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이야기 등장인물 | |
주인공 부부 | 아미르 하르갈 · 카르르크 에이혼 |
에이혼 가 | 바르킬슈 · 마하트벡 · 아쿰벡 · 세이레케 · 유스프 · 티레케 |
에이혼네 마을 | 파리야 · 우마르 · 카모라 · 촌장 |
하르갈 가 | 베르쿠 와트 · 아제르 하르갈 · 조르크 하르갈 · 바이마트 |
아랄해 어부 | 라일라 & 레일리 · 사만 & 파르사미 |
페르시아 일대 | 아니스 · 시린 · 아니스의 남편 |
기타 등장인물 | |
탈라스 · 헨리 스미스 · 알리 · 올 타무스 |
1. 개요
Azel Halgal / アゼル・ハルガル신부 이야기의 등장인물. 현재 하르갈 일족의 부족장이다.
아미르 하르갈의 오빠이자, 전 족장 베르쿠 와트의 장남. 가족 내 맏이로, 일족의 후계자였다가 아버지와 숙부들 대다수가 살해된 이후, 정식으로 족장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자세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여동생 아미르가 20세임을 감안하면 최소 21세로 보면 된다. 아미르가 장녀임을 생각하면 나이 차가 그리 크지는 않아 보인다.
평소 또래가 비슷한 사촌 2명(조르크 하르갈, 바이마트)과 함께 하르갈 3인방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유목민답게 말타기와 검술이 뛰어나며 상당한 명궁이다. 작중에서 활로 단 한 발에 사슴을 잡거나 한밤중에 기습을 당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활을 쏴서(위협사격) 사람들을 물리치는 장면과 10권 초반에 짐승을 쏘는 장면이 나왔다.
2. 외모 및 성격
유목민족답게 약육강식을 당연히 여기는 사고방식의 소유자. 감정을 그다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며, 과묵하고 고지식하고 냉정침착하고 호전적이고 이지적이고 금욕적이고 혈기왕성하며,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이성주의자 & 본능주의자 & 규율중시형 & 원칙주의자. 그래서 때로는 불편하고 갑갑해 보이기도 한다. 귀엽고 순진하고 상냥하고 엉뚱하고 독특한 성격의 아미르와는 꽤나 정반대로 대조적이다. 바르킬슈 및 주변 사람들의 말로는 옛날부터 벽창호라고. 이렇듯 겉보기에는 꽉막히고 갑갑해 보이지만, 사실은 츤데레다(…). 겉보기는 딱딱해도 실제로는 아미르 및 주변 사람들을 굉장히 생각하고 걱정한다.사물이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실제로 2권에서 조르크, 바이마트와 함께 누마지 일족의 성향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며[1], 누마지 일족은 친척으로 삼기 싫은 일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6권에서 바단 일족의 흉계를 간파한 점과[2], 막상 바단 일족의 배신이 실제로 벌어지자 일족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최선의 대응책과 대비책을 수립할 정도로 비상함을 지녔다.
다만 조르크와 바이마트 앞에서 "바단 일족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거나 바단 일족의 배신으로 사태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그들을 복수하러 뛰어드는 등 감정적이고 욱하는 면도 있다.[3]
외모는 아미르와 많이 닮았으며, 활솜씨도 닮았으며, 성격도 서로 비슷하다(분위기는 정반대지만, 타인을 무시하지 않는 마음은 서로 닮았다). 위의 두 사진처럼 매우 건장한 체격과 남성미의 소유자. 아제르가 말을 타는 장면은 모리 카오루의 만화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나온 남자 누드이기도 하다.[4] 작중 미남이라고는 설명이 없으나 팬들에게는 모리 카오루 작품의 남자 캐릭터들 중 가장 빼어난 미형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전작 엠마에서 괜찮은 외모라는 설정이었던 "한스"와 성격도 비슷하다. 본작이 전작 엠마에 비해 미형 남캐가 적은 편이라 더 돋보이는 편(그 외에는 유스프, 카르르크 정도. 카르르크는 미형 쇼타에 해당한다).
언급했듯이 엠마의 한스와 성격 및 이미지가 닮았다. 겉으로는 딱딱하고 냉정하지만 내면은 따스함(여기서 아제르는 한스에 비하면 입이 덜 거칠다), 흑발에 미형에 가까운 점(한스는 공식으로 괜찮은 외모/아제르는 미형이라는 평을 받는다), 여주인공과 접점(한스는 엠마에게 마음이 있는듯한 묘사가 많음/아제르는 아미르의 오빠), 여주인공을 두고 남주인공과 대립한 경험이 있음(한스는 윌리엄 존스와 엠마를 두고 다각관계/아제르는 족장과 웃어른들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하는 유목민족의 관습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카르르크와 으르렁거렸다) 등에서 비슷하다.
카르르크와의 관계는 아미르 & 카르르크 부부의 형제 버전. 아미르와 아제르가 외모도 성격도 활 솜씨도 서로 닮은 이상, 일단은 주인공 부부의 형제 버전으로 보면 된다. 베르쿠 와트과 형제들 대다수가 총살당하고 46화에서 아제르가 족장이 되고 나서, 10권에서야 하르갈 3인방은 카르르크와 형제처럼 가까워진다(49화에서 카르르크가 아미르 앞에서 그들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아미르 & 카르르크가 때로는 남매지간이나 모자지간으로 보이는 연인 & 부부사이라면, 아제르와의 관계는 형제 같은 사이, 서로 존중하는 사제지간이라고 보면된다. 아미르와는 자존심이나 과보호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거나 66화에서 카르르크에게 다그치면서 진심을 고백하기도 했던 반면에[5] 아제르와는 초반에 원치 않게 적대관계일 수밖에 없었던 것만을 제외하면 크게 다툰 적이 없다. 사실 하르갈 일족의 지나친 욕심만 아니었다면 둘의 성격상 부딪칠 일 없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좋은 관계로 있었을것이다.
