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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4 18:38:26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무법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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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불모지3. 그 혀끝으로 멸망하리라4. 거짓투성이5. 10배의 비통6. 미래 방관자7. 누더기 계곡 영혼8. 어설픈 진실9. 믿음의 진화10. 경멸자의 길11. 광기의 선물12. 영웅은 없다13. 고독한 자와 죽은 자14. 엘드레드 러시의 슬픈 이야기15. 총쏘기 그 이상

1. 개요

이 책은 포세이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얻게 되는 지식 책이다. 포세이큰 캠페인에 대해서는 데스티니 가디언즈/스토리 참조.

2. 불모지

"어리석게 행동하지 말라. 이 바위와 금속은 서로 묶여 있지만 길들여진 것은 아니다. 이런 외딴 곳에선 무법만이 유일한 법이다. 유일한 정의는 죽음뿐이지.

"그러니 머리는 회전 장치에, 손은 검 자루에 대고 항상 조심히 나아가라. 지금 느껴지는 시선은 너의 명예와 심장… 머리를 노리는 적의 것이니.

"그리고 명심하라. 지금 밟고 있는 땅은 피로 얼룩진 곳이라는 것을. 이 해안 전체가 말이지… 이곳은 살아남은 자가 극히 드문 황무지다. 잃어버린 시대의 희미한 빛 아래 이 야생의 땅은 순식간에 희망을 죽음으로 바꿔버리는 곳이었다. 존재의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되는 무덤이었지.

"아직도 비명 소리가 들린다는 자도 있다. 바로 지척에서 울리는 길 잃고 저주받은 메아리라는 것이다. 그걸 믿어선 안 된다. 그건 단지 옛 잔재가 긁히고 구부러지는 소리일 뿐이다. 낡은 금속 조각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뱉는 신음 소리거나 쓰레기 더미와 돌맹이가 부딪치며 경고하는 소리지.

"이 속박된 땅은 안전하지 않다. 이 뒤틀린 암초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원문을 그대로 살릴 방법은 없어."
- 케이드-6

3. 그 혀끝으로 멸망하리라

"이곳에서조차 속삭임이 들린다.
희미하지만 계속 들려온다."
-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드렉 하나가 쓰러졌다. 그 상태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구원을 찾으러 왔다가 잊혀진 해적이었다. 그들은 에테르를 찾아 위성을 습격했지만 찾은 건 죽음뿐이었다. 꼬마 하이라크스는

혼자였다. 소심하고 연약한 하이라크스는 지옥문 깊은 곳에서 길을 잃었었다. 죽은 것들이 활보하는 구덩이에 남은 고독한 수집가였다. 살아남기 불가능한 곳에서 어떻게 살아남은 건지는 하이라크스 자신만 알고 있었다.

그 비밀 속에 그의 진정한 힘이 숨어 있었다.

불쌍하고 연약하고 한심했던 하이라크스는 그 지옥에서 살아 돌아오며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었다. 여전히 몰락자였고 혼자였다. 하지만 지옥에서 보고 배운 모든 것이 그를 바꿔놓았다. 하이라크스의 마음이 열리더니 상상도 못할 모든 악몽의 경이로움 속으로 뻗어 나갔다.

그가 세상의 무덤의 비밀을 찾아내려고 그 가혹한 땅 깊은 곳에 숨어 있었다는 말도 있고 증오의 제단을 들여다보고 심연에서 울리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대한 진실을 찾았다는 말도 있다.

진실은 하이라크스 자신만이 알고 있다. 이렇게 단순한 진실은 헷갈리기 마련이다. 그렇다. 그는 그 모든 것을 행했다. 무덤을 샅샅이 찾고 심연의 속삭임을 들었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그 후에 일어난 일들도 일어날 수 있던 것이다.

선창에서 뒹굴던 하찮은 드렉이 남작으로 신분 상승하는 것도 상당히 드문 일인데 어떤 신분이든 몰락자가 승천 차원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게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하이라크스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는 스스로 왕좌의 세계를 만들고 자신의 지식을 확장하는 끔직한 임무를 수행하며 적을 가차 없이 처단했다. 그 앞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은 네메시스의 망령 이야기를 할 때 그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는 것조차 무서워하게 되었다. 팔라딘들과 해적들 모두 가스프라에서의 대학살에서 그의 목을 노렸다.

