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 베를린 올림픽을 기념해서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베를린 올림픽의 여러 장면을 탁월한 영상 미학으로 담아냈다. 그러나 실제 이 작품의 다큐의 주제는 '강인한 신체를 가진 아리안 민족의 아름다움을 찬양한다'로써, 감독의 앞선 작품인 의지의 승리와 함께 히틀러의 나치즘 및 파시즘의 대표적 선전물로 꼽힌다.
영상 기술적으로만 보면, 우리가 현대 스포츠 중계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중계 및 촬영 기법을 제대로 정립하고 최고 수준으로 빚어낸, 그야말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도 뉴스 스포츠 영상이나 운동 경기,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대회의 중계를 보면, 레니 리펜슈탈이 이 작품을 통해 집대성하고 정립한 기법들이 대거 동원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1]
이 작품은 인간의 육체를 찬양하는 탐미적인 접근, 스포츠 선수를 영웅화 하는 시각, 장엄한 음악, 기계적이고 역동적인 효과의 반복, 빠른 호흡의 편집, 과감한 클로즈업, 슬로우 모션, 집중적인 앙각(Low Angle)[2] 촬영, 팬(PAN, Panoramic viewing) 촬영 기법의 적극적인 활용 등을 통해, 스포츠 중계에 가장 적합한 영상이 매우 유려하게 구현되어 있다. 사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나 중계의 주요 목적 중에는 국가를 통합하고, 국민의 열광을 이끌어내고, 민족주의나 국가주의적 이데올로기를[3] 표현하는 정치적 선전(propaganda)의 효과도 엄연히 포함되어 있다. 나치즘이 발흥하는 당시, 베를린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최고 수준의 정치적 선전 달성을 목적으로, 천재적 영화감독인 레니 리펜슈탈이 자신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해 만들어 낸 작품이 바로 '올림피아' 였던 것.
어쨌든 영상미학의 이토록 탁월한 성취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이 작품은 나치즘을 위한 선전의 목적이 뚜렷했기 때문에, D. W.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과 함께 세계 영화 역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 반열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올림피아'에서 정립된 수많은 영상 기법들이 이후 세계 스포츠 중계의 교과서이자 표준이 되었다는 지점은 매우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2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1940년대에 2작 모두 국내에서 개봉했다. 광복 이후 상영 기록이고, 일제강점기부터 들어와 상영된 적이 있는지는 불명이다. 거기에다 세기상사가 재수입해 60년대에 역시 2작품 모두 재개봉까지 했다. 물론 국내 홍보 시에는 선전 영화라는 언급이 일절 없었고, 손기정이 출연하는 올림픽 다큐멘터리라고 홍보했다. 제목은 1편이 《올림피아 1부: 민족의 제전》(Olympia 1. Teil - Fest der Völker), 2편이 《올림피아 2부: 미의 제전》(Olympia 2. Teil - Fest der Schönheit)이다.
[1] 이런 다양한 기법은 비단 스포츠 관련 중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어서, 보도 중계, 다큐멘터리 촬영, 정치적 홍보 등 다양한 영상 연출에 지금도 무수히 활용되고 있다. 그만큼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는 것.[2]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는 각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앙각 촬영을 잘 활용하면 피사체가 매우 대단하고 위엄있어 보인다.[3] 흔히 국격 상승, 국뽕이라고도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