3. 작중 행적
3.1. 1권
1권 4화에서 조르크, 바이마트와 함께 이미 에이혼 가로 시집을 간 아미르를 무력으로 찾아오는 데 앞장서서, 에이혼 가로 찾아갔고, 마하트벡과 아쿰벡에게 "아미르를 시집보낸 것은 우리 가문의 커다란 실수였소. 돌려주시길 바라오. 아미르를 데려오라는 명령이었소."라고 말하자, "이미 며느리로 인정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고 거부하자, 아제르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정식으로 부부가 아니며, 그러니까 아미르는 우리 하르갈 일족의 것"이라고 주장한다.[6], 아미르가 있는 줄로 알고 "아미르! 당장 나와! 아버님 명령이다! 돌아가자!"라고 소란 피우는데, 마하트벡이 "아미르는 지금 아들이랑 외출했다" 라고 말하자, 결국 여자들의 처소에까지 칼을 들고 난입하여, 이에 분노한 유스프와 서로 치고박고 한다. 치고박는 도중 유스프에게 칼로 팔을 베어버리겠다고 하자, 유스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도발한다.
아미르의 시할머니 바르킬슈가 보다못해 나서서 화살을 쏘면서 둘의 싸움을 중지시키면서, 그만두지 못하겠느냐고 우리 모두와 이웃에게 민폐라고 엄포를 놓는다. 이에 아제르는 바르킬슈에게 "사장어른, 우린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소" 라고 말하자, 이에 바르킬슈는 "남의 손자며느리(아미르)를 내놓으라고 할 때는 언제고 그게 무슨 소리냐" 라며 꾸짖고, 이에 아제르는 "아직은 며느리가 아닐 텐데" 라고 반박한다. 이에 바르킬슈는 태연하게 3인에게 "아이가 없어서 그러는 거냐? 있고말고! 아미르의 뱃속에 두사람의 아이가 있다. 마치 둘이서 외출을 나가서 다행이지. 이 소동 때문에 유산이라도 하면 너희들이 책임질 생각이었느냐?" 라고 반박하여, 한발 더 쏘고나서는 "냉큼 나가거라! 이렇게 된 이상, 너희같은 놈들은 우리 집안의 사돈도 뭣도 아니다! 앞으로도 우리 손자며느리(아미르)한테 손대려고 하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것이야!" 라고 호통친다. 아제르, 조르크, 바이마트는 그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순순히 물러났다. 이 때, 유스프가 다신 오지 마라고 일갈하자 아제르는 무뚝뚝하게 "그렇게 되면 좋겠다만" 라고 대답하여 방금 전의 깽판이 자신들의 뜻이 아님을 비쳤다.
바르킬슈는 3인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비겁한 행동을 족장놈과 형제들이 시켰음을 간파하였고, 아미르의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자식들이 신나서 설쳐대고 있음을 파악했다. 바르킬슈 왈, 맏이 아제르는 옛날부터 벽창호라서 그 정도로 못을 박아두지 않으면 절대로 안 물러났을 거라고.[7]
사실 3인방은 족장과 웃어른들의 명령에 절대복종해야 하는 유목민족의 규율과 관습 및 가부장적인 사회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을 뿐. 실제로 본인들은 오히려 이런 행동을 비겁하고 추악하다고 여기고 정말로 싫어했다. 그래서 바르킬슈와 유스프의 호통과 에이혼 가 사람들의 강경한 대응과 거짓말에 담담히 물러났다. 조르크와 바이마트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위협하는데 누가 좋다고 따라오겠냐?", "시집 보내놓고 뺏으러 오라니 웃기지도 않는다." 라면서 족장과 웃어른들의 결정을 어이없어한다.
이전에 하르갈 일족은 누마지 일족과의 연줄을 가져 목초지와 자원을 공유하며 살아왔다. 허나 누마지에 시집보낸 여성 2명(아테루이, 카라히가)이 일족 사람의 폭력으로 죽어버려서 인척관계가 끊겼고, 누마지의 목초지에서 쫓겨나, 겨울날 목초지를 소유할수 없게 된 상태가 되었다. 허나 현재 일족 내에서 나이 찬 여자가 없으니, 아미르를 강제로 데려와서 누마지에 시집보낼 궁리를 한 것이다.
3.2. 2권
2권 7화에서 숙부들과 사촌 형제들과 같이 아미르를 찾아가는데, 우연히도 밖에서 아미르와 카르르크를 만나게 된다. 숙부는 다짜고짜 아미르에게 돌아가자고 억지를 부린다. 아제르는 아미르의 말을 끌고 오려고 나서는데, 아미르는 아제르에게 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아제르는 아미르에게 그녀를 데려오라는 아버지의 명령이 있었다고 말하고, 자신을 알아보는 스루킥에게 반갑다고 말하고는 아미르에게 어서 타라고 한다. 그러나 스미스가 기지를 발휘하여, 양떼를 풀어놓아 하르갈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자, 아제르는 아미르는 붙잡지 않고, 아미르가 카르르크와 둘이서 도망치도록 일부러 내버려뒀다. 조르크와 바이마트는 이런 아제르의 본심을 짐작한다. 나중에 조르크가 일부러 그랬느냐고 묻다가, 바이마트에게 핀잔을 듣는다. 심경이 복잡한 아제르를 괴롭히지 말라고.카르르크의 매형인 유스프와 자주 충돌한다. 4화에서 아미르를 데리러 오면서 여자들의 처소까지 칼을 들고 난입하자 제일 분노하여 막아선 것도, 돌아가는 아제르 일행에게 다신 얼씬도 말라고 일갈한 것도, 하르갈 일족이 아미르를 납치하러 몰려오자 아제르를 생포한 사람도 유스프였다. 그 후에 유스프에게 스루킥(아미르의 말)이 밖에 있다며 그걸 아미르에게 전해달라 하는 등 유스프와 작중에서 여러 번 얽힌다.
그 후 아미르를 데려오지 못해서, 하르갈 일족은 누마지에게 땅을 빼앗기고 쫓겨나서 곤궁한 처지가 되자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나온 다른 부족인 바단 일족에게 손을 빌리러 사절로 찾아간다. 다행히 협상은 잘 이루어졌지만[8] 이러한 가문의 현실과 자신의 한심함에 울분을 느낀다.