뒤틀린 자이자 승천자인 하이라크스의 목을. 그 혀 자체가 무기이며 이성을 붕괴시키고 상상을 다시 빚어 그 표적을 자신의 끔찍한 계획의 도구로 만들어버리는 정신왜곡자의 목을 말이다.

그리하여 이런 경고가 널리 퍼졌으니…

그 몰락자의 저주받은 부름을 듣는 자는 그 속삭임에 귀 기울여선 안 된다. 그 부름에 넘어가는 순간 의지는 사라지고 광기가 그 자릴 채울 것이다.

그다음엔 저 불쌍하고 연약한 쓰러진 드렉처럼… 어둠을 알게 되고

혼자 남을 것이다.

4. 거짓투성이

"진실은 나의 방패이자
나의 약점이다.
결국엔 우리 모두 배신당해 쓰러질 것이니."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여기 간단한 수수께끼가 있다…

"진실만이 거짓을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이란 무엇인가? 그 진실은 누구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밤베르가의 도살자의 경우는 어떠한가? 프시케 무리의 학살자는? 잿빛 군단의 종착지는? 그림자 장막의 조각은? 옛 바사의 도적은? 발리안의 집행유예의 끔찍한 사이렌은?

여러 비극을 일으킨 그 수많은 개별 존재는 그럼 어떠한가?

협잡꾼, 거짓말쟁이, 언변가이자 수완가 아라스키스.

그녀는 거미와의 거래에서는 거미의 목숨을 거의 날릴 뻔했고 십여 명의 현상금 사냥꾼을 속여 혼자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아라스키스의 교묘한 손놀림과 말솜씨에 대한 일화는 많다. 아무런 전투 없이 전투에서 승리한 적이자 도전에 응한 경쟁자보다 훨씬 더 많은 경쟁자의 목숨을 앗아간 자이다.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확인할 길은 없다. 그 교활한 말썽꾼이 솔직히 털어놓을 리도 없다.

경멸자가 선택한 모든 남작 중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적은 진실을 와해하는 아라스키스이다. 그녀가 진실을 말하는 것은 그저 판을 바꾸기 위함이다. 그녀가 이뤄주는 소원은 한없는 후회로 남게 될 뿐이다.

이 곳에 신이 있다면 그녀는 첫 번째 불가사의하고 불결한 악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녀의 혀는 표적의 몸뚱이가 땅에 닿기도 전에 그 숨통을 끊어 놓을 것이다. 그녀의 교활한 속임수를 믿지 못하겠다면 간단한 질문을 하나 던져보라.

그녀를 죽였는가? 그랬다면 그녀가 정말 죽었는가?

그렇다고 답했다면 함정이 성공적으로 설치된 것이다.

그 대답이…

아니, 됐다. 직접 말할 필요는 없다. 당신은 이 거친 해안에서 다른 자들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원하는 만큼은 아닐 수도 있지만.

5. 10배의 비통

"해가 되는 자를 조심하라.
나 자신을 포함해서.
파멸의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조심하라.
고통을 주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게 되면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린 그보단 나은 존재가 아닌가?
더 나은 존재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가?"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늑대의 가문의 최후를 지켜본 자는 레크시스 반이었다. 차가운 분노를 가슴에 품은 그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그들의 서비터를 학살했고, 광적이던 가문 하나가 그렇게 사라졌다.

하지만 레크시스 반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 분노의 대상이 늑대의 가문 하나만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가문 정치 의식에 집착했던 모든 몰락자가 그의 철천지원수였다.

그는 어린 드렉 시절 굶주린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 자신과 그의 동족이 밑바닥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 속에 다른 자들이 점점 힘을 키워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는 것은 고통이었다. 그와 동족은 자격 없고 무기력하며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레크시스는 알고 있었다. 그는 집정관 숭배 이면에 숨겨진 거짓을 꿰뚫어 보았다. 군중을 지배하기 위해 서비터를 신격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몰락자 기술이 위용을 과시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아니었다. 가문들은 전쟁과 암투로 분열되었고 옛 영광은 보다 절박한 생존이라는 목적하에 퇴색한지 오래였다.

