문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제국군이 총본산에 진입하자 율리안은 지구교에 억류당한 페잔의 독립상인으로 신분을 위장하여 일행과 함께 제국군에 협력하는 척 하면서 자료실을 찾아 지구교의 DB를 통째로 빼돌리는 성과도 올렸다. 이 때 탈취한 DB는 나중에 양 웬리 함대가 그동안 있었던 지구교의 음모와 행보를 파악하는 사료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당시 제국군 원정부대 사령관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 상급대장의 호의에 따라 제국의 수도 오딘을 둘러보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 붕괴해가는 동맹정부에 의해 정치적 희생양이 될 뻔한 양이 엘 파실 독립정부에 합류하자 곧장 양에게 달려가 안겼다. 더불어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포플랭, 마솅고와 함께 돌입조로 편성되어 제국군을 때려눕히면서 재탈취하는 과정에서도 활약했다. 이 무렵 이 3인방은 로젠리터에게도 최소 한 사람 몫은 한다고 인정받은 지상전 트리오가 되어 있었다. 이후 재탈취한 이제르론 요새를 거점으로 양 웬리 함대가 '엘 파실 독립정부'의 군대가 되자 이제르론을 치러 온 황제 친정군과의 전투에서도 참모로서 충성스럽게 양을 보좌하지만...

8. 양의 사후 - 마술사의 후계자

회랑 전투가 종료되고 황제 라인하르트의 제의에 따라 협상을 위해 떠난 양 웬리가 지구교도의 테러표적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율리시스를 타고 구원에 나섰다. 하지만 율리안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시점. 양의 시신을 발견함과 동시에 이성을 잃은 율리안은 지구교도가 등장할때 그들을 끔살(OVA를 보면 얼굴을 토마호크로 토막낸다)시키는 것도 모자라[14] 토마호크로 시체를 수도 없이 내려찍기까지 했다. 마솅고가 "양 제독님을 불쌍히도 저렇게 놓아두실 생각입니까?"라고 일갈하지 않았으면 언제까지 그러고 있었을지...

양 웬리의 죽음으로 엘 파실 독립정부가 흔들리자 율리안은 양 웬리의 양자라는 이유로 혁명군 간부들에 의해 이제르론 혁명군의 사령관으로 추대되었다. 율리안은 양 함대의 최고사령관직을 신성불가침한 자리로 보았기 때문에 결사반대했지만 의연하게 이제르론 공화정부 주석직을 받아들이는 프레데리카 그린힐의 모습을 보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엘 파실 혁명군 내부에는 경력도 실적도 부족한 율리안을 거부하는 자가 많았고 무라이살신성인의 자세로 총대를 매어 이들을 데리고 이제르론 요새를 빠져나갔다.

그렇게 고작 중위 계급으로 한 군대의 사령관이 된 율리안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당당하게 자리를 굳혀나갔다. 가장 돋보인 실적이라면 적절한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노이에란트 전역오스카 폰 로이엔탈의 반란에 동조하지 않고 신 제국에 협력하여 전력을 보존했을 뿐만 아니라 제국과 관계도 개선한 것이다.

함대 지휘관 자격으로 첫 실적을 보인 것은 제11차 이제르론 공방전으로 이때 양 웬리 못지 않은 작전구상과 실행능력을 보여줬다. 물론 실질적 지휘나 함대운용은 메르카츠, 더스티 아텐보로마리노 등이 담당했지만 바겐자일을 도발하고, 침착하게 이틀에 걸쳐 이제르론 요새로 끌어들이고, 바렌의 행동을 계산하고, 토르 하머로 관광태운 것은 율리안이 양 웬리에게서 보고 배운 것을 하나로 끌어모아 조합한 성과였다.

마지막 시바 성역 회전에서 이제르론 토벌에 집착하는 황제의 원정군을 상대로 혈투를 벌이지만 결국 열세여서 밀리고 있던 중, '카이저 혼절'이라는 첩보를 접하자 브륀힐트에 돌입하여 황제와 직접 담판을 짓는 묘안을 구상해낸다. 미끼 무인함으로 슈바르츠 란첸라이터의 눈을 끈 사이 혁명군은 급속 돌격하여 방비가 허술해진 제국군 호위함대를 돌파했고, 율리안은 강습양륙함 이스트리아에 탑승해 총기함 브륀힐트에 충각돌격 후 내부 돌입이라는 대담한 전술을 선보여 '양의 후계자'로서 제국군의 명장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사히 내부에 들어온 율리안은 로젠리터루이 마솅고의 희생, 올리비에 포플랭의 도움을 받아 두터운 제국군의 방어선을 돌파하여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눈앞에 당도했다. 기력을 소모하여 서 있는 것조차 힘든 수준이었지만 율리안은 "민주주의자는 전제군주에게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끝까지 버티면서 "로엔그람 왕조가 쇠약해졌을 때 치유법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한 뒤 기절했고, 율리안의 당당함을 인정한 라인하르트는 공언한 대로 전투를 중단했다.

이후 라인하르트와 함께 하이네센으로 귀환, 구 자유행성동맹군 중위 군복을 입고 라인하르트와 회담에 나섰다. 율리안은 헌법을 제정하고 의회를 개설하여 제국을 점진적으로 입헌군주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지만, 라인하르트는 보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와 별개로 이제르론 요새를 제국에 반환하는 대신 바라트 성계에 내정자치권을 부여하여 '민주공화주의 체제의 자치령'을 만드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라인하르트는 율리안에게 자신보다 곧 제국의 2대 통치자로 등극할 황후 힐다에게 의견을 들려주기를 원했고, 율리안은 포플랭, 아텐보로, 카테로제와 함께 페잔으로 갔다.