3.3. 4권 ~ 6권
4권에서 바단 일족을 방문하는 장면이 잠깐 나온 것 외에는 3권과 5권에서 등장이 없다가 6권에서 말을 방목하면서 재등장한다. 물에 빠진 망아지를 구한다고 강에 뛰어들어 상반신을 벗고 근육질의 몸매를 선보이며, 목초지에서 쫓겨나 시선이 날카로워진 집안 어른들을 피해 찾아온 조르크와 바이마트가 말을 맡아주자 홀로 말을 달리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사실 바단 일족은 재물에 이끌려 이미 러시아의 개가 되어있었고, 하르갈 일족을 총알받이 및 방패막이로 이용한 다음에, 에이혼네 마을을 전부 차지할 생각이었다. 바단 일족의 족장인 올 타무스는 총알받이가 필요했을 뿐이라고 친족들에게 밝힌다. 하르갈 3인방은 그 의도를 눈치채고 있었지만, 정작 결정권을 가진 족장과 웃어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 와중에 바단 일족과 정식으로 회담 날짜가 잡혔다는 것을 듣고, 아버지와 숙부들을 비롯한 집안의 남자 친척들과 함께 바단 부족이 사는 곳으로 향한다. 도중에 바단 부족이 러시아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아버지에게 "(그들과 손을 잡는다면) 이용만 당할 것" 라고 불만을 토로하며 바단과의 동맹을 말려보려고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전쟁을 결심한 후라 아들의 간언은 무시해버린다.
아버지를 비롯한 하르갈 일족은 바단 일족에게 가서 에이혼네 마을을 습격하기로 하고 추악한 회담을 벌인다. 러시아가 친러파인 바단 일족에게 막대한 무기를 준 것은 초원의 부족들이 러시아 무기를 가지고 서로 죽고 죽이다 자멸하길 바랐기 때문인데, 이 숨겨진 의도를 꿰뚫어본 것은 하르갈 3인방 뿐이고, 정작 결정권을 가진 아버지와 숙부들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바단 일족이 "우리는 한 핏줄에서 갈라져 나왔으니 당신들의 이익은 우리의 이익" 라고 말하며, 각자 찾은 재물을 각자 갖는다는 당연한 권리 외엔 아무 대가 없이 무기와 인원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데도 아버지를 비롯한 하르갈 일족의 원로들은 의심 한 점 없이 좋아할 뿐이었다. 러시아의 개가 된 바단 일족이 아니꼬운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재물과 복수에 눈이 멀어서 그런 러시아의 의도조차 간파하지 못하고 기어이 전쟁을 벌여서 러시아의 장기말이 되려는 자신의 가족들이 한심한 나머지, 아제르는 말을 살펴보겠다는 핑계로 자리에서 빠져나오고, 마구간으로 뒤따라온 조르크와 바이마트에게 "(저 자리에 있는 이들을) 모두 쳐죽이고 싶었다"고 분노를 내비친다.
아제르와 사촌들은 돌아가는 상황은 물론 이런 싸움이 무의미함을 알고 있었지만, 권한이 없는 아제르 일당으로서는 웃어른들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으며, 족장과 웃어른들의 명령을차마 거역할 수 없었다. 결국 바단 부족의 사주로 바단 부족과 함께 에이혼 가가 있는 마을을 공격하는데[9], 공격이 한창인 와중에 바단 부족이 배반을 때려 하르갈 가도 같이 공격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에 아제르는 그동안 쌓인 울분을 터뜨린 것인지 단숨에 바단 부족이 진을 친 주변 벽 위로 뛰어올라 올 타무스의 목을 저격해서 죽여버린다. 그리고 바단 부족이 배신했다는 걸 아직 모르는 아버지를 찾는 중, 우연히 자신의 친아버지와 싸우고 있는 카르르크를 목격하게 된다. 곧바로 카르르크를 구하기 위해 화살을 매기나[10], 바단족의 기습 때문에 그쪽으로 쏴버려 카르르크를 구하기엔 한 발 늦게 되어버리지만, 아미르가 뛰어나와 친아버지를 제압하는 것을 목격한다. 말에서 내려 친아버지와 대치하는 아미르를 말리려고 다가가는데, 카르르크는 아미르를 건드리려는 줄로 알고 칼까지 뽑아들지만 아제르는 간단히 막아내고 아미르를 진정시키려 한다.
그러나 바단 일족 잔당의 기습으로 아미르와 카르르크를 데리고 커다란 바위 쪽으로 대피, 아미르와 아버지의 대치도 자연스레 풀린다. 아제르는 바위 뒤로 둘을 데리고 몸을 숨긴다. 이어 아버지가 아미르를 "아미르 년"이라며 원망하더니 바단 일족 잔당이 나타나자 "나의 친구 바단족이여!" 라면서 명령을 내리다가 오히려 집중사격을 받고 피투성이가 되는 걸 아미르 & 카르르크와 함께 목격한다.
아미르에게 바단 일족의 상황을 설명하고[11], 그 상황을 촌장에게 전해 달라고 한다. 이어 자신을 걱정하는 아미르에게 자신도 지금은 모두의 적이니 적을 걱정하지 말라고 외치면서, 카르르크에게 아미르를 데려가라고, 아미르와 카르르크에게 둘이서 빨리 도망치라고 외친다.
바단 일족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어, 칼 한 자루로 바단의 기마병과 싸운다. 후에 조르크와 바이마트가 도착하여, 조르크에게 활과 화살을 받고 셋이서 함께 바단 일족을 전멸한다.
카르르크는 아제르 & 조르크 & 바이마트 3인이 적이 아님을 알게된다.