밑바닥 생활을 하며 레크시스는 자라나는 분노에서 힘을 키워갔다. 경멸 어린 조롱을 영광의 배지로 여기는 경멸자라고 하는 뒤틀린 추방자들이 그와 같은 경멸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레크시스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방법을 찾았다. 그의 새로운 동족은 범접할 수 없는 그의 분노를 높게 샀다. 그들은 모두 조금씩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모두 조금씩 뒤틀린 자였다.

하지만 다른 자들은 광기로 치닫는 동안에도 레크시스의 정신과 목적은 뚜렷했다. 끔찍한 죽음의 고통이 바로 그의 목적이었다. 그의 표적은 자신에겐 허락되지 않았던 서비터였다. 몰락자를 지탱해 온 바로 그 기계 말이다.

그는 기계가 내뱉는 최후의 비명이 해안 전체에, 아니 리프… 아니 행성계 전체에 울려 퍼질 때까지 그 금속 쪼가리를 찢고 자르고 짓뭉갤 것이었다. 그는 경멸자 남작과 함께하지 않는 모든 자에게 자신이 예전에 느꼈던 분노를 그대로 느끼게 해줄 것이었다. 딱 열 배로 더 말이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 적의 눈에서 생명이 꺼져가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었다.

6. 미래 방관자

"적을 쏠 때는 먼저 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속도가 아니라 정확하고 날카로운 눈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엔 죽음을 느끼지 말고
직시하면서 이해해라.
그러면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죽음이 펼쳐지리라."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유령 피르하. 눈먼 자 피르하. 그는 모든 것을 보는 눈과 뛰어난 사격술을 가진 몰락자 남작이다. 각성자들은 피르하를 "지옥의 협곡의 유령" 전설에 나오는 그 유령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남작들이 근처 협곡 중앙의 미로 같은 동굴에서 폭력적인 장악을 계획하는 사이 그 구불구불한 협곡을 차지한 그가 홀로 침입자를 제거하고 해적 습격대를 물리쳤다고 믿고 있다.

그는 늑대 폭동 당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은 그가 여왕의 궁전 경비대를 암살했다고 믿는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경비대 모두 깔끔하고 정확하며 치명적인 한 발로 쓰러졌다.

하지만 어떻게 자기 가문에서 버려지고 멸시받는 눈먼 해적이 화성 이 지역에서 가장 실력 좋은 명사수가 될 수 있었을까?

여기에 남작의 진정한 힘이 숨어 있다. 남작 개개인은 증오받아 마땅한 악마지만, 그들이 뭉치면 얘기가 달라진다. 힘을 합친 남작은 일개 악마가 아닌 목표가 뚜렷하고 사납고 파괴적인 지옥 그 자체가 된다.

여러 소문과 전설에서는 기술자의 전문적인 손길과 총잡이의 인공두뇌학적 시력, 그리고 그의 시야와 연결된 소총의 추적 시스템이 결합된 결과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것은 맞추고

맞추는 것은 죽이는 것이다.

몰락자가 기술에 전념했다는 증거도 있다. 전혀 다른 보다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그들은 육체를 예속된 기계와 결합시켰다. 그 한 예로 용병 타닉스가 있다. 이젠 몰락자라기보단 기계에 더 가까운 그는 전통적인 몰락자 관습에서 보면 괴인이라 할 수 있다. 스프라이서와 뒤틀린 실험 SIVA를 통한 그들의 증식은 강력한 강철 영웅들의 손에 종식되었다. 피르하라고 딱히 다를 게 있을까?

남작과 타닉스, 스프라이서는 모두 위험한 존재이자 자신의 야망을 위해 움직이는 존재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통점을 깨닫기보다는 서로 싸울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그들 모두 몰락자의 쇠망해 가는 문명의 틈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보다 위대한 존재의 증거가 아닌가?

새롭고 끔찍한 진화를 경고하는 징후가 아닌가?