그러나 라인하르트는 페잔에 오고 일주일 뒤 급격히 건강이 나빠져 사경을 헤매는 신세가 되었다. 황제의 죽음이 임박하자 제국 정부는 베른카스텔 호텔에 머물던 공화정부 사절단에게 즉시 벨제데 임시 황궁으로 올 것을 부탁했는데, 율리안은 임시 황궁에서 처음으로 안네로제 폰 그뤼네발트 대공비를 보기도 했다. 그리고 지구교도들이 황궁에 난입하여 난동을 부리자 아텐보로, 포플랭과 함께 밖으로 나가 지구교 몇 명을 사살했으며, 지구교단의 실세이자 양 웬리 암살을 지시한 드 빌리에를 쏴죽여 양 웬리의 복수를 했다. 이후 황제의 부고가 전해지자 조의를 표하고, 페잔에 남기로 한 포플랭과 작별인사를 한 뒤 남은 사람들과 앞으로의 일정을 짜며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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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 웬리가 카젤느의 사무실에서 보직 땜빵용으로 브루스 애쉬비 조사 임무를 받았을 때 해당 서류를 가져다 준 사람이 민츠 대위다. 양은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간 만남이라 기억하지 못한 듯.[2] OVA에서는 율리안이 인사하자 고개를 두번 까딱거리고 손짓으로 들어오라고 한다.[3] 물론 이는 양 웬리가 불세출의 전쟁영웅으로서 유독 특이한 성격을 지닌 탓이기도 하다. 만일 양이 아니라, 예를 들면 브루스 애쉬비같은 인물에게 입양되었다고 치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독설 능력이 아니라 제국군을 도발하는 법을 배웠겠지 링 파오유수프 토패롤에게 입양된 장면도 기대된다[4] 한 가지 소개되는 일화로 율리안이 애완조에게 모이주는 걸 잊고 플라잉 볼 경기에 나가자, 율리안에게 저녁을 굶는 벌을 내렸고 자신도 같이 굶었다. 덕분에 율리안의 죄책감이 배가됐을 정도로 효과는 확실했다.[5] 이제르론에서 사무감을 지낼 적 카젤느 중장이 병으로 일주일 휴가를 내는 일이 생겼는데, 그 단 일주일 동안 이제르론의 사무업무는 쑥대밭이 되었다. 덕분에 이제르론에서는 이런 유행어가 퍼졌다고 한다. "카젤느 소장이 기침을 하면 이제르론은 독감에 걸린다."(...)[6] 쇤코프 : 어이 아가야, 오늘 훈련은 연기다. 속좁은 여자들에게 평등과 박애의 정신을 가르칠 일이 생겼거든. / 율리안 : 아가라고 부르는 건 기분 나쁩니다. 그러지 말아 주십시오. / 쇤코프 : 그래, 미안하다. 주의하마, 아가야. / 율리안 : 예, 주의해 주십시오, 노인장. 중년도 아닌 노인장이라니...[7] 다만 양 사후 율리안에 대한 작중 서술에 따르면 주위 사람들이 어떤 방향으로건 유쾌하기 때문에 율리안 자신도 그 분위기에 따라간 것이지, 실제 독설가라거나 유쾌한 사람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모양. 어쨌든 나중에 율리안이 브랜디를 요구하는 양에게 가시섞인 발언을 하며 제지하자 카젤느와 쇤코프의 얼굴을 떠올리며 교육환경을 운운하기도 했을 정도.[8] 사실 양이 진짜 가장 많이 교육시켰다고 할만한건 건전한 민주주의 사상과 신념일듯 하다. 양이 율리안에게 강조한 것은 1:뭐든지 국민이 우선이다. 민주주의건 전제주의건 국민에게 좋으면 좋은거다. 2:군은 정치에 끼어들면 안된다. 사실 작중에서는 이게 얼마나 율리안에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의문이다. 그렇지만 양이 가장 많이 시킨 교육이 이런 쪽이니 뇌리에 콱 박혔을듯.[9] 카테로제는 율리안의 겉모습만 보고 좋은 환경에서 고생도 안 해본 나약한 사람 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율리안은 고아원에서 자란 적도 있을 정도로 어릴적이 불우했고, 군인이 되어서는 회랑의 조우전에 스파르타니안 조종사로 참전해 발퀴레 3기와 순양함 1척을 날렸으며 페잔 탈출 과정에서는 판무관을 구하고 적 구축함을 탈취했고, 지구교 본거지 토벌작전에서도 활약했을 정도로 '좋은 환경', '고생 없음', '나약함'과는 모두 거리가 멀었다.[10] 그 전까지는 미성년자라서 카젤느 댁 두 따님과 같이 애플 사이다를 마셨다고.[11] 어떻게 설득은 됐는데 그런데도 양 제독의 명령이니까 따르겠다고 생떼를 부렸다...[12] 얼마나 심하냐면 카젤느가 "양은 율리안이 없으면 목 아래로는 쓸모가 없어"라고 말하기도 한다.[13] 라인하르트와 오베르슈타인과 달리 유일하게 알아보지 못했고 그저 비서관이라고만 생각했다.[14] 혼자서 광분해 5명 연속으로 무차별적으로 죽인데다가 루이 마솅고가 말리는데도 이 새끼들은 죽을 짓을 한 놈들이라며 마구잡이로 난동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