그러나 아제르 & 조르크 & 바이마트는 한동안 악인으로 비춰진 여파로, 마을사람들에게 적으로 아미르 & 카르르크 부부의 원수로 몰려 셋이서 집단으로 몰매질을 맞고 죽기 직전까지 간다. 이에 아미르와 카르르크는 울면서 사람들을 말리지만 흥분한 마을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았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그 지역을 다스리는 태수(번왕)가 파견한 치안대와 에이혼네 마을의 촌장 무리가 나타나면서 몰매질은 중지된다. 3명은 심각하게 피투성이가 된 채로 체포된다. 이때 아미르가 아제르에게 달려가지만, 아제르는 그녀가 휘말리지 않도록 손사래를 쳤다.
촌장이 치안대장에게 인사드리고 상황을 설명하여, 하르갈 3인방에 대한 문책과 즉결처분을 요청하자 카르르크가 홀로 "그들은 적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상황을 지켜본 아낙네들이 몰려와서 3인을 변호해주고 증언해주었다. 한동안 아제르와 충돌했던 유스프 역시 도움을 받았다고 증언한다.
예상 밖의 상황에 마을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촌장은 혼란스러워하는 마을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아제르에게 "너는 뭐지? 적의 일족과 한 무리가 아니었더냐?" 라며 묻는다. 아제르는 묵비권을 행사하지만 조르크가 대신 이의를 제기한다.
조르크 : "일족이라고 해서 하나같이 똑같은 무리라는 건 아니오. 사람 수가 많다보면 의견이 서로 갈리기 마련이지. 당신네들도 그렇지 않나?"
촌장이 아제르에게 바단 족장의 행방을 묻자, 아제르는 죽었다고 이미 없다고 대답한다. 이어 촌장의 동료 1명이 족장의 행방을 묻자, 아제르는 침묵한다. 촌장은 이들이 생각보다 골치아픈 문제인 거 같으니, 모두 데리고 오라며 이야기는 들어보겠다고 하면서 아제르, 조르크, 바이마트는 즉결처분을 면한 채로 끌려간다.
이후 아제르는 자신을 치료하러 찾아온 아미르에게 무뚝뚝하게 "이제 괜찮다" 라고 말하지만, 아미르는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며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자,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넌 옛날부터 눈물이 많았다" 라며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한다.
46화에서 아제르는 정식으로 족장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이때부터 하르갈 일족은 3인방이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살아남은 숙부들과 생존자들은 지금까지의 일들에 대한 책임이 있고 기가 꺾일대로 꺾여 이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에이혼네 마을사람들과 촌장 무리의 합의로 북쪽 평야를 당분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북쪽 평야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목초지로 자원은 풍족하지만 러시아가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위험지역이라 하르갈 일족은 총알받이 • 국경수비대 신세가 되었다. 그 대신 이번 겨울은 넘길 수 있다고 한다. 에이혼네 마을의 촌장은 하르갈 일족의 재산도 땅도 목숨도 빼앗지는 않겠지만, 그들을 용서해주고 받아주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그냥 들에다 풀어놓은 건 아니니 가끔씩 감시자들을 보내서 일족의 상태를 살펴보도록 한다. 그 와중에도 자신의 추측이지만 적어도 3인방이 러시아에 빌붙을 일은 없을 거라고 친구에게 말한다.
이로 보아 한동안 아미르를 두고 서로 치고박고 싸운 일과, 바로 직전에 6권에서 쑥대밭이 되도록 싸운 일 때문에, 에이혼네 마을사람들과 하르갈 일족, 두 세력에게는 아직도 서로 간의 불신과 앙금이 남아있는 모양이지만[12], 촌장 무리의 중재 덕분에 이제부터는 서로 일종의 공생관계가 될 것이다.
하르갈 일족 측에서는 목초지와 자원을 얻은 이상 당분간 먹고 살 수는 있고, 올 겨울은 넘길 수 있으며, 러시아와의 싸움에 에이혼네 마을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에이혼네 마을 측에서는 바단 일족에게 거둬들인 무기들을 전부 소유한 상태로(총, 검, 대포 등 다양한 무기), 러시아 침략 시에 하르갈 일족 덕분에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을 얻었다. 따라서 일단 공존할 수는 있게 되었다.[13]
56화에서 어느 초원에서 어느 우물 소유자 일행과 당분간 우물을 쓸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하다가 다툰다. 아버지와 숙부들처럼 폭력적으로 나가지는 않지만, 꽤나 고압적인 태도로 허락을 요구한다. 이를 바이마트가 중재하고 설명해 준다. 협상은 실패로 끝나며 3인방은 거처로 돌아간다. 아제르는 겨우 우물 갖고 불편하게 군다고 언짢아 하는데, 바이마트는 소유자들이 남을 믿는 게 서툴다고 하고 조르크는 아제르가 그들을 두들겨 패서 교섭을 망치는 건 아닐까 조마조마했다고 한다.[14] 이에 아제르는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고 대답한다.[15]
3.4. 10권
10권 62화에서 매제 카르르크에게 당분간은 활, 사냥, 무예를 가르치기로 한다. 카르르크는 하르갈 일가와 당분간 살면서 일을 돕고, 활과 사냥과 무예를 배우고, 봄이 되면 돌아가기로 한다. 아미르와 함께 찾아오면서 배움과 잠시동안의 생활을 요청하고 수행과 일을 반복하면서 살다가 돌아가기로 하여, 아제르는 일손이 늘어나면 이쪽도 좋다면서 받아들인 것이다.62화에서의 백미는 카르르크를 "신랑님(聟殿/무코도노/한국어 정발판에서는 매제님)"이라고 부르며 높이 대하다가, 카르르크의 정정에 의해서 카르르크라고 호칭을 하게 된 것. 카르르크가 신랑님(매제님)이란 호칭이 이상하게 느껴지니까, 자기 이름으로 괜찮다고 해서 호칭을 정정한 것이다. 당시의 아제르의 표정은 여전히 카르르크를 매제님 호칭하며 높이 부르고 싶은 모양.