우리는 이 끔찍한 생명과 기술의 혼종이 다가올 우리의 미래가 아닌 단순한 별종에 지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7. 누더기 계곡 영혼

"많은 자가 해안의 변덕스러운 몸부림에 목숨을 잃었다.
변화무쌍한 바위들은 이리저리 당기거나 찢는 데다
그 아래의 땅은 더욱 불안정하다. 그러니 다른 위험의 주의를 끌지 않도록 조심스레 지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손아귀가 느슨할지라도 죽음은 늘 이곳에 도사리고 있다.
기회를 노리면서.
이 뒤엉킨 곳을 지나는 먹잇감을 노리면서 말이다."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누더기 계곡은 길게 펼쳐진 거친 공간으로 사실 계곡은 아니다. 전통적인 의미로는 말이다. 이 계곡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서쪽 경계에 있는 움직이는 소행성들 사이의 움푹 꺼진 공간이다.

그저 은유적으로 "계곡"이라고 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서로 격렬하게 긁고 부딪치는 거대한 바위 사이의 혼돈의 공간을 말한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거리는 경고없이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한다. 끊임 없이 반복되는 치명적인 지형의 변화인 것이다. 그렇게 계속 변하는 움푹 꺼진 공간이 바로 이 계곡이다. 미치거나 절박한 자만이 이 곳에 제 발로 들어올 것이다. 단 예외는 하나 있었다…

야빅스가 그러했다. 폭주족 야빅스 말이다.

그녀가 그곳으로 간 이유는 이야기마다 다르다. 파이크 기술과 사냥 본능을 가진 그녀가 미치거나 절박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 갔다는 사실 자체는 야빅스가 죽어 마땅한 사악한 짐승이라는 것만 빼면 어떤 수호자의 전설과도 견줄 만하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그녀는 에테르를 몰고 있었거나… 잃어버린 황금기 기계를 훔쳐 달아나는 중이었다. 클로비스 브레이 기술이라고 하는 자도 있고 잊혀진 전쟁지능의 조종사라는 말도 있다. 아니면 수호자 하나를 쓰러뜨리고 그 복수를 하려는 화력팀에 쫓겨 전속력으로 달아나려던 중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동네에선 흔한 일이니까. 아니면 자만심이었을까? 대장이나 켈이나 집정관이 그녀의 운전 능력을 의심했던 것일까? 피크룰이? 사실, 그들의 관계는… 복잡했으니까.

어떤 게 진실이든 상관은 없다. 내게는 말이지. 이야기의 시발점은 모든 버전이 다 그 나름대로 흥미롭다. 하지만 운전 그 자체는 어떠한가? 죽음의 문턱을 뚫고 지나간 그 질주는?

그 이야기를 들은 수호자 대부분은 무시하는 내용이다. 그렇게 악명 높은 경멸자 남작이 피투성이로 전리품을 챙긴 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마커스 랜에게 물어보라.

그는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 이야기를 들고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해보기로 했다. 네 번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한 번은 부활까지 했다. 참새 네 대가 산산조각이 났다.

참새 레이스 우승자이자 도시의 스피드광과 경주 팬들의 영웅인 마커스 랜도 그 계곡을 통과할 수 없었다. "너무 무작위로 움직여." 마커스가 말했다. "너무 뒤죽박죽이라고. 바위의 움직임을 전혀 예측할 수가 없어. 그 사이의 각도를 읽을 수가 없어."

하지만 그는 다시 도전했고, 다섯 번째 도전에서 바위 사이에 눌리기 전에 가까스로 통과해 지나갔다. 성공한 것이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 것이었다. 야빅스도 성공했을 거라는 사실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랜이 그곳을 살아서 통과했다는 건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니 야빅스라고 못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야빅스 자신이 인정받길 원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당신이나 랜이나 수호자나 몰락자나 그 누구의 인정도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동족의 인정만으로 충분히 자랑스러워했다.

8. 어설픈 진실

"이곳에서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쓰는 자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믿음에만 의지하는 자는 오늘을 살아내기도 어렵다."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기술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다른 자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녀의 죄악은 도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리프와 각성자는 그녀가 저지른 악행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도적 일라이크리스라고 불렸다. 골칫거리 일라이크리스. 경멸자 기술자로도 불린 그녀는 가문 없는 자들의 최고 기술자였다.

당신에겐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지만 당신 동료 중엔 분명 그녀의 악행에 시달렸던 자가 있을 것이다.

아라크에게 기술자의 행적에 대해 물어보라. 아란 공격 사건에 대해 물어보라. 그 납치당한 우주선에서 분실된 물품들과 그 과정에서 전사하거나 포로가 된 수호자들에 대해 물어보라.