63화에서는 카르르크를 자기 거처로 데리고 와서는 사냥용 독수리를 보여주고 독수리에 관한 지식을 가르쳐 주면서[16], 이제 매 사냥의 시기가 온다며, 남자라면 독수리와 함께 여우 한마리를 사냥할 수 있어야 된다면서, 그에게 전용 독수리를 준다. 카르르크는 전용 독수리를 "옥쇼르" 라고 이름을 짓는다.
후에 카르르크 곁으로 찾아온 아미르가 카르르크와 어울리다가 돌아가는 걸 조르크, 바이마트와 함께 지켜본다.
65화에서 독수리 사냥을 성공한 카르르크를 칭찬한다.
이후 조르크와 카르르크의 대화에 의해서 아제르 & 조르크 &바이마트 3인은 아직 미혼임이 밝혀졌다. 일족이 여유가 있을 때는 혼담이 들어온 적이 있는데, 전 족장이 집안이나 지참금을 따지고 미루면서 여전히 미혼이다. 이후 일족이 자연스레 가난해지고, 조르크와 바이마트도 아제르와 함께 셋이서 미혼이다. 이제는 3인방은 혼기도 놓치고 일족의 가세는 기울어 어려운 상태이다. 게다가 당장 살아야 하는 곳이 러시아와의 접경지대이다 보니 더욱 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카르르크는 3인방과 형제처럼 지내면서 관계를 회복한다.
80화에서 카르르크가 아제르와 말을 보러 간다. 이때, 카르르크 왈, "(말을) 정말 보기만 하네"라고...
81화에서는 카르르크와 함께 조용히 말 구경하다가, 카르르크가 어떻게 하면 아제르처럼 강해질 수 있는지 묻자 아제르는 "말이나 매도 저마다 성질이 다르다, (성질에 따라) 훈련 방법도 다르고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게 된다" 라고 말한다.
3.5. 14권
96화에서는 카르르크네 마을 촌장이 주선하는 회담에 바이마트, 조르크와 참석하고 그동안 카르르크는 아미르와 식구들의 곁으로 돌아갔다.회담장에서 아제르는 회담 참석자들 상당수를 알고 있으며 그중 세가 가장 큰 걸로 보이는 잔디크 족장과는 면식이 있는데, 아제르를 알아보지 못하는 잔디크 족장에게 자신이 하르갈이라고 밝히자 "하르갈의 족장은 베르쿠와트 아니냐"는 질문에, 아제르는 자신이 그의 뒤를 이었다고 말하며, 자신의 이름과 옛날에 혼례식때 말을 보여준적이 있다고 밝히자 상대 족장은 그제서야 아제르를 알아본다.
촌장이 러시아에 대한 운을 떼자, 다른 족장 중 한명은 "초원의 문제에 왜 도시 사람이 끼어드냐, 도시 사람에게 지시 받을 생각은 없다" 고 말하자, 아제르도 대놓고 "그럼 왜 오셨냐" 고 물으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이에 조르크는 머리 아파하고, 바이마트는 아제르를 진정하라고 말리면서 "초원 사람이든 도시 사람이든 지금 상황을 해결할 마음은 똑같다" 라고 중재한다.
하르갈의 형편이 영 좋지 않아 결혼은 반쯤 포기하고 있었으나, 러시아에 대항해 서로 단결이 필요하다고 본 촌장이 하르갈의 족장인 아제르의 독신을 언급하며 혼사를 얘기했다가 아제르가 다른 씨족과는 결혼할 수 없다고 거절하자 바로 그렇다고 들었다며 바로 잔디크와의 혼사를 제안하는데, 결혼이 성사된다면 시장에서 그들의 축산물에 우선권을 줄 것이며 마을의 출입도 자유롭게 허가할테니 잔디크 쪽에서도 결코 손해볼 일은 없을 거라며 장담한다.
아제르 본인보다 더 적극적이어서 오히려 아제르가 의아해 할 정도였는데, 촌장은 "우리는 확신이 필요하다" 고 말한다.
잔디크 족장은 그래도 초원의 여자를 약한 남자에게 줄 수 없다며 "말경주"를 제시, 자신의 딸들과 겨뤄 먼저 목적지에 꽂혀있는 붉은 천이 매달린 화살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인데, 이 경기를 보고자 아미르와 카르르크를 포함한 구경꾼들도 말을 타고 따라온다.
98화에서 드디어 신부 후보(상대 족장의 딸)을 만난다.[17]
잔티크 족장의 딸들 중 자한 비케는 이제껏 나온 여성 중에서도 아미르를 능가할 정도로 가장 대담한 여장부같은 스타일로 그녀가 모는 애마인 카르코쉬카는 다름 아닌 아할 테케.[18] 화살에 먼저 도달한 건 아제르지만 그의 뒤에서 비케가 칼(!)로 화살을 베어버리고[19] 아제르가 딴 화살에 접근하게 못하게 한 후 멀쩡한 나머지 화살들 중 한 개만 남기고 다 멀리 쏴버린다. 아제르에게 "네가 강인한 초원의 사나이임을 증명해 봐라"라며 도발하는데, 부족의 꼴이 말이 아닌 만큼 상당히 위축되어 있던 아제르에게 오히려 스스로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셈. 승부욕에 불타는 아제르를 보자 조르크 왈 "아제르는 저런 거에 환장하는데..."
결국 아제르가 말을 타면서 벌인 육탄전 끝에[20] 화살 뿐만 아니라 아예 비케를 들쳐 업으면서 승리한다.
결혼식을 치른 뒤의 초야에서 자식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용맹한 매와 같은[21] 여자와 결혼하는 게 바람이었다고 밝힌다. 즉 비케처럼 강한 여자가 취향이었는데, 비케 또한 늑대로부터 무리를 지킬 수 있는 강인한 숫말같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다며 당신이라면 좋다고 고백한다.
다만 애초에 러시아의 공격을 대비한 동맹이 결혼의 목적이었고 비케또한 싸우러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울부짖느니 함께 싸우겠다고 하는 등, 하르갈의 전망이 녹록지는 않다.
4. 아제르가 후계자인 이유
카르르크 에이혼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유목민족은 말자상속 관습을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왜 맏아들인 아제르가 차기 족장이 되는지는 불명이다. 어쩌면 일족마다 상속풍습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단 카르르크가 속한 에이혼 일족은 반농반목의 정착민이고, 하르갈 일족은 여름에만 이동하는 유목민이니 풍습이 다른 것도 당연하다. 말자상속 관습이 유목민족에게 흔한 풍속이긴 하나 장자상속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사실 이런 이야기가 별로 의미가 없는 게, 대부분의 사회에서 상속법, 또는 상속제란 탄력적이고 상황에 따라 운용되는 것이지 (게임에서처럼)절대적인 규범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모든 자식들에게 먹고 살 만큼은 물려주고 싶은 것이 대부분의 부모 마음이고, 어떤 자식에게 재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물려줄 지 결정하는 것이 해당 사회의 상속 관습인 것. 당장 상속법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게임인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에서도 분할상속법이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상속법'이라고 나오지 않는가? 다만 절대적으로 비탄력적인 재화인 토지(농토)가 재산의 핵심이고 친족집단이 군집생활을 하는 만큼 장자에게 재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물려주는 대신 동생을 포함한 대가족에 대한 부양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고, 탄력적인 재화인 가축이 주된 재산이면서 소집단 단위로 흩어져 사는 유목민의 경우는 자식들이 장성하면 가축 한 무리씩을 떼서 독립시켜주다가 마지막까지 아버지 곁을 지키는 막내아들이 남은 재산을 모두 물려받게 되는 경향을 보이는 정도일 뿐이다.
이 점에서 보면 장자의 최우선 상속권을 인정하는 농경사회(특히 한국같은 경우)에도 장자에게는 집안 대대로 물려받은 토지를 물려주고 부모 당대에 늘린 토지는 차자 이하의 자식들에게 나눠주는 식으로 분할 상속을 한 경우가 있고, 분할상속을 명시한 살리카법을 따르는 유럽 영주들 사이에서도 가문의 세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차남 이하의 자식들은 군인이나 성직자의 진로를 걷게 하고 장남에게 영지를 모두 물려주는 경우가 많았으며, 유목민의 말자상속 역시 가축떼가 재산의 핵심인 순수 유목민들의 경우 자식들이 장성할 때마다 한 떼씩 때 주다가 나머지 남은걸 막내에게 준다는 이야기지, 무조건 막내가 최우선 상속권을 가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신부 이야기를 꼼꼼히 읽어보면 6권 초반에 답이 나오는데, 아제르가 말떼를 몰고 방목에 나섰을 때 나레이션으로 말떼를 맡긴다는 건 기대를 한다는 것이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족장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걸 감안해보면 하르갈 가문은 다른 가문과 달리 대대로 장자에게 상속권을 물려주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부분은 작중 하르갈 가문(일족)의 생활 모습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아제르 세대의 형제들을 보면 서로 모여다니며 함께 행동한다. (사실은 베르쿠 와트를 비롯한 아버지 세대도 모여서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무리에서 리더쉽을 발휘하는 이가 다음 대의 족장(가장)자리를 물려받게 될 것인데, 그렇다면 큰형(장자)이 리더쉽을 발휘하기가 가장 쉬울 것이다. 물론 형제들의 능력에 따라서는 둘째 이하에 더 리더쉽 있는 이가 있어서 그가 리더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기는 하겠지만 어쨌건 형제지간에 함께 행동한다면 형이 동생에게 리더쉽을 발휘하기가 쉽지 동생이 형에게 리더쉽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것은 모든 문화권에서 다 마찬가지이다. (그러니까 설령 첫째가 가장의 자리를 이어받지 못하더라도, 둘째, 셋째가 이어받기가 쉽지 막내가 이어받기는 제일 힘들 것이다.) 즉 하르갈 가문의 상황과 생활형태 자체가 말자상속이 아닌 장자상속 매커니즘으로 돌아가기 쉽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말자상속 매커니즘이 돌아가려면 일족이 계속 모여사는 상황이 아니라 자식들이 장성하는 대로 유목을 나가든 장사를 하러가든 독립해 나가는 상황이어야 한다.
이 점에서는 유목민들 사이에서 막내에게 온 가축과 재산을 물려주는 관습이 성행한 건 맞지만 이러한 말자상속 관습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그만큼 순수한 유목민 전통을 강하게 간직하고 있는 경우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초원 지역에서도 정주 제국과 멀리 떨어진 깊은 초원 지역의 유목민, 그리고 원래 유목민은 인구밀도가 낮지만 그중에서도 인구밀도가 낮은 경우 말자상속 관습이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제국을 건설한 직후에도 말자-분할상속 관습이 남아있어 한번 크게 몸살을 앓았던 몽골 제국의 몽골족만 봐도, 중국 정주제국에 인접했던 거란족이나 여진족보다 더 깊은 초원을 영역으로 삼았던 순수 유목민이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본 문단 아래에 지적된 것처럼) 말자상속 매커니즘이 매끄럽게 돌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은 해당 문서에서도 설명하듯 확장 가능한 목초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유목민의 사회상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22] 그러니까 인구밀도가 낮을 때는 상대적으로 확장이 쉽다. 반면 유목민이라도 그 수가 불어나 초원의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좋은 목초지는 대부분 이미 누군가가 차지하고 있고, 이것을 싸워서 빼앗기는 힘들어지며, 역으로 자신들의 목초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싸울 수 있는) 장성한 남자들이 독립해서 나가기보다는 일족에 남아 함께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된다. (즉, 각 씨족의 구성원 밀도도 높아진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모여있는 각 일족 단위의 세력이 커지면 방어할 때 뿐 아니라 공격할 때, 즉 다른 부족이나 정주민의 영역을 공격하여 약탈할때도 당연히 유리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일족이 한데 모여있는 것이 유리한 선택인 것은 당연히 아니다. 유목민의 생산기반인 목축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낮기에 많은 가축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아주 넓은 영역이 필요하고, 넓은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구성원들을 빨리 독립시켜 내보내서 씨족 공동체의 영역 자체를 넓혀야 하는 것. 결국 유목 씨족의 효과적인 경영 방법이란 그 시점에서 주변 지역의 상황에 따라 내실을 잃고 허약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고, 말자 상속은 그 균형점이 '세력 집결'보다는 '빠른 확장' 쪽에 치우쳐있을 때 나타나는 유목민 특유의 현상인 것이지 '유목민이라면 무조건 말자상속'이 아닌 것이다.