9. 믿음의 진화

"신분에서 명예를 찾으려 하지 말라. 권력을 탐하는 자들이 내뱉는 말이나 그들이 주는 선물에서도 찾지 말라. 명예는 자기 자신, 즉 자신의 행동과 행적, 영혼에서 찾는 것이다. 그 외 다른 모든 것은 거짓일 뿐이다."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피크룰은 집정관이었다.

그러나 피크룰은 엘릭스니 교단의 이단으로 몰려 갖은 고문을 당하고 직위도 박탈당한 채 추방되었다.

그는 홀로 그 귀한 에테르에 굶주린 채 죽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일곱 경멸자와 동맹을 맺고 그들과 함께하며 목적과 힘을 찾았다. 그들의 전설 같은 행적이 널리 알려지면서 새로운 종교 집단화 되어 신도들도 생겨났다. 추방은 벌이 아니라 그의 신념과 용기에 대한 보상이었다.

미친 광신자이자 이단 집정관인 피크룰은 한때 자신이 섬겼던 신앙에 정면으로 맞서 멸시당하고 잊혀졌으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피크룰은 드렉이었다.

추방당하기 전, 그러니까 그 목적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피크룰은 몰락자 교단의 명성 높은 지도자이자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도들의 구세주였다.

집정관들은 몰락자 사회에서 오랫동안 높은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대폭풍" 이후에는 그 역할이 바뀌며 위상이 더 높아졌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 마지막 남은 몰락자들이 구원을 찾아 우주를 방황하게 되자 전투를 위한 무기, 이동을 위한 우주선, 생존을 위한 서비터를 제공하는 기계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지면서 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

그러한 필요성은 숭배가 되었고 숭배는 종교가 되었다. 그리하여 서비터를 돌보고 신성시했던 집정관들은 존경받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들의 설교와 가르침, 그들이 해석한 기계들의 소망과 갈망 등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

하지만 피크룰은 다른 길을 찾았다. 이는 훗날 기술도착자인 지구의 역병 지대 스프라이서들이 뒤틀린 방식으로 모방하기도 하였으나, 피크룰과 그 일당은 보다 어두운 믿음을 설파하였다.

피크룰은 광신자이자

경멸자이며 추방자였다.

피크룰은 자신의 힘과 목적을 되찾고자 갈망하는 자이자 살아남은 자였다. 그는 험난한 전자의 추방된 사제였고 죽음과 그 이후에 얻을 모든 영광에 대해 설교했다.

피크룰과 그를 믿는 추방자들 관점에서 기계란 우월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신이 아니라 도구였다. 엘릭스니의 긍지를 높이기 위해 지배하고 통제하고 조작해야 하는 대상일 뿐이었다. 에테르에 그렇게 매달릴 필요도 없었다. 그 누구도 만들어진 신에게 충성을 맹세해서는 안 되었다.

하지만 피크룰의 믿음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들의 생사를 통제하던 바로 그 기계가 도구일 뿐이라면 생명 자체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죽음도 마찬가지인 게 아닌가?

피크룰의 몰락과 경멸자 남작의 영적 지도자로 다시 태어난 시점 사이에 그가 겪었다고 하는 사건은 무수히 많다. 버림받은 드렉 신분으로 힘을 찾기 위해 거친 역경의 길이라든지, 자신의 운명에 맞서려고 행성계를 누비고 다녔던 일, 그와 같은 추방자였던 경멸자들과 동맹을 맺은 일, 결국 그의 영적 "아버지"를 찾아낸 일 등이다. 하지만 피크룰을 상대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투철한 신앙심이다.

그의 믿음은 빛을 섬기는 모든 자들과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믿음으로 일으킨 그의 군대는 자신들을 가로막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죽음의 세례를 내릴 것이다. 그들은 결코 멈추지 않으며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들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그릇된 것이기 때문이다.

선봉대에게 솔리스 강하에 대해, 쓰러진 수호자들과 모조리 도난당한 무기고에 대해 물어보라.

기존 악습에 도전하다가 추방당한 미천한 드렉에 대해 물어보라. 버림받은 자들과 함께하며 자신의 힘을 깨닫게 된 그 드렉은 추방자로서 강하고 잔인해졌고 전도사 같은 자와 더욱 열정 넘치는 새 동료들을 통해 목적을 찾았다.

그럼 이제…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게 있다…

그 남작의 행적을 알고 있었나? 기술자가 저지른 죄악에 대해 들어봤나? 이런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당신이 바꿀 수 있었을 것 같은가? 다른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아니면 이걸 물어보라… 당신의 선봉대, 진영, 친구와 아군 모두 당신에게 숨기는 게 무엇인가? 그들이 경멸자 남작에 대해 말해주지 않고 경고도 하지 않았다면 그건 그저 그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몰라서 그런 것인가? 끝없는 전쟁과 자기들 이익 챙기기에 온통 신경을 빼앗겨 평상시처럼 해안 수비에 필요한 정보를 주는 걸 깜빡한 것인가?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도 있었던 그런 정보를?

아니면 적어도 그 목숨 하나만이라도…

10. 경멸자의 길

"적이 죽은 상태면 살아남기가 훨씬 쉬운 법이지."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서비터를 모으기 시작한 건 기술자 일라이크리스였다. 닥치는 대로 그들을 학살한 건 교수형 집행자 레크시스였다. 이 두 동맹의 목적은 서로 상반되었다. 하나는 과학과 믿음의 해체라는 목적으로 움직였고, 다른 하나는 분노와 그로 인한 끝없는 파괴 욕구로 움직였다.

이 둘 사이엔 오랫동안 긴장감이 감돌았다. 레크시스가 종종 기술자의 작업장으로 몰래 들어가 그곳에 갇힌 서비터를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의 영적 지도자이자 전직 집정관 사제인 광신자 피크룰은 그 둘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을 참을성 있게 지켜보았다. 피크룰은 그들의 분노에서 힘을 보았다. 불타는 분노를 보았으나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 또한 보았다. 그들의 열정에 더해져 적들보다 훨씬 강한 존재로 거듭나게 할 그런 길을.

피크룰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두 남작의 충성심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지켜보며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 일라이크리스가 더는 참지 못하고 자신이 최근 잡아들인 하급 서비터를 부수려던 교수형 집행자를 공격하려는 순간이 되어서야 피크룰은 그 둘을 떼어 놓았다.

피크룰이 일라이크리스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서비터를 데려오너라." 레크시스는 들뜬 듯 쉭쉭거렸고 일라이크리스는 머뭇거렸다. 하지만 피크룰은 참을성 있게 다시 말했다. "네 믿음은 어디 갔느냐?"

일라이크리스는 가둬 두었던 서비터를 풀어주었다.

피크룰은 서비터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하고는 일라이크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이것들을 아주 많이 모았다, 기술자. 수백, 아니 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르지. 이 기계 노예들이 있어 우리의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일라이크리스는 서비터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때 숭배받던 서비터는 마치 어린아이를 반기듯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집정관을 향해 조금씩 나아갔다.

다른 남작은 큰 소리로 전사의 구호를 선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네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급자족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피크룰은 서비터를 감싸 안았다. 섬세함이 깃든 포옹이었다. 슬픔도 느껴졌다. "우리는 적들도 굶주리게 해야 한다. 네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피크룰은 빛의 속도로 아래 팔을 움직여 예리하고 반짝이는 전기 검을 뽑아 휘둘렀다. "우리 모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여전히 집정관의 강력한 윗 팔에 잡혀 있던 가여운 기계 생명체 서비터는 피크룰의 검이 그 의체를 뚫고 들어가 시스템의 핵을 꿰뚫어 버리자 고통과 혼란 속에 비명을 질렀다. 새어 나온 에테르가 사방에 뿌려졌다.

피크룰은 잠잠해진 기계 껍데기를 감싸고 있던 손을 풀었고 생명이 사라진 서비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피크룰은 일라이크리스를 보며 말했다. "알겠느냐?" 일라이크리스는 미소지었다. 광기에 사로잡히면 명석함이 사라지긴 하지만, 그녀는 그들 중 가장 똑똑한 자였다.

남작은 오랫동안 리프의 각성자와 몰락자를 괴롭혀 왔지만, 여태까지는 산발적으로 기습하는 게 고작이었다. 지금 피크룰이 제시한 것은 새로운 전략이었다.