- 예를 들어 위에서 설명한 말자상속의 매커니즘에 대해 <유목민의 재산이 이론적으론 무한증식 가능한 가축인 만큼 태어난 자식들 순서대로 가축떼를 때주고 분가시키고 맨나중에 남는 막내가 노부모를 책임지는 구조라고 하는 주장도 있으나, 그 가축을 기를 땅은 안 늘어난다는 건 감안 안 한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일방적인 면이 있다. 왜냐하면 이 반박 역시 유목민의 사회상도 시시각각 변화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땅(목초지) 자체가 늘어날수는 없지만 인구밀도등의 변화로 인해 영역을 넓히는 난이도는 시시각각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유목민의 입장에서도 분가는 물론 각 단위 세력의 위축을 감수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을수도 없다. 왜냐하면 단위면적당 인구부양력이 낮은 유목의 한계상 유목을 기반으로 한 사회에서는 '함께 머무를 수 없을 정도로 인구와 가축수가 늘어나는 한계점'이 빠르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분가가 생각만큼 해당 씨족의 세력을 약화시키기만 하는 일도 아닌 것이, 한 가족에서 분가해 나간 씨족들은 당연히 (본작의 하르갈 부족과 바단 부족같이 말로만 혈족이라고 하는 말같지도 않은 사이가 아니라) 진짜 핵심 혈연동맹이 되어 외부의 위협에 함께 대처하게 된다. 이러한 씨족 혈연동맹은 유목 부족의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회 구조인 만큼 혈연 씨족의 세력을 불리는 것은 유목민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걸맞게 비유하자면 기업이 무리한 투자와 사업 확장을 시도하느라 자본(특히 현금)을 소모할 경우 물론 그 기업의 경영이 위태로워지거나 망할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투자를 피하고 현금을 쌓아두면서 안전만 추구할 경우 그 동안 투자와 사업확장을 통해 성장한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 밀려 결국 쇠퇴와 고사의 길에 접어들수도 있는 것과 비슷하다. 결론은 공격적인 투자와 방어적인 현금 보유중에서 '적당한 균형'을 찾아야 하고, 또 그 적당한 균형점은 당시의 상황(예를 들어 다른 기업, 도는 부족들과의 경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유목민의 처지 역시 비슷한 것. 물론 확장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기업이 투자나 사업 확장에 실패하는 것처럼 유목민 역시 영역 확장에 실패할 수도 있고, 그런 실패가 거듭되어 손실이 누적되다보면 부족이 망할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부족들과의 경쟁 속에서 멸망하는 부족이 생기는 것은 비정한 역사의 흐름 중 일부이며, 그것을 두려워하여 무작정 방어적으로 굴기만 한다고 안전한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 것. 따라서 말자 상속은 (위에서도 설명된 것처럼) '언제나 확장을 필요로 하는 유목민의 사회상에서, 해당 부족이나 씨족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을 때 나타나는 특유의 현상이지 유목민이라면 언제나 말자상속을 하고, 말자상속만 하면 안정적인 부족 운영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또 해당 문서에서도 설명하듯 말자 상속이란 정주민의 장자상속과 같은 단독 독점 상속법이 아니라 형제 균분상속(均分相續)의 한 형태에 가까운 것.
그리고 이런 조건에 따라 하르갈 가문의 처지를 살펴보면, 일단 이들은 순수한 유목민이 아니다. 이목, 즉 여름에만 방목을 하고 겨울에는 건물이 세워진 일정한 정착지에 머무르는 반 정주 생활양식을 받아들인 이목민이다. 이러한 고정적 거점이 있는 이상 순수 유목민에 비하면 활동 범위도 훨씬 작을수밖에 없고, 따라서 영역 확장의 여지도 훨씬 작을 것이다. 따라서 장자상속을 선택하는 것이 훨신 유리함이 당연하다. 이들이 처한 주변 환경 역시 마찬가지로, 당시 유라시아 북부 유목민들의 주변 영역은 청나라, 러시아 제국과 같은 강대국들이 나타나고, 다른 인접지역인 중동지방의 정세는 이들보다는 훨씬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근대화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는데다 영국, 프랑스 등 서구열강들도 이 지역의 정세에 개입하여 끼어들고 있었던 것. [기관총]으로 상징되는 신식 무기들과 [국민개병제로 편성된 대규모 군대 및 철도등을 통한 대규모 보급 앞에서 유목민들은 군사적 우위를 완전히 상실하여 약탈이나 정복은 꿈도 못 꾸는 처지였을 뿐 아니라 거꾸로 근대적 통치행정체제를 앞세워 영향력을 확장하려 드는 근대국가의 압력을 버티기조차 힘겨운 처지였다.[23] 물론 유목민들 역시 근대 과학기술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던 것은 아니기에, 의학기술의 혜택[24]등으로 인한 유목민 인구밀도의 증가는 덤이다. 즉 고대~중세와 같은 '유목민의 영역 확장'이 가능한 시대가 도저히 아니었다는 것.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일족 각 세대의 형제들이 모두 모여있는 하르갈 가문의 상황 역시 이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나마 하르갈 가문의 경우 유목민적 성격이 강하게 남아있는 씨족인 편이기라도 하지 카르르크가 속한 에이혼 가문같은 경우는 거의 반 정주민화 된 가문이다.[25] 즉 유목민 사회의 유목민적 풍속과 생활상 자체가 해체되어가는 것이 작중 시대의 상황인 것. 이런 배경 시대를 두고 유목민 라이더들이 징~징~징기스칸~! 노래를 부르면서 후!하!후!하! 정복전쟁을 벌이던 중세~잘해야 근세 무렵의 찐유목민 풍습을 왜 안 지키는가를 따지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별 의미가 없다.