피크룰은 레크시스 앞에 가 섰다. "알겠느냐?" 레크시스는 짐승과 같은 기세로 크게 대답했다. "모조리 죽여버리는 거죠!"

피크룰은 웃었다. "'모조리'는 아니다, 교수형 집행자. 우리한테 필요 없는 것만 해당되지."

남작은 환호했고 피크룰은 말을 이었다. "가문에 속한 그 어떤 서비터라도 이제부턴 우리의 표적이다.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서비터 외에 모두 사라질 때까지."

11. 광기의 선물

"끊임없이 부딪치는 돌들의 노랫소리는 고통에 찬 사이렌의 날카롭고 불안정한 울부짖음과 같다.
이는 경고의 소리지만 그들은 여전히 이곳을 찾는다…
모험가, 현상금 사냥꾼, 악당, 그리고 환영받지 않는 자까지.
이곳에서 그들은 목적을 찾거나
아니면 그 넓은 세상에서 도망쳐 숨을 곳을 찾는다.
'영웅들'이 되찾으려 노력하는 그 평화로운 세상에서 말이지.
하지만 이곳에서 되찾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해안은 언제나 무자비하며 그렇게 남을 것이다…
언제나 광기가 판을 치고 폭력이 가득한 뒤틀린 땅으로."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게 있는데…

그 폭파범은 원래 미쳐 있었나? 아니면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인가? 그 광기는 선물인가 아니면 저주인가?

가문 체제의 구조와 의식 밖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다가 정신이 붕괴된 것일까? 그자가 본 것 때문에? 아니면 행한 것 때문에? 해안은 그곳에 머무는 자에게 매우 가혹하다. 대부분은 이 척박한 땅의 거친 환경을 못 견뎌 최후를 맞거나 이 뒤틀린 땅에서 출몰하는 도적, 살인자, 육식 생물, 각성자 정찰병, 수호자 "영웅"과 같은 거친 존재의 손에 죽는다.

그 밖에도 뒤엉킨 해안의 험준한 환경에서 죽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 위험에 맞서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건 훨씬 더 희귀한 경우다.

그런데 그 폭파범이 원래부터 이랬을 수도 있지 않나? 미치고 정상이 아니고 뭐든 때려 부수려고 혈안이 되어 있고 혼돈과 죽음에 탐욕스럽게 집착하는 그런 상태로 말이다.

응축지의 씨앗. 기원 도서관의 폭파. 카닉스의 작품은 비극적인 사건과 많이 얽혀 있었다. 리프의 변절한 적으로서도 그랬고 그의 경멸자 동지들과 연합하여서도 그랬다. 카닉스는 한때 잃었던 삶의 목적을 그 경멸자들과 함께하며 찾아내고 자신을 단련했다.

나는 계속 신경 쓰이던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런 광기의 탄생을 조사하는 논제를 이렇게 제기한다.

각성자의 도서관을 수색하라. 리프… 해안에 대한 정보를 아는 해독가와 대화하라. 폭파범의 행적에 대한 기록을 샅샅이 뒤져라. 놈의 파괴의 불꽃에 당한 자들의 고통을 느껴 봐라. 전장을 기억하라. 도서관이 함락됐을 때 일어난 형언할 수 없는 상실에 비통해 하라.

그 사악한 생물은 이제 수호자의 손에 처리되어 사라졌다는 사실에 안도하라. 그러나 승리의 기쁨을 오래도록 즐길 시간은 없다. 내가 찾고자 하는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그건 바로…

미친 폭파범 카닉스는 이제 없지만 해안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용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놀라운 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해안이 계속 혼란스럽게 뒤엉킨 상태라면… 또 다른 누군가가 광기에 휩싸일지도 모를 일이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그 유명한 황금기의 생존자들이 가장 먼저 희생될 테고 그 다음은 길 잃은 각성자들과 버려진 몰락자들 차례겠지…

그다음에는 빛의 전사 차례가 될지도 모른다. 수호자들 말이지.

앞으로 더 많은 수호자가 몰려올 게 뻔하다. 그 수가 많아지면 그 정의감과는 상관없이 해안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확률이 당연히 높아진다. 광기로 치닫는 결과 말이지.

그렇다면 수호자여… 그다음이 당신 차례가 아니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12. 영웅은 없다

도시 성벽 밖의 모든 땅은 위험하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 죽거나 죽어가는 행성계 모두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곳은 뒤엉킨 해안이다.