[1] 누마지 일족은 힘도 있고 재산도 많지만, 힘만을 내세우며 여성들이나 약자들에겐 폭력적인 일족.[2] 하르갈 일족을 통수치고 자기들이 에이혼네 마을을 차지하려는 속셈[3] 하지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만큼 책임질만한 실력이 있다. 결국 바단 일족을 조르크, 바이마트와 함께 전멸시켰다[4] 전작 엠마에서 빌헬름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상반신이 조금 나왔다.[5] 오죽하면 바르킬슈가 부부싸움은 개나 준다던지라고 하고, 63화에서 막판에 조르크가 카르르크에게 부부싸움이라도 한 건 아닌지 물어볼 정도.[6] 사실 그것은 하르갈 족장과 웃어른들이 목적을 위해서 멋대로 지어낸 것. 아제르도 아닌 걸 알지만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말하는 것 뿐이다.[7] 바르킬슈는 원래 하르갈 일족 출신이라, 하르갈 3인방에 대해서도 잘 알며 베르쿠 와트와도 면식이 있다.[8] 사실 하르갈 가문을 총알받이로 써먹으려는 속셈일 뿐이지 진정한 의미의 잘된 협상은 아니다.[9] 싸울 마음이 없기 때문인지, 공격할 때도 직접 에이혼 가 마을 사람들을 죽이기는 커녕 총을 빼앗아 부숴 버리거나 말을 몰고 대열을 헤집는 정도의 공격만 한다.[10] 정확히 어디에 쏴서 말리려 했는지는 작가만이 알 것이다. 다만 추측 가능한 게 아미르가 아버지의 말의 목을 활로 겨눠 죽인 것을 감안하면 아버지가 아닌 말의 몸통이나 머리를 노리고 쏘았을 것이다. 아버지를 증오했다면 아미르가 아버지의 목에 단검을 대고 대치했을 때 카르르크를 한 손으로 제압하고 진정시키려 함과 동시에 아미르를 제지하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11] 바단 족장 올 타무스는 죽었고 나머지 무리를 처리하면 된다는 것. 그 무리들을 사방으로 흩어져서 각개격파하면 이긴다는 것.[12] 45화에서 파리야의 집을 비롯한 수많은 건물이 파쇄되었음이 드러났다.[13] 여담으로 바단 일족으로부터 거둬들인 무기는 위력이나 성능이나 질이나 상태가 무척 좋다고 한다. 대포의 경우는 작은데도 생각보다 멀리 발포되며, 차체를 고치면 문제 없다고 한다.[14] 9권 정발본 해석[15] 상대의 의심에 분통을 터뜨리지만 약육강식의 법칙이 통하는 초원에서 알지도 못하는 무리가 갑자기 나타나 우물만 한시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걸 바로 믿어 주는 게 이상한 것이다. 여차하면 우물과 주변 땅을 뺏길 수도 있음을 경계하는 건 당연하다.[16] 사냥용 독수리는 모두 암컷. 암컷은 용감하고 힘이 세고 늑대도 겁먹지 않고 달려들며, 수컷은 약해서 잘 써먹지 못한다.[17] 스토리가 거의 막바지로 들어서는 만큼 마지막 신부일 가능성이 크다. 하르갈 출신 신부에서 하르갈의 신부로 마무리되는 셈.[18] 현 작중배경에서 훨씬 서쪽인 투르크메니스탄 지역의 말인데다가 워낙 귀한 몸인 만큼 유출되는 경우가 드문데, 비케가 나중에 밝히기를 모종의 이유로 전 주인이 죽어버려서 갈 곳 없는 말을 거둬들인 것이라고 한다.[19] 큰 표정 변화는 없었으나 비케가 칼을 쓰고 집은 화살을 파손시키는 것까지 할 것이라 예상은 못해 아제르치고 상당히 놀랐다.[20] 아무리 유목민이라지만 달리는 말 위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데 둘 다 보통내기는 아니다[21] 유목민들의 사냥매는 암컷이다.[22] 예를 들어, 거란족 및 여진족이 중국(송나라)의 군사적 열세를 틈타 남진하자 초원지대에 세력의 공백이 발생하게 되고, 본래 시베리아의 삼림지역(타이가)에 살던 부족이 이 공백으로 남하하여 초원지역에 정착하게 되었으니 이들이 바로 몽골족이다. 그리고 몽골족이 몽골 제국을 건설하여 대거 남하하면서 또 초원에 세력과 인구의 공백이 발생하자 다시 초원으로 진입한 이들이 바로 에벤키족이며, 몽골족 이전의 유목민이던 거란족, 여진족도 사실은 흉노족, 훈족등 앞 세대의 유목 부족들이 남진하여 빠져나가자 그 빈 영역에 진입한 이들로 추정된다. 즉 역사를 긴 관점으로 보면 유목민의 변천도 상당히 다이나믹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정주민족의 기준으로) 북방에 사는 유목민들보다 더 북방에는 퉁구스계나 사모예드계 등의 수렵채집민들이 살고 있고, 유목민들이 좀 더 살기 편한 땅을 찾아 정주민의 영역으로 들어가려 시도한 것처렴 수렵채집민 역시 기회가 있으면 유목민의 영역인 초원으로 진입을 시도했던 것이다.[23] 작중에서도 이 점은 뚜렷히 드러나 있다. 그깟 러시아놈들이 뭐가 무섭냐고 악을 쓰는 베르쿠 와트의 헛소리부터 러시아와 영국이 소위 그레이트 게임의 일환으로 중앙아시아 일대에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까지.[24] 근현대 의학기술을 익힌 의사가 유목민들 사이를 종종 방문한다는 것 역시 작중 드러나 있다.[25] 아내인 아미르와 처남 형제들에게 사냥, 매 다루기 등 유목민 특유의 생활습관을 배우는 카르르크의 모습을 보면 에이혼 가문이 얼마나 정주민화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