이곳은 그저 야생의 땅인 게 아니라 더 심한 곳이다. 이곳은 무법천지로, 악당 중의 악당들이 한 건 크게 올리거나 거래를 하거나 아니면 죄를 저지르고 도망칠 곳을 찾아 모이는 곳이다.

뒤엉킨 해안에 발 디딘 자 중에 멀쩡히 돌아온 자는 없다. 이곳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규칙을 버려야 한다. 도덕심 따위도 버리는 게 좋다. 여기서 옳은 일을 하다간 죽을 뿐이니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강하다면 상관없다.

당당하게 다녀라. 이곳 원주민들은 선한 자를 잘 알아보니까. 굳건히 버텨라. 후퇴하는 순간 짓밟힐 것이니. 적을 정확히 맞춰라. 한 발이라도 빗나가면 최후를 맞게 될 테니까. 그럴 자신이 없다면 돌아가라.

어쨌거나 해안은 영웅을 위한 곳이 아니다.

13. 고독한 자와 죽은 자

"이곳에서 고립된 자는 생존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목적만 남은 자들에게 둘러싸여 생을 마감한다.

"이 사실을 기억하라. 심장에 새길 수 없다면 마음에 새겨라. 마음에도 새길 수 없다면 영혼에 새겨 넣어라. 가장 원초적인 믿음과 연결된 가장 은밀한 부분과 말이다. 내일을 살아가려면 오늘을 살아내야 한다.

"이 사실을 알고 이해하고 실천해라. 마음이 맞는 생존자들을 찾아 동지로 삼아라. 그래야만 생존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이 해안에서 뭉쳐 다니지 않는 것은 죽음을 불러올 뿐이니."

-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14. 엘드레드 러시의 슬픈 이야기

"엘드레드 러시에 대한 얘길 해 줄게. 그자가 사서 고생하려고 여기에 온 건 아냐. 바보는 아니었거든. 문제가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지. 그냥 신경 쓰지 않은 것일 뿐이야. 신경 쓸 수가 없었다고 하는 자도 있긴 해.

"엘드레드는 탐사자 같은 거였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억을 찾아 이 지역을 들쑤시고 다녔지. 그는 개인적이고 뚜렷한 임무가 있었어. 자기 사람들이 쓰러진 바위를 찾는 거였지. 그가 이렇게까지 멀리 온 첫 번째 수호자라는 소리도 있어. 그건 사실이 아니지만, 잘 어울리는 설정이야. 더 전설적인 인물로 부각할 수도 있고.

"엘드레드는 홀로 이 뒤엉킨 땅을 걸었어. 돌고 돌며 최대한 충돌은 피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물러서지 않았지. 그는 상냥했지만 성질을 건드리면 매우 난폭해지는 자였어.

"결국 그는 고대 붕괴에서 살아남았던 옛 생존자들이 모여서 죽은 장소를 찾아냈어. 이제는 기억조차 없는 옛 생에서의 모든 걸 앗아간 그곳에서 엘드레드는 기억할 순 없지만 가슴으로 느껴지는 옛 동료들의 시신을 묻었어.

"그리고 다시는 엘드레드를 볼 수 없었지. 그 누구도 말야."

-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

15. 총쏘기 그 이상

"총싸움을 할 때 신경 쓸 건 많지. 대부분은 그냥 침착한 조준과 마음가짐에 집중하곤 하는데 그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유능한 총잡이라면 더 많은 걸 생각해야 해.

"하늘에 빛이 얼마나 있는지라든가 온도나 바람 같은 것 말야. 얼마나 추운지 더운지, 바람이 어디서 부는지, 그 속도는 어떠한지 등등. 또 딛고 선 땅도 신경 써야 하지. 단단한지 부드러운지 움직이거나 미끄러운지 같은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모든 요소에 집중해야 해.

"길이 든 총집, 손잡이의 감촉.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최고의 총잡이라면 익숙하지 않은 무기로는 싸우지 않는다는 거야. 뭐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거나 명예가 걸린 일이라면 할 수 없지만."

- C.C. 라그랜지의 "뒤엉킨 해안에서 입수한 기록 및 연구 자료: 몰락자 문서" 번역문에서 발췌